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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의 문제: 발달과학에서의 발달 연쇄 효과

발달은 한 가지 영역에서만 일어나는 것이 아니라 여러 영역이 서로 연결되어 동시에 진행된다. 발달 연쇄 효과(cascades)는 아동 발달의 여러 영역이 서로 영향을 주고받으며 시간의 흐름 속에서 연결된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를 통해 아동을 부분이 아닌 전체로 바라보는 ‘전인적 아동’(whole child) 관점과, 발달을 순간에서 장기간까지 다양한 시간 범위에서 살펴보는 관점을 함께 고려할 수 있게 한다. 이러한 시각은 발달을 이해하는 기초과학적 차원을 넘어, 실제 심리학적 적용과 임상적 개입까지 이어진다.

연구 방법

🔹 연구 유형: 체계적 고찰(review) 논문으로, 지난 25년간 이루어진 발달 연쇄 효과(cascades) 관련 연구들을 종합적으로 고찰함.

🔹 연구 범위: 유아 발달 캐스케이드 연구의 역사, 주요 주제, 현 단계에서의 과제, 그리고 향후 미래 제언을 포괄.

🔹 핵심 개념 정립: 발달 연쇄 효과(cascades)는 아동 발달의 여러 영역과 시간 범위, 그리고 다양한 발달 경로가 서로 영향을 주고받으며 연결되는 프레임워크(framework)로 정의됨.

🔹 분석 축: 순간적 상호작용(moment-to-moment interactions)과 장기 발달 변화(long-term changes)를 연결하여 발달 과정을 이해하는 데 중점을 둠.

🔹 인과 검증을 위한 4목표 제안:
-연쇄 고리(cascade links)를 단계별로 명확히 제시
-각 고리를 실험적으로 조작해 인과성을 확인
-가정 등 실제 자연환경에서 검증
-적절한 기간의 종단연구(longitudinal study)를 통해 추적.

🔹 예시 모델: ‘보행(walking) → 사회적 의사소통(social communication)’으로 이어지는 발달 연쇄 도식을 제시하여, 한 영역의 변화가 다른 영역의 발달을 어떻게 촉발하는지를 설명함.

🔹 문헌고찰 대상 연구: 지난 25년간 발표된 발달 연쇄 효과(cascades) 관련 연구들을 분석함. 인용된 1차 연구들은 주로 영아(infants)와 양육자(caregivers)를 대상으로 하였으며, 연구 유형은 실험연구, 관찰연구, 종단연구 등 다양한 설계를 포함함.

결과

🔹실시간(단기) 연쇄: 자세·시선·물체조작 등 즉각적인 행동이 상호작용을 재구성(예: 앉기 → 시야 확장·물체 조작 다양화·공동주의 기회 증가)

🔹장기 연쇄: 초기 운동·환경 요인이 학령기·청소년기 성취와 사회정서로 파급.

🔹복잡성: 다요인·다경로 연쇄. 단일 연구로 완결 어려우며 분야 차원의 협업·축적 필요.

🔹인과성 기준: 상관만으로 부족. 조작실험·자연맥락·종단을 결합해 방향성과 경로를 입증해야 함.

논의

🔹아기의 발달은 하나의 능력만 따로따로 커지는 게 아니다. 한 가지 변화가 다른 영역으로 연쇄적( cascade )으로 퍼져 나간다. 예를 들어, 아기가 서고 걷기 시작하면 단순히 움직임만 늘어나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놀이 기회가 열리고, 부모와의 소통(communication) 방식도 달라진다.

🔹하지만 모든 변화가 무조건 좋은 방향으로만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초기의 어려움이나 부정적인 경험도 시간이 지나면서 다른 발달 영역에 영향을 줄 수 있다. 그래서 초기에 어떤 경험을 하는지가 매우 중요하다.

🔹연구자들은 아직도 “무엇이 원인이고 무엇이 결과인지”를 명확히 밝히는 데 어려움을 겪는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발달이 여러 영역과 시간이 서로 얽혀 만들어지는 과정이라는 점이다.

조기개입에 대한 시사점

✅작은 시작이 큰 변화를 만든다
아기가 처음 앉거나 걷기 시작하는 순간은 단순한 발달 단계가 아니라, 이후의 학습과 관계를 바꾸는 출발점이 될 수 있다. 이런 시기를 잘 살피고 도와주는 것이 중요하다.

✅부모의 역할이 크다
부모가 아이와 상호작용하는 방식(예: 웃어주기, 말을 걸기, 놀이에 참여하기)은 언어, 사회성, 심지어 수학적 사고까지 여러 영역으로 퍼져 나갈 수 있다. 부모의 작은 변화가 아이 발달에 연쇄효과(cascade effect)를 만든다.

✅여러 전문가가 함께 해야 한다
예를 들어, 물리치료사가 아기의 움직임만 본다고 끝나는 게 아니다. 움직임의 변화가 언어, 인지, 사회성까지 영향을 줄 수 있으므로, 언어치료사, 특수교사, 심리 전문가가 함께 협력하는 게 효과적이다.

✅일상 환경이 곧 개입의 장
집에서의 놀이, 외출길, 마트에서 장보기 같은 평범한 순간이 아기에게는 큰 배움의 기회가 된다. 환경을 조금 바꾸거나 부모가 관점을 바꾸면 일상 속에서 자연스럽게 발달을 돕는 연쇄효과(cascade)가 생길 수 있다.

✅짧은 순간에서 긴 시간까지 연결된다
아기와의 짧은 놀이 한 번, 눈 맞춤 한 번이 쌓여서 몇 달, 몇 년 후 큰 변화를 만든다. 조기개입은 이런 순간(moments)을 어떻게 쌓아 장기적인 변화(long-term changes)로 이어가느냐가 핵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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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욕, 즐거운 발달의 시간

글 : 이소영(한국영아발달조기개입협회)

0~3세 발달의 어려움이 있는 영아에게 하루의 모든 일과는 곧 발달의 기회입니다. 먹기, 기저귀 갈기, 외출하기와 같은 순간마다 아기는 감각을 깨우고, 움직임을 연습하며, 사회적 상호작용을 배우게 되지요. 그중에서도 목욕은 위생을 위해서도 꼭 필요한 시간이지만, 전반적인 발달을 즐거운 놀이와 함께 이루어낼 수 있는 시간이기도 합니다.

목욕을 준비하는 순간을 떠올려 보세요. 양육자가 따뜻한 물을 준비하며 “목욕하자~” 하고 다정하게 말을 건넵니다. 그러면 아기는 언어적 자극과 정서적 안정감을 동시에 경험하게 됩니다. 머리를 감기기 위해 샴푸를 짜면서 “머리 감자, 샴푸를 쭉 짜서 문질문질~” 같은 설명을 덧붙이면, 아기는 생활 속 어휘를 반복적으로 듣고 이해하게 되면서 언어가 발달하게 되지요. 물에 젖지 않는 장난감을 욕조에 넣고 놀게 하면 아기는 물의 성질을 자연스럽게 이해하면서도 물체의 움직임을 탐색하며 인지적 경험을 쌓게 됩니다. 물에 둥둥 떠다니는 작은 장난감을 잡아보는 과정은 소근육운동 발달을 촉진합니다. 또한 목욕하기 전후에 옷을 벗고 입는 과정은 자조기술을 익히는 기회가 됩니다. 발달이 지연되는 아동에게는 이러한 일상적 반복 경험이 치료실에서의 훈련보다 실제 생활 속 기술 습득으로 이어지는 중요한 발달 자원이 됩니다.

목욕은 감각 발달에도 큰 의미를 갖습니다. 따뜻한 물의 온도, 거품의 촉감, 물이 흐르는 소리는 아기에게 풍부한 감각 자극을 제공합니다. 발달 지연이나 장애가 있는 아동 중 일부는 감각 경험을 회피하거나 과민하게 반응하기도 하는데, 목욕은 이를 자연스럽게 경험하고 조절하는 기회를 제공합니다. 동시에 양육자의 손길, 시선, 대화는 아기의 정서적 안정과 사회성 발달을 돕지요. 즉, 목욕은 애착 형성, 의사소통 촉진, 운동 및 인지 발달, 자조기술 발달이 통합적으로 이루어지는 시간입니다.

하지만 목욕은 발달의 기회인 동시에 반드시 안전을 고려해야 합니다. 아기는 얕은 물에서도 쉽게 위험에 노출될 수 있습니다. 물의 온도는 37~38도로 유지해 뜨겁거나 차갑지 않게 조절하고, 물 깊이는 얕게 해 아기의 몸이 대부분 물 위로 나오도록 해야 합니다. 욕조 미끄럼 방지 매트나 보조 의자 같은 안전용품을 활용할 수 있지만, 목욕 중에는 양육자가 단 한 순간도 아기에게서 눈을 떼어서는 안 됩니다. 발달을 촉진하는 목욕의 의미는 안전이 지켜질 때만 실현될 수 있겠지요.

결국 목욕은 아기의 성장과 발달을 자연스럽게 지원하는 생활 속 교육의 장입니다. 목욕시간을 발달의 기회로 인식할 때, 아기는 더 풍부한 감각 경험과 사회적 상호작용 속에서 성장할 수 있을 것입니다.

