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소식

치료/교육은 얼마나 해야 할까요?

남보람 (이화여자대학교 특수교육과 박사과정 수료)

우리아이의 발달에 적신호를 발견하는 순간 부모님은 마음이 조급해집니다. 빨리, 뭐라도 해주고 싶은 마음이 듭니다. 발달에 어려움이 있는 아이를 키우는 양육자들이 모인 SNS에는 ‘ㅇㅇ치료 주 2회, XX치료 주 2회면 어떨까요? 치료 스케줄 좀 봐주세요.’라는 글이 하루에도 여러 번씩 올라옵니다. 치료는 역시 다다익선일까요? 이렇게 하면 우리아이는 잘 자라게 될까요?

아이들에게 치료/교육이 얼마나 필요한지 생각해보기 위해 한 가지 상황을 가정해 봅시다. 영아기에 가장 많이 받는 치료/교육은 ‘의사소통’영역입니다. 언어치료에서도, 조기교실에서도 언어 습득과 의사소통에 초점을 맞춥니다. 어떻게 하면 효과적으로 의사소통을 발달시킬 수 있을까요?

새로운 언어를 배우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제가 영어를 배운다고 가정할 때, 어떻게 하면 영어가 쑥쑥 늘 수 있을까요? 쪽집게 과외 선생님과 일주일에 2번, 40분씩 만나서공부하면 영어 실력이 급상승할 수 있을까요? 과외선생님의 실력이 출중하고 학생의 이해력과 적용 능력이 뛰어나다면, 주당 80분만으로 유창한 영어가 가능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저는 평범한 사람이고, 학생 시절최소 10년간 주당 80분 이상의 시간을 영어 공부에 투자했지만 외국에 나가면 간단한 말 한마디도 입 밖에 내기 부담스럽습니다. 실전에 써본 적이 거의 없기 때문입니다. 그럼 일주일에 3번, 40분씩 하면 확실히 효과적일까요? 글쎄요. 그럼 일주일에 5번은요?2-3번하는 것보단 잘하겠죠. 읽기 선생님 따로, 회화 선생님 따로, 듣기 선생님 따로 하면 더 좋을까요? 핵심은 어떤 전문가를 얼마나 모셔서 배우느냐가 아니라 실제로 영어를 사용해 볼 수 있는 환경에 노출되는 것입니다. 제가 영어를 잘하려면 방법은 아주 간단합니다. 영어권 나라에 가서 살면 됩니다. 처음에는 말하기는 커녕 다른 사람이 하는 말도 무슨 말인지 하나도 못알아 듣겠지만 생존을 위해서 손짓발짓을 하고, 개떡같이 말해도 찰떡같이 알아듣는 친절한 누군가를 만나서 한두마디 하다보면 자연스럽게 영어가 늘게 될 것입니다. 매일같이 반복되는 일상 속에서 “아, 이럴 때 이렇게 말하면 되는구나“ 곁눈질하고 다음에 같은 상황이 되었을 때 슬쩍 한번 써보면서 점차 표현이 다양해질 것입니다. 동시에 주1-2회 전문가를 만나 제 영어실력을 점검하고, 제 능력에 맞는 단어나 문장을 배우게 된다면 금방 실력이 늘게 될 것입니다. 여기에 더해 저의 영어실력을 정확히 알고 제 수준에 꼭 맞춰주는 대화 파트너가 있다면 이보다 더 완벽한 환경은 없을 것입니다.  

배운 것을 익숙하게 만드는 시간이 필요해요.

우리 아이가 말을 배우는 것도 마찬가지입니다. 우리 아이들보다 훨씬 학습능력이 좋은 제가 영어를 배워도 일주일에 80분으로는 턱없이 부족한데, 우리 아이들이 주당 80분으로 말이 팍팍 늘 수 있을까요? 물론 기본적인 일상생활 속에서 의사소통 능력이 충분히 발달하지 않은 아동의 경우 전문가의 지원은 반드시 필요합니다. 하지만 주당 80분은 아이가 일상생활에서 의사소통에 사용하는 시간 중 극히 일부에 그칩니다. 그렇기 때문에 치료실에 가는 시간 뿐 아니라 생활에서도 의사소통을 위한 지원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학습은 새로운 것을 배우는 것(學) 뿐 아니라, 생활 속에서 배운 것을 익숙하게 만드는(習) 시간을 통해 완성됩니다. 치료/교육시간에 배운 것을 일상생활의 다양한 상황 속에서 끊임없이 복습하는 것이 학습을 극대화할 수 있는 비결입니다. ‘우유 주세요‘를 치료실에서 배웠으면 가정에서 식사시간, 간식시간에‘우유 주세요’를 말해보는 기회를 통해 아이의 것으로 만들게 됩니다. 다음 간식시간에는‘주스 주세요’나 ‘과자 주세요‘도 할 수 있겠죠?

가족의 일과 중 익숙하게 만드는 시간을 놓치지 마세요.

