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나와 아이가 좋아했던 프로그램

글/그림 : 조정현

아이를 데리고 안 다녀본 데 없이 다 다녀봤지만 지금 생각해 보니 나와 아이가 많은 도움을 받으면서도 즐겁게 다녔던 프로그램들이 떠오릅니다. 저마다 다른 상황이고 좋아하는 것이 다르니 우리 아이와 내가 좋아했다고 해서 모두가 좋아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정말 좋은 프로그램이 무얼까 생각해 볼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바랍니다.
아이가 만 3세때 서초구립 한우리정보문화센터에서 진행하는 영유아교실에 참여하였습니다. 만 <쑥쑥이반>이라는 예쁜 이름을 가진 프로그램으로, 엄마와 함께 참여하는 모아교실이었습니다. 주 5일 하루에 2시간씩 1년동안 진행이 되었습니다. 특수교사와 사례관리자가 부모와 함께 아이에 대해 의논하고 계획한 뒤 참여하였습니다. 실제 수업시간에는 음악, 미술, 놀이, 운동, 감각놀이 등을 엄마와 함께 하며 다양한 경험을 쌓는 시간이었습니다. 영유아 시기의 신체, 사회성, 인지, 언어, 정서 등의 발달을 골고루 경험하게 하는 프로그램이었고 무엇보다도 엄마와 함께 참여함으로써 엄마가 아이와 어떻게 놀아주면 좋은지 알 수 있었습니다. 엄마들이 늘 만나서 같이 참여하다 보니 너무 친해져서 그 엄마들과는 지금도 소통을 하며 지내고 있습니다.
그 당시에는 몰랐는데 아이와 온전히 엄마가 놀아줄 시간이 많지 않더라고요. 우리 아이들은 치료다 병원이다 다니다 보면 하루하루 시간을 쪼개도 빠듯해서 20-30분도 온전히 집중해서 놀아주기 힘들죠. 또 막상 놀아주다 보면 이걸 못하네 저걸 못하네 하면서 못하는게 눈에 보여서 그걸 하게 하려고 다시 치료실에서 했던 것을 시키느라 정신이 없게 되죠. 하지만 <쑥쑥이반>을 다니던 1년 동안은 다양한 방법으로 온전히 놀아주었던 참 귀중한 시간이었습니다. 그당시 한우리 정보문화센터에서 집중하던 프로그램이라 훌륭한 외부강사나 기관내 좋은 프로그램을 모두 다 집어넣은 아주 훌륭한 수업이었는데요. 아쉽게도 3년뒤에 그 프로그램은 폐지되었습니다. 기관의 비용 부담이 너무 컸다고 들었습니다.
4살부터 9살까지 5년간 하상복지관에서 음악치료를 받았습니다. 제가 보기에는 치료라기보다는 음악 수업이라고 하는게 더 맞을 거 같네요. 아이는 다양한 음악을 듣고 부르고 악기를 연주하였습니다. 뇌병변장애를 갖고 있기 때문에 몸이 자유롭지 않았지만 기관내 작업치료 선생님과 물리치료 선생님의 도움을 받아 아이에게 맞는 보조기구(의자와 높이에 맞는 책상 등)를 이용하여 자세를 잡고 음악 수업을 하였습니다. 음악치료에서는 우클렐레, 피아노, 북, 피리, 탬버린 등 다양한 악기를 다루는 방법을 가르쳐 주셨습니다. 지금도 아이가 제일 좋아하는 수업은 음악 수업입니다. 가장 잘하는 것은 박수치기이지만 음악에 관련된 모든 것을 좋아합니다. 아이가 좋아하는 것을 확실히 알게 해준 음악 수업이 너무나 좋은 수업으로 기억에 남습니다.
아이가 못하는 것을 할 수 있게 만드는 100%의 치료는 없는 것 같다고 지난 번 글에 썼는데요. 아이가 즐거워하고, 부모가 중심을 잡게 만들어 주는 좋은 프로그램은 있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이처럼 좋은 프로그램을 알아보고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잘 잡는 게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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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알고 있는 것을 그때도 알았더라면 – 아이의 발달을 염려하는 부모님께

글/그림 : 조정현

우리 아이는 만 13세의 뇌병변장애를 가진 아이입니다.
아이가 태어났던 때로 시간을 거슬러 기억을 더듬어 봅니다.
지금 알고 있는 것을 그때도 알았더라면 "다르게 키웠을텐데" 하며 후회되는 일들을 나눠보려 합니다.
뇌출혈 4기에 백질연하, 후두엽 손상...이것이 태어나지 얼마 되지도 않은 우리 아이의 병명이었습니다. 청천벽력 같은 병명과 함께 NICU(신생아중환자실)에서 나오자마자 겨우 한 달 밖에 안된 아이를 데리고 무슨 수를 써서라도 더 나아지게 하고 눈이 보이게 하려고, 그리고 잘 키우려고 전국 방방곡곡을 다녔습니다.

발달의 어려움을 겪는 우리 아이에게 신의 손은 없다

지금도 아이의 발달을 염려하는 부모님들 사이에는 유행하는 치료들이 있지요. 우리 아이가 어렸을 때도 마찬가지였습니다. 그 당시에는 보바스와 보이타가 큰 축이 되어 어떤 치료가 옳은 치료인가 한참 논쟁이 많았던 것 같습니다. 아이를 데리고 치료를 받으러 다니는 것이 처음이었을 뿐만 아니라 '엄마가 처음'이었던 저는 여기 가면 이 치료가 옳다 저 치료는 틀리다, 저기 가면 저 치료가 틀리다 하는 말을 들으면서 저 역시 이걸 했다 저걸 했다 중심을 잡지 못하고 유명하다는 치료를 쫓아 여기저기 다니기 바빴습니다.
또, '신의 손이라 불리는 누군가의 치료를 받으면 아이가 걸을 수 있다'라는 말을 들으면 그곳이 우주만 아니라면 어디든 갔습니다. 보바스, 보이타, 감각통합, 슬링, 두개천골요법, 침치료,... 참 많은 치료방법들이 있었고, 자신의 치료 방법만이 맞는 것이고 그 치료를 받으면 마치도 아이가 갑자기 경기가 멈추고 갑자기 걸을 듯이 이야기했습니다.

