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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보통합 시대, 발달지체 영아를 위한 교사 지원, 어떻게 변화해야 할까?

글 : 이소영(한국영아발달조기개입협회)

유보통합이 추진되면서, 보육과 유아교육이 하나의 체계로 통합된 ‘유아학교(또는 영유아학교)’ 체제가 점차 구체화되고 있다. 이는 단순히 기관 명칭을 바꾸는 것이 아니라, 교사 자격과 역할, 장애영유아 교육의 방식까지 전반적인 재구조화를 의미한다. 이 글에서는 필자가 어린이집을 순회하며 교사를 지원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실제로 어떻게 교사를 도왔는지 소개하고자 한다. 그리고 그 경험을 바탕으로, 앞으로 달라지는 영유아 교육 체계 안에서 발달지체 영아를 위한 교사를 위한 지원 방향도 함께 제안하고자 한다.

기존에는 보육교사와 유치원교사라는 이원화된 체계 아래, 장애영유아는 일반 어린이집, 통합어린이집, 장애전문 어린이집 또는 유치원 특수학급, 특수학교 유치부, 순회교육 등을 통해 다양한 방식으로 교육을 받아왔다. 이제 유보통합 이후의 체계에서는 ‘영유아정교사’(명칭은 아직 확정 전이나, 현장에서는 이와 유사한 통합 자격체계가 유력하게 논의되고 있음)가 0~5세 모든 영유아를 통합적으로 교육하고 지원하게 된다. 특히, 장애 또는 발달지체 영유아가 유아학교에서 또래와 함께 하루 일과를 보내게 되는 상황에서는, 교사에게 더 높은 전문성과 실천 역량이 요구된다. 따라서 교사 1인이 모든 것을 책임지는 방식이 아니라, 전문가의 정기적이고 실질적인 현장 지원이 병행되어야 하며, 가정과의 협력 역시 핵심이 된다.

또한, 이 변화는 영유아 교사에게만 해당되는 것이 아니다. 유아특수교사 역시 이 변화의 중심에 있다. 현실적으로 많은 특수교사가 대학에서 0~2세 영아에 대한 체계적인 교육과 임상경험 없이 졸업하고, 현장 연수 또한 미비한 상황에서 발달지체 영아와 가족을 만나는 현장에 투입되고 있다.

특히 영아가 기관을 이용한다는 것은 유아의 기관 이용과는 성격이 다름을 이해해야 한다. 유아는 놀이 중심의 교육과정을 기반으로 다양한 집단활동과 교재교구 중심의 수업에 참여하는 반면, 영아는 기관을 이용하더라도 일과를 중심으로 교육과정이 운영된다. 영아에게는 하루의 반복되는 일과(예: 식사, 기저귀 갈이, 낮잠, 놀이 등) 자체가 중요한 교육의 틀이며, 이 일과에 자연스럽게 참여하는 과정에서 발달이 촉진된다. 따라서 대략적으로 정해진 운영의 틀이 있다 하더라도 일과 자체가 교육과정이 되며, 자연스러운 학습의 기회를 놓치지 않고 활용해야 한다. 우연히 발생하는 상황 속에서의 상호작용이 교육으로 연결되며, 현재의 수행을 바탕으로 한 활동의 확장과 변화가 핵심적이다. 그렇기에 특수교사들에게도 단순한 교과 지식 전달이 아닌, 영유아 발달과 가족 중심 실천, 일상 속 통합 전략에 대한 체계적인 현장 기반 연수와 코칭이 반드시 병행되어야 한다.

발달지체 영아 담당 교사 지원 경험

필자는 다양한 어린이집을 순회하며 발달지체 영아를 담당하는 교사들을 지원해왔다. 지원의 시작은 기관장 및 담임교사와의 사전 협의였다. 교실 상황, 아동의 특성, 교사의 고민을 함께 나눈 뒤, 일정을 조율하여 정기적으로 기관을 방문했다. 방문 시에는 하루 1시간 내외로 진행되었으며, 일과 중 자연스러운 장면(놀이, 식사, 산책, 낮잠 등)을 중심으로 약 30분간 아동과 교사를 관찰했고, 이후 30분은 교사와 대화를 나누며 실질적인 피드백과 전략을 함께 도출했다. 때로는 부모와의 상담이 필요할 때도 있었고, 방문 후에는 요약 보고와 후속 계획을 문서나 전화, 온라인 회의 등으로 공유하기도 했다.