조기에 발견 즉시 집중적인 개입이 예후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것은 이미 연구에서 입증된 사실입니다. 자폐 범주성 장애 아동의 경우 주당 25시간 이상 중재를 하는 것을 권장하며, 다른 장애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렇지만 25시간의 중재가 주당 25시간씩 치료실에 가서 전문가를 만나는 것을 의미하는 것은 절대 아닙니다. 전문가의 중재는 아동의 삶과 분리된 채로 많은 시간을 차지해서는 안 되며, 아동의 일과에 녹아들어 다양한 상황 속에서 반복되어야 합니다. ‘우유 주세요‘는 아이가 우유를 먹고 싶을 때 냉장고 앞에서 해야 합니다. 계단 오르기는 아이가 좋아하는 미끄럼틀에서 해야 합니다. 전문가는 아이와 만나는 짧은 시간동안 아이의 발달을 잘 파악하고, 중재 방법을 제시하여 가족이 일상생활에서 충분히 적용할 수 있도록 역량을 강화해야 합니다. 가족은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또 하나의 전문가로서 집중적인 개입의 실행자가 되어야 합니다. 전문가의 치료/교육시간만큼 중요한 가족의 일과 중 중재 기회를 놓치지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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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유아 발달지연의 발견과 그 후에 필요한 공공의 역할

글 : 이우철 (도봉장애인복지관 재활디딤돌 물리치료사)

자녀의 발달에 대한 불안감을 갖고 있는 많은 가족들을 위한 공공의 역할은 무엇일까요? 이우철 선생님의 칼럼을 통해 알아봅니다.

불안과 찾아다님

엄마의 따뜻하고 아늑한 배 속에 있던 아이는 세상으로 나와 중력을 경험하게 되면서부터 하루하루 폭발적인 성장을 하게 됩니다. 성장은 전 생애에 걸쳐 일어나지만, 그 중 만 3세까지 아이는 일생을 살아가는 데 중요한 기본적인 발달을 완성하게 됩니다.
그런데 처음이면 처음봐서, N차라면 큰 의미를 두지 않아 아이의 발달을 놓치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나마 현대 사회는 G검색이나 초록창이라는 든든한 정보의 장이 있어 무언가 이상하다고 느끼면 물어보게 되죠. 넘치는 정보의 홍수 속에서 부모가 느낀 이상함은 금세 ‘불안’으로 바뀌게 되고, 발달과 불안이 한데 묶여 정신없는 ‘찾아다님’이 시작됩니다.

'공공'은 무엇을 하고 있는가?

대표적인 공공 서비스는 ‘영유아건강검진’ 입니다. 이 서비스로 생후 14일부터 71개월까지의 영유아를 대상으로 시기별 건강검진을 의무적으로 하게 됩니다. 검사에서 발달이 지연되고 있는 상황을 어렴풋이 알 수 있기도 하지만, 크게 발달이 지연되지 않는 이상 꽤 긴 기간동안 ‘기다려보자’ 라는 답을 듣는 경우가 많습니다.

'발견 후'의 부재

그렇게 놓쳐버린 시기 후 ‘발달이 느리다’라는 결과를 받았을 때의 부모들은 더욱 확신에 찬 불안에 휩싸이게 되죠. 문제는 영유아건강검진 서비스는 그 후의 이야기를 제대로 해주지 않습니다. 부모 스스로 알아보고 책임져야 하기에, 불안이 생긴 이유가 ‘내 탓, 우리 탓’이 되어 버리는 과정이지요.
다만 여전히 우리 사회는 ‘발견’ 그 후가 부재합니다. 기껏해야 연결된 치료/발달 센터 정보를 알려주고, 가능한 바우처비용을 할당해주는 것 외에는 여전히 가장 중요한 발달을 이끌어내는 책임을 개인에게 지우고 있는 현실입니다.

