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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겪었던 소화기 문제들
글 : 윤승아
아이는 뇌병변의 후유증으로 뇌병변장애와 지적장애를 가지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그 장애보다 더 힘들었던 것은 아이가 아픈 걸 지켜보는 일인 것 같습니다. 지민이의 경우는 소화의 문제와 뇌전증이었어요. 일반적인 경우와 달리 뇌병변이 기저 원인이기 때문에 대처하기 어렵고 도와줄 방법이 많지 않아서 더욱더 힘들었습니다. 오늘은 이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먹고 소화시키는 것의 어려움
이른둥이였던 지민이는 젖병 빠는 힘이 약하고 양이 작아 먹이는 것 자체가 큰 일이었습니다. 목표 용량을 먹이려면 40분 이상을 먹여야 했고 그나마도 잘 먹지 못해서 자주 먹이고 싶었지만, 자는 시간과 치료 시간을 고려해 자주 먹이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이유식은 많이 늦게 시작하지 않았지만 36개월 전후로 많은 병치례를 하면서 쉽게 밥을 먹는 단계로 넘어가지는 못했어요. 꽤 오래 후기 이유식 형태로 먹였습니다. 치료를 위해 차를 타고 이동하는 시간이 길어서 간단하게 먹어야 하기도 했고, 소화기관에 탈이 나는 경우가 많아 소화가 잘되는 재료를 선택하고 고기나 덩어리는 거의 다지거나 갈아서 만들어 주었죠. 밥은 후기 이유식 형태였고 단백질은 주로 흰살 생선을 먹였습니다. 소화가 어려운 기름지거나 밀가루 음식은 못먹였어요. 우유도 자주 탈이 나서 일반 우유는 안먹였습니다. 빵을 먹여 본 것은 5~6살이 넘어서였습니다. 결론적으로 얘기하면 큰 노력을 기울이지 않아도 소화가 잘되는 음식을 먹였습니다. 아이를 위한 것이기도 했지만 제게도 당장은 이런 방법이 편했습니다
고열을 동반한 감기나 감염병에 걸렸을 때 열이 내리고 난 직후 꼬박 하루를 내리 울었습니다. 아이가 먹지도 않고 소변과 배변도 잘 안되고 하루종일 울어대는데, 이유도 모르겠고 미칠것 같았어요. 영아기의 어린 아기가 열이 날 때는 울기보다는 오히려 쳐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아이가 운다는 것은 통증을 동반한다는 것이고, 외과적으로 다친게 아니면 배앓이가 가능성이 높아 보였습니다. 그래서 응급실에 데려갔지만 의사는 “막연한 추측으로 아이를 치료할 순 없고 정밀 검사를 해야하는데 협조도 안되고 많이 힘들거다. 그 정도 병치례 후엔 속병이 나는 것은 오히려 당연하다. 조금 쉬면 회복될거다”라고 하였고 관장을 좀 해주거나 위장관운동을 도와주는 약을 주는 것이 다였고 선생님 말처럼 만 하루를 쉬면 회복하기는 했습니다.
열이 난 후 회복기의 증상 이외에도 유아기엔 수면중이나 기상 후 1시간 내외로 식은땀을 흘리고 손발이 차갑게 되고 침을 힘겹게 삼키며 안절부절 못하는(뭔가 갑작스런 통증을 참는 듯한)증상이 반복적으로 나타났습니다. 주로 10분 이내로 금세 언제 그랬냐는듯 잘 놀았습니다. 트림이나 방귀를 뀌면서 증상이 없어지기도 하였지만, 증상이 수차례 반복되는 경우엔 경련으로 이어졌습니다.
저체중과 영양 부족
저는 여기저기에서 만나는 모든 전문가와 부모들에게 이 문제를 공유했지만 답을 들을 수 없었습니다. 아이들이 성장하며 장도 길어지고 그래서 소화력이 약한 아이들은 점점더 힘들어지고 문제가 생길 확률도 높다고 하더군요. 더군다나 지민이는 저긴장아이라 어쩌면 이런 문제가 당연할 지도 모르겠습니다. 한약도 먹여보고 대체의학에서 하는 보충제도 먹여봤지만 큰 도움은 안되었던것 같아요. 자연히 체중도 쉽게 늘지 않았습니다. 9kg을 넘기는것이 아주 오래걸렸고 만 24개월이 한참 지나서야 10kg대에 진입했어요. 경련안하게 소화장애 안상기게 조심하다보니 아이가 말라가는걸 미처 못느낀것이죠.