현장에서의 관찰은 단순히 아동의 행동을 기록하는 것이 아니라, 교사의 개입 방식, 또래와의 상호작용, 일과 흐름에 따라 발현되는 아동의 능력을 함께 파악하는 것이었다. 교사와의 대화에서는 아동의 강점을 중심으로 접근하되, 교사의 어려움을 깊이 있게 경청하고, 실현 가능한 작은 전략부터 함께 실천해보는 과정을 중시했다.

영아 통합보육교사 지원 사례

한 통합 어린이집 반에서는 21개월, 24개월, 27개월의 발달지체 영아가 함께 지내고 있었고, 담임교사는 초임 통합보육교사였다. 일과 안에서 영아를 관찰하는 방법과 적절한 도구의 탐색 및 어떤 시점에 어떤 항목을 자연스럽게 관찰할 수 있는지 등을 설명했다.

일과 중 식사, 자유놀이, 산책 시간에 아동의 참여 수준과 적절한 개입 방식에 대해 교사와 논의하였다. 부모가 인식하는 발달 수준과 교사의 관찰이 다른 경우가 종종 있었는데, 두 관점을 모두 존중하면서 발달단계와 목표에 대한 이해를 조율했고, IFSP 목표를 어떻게 하루 일과 속에서 실천할 수 있을지 함께 구체화했다.
교사와 논의할 충분한 시간 확보가 어려워 산책 중 혹은 낮잠 직후의 짧은 틈을 활용하는 등 유연하게 운영했고, 일반교사와의 협력 방식도 조정하여 교실 안의 지원이 특정 교사에게만 집중되지 않도록 조율했다.

발달지체 영아 담당 교원에게 필요한 지원 체계 제안

이제 유아학교 체계 안에서 장애영유아와 발달지체 영아를 담당하게 될 영유아교사는 실질적인 현장 지지와 팀 기반 접근을 경험할 수 있도록 다음과 같은 방식의 지원 체계가 필요하다.

1. 정기적이고 지속적인 현장 중심의 지원: 일회성 연수나 자문이 아니라, 실제 현장을 이해하고 실천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정기 방문 체계가 필수적이다.

2. 팀 기반 접근의 구조화: 교사와 관련전문가, 그리고 가족이 함께 목표를 수립하고, 실행하며 평가하는 순환적 구조가 필요하며, 이는 IFSP 중심의 협력 구조를 통해 실현될 수 있다.

3. 양육자를 팀의 핵심 구성원으로 포함: 유아학교 체계에서도 가족은 아동 발달의 중요한 주체이다. 교사가 가족을 단순한 정보 제공 대상이 아니라, 영아발달을 위해 함께 개입하는 팀의 구성원으로 인식하도록 도와야 한다.

4. 교사의 성찰 지원: 실천적 역량과 더불어, 이에 대한 성찰을 통해 자신의 수행에 대해 점검하고 이후의 실행에 반영할 수 있어야 한다. 이를 위해 정기적 피드백, 동료 코칭, 사례 회의 시간을 정기적으로 갖되 아래와 같은 역량을 가진 전문가의 슈퍼비전 제공이 필수적이다.

교사를 지원하는 슈퍼바이저에게 필요한 역량

이러한 현장 지원을 효과적으로 수행하기 위해, 교사를 지원하는 전문가가 갖추어야 할 역량은 다음과 같다.

1. 발달지체 및 영유아 발달에 대한 전문지식: 연령별 전형 발달과 비전형 발달의 차이를 이해하고, 이를 실제 사례에 적용할 수 있는 능력. 2. 일과 기반 관찰 및 평가 도구 활용 능력: 일과 안에서 다양한 도구를 교사와 함께 활용하고, 해석할 수 있는 능력.

3. IFSP 수립 및 실행 전략 구성 능력: 가정에서도 수행할 수 있는 일과 기반의 기능 중심 목표 수립 경험과 이를 일상 속에 통합시키는 실천력.

4. 교사와의 신뢰 기반 코칭 기술: 존중과 협력을 바탕으로 한 관계 형성 및 성찰을 유도할 수 있는 대화 기술. 5. 기관 특성과 교사 역량에 따른 융통성 있는 개입 전략: 다양한 경력, 배경, 문화, 리더십 수준에 따라 유연하게 조정하는 전략적 사고.