발달지연 영유아를 위한 서비스가 갖추어야 할 적절함 3가지

첫째는 ‘적절한 시기’입니다. 여기서 시기란 지연을 최대한 일찍 발견할 수 있는 시기와 발견 후 기다리지 않고 즉각 개입이 가능한 시기 입니다. 최대한 빠른 발견을 시도하는 사회적 노력과 함께 덧붙여 그 후의 개입 역시 기다리라는 말을 덜 듣도록, 먼저 줄 선 수 많은 대기자 뒤에서 체념하지 않도록, 빨리 서비스를 받기 위해 높은 비용을 지불하지 않도록 하는 적절한 시기가 중요합니다.
둘째는 ‘적절한 서비스’입니다. 부모는 아이의 발달 상황을 정확히 이해하고, 아이에게 필요한 서비스에 대한 정보를 제대로 접하여야 하며, 우리 아이와 가족에게 적합한 서비스를 ‘선택’할 수 있어야 합니다. 아이의 발달지연 상황을 알아차린 부모님들은 당장 뭐라도 해야 하겠는데 여러가지 요소로 인해 선택하지 못하고 어쩔 수 없이 할 수 있는 서비스를 하게 되는 게 현실입니다. 선택권이 없는 서비스로 인해 아이의 발달에 중요한 첫 시기의 방향성을 잡지 못하고 무작정 전력질주하게 되는 것인 셈입니다. 따라서 아이의 발달 상황은 어떠한지, 또 가족의 상황과 성향은 무엇인지, 바라는 모습이 어떠한지 충분히 고민하고 큰 줄기의 방향성을 그려내도록 도와주어야 하며, 그런 다음 필요한 서비스를 선택할 수 있다면 좀 더 건강한 성장과 발달을 도와줄 수 있을 것입니다.
셋째는 ‘적절한 장소’입니다. 아이는 시설과 기관에서 자라지 않습니다. 영유아 시기의 발달은 심리적 안정이 아주 중요하기 때문에 환경은 아주 중요한 요소입니다. 이 시기의 가정은 ‘일상’을 누리는 게 사치처럼 느껴지기도 한다는 이야기를 종종 듣습니다. 치료 중심으로 돌아가는 하루하루를 삶 중심으로 옮겨와야 , 아이가 실제로 놀고 살아가는 환경에서 진행되는 서비스가 더 건강한 성장과 발달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지원체계의 변화가 필요하다!

이 세 가지 요소를 아우를 수 있는 방법은 지원 체계의 변화입니다. 산발적으로 흩어져 있는 발달지연/장애 영유아의 지원 서비스를 한데 묶어낼 수 있는 컨트롤타워 역할이 반드시 필요하고, 적절한 지원 인력이 배치되어야 합니다. 또 다른 사설 센터를 만들어내는 것이 아닌 보편적이고 공공적인 성격의 일상생활 환경 중심 센터로써의 역할을 명확히 하여 지역 체계 속에서 발견과 개입이 이루어져야 합니다. 서초 등의 지역에서 지역장애아동센터 설립에 관한 조례를 근거하여 만들어진 센터가 좋은 모델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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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최고의 치료실은 가정

30여 명의 현직 물리치료사들의 이야기 중에서 <뇌성마비아동 부모교육의 중요성>(161-172쪽)이라는 제목의 권경옥 선생님의 글을 소개합니다.

뇌성마비 아동들을 위한 물리치료

뇌성마비 아동들의 부모님은 많은 치료가 좋다고 생각하고 하루 종일 치료실을 찾아다니기도 합니다. 이런 부모님들의 마음을 충분히 이해할 수 있지만, 이런 끊임 없는 치료가 과연 얼마나 아이들에게 효율적일까 의심해 보아야 하겠습니다.
40여년간 물리치료사로서 재활원과 병원, 장애아동 전담 어린이집 등에서 아동들을 치료한 경험이 있는 선생님은 신체의 움직임 제한만을 치료하는 것이 아니라, '전인적 치료'가 되어야 한다고 이야기합니다. 전인적 치료는 아이들의 일상생활과 효과적으로 연결되는 것이기 때문에 치료가 일상생활의 연장이 되어야 합니다.
치료실에서 배운 동작들을 가정에서 일상생활 중에 자주 움직이면서 익힐 수 있는 기회를 가져야 기능적인 움직임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그리고 아이가 스스로 할 수 있도록 충분히 기다려 주어야 합니다. 이를 위해서 부모님과 전문가가 함께 실질적이고 적절한 기대 목표를 가질 필요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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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혼자 잘 수 있어요!

분당차병원 수면 클리닉

아기도 자고 엄마 아빠도 자고 온 가족이 행복해지는
아기의 혼자 자기

저를 아기 요람에서 따로 재워 주세요.

엄마 옆에서 맛있는 젖을 물고 자고 싶은 마음은 정말 굴뚝 같지만... 의사 선생님이 그러는데 그러면 내가 시도 때도 없이 엄마 젖만 찾는 욕심쟁이 울보가 된대요. 그러면 안되겠죠? 엄마, 나 착한 아기가 되고 싶어요.

혼자 잠드는 법을 가르쳐 주세요.

내가 졸려하지만 아직 깨어있을 때 내 자리에 눕혀 주세요. 저를 절대로 엄마가 흔들어서 잠이 든 다음 내려놓지 마세요. 그렇게 하면 나쁜 버릇이 든대요. 좋은 습관은 아기 때부터라고요. 아셨죠?
아직은 자다가 괜히 징징거리고 울고 싶어요. 그렇지만 제 나이에는 정상이래요. 그러니 울 때마다 제 입에다 고무 젖꼭지를 넣거나 엄마 젖을 주진 마세요. 그러면 습관이 되어서 배고프지 않아도 자꾸 빨게 되고 젖꼭지가 없으면 못자게 된대요.
배고프지 않은 시간에 내가 칭얼거릴 때는 저를 들어 올리지 말고 그냥 엄마 손을 내 가슴에 잠시 올려 주세요. 그럼 금방 조용해질 거예요.