그러다 4세 무렵, 그날도 원인 모를 복통에 안되겠다 싶어 대학 병원에 진료를 보러갔다가 초저체중의 영양실조 상태라고 당장 입원하라고 해서 당일 바로 입원해서 검사를 진행 했습니다. 저는 아이를 매일매일 보니까 아이가 그렇게까지 말라있는지 깨닿지 못했어요. 재활치료와 병치례에 정신이 없었고 당시 부모님들도 많이 편찮으셨고 저 역시 수술을 해야 했어서 경황이 없었나봐요. 우연히 찍은 아이 사진을 보니 TV에 나오는 아프리카 기아난민같이 말라 있었어요. 사진으로 보니 더 명확하게 보였습니다. (너무 마음이 아파 이때 사진은 다 없앴습니다.TT)
협조가 안되어 검사를 하기가 쉽지 않았고 겨우 내시경과 삼키는 기능과 관련된 검사만 할 수 있었어요. 꼭 닫혀 있어야 하는 식도 입구가 거의 열려 있다고 해요. 그때 머리를 한 대 맞은 것 같았습니다. 아이의 근육 긴장도가 저긴장으로 정상이 아닌데 내장기관도 정상이 아닐 거란 생각은 왜 못했을까…
의사는 “식도역류로 추정진단하고 치료를 해보자. 호전되면 유지하고 호전이 안되면 다른방법을 찾자"고 해서 1년간 치료를 했습니다. 유아의 식도역류증상은 몸이 활처럼 휘는데, 그 모습이 꼭 경련 같아서 경련으로 오인되기도 한다는 것도 그때 처음 알았습니다.
이후로도 소화기치료는 빈도가 좀 줄었지만 계속되었습니다.
계속되는 악순환의 고리 끊어내기

악순환이 계속되며 아이는 말라갔습니다.

깡말랐던 4세 무렵
그러다가 아이가 만 5~6세 정도 되었을때 우연히 만난 특수교사가 수업전 평가, 상담시간에 지민이의 전반적인 일상생활을 물어보시며 지민이의 섭식방식에 문제를 제기했습니다. 이 나이에 섭식에 특별한 어려움이 있는 것이 아닌데 계속 후기 이유식 형태의 음식을 먹는 것에 놀라셨고 계속 유동식만 먹고 씹지 않으면 점점 더 씹는 기능과 소화기관의 소화력도 약해져 소화가 안되고, 장기적으로 봤을 때 경련에도 안좋은 영향을 준다. 그 문제로 생명이 위험해 질 수 있다는 것입니다.
저는 아이가 소화력에 문제가 생기면 경련을 한다고 얘기했지만 선생님은 당장은 경련을 하더라도 소화력을 키워 줘야 한다는 겁니다. 제가 납득을 하지 못하자 본인의 동생 얘기를 해주었습니다. 교통사고로 사지마비의 뇌병변장애를 가지게 되었고 뇌전증도 있고 호흡, 소화 전반에 문제가 있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성인기에도 이러한 문제가 해소되지 않았고 결국 그 문제로 20대에 떠나보내게 되었다고요. 생각지도 못한 결말에 당황스럽고 혼란스러웠습니다.
며칠을 고민하던 저는 경련을 할 각오로 시도해 보기로 했습니다. 두려움과 걱정으로 시도해봤다가 후회했다가를 반복하면서 악순환이 계속 되었지만 여기에 시간이 더해지며 아이는 조금씩 식사를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체중도 물론 5%ile 이내이지만 그래프 안으로 들어왔습니다. 그러다 초등 2학년때 경련 주기가 짧아지고 많이 아프면서 또 체중이 그래프 밖으로 나갔습니다. 그래서 '살찌우기 프로젝트'로 영양사처럼 식단스케줄을 치료스케줄과 같이 짰습니다. 자기 전엔 2시간엔 공복을 유지하고 식사나 간식 직후 40분 이내엔 이동과 운동을 금하니 식사 3번, 간식 2번을 먹일 수 있었습니다. 열심히 먹였습니다. 대학병원 영양사였던 유치원 친구 어머니의 도움으로 고열량이면서 소화가 잘되는 음식을 추천받아 모든 치료에 우선해서 규칙적으로 먹였습니다. 그러자 몸무게가 조금씩 늘고 운동기능이 조금씩 올라가며 가속도가 붙었습니다.
