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우리 아이 왜 이럴까? The Out-of Sync Child

어떤 아이들은 수업 시간에 친구들과 함께하지 못하고 교실 한쪽을 서성이기도 하고, 선생님의 동작을 따라 하라 했더니 엉뚱한 곳을 치기도 한다. 함께 재미있게 참여하는 시간에 따로 떨어져 있거나, 무기력하게 리듬 막대를 두드리는 모습을 보일 때, 부모와 교사는 당혹감을 느낄 수 있다. 이러한 행동들은 단순한 문제행동이 아니라 감각정보처리의 어려움에서 비롯될 수 있다. 『우리아이 왜 이럴까』의 서문에서는 이러한 사례를 소개하며, 어른들이 아이를 더 깊이 이해하고 효과적으로 도울 수 있도록 감각정보처리의 개념을 제시한다.
어린 아기들을 생각해보자. 어떤 아기들은 부모가 안아주려 하면 몸을 뒤로 젖히며 거부하거나, 반대로 꼭 안겨 있으려 한다. 기저귀를 갈아줄 때마다 온몸을 비틀며 불편함을 표현하기도 한다. 또 어떤 아기는 장난감이 쏟아지는 소리에 깜짝 놀라며 울음을 터뜨리지만, 다른 아기는 아무런 반응도 보이지 않는다. 손에 묻은 음식물을 극도로 싫어하는 아이도 있는 반면, 일부 아이들은 손으로 계속해서 감각을 탐색하려 한다. 이러한 행동들은 어른들의 기대와 다를 수 있으며, 감각정보처리의 어려움에서 비롯될 수 있다.
이 책은 감각정보처리의 어려움이 아이들의 행동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지 설명하며, 감각통합장애로 진단받은 아이뿐만 아니라 감각정보처리에 어려움을 겪는 모든 아이들을 더 깊이 이해할 수 있도록 돕는다. 1부에서는 감각정보처리 문제에 대한 개관과 그것이 아동의 행동에 미치는 영향을 다루며, 정상과 즉성의 개념을 탐색한다. 2부에서는 감각정보처리 어려움을 진단하고 개입하는 방법을 안내하며, 실질적인 도움을 제공한다.
만약 아이가 다음과 같은 행동을 보인다면, 감각정보처리의 관점에서 아이를 이해하는 것이 필요할 수 있다.
-촉각이나 움직임에 과민하게 반응하거나, 반대로 둔감한 반응을 보일 때
-소리, 빛, 맛, 냄새 등에 극단적인 반응을 보이거나 무관심할 때
-감각 자극을 적극적으로 추구하는 경향이 있을 때
-감각 구별 능력이 부족하여 세밀한 차이를 인지하기 어려울 때
-지나치게 높은 활동 수준을 유지하거나, 반대로 무기력해 보일 때
-자세 조절이나 운동 협응에 어려움을 보일 때
이 책은 아이들의 행동을 단순한 문제로 보기보다, 감각정보처리의 관점에서 이해하고 효과적으로 개입할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한다. 부모와 교사가 아이를 더욱 깊이 이해하고 실질적인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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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배 부모님들의 경험 나눔: 모든 치료가 아이에게 맞는 것은 아니예요

12~13세 다운증후군 자녀를 양육하고 있는 어머님들의 인터뷰 내용을 정리했습니다

발달 지연이나 장애가 있는 아이를 키우는 부모님들은 아이의 발달을 돕기 위해 다양한 치료와 교육을 시도해 봅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 돌아보았을 때, 모든 치료가 기대만큼 효과적이지 않았고, 오히려 후회되는 선택들도 있었다는 경험을 하신 분들이 많았습니다.

부모님들은 좋은 치료나 교육이라고 들으면 아이에게 해주고 싶은 마음이 컸지만, 막상 해보니 아이에게 맞지 않거나, 효과가 미미했거나, 오히려 부작용이 있었던 경우도 많았다고 이야기합니다. 이 경험을 바탕으로, 현재 영유아기 자녀를 키우고 계신 부모님들이 조금 더 신중하게 선택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도록 몇 가지 생각해 볼 점을 정리해 보았습니다.

효과보다 중요한 것은 아이에게 맞는지 여부

부모님들께서 가장 많이 이야기하신 후회 중 하나는 아이의 특성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고 ‘좋다고 알려진 치료’를 무조건 시도했던 것입니다.

📌 부모님들의 경험 사례
✔ 물리치료에서 강제로 세우는 치료가 오히려 발목에 부담을 주었던 경험.
✔ 전기 치료를 받았지만, 아이가 극심한 불편함을 호소했던 경험.
✔ 특정 치료에서 아이가 심하게 울었지만, ‘효과가 있으려면 견뎌야 한다’는 말에 계속했던 경험.
✔ 음악 치료가 좋다는 이야기를 듣고 시작했지만, 아이가 소리에 과민 반응을 보여 오히려 힘들었던 경험.

📌 Tip: 치료를 선택할 때, 아이가 어떻게 반응하는지 세심하게 관찰하고, 불편해하거나 거부하는 치료를 무조건 강행하지 않는 것이 중요합니다.

‘지금 하지 않으면 늦는다’는 조급함이 오히려 문제

부모님들께서는 영유아기 때 치료를 받을 수 있는 시기가 한정적이라는 압박감을 많이 느끼셨다고 이야기합니다. 그래서 주변에서 "이 치료는 꼭 받아야 한다", "조기에 개입해야 효과가 있다" 등의 말을 들으면 불안해져서 무조건 시도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 돌아보니, 아이마다 발달 속도가 다르고, 늦더라도 자연스럽게 할 수 있었던 것들이 많았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고 합니다.

📌 부모님들의 경험 사례
✔ 걷는 것이 늦어질까 봐 다양한 치료를 시도했지만, 결국 시간이 지나면서 자연스럽게 걷게 되었던 경험.
✔ 치료 효과에 대한 확신 없이 많은 시간을 투자했지만, 결국 크게 달라지지 않았던 경험.
✔ 다른 부모들이 ‘이 치료가 좋다’고 하면 안 하면 후회할까 봐 무조건 시도했던 경험.