매일 밤 즐겁게 잘 수 있도록 준비시켜 주세요.

나는 엄마가 저녁마다 똑같이 목욕시켜 주고 분 발라 주고 예쁜 새 옷으로 갈아입히고 조용히 불러주는 자장가가 좋아요. 나도 모르게 편안해지고 스르르 잠잘 준비가 된답니다.

수면 도우미를 옆에 놓아 주세요.

자기 전에는 내가 좋아하는 담요(혹은 봉제인형)를 항상 제 곁에 놓아 두세요. 적어도 3살까지는요. 엄마가 없어도 좋아하는 친구가 있으면 혼자서도 잘 수 있어요.

이젠 야식이 필요 없답니다.

엄마, 밤마다 제게 젖 주느라 힘드셨죠? 이젠 저도 6개월이예요. 더 이상 밤에는 야식을 사양할께요. 엄마도 푹 주무시고요. 나 착한 아이 맞죠?

저도 훈련이 필요해요.

제가 좋은 습관을 들이려면 약 6주 정도의 훈련이 필요해요. 아직은 익숙하지 않아서 나도 힘들고 엄마 아빠도 힘들지만, 좋은 습관이 행복한 미래를 만든대요. 저도 엄마 옆에서 늘 젖을 먹으며 자고 싶지만 행복한 우리 가정을 위해선 참을 수 있어요. 그러니 엄마 아빠도 힘 내시고 제가 칭얼거리고 운다고 유혹에 넘어가지 마세요. 아셨죠? 매일 똑같이 저를 훈련시켜 주세요. 사랑해요!!!
제가 좋은 습관을 들이려면 약 6주 정도의 훈련이 필요해요. 아직은 익숙하지 않아서 나도 힘들고 엄마 아빠도 힘들지만, 좋은 습관이 행복한 미래를 만든대요. 저도 엄마 옆에서 늘 젖을 먹으며 자고 싶지만 행복한 우리 가정을 위해선 참을 수 있어요. 그러니 엄마 아빠도 힘 내시고 제가 칭얼거리고 운다고 유혹에 넘어가지 마세요. 아셨죠? 매일 똑같이 저를 훈련시켜 주세요. 사랑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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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아의 일과

이소영 (한국영아발달조기개입협회)

모든 영아와 가족은 저마다의 일과를 지니고 있습니다. 이 일과를 어떻게 보내느냐에 따라 영아는 발달에 긍정적인 영향을 받을 수 있습니다. 과연 어떠한 일과를 보내면 발달이 보다 더 촉진될 수 있을까요? 다음에 제시하는 두 사례는 모두 발달에 어려움을 보이고 있는 19개월 아가들입니다. 이 아가들의 일과를 통해서 어떻게 일과를 보내는 것이 좋을까에 대해 생각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태양이의 일과

19개월 태양이는 월요일 아침 7시반에 일어나서 우유 한 병을 마시고, 엄마, 할머니와 8시 30분에 집을 나섰다. 자차로 1시간 거리의 치료실에 도착해서 물리치료와 작업치료를 받고, 다른 센터에서 놀이치료를 받기 위해 다시 차에 올랐다. 차를 타고 가는 동안 집에서 싸온 주먹밥을 할머니께서 먹여주셨다. 놀이치료를 받고 집에 돌아오는 차에서 낮잠을 조금 자고 집에 도착할 때가 되어 잠에서 깼다. 엄마는 태양이의 형을 하원시키러 다시 나갔고, 할머니는 태양이와 놀아주려고 장난감을 꺼냈지만, 낮잠을 충분히 자지 못해서인지 칭얼거리다가 다시 잠들었다.

별이의 일과

19개월 별이는 월요일 아침 7시반에 일어나서 등원 준비를 하는 형과 함께 세수를 했다. 엄마가 형을 등원시키러 나간 사이에 할머니와 함께 생선과 김 반찬에 밥을 먹었다. 아직 식사가 끝나지 않았는데, 잠시 후 엄마가 들어오시고 조기개입 선생님이 와서 밥을 마저 먹었다. 사과도 한쪽 먹은 다음 함께 책도 보고, 칠판 앞에 서서 낙서하고 놀았다. 산책하러 나가려고 옷을 갈아입고 나가서 선생님과 바이바이 인사를 하고 유모차를 타고 산책을 했다. 집에 돌아와서 손을 씻고 빨랫대의 양말과 손수건을 걷었다. 점심으로 주먹밥을 먹고 2시간쯤 낮잠을 자고 일어나서 잠시 후 돌아온 형과 공룡 장난감을 가지고 놀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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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의 학습기회를 주는 조기개입

이소영 (한국영아발달조기개입협회)