0~6개월: 안정감과 감각 경험의 시작

생후 초기에는 따뜻한 물과 피부 자극을 통해 안정감을 주고, 양육자의 품에서 느끼는 촉감과 목소리를 통해 애착을 형성하는 시간이 됩니다.

발달 포인트

아기와 눈을 맞추며 부드럽게 노래를 부르거나 “물 뿌려요, 따뜻하지?”와 같은 말을 하시면 청각 자극과 언어 자극을 동시에 제공합니다. 물의 온도, 피부에 닿는 감촉, 양육자의 손길은 감각 통합 발달의 기초가 됩니다.

유의사항

미끄럼 방지 매트를 사용하시고, 반드시 한 손은 아기를 지지해야 합니다. 감각 과민이 있는 아기는 물의 양을 조금씩 늘려가며 적응시켜 주시면 좋습니다.

6~12개월: 탐색과 놀이의 시작

앉기가 가능해지며 물을 손으로 치거나 장난감을 잡고 탐색할 수 있는 시기입니다.

발달 포인트

아기가 물을 손바닥으로 휘저으며 ‘척척’, ‘찰박’ 같은 의성어를 들어보면 언어와 운동 발달이 동시에 자극됩니다. 눌러서 물이 나오는 장난감을 주시면 소근육 조절과 원인-결과 개념 이해에도 도움이 됩니다.

유의사항

아기가 스스로 앉을 수 있더라도 물속에서는 균형을 잃기 쉽기 때문에 반드시 목욕 의자를 사용해 주셔야 합니다. 또, 위험을 인식하지 못해 뜨거운 수도꼭지를 만지거나 돌릴 수 있으므로 꼭 보호해 주셔야 합니다. 미끄럼 방지 매트와 안전 커버를 준비해 주시면 좋습니다.

12~18개월: 언어와 모방, 놀이 확장

이 시기에는 목욕을 놀이 시간으로 확장할 수 있습니다. 아기에게 물에 뜨는 장난감을 주고 잡아 그릇에 담아보게 하거나, 작은 바가지를 이용해 물을 뜨고 쏟아보게 하는 활동이 좋습니다. 페트병에 구멍을 뚫어 물을 담갔다가 들어 올리면 분수처럼 물이 쏟아지는 것을 보는 것도 즐거운 경험이 됩니다.

발달 포인트

반복적 행동을 통해 인과관계를 이해하고, 소근육 조절 능력과 인지 발달이 촉진됩니다. “물 떠서 컵에 쏙!”, “뿌려요~”와 같은 말을 함께 해주시면 언어 자극도 풍부해집니다.

유의사항

아기가 활동량이 많아져 물을 튀기거나 크게 움직일 수 있으므로 미끄럼 사고에 유의해 주셔야 합니다. 너무 많은 장난감을 욕조에 넣어주지 말고 1-2가지만 주어 충분히 탐색할 수 있도록 해주세요.

18~24개월: 자조기술과 안전 인식

혼자 걷고 뛰기 시작하면서 자조기술을 시도할 수 있는 시기입니다. 스스로 비누칠을 해보거나 손에 물을 적셔 씻는 연습을 할 수 있습니다.

발달 포인트

목욕과정에서 옷을 벗고 정리하는 활동을 함께 하시면 자기 관리 능력을 기를 수 있습니다. 또, 아기와 함께 물컵을 채우고 붓는 활동은 집중력과 협응력을 기릅니다.

유의사항

욕실 바깥쪽 바닥에 물기가 있으면 아기가 넘어져 크게 다칠 수 있으므로 특히 주의해 주셔야 합니다. 발달 지연 아기는 ‘비누 묻히기-물로 헹구기’처럼 순서를 그림으로 보여주며 지원하면 효과적입니다.

24~36개월: 상상놀이와 창의력 확장

자조기술이 강화되고, 그림 그리기와 상상놀이에 관심이 많아지는 시기입니다. 목욕 전에 물감놀이를 하고 바로 목욕으로 이어가면 놀이와 정리를 동시에 할 수 있어 효율적입니다. 거품으로 모양을 만들거나 스펀지로 찍어보는 놀이도 창의력을 자극합니다.

발달 포인트

물에 글씨를 쓰거나 욕조 벽에 붙이는 목욕용 스티커를 활용하면 언어와 인지 발달에 도움이 됩니다. 역할놀이를 통해 사회성 발달도 이끌 수 있습니다.

유의사항

물놀이가 길어지면 피부가 건조해질 수 있으므로 적절한 시간(10~15분)을 지켜주시고, 놀이용품은 위생 관리가 용이한 제품을 사용해 주시는 것이 좋습니다. 발달 지체 아기는 놀이 도구를 단순화하고, 구체적인 언어 자극을 곁들여 주시면 효과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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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과 함께 먹는 시간은 아기의 몸과 마음을 모두 자라게 해요

아기가 태어나 처음 맞이하는 식사 시간은 단순히 배를 채우는 시간이 아닙니다. 숟가락이 입으로 들어가고, 물이 목을 넘어가는 매 순간이 바로 관계와 발달의 시간입니다.

미국과 유럽의 여러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온라인 플랫폼 Dysphagia Café는 이러한 시각을 적극적으로 전합니다. Dysphagia Café는 연하장애(dysphagia), 식사 지원, 구강·삼킴 기능, 그리고 발달적 식사 지원 전략에 관한 다양한 전문가 칼럼을 제공하는 사이트입니다. 이곳에는 언어재활, 특수교육 전문가, 작업치료사 등이 각자의 임상 경험과 연구를 바탕으로 식사 장면을 어떻게 ‘발달과 즐거움의 장’으로 만들 수 있는지를 나누고 있습니다.

노르웨이 Statped의 수석 고문인 에나 하임달(Ena Heimdahl) 역시 Dysphagia Café 필진으로 활동하며, ‘Eating together is an act of love(함께 먹는 것은 사랑의 표현이다)’라는 주제로 글을 연재했습니다. 그녀는 중증·복합장애 아동을 포함한 모든 영아에게 식사 시간은 사회적 포함과 상호작용의 기회라고 강조합니다.

아기와 함께하는 즐거운 식사, 이렇게 시작해보세요.

✅눈을 맞추고 시작하기 아기 앞에 앉아 눈을 바라보며 “이제 먹자”라는 신호를 주세요. 이는 식사의 시작을 예측하게 하고, 심리적 안정감을 줍니다.

✅속도를 맞추기 숟가락을 빠르게 연이어 넣기보다, 한 숟갈 후 잠시 멈춰 아기가 씹고 삼키는 과정을 기다려 주세요. 이 ‘페이싱’이 아기의 자율성을 존중하는 첫걸음입니다.

✅함께 맛보기 가능하다면 부모도 같은 음식(또는 비슷한 질감의 음식)을 함께 먹어 보세요. 이는 ‘먹여주는 시간’을 ‘함께 먹는 시간’으로 바꿉니다.

✅작은 신호 읽기 아기의 표정, 손짓, 몸의 움직임은 “더 주세요” 혹은 “잠깐 쉬어요”라는 중요한 메시지입니다. 말을 하지 않아도 아기의 의사소통을 존중해 주세요.

✅또래·가족과의 식사 기회 만들기 형제나 다른 가족이 함께 식사에 참여하면, 아기는 자연스럽게 사회적 식사 문화를 경험하게 됩니다.

‘함께 먹기’가 주는 힘

하임달은 식사를 영양 공급이 아니라 관계 형성·참여·의사소통의 장으로 봅니다. 부모와 아기가 함께 웃고, 기다리고, 반응하는 식사 시간은 아기의 신체 발달뿐 아니라 정서 발달, 사회성, 의사소통 능력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줍니다.

Dysphagia Café가 전하는 메시지는 분명합니다.

"Eating together is an act of love." 함께 먹는 것은 사랑을 표현하는 행동이며, 그 사랑은 아기의 하루와 평생을 지탱하는 힘이 됩니다.

오늘 저녁, 아기와 함께하는 식사 자리에 조금 더 눈을 맞추고, 속도를 맞추며, 웃음을 나눠보세요. 그것이 바로 아기 발달의 든든한 밑거름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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움직임이 두뇌를 깨운다 4 - 긍정적인 발달을 위한 초기 아동 경험

움직임은 단순한 신체 활동을 넘어, 언어·인지·정서·사회성 발달과 깊이 연결되어 있습니다. 아이가 스스로 움직이며 세상을 탐험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은 두뇌를 자극하고, 자신감을 키우며, 건강한 몸과 마음이 함께 자라도록 이끄는 중요한 과정입니다. 이 시리즈를 통해 양육자는 움직임의 힘을 이해하고, 일상 속에서 아이의 발달을 돕는 구체적인 방법과 시각을 얻을 수 있습니다.
아이가 처음 기어가거나, 스스로 몸을 움직이는 순간을 떠올려 보세요. 그때 아이의 표정이 얼마나 반짝였는지 기억하시나요? 이 ‘움직임’은 단순히 몸을 쓰는 것이 아니라, 두뇌를 깨우고 세상과 연결되는 중요한 시작입니다.