📌 Tip: 조급한 마음보다는 아이의 개별적인 성장 속도를 고려하고, 자연스럽게 발달할 수 있는 부분은 기다려 보는 것도 필요합니다.

사교육처럼 변해버린 치료 시스템, 부모가 중심을 잡아야 한다

많은 부모님들이 치료를 받는 과정이 마치 일반 아이들의 사교육처럼 되어버렸다고 이야기합니다.

📌 부모님들의 경험 사례
✔ "이 치료가 좋다더라"는 소문이 나면 대기 신청을 해놓고, 비용이 많이 들더라도 시도했던 경험.
✔ 주변에서 좋다고 해서 다 따라갔지만, 결국 아이가 힘들어했고 부모도 지쳐갔던 경험.
✔ 무엇이 아이에게 가장 중요한지 고민하기보다는, ‘남들 다 하니까 우리도 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선택했던 경험.

부모님들께서는 이런 선택이 결국은 아이를 위한 것이었는지, 아니면 부모의 불안감을 줄이기 위한 것이었는지 되돌아보게 되었다고 이야기합니다.

📌 Tip: 아이에게 정말 필요한 치료와 지원이 무엇인지 중심을 잡고, 유행을 따라가는 것이 아니라 우리 아이에게 맞는 선택을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경제적, 정서적 부담도 고려해야 한다

치료는 비용뿐만 아니라 부모와 아이 모두에게 큰 에너지를 요구하는 과정입니다.

📌 부모님들의 경험 사례
✔ 비보험 치료를 지속적으로 받았지만, 큰 효과를 보지 못해 경제적 부담이 컸던 경험.
✔ 부모의 시간과 에너지를 쏟아부었지만, 아이가 행복하지 않았던 경험.
✔ ‘이제 와서 그 돈과 시간을 아이와 더 많은 시간을 보내는 데 사용했다면 어땠을까?’라는 후회.

물론 치료는 아이의 발달을 돕는 중요한 과정이지만, 무조건 많은 치료를 받는 것이 아니라,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치료를 선택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 Tip: 치료를 받기 전에, "이 치료가 우리 아이에게 꼭 필요한가?", "경제적, 정서적으로 감당할 수 있는가?"를 한 번 더 고민해 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부모님들께 드리는 조언

부모님들께서 직접 경험하신 내용을 바탕으로, 치료를 선택할 때 고려해야 할 몇 가지 중요한 점을 정리해 보았습니다.
📌 치료를 선택할 때 꼭 고려해야 할 것들
✅ 우리 아이에게 정말 맞는 치료인지 먼저 확인하기.
✅ 치료 효과를 무조건 기대하기보다는, 아이의 반응을 살피고 필요하면 중단할 용기도 가지기.
✅ "지금 안 하면 늦는다"는 말에 조급해하지 않기.
✅ 무조건 많은 치료를 받는 것이 아니라,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치료를 선택하기.
✅ 치료뿐만 아니라 부모와 아이가 함께 보내는 시간의 소중함을 잊지 않기.

부모님들은 아이에게 최선을 다하고 싶어 합니다. 하지만 모든 것이 아이에게 맞는 것은 아니며, 부모님 자신도 지치지 않고 지속적으로 아이를 지원할 수 있도록 현명한 선택을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부모님의 사랑과 노력은 아이에게 가장 큰 힘이 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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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동 뇌발달과 양육자 지원방향 강의를 듣고

글 : 김선희

하늘이 푸르렀던 봄을 기다리던 작년 어느 날 정말 오랜만에 아이와 관련된 수업을 들었다.
나는 이제 아이에 대해서 많이 내려놓아서 그런지 아이에 대한 정보를 많이 찾아보지 않는다.
그런데 아이의 장애에 별로 관심이 없다고 생각했던 남편이 때마침 카톡으로 알려주어서 가게 되었다.

집에서 걸어서 20분 정도의 거리의 복지관에 도착하니 삼삼오오 엄마들이 북적북적 오기 시작했다. 그냥 다 나와 비슷한 엄마들이겠거니 싶은 마음이 들면서도 다 제각각의 사연들이 있을 것이라는 마음이 들었다. 예전에 아이를 안고 복지관에 갔던 생각들이 스치며 기분이 묘했다. 당시 내가 이런 곳에 아이 때문에 오리라고 생각하지 않았었기 때문이다. 지금의 내가 예전과 달리 의욕이 너무 사라졌구나 싶었다.

수강을 준비하며

강의가 시작되기 전에 여러가지 종이들을 받아 작성할 수 있는 부분은 미리 작성해 두었다. 기질검사지를 체크하면서 아! 내가 낳은 아이인데 이렇게 다르기도 한가 싶기도 했다. 달라서 이해하기 편하기도 했지만, 너무 달라서 이해하기 힘들기도 했던 시간들이 주마등처럼 스쳐간다.

내가 다른 나를 이해한다는 것. 그것도 내가 낳은 자식이 특별하다는 것을 받아들이기까지 쉽지만은 않았다. 하지만 아이 덕분에 더 많은 부분들을 알게 되었고, 지속적으로 알아갈 수 있는 기회가 되지 않았나 싶다.

시냅스는 반복하면 자동연결이 된다

예전에 아이 치료실을 통해 플로어타임 101코스를 신청해서 수강한 적이 있다. 이번 강의에서 최진희 박사님은 뇌연구를 기반으로 아이들을 이해하면서 코칭을 해주신다고 했었는데, 플로어타임과 부합하는 부분이 많아서 강의를 듣는 데 더 흥미를 갖게 되었다.

그 중에서도 인상적인 것은 시냅스는 반복하면 자동연결이 된다는 것이다. 우리가 무의식적으로 하는 행동들이 다 반복을 통해 이루어진 결과이기 때문에 2~3세까지는 경험이 뇌를 만들기 때문에 경험을 우선하라고 하셨다. 특히나 일상적으로 하는 것들을 반복적이고 규칙적이게 만들어 주면 아이 스스로 할 수 있는 영역이 많아진다는 것이다.