더 중요한 손은 '부모의 손'

지금 저의 생각은 무엇이든 '100%인 치료는 없다'입니다.
정답도 오답도 없다고 생각합니다.
완전히 똑같은 아이가 없듯이 어떤 아이에게는 이 치료가 또 다른 아이에게는 저 치료가 효과적일 수 있습니다. 어릴 때는 효과가 없던 치료가 어떤 시기에는 도움이 될 때도 있습니다. 그래서 어떤 치료 하나를 받기 위해 왕복 2-3시간을 쓰고 40분 치료를 받고 오는 것이 과연 지금의 아이에게 어떤 영향을 줬을까 생각해 봅니다. 오히려 그렇게 아까운 시간을 길에 쏟아붓지 않고 그 시간에 보다 가까이서 아이를 사랑하고 관심 있게 봐주는 손길이면 충분하지 않았을까요. 그 손길은 유명한 치료사의 손이 아니라 부모의 손길일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치료사의 지원을 받아 일상 생활 속에서 도움을 주는 것

물론 어느 정도의 치료와 전문가의 조언은 필요합니다. 하지만 아이가 힘들 정도로 치료를 너무 많이 받거나, 한두 가지의 치료에 전부가 걸린 양 멀리 다니거나 할 필요는 없습니다. 정말 필요한 것은 치료사와 함께 아이를 유심히 살펴보고 관찰을 하고 기록하는 것입니다. 책을 읽거나 부모교육을 통해 앞으로 다가올 일을 미리 공부를 하고 치료사와의 대화를 통해 알고 대비하고 그것을 일상에서 해주는 것입니다. 지속적으로 끈기 있게 생활 속에서 치료적인 도움을 주는 것입니다.

부모가 중심을 잘 잡자

부모가 중심을 잘 잡는 것이 중요합니다.
우선은 부모교육을 권하고 싶습니다. 베테랑 치료사도 좋지만 부모교육을 통해 전반적인 것을 알고 나면 우리 아이와 함께 앞으로 나아갈 방향을 알 수 있습니다. 균형 잡힌 치료와 교육, 대근육이나 소근육, 인지, 언어, 그리고 일상에서 이뤄지는 기본생활습관들. 이런 것에 대해 전반적으로 부모가 알고 있다면 좋을 것입니다.

아이는 '나이'와 함께 일상에서 성장한다

인지치료를 시작해야 하나요? 언어치료를 시작해야 하나요? 어떤 치료를 받아야 하나요?
어린 아기들을 키우고 계시는 부모님들께 종종 받곤 하는 질문들입니다. 하지만 어떤 치료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일상에서 조금씩 해주다 보면 아이는 변화하고 달라집니다. 아이들마다 변화하는 시기는 다르겠지요. 언제 크나 싶던 시간이 그렇게 흘러 7살까지 단어 몇 개만 말하던 아이가 지금은 사춘기를 맞아 어른스러운 말로 엄마를 위로하기도 하고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오랜 시간 하기도 합니다.
아이는 그렇게 커갑니다. 그리고 나이와 함께 성장합니다.

아이를 바라보고 함께 살아주기

예전에 주간보호시설의 장애인들을 위한 미술 수업을 진행한 적이 있었습니다. 중증의 심한 장애인들이 많았지만 어린 아이들 수업만큼 힘들지는 않았습니다. 장애 정도가 심하더라도 다들 어른이기 때문에 어른처럼 행동하는 부분들이 있었습니다. 지금 우리 아이가 너무 발달이 늦다고 발을 동동거리기보다 '아이를 바라보고 함께 살아주는 것' 그것이 부모의 몫인 것 같습니다. 그러다 보면 시간의 흐름과 함께 학교에서, 지역사회에서, 그리고 가정에서 아이들은 자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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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람쥐들 귀여워!

글 : 컬러풀브레인친구 대표 차예진

한국의 세사미 플레이스

미국의 ‘세사미 스트리트’는 우리나라의 ‘뽀뽀뽀’와 같은 어린이 프로그램이다.
그리고 지난 7월 12, 13일, 세사미 스트리트의 놀이공원인 ‘세사미 플레이스’가 이틀간 양재 aT센터로 옮겨온 것 같은 웃음소리와 즐거움이 가득 찼었던 제3회 오티즘 엑스포가 막을 내렸다.
세사미 플레이스는 세계 최초 자폐증 센터 인가를 받은 놀이공원이다.
공원은 목표는 모든 가족들에게 재미있고 기억에 남는 방문이 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다양하지만 같은 곳을 바라보았던 시간

격년으로 개최되는 오티즘 엑스포는 자폐, 발달장애에 대한 모든 것의 축제이자 정보의 장으로 아시아 최초이자 세계 최대 규모로 개최되는 박람회이다.
2만1000명 이상의 발달장애인 당사자, 가족, 관련 종사자가 관람객으로 다녀갔으며 오티즘 아트페스티벌, 오티즘 스쿨, 오티즘 갈라쇼, 오티즘 톡스, 오티즘 스포츠, 오티즘 북스 등 형형색색의 행사가 동시에 진행되었으며 그야말로 발달장애에 대한 과거, 현재, 미래를 시각화할 수 있는 같은 곳을 바라보는 이들을 서로가 확인하고 응원의 메시지를 주고받는 양일간의 축제였다.

신경다양성 다람쥐들을 소개합니다!