유보통합 체계는 단순한 행정적 통합을 넘어서, 현장의 구조와 교사의 역할, 아동의 발달을 바라보는 방식까지 모두 새롭게 설계하는 일이다. 발달지체 영유아를 담당하게 될 ‘영아 교사’에게는 지속 가능한 지원이 필요하다. 이러한 지원 체계 안에서 교사를 지원하는 전문가의 역할은 지시자가 아닌 동료이자 조력자여야 하며, 가정과 함께하는 팀 기반 접근이 그 중심에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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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가 활동가가 되어야 하는 이유

글 : 김지영

제하가 학교에 다니고, 나는 자조 모임을 시작하면서 장애인 자녀를 둔 선배 엄마들을 만날 기회가 많아졌다. 나는 선배의 말을 아주 귀담아듣는 편이다. “활동지원사? 장애인콜택시? 우리 땐 그런 거 하나도 없었어! 아픈 애 키운다고 아파트 몇 채는 해 먹었지.” 복지, 정보 등 모든 면에서 지금보다 훨씬 불모지였을 시대를 먼저 살아본, 모진 풍파를 몸소 겪은 선배의 말은 버릴 것이 하나도 없기 때문이다.

그냥 된 건 없다

그들은 자녀가 성인이 됐음에도 여전히 열정적인 활동가다. 내 아이를 위해 사회 구조를 바꾸는 게 부모의 역할이기 때문이라고, 돌이켜 보면 그냥 된 건 하나도 없었다고 한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의 장애인 보장구 급여비 지원사업에 자세보조용구(맞춤형 이너)가 포함된 것이나 뇌병변장애인 대소변흡수용품 구입비 지원사업이 시작된 것, 비전센터, 뇌병변 마스터플랜 등도 모두 선배 엄마들이 중증장애인 부모 모임을 통해 이뤄낸 것이었다.
후배 부모에게도 장애 자녀의 부모로서 사회활동을 할 것을 권했다. 그 시작점은 학교다. 아이를 특수학교에 보내면서 어려운 점이 있으면 엄마끼리 뒤에서 이야기할 게 아니라 의견을 모아 학교를 상대로 적극 건의할 수 있어야 한다고. 부모가 문제의식을 가지고 의견을 내야 학교도 긴장하고 아이들을 위한 방향으로 더욱 발전해 나가려고 노력한다는 것이다. 학부모회나 학부모위원회에 소속되면 내 목소리를 현실화할 힘이 생긴다는 선배 엄마의 조언에 학부모회 임원으로 활동하게 되었다. 통학 첫해라 어리바리한 학부모였지만 자발적으로 하는 사람이 별로 없기 때문에 손만 들면 되었다.
학교 밖에서도 마찬가지다. 개인은 힘이 약하기에 장애인 부모 모임에 가입하는 것이 좋다. 어려운 일이 생겼을 때, 정책을 제안할 때 같은 입장을 가진 사람들과 단체로 행동하거나 임원의 입을 빌려 말하는 것이 훨씬 설득력을 얻고 실현 가능성이 높아진다. 모임에 소속되고 부모 활동가가 되면 몰랐던 것을 알 수 있고, 엄마가 많이 알고 요구하는 만큼 많이 누린다.