소화제로 해결될 수 있는 문제가 아님을 깨닫다
비슷한 시기에 수소문하여 소아 소화기 전문의를 찾아가 상담을 했습니다. 의사선생님이 그렇게 말씀하신 것은 아니지만 그때 상담후 제가 느낀 결론은 “모른다”였습니다. 적어도 저는 그렇게 들렸습니다. 그분이 무능력하다는 것은 아닙니다. 저명한 분이시고 지민이같은 뇌병변아이들의 성장을 많이 지켜봐온 분이셨습니다. 선생님은 “뇌손상을 받은 아이들의 섭식과 소화기의 문제는 예상하기 힘들다. 내장과 뇌가 연결되어 있다. 크면서 좋아지는 경우도 있고 크면서 나빠지는 경우도 있다"고 하면서 당시 식도역류로 소화기 약 3가지를 1년 넘게 먹이고 있었는데 당장 먹이지 말라고 했습니다. “아이가 스스로의 능력을 키울 수 없다. 소화기약 자체가 오래된 1세대 약이 많고 아이에게 장기 복용하면 아이 기능이 오히려 약해질 수 있다"고 했습니다. 그때 깨달았습니다. 지민이가 힘들어하는 부분은 어쩌면 특정 질병이 아닐 수도 있겠구나. 소화제 같은 약으로는 고칠 수 있는 것이 아니구나. 몸 전체를 관장하는 뇌를 편안하게 해주어야 하겠구나.
우리 아이에게 맞는 방법을 찾아보기
신경과 주치의와 의논해서 뇌가 쉴수있는 방법이 무엇일까를 고민하다 '수면'이 아닐까 여겨져서 현재는 밤에 숙면을 도와주고 있습니다. 다행히 조금은 호전이 되었습니다.
아이가 커갈수록 생각보다 훨씬 많은 양의 음식을 먹여야 하는데, 섭식이 잘 안되면 유동식만으로는 일반 식사의 영양과 열량을 공급해주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아이가 섭식에 문제가 있다면 섭식의 문제를 먼저 해결하고 영양을 충분히 얻을 수 있는 방법을 찾아봐야 할 것 같아요. 아이의 운동기능과 활동 양도 고려해야 하고요.
우리 몸은 사용하지 않으면 발달을 하지 않습니다. 걷지 않거나 손의 기능이 떨어진 상태로 자란 아이들은 성장해서도 손과 발이 어린 아이처럼 작습니다. 운동 뿐만 아니라 몸의 여러 기능들도 마찬가지입니다. 씹지 않으면 관련된 관절과 근육이 약화됩니다. 단단한 것을 씹지 못하고 힘들어 한다고 부드러운 것만 먹이면 점점 더 씹지 못하게 됩니다.
물론 모든 아이들이 저희아이와 같진 않습니다. 무조건 아이 상황과 맞지 않는 무리한 시도를 하시면 안됩니다. 하지만 비슷한 악순환을 하나씩은 가지고 있지 않을까 합니다. 반드시 전문가의 조언을 받으며 조금씩이라도 변화를 시도해 보는 것이 좋습니다. 아이가 못할 것이라고 지레 생각했던 것들 중 의외로 많은 부분에서 아이들은 조금씩 해내곤 합니다.
아이가 못하는 것이 아니라, 어쩌면 부모가 기회를 주지 않아서 또는 그 기회를 너무 일찍 주어서 또는 몇 번 시도하고 부모가 포기해서 일수도 있습니다.

학교에서 스스로 다양한 음식을 먹는 최근 지민이의 모습
조기개입 서비스 참여 적격성 결정시 참평가(Authentic Assessment)의 중요성
영아의 발달을 정확하게 진단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입니다. 조기개입 서비스에 참가할 수 있는 수가 제한적인 상황에서 어떤 아동들이 참가할 적격성을 지니고 있는가를 판단하는 것도 마찬가지입니다. 단지 표준화된 검사를 통해 얻어진 점수와 구분선에 의해 흑백을 나누듯이 결정하는 것이 적절할까요?
2017년도에 간행된 논문을 소개합니다. 아직까지도 이러한 논의가 의미가 있는 것은 보다 발전된 체계를 가지고 있는 서구 선진국에서조차도 개선방향을 찾고자 노력하고 있음은 물론이고 우리 나라에서는 실제적인 기준 마련에 대한 인식조차도 미비하기 때문입니다.