초기의 운동 경험은 언어 발달과도 깊이 연결되어 있습니다. 몸을 움직이며 아이는 사물을 더 잘 보고, 소리를 더 잘 듣고, 주변과 더 많이 상호작용하게 됩니다. 이러한 경험들이 서로 맞물리면서, 인지·언어·정서 발달이 함께 이루어집니다. 이를 ‘통합적 발달’이라고 부릅니다.

연구에 따르면, 운동 발달은 추후 언어 능력, 읽기 능력과도 관련이 있습니다. 단순히 ‘몸을 잘 쓰게 된다’는 차원을 넘어, 아이의 사고와 학습에까지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는 것이죠.

또한, ‘건강한 신체에 건강한 정신이 깃든다’는 말처럼, 움직임은 아이의 정신 건강에도 큰 힘이 됩니다. 몸과 마음은 따로가 아니라 하나로 연결되어, 함께 성장해 나갑니다.

아이가 스스로 움직일 수 있도록 돕는 것은 단순한 신체 발달 지원이 아닙니다. 아이의 두뇌와 마음, 그리고 미래의 학습 능력까지 키워주는 가장 자연스럽고 효과적인 방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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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달의 어려움이 있는 아기에게는 안정적인 수면 패턴이 더욱 중요해요

글 : 이소영(한국영아발달조기개입협회)

아기들은 출생 후 짧은 시간 안에 눈부신 변화를 겪으며 하루가 다르게 성장합니다.

성장 과정에서 수면 패턴 또한 빠르게 변하기 때문에, 양육자들은 변화에 맞춰 아기를 돌보는 데 어려움을 겪기도 합니다.

수면은 뇌와 신체의 성장을 촉진하고 정서 안정과 면역력 향상에 기여하며, 전반적인 발달과 건강을 지탱하는 핵심 요소입니다. 그러나 발달이 늦은 아기들은 편안하게 잠드는 데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 글은 초보 양육자도 아기의 수면 리듬을 안정적으로 형성할 수 있도록, 시기별 수면 특징과 안전하고 편안한 잠자리 환경을 만드는 방법을 구체적으로 안내합니다.

아기는 엄마의 뱃속에서 양수 소리를 들으며 어머니의 심장 박동과 움직임에 맞춰 생활하던 환경에서 벗어나, 빛과 소리, 다양한 감각적 자극이 존재하는 세상으로 나옵니다. 자궁 속은 완전한 어둠이 아니지만, 시각 체계가 아직 미숙해 빛을 인식하지 못하던 상태였습니다. 세상에 나온 아기는 처음에는 수면과 수유를 반복하다가 점차 깨어 있는 시간이 늘어납니다. 이 시간 동안 먹기, 양육자와의 상호작용, 놀이 등을 통해 발달이 이루어집니다. 많은 보호자들은 ‘깨어 있는 시간’을 어떻게 보내느냐가 발달의 핵심이라고 생각하곤 합니다. 특히 발달이 늦은 아기의 경우 이 시간을 최대한 활용해야 한다고 여기며 치료나 자극 제공에 집중합니다. 그러나 깨어 있는 시간의 질은 충분하고 안정적인 수면이 전제되어야 합니다. 아기가 편안하게 잠을 자야만 깨어 있을 때 집중하고 적극적으로 상호작용하며 놀이에 참여할 수 있습니다.

발달의 어려움을 가진 영아들은 감각 정보를 적절히 처리하는 데 어려움이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작은 빛이나 소리에도 쉽게 놀라거나, 주변 환경 변화에 예민하게 반응해 잠들기까지 시간이 오래 걸리고, 잠든 후에도 자주 깨거나 얕은 잠을 자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로 인해 낮 시간 활동에서 피로, 집중력 저하, 짜증, 참여 의욕 감소가 나타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24개월 된 한 아기는 낮잠을 거의 자지 못하고, 밤에도 머리를 바닥에 부딪히는 행동을 반복한 뒤에야 잠이 듭니다. 이 아기는 감각적으로 매우 민감하며, 생후 초기부터 재활치료실을 이용해왔는데, 유모차에서 낮잠을 자다 치료실 근처의 소리에 깨어 울곤 했습니다. 그 결과 안아서 재우는 습관이 형성되었고, 지금까지도 등을 대고 눕는 수면 자세를 거부합니다. 이처럼 초기의 수면 경험과 환경은 장기적으로 수면 습관과 안정감 형성에 큰 영향을 미칩니다.

재활치료를 받는 영아들의 일과를 살펴보면, 하루에 여러 차례 치료실을 오가며 낮잠이 끊기거나 생략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동과 치료로 인한 과도한 자극은 발달을 촉진하기보다 수면과 회복을 방해해 오히려 발달을 저해할 수 있습니다. 수면은 단순한 휴식이 아니라 뇌 발달, 기억 정리, 감각 통합, 성장 호르몬 분비 등 아기의 발달 과정 전반을 뒷받침하는 필수 요소입니다. 따라서 발달의 어려움이 있는 영아일수록 치료 계획과 더불어 수면 리듬과 환경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수면 관리는 발달을 위한 기초 체력을 만드는 일이며, 치료만큼이나 반드시 고려해야 할 핵심 요소입니다.

0~6개월: 수면 리듬에 적응해 가요

이 시기 아기는 하루에 14~17시간 이상 자요. 아직 낮과 밤의 구분이 없어서 짧게 자고 자주 깹니다. 아기가 자는 동안 뇌와 몸이 빠르게 발달하고, 감각을 처리하는 능력과 면역력도 함께 자랍니다. 그래서 깨어있는 시간보다 자는 시간이 훨씬 많아요.

발달 포인트

아기는 잠이 오면 몸으로 신호를 보내요. 하품을 하거나, 눈을 비비거나, 멍하니 한 곳을 바라보거나, 얼굴이 붉어지고, 손을 꼭 쥐는 행동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이런 행동이 보이면 바로 ‘졸음 신호’예요. 이 신호를 놓치고 재우지 않으면 아기는 쉽게 잠들지 못하고 울거나 몸부림을 치기도 합니다. 그러면 마치 괴로워하는 것처럼 보일 수 있죠. 아기의 졸음 신호를 잘 읽고, 빠르게 재워 보세요. 그러려면 아기가 보내는 작은 변화에 민감해져야 합니다. 또한, 아기를 재울 때는 반드시 등을 대고 눕혀야 해요. 머리 한쪽으로만 자주 돌리지 않도록, 하루는 왼쪽, 다음 날은 오른쪽으로 번갈아 눕혀 주면 머리 모양이 고르게 자라고 목 근육 발달에도 좋아요. 아직 구르지 않는 시기에는 속싸개를 활용해 몸을 감싸 주면 안정감을 느끼지만, 구르기 시작하면 질식 위험이 있으니 중단하고 수면조끼로 바꿔주세요.

속싸개를 얼마나 오래 사용해야 할까요?

속싸개는 신생아가 편안하게 잠들 수 있도록 몸을 부드럽게 감싸주는 용품입니다. 신생아에게서 나타나는 대표적인 반사 운동 중 하나인 모로 반사는, 자궁 속과 다른 환경에서 놀랐을 때 팔과 다리를 갑자기 움츠리며 무언가를 잡으려는 듯 움직이는 반응을 말합니다. 이 반사는 수면 중에도 나타나 아기가 잠에서 깨게 할 수 있는데, 속싸개를 사용하면 마치 엄마 자궁 속에 있는 것처럼 안정감을 느끼게 해주어 충분한 숙면을 돕습니다. 또한 심리적 안정과 정서 발달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줍니다. 모로 반사는 생후 2개월까지 가장 강하게 나타나며, 보통 3~4개월 무렵에 사라집니다.
출생 후 한 달이 지나면 아기의 움직임이 점차 활발해지므로, 깨어 있을 때는 속싸개를 잠시 풀어주고 잠잘 때만 사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아기가 몸을 옆으로 틀려 하거나 반쯤 돌아누워 뒤집기 징후가 보이면 속싸개에 의한 질식 위험이 있으므로 사용을 중단해야 합니다. 또한 가슴 부분이 너무 꽉 조이지 않도록 하고, 엉덩이와 다리 움직임이 가능하도록 감싸야 고관절 발달에 문제가 없습니다.

유의사항

수유를 하면서 매번 잠드는 습관이 들면 스스로 잠드는 법을 배우기 어렵습니다. 가끔은 먹고 난 뒤에도 아기가 깬 상태라면, 기저귀를 갈아 주거나 잠시 책을 함께 보거나, 바닥에 눕혀 발차기 놀이를 하거나, 부드럽게 노래를 불러주는 등 간단한 활동을 한 뒤 재워 주세요.
그리고 낮잠 시간을 일부러 줄이려고 깨우는 것은 좋지 않습니다. 또 밤잠 전에 신나게 놀게 해서 피곤하게 만들면 더 잘 잘 거라 생각할 수 있지만, 아기는 과도하게 피곤해지면 스트레스 호르몬(코르티솔)이 높아져 몸이 각성 상태가 되어 오히려 잠들기 힘들어집니다.

