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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CI2023-04-12T13:44:54+09:00

글 : 윤승아

뇌 손상은 신체의 다양한 범위에 다양한 정도의 영향을 미치고, 그로 인해 다양한 장애를 갖게 됩니다. 신체적 어려움 뿐만 아니라, 사회적 관계에서의 어려움도 갖게 됩니다. 이러한 후유증의 가능성에 대해 숙지하고 대비하는 것이 영아기에 특히 중요하다고 생각되어 이 글을 써봅니다.

뇌병변 장애 아동은 다양한 후유증을 겪게 됩니다

지민이는 29주4일, 1.09kg의 이른둥이 입니다. 2달여의 NICU를 퇴원한 후 조산의 후유증으로 호흡기(페형이형성증), 심장(동맥관 개존증), 안과(미숙아 망막증), 신장(수신증), 재활의학과(뇌성마비), 정형외과(고관정 아탈구), 내분비학과(갑상선기능저하증)의 진료예약을 달고 나왔습니다.
대부분은 짧게는 1~2년, 길게는 4~5년 간의 치료와 성장해가며 일부손상이 되고 흔적을 남겼지만 일상생활에 영향을 줄 만한 장애를 남기지 않고 잘 극복했습니다. 하지만 뇌병변 4기로 심한 뇌손상은 회복하지 못했습니다.

뇌의 전영역에 미치는 광범위하고 깊은 손상은 후유증으로 다양한 장애를 갖게 되었습니다.

아이의 어려움에 대한 전문가의 예측은 막연했습니다. 못걸을 수 있고, 사지강직, 지적장애, 뇌전증, 말을 못할 수도 있고 의식이 없을 수도 있다고 했습니다. 예측하기엔 아이가 너무 어렸고 전문가들도 몰랐을 것이라는 걸 지금은 이해합니다. 그리고 뇌병변아이들은 손상의 정도와 범위가 비슷한것 같아도 후유증은 아이들마다 다 다릅니다. 그래서 내 아이와 비슷한 사례를 찾기도 힘듭니다. 거기에다 아이가 성장하면서 시기와 상황에 따라 같은 문제도 또 달라집니다.
한 번도 가까운 가족이나 지인이 경험하거나 본 적이 없었기 때문에 상상이 안되었지만 재활의학과 선생님의 처방으로 재활 치료를 시작했고 걷고, 말하고, 손을 사용하는 것을 목표로 그게 전부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뇌병변의 후유증은 운동발달이나 언어문제와 연관되어 호흡, 섭식, 소화, 배설 등 생존에 필요한 기본적인 기능부터 시각이나 청각을 비롯한 감각, 정서 그리고 뇌전증 등 다양하게 나타날 수 있으며 이러한 문제들은 서로 연관되어 또 다른 어려움을 갖게 되어 일상생활은 물론 치료조차 어렵게 합니다.
지민이의 경우는 뇌손상 때문인지 어릴땐 체온조절이 잘 안되고, 잘먹지 못하고 체중증가도 잘 안되고, 감염에 취약했습니다.
체온은 세심하게 외부에서 조정을 해주어야 해서 씻기거나 외출이 조심스러웠고 옷을 그때그때 온도에 맞게 갈아 입혀야 했습니다. 젖병 빠는 것이 잘 되지 않아 조금만 먹어도 땀을 흘리고 힘들어 했었던것 같습니다. 자연히 체중증가가 쉽지 않았습니다. 기억이 가물하지만 2돌에 돌정도의 몸무게와 크기였던것 같습니다. 영아연축으로 시작된 뇌전증으로 입퇴원을 반복했고 특히 소화기관의 문제가 뇌전증 다음으로 지민의의 일상과 재활에 어려움을 주었습니다. 그나마 다행인것은 자라면서 나타날 수 있다는 몸에 강직이 거의 없어서 다행이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시간이 지나고 아이가 성장하면서 새로운 사실들을 알게되고 새로운 증상들이 나타났습니다.

강직이 없다고 해서 운동신경이 정상이라는 것은 아니라는 것.
저긴장이 어떤 면에서는 재활이나 일상에 어려움이 많을 수 있다는 것.
뇌의 문제로 시각을 사용하지 못할 수 있다는 것.
소화기관도 운동성이 있는데 이도 정상이 아닐 수 있다는 것. 즉, 연동운동이 원할하게 안될 수 있고, 닫혀 있어야 할 식도 입구와 항문이 늘어져 열려 있어 이로 인해 식도역류증상이 생긴 것. 이것 때문에 묶어주는 수술을 할 수도 있다는 것.
뇌전증은 성장하며 양상이 바뀔 수 있고 더 심해질 수도 있고 지민이의 경우 완치는 힘들다는 것 등의 새로운 증상들이 나타나고 대처해야 했습니다.
아이의 신체가 커지면 커질수록 정형외과 수술이 필요할 수도 있고, 왜 저런 행동을 할까 싶은 눈흘김이나 간헐적 사시와 같은 이해하기 어려운 신경학적인 문제들, 원인을 알기 어려운 통증이나 복통이 나타났다가 사라지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또 다른 어려움은 성장과 발달에 따라 활동범위가 가정과 치료실에서 학교와 사회로 넓어지면서 다양하게 나타납니다. 이런 문제들은 어느날 “갑자기” 나타나고, “우연히” 알게 됩니다. 그렇기 따문에 훨씬 전부터 증상이 있었지만 일반적인 발달을 하지 않는 아이의 표현이나 신호를 엄마는 놓쳐서 몇년이 지나도록 몰랐던것도 있고 시도해 볼 중요한 시기를 놓치기도 했습니다.

가능성에 대해 알고 대비하고 아이에게 맞는 방법을 찾을 필요가 있습니다.

이런 후유증을 잘 숙지 하고 대비하는 것은 치료 못지않게 중요합니다. 또한 이러한 부분이 재활치료전에 먼저 안정화 되는 것도 중요한것 같습니다.
특히 영아기엔 더 중요했던 것 같습니다. 지민이의 영아기는 재활에 집중하는 특수성만 생각하고, 정작 부모로서 마땅히 주어야 할 정서적, 육체적 안정감을 주지 못했습니다. 잘 먹이고 잘 재우고 건강하게 체력을 유지하게 해주고 정서적 안정감을 주는 것이 치료에 바탕이 됩니다. 잘먹지 못하고 잘 자지 못하고 잘 아팠던 제 아이의 경우는 더더욱. . .
아이는 피로로 경련을 하거나 소화기관, 호흡기관에 문제가 발생하고 일반 또는 중환자실 입∙퇴원을 반복하게 되었어요. 그나마 퇴행하는 건 아니라고 위로해 봤지만 너무 자주 아프게 되니 제자리였고 몇 년 지나서 돌아보니 퇴행 아닌 퇴행이였습니다.
당장 눈에 보이는 발달과 변화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안정감 있는 생활 속에서 스트레스를 최소화하고 건강을 유지하면서 각자 아이의 상태에 따라 아이에게 맞는 부모의 현명한 전략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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