컬러풀브레인친구는 신경다양성 다람쥐들을 선보이는 공식적인 첫 번째 박람회였다.
부스로 많은 분을 만날 수 있게 선발해 주신 함께웃는재단과 오티즘엑스포 조직위원회 분들께 심심한 감사의 인사를 드리고 싶다.
다람쥐 부스가 전달하고자 하는 테마는 ‘싱그러움’과 ‘다양성’이었다.
실제 피톤치드가 느껴지는 듯한 숲속에 들어와 있는 경험을 하며 재미와 귀여움을 전달하기 위해 나무와 나뭇잎 벽면등을 활용하여 즐거운 시간을 선사하고자 하였다.
두 번째로 실제 비율의 다람쥐 등신대를 보며 한 종(種)내에서의 다양함을 직관적으로 보여드리고자 하였으며 다람쥐 의자에 앉아 콘텐츠를 즐길 수 있는 시간과 장소를 마련하였다.
발달장애 당사자와 가족에게는 긍정적인 정체성을, 관련 종사자와 선생님들께는 특성에 대한 이해를 도와주는 내용의 다람쥐 학교 이야기를 양일간 감사히도 700명이 넘는 분들께서 함께해 주셨다.

‘너는 어떤 다람쥐야?’

“귀여워~” 는 관람객분들께서 부스를 들어서며 하셨던 가장 첫 번째 반응이었다.
자신의 최애 다람쥐를 고르는 인기투표를 위해 콘텐츠를 읽고 선택하는 많은 분들이 계셨으며 자신의 정체성과 혹은 가족의 일원인 당사자의 특징을 투영하여 애착의 마음으로 투표를 해주시는 분들이 대다수였다.
물론 첫인상으로 투표를 해주신 감사한 분들도 계셨다. 다람쥐 콘텐츠에서 항상 마지막 질문으로 던진 ‘너는 어떤 다람쥐야?’ 에 대한 관람객분들의 반응을 조금이나마 가늠할 수 있었던 인기투표의 결과는 다음과 같다.

1위 다람쥐 도도,
2위 다람쥐 윌리,
3위 다람쥐 해리이며 자세한 결과는 홈페이지 colorfulbrainfriends.com과 인스타그램 www.instagram.com/colorfulbrainfriends 에서 확인하실 수 있다.

2년을 또 어떻게 기다리나요

컬러풀브레인친구는 8월 27일부터 29일까지 코엑스에서 열리는 국제방송영상마켓 BCWW2024(bcww.kr) 에 참가 예정이며 이후 캐릭터라이선싱 박람회, 일러스트 박람회에서도 다채로운 신경다양성에 대해 알릴 계획입니다. 이때도 기억해 주시고 많은 참여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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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폐 아동의 상동행동에 대해 이해하고 지원하기

최진희 (한국영아발달조기개입협회 / 서초아이발달센터)

상동행동이란?

상동행동(Repetitive behaviors)은 반복적이며 예측 가능한 패턴을 지닌 행동을 의미하며, 자폐성장애를 가진 아동에게서 흔히 볼 수 있습니다. 손이나 몸을 흔들기, 반복적으로 소리 내기, 물건을 일정한 패턴으로 정렬하기, 같은 문장을 반복해서 말하기 등이 이에 해당합니다.
이러한 행동들은 세상을 경험하고 반응하는 방식에서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자폐성장애를 가진 아동들에게 나타나는 반복적이고 제한적 행동은 다양한 개인적 특성과 관련이 있으며, 이를 이해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러한 행동들은 통제감을 주거나 스트레스 상황에서의 안정감을 제공할 수 있고, 의사소통의 수단으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특히, 자폐성 장애 아동은 감각 처리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는데, 상동행동은 감각적 자극을 조절하는 방법으로 사용됩니다.

적절한 지원을 위해서 무엇을 해야 할까요?

1. 상동행동의 기능을 이해하는 시도를 해보세요.

그 행동을 왜 하는지, 어떤 기능을 하는지 이해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2. 상동행동을 무조건 제지하려고 하지 마세요.

아이가 자신과 타인에게 위험을 초래할 때만 제지하세요. 만약 자기 안정을 위해 상동행동을 하는 아이를 제지한다면, 이러한 행동은 자기를 진정시키기 위해 다른 자극 행동으로 대체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새로운 자극 행동은 기존의 행동보다 더 부정적이거나 바람직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3. 상동행동을 상호작용에 이용해 보세요.

아이의 상동행동을 더 적절하고 기능적인 행동으로 유도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 연결고리를 만드세요. 아이와의 연결을 위해 이 기회를 활용하세요. 아이와 함께 놀이를 하거나 함께 활동을 해서 아이가 사회적 상호작용을 배울 수 있도록 도와주세요. 예를 들어, 아이가 뚜껑을 돌리고 있으면, 아이 옆에 앉아서 아이보다 더 빠르게 돌려 아이의 관심을 받아보세요. 멈추면 아이가 다시 해달라고 요청하게 되고 사회적 의사소통을 시작할 수 있습니다.

4. 신체 활동은 안정적이고 건강한 자기 진정 방법을 제공합니다.

만약 아이가 뛰어다니기를 좋아한다면, 아이와 함께 뛰면서 아이가 더 편안하게 느끼도록 도와주세요. 신체 활동 후 휴식을 취하는 것은 스스로 자신을 진정시키는 것을 배우는 안전하고 건강한 방법입니다.

5. 안전하고 일관된 일과를 제공해 주세요.

아이가 안정감을 느낄 수 있는 환경과 예측 가능하고 구조화된 환경은 상동행동을 감소시킬 수 있습니다.

6. 일어나는 일을 예측할 수 있게 해주세요.

새로운 환경에 노출하기 전에 앞으로 일어날 일을 예상하기 쉽게 미리 준비 시켜주세요. 그림이나 사진을 보여주고 예측하게 하거나 아이가 이해할 수 있는 언어로 설명해 주세요. 반복적이고 지속적인 지원이 필요할 수도 있습니다.