논문의 요약 : 조기개입 서비스 제공에는 인구 변화, 입법 변화, 시간과 비용 제약, 의사 및 가족의 인식 등 다양한 요인들이 영향을 미친다. 본 파일럿 프로젝트는 출생에서 3세까지의 인구에 현재 적용되고 있는 평가의 실제를 조사하였다. 아동과 양육자 및 다학제간 실무자들을 임의 표집하여 적격성을 결정하는 과정에서의 규준참조 도구와 참평가 도구의 역할을 조사하였다.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대다수의 아동들은 규준참조 평가와 참평가를 받았다. 아동들의 절반 이상이 가정에서 사용하는 언어 차이로 인해 표준화된 절차를 따를 수 없었기 때문에 규준참조 점수의 해석에 의문이 제기되었다. 실무자들은 평가 대상 아동의 80% 정도의 발달적 요구(needs)를 도출하기 위해 규준참조 데이터가 아닌 참평가 정보를 사용한다고 보고하였다. 본 파일럿 프로젝트의 결과는 영아(infants and toddler)를 위하여 규준참조평가 및 참평가 도구 사용을 위한 증거기반 실제에 대한 추후 연구를 위한 토대를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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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기개입 서비스 제공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 탐색
본 연구는 발달지체 및 장애 영아에게 조기개입 서비스를 제공한 경험이 있는 교사 및 조기개입 서비스 전문가 60명을 대상으로 조기개입 서비스 제공에 대한 다양한 인식을 파악하고자 온라인 설문조사와 반구조화된 면담을 진행하는 혼합연구 방법을 적용하여 이루어졌다.
온라인 설문조사는 참여자의 특성, 조기개입 서비스 현황, 서비스 저해 요인에 대한 인식, 서비스 촉진 요인에 대한 인식으로 구분하여 총 30문항으로 구성되었다. 온라인 설문조사 문항 결과를 토대로 인식의 다양성이 반영될 수 있도록 의도적으로 6명의 참여자를 무작위 선별하여 추가적인 반구조화 면담을 진행하였다.
본 혼합연구에서 도출된 연구 결과는 다음과 같다. 첫째, 조기개입 서비스 제공 현황 및 조기개입 서비스에 대한 교사 및 전문가의 인식이 다양한 것으로 나타났다. 둘째, 개별 교사 및 조기개입 서비스 전문가들이 담당한 아동의 수에 따라서 조기개입 서비스 제공을 저해시키는 요인에 대한 인식이 달라질 수 있다. 셋째, 조기개입 서비스 제공을 촉진시키는 요 인은 어떠한 변인에 의해서도 달라지지 않았다. 이러한 연구 결과를 토대로 국내 조기개입 서비스 제공을 활성화하는데 필요한 기초자료를 제공하고자 하며, 이와 관련된 논의 및 시사점을 제시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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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SD 영아를 위한 부모 실행 중재 동향 분석: 국외 연구 중심
자연적인 일과 및 환경에서의 부모 실행 중재(parent-implemented intervention: PII)는 자폐범주성 장애 영유아를 위한 증거 기반의 실제로 이후의 긍정적인 성과에 영향을 미친다.
본 연구는 국외의 자폐 범주성 장애 및 장애 위험 영아를 위한 부모 실행 중재 무작위 대조군 연구(randomized controlled trial: RCT) 17편을 선정하여 전반적인 동향, 중재 프로그램의 특성, 성과 영역 및 측정 방법, 연구의 엄격성을 위한 노력에 대해 분석하였다.
연구 결과, 자폐 범주성 장애 및 장애 위험 영아를 위한 부모 실행 중재는 자연적 환경에서의 발달적 행동 중재 전략(naturalistic developmental behavioral intervention: NDBI)을 기반으로 하였으며, 부모의 양육효능감이나 부모의 전략사용에는 긍정적인 결과를 가져왔으나 영아의 사회 의사소통, 자폐 증상 심각도 등에서 낮은 수준의 효과를 보였다. 연구의 질적 수준은 평균 90.2%로 높은 편이었다. 분석 결과를 근거로 국내 자폐 범주성 장애 영아를 위한 부모 실행 중재의 향후 과제 및 우리나라 교육현장에의 시사점을 제시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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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위험 영아 조기발견 및 맞춤형 양육지원 연구
요약
목적 : 본 연구는 ‘장애위험 영아의 조기발견 및 맞춤형 양육지원’을 실행연구로 진행하여, 조기발견 및 조기개입의 지원체계를 모색하였다.
