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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세 기적의 뇌과학 육아

0-3세 시기는 한 사람의 인생에 있어 가장 중요한 기초를 다지는 시기입니다. 그러나 부모로서 이 시기를 어떻게 보내야 할지에 대한 고민은 누구에게나 어렵고 막막한 과제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흔히 "부모가 처음이라~"라는 말을 하곤 합니다. 이처럼 경험 부족과 불확실성 속에서, 그리어 커센바움의 Nurture Revolution (한국어 제목: 0-3세 기적의 뇌과학 육아)는 그 길잡이가 되어줄 수 있습니다.

저자 그리어 커센바움은 컬럼비아대에서 뇌과학 박사 학위를 받은 후, 성인 정신 건강 연구에서 출발하여 영유아기의 뇌과학 분야로 연구의 초점을 옮긴 전문가입니다. 그녀는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이 시기가 아이의 정신적, 정서적, 신경 발달에 얼마나 중요한지 깊이 깨닫게 되었고, 이 책을 통해 그 통찰을 독자들에게 전달합니다.

특히 저자는 전치태반, 제왕절개, 조산이라는 극심한 스트레스 상황 속에서도 '올바른 육아가 어떻게 부모와 아이의 뇌의 회복탄력성을 높일 수 있는지 강조합니다. 이 과정에서 육아가 단순히 ‘양육’이라는 의무를 넘어, 아이의 미래 정신 건강과 발달을 보호하고 예방하는 중요한 접근법임을 설파합니다.

특수교육에서는 흔히 '예방', '교정', '보상'이라는 세 가지 중요한 목적을 이야기합니다. 특수교육의 목적 중에 '예방'이 포함된다니 좀 의아하지 않으세요? 여기에서 예방이란 장애 자체의 발생을 예방 뿐만 아니라 장애가 더 심화되거나 지금 갖고 있는 장애로 인해 다른 문제까지 갖게 되는 것을 예방하는 것을 포함합니다. 발달의 어려움을 지니는 어린 자녀를 양육하는 가정에서는 바로 이런 측면 때문에 양육에 특히나 신경을 쓰게 되는데요. 이 책에서는 0-3세의 ‘올바른 육아’를 어떻게 실천할 수 있는지, 그리고 그것이 아이의 뇌 발달과 정신 건강에 어떻게 긍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를 구체적이고 과학적인 근거를 통해 제시하고 있습니다.

저자는 서문에서 “우리가 어떤 상황을 겪든 태어나 3세까지 아이가 절대적으로 영향을 받는 것은 양육자의 양육밖에 없다”고 단언합니다. 이 말은 부모들에게 깊은 책임감을 부여함과 동시에 부담을 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저자의 메시지는 단순한 경고가 아니라, 우리에게 주어진 이 짧고 중요한 시기를 최대한 가치 있게 보낼 수 있는 방향을 제시하려는 것입니다. 두 번 다시 돌아오지 않을 이 중요한 시기를 어떻게 보내야 할지 고민하고 계시다면 이 책을 통해서 도움을 받아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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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담할 때마다 아이와 상호작용하는 방법을 다르게 알려줘서 혼란스러워요.

글 : 이소영 (한국영아발달조기개입협회)

아이의 발달이 염려되어 상담을 하다 보면 때로 양육자와 아이의 상호작용에 대해 조언을 듣게 됩니다. 그런데 여러 군데에서 상담을 하다보면 서로 다른 조언을 해줘서 혼란스러운 경험이 있진 않으신가요?
"아이와 너무 상호작용을 적게 한다고 해서 그 다음엔 좀 더 적극적으로 상호작용을 했더니 이번에는 너무 과하다고 해요."
"아이가 노는 게 아니라 엄마가 노는 것 같다고 해서 그 다음엔 아이가 좋아할 만한 행동을 하면서 아이의 관심을 유도했는데 이런 행동이 적절하지 않다고 해요."
도대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양육자마다의 성격과 행동 유형이 다르고 영아도 타고난 기질과 형성되어가는 성격이 서로 다릅니다. 그렇기 때문에 모든 양육자와 영아가 단일한 한 가지 방법으로 상호작용하기를 기대하는 것은 현실적이지 않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양한 상호작용 방법들이 공통적으로 제안하는 중요한 요소는 바로 양육자가 아이를 잘 관찰하고, 아이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파악하는 것입니다. 이는 특히 아직 말을 하지 못하는 영아나 장애 아동의 경우 더욱 중요합니다.

아이가 보내는 신호를 읽기

아이들은 말로 표현하지 못할 때 신체 언어나 표정, 소리 등 다양한 신호를 통해 자신의 감정과 욕구를 표현합니다. 이 신호들을 세심하게 관찰하고 이해하는 것은 아이의 정서적 안정과 발달에 매우 중요합니다. 예를 들어, 아이가 특정 장난감에 자주 손을 뻗는다면 그 장난감에 흥미를 보인다는 것이겠지요. 특정 상황에서 울음을 터뜨린다면 그 상황에 대한 불편함을 나타내는 것이고요. 양육자가 이러한 신호를 인식하고 반응해 준다면, 아이는 자신이 이해받고 있다는 느낌을 가지게 되어 더 안정적으로 상호작용할 수 있습니다.

아이가 주도하는 상호작용

아이와의 상호작용은 일방적이 아닌, 아이 중심으로 이루어져야 합니다. 이는 양육자가 아이의 주도에 따라 상호작용의 방식을 조절함으로써 가능합니다. 예를 들어, 아이가 어떤 활동을 더 좋아하는지, 언제 피로감을 느끼는지, 어떤 방식의 자극에 더 잘 반응하는지를 관찰하고 그에 맞춰 상호작용을 하는 것입니다. 아이의 관심과 동떨어진 상호작용을 하는 것이 아니고요. 이이러한 방식은 양육자에게 과도한 부담을 주지 않으면서도 아이에게 필요한 자극과 관심을 제공할 수 있습니다.
발달이 늦은 영아의 경우 무언가를 주도하기 어렵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보니 자칫하면 어른이 주도하는 경우가 종종 발생합니다. 하지만 아이의 입장에서 아이를 잘 관찰하다 보면 아이가 무엇에 흥미를 갖고 있는지, 현재의 컨디션이 어떤지, 어떤 방식의 상호작용을 선호하는지 파악할 수 있습니다.