7. 과도한 감각적 자극 노출을 줄여 주세요.

밝은 빛, 큰 소음, 많은 사람, 많은 물체와 시각적 자극 등 아이가 과도하게 자극받을 수 있는 요소들을 최소화합니다. 필요한 경우, 방음이 되는 헤드폰이나 선글라스를 사용하여 감각 자극을 조절할 수 있습니다.

8. 적절한 대체 행동을 알려주세요.

부적절하거나 사회적으로 받아들여지지 않는 상동행동 대신에 수용 가능하고 기능적인 행동을 가르쳐 주세요. 예를 들어, 적절하지 않은 상황에 손뼉을 친다면 그 대신 스트레스 볼을 짜거나 손을 모아서 포개고 있는 행동을 권장할 수 있습니다.

9. 자신의 감정을 인식하고 표현하는 것을 알려주세요.

자폐 아동은 자신의 감정을 이해하고 표현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수 있습니다. 감정 표현 몸동작 이나 단어, 혹은 감정 카드를 사용해 보세요. 상황극을 통해 다양한 감정을 인식하고 적절하게 표현하는 방법을 가르쳐줄 수도 있습니다.

10. 스트레스 해소 기술을 알려주세요.

깊은 호흡하기, 숫자세기 등을 통해 스트레스를 관리하는 기술을 가르칩니다. 이러한 기술은 긴장을 완화하고 상동행동의 필요성을 줄일 수 있습니다.

11. 감각 다이어트(sensory diet)를 적용해 보세요.

각 아동의 특정 감각 입력 요구에 맞춰 개별적으로 조정된 활동을 일상에서 규칙적으로 제공함으로써 필요한 감각 자극을 제공하고 상동행동의 필요성을 줄일 수 있습니다.
포괄적인 접근 방식으로 아동을 지원해 주세요. 감각 친화적 환경 조성, 적절한 의사소통 기술 지원, 감정 표현 방법 가르치기 등을 포함하여 아동이 자신의 필요와 감정을 건강하게 표현할 수 있도록 지원합니다. 이러한 접근 방식들은 자폐 아동들이 사회적 상호작용을 더 잘 할 수 있도록 도울 뿐만 아니라, 그들이 자신의 감정과 감각적 경험을 더 잘 관리하고 표현할 수 있게 합니다. 이는 아동이 자신감을 갖고 세상과 더 잘 상호작용할 수 있게 만드는 데 기여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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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아이 행동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시나요?

이소영 (한국영아발달조기개입협회)

그렇다면 아래의 4가지를 먼저 생각해 보세요.

우리 아이 또래들이라면 종종 보일 수 있고 허용될 수 있는 행동인가요?

아이들이 이 세상에 태어나서 살아온 시간만큼 세상을 배워나갑니다. 아직 배울 시간이 충분하지 않았던 아이들은 처음 경험하는 일들이 많기 때문에 자신만의 방법으로 탐색해 나갑니다. 그렇기 때문에 대부분의 행동들은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니라 적절한 방법을 가르쳐주어야 합니다.
보행이 가능해지고 소근육운동이 한창 발달하는 시기인 18개월~24개월 무렵의 아이들은 집안 구석구석을 돌아다니고 신기하리만큼 다양한 물건들을 찾아내서 놀이합니다. 때로는 그게 어른들이 원하지 않는 놀이일 때가 있습니다. 가정방문을 가거나 상담을 할 때 부모님께 종종 듣는 이야기 중 하나는 “우리 아이가 비싼 베이비크림이나 엄마 영양크림 뚜껑을 열어서 바닥이나 가구, 이불에 문질러 놨어요” 입니다.
그 다음은 어떻게 하셨나요? 여쭤보면 그 다음 대처가 다양합니다. 어차피 이렇게 된 거 함께 문지르고 다음엔 하지 말라고 이야기했다는 분도 계시고, 아이를 심하게 혼냈다 라는 분도 계십니다. 어떤 분은 영양크림을 아이 손에 닿지 않게 치웠고도 하시고요. 어떤 분은 아이가 한창 이런 감각놀이를 즐길 때인 것 같아서 목욕탕에서 감각놀이를 실컷 하게 해준다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우리 아이들이 보이는 성장의 신호를 읽고, 허용되는 방법으로 재미있게 놀이할 수 있는 기회로 바꿔주세요.

우리 아이의 발달 단계에 맞는 행동인가요?

발달이 늦는 아이들은 양육자가 기대하는 행동을 하기보다는 자신의 발달 단계에서 놀이를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양육자가 기대하는 행동과 아이의 발달단계 사이의 차이가 크다면 아이의 행동은 문제로 보여지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놀잇감을 가지고 놀 때 24개월 무렵의 아이들에게 양육자는 어떤 행동을 기대할까요? 24개월이라면 구성놀이가 발달할 시기입니다. 그래서 블록을 쌓아 올리고, 어설프게나마 선을 긋고 양육자가 그려준 네모 아래에 빠방이라면서 동그라미를 그리기도 합니다. 하지만 발달이 늦어 아직 이렇게 사물을 조작하고 구성을 하면서 놀기보다는 작은 공이나 블록을 양 손에 잡고 부딪치고 던지고 굴러간 것을 찾아오는 정도의 놀이를 할 수 있는 아이에게 이와 같은 행동을 기대한다면 아이의 발달과 기대와 큰 괴리가 생깁니다. 이때 양육자는 아이가 할 수 없는 행동을 가르치기 위해 노력하고 아이의 행동은 문제라고 생각하게 되기도 합니다.
실제로 공끼우기 장난감에 공을 끼우지 않고 공을 던지고 기어가서 쫓아가 잡고 다시 던지다가 꿀밤을 얻어맞았던 아이가 생각납니다.

아이의 행동을 바라보는 나의 관점이 너무 좁은 건 아닌가요?