우리 아이의 2~3살 때를 돌아보면, 당시 치료실 다니는 것에만 너무 몰두해서 아이가 안좋은 경험을 쌓게 되어 회피반응이 너무 많아진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생각과 말로는 아이가 수월하게 발달하기를 원하면서도 계속해서 아이에게 잔소리를 집어 넣었던 나. 그리고 그런 자극을 회피해버리는 아이를 다시 또 질책하곤 했다. 아이는 반복적이고 무의미하면서 하기 싫은 것을 왜 해야 하는지 몰라서 힘들었을 것 같다.

부모는 아동 발달의 조력자

상동행동에 대한 이야기도 하셨는데, 그것을 못하게 하기보다는 더 적극적으로 같이 하면서 관심을 유도해서 상호작용을 유도할 수 있다고 한다. 특히나 자폐 아동은 상동행동을 함으로써 다양한 자극들을 처리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자기조절을 하게 되는데, 그것을 그저 이상한 행동이라고 치부하며 제재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그것을 이용하라는 것이다.

부모는 아이 발달의 조력자이며 아이가 결정하게 하고 아이가 필요로 하게 해서 이끌어내는 역햘을 해야 한다. 억지로 끌어다 먹이려고 하지 않아야 한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같은 자폐라도, 같은 백질연화증이라도 그 아이들이 다 같지 않고 아이마다 다 다르다는 말씀에 큰 울림을 받았다. 사람들이 모두 기질적으로 다 다르듯이, 아이들의 타고난 뇌가 모두 다 다르다는 것이다.

정상 발달을 하는 큰 아이가 이해되고, 장애를 가지고 있는 둘째 아이도 다 이해되고, 심지어 이해와 거리가 먼 남의편인 남편까지도 이해가 되는 흥미로운 강의였다. 게다가 일반 사람들이 들으면 장애에 대한 인식 개선도 될 것 같다. 이런 강의가 더욱 많아져서 장애 아동의 부모 뿐 아니라 모든 사람들이 한 번쯤 들을 기회가 꼭 있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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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중심 조기개입이 가져온 변화

글 : 전세란(김동하의 어머니)

아이의 장애를 알게 되었을 때, 저는 무엇을 해야 할지 몰라 막막했습니다. 치료와 재활에만 집중하며 하루하루를 보냈지만, 어느 순간 이것만이 전부일까 하는 고민이 들었습니다. 그러던 중 가족 중심 조기 개입 서비스를 만나면서 새로운 시각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치료뿐만 아니라 가족이 함께 배우고 성장하는 과정이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이 글을 통해 조기개입이 우리 가족에게 가져온 변화를 나누고자 합니다.

힘겨웠던 시작, 끝없는 재활의 길

우리 아이는 퇴원 직후 중환자실에 입원해야 했고, 코로나로 인해 면회조차 할 수 없었습니다. 퇴원할 때 처음으로 아이를 안아봤고, 그와 함께 배운 첫 번째 기술이 심폐소생술이었습니다. 이후 100일 동안 산소 공급기에 의존해야 했고, 혹여나 산소 포화도가 떨어질까 봐 밤을 새우며 불안에 떨었습니다. 몸과 마음이 지쳐 있던 그 시기에 우리 아이는 강직형 사지마비 진단을 받았고, 이후 중증장애 등록이 이루어졌습니다.
이제 숨을 쉬는 것이 안정되었으니 치료를 시작해야 했습니다. 재활을 위해 대학병원을 왕복 2시간 거리에 있는 여러 기관으로 오갔고, 하루에도 여러 차례 치료를 받았습니다. 보바스 치료, 보이타 치료, 운동 치료, 작업 치료 등 좋다고 하는 것은 모두 시도해 보았고, 직접 배운 후 집에서도 시행했습니다. 졸린 아이를 깨워 치료를 하면 아이는 울었고, 저도 미안함에 같이 울면서 치료를 이어갔습니다. 아이에게도, 저에게도 가혹했던 시간이었습니다.

조기 개입 서비스, 가족을 위한 변화의 시작

그런데 그 시기에 우리는 가족 중심 조기 개입 서비스를 만나게 되었습니다. 주 1회 가정 방문을 통해 진행되는 이 서비스는 단순한 치료가 아니라 우리 가족 모두가 성장하는 과정이었습니다. 프로그램을 시작할 때 세 명의 전문가가 함께 방문해 아이의 상태를 종합적으로 평가했고, 한 가지 발달 영역이 아니라 전반적인 발달을 고려한 목표를 세워주었습니다. 시간과 여유가 부족해 챙기지 못했던 부분들을 전문가들이 함께 고민해 주었고, 이를 바탕으로 장단기 목표를 설정해 체계적인 계획을 세울 수 있었습니다.
프로그램이 진행되면서 우리 가족이 가장 크게 달라진 점은 아이가 무엇을 좋아하는지를 발견하게 된 것이었습니다. 병원에서는 "아이가 인지가 문제다, 움직임이 부족하다"는 말만 들었지만, 실제로 우리 아이는 자동차와 기차를 너무나 좋아하는 아이였습니다. 자동차 모양의 찍찍이를 주면 기어가서 떼어내려고 하고, 자동차 팝업북을 주면 손을 움직이며 책을 넘겼습니다. 관심 있는 것을 접했을 때 아이의 움직임이 달라진다는 것을 알게 되면서, 치료가 아닌 놀이를 통해 발달을 촉진하는 방법을 자연스럽게 익힐 수 있었습니다.