침대 용품에 의한 질식 위험

0~6개월 아기는 뒤집기나 머리 들기 같은 운동 기능이 아직 충분히 발달하지 않아, 호흡이 막히는 상황에서 스스로 자세를 바꿀 수 없습니다. 이 시기에 아기를 엎드려 재우면 얼굴이 매트리스나 침구에 파묻혀 질식 위험이 커집니다. 또한 너무 푹 꺼지는 매트리스, 두꺼운 이불, 큰 베개, 부드러운 범퍼 패드, 인형 같은 물건도 아기의 얼굴을 덮거나 코와 입을 막을 수 있어 위험합니다. 안전을 위해 아기 침대에는 단단한 매트리스와 맞는 크기의 침대 시트 외에는 아무것도 두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신생아가 어른과 함께 자는 것은 위험해요

아직 몸이 작은 영아를 어른과 같은 침대에서 재우면, 어른의 몸이나 팔, 이불에 눌려 호흡이 막히는 질식 사고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특히 깊이 자는 동안 무의식적으로 몸을 움직이거나, 베개·이불이 아기 얼굴을 덮는 상황이 생길 수 있습니다. 또한 어른 침대는 높이가 있어 아기가 옆으로 구르거나 움직이다 떨어질 위험도 있습니다. 안전을 위해 0~6개월 아기는 보호자와 같은 방에서 아기 전용 침대나 요를 사용해 재우는 것이 권장됩니다.

6~12개월: 낮과 밤을 점차 구분해요

이 시기에는 밤에 자는 시간이 길어지고, 낮잠은 2~3번 정도로 줄어듭니다. 주·야간의 리듬이 잡히기 시작하고, 아기가 스스로 잠드는 능력도 조금씩 발달합니다.

발달 포인트

이 시기 아기는 눈을 비비거나 귀를 잡아당기고, 하품을 자주 하거나 시선이 멍해지는 등의 졸음 신호를 보입니다. 놀이 반응이 줄거나 칭얼거리는 것도 졸렸다는 신호일 수 있습니다. 이런 신호를 놓치지 않고 바로 재우면, 아기가 스스로 잠드는 연습을 하면서도 보다 쉽게 숙면에 들 수 있습니다. 따라서 ‘졸리지만 깨어있는 상태’에서 침대에 눕히고, 규칙적인 취침·기상 시간과 예측 가능한 수면 루틴을 유지하는 것이 좋습니다. 낮에는 햇빛을 쬐게 하고, 밤에는 조명을 어둡게 하여 낮과 밤의 차이를 확실히 알려주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유의사항

이 시기에는 분리불안이 심해질 수 있어요. 방을 나가기 전에 짧고 반복적인 안심 신호(토닥토닥, “잘 자”)를 주면 도움이 됩니다. 또, 낮잠을 유모차나 차 안에서만 자는 습관이 생기면 집에서는 잘 못 자게 될 수 있으니 주의하세요. 밤중 수유는 필요에 따라 점차 줄이되, 수면 퇴행 시(46개월, 810개월)에 새로운 습관을 만들지 않고 기존 루틴을 유지하는 것이 좋습니다.

영아의 침대 낙상 문제

영아를 낮잠이나 잠시 돌볼 때 어른 침대에 그냥 올려두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6~12개월 아기는 뒤집기, 구르기, 배밀이 등 이동 능력이 빠르게 발달하는 시기이기 때문에, 잠깐 한눈을 파는 사이에도 침대 끝까지 이동해 떨어질 위험이 큽니다.
미국의 연구에 따르면, 영아가 침대에서 떨어지는 사고는 비교적 흔하게 발생하며, 대부분은 타박상이나 찰과상 같은 경미한 부상으로 끝납니다. 그러나 약 5~10%의 경우에는 두개골 골절이나 뇌손상과 같은 중대한 부상으로 이어졌습니다. 한 조사에서는 영아 낙상 사고 1,449건 중 56.4%가 경미한 부상, 9.4%가 중증 부상, 4.1%가 두개골 골절, 2.1%가 뇌손상이었습니다. 이러한 통계는 전체적으로 비율이 높지는 않지만, 소수라도 심각한 부상 위험이 있다는 점에서 침대 전환 시 낙상 방지용 안전가드 설치와 주변 환경 점검이 필수적임을 보여줍니다.

12~18개월: 수면 패턴이 자리잡아가요

낮잠이 하루 1~2회로 줄어드는 시기예요. 아기의 활동량이 늘어나면서 숙면이 더 필요해집니다. 밤에 깨는 일이 줄고, 수면 패턴이 안정됩니다.

발달 포인트

이 시기 아기는 하루 일과와 반복되는 행동을 기억하고, 특정 신호와 수면을 연결하는 능력이 발달합니다. 따라서 항상 같은 순서와 방식의 ‘수면 신호’를 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예를 들어,
💤“잘 시간이에요” 같은 짧고 일관된 말
💤취침 전에 부르는 특정 자장가나 잔잔한 음악
💤조명 끄기 또는 수면등 켜기
💤좋아하는 인형이나 담요 안기
이렇게 매일 반복되는 동일한 패턴이 있으면, 아기는 그 신호를 듣거나 보는 순간 “이제 잘 시간”임을 인식하게 됩니다.

또한 밤잠 전에는 아기의 신체 리듬을 안정시켜 자연스럽게 수면으로 전환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좋습니다.
예를 들어,
🌙따뜻한 물로 목욕: 체온이 일시적으로 올라갔다가 서서히 떨어질 때 졸음이 유도됩니다.
🌙간단한 스트레칭 놀이: 팔·다리 가볍게 주물러주거나, 온몸을 부드럽게 쓰다듬어 주면 근육 긴장이 완화됩니다. 🌙조명 점진적으로 낮추기: 잠들기 30분 전부터 조도를 줄여 멜라토닌 분비를 돕습니다.
🌙차분한 대화나 책 읽기: 낮의 자극을 마무리하고, 심리적 안정을 주어 수면으로 넘어가는 다리가 됩니다. 중요한 점은 이 모든 과정이 항상 같은 순서로 진행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순서가 바뀌거나 빠지면 아기가 혼란을 느껴 잠자리 전환이 어려워질 수 있습니다.

유의사항

낮잠이 오후 늦게 시작되면 밤에 잠드는 시간이 밀려 수면 리듬이 흐트러집니다. 예를 들어, 오후 4시 이후에 낮잠을 시작하면 밤 10시가 넘어야 잠이 드는 경우도 있습니다. 따라서 낮잠은 가능하면 오후 1~2시 이전에 마무리되도록 하고, 늦게 깬 날에는 밤잠 시간을 조금 당겨 전체 수면 시간을 맞춰 주세요.

침대나 아기 침대에서 장난을 오래 치면, 아기가 그 공간을 ‘노는 곳’으로 인식하게 됩니다. 이렇게 되면 잠자리로 옮겨도 바로 잠에 들지 못하고, 침대에 올라가면 놀고 싶은 마음이 먼저 들 수 있습니다. 잠자리는 오직 자는 곳이라는 인식을 주기 위해, 깨어 있는 동안에는 가능한 한 다른 공간에서 놀이를 하고, 침대에서는 책 읽기나 수면 준비 외의 활동은 최소화하세요.

12~18개월은 유치가 나는 시기라 잇몸이 간지럽거나 아플 수 있습니다. 이런 불편감이 밤잠과 낮잠을 방해해 잦은 깸이나 뒤척임이 생깁니다. 이를 완화하기 위해 잠들기 전 차갑게 식힌 치발기나 의사의 권고에 따른 진통 완화 젤을 사용해 주면 도움이 됩니다. 또, 치아가 나는 동안은 아기가 더 예민해질 수 있으므로 평소보다 더 차분하고 일관된 수면 루틴을 유지하는 것이 좋습니다.

18~24개월: 자기 주도적 수면 습관이 형성돼요

낮잠이 하루 1번으로 굳어지고, 자기 주도성이 강해져 잠자리를 거부할 수 있는 시기입니다. 말이 늘어나면서 루틴을 이해하고 참여할 수 있습니다.

발달 포인트

잠자리에 들기 전 잠잘기 루틴을 그림으로 보여주면 좋아요. 예를 들어 ‘양치하기 → 책 읽기 → 인형 안기 → 불 끄기’ 순서를 그림으로 보여주는 거죠. 낮잠 전에는 흥분된 활동 대신 조용한 놀이로 마음을 가라앉히고, 잠옷이나 인형을 스스로 고르게 해 참여 의욕을 높이세요.

유의사항

더이상 아기침대를 사용하지 않고 침대를 사용한다면 낙상 방지용 안전 가드를 설치해 주는 것이 좋습니다. 아이가 자다가 뒤척이거나 일어나더라도 침대 밖으로 떨어지는 위험을 줄일 수 있습니다.
또, 잠자리에 들기 전에 아이에게 너무 많은 선택권을 주면 오히려 잠들기까지 시간이 길어질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어떤 책 읽을래?”, “어떤 잠옷 입을래?”를 계속 물어보면 아이는 더 고르고 싶어 하거나, 시간을 끌며 잠자리를 거부하게 됩니다. 따라서 선택은 미리 2~3가지로 정해주고, 그 안에서 고르게 하는 것이 좋습니다. 그리고 낮잠이 너무 늦게 시작되면 밤에 잠드는 시간이 밀려 수면 리듬이 깨질 수 있으니, 낮잠은 오후 초반에 끝낼 수 있도록 조율해 주세요.