연구 방법: 조기발견 대상은 서울․경기 지역 6개소 어린이집 영유아 221명이며, 맞춤형 양육지원의 대상은 조기발견에서 선별된 31명의 영아 중, 부모가 참여를 수락한 4명의 영아와 부모, 담임교사이다. 맞춤형 양육지원은 장애위험 영아의 부모와 교사, 연구자가 협력적 관계를 유지하며 계획-실행 및 관찰-반성의 과정을 순환적인 절차로 반복되는 실행연구로 진행하였다.
연구 결과: 첫째, 장애위험 영아 조기발견 및 맞춤형 양육지원 계획을 위해, 선행연구 고찰, 예비 실행, 전문가 검토의 과정을 진행하였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조기 발견은 3회기로, 맞춤형 양육지원은 12회기로 지원 절차를 계획하였다. 둘째, 장애위험 영아의 조기 발견은 모든 영유아의 발달과 양육을 지원하는 내용이 포함되었다. 셋째, 장애위험 영아를 위한 맞춤형 양육지원은 실행 및 관찰-반성-계획의 나선형 절차가 반복되도록 하였다. 이를 위해 매회기 일정 관리를 효율적으로 하여 가정과 어린이집을 방문하였다. 양육자와 담임교사는 방문이 없는 일상에서도 실행기록지로 활동-중심 중재를 실천하고, SNS로 소통할 수 있었다. 넷째, 맞춤형 양육지원을 통해, 영아, 부모, 담임교사는 긍정적으로 변화하였다. 대상 영아는 발달이 촉진되었으며 부모와 담임교사는 영아의 일상에서 발달촉진을 위한 기회를 모색할 수 있는 역량이 강화되었다. 마지막으로, 조기발견 및 맞춤형 양육지원에 대한 사회적 타당도는 참여한 대상과 참여하지 않은 대상 모두에게서 높은 결과를 보여주었다.
결론: 본 연구를 통해 ‘장애위험 영아 조기발견 및 맞춤형 양육지원’이 장애위험 영아의 발달을 촉진하거나 장애가 될 가능성을 최소화하는데 기여 할 수 있음을 확인하였다. 본 연구에서의 조기 발견은 장애위험 영아를 선별하는 것뿐만 아니라 모든 영유아의 발달 및 양육을 지원하는 기회가 되었으며, 장애위험 영아 조기개입으로 영아의 친숙한 성인인 양육자와 담임교사가 주체가 되어 전문가 협력을 실행하는 지원체계를 제시하였다는데 의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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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 자녀에 가려진 아동기 비장애 자녀, 어떻게 대해야 할까?
글 : 김지영
제하가 병원에 입원했을 때 만난 옆 침대의 고등학생 여자아이는 수술 후 몸이 아프고 불편할 텐데도 너무나 밝았다. 병원에 있는 내내 엄마에게 고맙다, 사랑한다는 말을 입에 달고 지냈다. 어떻게 키웠길래 아이가 저렇게 예쁜 말만 하느냐고 물었다. 어머님은 어두운 얼굴로 대답했다. 딸은 몸이 안 좋아서 온종일 붙어 지내니까 밝은데, 아들은 엄마와 말도 안 섞는다는 것이었다.
내 동생은 장애인이에요.
장애 아동의 부모가 간과하기 쉬운 것 중 하나가 비장애 자녀일 것이다. 부모는 아픈 아이에게 온 신경을 쏟느라 다른 아이에게는 시간적으로도, 정서적으로도 줄 수 있는 것이 부족해진다. 돌이켜 보면 나도 제하의 형과 진득하게 앉아 놀아준 시간이 손에 꼽히는 것 같다. 형은 돌봄 선생님에게 맡기고 제하를 데리고 매일 같이 재활을 다녔고, 제하가 수술을 하거나 컨디션이 안 좋을 때는 병원에 입원하느라 형은 몇 달을 제대로 못 본 적도 있었다. 한 번은 돌봄 선생님이 아이의 목소리를 녹음해 보내줬다. “엄마 보고싶어요... (울먹울먹) 엄마 보고싶어요...” 아직 25개월밖에 안되었을 때였는데 엄마가 얼마나 보고 싶었을까.