부모가 주도하는 실천, 그리고 변화

이 프로그램에서 특히 좋았던 점은 단순히 정보를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부모인 제가 직접 실천해 보고 피드백을 받을 수 있었다는 것입니다. 병원이나 센터에서는 제한된 시간 안에 질문할 수 있는 기회가 거의 없었지만, 조기 개입 서비스에서는 아이가 어떤 변화를 보이는지, 어떤 방법이 더 효과적인지를 지속적으로 점검하고 조언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예를 들어, 보조기를 처음 사용할 때도 바른 자세를 유지할 수 있도록 구체적인 안내를 받을 수 있어 불안함 없이 아이를 도울 수 있었습니다.
또한, 전문가들은 항상 아이가 가진 장점을 먼저 봐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치료와 재활에 집중하다 보면 부모로서 아이가 할 수 없는 부분만 보게 되는데, 전문가들이 아이의 강점을 찾아주고 격려해 주면서 저도 아이를 바라보는 시각이 긍정적으로 바뀌었습니다.
이런 경험들이 쌓이면서, 우리 가족은 단순히 치료와 재활만을 우선순위로 두는 것이 아니라, 아이의 즐거움과 가족의 일상을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 방향으로 변화할 수 있었습니다. 아이가 행복할 때 스스로 동기부여가 되어 더 많은 움직임을 시도하고, 작은 성취를 통해 자신감을 쌓아가는 과정을 지켜보면서, 치료가 아니라 삶을 살아가는 것이 먼저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요즘 우리 아이는 유치원을 다니며 친구들과 즐겁게 지내고 있습니다. 좋아하는 활동을 하면서 점점 더 많은 것을 시도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자신의 방식으로 성장해 나갈 것입니다. 조기 개입이 단순히 발달이 조금 느린 아이들에게만 필요한 것이 아닙니다. 우리처럼 평생 재활을 일상으로 삼아야 하는 아이와 가족들에게는 더욱더 필수적인 서비스라고 생각합니다. 방향을 잡는 것이 중요합니다. 어떤 길을 가더라도, 가족이 함께 성장할 수 있는 길이라면 그 과정은 충분히 행복할 수 있습니다. 우리 가족이 긍정적인 변화를 경험할 수 있도록 도와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앞으로도 우리 아이가 자신의 꿈을 키워가며 건강하게 자라나길 바랍니다.
우리 가족이 긍정적인 변화를 경험할 수 있도록 도와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앞으로도 우리 아이가 자신의 꿈을 키워가며 건강하게 자라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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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증장애아동 돌봄 가족에게 휴식을 주는 ‘도토리하우스’

글 : 김지영

가족 나들이는 즐거운 일이지만, 우리는 종종 ‘제하는 나가면 손해’라는 말을 하며 쓴웃음을 짓는다. 밥도 제때 못 먹고, 낮잠도 못 자고, 그렇다고 보통의 아이들처럼 즐겁게 놀 수 있는 것도 아니니까. 그런 아이가 안쓰럽고 미안해서 우리는 2인 1조로 움직인다. 다 같이 나가야 할 상황이 아니라면 어른 한 명과 제하는 집에 남는다. 또는 넷이 같이 나갔다가 유모차가 진입할 수 없는 곳이 나오거나 제하 밥 먹일 시간이 됐거나 여러 가지 이유로 함께 할 수 없는 경우가 생기면 아빠가 첫째와 시간을 보내는 동안 엄마는 제하와 수유실이나 카페에 앉아서 이유식을 먹이거나 하는 식이다.

쉬는 것도 안 쉬는 것도 아닌 여행

잠깐의 외출도 이럴진대 여행은 더 어렵다. 일단 짐이 어마어마하다. 피딩펌프, 석션기 등의 묵직한 의료기기와 앰부백, 피딩 용품, 드레싱 용품, 각종 약과 영양제… 입원하는 것과 같은, 아니 그 이상의 수준으로 짐을 싸야 한다. 트렁크에 짐과 장애인 유모차까지 실으면 차창 밖으로 뒤따라오는 차를 볼 수 없을 지경이 된다. 아무리 꼼꼼하게 체크해도 제하 짐은 쌀 때마다 찝찝하다. 미리 만들어둔 리스트대로 준비해도 늘 뭔가 빠뜨린 것 같은 기분이 든다. 석션기를 깜빡하는 바람에 여행지에 거의 다 도착해서 다시 집으로 차를 돌렸다는 사람이 있었는데, 정말 남 일 같지 않은 이야기다.(우리에게도 비슷한 일이 있었다.)
그럼에도 여행을 좋아하는 우리 가족은 1년에 두 번 이상 가족여행을 감행했다. 대신 도착하기만 하면 큰 이동 없이 안에서 모든 걸 해결할 수 있는 리조트를 즐겨 찾았다. 첫째가 아빠와 워터파크에서 노는 동안 제하는 나와 객실에서 시간을 보냈다. 모처럼 떠나온 여행지에서도 뿔뿔이 흩어져야 한다니, 여기 와서도 방에 갇혀있구나. 그런 우울한 기분이 들 때면 리조트 안에 있는 카페로 유모차를 끌고 가기도 했다. 좁고 답답한 객실이나 수유실보다야 카페가 훨씬 나았지만, 사람들의 시선 때문에 마음이 편하지만은 않았다. 첫째도 여행 초반에는 함께하지 못하는 엄마 또는 아빠를 찾았는데 점점 2인 1조가 익숙해지는 것 같았다.
제하는 장거리 이동 후 컨디션이 급격히 나빠지곤 했다. 차에서 잠들지도 못하고 4시간이든 6시간이든 뜬눈으로 버텼다. 눈이 스르르 감기다가도 차가 조금만 덜컹거리면 놀라서 눈을 번쩍 뜨는 것이다. 평소에 잘 있던 아이가 여행을 가거나 명절에 고향에만 내려가면 토하고, 배변도 잘 못하더니 결국 집에 돌아와서 경련을 한 적도 있었다. 비슷한 일을 몇 번 겪고는 장거리 여행을 떠나는 것을 망설이게 되었다.

도토리하우스는 어떤 곳?

일상적인 외출이나 여행부터 크게는 이사, 수술까지. 중증장애인의 가족은 많은 것을 미루거나 포기한다. 일반적인 돌봄이 아닌 ‘의료적 돌봄’이 필요하기에 친할머니에게조차 아이를 맡기기가 어렵다. 그런데 감사하게도 2023년 10월 중증장애아동을 돌보는 보호자와 가족들이 미뤄둔 일을 하거나 쉴 수 있도록 돕는 곳이 생겼다. 국내 최초 소아청소년 환자 단기 의료돌봄센터 ‘도토리하우스’다.
도토리하우스에는 서울대학교 어린이병원의 전문의와 간호사가 24시간 상주하며 아이의 상태를 수시로 확인하고 집에서와 같은 컨디션을 유지할 수 있도록 돌봐준다. 의료진뿐 아니라 사회복지사, 치료사 등의 전문 인력과 자원봉사자가 함께하며 입원 동안 아이에게 놀이치료, 음악치료, 미술치료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현재 시범 사업 중으로 참여하는 기관은 도토리하우스 외에 칠곡경북대학교 어린이병원 ‘더쉼’이 있다. 해당 병원을 이용한 적 없더라도 사전에 외래를 통해 주치의와 상담 후 이용할 수 있다.
한편 도토리하우스에는 비장애 형제자매를 위한 프로그램인 ‘모여라! 도토리형제’ 도 있다. 베이킹, 공예품 만들기, 공연 관람 등 매월 새로운 주제로 진행되며 참가비용이 없다. 만 9세 이하 아동팀, 만 18세 이하 청소년팀으로 나눠 소수로 운영되어 또래가 서로 친밀감을 형성하기에도 좋다. 도토리하우스에 입원한 경험이 있거나 입원 예정인 아이의 형제, 자매라면 이용할 수 있다.