24~36개월: 낮잠이 줄고 잠자리 준비를 스스로 해요

낮잠 시간이 줄거나, 아예 낮잠을 자지 않는 아기도 있지만, 낮잠을 자거나 조용히 휴식을 취하는 것은 여전히 발달과 정서 안정에 도움이 됩니다. 아기가 스스로 잠자리 준비를 할 수 있고, 사회성과 언어 발달이 빠릅니다.

발달 포인트

잠자리 준비를 아기가 주도하도록 해 주세요. 스스로 불을 끄거나, 읽을 책을 고르고, 인사를 하며 잘 준비를 하는 겁니다. 낮잠을 없애더라도 조용히 책을 보거나 음악을 듣는 시간을 주면 좋습니다. 잠자기 전 마사지를 하거나 잔잔한 음악을 틀어주면 심리적으로 안정됩니다.

유의사항

아이가 낮잠을 자지 않으면 오후에 피곤하거나 짜증을 낼 수 있으니, 이런 변화를 관찰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피곤함이 심하면 저녁 시간에 사소한 일에도 감정이 폭발하거나, 잠자리에 드는 것을 더 힘들어할 수 있습니다. 또, 잠들기 전에 부모와 논쟁하거나 협상을 하는 상황은 아이의 마음을 각성 상태로 만들고, 오히려 잠드는 시간을 늦춥니다. 예를 들어 “조금만 더 놀고 잘래” 같은 대화를 반복하다 보면 수면 루틴이 무너질 수 있습니다.

또한 이 시기 아기들은 어둠이나 낯선 소리에 불안을 느끼기 쉽습니다. 이런 불안은 잠드는 데 방해가 되므로, 수면등을 켜주거나 부드러운 음악을 틀어 주는 등 안심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하는 것이 좋습니다. 마지막으로, 잠자리에서 TV나 휴대폰을 보는 것은 화면 빛이 뇌를 각성 상태로 만들어 멜라토닌 분비를 방해하고, 화면 속 빠른 장면 전환이 아이의 마음을 흥분시켜 쉽게 잠들지 못하게 합니다. 따라서 잠자기 전에는 화면 대신 조용하고 차분한 활동으로 하루를 마무리하는 것이 좋습니다.

아이가 낮잠을 안자려고 해요

24~36개월 시기의 아기는 성장과 발달 속도, 생활 환경에 따라 낮잠 시간이 줄어들 수 있습니다. 일부 아기는 낮잠을 완전히 건너뛰기도 하지만, 그렇다고 하루 일정에서 휴식을 없애는 것은 좋지 않습니다. 낮잠을 자지 않더라도 조용하고 차분한 환경에서 몸과 마음을 쉬게 하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특히 어린이집처럼 단체생활을 하는 곳에서는 낮잠 시간이 공통으로 정해져 있어, 아기가 잠을 자지 않더라도 다른 아이들과 함께 누워서 휴식을 취하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이렇게 하면 단체생활 리듬에 맞추는 연습이 되고, 다른 아이들의 수면도 방해하지 않게 됩니다. 만약 낮잠 시간에 소란을 피워 친구들의 잠을 깨운다면, 분리된 공간에서 그림책 보기, 그림 그리기 같은 정적인 활동을 할 수 있도록 해 주세요.
만약 교사의 수가 적거나 별도의 공간이 없어 정적 활동이나 조용한 휴식을 제공하기 어렵다면, 아이가 충분히 점심을 먹은 후 하원하는 것이 아이의 컨디션을 위해 더 나은 선택이 될 수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아이가 낮잠을 자든 안 자든, 하루 중 일정 시간은 몸과 마음을 쉬게 하는 환경을 만들어 주는 것입니다.

발달의 어려움이 있는 아기에게는 안정적인 수면 패턴이 더욱 중요해요 더 읽기"

코로나19 팬데믹 동안 조기개입 제공자들의 양육자 코칭 활용에 영향을 준 요인들

조기개입 분야에서는 양육자가 아동의 발달을 지원하는 주체가 되어야 한다는 가족 중심 접근이 강조되고 있으나, 실제 서비스에서는 여전히 아동 중심 개입이 우세하다. 본 연구는 COVID-19 팬데믹이라는 전례 없는 상황에서 양육자 코칭이 어떻게 더 많이 사용되었는지를 탐색하여, 향후 양육자 코칭의 확산을 위해 어떤 조건이 필요한지를 밝혔다. 이는 조기개입의 질을 높이고, 가족 중심 실천을 실제 현장에 정착시키기 위한 실질적인 통찰을 제공한다.

연구 방법

1. 연구 방법


🔹질적 연구

🔹팬데믹 이전과 이후 보호자 코칭 사용 변화가 가장 큰 조기개입 제공자 13명을 대상으로 반구조화된 Zoom 면담을 실시하고 주제 분석을 적용함.

2. 참가자

🔹미국 일리노이주 13명의 조기개입 제공자
🔹전원 백인 여성, 평균 연령 50세)
🔹직종 : 언어병리사 4명, 특수교사 4명, 작업치료사 3명, 물리치료사 1명, 사회복지사 1명

3. 도구 및 절차

🔹1단계: 91명 대상 설문조사로 보호자 코칭 빈도 변화 확인

🔹2단계: 변화 점수가 높은 상위 15% 대상 심층 면담

🔹면담 주제: 보호자 코칭 네 가지 핵심 영역(사전 코칭, 공동 계획, 관찰/행동, 반성/피드백)에서 변화의 원인

결과

1. 서비스 전달 요인

🔹비대면 서비스(telepractice): 물리적 개입이 제한되면서 보호자가 주체가 되었고, 코칭이 필수로 전환됨.

🔹역할 변화: 전문가 중심에서 양육자 중심으로 전환되며, 전문가의 모델링보다 보호자의 직접 실천이 강조됨.

🔹양육자 기대 변화: 팬데믹으로 인해 서비스 방식이 명확히 설명되어야 했고, 이는 사전 코칭을 촉진시킴.

2. 학습 기회 요인

🔹개인적 성찰 및 변화: 전문가들이 자신의 신념과 실천을 돌아보고 새로운 방식으로 스스로를 변화시킴.

🔹교육자료 접근: 웹 세미나, 동영상 등 비대면 훈련 자원 활용

🔹동료 협력: 공동 치료(co-treatment), 동료 간 정보 공유 및 지원

논의

🔹팬데믹이 기폭제 역할: 물리적 거리두기가 오히려 보호자 중심 실천의 정착을 촉진함.

🔹역할 분산과 ‘role release’의 실제화: 전문가가 직접 개입하는 방식에서 보호자가 주도하고 전문가가 코칭하는 구조로 전환.

🔹성찰과 실제 경험의 중요성: 단순한 강의나 교육보다는 실천, 피드백, 반성이 진정한 행동 변화를 유도함.

🔹교육 전략의 변화 필요: 일회성 훈련보다는 실습 기반, 피드백 중심의 성인 학습전략 필요

조기개입에 대한 시사점

✅ 서비스 구조의 변화가 실천을 바꾼다: 비대면 서비스라는 외적 제약이 오히려 보호자 중심 개입을 활성화시켰으며, 이는 향후 서비스 설계 시 보호자 역할을 강조하는 구조적 장치가 필요함을 시사합니다.

✅ 훈련보다 경험과 피드백이 중요하다: 보호자 코칭을 실천하는 데 있어 단순 교육보다는 실제 경험, 자가 성찰, 동료 피드백이 더 효과적이라는 점은, 인력 양성 및 전문성 개발 프로그램의 방향성을 전환해야 함을 나타냅니다.

✅ 정책적 지원이 필수:
🔹Telepractice를 지속 가능한 서비스 방식으로 정착시키기 위한 기술, 장비, 접근성에 대한 제도적 뒷받침 필요
🔹EI 제공자들이 공동 치료나 동료 학습을 통해 성장할 수 있도록 협업 시간을 보장하고 보상하는 정책 마련 필요

✅ 조기개입 인력 양성의 혁신:
사전(pre-service) 및 재직(in-service) 교육 과정에서 보호자 코칭을 온라인, 오프라인 모두에서 실천할 수 있도록 복합적 성인학습전략을 포함해야 하며, 단순 강의보다 실습, 자기 평가, 반성, 협업이 병행되어야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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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ICU 및 추적 진료 프로그램에 내재된 조기개입 프로그램 PRIDE의 효과 평가

미숙아는 출생 직후부터 다양한 발달지연의 위험에 노출되어 있으며, 조기개입 서비스는 이러한 아동의 발달을 촉진하는 중요한 수단이다. 그러나 기존 조기개입 체계에서는 병원과 가정, 지역사회 간의 연계 부족과 의뢰 지연 등의 문제로 적시에 개입받지 못하는 사례가 많다. 본 연구는 NICU 및 추적 진료 과정에 조기개입을 통합함으로써 조기 의뢰와 개입의 신속성을 개선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이는 특히 저소득층 가정의 미숙아에게 있어 건강 및 발달 결과의 형평성을 높이는 데 중요한 의미가 있다.