아이들의 행동은 바라보는 사람의 관점에 따라서 똑같은 행동이라도 매우 달라 보이기도 합니다. 어쩌면 이 질문은 위의 두 질문을 합한 것일 수도 있겠습니다.
사람들에게는 다양한 성격 유형이 있지요? 그러한 다양성이 나름대로의 조화를 이루어가면서 이 세상이 돌아갑니다. 아이들도 타고난 기질이 다르고 가정환경이 다르고 경험하는 것이 다릅니다. 그런데 아이들의 행동에 대해 좁은 관점을 갖게 되면 많은 것이 문제처럼 보이고 고쳐야 한다고 생각이 들 것입니다. 반대로 너무 허용적이라면 아이가 다른 사람들과 함께 살아가는 사회에서 필요한 사회적 행동을 배울 수 없을 것입니다.
너무 허용적인 경우에도 아이의 행동에 좋지 않은 영향을 주지만, 아이의 행동을 나만의 틀에서 바라본다면 그 또한 자연스러운 발달기의 놀이 행동을 문제라고 볼 수 있습니다.

최근 건강 문제나 컨디션에 영향을 줄 만한 변화가 있진 않았나요?

아이가 몸이 좋지 않다면 당연히 평소와 다른 행동을 하게 되겠지요. 최근 아파서 평소보다 좀 더 허용적인 분위기에서 지내왔다면 아이는 당연히 그런 상황을 유지하고 싶어합니다. 허용되던 것이 갑자기 또 엄격하게 제지를 당하게 된다면 어리둥절해질테고요. 따라서 이러한 상황에서 보여지는 행동을 문제라고 여기지 말고 건강을 회복하는 데 우선순위를 두어야 하겠습니다.
그외에도 동생이 태어났다거나 친척집을 방문해서 며칠 머물게 되었다거나 부모님이 장기출장을 가게 되는 등 아이의 정서 상태에 영향을 주어 행동의 변화를 일으키게 되는 요인들이 있습니다. 이때는 이러한 변화요인에 아이가 잘 적응할 수 있도록 가족들이 함께 노력하고, 주변의 도움을 받는다던가 할 필요가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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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매일 택시를 탄다, 장애인 콜택시

글 : 김지영

나는 거의 매일 택시를 탄다.

재활치료나 병원 진료 등으로 거의 매일 아이와 함께 외출하는데
버스나 지하철은 이용이 어렵기 때문이다.

중증장애인에게 버스와 지하철은 대중교통이 아니다

장애인 이동권 보장을 위해 2023년 1월 저상버스 도입이 의무화됐다.
저상버스는 장애인이 쉽게 버스를 탈 수 있도록, 계단을 없애고 바닥을 낮게 만든 버스다. 그런데 정작 장애인은 잘 이용하지 않는다. 승하차를 위한 경사판을 설치하려면 버스를 보도에 바짝 대야 하고, 버스 기사가 내려서 도와줘야 하고, 교통약자석에 휠체어를 고정하는 등 걷지 못하는 장애인 한 명이 올라타고 다시 출발하는 데 아무리 빨라도 5분 이상 걸린다. 바쁜 시간에는 버스에 휠체어가 들어갈 공간도 없거니와 다른 승객들에게 민폐를 끼치는 것 같다. 기사도 경험이 많지 않으니 승하차에 애를 먹기도 하고 정류소 자체가 저상버스에 적합하지 않은 곳이 많다.
지하철은 몇 번 타봤는데 출발, 도착할 때 나는 특유의 기계음 때문에 제하가 땀을 흘릴 정도로 온몸에 힘을 주며 울어서 더 이상 시도할 수가 없었다. 휠체어 전용 공간에 서 있으면 굳이 와서 제하를 들여다 보며 쯧쯧 혀를 차고 참견하는 어르신들의 시선도 한몫했다.

장애인 콜택시, 이래서 좋다

장애인콜택시(이하 장콜)는 내가 가장 자주 이용하는 장애인 복지 혜택으로, 보행상 장애가 있는 장애 정도가 심한 장애인 등이 이용할 수 있다.
가장 큰 장점은 저렴한 요금이다.
우리가 이용하는 서울시장애인콜택시의 경우 기본요금은 2024년 6월 기준 5km까지 1,500원이며 5km 초과 시 10km까지는 2,900원(km당 280원), 10km 초과 시 km당 70원이다. 시간이나 지역 할증도 없다. 집에서 25분 거리의 치료실까지 1,700원정도 나온다. 한 달 이용료로 따져봤더니 일반택시 대비 10배 이상 절약할 수 있다.
두 번째 장점은 편안하게 이동할 수 있다는 점이다.
휠체어 이용 승객에게는 슬로프를 장착한 차가 배차된다. 유모차나 휠체어를 접지 않고, 아이를 태운 상태 그대로 승차할 수 있다.
처음엔 제하를 뒷자리에 혼자 두는 게 어색해서 유모차만 뒤에 싣고 아이를 안고 탔는데, 안았을 때 아이 머리가 내 머리를 넘어설 정도로 자라나니 나도 힘들고 아이의 자세도 흐트러지는 데다 안전벨트도 제대로 할 수가 없어 위험하게 느껴졌다. 장애인 유모차를 들인 뒤로는 흔들리는 차에서도 안정감 있을 것 같아서 제하를 유모차에 태운 상태로 탑승했는데 그렇게 편할 수가 없었다.
제하도 편안해 보였다.
세 번째, 온 가족이 이용할 수 있다는 것.
장애 당사자는 물론 보호자나 동반가족도 최대 3명까지 탈 수 있어서 주말에는 우리 가족 넷이 장콜을 타고 나들이를 가기도 한다. 제하를 안고 유모차에서 카시트로, 카시트에서 유모차로 이동하지 않아도, 무거운 유모차를 접었다 폈다 하지 않아도, 주차장을 찾아 돌아다니지 않아도 돼서 너무 좋다.