죄책감 없는 휴식, 쉬어가도 괜찮아

도토리하우스에는 다양한 병명의 아이들이 입원하는데 그중에서도 제하와 같은 저산소성 허혈성 뇌병증이 가장 많다고 한다. 이용 가족은 주로 여행을 떠나고 출산하러 가거나 이사, 수술 등 미뤄왔던 일을 처리하기도 한다. 우리는 24년 3월 첫 입원 후 지난 연말까지 1년 동안 총 네 번 도토리하우스를 이용했다. 세 번은 가족여행을 다녀왔고 가장 최근에는 자궁근종 수술 후 몸조리를 위해서였다.
처음 제하 없이 여행할 땐 기분이 이상했다. 엄마 아빠를 독차지한다며 기뻐하는 첫째를 보며 흐뭇한 마음과 동시에 제하를 두고 왔다는 죄책감에 마음이 무거웠다. 그런 생각도 잠시, 도토리하우스 사회복지사가 제하의 사진과 영상을 카톡으로 공유해줬다. 여러 선생님이 돌아가면서 동화책을 읽어주거나 악기를 연주해 주는 등 제하에게 즐거운 시간을 선물하고 있었다. 한번이 아니라 매일 사진과 함께 오늘은 어떤 활동을 했는지, 컨디션은 어땠는지 등 소식을 보냈다. 활짝 웃고 있는 제하 얼굴을 보니 마음이 한결 가벼워졌다. 덕분에 평소 같으면 엄두도 못 냈을 곳들을 여기저기 다녔다. 산악 체험도 하고, 갯벌 체험과 캠핑도 다녀왔다. 엘리베이터가 없는 곳도 자유롭게 드나들었다. 그렇게 제대로 쉴 수 있는 여행을 다녀와서 다시 일상을 살아갈 에너지를 얻을 수 있었다.
의료기기에 의존해야 하는 중증 환아를 돌보는 부모는 수면과 휴식 시간이 심각하게 부족하다. 2020년 서울대병원 소아청소년과에서 중증 소아·청소년 보호자 74명에 대해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주 돌봄자인 부모는 아이를 하루 평균 14.4시간 돌보며 수면 시간은 5.6시간, 개인 시간은 2.4시간 불과했다. 5.6시간으로 조사된 수면 시간조차 아이 체위 변경, 석션 등으로 숙면이 아니라 쪽잠 수준이다. 몸과 마음의 건강이 피폐해질 수밖에 없다.
이러한 상황에서 도토리하우스와 같은 단기 의료돌봄센터를 비롯해 장애아 가족 양육 지원 사업(장애아동돌봄), 장애인돌봄가족휴가제, 장애가족 심리지원 서비스 등 돌봄 제공자에 대한 지원을 적극 이용한다면 우리가 조금이나마 더 건강한 삶을 이어가는 데에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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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아 운동발달 및 조기개입

Regina Harbourne

조기개입은 영유아의 발달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며, 특히 생후 3년 동안의 뇌의 높은 신경 가소성과 경험에 의한 시냅스 형성을 활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매우 중요합니다. 이를 통해 뇌의 모든 기능 영역이 연결되고 학습을 지원할 수 있습니다.
조기개입은 다음과 같은 이론적 틀에 기반하며, 운동과 인지 요소가 융합된 개입은 특히 중요하며, 인지는 지각 운동 경험에 뿌리를 두고 있습니다.
  • 기반 인지(Grounded Cognition): 인지가 신체적, 감각적 경험에 기반한다는 개념.
  • 역동적 시스템 이론(Dynamic Systems): 발달은 복잡한 상호작용의 결과임.
  • 지각-행동 이론(Perception-Action): 지각과 행동이 상호 연계됨.
  • 생태학적 시스템 이론(Ecological Systems): 환경이 발달에 중요한 역할을 함.
효과적인 조기개입 전략
  • 조기 및 집중적 접근: 환경적 풍부함(물리적, 사회적)과 아동 주도적 활동을 포함합니다.
  • 일상적인 반복 연습 기회 제공: 놀이와 자연스러운 맥락에서 학습을 촉진합니다.
  • 적절한 도전 제공(Just Right Challenge): 적절한 난이도를 통해 동기와 학습을 극대화합니다.
START-Play 연구 결과
  • START-Play는 대근육 운동 기술의 손실 없이 인지 및 문제 해결 기술을 크게 향상시켰습니다.
  • 소근육운동 기술과 인지 점수가 단기 및 장기적으로 개선되었습니다.
개입의 원칙
  • 유연한 운동 전략: 움직임의 다양성과 시도를 허용하며, 가벼운 신체적 지원으로 안전한 환경을 제공합니다.
  • 부모 참여 유도: 질문과 모델링, 참여를 통해 부모와 함께 학습하며 적절한 놀이 환경을 설계합니다.
  • 인지적 구성 강조: 물체 영속성, 수단-목표 관계, 물체 및 신체 유용성, 공동 주의 등의 개념을 중심으로 중재 활동을 설계합니다.
  • 놀이를 통한 학습: 자연 환경에서의 재미있고 동기부여가 되는 놀이를 활용하여 학습을 지원합니다.
*본 칼럼은 2025 국제컨퍼런스의 강의 개요입니다.