비언어적 상호작용의 중요성

말을 하지 못하는 영아나 장애 아동의 경우, 특히 비언어적 상호작용이 중요합니다. 비언어적 상호작용은 아이와의 눈 맞춤, 미소, 부드러운 터치, 목소리 톤 등을 통해 이루어집니다. 이런 상호작용을 통해 아이는 자신이 사랑받고 있다는 것을 느끼며, 정서적으로 안정됩니다. 어른의 입장에서는 비언어적 신호를 통해 아이의 요구를 파악하는 능력이 자연스럽게 향상됩니다.

꾸준한 관찰과 피드백

아이의 요구와 상태가 항상 같지는 않고 성장하면서 변화합니다. 이 때문에, 양육자는 끊임없이 아이를 관찰하고, 그에 따른 피드백을 제공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아이가 성장하면서 새로운 욕구와 도전을 경험할 때, 양육자는 이러한 변화를 민감하게 받아들이고, 적절하게 대응해 줄 수 있어야 합니다. 이는 아이와의 신뢰 관계를 강화하고, 아이가 자신감을 가지고 세상을 탐색할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양육자의 성격에 맞춘 상호작용

모든 양육자가 아이와 적극적으로 놀아주거나 이야기를 많이 해줄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내성적이거나 조용한 성격의 양육자는 아이와의 상호작용이 부담스럽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양육자들도 아이와 깊이 있는 관계를 형성할 수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양육자가 자신의 방식으로 아이를 관찰하고, 아이의 필요에 맞게 반응해 주는 것입니다. 아이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무엇을 필요로 하는지 파악하는 것이야말로 좋은 상호작용의 핵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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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 세대 (The Anxious Generation)

청소년 뿐 아니라 0-5세 영유아를 키우고 계시는 부모님이라면 조너선 하이트의 "불안세대"를 꼭 읽어보시기를 권해드립니다. 이 책은 스마트폰과 소셜 미디어가 우리 아이들의 뇌와 발달에 미치는 영향을 심도 있게 다루고 있으며, 오늘날 우리가 직면한 심각한 문제를 직설적으로 파헤칩니다. 이 문제는 단지 청소년이나 성인들만의 문제가 아니라, 이제 막 인생을 시작하는 영유아기 자녀에게도 깊은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책은 여러 연구와 사례를 통해 스마트폰과 SNS가 아이들의 정신 건강, 사회성, 집중력 등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을 설명합니다. 특히, 아직 뇌 발달이 진행 중인 영유아기 아이들에게는 더욱 신중한 접근이 필요합니다. 이 시기의 아이들은 부모와의 상호작용, 놀이, 그리고 현실 세계에서의 경험을 통해 세상과 자신을 이해합니다. 반면, 지나치게 스크린에 노출되면 이러한 중요한 발달 과정을 놓칠 위험이 있습니다.

조너선 하이트는 이 책에서 미국청소년정신의학회의 권장사항 8가지를 강조하며, 스마트폰과 SNS로부터 자녀를 보호하기 위한 실질적인 조언을 제공합니다. 이 조언들은 다음과 같습니다:
- 0~2세 아이들에게는 전혀 스크린을 보여주지 마세요.
- 2~5세 아이들의 스크린 타임을 하루 1시간 이하로 제한하세요.
- 6세 이상의 아이들은 학업을 포함한 스크린 사용 시간을 규칙적으로 관리하세요.
- 스마트폰을 일찍 주지 마세요. 가능하면 중학생 이후로 미루세요.
- 부모와 자녀가 함께 시간을 보내며 의미 있는 대화를 나누세요.
- 자녀의 스마트폰 사용을 모니터링하고 가이드라인을 설정하세요.
- 자녀가 사용하는 앱과 SNS 플랫폼의 콘텐츠를 주기적으로 확인하세요.
- 스마트폰 사용에 대한 규칙을 가족 모두가 지키도록 하세요.

책에서는 이러한 권장사항 외에도, 자녀와 어떻게 소통할지, 스마트폰 사용을 어떻게 효과적으로 관리할지에 대한 실질적인 전략들을 다룹니다. 특히, 영유아기 자녀를 키우는 부모님들께는 이 책이 자신과 아이 모두를 위한 건강한 방향을 제시할 것입니다.
이미 디지털 노출이 된 이후라면 변화시키기 어렵습니다. 하지만 아직 어린 아기라면 얼마든지 좋은 선택을 할 수 있습니다. 아이의 미래를 위한 선택은 지금부터 시작됩니다. 이 책을 통해 스마트폰과 SNS의 위험성을 인식하고, 우리 아이들의 건강한 성장을 도울 수 있는 지혜를 얻어보시길 바랍니다. 아이에게는 부모의 올바른 선택이 그 무엇보다 중요하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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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세 영아들의 스마트기기 사용 어떤가요?

글 : 이소영 (한국영아발달조기개입협회)

현대 사회에서 스마트기기는 우리의 일상에서 떼려야 뗄 수 없는 도구가 되었습니다. 어른들은 물론이고, 이제는 아기들도 스마트기기와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죠. 유모차에 부착된 태블릿PC, 식당에서 밥을 먹으며 스마트폰을 응시하는 아이들—이러한 광경은 더 이상 낯설지 않습니다. 우리는 이런 변화가 영유아의 발달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고민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디지털 세상으로의 변화

스마트기기는 아이들에게 새로운 세상을 보여줄 수 있는 창문과도 같습니다. 교육적인 콘텐츠, 다양한 놀이 앱, 시청각적인 자극은 아이들의 호기심을 자극하고 학습의 기회를 제공합니다. 기술이 빠르게 발전하는 세상에서 아이들이 스마트기기를 익히고 활용하는 것은 필수적일지도 모릅니다. 결국, 이들이 성장해서 살아갈 미래는 지금보다 훨씬 더 디지털화된 세상이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아기들에게도 디지털이 좋을까?