택시 기사님과 에피소드

마지막 장점은 승하차 시 경험 많은 기사님이 친절하게 도와준다는 것이다.
일반 택시 기사는 장애인 승객을 태운 경험이 별로 없기도 하고 딱히 도와줄 필요성을 못 느끼는지 트렁크 열림 버튼만 눌러줄 뿐, 대부분 운전석에서 내리지 않았다. 장콜 대기가 너무 길어서 어쩌다 일반택시를 탈 때면 나 혼자 제하를 안아 올려서 차 안에 눕혀놓고, 유모차를 접어서 트렁크에 넣는다. 내가 혼자 땀을 뻘뻘 흘리는 동안 도움이 필요하냐고 물어보지도 않는 경우가 많았다.
반면 장콜은 기본적으로 기사님이 다 해주신다.
매일 같이 장콜을 이용한 만큼 그동안 많은 기사님을 만났다. 할아버지, 청년, 아주머니 등 성별도 연령도 다양하고 에피소드도 많이 쌓였다. 같은 기사님을 두 번 이상 만난 적도 더러 있는데 제하가 아기일 때 본 분은 몇 년 만에 만난 제하의 이름이 기억난다며 많이 컸다고 놀랐다. 빌라에서 아파트로 이사한 것을 알고 축하해준 기사님도 있었다.
처음 만난 장콜 기사님의 말을 아직 잊지 못한다.
이렇게 어리고 예쁜 아기가 어디가 아프냐고. 사정을 이야기했더니 왜 소송 안 했냐, 남편은 가만히 있었냐는 둥 기사가 나 대신 진심으로 화를 내주었다. 그때까진 모든 걸 아이를 작고 약하게 낳은 내 탓으로 여겼는데 우습게도 그 기사님 덕분에 그런 생각을 상당 부분 덜어낼 수 있었다.
자신의 아이도 장애가 있는데 성인으로 키워놓고 이 일을 하게 됐다던 할아버지 기사님.
옛날엔 장애인 복지가 없다시피 해서 아픈 아이 키우는 데 아파트 몇 채는 해 먹었다고 했다.
지금은 복지가 비교적 잘 되어있으니 젊은 엄마는 힘내라며 응원의 말을 해주었다. 남편과 일찍 사별하고 혼자 고생 고생하며 두 딸을 키웠다는 아주머니는 다들 평범해 보여도 힘들게 산다고, 그러니 나만 힘들다는 생각 하지 말라며 용기를 주셨다.
장콜을 운행해 보니 세상에 아픈 아이가 너무 많아서 마음이 아프다던 아저씨 기사님.
한편으로는 요즘 택시는 길에서 잡기보다 전화나 앱을 통해 불러서 이용하는 경우가 많은데, 휴대전화 사용이 어려워서 길에서 하염없이 기다리는 어르신이 많아 마음이 짠하다며, 또 다른 교통약자의 입장을 생각해보게 했다.
치료실 다니다 보면 시간을 놓쳐서 굶고 다니기가 부지기수다.
그런 나에게 밥 먹었냐며 간식을 주던 아주머니 기사님.
운전하다 보면 입이 심심해서 주전부리를 늘 챙겨 다니는데 넉넉하게 가져와서 나눠 먹곤 한다며 자꾸 더 먹으라고 권하던 고마운 손길에 마음이 종일 따뜻했다.
택시 안에 갖가지 조화를 달아 예쁘게 꾸며놓은 아저씨 기사님도 있었다.
탑승 후 스위치를 누르니 줄전구까지 반짝반짝 빛났는데 순간 아저씨가 마술사처럼 보였다. 달리는 내내 아이들이 좋아하는 동요도 틀어줬다. 치료실에 가는 길이었지만 마치 놀이공원으로 나들이 가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장애인 콜택시 이용 팁

장콜을 부를 때도 요령이 필요하다.
전체 대기, 주변 대기 숫자를 고려해야 한다. 주변 대기 인원이 많아도 전체 대기가 적으면 비교적 빨리 배차되고, 반대로 주변 대기 인원이 적어도 전체 대기가 많으면 배차 시간이 오래 걸린다. 평균 배차시간은 최근 이용객이 갑자기 늘어나는 시간대에는 실시간 반영이 잘되지 않아 무시하는 게 낫다.
장콜은 아침 출근 시간, 그리고 기사 교대 시간인 3시부터 퇴근 시간까지 이용객이 가장 많다.
또, 주말에는 대기 인원이 얼마 없더라도 운행하는 차량 대수 자체가 적기 때문에 평일보다 일찍 신청해야 한다. 처음에는 이런 자잘한 것들을 잘 몰라서 택시가 너무 일찍, 혹은 너무 늦게 배차되어 콜을 취소하고 일반 택시를 이용한 적이 많았다. 직접 이용해 보면서 감을 잡는 수밖에 없다.
장콜 초보 시절, 대기가 길어 도저히 제시간에 이용할 수 없을 것 같아 일반택시를 한 달에 세 번은 탔다. 편하지도 않은데 제 돈 주고 타는 게 어찌나 아깝던지. 이런 경우에는 바우처택시를 이용하면 가까운 거리의 일반 택시(티머니 온다택시)를 장애인콜택시와 동일한 요금으로 이용할 수 있다. 이용자 대비 차량 부족으로 생기는 문제로 지난해 10월 바우처택시가 확대 운영된 것이다. 다만 비휠체어 장애인을 위한 것이므로 휠체어나 유모차를 이용할 경우 접어서 탈 수 있어야 한다.
서울장애인콜택시 이동지원센터(1588-4388)를 통한 전화 접수만 가능하고, 상담원에게 '바우처택시'를 이용하겠다고 말하면 된다.
아이 낳기 전에는 택시를 타면 기사가 말을 걸까 봐 바로 눈을 감아버리거나 휴대전화만 쳐다봤다. 정치나 종교, 듣고 싶지 않은 불편한 이야기를 하는 사람이 종종 있어서 아예 대화를 차단한 것이다.
그런데 장애인콜택시는 달랐다.
오히려 내가 먼저 말을 건네기도 하고, 기사와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며 그들의 말에 하루의 시름을 털어버리기도 하고, 위로받기도 한다.
오늘도 나는 어떤 이야기를 하게 될까 기대하며 택시를 탄다.