영아 운동발달 및 조기개입 더 읽기"

표준화된 영아기 신경운동 평가: 다양한 방법의 걍약점

Minja Hadders-Algra

영유아기 신경발달장애를 조기에 발견하는 것은 소아과 건강 전문가들의 핵심 과제 중 하나입니다. 조기 발견은 조기 개입의 기회를 제공하며, 이는 특수 요구를 가진 영아와 그 가족이 상황에 대처할 수 있는 능력을 강화하고 가족의 웰빙을 증진시킵니다. 또한, 조기개입은 어린 뇌의 높은 신경 가소성을 활용할 수 있습니다.
전통적으로, 영유아기의 신경발달장애 조기 발견은 발달 이정표와 신경학적 검사를 평가하는 데 기반을 두었습니다. 수십 년 동안 후자는 주로 영아의 근긴장도와 반사 작용 평가에 의존했습니다. 그러나 최근 몇 십 년 동안 자발적 움직임의 질이 뇌 기능의 무결성을 잘 반영한다는 인식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특히, 자발적 움직임 레퍼토리의 다양성, 즉 영아의 움직임 변이성이 뇌의 무결성을 나타냅니다. 현재 이러한 자발적 움직임의 질, 특히 다양성을 평가하는 세 가지 방법이 있습니다.
  • 일반 움직임 평가(GMA): 교정 연령(CA) 4~5개월까지의 영아를 대상으로 한 비디오 기반 평가로, 영아가 바로 누운 상태에서 자발적 움직임을 평가합니다(적절한 행동 상태에서 3분간 촬영).
  • 영아 운동 프로파일(IMP): 교정 연령 3개월에서 18개월(또는 독립적으로 걸을 수 있게 된 후 몇 개월)까지의 영아를 대상으로 한 비디오 기반 평가로, 표준화된 놀이 시간 동안 영아가 스스로 만든 움직임을 평가합니다(15분 간 놀이).
  • 표준화된 영아 신경발달 평가(SINDA)의 신경학적 척도: 비디오 기반이 아닌 평가로, 28개의 신경학적 척도 중에서 7개가 움직임의 질을 평가합니다. 교정 연령 6주에서 12개월 사이의 영아를 대상으로 하며, 완료하는 데 10분 미만이 소요됩니다.
이 세 가지 방법은 모두 뇌성마비와 지적장애를 예측하는 데 매우 효과적이며, 예측 특성은 Hammersmith 영아 신경학적 검사(HINE)와 비교할 만합니다. 특히, SINDA의 신경학적 척도는 HINE보다 적용이 더 간편합니다. 반면에, 운동 발달 이정표만을 기준으로 한 Alberta 영아 운동 척도(AIMS)의 예측 특성은 GMA, IMP 및 SINDA의 신경학적 척도보다 상당히 낮습니다.
*본 칼럼은 2025 국제컨퍼런스의 강의 개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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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 중심 조기개입: COPCA의 독특한 접근 방식

Minja Hadders-Algra

신경발달장애의 생물학적 위험이 큰 영아에 관한 조기개입은 가족에게 특별한 도움이 필요한 어린 자녀를 둔 상황에 가장 잘 적응할 방법을 제공하고 어린 뇌의 높은 신경 가소성을 활용할 방법을 제공합니다.

이를 위하여 1) 가족 중심 서비스, 2) 활동과 참여에 초점 맞추기, 3) 위험에 처한 영아를 두 집단으로 구분하여 그 중요성을 알아볼 수 있습니다.
첫 번째 집단은 뇌에 심각한 병변이 없는 대부분의 조산아를 포함한 중등도~고위험 영아입니다. 두 번째 집단은 매우 위험한 영아, 즉 심각한 뇌병변이 있는 영아입니다. 중등도와 고위험군 영아에게는 보호자 지원과 소위 발달 프로그램이 더 나은 아동 및 가족 결과와 관련 있다는 충분한 근거가 있습니다. 이 영아 집단은 신경발달치료나 보이타에 따른 치료를 적용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고위험군 영아의 양육자 지원은 필수적입니다. 영아는 스스로 움직이며 환경과 몸의 가능성을 탐색하고 시행착오 겪는 것을 보장한 상태에서 개입하는 것이 가장 큰 이득을 얻습니다.
COPCA(COPing with and Caring for infants with special needs: 특별한 도움이 필요한 영아를 위한 대처 및 양육)은 가족 중심 조기개입 프로그램입니다. 이 프로그램의 목표는 아동과 가족 참여를 최적화하는 것입니다.
COPCA에는 두 가지 구성 요소가 있습니다. 첫 번째는 가족입니다. COPCA는 가족 자율성을 강조하므로 가족 코칭을 주요 전략으로 사용합니다. 두 번째는 아동입니다. COPCA는 신경집단선택이론(Neuronal group selection theory; NGST) 원리를 적용합니다. NGST는 탐색, 변화, 스스로 만들어낸 움직임에 도전하기, 그리고 시행착오를 강조합니다.
참고문헌
Akhbari Ziegler S, Dirks T, Hadders-Algra. Coaching in early physical therapy intervention: the COPCA programme as an example of translation of theory into practice. Disabil Rehabil 2019; 41: 1846-54.
*본 칼럼은 2025 국제컨퍼런스의 강의 개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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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돌프 덕분이야

글 : 컬러풀브레인친구 대표 차예진

빨간 코 루돌프

올해의 크리스마스도 산타가 주고 간 선물을 확인하려고 아침 일찍부터 깬 아이들의 부산스러운 움직임으로 시작되었을 것이다. 산타가 크리스마스 이브에 전 세계를 돌며 선물을 나눠주는 작전이 매년 성공할 수 있는 이유는 산타에게 든든한 팀원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그중에서 빛나는 빨간 코로 앞을 비추며 썰매의 길잡이가 되어주는 루돌프의 역할이 지대하다고 볼 수 있다.
대셔, 댄서, 프랜서, 빅슨, 코멧, 큐피드, 도너, 블리첸과 다른 빨간 코를 가진 루돌프는 친구들에게 따돌림을 당한다. 남들과 다르다는 이유로 놀림을 받고 마음의 상처를 입은 루돌프는 다름의 기저에 존재하는 특별한 강점을 발견한 산타의 제안으로 진정으로 공동체에 소속될 수 있었다. '다름'을 포용하는 사회에서 개별성이 더욱 존중되며 자신의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다는 기대감으로 능력이 발휘되는 환경이 조성되는 것이다. 루돌프의 빨간 코가 가지는 의미를 공동체의 적재적소 역할에 녹여낸 산타의 관심과 지속적인 관찰에 감사의 인사를 전하고 싶다.