하지만, 스마트기기의 사용이 아이들에게 항상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은 아닙니다. 지나치게 의존하게 되면, 아이들은 가족과의 직접적인 상호작용에서 얻을 수 있는 중요한 경험을 놓칠 수 있습니다. 특히나 영아기에는 발달을 위해 더 중요한 것이 있습니다. 부모와의 눈 맞춤, 함께 나누는 이야기하는 시간은 단순한 일상이 아니라 아이들의 정서적, 사회적 발달에 필수적인 요소입니다. 부모와의 대화를 통해 아이들은 언어를 배우고, 감정을 표현하는 방법을 익히며, 세상과 자신을 이해하는 능력을 키워갑니다. 그뿐만 아니라 주변의 다양한 실제 환경을 탐색하고 스스로 조작해 봄으로써 신체와 인지적 발달을 이루어 나갑니다.

0-2세 스마트기기 사용의 문제

0~2세 영유아의 스마트기기 사용을 자제해야 한다는 연구 결과는 여러 학문적 연구와 전문가들의 권고에서 찾아볼 수 있습니다.

세계보건기구(WHO)의 가이드라인

세계보건기구(WHO)는 영유아의 스크린 타임을 엄격하게 제한해야 하며, 2세 이하의 영아는 디지털 스크린 타임이 전혀 없어야 한다고 권고합니다. WHO에 따르면, 이 시기에 아이들이 몸을 움직이고, 감각을 통해 세상을 탐색하며, 사람과의 직접적인 상호작용을 경험하는 것이 건강한 발달에 필수적입니다. 스마트기기 사용은 이러한 필수적인 활동들을 방해할 수 있습니다.

출처 : World Health Organization. (2019). Guidelines on physical activity, sedentary behaviour and sleep for children under 5 years of age.

미국 소아과학회(American Academy of Pediatrics, AAP)의 권고

미국 소아과학회는 영유아의 스마트기기 사용에 대해 엄격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AAP는 18개월 이하의 영아에게는 영상 통화와 같은 상호작용적인 미디어 사용을 제외하고, 스마트기기 사용을 피할 것을 권고합니다. 이들의 연구에 따르면, 이 시기에 스마트기기를 과도하게 사용하게 되면 다음과 같은 부작용이 있을 수 있습니다:
  • 언어 발달 지연: 영유아기가 언어 발달의 중요한 시기인데, 이때 부모와의 대화나 책 읽기보다 스마트기기 화면에 집중하게 되면 언어 습득이 지연될 수 있습니다.
  • 수면 문제: 연구에 따르면 스마트기기에서 나오는 블루라이트가 수면 주기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영유아가 스마트기기에 노출될 경우, 수면의 질이 떨어지거나 수면 시간이 줄어들 수 있습니다.
  • 사회적 상호작용의 감소: 스마트기기에 집중하게 되면 부모나 주변 사람들과의 상호작용이 줄어들게 되어 사회성 발달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출처 : American Academy of Pediatrics. (2016). Media and Young Minds. Pediatrics, 138(5)
  • 영유아의 뇌 발달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연구

    일부 연구들은 영유아 시절에 과도한 스마트기기 사용이 뇌 발달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결과를 제시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뇌의 빠른 발달이 이루어지는 시기에 스마트기기 사용이 뇌 구조와 기능에 변화(예: 전두엽 피질의 두께 감소)를 일으킬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있습니다. 이는 주의력 결핍, 인지 발달 저하 등과 같은 문제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출처 : Hutton, J. S., Dudley, J., Horowitz-Kraus, T., DeWitt, T., & Holland, S. K. (2019). Associations Between Screen-Based Media Use and Brain White Matter Integrity in Preschool-Aged Children. JAMA Pediatrics, 173(3), 244–252.
    영유아의 정신건강 및 발달과 관련하여 0~2세 영유아의 스마트기기 사용은 가능한 한 자제하는 것이 좋습니다. 이 시기의 영아는 감각적 경험과 상호작용을 통해 세상을 배우며, 이러한 경험이 뇌 발달에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아이와 눈을 맞추고 웃고 이야기하며 즐거움으로 가득해야 할 시간을 스마트기기에 뺏기지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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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엎드려 놀기(Tummy Time)

    영아들이 성장해 감에 따라 엎드려 놀이하는 시간(터미타임: tummy time)을 점차 많이 갖는 것이 중요하다고 합니다. 왜 그럴까요? 누워 있을 때와 엎드려 있을 때 시야와 신체에 어떤 변화가 오는지 주의를 기울여 본 적이 있으신가요? 직접 그 차이를 느껴 보시면 터미타임의 중요성과 시간 증가를 위한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습니다.

    터미타임의 영아 발달에 대한 영향

    인지 발달

    엎드린 상태에서 주변을 탐색하면서 영아는 새로운 사물이나 사람을 관찰하고, 시각적 관심을 끌리는 대상에 집중하는 능력을 키웁니다. 이는 시각적 추적, 주의 집중, 문제 해결 능력 등 초기 인지 발달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칩니다.

    대근육 운동 발달

    엎드려 있는 동안 영아는 목, 어깨, 등, 팔 등의 근육을 사용하게 됩니다. 이 근육들은 이후에 머리 들기, 굴러누기, 앉기, 기기, 서기와 같은 중요한 운동 발달 단계에 필수적인 역할을 합니다. 특히, 목 근육을 강화하여 머리를 잘 조절할 수 있게 도와줍니다. 또한 엎드려 놀 때 영아는 몸의 무게를 지탱하고 균형을 유지해야 하므로, 이 과정에서 운동 조절과 균형 감각이 발달합니다. 이는 이후의 다양한 신체 움직임을 배우는 데 중요한 기초가 됩니다.

    감각 발달

    엎드려 있는 동안 영아는 바닥과 접촉하는 촉감을 느끼고, 시야가 평소와 달라져 다양한 시각적 경험을 하게 됩니다. 이러한 감각 자극은 영아의 시각, 촉각, 공간 인식 능력을 발달시키는 데 도움을 줍니다. 이러한 감각발달은 인지 및 운동성 등 전반적인 발달에 영향을 미칩니다.