모든 영아와 가족은 저마다의 일과를 지니고 있으며, 영아들의 일과란 영아가 자발적으로 흥미를 갖고 참여하는 놀이와 식사, 기저귀 갈기, 씻기와 같은 반복되는 일상과 더불어, 반복적이지는 않지만 쇼핑하기와 같은 활동을 포함합니다. 이러한 일과 활동에서 다양한 학습 기회를 갖게 되고, 그 활동에 참여함으로써 각 발달 시기에 적합한 기술을 배울 수 있습니다.
하지만, 발달에 어려움이 있는 영아들은 제한된 능력으로 인해서 이러한 일과에 자발적으로 참여하기가 어렵습니다. 각 시기에 경험할 수 있는 다양한 활동에 참여하지 않는다면 결과적으로 발달에 더 어려움을 주게 되겠지요. 영아가 자신의 능력을 크게 벗어나지 않으면서도 도전하고 싶을 만큼 새롭고 흥미로운 활동을 제공함으로써 참여를 촉진시키고, 결과적으로 보다 나은 발달을 이끌어낼 수 있습니다.
그런데, 여기에서 현재 영아들이 참여하고 있는 서비스가 과연 영아로 하여금 일과에 능동적이면서도 즐겁게 참여할 수 있도록 하고 있는가에 대해 생각해 보아야 하겠습니다. 발달에 어려움이 없었다면 경험하게 되었을 다양한 일과가 아니라, 발달 문제에 초점을 둠으로써 제한된 경험에만 노출시키고 있는 것은 아닌지, 영아의 흥미를 이끌어내기보다는 어른이 생각하기에 중요하다고 생각된 것을 위주로 제공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에 대해서요.
게다가 어렸을 때부터 일상 안에서의 기능적인 기술이 습득되지 않고, 습득된 기술도 다른 여러 상황에서 활용하지 못한다면 다른 사람에게 의존하게 됩니다. 의존성으로 인해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기 어려워하고, 자발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려고 시도했을지라도 만약에 실패를 경험하게 되면 다시 시도하기보다 금방 의욕을 상실하게 되어 더욱더 의존성을 심화시킵니다.
조기개입 서비스는 모든 영아들의 주된 생활 공간인 가정에서 영아와 함께 생활하는 가족들이 영아에게 일상의 학습기회를 제공할 수 있는 역량을 강화시킴으로써 위와 같은 어려움들을 해소하면서 영아의 발달을 촉진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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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행기능과 집안일

이후민 (서초아이발달센터 특수교사)

집안일을 함께 하는 것이 “아이의 인지”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요? 영아의 실행기능과 집안일에 관련된 연구를 소개하고, 아이와 함께 할 수 있는 집안일 몇 가지를 소개하겠습니다.
일과 속에서 아이가 집안일을 함께 하는 것은 아이가 스스로 자기생활을 관리하는 데 큰 도움이 됩니다. 예를 들어 집안일을 하기 위해서는 어떤 것을 해야 하는지 계획을 세우고, 해야 할 일을 위해 상황/환경을 전환해야 하며, 지시를 기억해야 되기 때문입니다.
실행기능(executive function)은 자기조절 및 목표 지향적인 행동과 관련된 인지 과정을 포괄하는 하는 용어입니다. 이는 ① 활동의 목적과 정보를 기억하는 작동기억능력(working memory), ② 활동에 집중하기 위해 스스로의 행동을 조절하는 능력, ③ 활동 간 상황을 전환해서 집중하는 능력으로 정의됩니다. 실행기능은 일반적으로 영아기에 발달하기 시작하고, 양육 및 문화적 배경에 따라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2020년 8월, 호주에서 실행된 한 연구(Tepper, D. L., Howell, T. J., & Bennett, P. C., 2022)를 통해 집안일과 실행기능에 대해 더 자세히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5-13세 아이의 주양육자 207명을 대상으로 자녀의 실행기능과 집안일 참여정도에 대한 부모 보고형 설문을 조사했습니다. 설문지는 아이의 실행기능(24문항), 집안일을 돕는 정도(34문항), 반려동물과의 관계에 대한 척도(33문항)로 구성되었습니다. 설문 결과, 아이가 일과 중 스스로 할 수 있는 집안일, 가족과 함께 하는 집안일이 작동기억과 자기조절능력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왔습니다.
아이가 집안일을 함께 하는 것은 실행기능 뿐만 아니라 대근육과 소근육 운동기술의 발달에도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아이와 함께 할 수 있는 집안일을 알아볼까요?
(1) 스스로 할 수 있는 집안일: 스스로 양말 벗어서 세탁 바구니에 넣기, 스스로 간식 먹고 정리하기, 놀이 후 정리하기, 어린이집 가방을 항상 두는 곳에 두기 등
(2) 가족과 함께 하는 집안일: 식사 전 후에 식탁 닦기, 식탁에 식사도구 놓기, 식후 식사도구 싱크대에 넣기, 휴지통에 쓰레기 버리기, 가족과 함께 빨랫감 정리하기 등
이처럼 우리 아이가 함께 할 수 있는 집안일은 많습니다. 빨래를 정리할 때 아이의 양말을 스스로 찾게 하는 것처럼 작은 일부터 시작해서 다양한 집안일에 즐겁게 참여시켜보는 것은 어떨까요?