덩치도 제하보다 훨씬 크고 정상 발달을 하고 있으니 누가 봐도 형이기에 우리도 편의상 ‘첫째’, ‘형’이라고 칭하지만, 사실 제욱이는 뱃속에서 몇 초 먼저 나온 쌍둥이 형제다. 두 돌 때까지는 내가 제하를 안고 있으면 제욱이가 달려와서 때리거나 꼬집고 도망가기 일쑤였다. 나도 안아달라고 울부짖기도 했다. 그럴 때마다 나는 아이의 속도 모르고 혼을 냈다.
“엄마, 제하는 아기라서 아직 못 걸어?” 아이의 물음에 나는 그렇다고 대답했다. 그러다 제하도 이젠 아기라는 핑계가 먹히지 않을 정도로 자라서 장애인이라는 것을 알려주었다. 아직 제욱이는 ‘장애인’이라는 명칭에 대해 아무런 거부감 없이 받아들였다. 길에서 장애인콜택시를 마주치면 반가워하고, 장애인 주차구역을 보면 신이 나서 우리 자리라고 말했다. 내 이야기를 들은 나와 같은 처지의 지인은 벌써 아이에게 장애인이라는 걸 알려줬느냐고 놀라서 물었다. 장애, 비장애 남매를 키우는 지인은 초등학생인 누나가 슬슬 동생이 장애인이라는 걸 부끄러워하고 감추고 싶어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우리 아이도 곧 겪을 일일 것 같아 걱정이 되었다.

나도 엄마 아빠의 아이잖아요
장애를 가진 형제자매를 둔 2~30대 청년들이 만든 자조모임이 있다. ‘나는’이라는 이 모임에서 출판한 책 는 장애 가정에서 비장애 형제자매가 주인공이 되어 자신들의 경험과 상처를 돌보고 스스로의 정체성을 찾고자 하는 내용이 담겨 있다. 나는 이 책을 읽고 아이의 심정에 대해 짐작해보고 미래에 겪게 될 문제에 대해 마음의 준비를 하는 데에 큰 도움이 되었다.
나도 엄마 아빠의 보살핌이 필요한 아인데, 장애 형제 때문에 손해 보고 차별받는 것 같은 좌절감과 분노. 그럼에도 내가 장애 형제를 돌봐야 한다, 부모님이 기대하는 만큼 내가 더 잘해야 하고 착하게 굴어야 한다는 책임감과 부담감. 일이 잘 풀리면 내 형제도 건강했다면 나처럼 될 수 있었을 텐데 하는 생각에 드는 죄책감, 반대로 일이 잘못되면 이게 다 형제 때문이고 없어져 버렸으면 좋겠다는 원망과 그 생각 끝에 드는 죄책감. 장애 형제와 함께 살면서 드는 복잡한 감정은 다른 누구에게, 심지어 부모에게조차 온전히 말하기도 이해받기도 어렵다고 한다.
부모가 비장애 자녀에게 해줘야 할 일
비장애 자녀는 마음에 상처를 입기 쉬운 환경에 있기에 부모가 먼저 다가가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첫째는 사랑을 많이 표현할 것. 장애 형제가 아파서 하루 종일 돌보고 있지만 나는 너 또한 사랑한다는 것을 꼭 알려주면 좋겠다. 아이의 입원으로 엄마나 아빠가 장기간 떨어져 있어야 할 경우에는 매일 영상통화를 하든 주말만 보호자를 교대하든 면회를 오게 하든 아이가 부모의 얼굴을 볼 수 있도록, 너를 항상 생각하고 있다는 것을 알려주면 좋겠다.

둘째는 둘만의 시간을 가질 것. 장애아동 돌봄 선생님이 온 뒤로는 제하를 맡기고 첫째 어린이집 하원 후 가까운 놀이터에 가거나 어린이박물관 등 가끔은 아이가 좋아할 만한 곳을 찾아 조금 멀리까지 버스를 타고 다녔다. 밖에 나갈 시간이 없다면 일주일에 한 번이라도, 집에서 놀아줘도 충분하다. 아이에게는 함께하는 시간의 양보다 질이 중요하니까.

셋째는 만약 아이가 장애에 관해 물어보면 정확하게 얘기해줄 것. 이야기 해줘도 이해 못할 거라고 대충 얼버무리면 비장애 자녀는 자신에게도 형제와 같은 장애가 생기지 않을까 걱정하게 될 수 있다. 어떻게 해서 장애가 생겼고 어디가 불편한지 아이가 이해할 수 있도록 잘 이야기해주는 것이 좋다.