연구 방법

1. 연구 방법


🔹후향적 비교연구

2. 참가자

🔹2008–2018년 사이 미숙아로 태어나 메디케이드 수혜를 받은 볼티모어시 거주 아동 956명

🔹PRIDE 참여(BWP): 271명

🔹PRIDE 비참여(BWOP): 685명

3. 자료 출처

🔹BITP 온라인 데이터베이스

4. 측정 도구 및 변수

🔹배경변인: 성별, 인종, 재태주수, 의뢰 경로

🔹주요 변수: 의뢰 연령, 프로그램 참여 기간, 조기개입 자격 기준, 종료 시점 상태 (IFSP/IEP 여부 등)

결과

🔹PRIDE 그룹(BWP)이 BWOP보다 의뢰 시기가 유의미하게 빠름 (평균 8.88개월 vs 13.64개월)

🔹PRIDE 그룹이 조기개입 프로그램에 더 오래 참여함 (평균 721일 vs 496일)

🔹부모 철회율은 낮고, 3세 시점 IEP 적격률은 높음

🔹PRIDE는 NICU 퇴원 전/후 연속적 서비스 연계와 NICU 추적 진료 참여 통해 효과적 개입을 유도함

논의

🔹NICU 연계 기반 개입의 강점
① 조기 식별 및 의뢰 가능
② 부모와의 신뢰 형성으로 지속적 참여 유도
③ 의료팀과 EI 팀 간 협업으로 IFSP 내용의 적기 조정 가능

🔹추가 시사점: PRIDE 프로그램은 기존 EI 시스템에 비해 의뢰 속도, 부모의 서비스 유지, 프로그램 지속기간 등에서 긍정적 효과를 보임. PRIDE 참여 아동은 평균적으로 재태주수가 더 낮고, 의학적 고위험군으로 구성됨에도 불구하고 서비스 수혜율이 높고 지속 참여율이 높음

🔹한계: 무작위 배정이 아닌 비교연구로 인과 해석 제한, COVID-19 이전 자료라는 점, 다른 지역 혹은 다른 조건의 NICU에 일반화는 어려움

조기개입에 대한 시사점

🔹NICU 입원 중이거나 추적 진료를 받는 고위험 영아에게 조기개입 서비스를 통합적으로 제공하면, 보다 시의적절한 식별과 빠른 의뢰가 가능해지고, 초기 개입까지의 연결 과정이 간소화되어 접근성과 연속성이 향상된다.

🔹NICU 입원 중 또는 퇴원 직후부터 PRIDE 서비스 코디네이터가 부모와의 접촉을 시작하고,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추적 진료에 동행하며 서비스를 조정함으로써, 가족과의 신뢰 관계가 형성되고 부모의 서비스 이탈률이 감소한다. 이는 부모 참여와 서비스 지속성을 강화하는 데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PRIDE에 참여한 아동은 재태주수가 더 낮고 의학적으로 고위험군에 속함에도 불구하고, 개입 프로그램에 더 오랜 기간 참여하였다. 이는 조기 의뢰와 밀착된 서비스 조정이 개입 지속 기간을 연장시키고, 중도 종료를 방지하는 데 기여함을 시사한다.

🔹PRIDE는 NICU 추적 진료 프로그램과 긴밀히 통합되어 있어, 추적 진료에서 얻은 평가 결과를 즉시 IFSP에 반영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서비스 계획의 품질과 반응성이 높아지며, 변화하는 아동의 발달 상태에 보다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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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수록, 아이의 뇌는 빠르게 자라고 있어요

0~2세. 아직은 말도 서툴고, 걸음마도 덜 익숙한 시기. 어떤 부모는 내 아이가 또래보다 느리다고 걱정하고, 어떤 부모는 무언가 더 해줘야 할 것 같아 늘 조급합니다. 하지만 잠깐 멈춰서 이렇게 생각해 보면 어떨까요?

“지금 이 아이가 유치원에 가고, 친구와 어울리며 학교를 다니는 미래의 모습을 상상해보면, 나는 오늘 무엇을 해줘야 할까?”

『아이의 뇌』는 주로 유아기 이후 아이의 발달과 부모의 역할을 다루지만, 이 책에서 전하는 메시지들은 영아기 발달의 방향을 설정하고 부모로서의 태도를 다잡는 데에도 충분히 울림을 줍니다. 오늘 읽은 몇 가지 인상 깊은 내용을 바탕으로, 발달지체 영아를 키우는 부모님께 드리고 싶은 이야기를 전합니다.
1. 놀이는 뇌를 행복하게 합니다
뛰어놀 수 있는 시간과 공간은 아이의 뇌를 건강하게, 그리고 행복하게 만듭니다. 많이 뛰놀수록 아이의 자아는 더 단단해집니다. 아이에게 움직일 수 있는 공간과 자유를 주세요. 작은 움직임 하나하나가 뇌 발달을 자극합니다.
💡 Tip: 아이가 맘껏 몸을 움직일 수 있도록 환경을 만들어 주세요.
2. 아이의 창의성은 이미 내면에 있습니다
창의성은 주입하는 것이 아니라 이미 아이 안에 존재하는 힘입니다. 창의력을 개발시켜준다고 하는 교구나 프로그램을 억지로 제공하기보다, 아이가 스스로 상상할 수 있도록 느슨한 시간과 자유로운 놀이를 주는 것이 더 효과적입니다. 특히 감각을 다양하게 사용하는 놀이(예: 소리 듣고 색 상상하기)는 아이의 뇌를 입체적으로 자극합니다.
💡 Tip: 가장 좋은 창의력 재료는 부모님의 질문입니다. “이 소리는 무슨 색일까?” 같은 질문이 상상력을 키웁니다.
3. 몰입을 방해하지 마세요
아이들이 무언가에 집중하고 있을 때, 자꾸 끼어들며 도와주고 싶어지는 것이 부모 마음입니다. 하지만 몰입 중인 아이는 그대로 두는 것이 최선의 지지일 수 있습니다. 창의력은 스스로 생각하는 뇌에서 자라납니다.
💡 Tip: 아이가 집중하고 있을 때, 조용히 곁에서 지켜보세요. 기다림은 가장 성숙한 개입입니다.
4. 공감하는 뇌, 사회적인 뇌는 자연스럽게 자랍니다
4세경이 되면 아이는 또래와 어울리기 시작합니다. 이건 훈련이 아니라 뇌의 성장 덕분입니다. ‘거울신경세포’라는 이름의 신경세포들이 타인의 행동과 감정을 그대로 따라하게 만들고, 공감 능력을 키워줍니다. 부모가 먼저 따뜻한 말투와 표정, 손길로 아이와 연결될 때, 아이는 세상과도 연결되는 법을 배웁니다.
💡 Tip: 친밀한 신체적 접촉은 백마디의 말보다 더 공감력을 키워줍니다. 위로가 필요할 땐 아이의 손을 잡아주세요.
5. 기다릴 줄 아는 아이로 키우는 기다림의 시간
『아이의 뇌』는 말합니다. “기다릴 줄 아는 아이가 세상을 이끈다.”
참을성, 조절력, 만족 지연 능력은 아이의 기질과 환경이 함께 키워내는 뇌의 힘입니다. 부모가 먼저 기다릴 줄 아는 모습을 보여줄 때, 아이는 스스로의 속도로 성장합니다.
💡 Tip: 다른 아이와 비교하지 마세요. 지금 이 아이는, 스스로 가장 잘 자라고 있는 중입니다.
🌱 이 책은 지금 바로 “읽어보세요”라고 권하기엔 0~2세 아이를 키우는 부모에겐 먼 이야기처럼 보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 시기의 부모가 조금 더 먼 미래를 상상하면서 아이를 바라보며, 오늘 부모님의 행동에 변화가 필요한지를 생각해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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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보기: 디지털 시대지만 책보기는 여전히 아기 발달에 중요해요

글 : 이소영(한국영아발달조기개입협회)

부모가 아기에게 책을 읽어주는 장면은 언뜻 보면 단순한 놀이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이 짧은 순간은 아기의 전인적 발달을 촘촘히 도와주는 강력한 계기가 됩니다. 특히 발달이 느리거나 지연된 0–3세 영아에게 책읽기는 언어 표현뿐 아니라 이해력, 감정 조절, 사회적 상호작용, 소근육 운동에 이르기까지 다면적인 자극을 줍니다. 아기가 스스로 단어를 말하지 못해도, 책 속 그림과 목소리로 세상을 이해해나갈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이러한 상호작용이 전문가가 아닌 바로 ‘부모’와의 관계 안에서 이루어진다는 점입니다.

요즘 많은 부모들은 아이가 발달이 늦어지면 먼저 치료실을 떠올립니다. 작업치료, 인지치료, 언어치료… 그렇게 하루 종일 병원과 센터를 오가며 아이의 발달을 채우려 합니다. 하지만 아이가 스스로 양말을 신고, 필요한 물건을 찾고, 질문에 반응하고, 사람과 연결되기를 바란다면, 치료실만이 답은 아닙니다. 바로 집 안에서, 그리고 책을 함께 보는 일상 속에서 아이의 성장은 시작될 수 있습니다.