나는 매일 택시를 탄다, 장애인 콜택시 더 읽기"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이 우선인가요? 치료실이 우선인가요?

이소영 (한국영아발달조기개입협회)

어디를 더 우선순위를 두어서 이용해야 한다고 생각하시나요? 치료의 목적이 무엇인가를 생각해 보면 이 질문에 대한 답을 간단하게 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치료의 목적은 무엇일까요? 바로 지금 우리 아이가 생활하고 있는 일상의 삶에 안정적으로 적응하고 중요한 전환점을 맞았을 때 그 시기를 큰 어려움 없이 넘어서서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기 위해서입니다.

잘 못하는 것을 할 수 있게 만드는 것은 어른도 어려워요.

하지만 현재 치료는 우리 아이들이 겪고 있는 발달의 격차를 좁히고 지금 하지 못하는 것을 할 수 있게 하기 위한 것에 초점을 두고 있습니다. “우리 아이가 소근육 운동이 약해서 그림 그리기를 시켜보려고 하는데 너무 싫어해요.”라는 이야기를 듣곤 합니다.
어른의 입장에서 한 번 생각해볼까요? 내가 무언가를 잘 못하는데, 그걸 잘 하게 만들기 위해서 반복적으로 그 행동을 하는 것이 얼마나 힘든지를요. 제가 겪은 경험인데요. 근력을 향상시키기 위해 다리를 올렸다 내리기를 20번씩 천천히 하라고 하는데, 근력이 없는 제게 이 동작은 매우 어려운 것이고 너무 힘들어서 더이상은 운동을 하러 가기 싫었습니다. 잘 못하는 것을 반복적으로 해야 하는 상황은 어른에게도 매우 고통스럽습니다. 그런데 아이들은 어떨까요?

이렇게 어렵게 향상시킨 기술들은 어디에 쓸모가 있는 걸까요?

왜 소근육 운동을 향상시키려고 하는 걸까요? 그림을 잘 그리기 위해서? 블록을 잘 쌓기 위해서? 퍼즐을 잘 끼우기 위해서? 물론 영유아들에게는 이런 기술들이 즐거운 놀이를 위한 것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잘 못하는 것을 반복해서 하는 것이 과연 놀이가 될까요? 오히려 스스로 숟가락으로 밥을 떠서 먹고, 과자의 포장을 뜯고, 신발을 신고 벗고, 세수를 한다거나 할 때 소근육이 훨씬 더 유용하지 않을까요? 이런 행동을 스스로 했을 때 양육자도 아이를 돌보기 훨씬 수월하고요.

치료나 교육의 목적은

아이들의 IFSP/IEP를 작성할 때 중요한 것은 목표가 얼마나 기능적이고 일상생활에서 반복적인 기회를 줄 수 있고, 아동의 독립적인 참여를 촉진하는가입니다.
이러한 치료와 교육의 목적과 목표를 생각해 본다면 아이들은 또래가 접하는 것과 비슷한 자연스러운 환경인 어린이집과 유치원을 우선해서 다니고, ‘치료’는 영유아의 일과가 잘 유지되도록 지원해주는 역할을 해야 하겠습니다. 아직 어린이집을 다니지 않는 0-2세의 영아라면 가정에서의 일상 영위가 우선이고, 치료는 가정에서의 일상을 지원해야 하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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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다람쥐인가요?

글 : 컬러풀브레인친구 대표 차예진

아기 다람쥐 노래
산골짝에 다람쥐 아기 다람쥐
도토리 점심 가지고 소풍을 간다
다람쥐야 다람쥐야 재주나 한번 넘으렴
팔닥 팔닥 팔닥 날도 참말 좋구나
‘다람쥐’하면 대부분의 한국 사람이 떠올리는 노래의 가사이다. 귀여운 갈색의 줄무늬 다람쥐가 볼 가득 먹이를 물고 쪼르르 뛰어가는 모습이 떠오른다.
그렇다면 미국에서 사람들에게 ‘다람쥐’에 대해 묻는다면 어떤 다람쥐를 떠올릴까? ‘squirrel’이라고 구글링을 하면 우리가 흔히 청설모라고 부르는 회색 다람쥐가 대표 이미지로 출력된다.
‘다람쥐’는 Sciuridae 과(科)로 278종류가 존재하며 크기, 서식지, 분포지, 식성, 천적, 활동 시간, 특징 등이 모두 다 다르다.
우리가 떠올리는 ‘다람쥐’의 스트레오 타입인 갈색 줄무늬 다람쥐, 북미 거주자들이 떠올리는 회색 청설모도 결국 고정관념인 것이다.

다르지만 같음, #다 같음

기존의 다양성을 설명하는 콘텐츠는 동물원의 여러 종류의 동물들을 비유하며 설명하는 등 복수의 종(種)을 차용하여 보여주는 것이 많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하지만 우리는 모두 같은 사람이고 사람들이 가지는 다양성을 직관적으로 보여줄 수 있는 콘텐츠의 부재에 대해 끊임없이 고민하였다. 그리고 278종류의 다람쥐에 대해 공부하며 다람쥐마다 다 다른 특징을 가진 다양성을 신경 다양성의 특징과 결부시킨 세계관을 설계하였다.
전 세계에서 전학을 오는 다람쥐들의 이야기로 신경 다양성에 대해 자연스레 보여주고 이해를 돕는 10개의 에피소드를 창작하였다.
신경 다양성 친구인 컬러풀브레인 다람쥐들의 특성을 이겨내야 할, 극복해야 할, 없애야 할 부정적인 것으로 다루지 않았으며 다람쥐, 하나의 종(種) 내에서 비유하여 설명함으로 포용의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이는 세계적인 DEI(Diversity, Equity, and Inclusion)의 어젠다와 일맥상통하며 한국장애인재단의 인식개선 캠페인은 다르지만 같은, 모두 다 같은 세상을 만들어가고자 하는 ’다 같음‘ 캠페인과도 같은 곳을 바라보는 콘텐츠라고 말할 수 있다.