    연령별 터미타임 활동

    0-3개월

    ■ 처음에는 아기 혼자 엎드려 있게 하기보다는 양육자의 가슴 위에 엎드리게 하는 식의 터미타임을 가져보세요. 스킨쉽을 하면서 아기에게 말을 걸거나 노래를 흥얼거려 주는 것도 좋습니다.
    ■ 조금씩 목을 가누기 시작하면 담요나 매트 같은 부드러운 표면 위에 아기가 편안하게 엎드릴 수 있게 하고, 아기의 시야에 작은 거울이나 장난감을 놓아 주세요.
    ■ 아직은 목과 상체 근육이 충분히 발달하지 않았기 때문에 너무 오래 엎드려 있기보다는 1-2분씩 짧은 시간 터미타임을 갖고 점차 늘려가 보세요.

    3-6개월

    ■ 이제는 엎드려서 팔을 앞으로 뻗어보기도 합니다. 아기가 좋아하는 장난감을 앞에 놓아주면 손을 뻗어 잡으려고도 하고, 가슴이 안정적으로 지지가 되면 손으로 바닥을 치거나 하면서 놀기도 합니다.
    ■ 아기 근처에서 부드러운 소리가 나는 딸랑이 같은 장난감을 흔들면서 아기가 소리를 따라 머리를 돌리고 몸을 움직이도록 유도해 보세요.
    ■ 엎드려 있다가 눕기나 누워 있다가 엎드리는 식의 구르기를 할 수 있습니다. 아기가 스스로 구를 수도 있지만 아직 구르기가 안된다면 흥미로운 자극을 제공해서 자연스럽게 구를 수 있도록 유도해 주세요.

    6-9개월

    ■ 이제는 하루 20-30분 정도의 터미타임을 가지면서 방향을 바꾸거나 기기를 하면서 아기 스스로 움직이며 다양한 동작들을 시도해 볼 수 있습니다.
    ■ 아기가 배밀이를 하거나 네발 기기를 시작하면 낮은 베개나 쿠션을 타고 넘어가게 해보세요. 양육자의 다리 위에서 자신의 몸을 움직여 넘어가게 해 보는 것도 좋습니다.
    ■ 엎드려 있을 때 책을 보여주고 이야기를 들려줘 보세요.

    9-12개월

    ■ 네발기기를 하면서 보다 자유롭게 이동을 하는 시기입니다. 터미타임을 하면서 숨긴 물건 찾기나 숨바꼭질과 같은 간단한 게임도 해 보세요.
    ■ 스스로 앉고 엎드리는 등 자세를 바꾸고 좀 더 멀리 빠르게 움직이면서 자신이 원하는 것을 탐색합니다. 이 때문에 한자리에서 오래 놀이하지 않아서 마치 산만한 것처럼 보일 수 있지만 이것은 매우 자연스러운 행동입니다.

    발달지체 영아의 터미타임

    ■ 특히 신생아기에는 터미타임을 할 때 양육자가 지켜보아야 합니다. 또한 너무 푹신한 표면은 아기의 움직임을 오히려 어렵게 만들거나 고개 가누기가 힘들 때 호흡을 방해할 수 있으므로 안전한지 확인해야 합니다.
    터미타임 시간을 늘리기 위해 아기가 힘들어하는데도 지속하기보다는 신생아기처럼 양육자의 가슴 위에 엎드려서 상호작용하는 시간을 보다 길게 가져보세요.
    신생아기에는 수유 직후에는 터미타임을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아직 소화기관이 충분히 발달하지 않아 자주 게우는 아기라면 완전히 바닥에 엎드리기보다는 머리 쪽이 위로 가도록 쿠션을 이용해 보세요.
    엎드려 있는 시간 그 자체보다도 즐거운 놀이 시간이 될 수 있도록 합니다. 아기가 좋아하는 장난감이나 사물들을 사용하고, 양육자가 아기와 얼굴을 마주보고 말을 걸거나 노래를 불러 주세요.
    안정적으로 엎드려 있는 것이 어려운 아기의 경우 쿠션으로 가슴 쪽을 받쳐주거나 엉덩이를 살짝 눌러줘서 보다 수월하게 머리를 들고 유지할 수 있도록 도와주세요.
    아기의 몸길이에 맞는 낮은 경사면 모양의 웨지를 사용하면 도움이 돼요. 웨지가 없다면 쿠션이나 돌돌 만 수건처럼 이미 집안에 있는 용품들로 안정감 있게 지지해 주세요.
    하루에 4-6번 정도 기저귀를 갈 때마다 몇 초 동안 엎드린 자세를 취하게 하면 더 많은 터미타임 기회를 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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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실행기능(Executive Fnction)

    실행기능(executive function)은 동기유발이 되고, 집중하고, 자기조절을 하여 목적 지향적 행동을 하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양육자가 책을 보여주면서 아이의 이름을 부르면 아이는 양육자를 쳐다보고 책에 흥미를 갖고 다가가서 양육자와 함께 책을 봅니다. 이런 일련의 과정들은 실행기능을 통해 수행할 수 있습니다. 과거에는 실행기능이 3세 혹은 5세 이후가 되어서야 발달한다고 생각하였으나, 최근의 연구에 의하면 생애 초기부터 성인기까지 계속 성장하고 성숙해 간다고 합니다.
    그리고 아무리 발달이 느리다고 하더라도 실행기능을 향상시킬 수 있으며 이를 통해 일상생활에 적응하여 참여하고 기능적인 행동을 할 수 있습니다.

    실행기능의 요소

    작업 기억(working memory)

    주의집중을 하고 과제를 완수하기 위해 필요한 정보들을 머리 속으로 되뇌이며 기억하고 필요한 행동을 하도록 자신을 제어하는 능력입니다. 작동기억을 통해 외부의 지시나 자신이 하고자 하는 것을 기억하고 실행에 옮길 수 있습니다.