정상vs비정상(X), 다양성(O)

빛나는 특별한 코를 가진 루돌프를 닮은 아이들과 친구들의 학교 이야기가 「컬러풀 브레인 프렌즈: 신경다양성」으로 발간되었다. 컬러풀브레인친구의 다람쥐 학교 콘텐츠를 다듬고 업데이트한 내용으로 누구나 쉽게 이해하고 흥미롭게 읽을 수 있는 도서이다.
신경다양성은 뇌신경의 다양한 연결로 나타나는 오티즘(자폐스펙트럼장애), ADHD, 학습장애, 틱, 뚜렛증후군 등을 지칭하며 미국, 캐나다, 유럽, 호주 등에서 장애로만 국한하지 않고 '개인이 가지는 특성'으로 이해하자는, 10년 넘게 이어져오고있는 사회적인 움직임이다. 이는 정상과 비정상으로 나누는 이분법적 사고에서 탈피하여 인류가 가지는 다양성의 관점으로 바라보는 패러다임의 변화인 것이다. 그리고 신경다양성의 특성 자체를 탓하고 부정적으로 치부하는 시간과 에너지를 현재 당사자가 사회에 속한 일원으로 존재하기 위해 어떠한 지원이 필요한지에 대한 고민에 대해 집중하는 것이 필요한 것임을 제시한다.
신경다양성 자체를 질병으로 오인하여 이를 제거하여 정상에 이르게 하는 목표가 아닌, 함께 살아가기 위한 당사자와 구성원의 생활을 위해 여러 가지 지원이 필요한 것이다. 지원이라 함은, 교육적 지원, 의료적 지원, 이동적 지원 등으로 당사자의 개별적 특성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이를 위해서는 서로의 다름을 다양함으로 인정하고 맞춤 지원이 누구나 필요할 때 받을 수 있다는 사회적 합의 또한 선행되어야 하는 일이기도 하다.

「컬러풀 브레인 프렌즈: 신경다양성」

생소하고 어려운 개념인 ‘신경다양성’을 대중에게 최대한 쉽고 흥미롭게 받아들일 수 있는 콘텐츠로 선보이기 위해 현실적인 모습이 반영되도록 삽화 한컷 한컷에 메시지를 담았다. 신경다양성의 특성은 시간을 거슬러 올라 인류가 존재한 이래로 이어져 온 것으로 시대를 걸쳐 다른 단어로 명명되곤 하였다. 아인슈타인, 노벨, 디즈니, 파바로티, 뉴턴, 고흐 등 유명한 역사적 인물들도 신경다양인이었으며 현재 왕성히 활동 중인 다니엘 래드클리프, 엠마 왓슨, 빌 게이츠, 쉐어, 스테픈 윌트샤이어 등의 인물 또한 신경다양성을 가지고 있다고 말한다. 10마리 다람쥐의 각각의 에피소드 후에 주인공 다람쥐가 가지고 있는 신경다양성 특징이 있는 인물 정리 내용을 책에서 확인할 수 있다.
다양성이야말로 우리 사회가 더 나은 방향으로 발전하는 원동력이 되었고 앞으로도 포용적인 사회가 구성원 모두에게 더 큰 행복감과 만족감을 줄 것으로 생각한다. 루돌프와 친구들이 모두가 합심하여 산타를 도와 매년 크리스마스에 선물배달을 즐겁게 완료하듯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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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픈 엄마

글 : 김지영

엄마도 아프면 병원에 가야 한다

출산할 때 지름 3cm 크기의 자궁근종이 있었다. 근종이야 여자들에겐 흔한 것이니 큰 걱정이 없었고 의사의 지시대로 1년에 한 번 추적 검사를 받았다. 근종은 해가 갈수록 조금씩 커지더니 4년 동안 8cm로 자라났고 자잘한 것들도 새로 생겼다. 7cm쯤 됐을 때 검진센터에서 수술 이야기를 꺼내긴 했지만 급한 건 아니라고 했고, 나는 제하 돌봄 문제가 걱정되어 좀 더 지켜보고 싶다고 했다. 극심한 생리통이나 과다 출혈과 같은 증상이 심하면 당장 수술을 알아봤을 텐데 속이 더부룩한 것 외에는 크게 불편한 증상이 없어서 참을 만했다. 그리고 1년 뒤, 담당 의사 진료가 밀려 다른 의사에게 검진을 받았는데 이 의사는 왜 혹을 키우고 있냐고 버럭 화를 내며 위치가 안 좋으니 빨리 큰 병원에 가보라고 했다.

나보다 아이가 먼저

집 근처 종합병원에 갔다. 의사가 위치가 좋지 않아 근종만 제거하긴 어렵다며 자궁 적출 이야기를 꺼냈다. 다른 방법이 있을 거라 기대하고 내가 출산했던 더 큰 병원으로 갔다. 여기서는 근종만 제거하려면 개복해야 하고, 적출은 복강경으로 가능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아직 나이도 젊은데 근종만 제거하고 자궁을 살리는 게 어떠냐고 물었다. 내 몸보다 아이 돌봄 문제가 가장 걱정이었던 나에게는 회복 기간이 짧은 방법이 1순위였기에 적출을 하더라도 복강경이 최선이었다.
“하나 더 낳고 싶을 것 같은데…” 아이가 둘인데 하나는 장애가 있다는 말에 의사는 본인이 가장 권하고 싶은 안을 강하게 밀어붙이지 못하고 말을 흐렸다. 당시 나도 아이를 더 낳고 싶은 생각이 아예 없지는 않았기에 조금 망설였다. 이를 눈치챈 의사는 바로 수술 날짜를 잡지 않았고 암이 아니라서 급하지 않으니 4개월 뒤에 다시 보자고 했다.
“밤에도 아이를 돌봐야 해서 아직까지 통잠을 못 자는데 임신하면 그 영향이 아기에게 가지 않을까요?” 넉 달 뒤에도 임신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한 내 질문에 의사는 전쟁통에도 다들 멀쩡하게 낳았다며 쓸데없는 걱정이라고 했다. 그렇게 두 번째 진료에서도 수술에 대한 결정을 못 내리고 또 4개월 뒤에 보기로 했다. 세 번째 진료에서 나는 단호하게 출산 계획이 없다고 했다. 낳으려면 진작에 낳아야 했는데… 이제 내가 체력이 달려서 더 낳아도 키우기 힘들 것 같았다. 그렇게 자궁 적출 수술 날짜를 잡았다. 그사이 근종은 조금 더 커져서 9cm가 되어 있었다.

