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스로 노는 장난감

최진희 (한국영아발달조기개입협회 회장)

장난감을 가지고 논다’는 표현을 한다. 장난감이 아이를 통제하는 것이 아니라 아이가 장난감을 통해서 많은 것을 얻는 것이다. 즐거움, 호기심, 문제해결력, 사물에 대한 인식, 상호작용이해, 상상력, 자기 효능감, 자기조절력, 자신의 신체적 능력이해 및 발달, 긴장감 저하, 등 많은 것을 배우는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 장난감이다. 인지, 정서, 운동 발달에 필요한 학습도구이다.
장난감이 스스로 많은 것을 하면 영아가 이런 발달을 할 기회를 갖지 못한다. 전자기기의 발달로 많은 장난감에 스위치가 장착되고, 스스로 말하고, 반짝이고, 노래하고, 움직이고 논다. 버튼만 누르면 장난감이 다 알아서 한다. 영아들이 이런 장난감을 통해 배울 수 있는 것이 무엇일까 궁금하게 된다. 인과관계, 즉, 버튼을 누르면 불빛, 소리, 노래나 움직임이 일어난다. 이런 간단한 인과 관계는 8개월 정도에 나타나는 발달이다. 특정한 것을 학습시키기 위한 용도로 제작된 장난감은 아이에게 지시를 한다. “빨간 버튼을 누르세요”. 인지학습이나 지시 따르기를 도와주기 위한 의도이다. 영아시기에 장난감의 기계음 지시가 일상생활안의 지시에 얼마나 영향을 미칠지 의심스럽다. 사실 이런 학습은 양육자와 함께 상호작용 속에서 이루어져야 개념형성이나 일반화될 수 있다. Tample 대학의 한 연구는 이런 장난감은 아이에게 수동적인 학습스타일을 익히게 하고, 독립적으로 노는 것을 방해한다는 것을 보여준다.
지난번 글("전자 장난감은 영아기 언어의 질과 양적 발달을 저해한다")에서 밝혔듯이, 전자기기 장난감은 아이의 주의집중력을 저하시킨다. 얼른 보기엔 아이가 집중력이 있는 것 같이 보이지만 실상은 다르다. 이 장난감에 집중하는 동안 두뇌 속에서는 반복된 같은 자극에 반응하는 뇌세포연결이 강해지면서 새로운 뇌세포연결망 형성을 방해하게 된다. 다른 것에 집중하고 학습하는 것이 어려워진다. 지속적으로 소리나고 움직이는 자극을 찾게 되어, 책이나 스스로 움직이지 않는 장난감에 집중하는 것이 힘들게 된다.
최근의 한 연구(Sosa, 2016)는 전자기기 장난감을 가지고 엄마와 영아가 같이 놀 때의 언어발달에 끼치는 영향을 보여준다. 엄마의 언어사용, 주고-받는 활동, 그리고 엄마의 반응적 행동 등, 언어발달을 촉진해 주는 활동이 전통적인 장난감(예, 블록, 책, 소꿉놀이, 컵쌓기 등)을 가지고 놀 때 보다 적었다. 부모가 같이 전자기기 장난감을 가지고 놀아주어도언어발달에 많은 도움이 되지 않는다.
많은 전자기기 장난감 상자에 쓰여 진 선전문구는 영아의 인지, 운동, 언어 등의 발달을 돕는다고 유혹을 한다. Kaiser Foundation 연구는 대부분의 이런 상업적인 선전문구가 실제 연구로 입증된 것이 아니라고 밝혔다. 영아가 스스로 가지고 놀아야 되는 장난감이 감각통합기에 있는 영아에게 가장 필요한 것이다. 실제로 스스로 감각적으로 경험하고, 조작하고, 시행착오를 하고, 주변 사람들의 반응을 비교하면서 장난감을 통한 두뇌발달이 일어난다. 다음 글에서는 전자기기 장난감을 적절히 사용하는 방법에 대한 생각을 나눌 예정이다.

참고자료

Radesky, J. S. & Christakis, D. A. (2016). Keeping children's attention: the problem with bells with whistles. JAMA Pediatrics, 170(2), 112-113.
Sosa, A. (2016). Association of the type of toy used during play with the quantity and quality of parent-infant communication. JAMA Pediatrics, 170(2), 132-137.
Choosing the Right Toys for the Right age cited from www.webmd.com/parenting/features/choosing-right-toys-age?page=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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