    정신적 유연성 (mental flexibility)

    영아들에게 주변에서 발생하고 있는 일들은 이전에 경험해 보지 못한 새로운 것들이 많습니다. 이러한 새롭고도 다양한 변화에 대해 상황을 판단하고 자신이 무엇을 해야 하는 지를 계획하는 능력이 바로 정신적 유연성입니다. 서로 다른 환경에서는 새로운 관점에서 그 현상을 바라보고 차이를 인식하고 다른 규칙을 적용해 보아야 합니다. 정신적 유연성을 통해 관심 있는 것에 집중하고 차이를 인식하고 어떤 행동을 취해야 할지 판단하고 행동할 수 있습니다.

    자제력 (inhibitory control)

    어떤 행동을 하기 전에 충동을 조절하고 목표로 하는 것을 얻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하는가를 생각합니다. 자제력이 있다면 무언가 방해되는 것이 나타나도 집중을 유지할 수 있습니다.

    실행기능 발달을 위한 연령별 활동

    6-12개월

    ■ 까꿍 놀이를 하면서 바로 앞에 보이던 사람이 보이지 않더라도 아직 그곳에 있다는 것을 기억할 수 있도록 합니다.
    ■ 주의 집중을 향상시키기 위해 자주 아이에게 말을 걸어주세요.
    ■ 아이가 탐색할 수 있는 연령에 맞는 놀잇감을 주세요. 이때는 아이의 행동에 따라 움직이거나 소리가 나는 놀잇감을 주면 좋아요.
    ■ 다른 사람의 행동을 보고 그 행동을 기억해서 따라 할 수 있도록 함께 손뼉 치기를 해보세요.

    13-24개월

    ■ '가리키고 말하기' 놀이를 해보세요. 가리키는 것에 주의 집중하고 단어와 사물을 연결할 수 있습니다.
    ■ 지시를 듣고 기억하고 실행에 옮기는 능력이 향상되도록 아이에게 간단한 지시를 해보세요.
    ■ 창의적 사고력이 촉진되도록 여러 가지 색으로 핑거페인팅을 해보세요.
    ■ 플라스틱 컵으로 콩 같은 곡식을 떠서 통에 옮겨 담기를 해보세요. 흥미로운 놀이를 통해 과제에 집중하는 것을 배울 수 있어요.
    ■ 투명한 플라스틱 통에 담긴 간식을 꺼내 먹는 것처럼 손에 닿지 않거나 보이지 않는 것을 갖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를 주세요.

    24-36개월

    ■노래와 율동을 하면서 지시 따르기 놀이를 해보세요. '호키포키'와 같은 노래를 하면서 단어를 기억하고 차례를 주고받기를 할 수 있습니다.
    ■ 새로운 경험에 적응할 수 있도록 다양한 환경에서 놀이를 해보세요.
    ■ 놀이가 끝나면 놀잇감을 치우게 해보세요. 조직력을 향상시켜 줍니다.
    ■ 리더 따라 하기 놀이를 해보세요. 듣기, 지시 따르기, 차례 기다리기를 배울 수 있습니다.
    ■ 2가지 이상의 규칙이 있는 놀이를 해보고, 규칙을 변화시켜 보세요. 여러 가지 규칙을 기억하고 변화하는 규칙에 따라 다른 행동을 하는 능력이 향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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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증 장애 우리 아이를 위한 학교? 특수학교 순회학급에서 통학을 선택하기까지

    글 : 김지영

    어린이집 도움반? 장애전담 어린이집? 통합 유치원? 특수학교 유치부?
    제하의 첫 보육/교육 기관을 고를 때 선택지가 너무 많았다.
    석션, 피딩 등 의료적 지원이 필요한 아이라
    아무리 도움반이라 해도 일반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은 무리였고,
    장애전담 어린이집은 서울에 10곳 내외로 숫자가 너무 적어 경쟁이 치열했다.
    처음에는 선택지가 많아 보였지만 현실적으로 가기 어려운 곳을 하나둘씩 줄여가다 보니 생각보다 쉽게 특수학교로 좁혀졌다.

    우리 아이가 학교에 들어가도 될까

    벌써 특수학교에 들어가야 해? 특수학교는 초등학교 입학할 때가 되면 고민하게 될 문제인 줄 알았는데, 특수학교 또한 경쟁률이 높아서 유치부로 입학하지 않으면 나중엔 자리가 없을 수도 있다고 한다.
    학교는 기본적으로 교육 기관 아닌가. 제하가 특수학교 말고는 갈 곳이 없다고 생각하니 보는 것도 움직이는 것도 잘 못하는 아이가 학교에서 뭘 배울 수나 있을지 의문이 들었다. 제하는 공식적으로 뇌병변과 지적장애 등급만 받았지만 사실상 지체장애와 시각장애 등 여러 장애를 동반하고 있다.
    “저희 아이는 목도 못 가누고, 기관절개관에 위루관도 있는데 입학해도 될까요?”
    입학 원서를 쓰기 전에 1지망 학교에 전화해 봤더니 교직원이 밝은 목소리로 대답해 주었다.
    “그럼요! 우리 학교에는 거의 다 그런 친구들이에요!”
    재활치료 시간
    장애 유형별로 나뉘는 특수학교 중에서 지체 및 중도중복장애 특수학교를 선택했다. 왜 이 학교여야만 하는지 입학원서에 구구절절하게 사연을 쓰고, 달리 갈만한 곳도 없었거니와 얼마나 절박한지 보여주기 위해 2지망은 아예 비운 채로 제출했다.
    유치부 예비 소집일에 제하와 같이 처음으로 학교에 가보았다. 생각보다 참석한 사람이 많지 않았는데 아이를 데려온 사람은 나뿐이었다. 학교와 수업에 대한 안내 후 질의응답이 이어졌고 다행히 제하는 유모차에서 잘 기다려주었다.
    그때 앞으로 학교 수업은 쭉 재택으로 받아야겠다는 생각이 들게 한 사건이 일어났다. 갑자기 교실 스피커에서 커다란 소리로 안내 방송이 흘러나온 것이다. 평소 소리가 크지 않은 아파트 안내 방송에도 놀라는 제하는 큰 소리에 놀라 잔뜩 긴장한 얼굴로 주먹을 꽉 쥐며 으앙으앙 울었다.
    ‘제하가 학교 다니는 건 어렵겠구나'.