책읽기는 글자를 아는 아이만이 하는 활동이 아닙니다. 생후 몇 개월 된 아기에게도 ‘책’은 훌륭한 감각 자극 도구가 됩니다. 두꺼운 보드북, 부드러운 천 책, 촉감이 다른 페이지가 있는 플랩북 등은 만지고, 입에 넣고, 흔들어보며 탐색하기에 더없이 좋습니다. 부모는 페이지를 넘기며 소리를 들려주고, 그림을 짚으며 말을 걸고, 아기와 눈을 맞춥니다. 그 시간 동안 아기는 비로소 사람의 목소리와 감정, 상징과 대상, 말과 의미 사이의 연결을 배우기 시작합니다. 이것이 바로 '영아기의 문해(literacy)'입니다.

이 시기의 문해란, 글자를 읽는 능력이 아니라 세상을 이해하고, 그림과 실제 경험을 연결짓는 기초 능력을 말합니다. 예를 들어, 책 속 그림에서 강아지를 보고 실제 산책길에서 강아지를 떠올릴 수 있다면, 아기의 머릿속에서는 ‘상징을 통한 이해’가 자라고 있는 것입니다. 그 기초는 책이라는 매체를 통해, 반복되는 부모의 말과 반응을 통해 차곡차곡 쌓여갑니다.

디지털 시대, 부모들이 흔히 하는 오해 중 하나는 스마트기기나 영상 콘텐츠를 통해서도 문해력이 충분히 발달할 수 있다는 믿음입니다. 하지만 0~2세의 영아기는 '감각운동기'에 속하며, 이 시기의 아기들은 오감으로 직접 탐색한 경험을 통해서만 대상의 본질을 이해할 수 있습니다. 플래시카드에서 사과 그림을 보여준다고 해서 실제 사과의 냄새나 질감, 무게, 맛까지 파악할 수 없는 것처럼, 스마트폰 화면 속 영상이나 그림 또한 현실의 대상을 완전히 대체할 수는 없습니다. 오히려 영상은 지나치게 빠르고 복잡한 자극을 제공하여, 아기가 주의집중이나 상징 이해 능력을 충분히 키우기도 전에 피로하게 만들 수 있습니다.

하지만 많은 부모들이 여전히 오해를 갖고 있습니다.
“이 시기에는 책보다는 플래시카드가 더 도움이 되지 않나요?”
“아직 아기가 집중을 못하는데 책은 너무 어려운 것 같아요.”
“책은 교육용으로 보여줘야지, 놀이처럼 하면 안 되는 거 아닌가요?”

그렇지 않습니다. 플래시카드는 정보를 빠르게 반복 제시하긴 하지만, 아기에게 중요한 것은 경험을 통해 체득하는 과정입니다. 아기에게 언어는 외워서 익히는 정보가 아니라, 함께 나누고 소통하는 관계 속에서 익히는 것입니다. 플래시카드나 영상은 일방적 자극을 줄 수 있지만, 부모와의 책읽기는 아기의 반응을 기다리고, 존중하며, 감정을 함께 주고받는 시간입니다.

책은 문해의 발달 뿐만 아니라, 관계 형성에도 중요한 매체입니다. 책을 가지고 놀이를 하고, 대화를 하고, 정서 조절을 할 수 있으며, 하루를 마무리하는 시간에 편안한 안정감을 느끼면서 양육자와의 상호작용을 하며 잠에 들기 위한 루틴으로도 활용할 수 있습니다. 그뿐 아니라, 책 속 장면을 따라 역할놀이를 하고, 좋아하는 책을 스스로 골라 오게 하고, 읽은 후 책을 정리하며 분류를 익히는 활동까지… 책의 역할을 확장해 나갈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부모가 ‘전문가’가 되어야 한다는 부담을 내려놓는 것입니다. 전문가의 책읽기도 좋지만, 아이에게 가장 익숙하고 편안한 목소리는 바로 부모의 목소리입니다. 부모의 말투, 웃음, 억양, 제스처, 눈빛이야말로 아기에게는 가장 살아 있는 언어 자극이 됩니다.

위와 같은 내용들을 기억한다면 발달이 지연되는 아기들에게도 책은 멀고 어려운 존재가 아닙니다. 오히려 자신의 속도대로 세상과 연결되는 첫 통로로 활용할 수 있습니다. 아기의 눈높이에서 책과 만나는 순간, 그 자체로 이미 좋은 시작입니다.

지금, 책을 한 권 꺼내서 아기와 마주 앉아보세요.

0~6개월: 아기도 책을 통해 세상을 봐요

생후 6개월 이전의 아기에게 책읽기는 이야기의 내용을 이해하기보다는, 감각적 자극과 정서적 안정이 중심이 됩니다. 아기는 부모의 목소리를 들으며 리듬과 억양에 반응하고, 책 속 단순한 그림이나 대비가 강한 패턴을 따라보며 시각 자극을 받습니다. 책을 보는 시간은 양육자와의 스킨십과 눈맞춤 속에서 이루어지며, 안정된 애착 형성에 긍정적인 역할을 합니다. 이 시기 책읽기는 ‘의미를 배우는 것’보다는 ‘세상을 안전하게 경험하는 방법’을 배우는 기회입니다.

발달 포인트

✔️부모의 목소리 억양과 리듬을 들으며 청각 자극을 받습니다.
✔️흑백 대비 그림, 얼굴 그림 등을 따라보며 시각 집중력과 추적 시선이 발달합니다.
✔️품에 안겨 책을 보며 정서적 안정과 애착 형성에 기여합니다.
✔️책장을 만지거나 넘겨보며 초기 소근육과 촉각 경험이 이루어집니다.
✔️간단한 상호작용(예: 미소, 옹알이)을 유도해 첫 사회적 반응을 연습합니다.

유의사항

✔️찢어지지 않는 보드북, 천 책, 목욕책을 활용하세요.
✔️아기의 집중 시간은 매우 짧아요. 아기가 집중을 못한다고 생각하기보다는 아기의 집중 시간에 맞춰서 짧게 읽어주는 것이 좋아요.
✔️글을 읽기보다는 그림을 함께 보며 "여기 강아지가 있네"처럼 이야기하듯 들려주세요.
✔️책에 흥미를 두지 않는 아기들도 있어요. 그렇다면 과하게 책 읽기를 유도하기보다는 잠시 책을 내려두고 아기와 얼굴을 마주보고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우리 아이가 발달이 늦다면

✅아기가 시각에 어려움이 있다면 흰 바탕에 빨강이나 주황 계열의 그림, 혹은 검은 바탕에 노랑 계열의 그림처럼 대비가 큰 그림이 있는 책을 보여주세요.
✅아기가 소리에 잘 반응하지 않는다면 부모의 표정을 풍부하게 사용해 주세요. 놀람, 기쁨, 슬픔 같은 감정을 얼굴로 드러내면 아기가 상황을 더 쉽게 이해할 수 있어요.
✅말과 함께 간단한 베이비사인(예: 손을 흔들며 “안녕”, 손가락으로 먹는 시늉 등)을 반복해서 보여주는 것도 좋아요. 아직 아기가 직접 따라 하지는 못해도, 동작의 의미는 조금씩 익혀갈 수 있답니다.

6~12개월: 책을 스스로 탐색하면서 경험을 확장해 가요

6개월이 지나면서 아기는 주변 사물에 더 많은 관심을 보이며 책을 장난감처럼 대하게 됩니다. 입에 넣고 흔들며 탐색하고, 책장을 넘기려는 시도를 하기도 합니다. 이 시기에는 책을 통해 소리와 그림을 연결해보는 것이 중요하며, 단어와 사물 개념의 기초가 쌓입니다. 반복적인 구절과 의성어에 반응하며 옹알이를 따라하고, 부모의 언어를 모방하려는 행동도 시작됩니다.

발달 포인트

✔️“또 또 또~”처럼 반복되거나 “쿵짝 쿵짝”처럼 리듬 있는 말은 아기가 귀 기울이고 흉내 내기 좋은 언어 자극이 됩니다.
✔️동물 그림을 보며 “멍멍!”, “꿀꿀~” 같은 소리를 반복해주면, 아기는 그림과 소리를 함께 기억하게 돼요. 이런 경험이 말의 의미를 이해하는 첫걸음이 됩니다.
✔️책장을 넘기거나 책을 잡으며 소근육과 신체 협응력이 발달합니다.
✔️숨겨진 그림을 열어보는 “까꿍 책”이나 “플랩북”은 아기가 열고 닫는 동작을 반복하며 즐길 수 있어요. 사라졌다가 나타나는 그림에 놀라며 웃기도 하고, 손으로 조작하면서 놀이하듯 책을 경험할 수 있습니다.
✔️부모가 책을 보며 웃거나 놀라는 표정을 지으면, 아기도 그 표정을 따라 하거나 반응을 보여요. 이렇게 서로 눈을 마주치고 감정을 주고받는 경험을 통해 아기는 사람과 소통하는 방법을 배워요.
✔️책을 함께 보다 보면 자연스럽게 집중하는 시간도 조금씩 늘어날 수 있어요.

유의사항

✔️사진처럼 생긴 그림이나 집에서 자주 보는 컵, 신발, 강아지 같은 익숙한 물건이 나오는 책을 선택해 주세요.
✔️아기가 책을 입에 넣거나 흔드는 것은 책을 탐색하는 자연스러운 행동이에요. 무조건 못하게 말리지 말고 입에 넣어도 괜찮은 재질의 책을 주세요.
✔️아기가 책장을 잡고 넘기려 하면, 부모가 함께 넘기면서 이름을 불러주는 식으로 격려해 주세요.
✔️한 번에 길게 읽기보다 짧은 책을 하루에도 몇 번씩 반복해서 읽어주는 것이 효과적이에요.