참고문헌

Tepper, D. L., Howell, T. J., & Bennett, P. C. (2022). Executive functions and household chores: Does engagement in chores predict children's cognition?. Australian Occupational Therapy Journ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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끊임없이 움직이는 영유아의 주의집중력 돕기

최진희 (한국영아발달조기개입협회 회장)

가정에서나 어린이집에서 조금도 가만히 있지 못하고 움직이고, 소파나 테이블에 기어 올라가고, 장난감을 만지거나 꺼내서 여기 저기 두지만 오래가지고 놀지 않는 영유아들을 볼 수 있다. 이 아이들은 장난감을 잠시 보다가 던져 버리고, 쉽게 주변의 자극이나 사람, 물건들에 산만해져서 주의집중력이 많이 떨어진다. 사람이나 사물에 집중할 때 아이의 학습기회는 많아지고 더 많은 발달이 이루어 질 수 있다.

영향을 주는 요인

도울 방법을 알기위해서는 영유아의 주의 집중력에 영향을 주는 요인을 먼저 알아야 한다.
1. 환경 아이의 일상적인 주변 환경은 어떤가? / 다른 환경에서 아이가 다른 행동을 보이는가? 정돈되어 있는가/ 산만하고 어지럽혀져 있는가?, 규칙적인가/ 매일이 매일이 많이 다른가? 1:1 접촉이 많은가, 집단적 접촉이 많은가? 산만한 환경이나 일관성이 없는 환경에서 아이가 스스로 행동을 통제, 조절하는 것은 힘들 것이다.
2. 기질적/ 감각적 특성 아이가 가진 기질적 특성은 아이가 집중하여 노는 것에 영향을 준다. 너무 활동적이거나, 쉽게 포기하거나, 충동적, 변화에 민감한 성격, 까다로운 성격, 반응하는 데 시간이 필요한 기질 등은 아동기질 (Infants and toddlers temperament test) 검사와 관찰을 통해 알아볼 수 있다. 이를 통해 아이의 행동을 이해하고, 집중하는데 필요한 적절한 전략을 사용할 수 있다. 아이가 자기조절을 하고 주의 집중을 하는데 감각적 어려움이 있는가? 강한 자극이나, 특정한 자극을 좋아하는지, 감각적으로 예민한지, 특정 자극 회피를 하는지, 감각 자극을 스스로 찾는 행동을 하는지, 등, 이런 점이 의심되는 경우, 감각프로파일( (Sensory Profile) 이나 감각조절능력 체크리스트를 통해서 선별 (screen) 하고 전문가의 의견을 구하는 것이 필요하다.
3. 아동의 수면과 휴식, 신체적 활동, 시각/청각적 활동 (TV 시청, 타블렛, 핸드폰, 컴퓨터 사용, 음악청취), 등이 아동의 집중력에 영향을 주는가? 충분한 수면을 취하는지? 자주 깨는지? 낮잠을 자는지, 낮에 낮잠대신 조용하게 지내는 시간이 있는지? 야외활동이나 신체적 활동(움직임이 많은 놀이)을 하는 시간은 얼마나 되는지? TV/ 컴퓨터, 핸드폰이나 전자 놀이감을 가지고 보내는 시간이 얼마나 긴지? 수면시간이 충분하지 못하면 아이의 몸은 스스로 조절하는 능력이 떨어져 더 산만하게 된다. 어떤 아이들의 경우, 충분한 신체 놀이나 움직임 뒤에 하는 활동들에 집중을 더 잘 한다. 시각적/ 청각적 자극에 지나치게 노출된 아이두뇌는 이런 것에 길들여져 다른 생각을 요구하는 활동에 관심을 보이거나 집중하는 것이 힘들게 된다.
4. 아이가 먹는 음식이나 복용하는 약물이 아동의 집중력에 영향을 주는가? 음식 알러지가 있는 경우나, 아이에 따라 어떤 특정 약은 아이를 산만하게 하거나 쉽게 좌절하게 만들거나, 짜증나게 만들 수 있다. 아이가 특정 약이나 음식물을 먹었을 때 행동의 변화나 민감함, 배변이나 수면의 변화를 기록하면 도움이 된다.
5. 놀이과제나 학습과제가 아이의 발달 수준에 적절하지 못 한가? 새로운 움직임을 요구하는 활동이나 움직임 모방을 힘들어 하는가? 놀이감이 그 아이의 발달단계에 적절한가? (예, 12조각 퍼즐을 18개월 된 아이에게 제공하는 것) 아이가 하기 어렵거나 이해하지 못하는 것을 요구하면 아이는 관심을 잃거나, 좌절감을 느끼고, 이를 대처하는 행동으로 산만함을 나타낼 수도 있다. 이런 질문에 답을 구하는 것이 아이의 집중력을 키우고 학습을 이끌어 낼 계획을 세우는 첫 번째 단계가 된다.