    순회학급 학생의 생활

    제하는 특수학교 유치부의 순회학급으로 입학했다. 순회학급은 통학이 어려운 학생이 있는 집이나 병원으로 특수교사가 방문해서 수업을 해준다. 학교마다 다르지만 제하는 주 2회, 한 번에 90분씩 수업을 듣는다. 제하는 교육보다 재활이 우선이라고 생각해서 수업 시간을 요리조리 피해 치료 일정으로 일주일을 꽉 채웠다.
    수업 준비 완료!
    수업이 있는 날은 선생님이 오기 전에 제하를 자세 보조 의자에 앉히고 테이블을 세팅해서 미리 준비를 해둔다. 식사 시간이 겹치면 위루관으로 피딩을 하면서 수업을 할 수 있다. 수업이 시작되면 방문을 닫고 거실에 대기하고 있다가 한 번씩 방에 들어가 석션을 해주고, 기저귀를 갈아주기도 한다.
    그 외에 수업이 진행되는 1시간 반 동안 엄마는 숨을 돌릴 수 있다. 밀린 집안일을 하거나 밥을 먹거나 잠깐 눈을 붙이기도 한다. 선생님께 양해를 구하고 밖에서 운동하고 온다는 엄마도 있던데 원칙적으로는 보호자가 집에 있어야 한다.
    뇌성시각장애가 있는 제하를 위해 선생님이 만들어온 수업 교구
    순회학급도 통학하는 학생과 마찬가지로 개별화 교육 회의를 통해 아이 개개인에게 맞는 교육 계획을 수립하여 수업에 반영한다. 제하의 선생님은 수업 때마다 이런저런 교재며 교구로 짐을 한 보따리 들고 와서 제하에게 이것저것 보여주고 들려준다. 두 사람의 웃음소리가 거실에까지 들린다.
    우유는 집으로 배달 오고 급식비는 통장으로 입금되는 등 교육 외적인 것들도 동일한 수준으로 지원된다. 이에 대한 공지는 학교 공지 시스템인 e알리미를 통해 직접 확인할 수도 있고 교사가 신청서를 전달해 주기도 한다.

    그럼에도 통학을 선택한 이유

    그렇게 순회학급으로 졸업까지 쭉 갈 줄 알았는데, 주변에서 여러 말이 들려왔다.
    “성인이 되고 나니 학교 다녔을 때가 아이한테는 가장 좋았던 것 같아.”
    “학교에 보내면 엄마도 몰랐던 아이의 모습을 많이 보게 될 거예요.”
    “어릴 때는 또래랑 시간 보내는 게 제일 좋아.”
    나는 워낙에 팔랑귀인 데다가 선배 엄마들의 조언만큼 값진 것도 없기에 그런 말들을 허투루 들을 수가 없었다. 어쩌면 내 짧은 생각으로 아이가 행복할 권리를 빼앗아 온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바로 내년, 남은 유치부 1년부터는 통학에 도전해 보자는 결론에 도달했다.
    특수교육지원센터 영아교실 수료식에서
    아이에게 통학은 새로운 경험일 것이다. 학교에서 좁게나마 사회생활을 겪어보고, 또래 친구를 만나고, 치료실과 집만 반복해서 오가던 것과 다른 생활 패턴을 경험하는 것이다. 평생 갇혀서 지낼 것이 아니라면 잘 보지 못한다고, 소리에 잘 놀란다고 해서 언제까지고 세상을 피할 수는 없을 것이다.
    학교를 통해 그동안 엄마가 보여주지 못한 세상을 만나다 보면 눈을 더 크게 뜨게 될 것이고 예민한 감각도 무뎌지게 되겠지. 무엇보다 학교에서 아이 스스로 행복한 추억을 많이 쌓을 수 있기를 바란다.

    중증 장애 우리 아이를 위한 학교? 특수학교 순회학급에서 통학을 선택하기까지 더 읽기"