우리 아이가 발달이 늦다면

✅말이 늦더라도 ‘멍멍’, ‘빵빵’ 같은 소리나 반복 문장이 나오는 책을 자주 읽어주면, 아기가 소리를 익히고 따라 할 기회를 가질 수 있어요.
✅촉각적 탐색을 위해 천으로 된 책, 오돌토돌한 부분이 있는 책처럼 다양한 질감을 손으로 느낄 수 있는 책을 보여 주세요.
✅주의 집중 시간이 짧은 아기에게는 책 전체를 다 읽으려고 하지 말고, 한 장면이나 그림만 천천히 함께 보는 것으로 시작해도 괜찮아요.

12~18개월: 그림의 의미와 상징을 이해하기 시작해요

이제 아이는 그림 속 사물 이름을 말하거나 가리키며, 책을 통해 언어를 표현하기 시작합니다. “멍멍!”, “까까!” 등 의미 있는 소리를 내며, 책 속 주인공의 행동을 따라 하기도 하고, 같은 책을 반복해서 보며 익숙함 속에서 안정감을 얻습니다. 책읽기는 단순한 수동적 듣기에서 양방향 상호작용으로 변하고, 아이는 점차 책 속 이야기의 흐름도 따라가려 합니다.

발달 포인트

✔️아기가 **“멍멍”, “빠빠”**처럼 단어를 말하려는 시도가 많아지고, 부모가 말하는 단어의 뜻도 점점 더 잘 알아듣게 됩니다.
✔️같은 책을 반복해서 읽다 보면, 다음 장면을 미리 떠올리거나 다음에 어떤 말이 나올지 예측하려고 하며 기억력과 예측 능력이 자랍니다.
✔️책 속 등장인물이 하는 행동을 몸으로 따라 하거나, 감정에 맞춰 웃거나 놀라는 반응을 보이며 역할 놀이와 감정 표현이 시작됩니다.
✔️책장을 직접 넘기거나 손가락으로 그림을 짚어가며 읽는 행동을 통해 손가락 사용과 조작 능력이 발달합니다.

유의사항

✔️같은 말이 반복되고 말소리에 리듬이 있는 책을 고르면 아기가 듣고 따라 하기 쉬워요. “곰 세 마리”처럼 반복되는 문장이 있는 책이 잘 맞습니다.
✔️아기가 그림을 가리키거나 말하려는 듯한 반응을 보일 때는 바로 다음 페이지로 넘어가지 말고, 잠시 기다려 주면서 반응을 유도해 주세요.
✔️아기가 자꾸 앞뒤로 책장을 넘기거나 중간부터 보려고 해도 괜찮아요. 책을 읽는 순서보다는 아이의 흥미를 따라가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책을 부모가 고르기보다는 아기가 스스로 고르게 해보는 경험을 자주 주세요. 책장 앞에서 손을 뻗고 골라보는 것만으로도 주도성이 자라납니다.

우리 아이가 발달이 늦다면

✅“이건 뭐야?”처럼 질문을 하기보다는 “여기 토끼가 있네~ 토끼가 점프하네~”처럼 자연스럽게 말해주며 언어를 들려주세요.
✅특정 주제에만 관심이 많은 아기는, 예를 들어 자동차를 좋아한다면 자동차가 나오는 책부터 시작해서 흥미를 확장해보세요.
✅인지 발달이 늦은 아기는 글자가 많고 복잡한 책보다는, 한 장에 하나의 그림이 크고 분명하게 있는 책으로 시작하는 것이 좋습니다. 색깔도 단순한 것이 더 효과적입니다.

18~24개월: 언어와 행동으로 이야기에 참여해요

이 시기의 아이는 책 속 줄거리를 이해하고 기억하는 능력이 생기며, 이야기 전개를 예측하거나 자신의 언어로 반응을 보이기 시작합니다. 문장의 끝을 이어 말하거나 다음 장면을 기다렸다가 스스로 책장을 넘기는 등의 행동이 나타납니다. 책은 아이가 스스로 참여하고, 감정과 사회 규범을 배우는 장으로 확장됩니다.

발달 포인트

✔️아기가 “엄마 와요”, “토끼 간다”처럼 두 단어를 연결해서 말하는 경우가 많아지며, 점점 더 자신 있게 의사 표현을 하려 합니다.
✔️반복해서 읽은 이야기의 흐름을 기억하고, 다음에 어떤 일이 일어날지 예상하며 생각을 이어가는 힘과 시간 개념이 자라납니다.
✔️책 속 주인공이 하는 행동을 따라 하거나 “토끼처럼 뛰자~” 하고 말하며 몸을 움직이는 상상 놀이로 이어지기도 합니다.
✔️주인공이 슬퍼하거나 화내는 장면에 반응하며, 아기도 감정을 드러내고 조절하는 방법을 배워 갑니다.

유의사항

✔️줄거리가 간단하면서도 사건이 이어지는 이야기책이나 웃긴 상황이 나오는 책이 아기의 흥미를 끌기 좋아요.
✔️책을 고르고 펼치고 다시 꽂는 과정을 아기 스스로 해보게 하면, 이야기뿐 아니라 자기 주도성도 함께 키울 수 있어요.
✔️아기가 듣고 바로 반응하지 않더라도 **“이건 누구였지?”, “무슨 일이 있었지?”**처럼 정답을 묻지 않는 열린 질문을 해보세요. 생각하는 시간을 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우리 아이가 발달이 늦다면

✅사람과의 상호작용에 관심이 적은 아기는, 동물 그림이 나오는 책을 보며 같이 움직이거나 소리를 흉내 내며 읽어주는 방식이 도움이 됩니다.
✅말하기가 느린 아기는 “이건 뭐야?”처럼 답을 요구하는 질문보다는, 부모가 먼저 “이건 사자야~ 으르렁~” 하고 말해주는 방식으로 언어를 보여주는 게 언어발달에 더 긍정적 영향을 줍니다.
✅감정을 표현하는 게 서툰 아기에게는 기쁘거나 속상한 표정이 잘 그려진 그림책을 반복해서 읽고, “이 친구는 속상했대” 같이 감정을 말로 풀어주는 연습이 도움이 됩니다.

24~36개월: 책을 통해 현실과 상상을 연결해요

말이 트이고 문장 사용이 자연스러워지며, 이제 아이는 책을 통해 정보를 배우고 자신의 경험과 연결할 수 있게 됩니다. 공룡, 동물, 탈것, 직업 등 다양한 주제의 책에 관심을 가지며, 이야기를 창작하거나 인형과 함께 극놀이를 하기도 합니다. 책읽기는 아이가 세상과 연결되고, 사고를 확장하며, 독립적인 학습자로 자라나는 밑거름이 됩니다.

발달 포인트

✔️아기가 “커다란 사자가 빨리 달려가요”처럼 형용사, 동사, 연결어를 자연스럽게 사용하며 문장이 길어지고 복잡해집니다.
✔️책 속 내용을 보며 “이건 왜 그래?”, “저건 어떻게 됐지?” 하고 질문하거나, 서로 다른 장면을 비교하려는 생각하는 말이 늘어납니다.
✔️책을 다 읽은 뒤 “이제 내 이야기 해볼까?” 하며, 자신만의 이야기를 지어보려는 창의적인 표현이 시작됩니다.
✔️등장인물 간의 다툼이나 해결 과정을 보며, 아기도 감정을 표현하거나 갈등을 푸는 방법을 배워갑니다.

유의사항

✔️문장이 많아도 아이가 좋아하는 주제나 등장인물이 나오는 책이라면 끝까지 관심을 갖고 보려는 힘이 생깁니다.
✔️“왜 그랬을까?”, “그다음엔 어떻게 됐을까?” 같은 질문을 던지며 대화를 이어가는 방식의 책읽기가 아이의 사고력과 언어 발달에 도움이 됩니다.
✔️아이가 엉뚱한 상상을 하거나 다른 결말을 말해도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겠다~” 하며 반응을 긍정적으로 받아주세요.
✔️책을 읽고 난 뒤, 도서관에 가보거나 책을 크기나 주제별로 정리해보는 활동을 함께 하면 책에 대한 흥미와 자기 주도성도 함께 자랍니다.

우리 아이가 발달이 늦다면

✅이야기를 따라가는 것이 어려운 아기에게는, 같은 책을 반복해서 읽고 이야기의 흐름을 간단한 그림으로 그려보는 방식이 도움이 됩니다.
✅청각 자극에 민감한 아기는 빠르고 높은 목소리보다, 일정한 속도와 부드러운 리듬으로 읽어주는 방식이 더 편안할 수 있습니다.
✅자폐 성향이 있는 아기의 경우, 관심이 높은 주제(예: 기차, 동물 등)의 책을 반복해서 읽는 루틴을 만들면 안정감을 느끼고 몰입도가 높아집니다.

책 보기: 디지털 시대지만 책보기는 여전히 아기 발달에 중요해요 더 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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