넷째는 장애 아이 양육에 너무 올인하지 말 것. 부모가 그로 인해 불행한 인생을 사는 모습은 아이에게도 큰 짐이 된다. 또한 아픈 아이를 탓할 수 없기에 부모가 힘들수록 비장애 자녀를 감정의 쓰레기통으로 대할 수 있다. 나도 제하를 돌보면서 받은 스트레스 때문에 첫째에게 화를 못 참는 순간이 많았고 감정적으로 육아를 했다. 힘든 와중이지만 부모 인생도 즐기며 사는 것이 우리에게도 아이에게도 필요하다.
이 모든 노력에도 불구하고 비장애 자녀는 말 못 할 고민을 떠안을 수밖에 없다. 가장 중요한 것은 아이와 대화를 많이 해야 한다는 것이다. 아이가 속 이야기를 편하게 털어놓을 수 있게 하고 충분히 그럴 수 있다고 공감해줘야 한다. 대화가 어려운 경우에는 심리상담을 받도록 하거나 장애인복지관 등에서 제공하는 비장애 형제 지원 프로그램을 이용할 수 있다.
제욱이는 심리상담을 받기에는 아직 어린 만 4세이기에 놀이치료를 시작했다. 담당 선생님께는 문제 행동을 해결하기보다는 제욱이가 지금까지 겪었을 결핍을 다독여주고 스트레스를 풀어주고 싶다고 했다. 놀아달라고, 뭔가 해달라고 할 때마다 제하를 돌보느라 뒷전으로 미뤘던 일. 아이의 입장에서 충분히 요구할 수 있는 일인데 제하 때문에 안된다고 거절했던 것들. 덜 안아주고 많이 웃어주지 못한 기억을 나중에 후회하지 말고 지금부터라도 아이의 눈을, 마음을 한 번 더 들여다보자고 오늘도 다짐한다.

장애 자녀에 가려진 아동기 비장애 자녀, 어떻게 대해야 할까? 더 읽기"
후유증들
글 : 윤승아
뇌 손상은 신체의 다양한 범위에 다양한 정도의 영향을 미치고, 그로 인해 다양한 장애를 갖게 됩니다. 신체적 어려움 뿐만 아니라, 사회적 관계에서의 어려움도 갖게 됩니다. 이러한 후유증의 가능성에 대해 숙지하고 대비하는 것이 영아기에 특히 중요하다고 생각되어 이 글을 써봅니다.
뇌병변 장애 아동은 다양한 후유증을 겪게 됩니다
지민이는 29주4일, 1.09kg의 이른둥이 입니다. 2달여의 NICU를 퇴원한 후 조산의 후유증으로 호흡기(페형이형성증), 심장(동맥관 개존증), 안과(미숙아 망막증), 신장(수신증), 재활의학과(뇌성마비), 정형외과(고관정 아탈구), 내분비학과(갑상선기능저하증)의 진료예약을 달고 나왔습니다.

대부분은 짧게는 1~2년, 길게는 4~5년 간의 치료와 성장해가며 일부손상이 되고 흔적을 남겼지만 일상생활에 영향을 줄 만한 장애를 남기지 않고 잘 극복했습니다. 하지만 뇌병변 4기로 심한 뇌손상은 회복하지 못했습니다.
뇌의 전영역에 미치는 광범위하고 깊은 손상은 후유증으로 다양한 장애를 갖게 되었습니다.
아이의 어려움에 대한 전문가의 예측은 막연했습니다. 못걸을 수 있고, 사지강직, 지적장애, 뇌전증, 말을 못할 수도 있고 의식이 없을 수도 있다고 했습니다. 예측하기엔 아이가 너무 어렸고 전문가들도 몰랐을 것이라는 걸 지금은 이해합니다. 그리고 뇌병변아이들은 손상의 정도와 범위가 비슷한것 같아도 후유증은 아이들마다 다 다릅니다. 그래서 내 아이와 비슷한 사례를 찾기도 힘듭니다. 거기에다 아이가 성장하면서 시기와 상황에 따라 같은 문제도 또 달라집니다.
한 번도 가까운 가족이나 지인이 경험하거나 본 적이 없었기 때문에 상상이 안되었지만 재활의학과 선생님의 처방으로 재활 치료를 시작했고 걷고, 말하고, 손을 사용하는 것을 목표로 그게 전부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뇌병변의 후유증은 운동발달이나 언어문제와 연관되어 호흡, 섭식, 소화, 배설 등 생존에 필요한 기본적인 기능부터 시각이나 청각을 비롯한 감각, 정서 그리고 뇌전증 등 다양하게 나타날 수 있으며 이러한 문제들은 서로 연관되어 또 다른 어려움을 갖게 되어 일상생활은 물론 치료조차 어렵게 합니다.