개입 전략

좋은 질문자가 되라.
먼저 가족/ 어린이 집/유아원 교사가 우선적으로 하려고 하는 것,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것을 알아보아야 한다. 최적의 교육자인 가족이나 양육자가 아이의 특성, 관심사, 발달에 적절한 활동이나 적절한 전략을 사용하게 하려면 그들의 의도를 알아야 한다.
부모/교사와 아이 간의 놀이나 상호작용을 관찰하라.
아이가 관심을 갖는 것이 무엇인지, 부모/교사가 이를 통하여 집중시간을 늘리려고 해 본 것이 있는지를 물어본다. 아이와 어떤 것을 할 때 부모/교사가 즐기는지, 무엇을 같이 할 수 있는지를 알아본다. 이런 활동들을 기초로 더 확장된 활동을 할 수 있다.
아동의 관심 활동을 함께하라.
부모/교사에게 아동이 좋아하는 활동을 같이하길 권한다. 운동이나 움직임이 많은 활동을 주고 받기식의 활동을 하여서 아이의 참여시간을 늘인다. 예를 들어, 아이가 항상 양손에 작은 장난감 잡고 있는 것을 좋아하며, 아이처럼 장난감 잡고 부딪치며 노래하는 놀이를 한다.
기대치를 늘려서 집중시간을 늘린다.
아이가 과제나 활동을 끝내기 전에 한번 더 하게 도움을 준다. “한번 더”를 가르친다. 이때 쉽게 다시 하게 도움을 주거나 칭찬을 많이 해 준다. 또는 아이가 그만두고 자리에서 일어나면, 잠깐 돌아다니게 하고 난 뒤 다시 그 활동을 하게 이끌어 준다. 활동에 흥미를 주게 다른 것을 첨가하여도 좋다. (예, 블록에 자동차를 더해서 놀기)
아이가 덜 산만해지는 장소에서 논다.
하이 체어(High chair), 목욕탕, 공풀 (ball pit), 부모의 무릎, 부모 배 위에 눕거나, 식탁 밑, 큰 상자 안 등 움직임의 공간이 제한되거나 시각적 청각적 자극이 적은 곳에서 놀이를 하면 집중력을 늘릴 수 있다.
아이가 덜 산만해지는 장소에서 논다.
하이 체어(High chair), 목욕탕, 공풀 (ball pit), 부모의 무릎, 부모 배 위에 눕거나, 식탁 밑, 큰 상자 안 등 움직임의 공간이 제한되거나 시각적 청각적 자극이 적은 곳에서 놀이를 하면 집중력을 늘릴 수 있다.

참고자료

Radesky, J. S. & Christakis, D. A. (2016). Keeping children's attention: the problem with bells with whistles. JAMA Pediatrics, 170(2), 112-113.
Sosa, A. (2016). Association of the type of toy used during play with the quantity and quality of parent-infant communication. JAMA Pediatrics, 170(2), 132-137.
Choosing the Right Toys for the Right age cited from www.webmd.com/parenting/features/choosing-right-toys-age?page=2

끊임없이 움직이는 영유아의 주의집중력 돕기 Read More »

스스로 노는 장난감

최진희 (한국영아발달조기개입협회 회장)