는 우리 사회의 축소판

조금 전 다람쥐 노래로 돌아가서 ’재주나 한번 넘으렴‘의 가사를 불러보자.
신나게 달리다가 앞구르기, 옆 구르기 등을 하는 다람쥐들의 모습이 연상된다.
그런데 한 다람쥐는 아무리 노력을 해봐도 달리기가 쉽지 않으며 넘어지고 또 넘어진다.
우직한 이 다람쥐는 자신이 세운 원칙을 지키려고 계속 노력을 한다.
촉각 감각의 과잉반응이 있어 불편하게 입고 있던 체육복을 벗고 힘차게 팔다리를 뻗어내는 순간, 익막이 펼쳐지며 하늘을 비행한다.
바로 첫 번째 주인공인 ’하늘다람쥐 도도’이다. 하늘다람쥐인 도도를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바라봐 준 선생님과 친구들의 눈빛에 자신에 대한 긍정 에너지를 한 겹 쌓을 수 있었던 에피소드이다.
신경 다양성 를 소개한다. 모두 다 다르지만, 같은 다람쥐로, 같은 사람으로서 서로가 서로를 이해하고 안아줄 수 있는 사회가 되기를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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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와 함께 하는 즐거움을 찾는 놀이중심 NDBI(자연적 발달 행동 중재) 참여 후기

글 : 박수진

저는 이제 7월이 되면 4돌이 되는 발달장애를 가진 남자 아이를 키우는 엄마 입니다.
제 아들은요~무발화에서 조금 벗어나 서툰 발음으로 소통하려고 하고,반짝 반짝 빛나는 눈으로 엄마를 봐주고, 사랑이 너무 많은 이쁜 아들입니다.
처음 발달이 늦은걸 알았을 때 아이와 지금은 너무 많은 발전을 해줘서 너무 기특해 하며 행복한 하루하루를 지내고 있어요~
아이와 제가 애착을 형성하고 성장할수 있었던 이야기를 해볼려고 해요.

다른아이들과 조금 다른 우리아이

18개월쯤 내 아이가 다른아이들과 조금 다르다고 느끼게 됐어요.
그때의 저는, 신랑과 아이 이야기만 나와도 참을 수 없는 눈물이 계속 흘렀고, 발달센터에서는 아이 수업이 끝나고 상담시간에 대부분을 울면서 상담을 했고, 아무런 방법을 모르던 그땐 선생님들께 매달리며 내 아이가 빨리 좋아질 수 있게 해달라고 매달렸던 것 같아요.
집에선 아이 혼자 놀고 있는 모습을 보면 불안함이 밀려와 "이거 해보자" "이거 해봐!" 반응이 없는 아이와 씨름했고, 몰아치는 우울감에 아이와 있는 시간이 전혀 즐겁지 않았어요.
그렇다고 힘들고 슬퍼만 하고 있을수는 없죠. 난 엄마니까요

발달장애는요

발달 장애는 센터 선생님도 의사도 아닌 하루 중 아이와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부모가 해야 한다는 거걸 잘 알고 있었거든요!
우연한 기회로 저는 놀이중심 NDBI 연구참여를 하게됬습니다.
반응이 낮은 아이와 놀이 란 정말 너무 재미없고 힘들었던 저는 망설임 없이 참여했죠!
그렇게 발달장애를 가진 다른 아이들의 부모님들, 선생님과의 첫 수업!
"내 아이의 장점을 10가지 써보고 자랑해주세요~" 이 질문에 머리가 멍해지면서 고민을 엄청 했어요
단점은 줄줄 써내려 갈텐데 말이죠..
아이가 무엇을 잘 하는지 뭘 좋아하는지 생각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고
내 스스로 아이를 넓게 봐주지 못했구나...
모르는게 더 많았던 엄마였구나... 등 많은 생각이 드는 첫 수업이었어요.

NDBI를 통해 배운 방법

NDBI를 통해 배운 방법을 아이와 놀이에서 조금씩 적용해보고 아이와 소통하는 방법을 알아가는 것도 재미있었고. 간단한 놀이지만 같이 할 수 있게 됐고, 엄마를 보고 이것저것 따라 하고, 느리지만 조금씩 자라는 아이를 보면서 대견하고 너무 사랑스러웠어요.
제가 놀이중심 NDBI를 통해 느낀 것은
아이를 사랑의 눈으로 관심있게 바라보면 아이가 원하는게 보이고, 마음을 알아주려 노력한다면 아이와 더 가까워 질 수 있고, 그런 환경 속에서 일상의 간단한 행동도 재미있는 놀이가 될 수 있고, 자연스럽게 학습하고 익히며 타인과 소통하는 즐거움을 얻을 수 있는 것 같아요.
매주 해야 하는 미션이 힘들기도 하고 귀찮기도 했지만, 저에게는 아이를 알아가고 더 가까워지는 계기가 되어 아이도 성장했지만 저도 많이 성장할 수 있는 좋은 경험이었습니다.
많은 발달장애 아이들을 키우는 다른 부모님들도 거창한 놀이가 아닌 아이의 관심사로 같이 놀며 아이와 친해져보세요.

아이와 함께 하는 즐거움을 찾는 놀이중심 NDBI(자연적 발달 행동 중재) 참여 후기 더 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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