    우리 아이도 삶을 살려고 태어났습니다

    글/그림 : 조정현

    네가 진짜로 좋아하는게 뭐니? 어쩌면 아이에게 가장 필요한 질문은 이것일지 모르겠습니다. 함께 살아가면서 좋아하는 것을 찾는 것!
    14살. 중1. 남자아이. 특수학교를 다니고. 뇌병변장애와 지적장애를 가졌고, CVI와 뇌전증이 있고. 네발기기를 하는 3-4세수준의 아이.
    우리 아이에 대해 설명하는 말들은 이 정도일까?
    아니다. 우리 아이는 이런 말들로 설명되는 아이가 아니다.
    우리 아이는 박수를 잘 치고, 작은 것에도 기뻐하고, 뽀뽀를 잘하며, 언제나 웃고, 그 미소가 너무 예쁜 아이이다. 의심과 무서움이 많아 약간 찡그릴 때도 있지만 사람이 싫어서가 아니라 그냥 무서운 것이다. 모든 사람을 좋아하는 박애주의자다. 엄마 아빠를 좋아하고 할아버지를 좋아하며 보안관 아저씨도 좋아한다. 동물 이름을 영어로 말하는 것을 좋아해서 구글이나 쉬리에게 맨날 잘난 체하며 질문을 하고 자기가 대답한다. 숫자 개념은 잘 모르지만 숫자를 좋아해 맨날 소리내어 숫자를 센다. 집을 너무 좋아하는데, 그이유는 가족을 너무 좋아해서이다. 칭찬받기를 좋아하고 남을 응원하는 것도 좋아해서 늘 "최고!"와 "파이팅"을 외친다. 요즘은 "대~박!"이라는 말도 자주 쓴다. 아빠와 목욕하는 것을 좋아하고 엄마와 자는 것을 좋아한다. 초록색을 좋아하고 핑크색도 좋아한다(남자는 핑크라며 늘 핑크색 옷을 고른다). 음악 수업을 좋아하고 노래 부르기와 북 치는 것을 좋아한다. 늘 똑 같은 동작이지만 춤추는 것을 좋아한다. 공던지기를 좋아해서 보치아를 좋아한다. 아빠랑 같이 TV보는 것을 좋아한다. 할아버지랑 책읽는 것을 좋아한다. 산타할아버지를 좋아해서 1년 내내 산타할아버지를 찾는다 등등등... 이렇게 많은 것을 좋아하는 우리 아들 덕에 우리 가족은 너무 행복하다. 물론 본인이 가장 행복하다.
    아이에 관한 많은 평가지와 설문지와 질문을 받는다. 아이는 평가당하고 설명당한다.
    아이의 문제점은 무엇이지요? 무엇을 가르치고 무엇을 고쳐야하나요? 무엇이 문제인가요? 한때는 나도 아이가 못하고 부족한 부분을 찾기 위해 나의 온 시간과 아이의 온 시간을 사용했었다. 우리 아이가 못하는 것을 찾아가는 시간이었다. 물론 아이가 못하는 것을 가르치고 필요한 것을 채워주는 과정이 필요없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그것이 전부가 되어서는 안된다.
    왜냐하면 아이는 즐겁고 재미있게 살기 위해 이 세상에 왔기 때문이다.
    가르치는 것도 아이가 좋아하는 것을 이용한다면 훨씬 더 좋은 방향으로 흐를 것이다. 우리 뇌가 그렇게 작동하기 때문이다.
    우리 아이는 아침에 일어나면 오늘은 뭐하고 놀지? 하고 하루를 시작한다. 아이가 좋아하는 것을 하나둘씩 늘려가는 것이 인생의 목표가 되었다. 그리고 아이의 긍정적인 모습은 나에게 자극이 되었다. 작년부터 아이의 모습을 인스타툰으로 그리기 시작했고 아이를 그리다보니 점점 더 긍적적인 모습만 보게 된다. 아이는 그대로인데 과거엔 나를 힘들게 하고 고쳐주어야 했던 아이가 지금은 내 삶을 주변을 밝혀주는 천사가 되었다.
    오늘도 우리 아이는 자기가 좋아하는 것을 찾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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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와 아이가 좋아했던 프로그램

    글/그림 : 조정현

    아이를 데리고 안 다녀본 데 없이 다 다녀봤지만 지금 생각해 보니 나와 아이가 많은 도움을 받으면서도 즐겁게 다녔던 프로그램들이 떠오릅니다. 저마다 다른 상황이고 좋아하는 것이 다르니 우리 아이와 내가 좋아했다고 해서 모두가 좋아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정말 좋은 프로그램이 무얼까 생각해 볼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바랍니다.
    아이가 만 3세때 서초구립 한우리정보문화센터에서 진행하는 영유아교실에 참여하였습니다. 만 <쑥쑥이반>이라는 예쁜 이름을 가진 프로그램으로, 엄마와 함께 참여하는 모아교실이었습니다. 주 5일 하루에 2시간씩 1년동안 진행이 되었습니다. 특수교사와 사례관리자가 부모와 함께 아이에 대해 의논하고 계획한 뒤 참여하였습니다. 실제 수업시간에는 음악, 미술, 놀이, 운동, 감각놀이 등을 엄마와 함께 하며 다양한 경험을 쌓는 시간이었습니다. 영유아 시기의 신체, 사회성, 인지, 언어, 정서 등의 발달을 골고루 경험하게 하는 프로그램이었고 무엇보다도 엄마와 함께 참여함으로써 엄마가 아이와 어떻게 놀아주면 좋은지 알 수 있었습니다. 엄마들이 늘 만나서 같이 참여하다 보니 너무 친해져서 그 엄마들과는 지금도 소통을 하며 지내고 있습니다.
    그 당시에는 몰랐는데 아이와 온전히 엄마가 놀아줄 시간이 많지 않더라고요. 우리 아이들은 치료다 병원이다 다니다 보면 하루하루 시간을 쪼개도 빠듯해서 20-30분도 온전히 집중해서 놀아주기 힘들죠. 또 막상 놀아주다 보면 이걸 못하네 저걸 못하네 하면서 못하는게 눈에 보여서 그걸 하게 하려고 다시 치료실에서 했던 것을 시키느라 정신이 없게 되죠. 하지만 <쑥쑥이반>을 다니던 1년 동안은 다양한 방법으로 온전히 놀아주었던 참 귀중한 시간이었습니다. 그당시 한우리 정보문화센터에서 집중하던 프로그램이라 훌륭한 외부강사나 기관내 좋은 프로그램을 모두 다 집어넣은 아주 훌륭한 수업이었는데요. 아쉽게도 3년뒤에 그 프로그램은 폐지되었습니다. 기관의 비용 부담이 너무 컸다고 들었습니다.
    4살부터 9살까지 5년간 하상복지관에서 음악치료를 받았습니다. 제가 보기에는 치료라기보다는 음악 수업이라고 하는게 더 맞을 거 같네요. 아이는 다양한 음악을 듣고 부르고 악기를 연주하였습니다. 뇌병변장애를 갖고 있기 때문에 몸이 자유롭지 않았지만 기관내 작업치료 선생님과 물리치료 선생님의 도움을 받아 아이에게 맞는 보조기구(의자와 높이에 맞는 책상 등)를 이용하여 자세를 잡고 음악 수업을 하였습니다. 음악치료에서는 우클렐레, 피아노, 북, 피리, 탬버린 등 다양한 악기를 다루는 방법을 가르쳐 주셨습니다. 지금도 아이가 제일 좋아하는 수업은 음악 수업입니다. 가장 잘하는 것은 박수치기이지만 음악에 관련된 모든 것을 좋아합니다. 아이가 좋아하는 것을 확실히 알게 해준 음악 수업이 너무나 좋은 수업으로 기억에 남습니다.
    아이가 못하는 것을 할 수 있게 만드는 100%의 치료는 없는 것 같다고 지난 번 글에 썼는데요. 아이가 즐거워하고, 부모가 중심을 잡게 만들어 주는 좋은 프로그램은 있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이처럼 좋은 프로그램을 알아보고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잘 잡는 게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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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금 알고 있는 것을 그때도 알았더라면 – 아이의 발달을 염려하는 부모님께