지민이의 경우는 뇌손상 때문인지 어릴땐 체온조절이 잘 안되고, 잘먹지 못하고 체중증가도 잘 안되고, 감염에 취약했습니다.
체온은 세심하게 외부에서 조정을 해주어야 해서 씻기거나 외출이 조심스러웠고 옷을 그때그때 온도에 맞게 갈아 입혀야 했습니다. 젖병 빠는 것이 잘 되지 않아 조금만 먹어도 땀을 흘리고 힘들어 했었던것 같습니다. 자연히 체중증가가 쉽지 않았습니다. 기억이 가물하지만 2돌에 돌정도의 몸무게와 크기였던것 같습니다. 영아연축으로 시작된 뇌전증으로 입퇴원을 반복했고 특히 소화기관의 문제가 뇌전증 다음으로 지민의의 일상과 재활에 어려움을 주었습니다. 그나마 다행인것은 자라면서 나타날 수 있다는 몸에 강직이 거의 없어서 다행이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시간이 지나고 아이가 성장하면서 새로운 사실들을 알게되고 새로운 증상들이 나타났습니다.
강직이 없다고 해서 운동신경이 정상이라는 것은 아니라는 것.
저긴장이 어떤 면에서는 재활이나 일상에 어려움이 많을 수 있다는 것.
뇌의 문제로 시각을 사용하지 못할 수 있다는 것.
소화기관도 운동성이 있는데 이도 정상이 아닐 수 있다는 것. 즉, 연동운동이 원할하게 안될 수 있고, 닫혀 있어야 할 식도 입구와 항문이 늘어져 열려 있어 이로 인해 식도역류증상이 생긴 것. 이것 때문에 묶어주는 수술을 할 수도 있다는 것.
뇌전증은 성장하며 양상이 바뀔 수 있고 더 심해질 수도 있고 지민이의 경우 완치는 힘들다는 것 등의 새로운 증상들이 나타나고 대처해야 했습니다.
아이의 신체가 커지면 커질수록 정형외과 수술이 필요할 수도 있고, 왜 저런 행동을 할까 싶은 눈흘김이나 간헐적 사시와 같은 이해하기 어려운 신경학적인 문제들, 원인을 알기 어려운 통증이나 복통이 나타났다가 사라지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또 다른 어려움은 성장과 발달에 따라 활동범위가 가정과 치료실에서 학교와 사회로 넓어지면서 다양하게 나타납니다. 이런 문제들은 어느날 “갑자기” 나타나고, “우연히” 알게 됩니다. 그렇기 따문에 훨씬 전부터 증상이 있었지만 일반적인 발달을 하지 않는 아이의 표현이나 신호를 엄마는 놓쳐서 몇년이 지나도록 몰랐던것도 있고 시도해 볼 중요한 시기를 놓치기도 했습니다.
가능성에 대해 알고 대비하고 아이에게 맞는 방법을 찾을 필요가 있습니다.
이런 후유증을 잘 숙지 하고 대비하는 것은 치료 못지않게 중요합니다. 또한 이러한 부분이 재활치료전에 먼저 안정화 되는 것도 중요한것 같습니다.
특히 영아기엔 더 중요했던 것 같습니다. 지민이의 영아기는 재활에 집중하는 특수성만 생각하고, 정작 부모로서 마땅히 주어야 할 정서적, 육체적 안정감을 주지 못했습니다. 잘 먹이고 잘 재우고 건강하게 체력을 유지하게 해주고 정서적 안정감을 주는 것이 치료에 바탕이 됩니다. 잘먹지 못하고 잘 자지 못하고 잘 아팠던 제 아이의 경우는 더더욱. . .
아이는 피로로 경련을 하거나 소화기관, 호흡기관에 문제가 발생하고 일반 또는 중환자실 입∙퇴원을 반복하게 되었어요. 그나마 퇴행하는 건 아니라고 위로해 봤지만 너무 자주 아프게 되니 제자리였고 몇 년 지나서 돌아보니 퇴행 아닌 퇴행이였습니다.
당장 눈에 보이는 발달과 변화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안정감 있는 생활 속에서 스트레스를 최소화하고 건강을 유지하면서 각자 아이의 상태에 따라 아이에게 맞는 부모의 현명한 전략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