장난감을 가지고 논다’는 표현을 한다. 장난감이 아이를 통제하는 것이 아니라 아이가 장난감을 통해서 많은 것을 얻는 것이다. 즐거움, 호기심, 문제해결력, 사물에 대한 인식, 상호작용이해, 상상력, 자기 효능감, 자기조절력, 자신의 신체적 능력이해 및 발달, 긴장감 저하, 등 많은 것을 배우는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 장난감이다. 인지, 정서, 운동 발달에 필요한 학습도구이다.
장난감이 스스로 많은 것을 하면 영아가 이런 발달을 할 기회를 갖지 못한다. 전자기기의 발달로 많은 장난감에 스위치가 장착되고, 스스로 말하고, 반짝이고, 노래하고, 움직이고 논다. 버튼만 누르면 장난감이 다 알아서 한다. 영아들이 이런 장난감을 통해 배울 수 있는 것이 무엇일까 궁금하게 된다. 인과관계, 즉, 버튼을 누르면 불빛, 소리, 노래나 움직임이 일어난다. 이런 간단한 인과 관계는 8개월 정도에 나타나는 발달이다. 특정한 것을 학습시키기 위한 용도로 제작된 장난감은 아이에게 지시를 한다. “빨간 버튼을 누르세요”. 인지학습이나 지시 따르기를 도와주기 위한 의도이다. 영아시기에 장난감의 기계음 지시가 일상생활안의 지시에 얼마나 영향을 미칠지 의심스럽다. 사실 이런 학습은 양육자와 함께 상호작용 속에서 이루어져야 개념형성이나 일반화될 수 있다. Tample 대학의 한 연구는 이런 장난감은 아이에게 수동적인 학습스타일을 익히게 하고, 독립적으로 노는 것을 방해한다는 것을 보여준다.
지난번 글("전자 장난감은 영아기 언어의 질과 양적 발달을 저해한다")에서 밝혔듯이, 전자기기 장난감은 아이의 주의집중력을 저하시킨다. 얼른 보기엔 아이가 집중력이 있는 것 같이 보이지만 실상은 다르다. 이 장난감에 집중하는 동안 두뇌 속에서는 반복된 같은 자극에 반응하는 뇌세포연결이 강해지면서 새로운 뇌세포연결망 형성을 방해하게 된다. 다른 것에 집중하고 학습하는 것이 어려워진다. 지속적으로 소리나고 움직이는 자극을 찾게 되어, 책이나 스스로 움직이지 않는 장난감에 집중하는 것이 힘들게 된다.
최근의 한 연구(Sosa, 2016)는 전자기기 장난감을 가지고 엄마와 영아가 같이 놀 때의 언어발달에 끼치는 영향을 보여준다. 엄마의 언어사용, 주고-받는 활동, 그리고 엄마의 반응적 행동 등, 언어발달을 촉진해 주는 활동이 전통적인 장난감(예, 블록, 책, 소꿉놀이, 컵쌓기 등)을 가지고 놀 때 보다 적었다. 부모가 같이 전자기기 장난감을 가지고 놀아주어도언어발달에 많은 도움이 되지 않는다.
많은 전자기기 장난감 상자에 쓰여 진 선전문구는 영아의 인지, 운동, 언어 등의 발달을 돕는다고 유혹을 한다. Kaiser Foundation 연구는 대부분의 이런 상업적인 선전문구가 실제 연구로 입증된 것이 아니라고 밝혔다. 영아가 스스로 가지고 놀아야 되는 장난감이 감각통합기에 있는 영아에게 가장 필요한 것이다. 실제로 스스로 감각적으로 경험하고, 조작하고, 시행착오를 하고, 주변 사람들의 반응을 비교하면서 장난감을 통한 두뇌발달이 일어난다. 다음 글에서는 전자기기 장난감을 적절히 사용하는 방법에 대한 생각을 나눌 예정이다.

참고자료

Radesky, J. S. & Christakis, D. A. (2016). Keeping children's attention: the problem with bells with whistles. JAMA Pediatrics, 170(2), 112-113.
Sosa, A. (2016). Association of the type of toy used during play with the quantity and quality of parent-infant communication. JAMA Pediatrics, 170(2), 132-137.
Choosing the Right Toys for the Right age cited from www.webmd.com/parenting/features/choosing-right-toys-age?page=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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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 장난감은 영아기 언어의 질과 양적 발달을 저해한다.

최진희 (한국영아발달조기개입협회 회장)

불빛이 나오고 노래나 말이 같이 나오는 전자 장난감은 아이의 관심을 끌기 충분하다.
버튼을 누르면 노래가 나오거나 동물소리가 나오는 장난감, 손가락으로 쓸면 그림이 바뀌고 소리가 나는 스크린장난감, 펜으로 누르면 소리가 나는 오디오북 등 전자장난감이 대세이다. 어른들은 이런 장난감을 통해 아이가 말을 배우게 되고 그림을 인식하게 된다고 기대한다.

과연 그럴까?
실제로는 2돌이 되기 전의 아기에게는 이런 장난감이 오히려 발달을 늦춘다. 한 연구에서 10~16개월 사이의 영아와 부모간의 언어사용을 체크하였다. 전자 장난감을 가지고 놀 때와 전통적인 손으로 조작하는 장난감(예, 그림 있는 블록, 동물 농장, 그림책. 퍼즐, 등)이나 책을 읽을 때, 영아와 부모의 언어사용과 상호작용이 달랐다. 전자 장난감은 영아와 부모 모두가 사용하는 언어 수나 적절한 단어를 사용하는 기회를 줄이게 된다. 또한 상호작용하고 집중하는 빈도수도 급격히 줄게 된다(미국소아학회지, 2015)

미국소아과협회에서는 전자 장난감의 소리와 빛의 자극은 영아의 두뇌발달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경고하고 있다.
아기두뇌는 직접 경험이 필요하다. 직접 손이나 신체를 통해 조작하고 그 결과를 느끼면서 두뇌 세포간의 기하급수적인 연결(시냅스)을 만든다. 반복된 같은 반응만을 하는 전자 장난감은 다양한 두뇌세포간의 연결을 만들지 못한다. 특히 장난감을 가지고 놀면서 하는 어른과의 상호작용은 두뇌의 깊숙한 부분인 변연계의 발달을 촉진하여 정서적 안정감과 사회성 발달을 이끈다.

참고자료

https://neurosciencenews.com/toys-language-neurodevelopment-3330/

전자 장난감은 영아기 언어의 질과 양적 발달을 저해한다. Read More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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