    글/그림 : 조정현

    우리 아이는 만 13세의 뇌병변장애를 가진 아이입니다.
    아이가 태어났던 때로 시간을 거슬러 기억을 더듬어 봅니다.
    지금 알고 있는 것을 그때도 알았더라면 "다르게 키웠을텐데" 하며 후회되는 일들을 나눠보려 합니다.
    뇌출혈 4기에 백질연하, 후두엽 손상...이것이 태어나지 얼마 되지도 않은 우리 아이의 병명이었습니다. 청천벽력 같은 병명과 함께 NICU(신생아중환자실)에서 나오자마자 겨우 한 달 밖에 안된 아이를 데리고 무슨 수를 써서라도 더 나아지게 하고 눈이 보이게 하려고, 그리고 잘 키우려고 전국 방방곡곡을 다녔습니다.

    발달의 어려움을 겪는 우리 아이에게 신의 손은 없다

    지금도 아이의 발달을 염려하는 부모님들 사이에는 유행하는 치료들이 있지요. 우리 아이가 어렸을 때도 마찬가지였습니다. 그 당시에는 보바스와 보이타가 큰 축이 되어 어떤 치료가 옳은 치료인가 한참 논쟁이 많았던 것 같습니다. 아이를 데리고 치료를 받으러 다니는 것이 처음이었을 뿐만 아니라 '엄마가 처음'이었던 저는 여기 가면 이 치료가 옳다 저 치료는 틀리다, 저기 가면 저 치료가 틀리다 하는 말을 들으면서 저 역시 이걸 했다 저걸 했다 중심을 잡지 못하고 유명하다는 치료를 쫓아 여기저기 다니기 바빴습니다.
    또, '신의 손이라 불리는 누군가의 치료를 받으면 아이가 걸을 수 있다'라는 말을 들으면 그곳이 우주만 아니라면 어디든 갔습니다. 보바스, 보이타, 감각통합, 슬링, 두개천골요법, 침치료,... 참 많은 치료방법들이 있었고, 자신의 치료 방법만이 맞는 것이고 그 치료를 받으면 마치도 아이가 갑자기 경기가 멈추고 갑자기 걸을 듯이 이야기했습니다.

    더 중요한 손은 '부모의 손'

    지금 저의 생각은 무엇이든 '100%인 치료는 없다'입니다.
    정답도 오답도 없다고 생각합니다.
    완전히 똑같은 아이가 없듯이 어떤 아이에게는 이 치료가 또 다른 아이에게는 저 치료가 효과적일 수 있습니다. 어릴 때는 효과가 없던 치료가 어떤 시기에는 도움이 될 때도 있습니다. 그래서 어떤 치료 하나를 받기 위해 왕복 2-3시간을 쓰고 40분 치료를 받고 오는 것이 과연 지금의 아이에게 어떤 영향을 줬을까 생각해 봅니다. 오히려 그렇게 아까운 시간을 길에 쏟아붓지 않고 그 시간에 보다 가까이서 아이를 사랑하고 관심 있게 봐주는 손길이면 충분하지 않았을까요. 그 손길은 유명한 치료사의 손이 아니라 부모의 손길일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치료사의 지원을 받아 일상 생활 속에서 도움을 주는 것

    물론 어느 정도의 치료와 전문가의 조언은 필요합니다. 하지만 아이가 힘들 정도로 치료를 너무 많이 받거나, 한두 가지의 치료에 전부가 걸린 양 멀리 다니거나 할 필요는 없습니다. 정말 필요한 것은 치료사와 함께 아이를 유심히 살펴보고 관찰을 하고 기록하는 것입니다. 책을 읽거나 부모교육을 통해 앞으로 다가올 일을 미리 공부를 하고 치료사와의 대화를 통해 알고 대비하고 그것을 일상에서 해주는 것입니다. 지속적으로 끈기 있게 생활 속에서 치료적인 도움을 주는 것입니다.

    부모가 중심을 잘 잡자

    부모가 중심을 잘 잡는 것이 중요합니다.
    우선은 부모교육을 권하고 싶습니다. 베테랑 치료사도 좋지만 부모교육을 통해 전반적인 것을 알고 나면 우리 아이와 함께 앞으로 나아갈 방향을 알 수 있습니다. 균형 잡힌 치료와 교육, 대근육이나 소근육, 인지, 언어, 그리고 일상에서 이뤄지는 기본생활습관들. 이런 것에 대해 전반적으로 부모가 알고 있다면 좋을 것입니다.

    아이는 '나이'와 함께 일상에서 성장한다

    인지치료를 시작해야 하나요? 언어치료를 시작해야 하나요? 어떤 치료를 받아야 하나요?
    어린 아기들을 키우고 계시는 부모님들께 종종 받곤 하는 질문들입니다. 하지만 어떤 치료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일상에서 조금씩 해주다 보면 아이는 변화하고 달라집니다. 아이들마다 변화하는 시기는 다르겠지요. 언제 크나 싶던 시간이 그렇게 흘러 7살까지 단어 몇 개만 말하던 아이가 지금은 사춘기를 맞아 어른스러운 말로 엄마를 위로하기도 하고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오랜 시간 하기도 합니다.
    아이는 그렇게 커갑니다. 그리고 나이와 함께 성장합니다.

    아이를 바라보고 함께 살아주기

    예전에 주간보호시설의 장애인들을 위한 미술 수업을 진행한 적이 있었습니다. 중증의 심한 장애인들이 많았지만 어린 아이들 수업만큼 힘들지는 않았습니다. 장애 정도가 심하더라도 다들 어른이기 때문에 어른처럼 행동하는 부분들이 있었습니다. 지금 우리 아이가 너무 발달이 늦다고 발을 동동거리기보다 '아이를 바라보고 함께 살아주는 것' 그것이 부모의 몫인 것 같습니다. 그러다 보면 시간의 흐름과 함께 학교에서, 지역사회에서, 그리고 가정에서 아이들은 자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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