뒤늦게 찾아온 걱정

근종은 제거한다고 끝나는 게 아니라 새로 자라날 수 있어서 출산 계획만 없다면 자궁 적출이 최선이라고 한다. 의사는 암이 아니라서 난소를 살릴 것이기 때문에 부작용ㅡ조기 폐경으로 인한 호르몬 문제 등ㅡ도 없을 거라고 했다. 게다가 생리를 안 할 수 있다니! 체중도 줄겠는걸? 나는 요즘 유행하는 ‘원영적 사고’를 장착한 채 수술 날짜만 기다렸다.
이른둥이, 중증중복장애, 발달장애… 아이와 관련한 커뮤니티는 그렇게 많이 가입했으면서 자궁 근종과 관련한 정보는 따로 찾아보지도 않았다. 아이가 개복 수술을 몇 번이나 해서일까, 내 수술은 별거 아닌 것처럼 느껴지기도 했고 의사 말대로 하면 될 거라는 안이한 생각이었다. 솔직히 말하면 병원에서 며칠 실컷 잘 수 있다고 생각하니 기대까지 되었다. 그런데 수술일이 한 달 앞으로 다가오자 점점 신경이 쓰였다.
뒤늦게 관련 카페에 가입해 보니 사람들의 이야기는 완전히 달랐다. 수술을 앞둔 이들은 걱정돼서 잠이 안 온다, 내게 왜 이런 일이 생긴 걸까 질문하며 두려워했고 적출 후 후유증이 있다는 글도 꽤 많이 보였다. 면역력이 떨어지고 허리도 아프고, 또 아무리 복강경이라도 수술 후 최소 3개월은 5kg 넘는 물건을 들지 말라는 이야기도 있었다. 퇴원 후 다시 요양병원에 한 달 입원해서 쉰다는 사람도 많았다. 나는 퇴원하면 일상으로 바로 복귀해야 하고 18kg에 달하는 아이를 들었다 놨다 해야 하는데… 게다가 주말부부라 육아는 온전히 내 몫이었다. 출산 계획이 없으니 필요없는 존재라고 생각했지만, 어찌 되었든 내 몸에서 큰 자리를 차지하던 자궁이 빠져나간다는 건 아무렇지 않은 일이 아니었다.

내가 살아야 우리 아이도 산다

수술 한 달 전, 타병원에서 자궁경부암 검사결과지를 받아 내야 해서 동네 산부인과에 들렀다. 나는 습관처럼 내 사정을 미주알고주알 얘기했고 이야기를 듣던 의사는 뜻밖의 제안을 했다. 비수술적 치료법인 색전술을 하는 병원을 추천해 준 것이다. 색전술은 근종으로 가는 혈관을 막아 영양과 산소 공급을 차단해 괴사시키는 방법으로, 2박 3일만 입원하면 되고 보호자도 필요 없었다. 그 방법이 가능하다면 아이 돌봄 문제도, 내 몸에 대한 걱정도 해소였다. 만세! 죽으라는 법은 없구나! 병원을 나서면서 곧바로 추천받은 곳에 전화를 해보았고 다행히 이틀 뒤 진료 예약을 잡을 수 있었다. 이후로는 일사천리였다. 진료를 통해 시술 가능 여부 확인 후 입원 날짜를 정하고 기존 수술은 취소했다. 그리고 한 달 뒤인 오늘 오전 시술을 끝내고 병실에서 이 글을 쓰고 있다. 내일이 퇴원이다.
자궁적출술을 했다면 원래 계획은 이랬다. 먼저 입원 동안 시어머니가 내 보호자로, 남편은 연차를 쓰고 아이들을 돌본다. 약 일주일 뒤 나도 퇴원하고 남편이 일터에 복귀할 때가 되면 제하를 도토리하우스에 일주일 맡긴다. (다음 글에서 자세히 소개하겠지만 도토리하우스는 의료적 지원이 필요한 소아청소년 환자의 단기 돌봄을 지원하는 곳이다) 이 기간에는 내 몸에 최대한 무리가 가지 않는 선에서 집안일을 한다. 하지만 도토리하우스에는 아이를 한 번에 일주일 이상 맡길 수도 없고, 재활치료를 길게 쉴 수도 없어서 일주일 뒤부터는 원래의 일상으로 돌아와야 한다. 한 달도 쉬지 못한 채 회복이 덜 된 상태로 아이를 들어올려야 하기에 차선책으로 보조기기 센터에 이동식 리프트 대여가 가능한지 문의했고 당연히 대기가 길었지만 일단 이름을 올려두었다. 혹은 내년부터는 아이가 장애인 활동지원 서비스를 받을 수 있어서 돌봄에 대한 부담이 줄어드니 수술을 내년 이후로 미룰 수도 있었다. 완벽한 건 아니었지만 짱돌을 굴러보면 방법이 아예 없는 건 아니었다.
아픈 아이를 키우는 엄마들은 아이 돌봄 문제 때문에 자신의 건강을 등한시하고 병을 키우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 병은 일찍 발견할수록 치료가 쉽고 늦게 발견할수록 치료가 어렵다. 우리는 이 당연한 이야기를 알면서도 실행하기가 어려운 것이다. 아이를 맡길 곳이 없어서, 도움받을 곳이 없어서 미루고, 미루고, 더 미룰 수 없을 때가 되어서야 치료를 시작한다. 나는 자궁 적출의 문턱에서 운 좋게 다른 방법을 찾았지만, 자칫하면 돌이킬 수 없는 선택을 할 뻔했다. 나보다 아이가 먼저? 이제 반대로 생각하기로 했다.
내가 살아야 아이가 산다고.

아픈 엄마 더 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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