내 의견을 똑똑하게 현실화하는 방법

중증장애인은 유아동기를 지나서도 기저귀를 착용하는 경우가 많은데 아이가 크면 밖에서 기저귀를 교체하기란 쉽지가 않다. 유아용 기저귀 교환대에 더 이상 올라갈 수 없게 되는 것은 물론, 일반 화장실은 장애인 유모차가 들어가는 것조차 버겁기 때문이다. 제하도 기저귀 갈 곳이 마땅찮아 종종 길 구석에 유모차를 펼쳐두고 기저귀를 교체하곤 한다. 더 크면 남들 시선 때문에 이마저도 할 수 없을 텐데, 화장실 때문에 외출을 못 할 수도 있겠구나 싶었다. 역시나 성인 와상장애인 자녀를 둔 선배 엄마는 화장실 바닥에 매트를 깔고 담요로 아이를 가린 상태에서 교체하는데 누가 들어오기라도 하면 서럽고 죄짓는 것 같은 기분도 든다고 했다.
<일반적인 장애인화장실 / 침상이 마련된 기저귀 교환실>
쇼핑몰이나 지하철 화장실에는 법적 근거도 없는 파우더룸은 있으면서 와상 장애인의 기저귀를 교체할 수 있는 공간은 없다. 장애인 화장실이 있더라도 변기 옆에 붙잡을 수 있는 지지대가 설치되어 있을 뿐이다. 여태 와상 장애인을 위한 기저귀 교환대를 구비한 화장실을 직접 본 건 대학병원과 특수학교, 장애인복지관이 전부다.
침상을 갖춘 기저귀 교환실이나 가족 화장실은 우리만의 문제가 아니라 누구나의 고민이 될 수 있다. 장애인뿐 아니라 노인, 영유아 등 다양한 사회적 약자에게 필요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무리 맞는 말이라도 목소리를 내는 사람이 소수라면 외면당하기 쉽다. ‘저 사람은 맨날 불만이야.’, ‘당신만 불편한 거 아니야?’ 단지 진상으로 낙인찍히는 것으로 끝나지 않으려면 가능한 많은 사람의 목소리를 모으거나 소수를 위한 것이 아니라는 점을 설득해 낼 수 있어야 한다.
또한 문제를 제기할 때 식당에서 주문하듯 ‘알아서 해주세요’ 하면 안 되고 요구사항을 최대한 자세하게 이야기할 수 있어야 한다. 선배 엄마는 고속도로 휴게소의 장애인 화장실을 방문했다가 공간도 너무 좁고 접이식 기저귀 교환대는 먼지 쌓인채 밖에 방치되어 있어 차마 사용할 수 없었다고 한다. 그녀는 열악한 시설에 의문을 품고 한국도로공사에 민원을 제기했다. 무턱대고 왜 이딴 식으로 만들었냐고 따지고 든 게 아니라, 장애인 화장실은 최소 어느 정도 넓이가 확보되어야 하고 어떤 시설이 필요한지 자세하게 이야기했다. 근거로 안에 휠체어가 들어갈 수 있어야 하고 휠체어 방향을 360도 틀어도 걸리는 곳이 없어야 하며, 보호자가 함께 들어가도 비좁지 않아야 한다. 성인이 누울 수 있는 크기의 기저귀 교환대가 내부에 있어야 한다는 등.

의무 때문에 권리를 포기하지 말자

우리는 학교에서 나아가 국가를 상대로도 목소리를 낼 수 있어야 한다. 공무원은 민원을 가장 무서워하면서 동시에 반가워한다. 그들이 사업계획서를 구상하는 데에 있어서 아주 현실적이고 멋진 아이디어를 제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당장 해결되지 않더라도, 담당자가 이런 문제가 있다는 것을 인식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민원 그 자체에 의미가 있다.
어떤 부모 모임을 가보아도 내가 항상 막내다. 선배 엄마들은 젊은 엄마를 너나 할 것 없이 반겨준다. 모임의 세대교체가 필요한 것도 있겠지만, 그들은 자신이 가장 힘들었던 시절을 떠올리며 후배를 바라보고, 뭐 하나라도 더 챙겨줄 것이 없는지 보듬어 준다. 모임에서 선배 엄마들을 만나는 것도 좋지만, 내 또래 엄마들이 더 많이 밖으로 나와서 같이 목소리를 낼 수 있으면 싶다. 학교에서는 활동지원사가 부모를 대신하고, 부모 모임에서도 활동하는 엄마가 점점 줄어들고 있다.
부모의 ‘의무’로 바쁘다고 해서
이 나라의 국민으로서 누릴 수 있는 ‘권리’를 포기하지는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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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달이 느린 영유아를 위한 교육기관 정보, 어디서 찾을까?

글 : 김선희
장애 아동을 키우는 부모로서 가장 힘든 일 중 하나는, 정보를 찾아야 하는 순간마다 ‘막막함’부터 느껴진다는 것입니다. 일반 아동을 위한 정보는 비교적 쉽게 접할 수 있는 반면, 장애 아동을 위한 정보는 찾기도 어렵고, 정리되어 있지도 않으며, 어렵게 찾은 정보마저 막상 들어가 보면 기대에 미치지 못하거나, 원하던 방향과 전혀 다른 내용인 경우가 많습니다.
저 역시 아이가 어렸을 때는 매일같이 검색창에 무언가를 입력하고, 수많은 블로그, 카페, 공공기관 사이트를 오가며 발달 정보를 찾아 헤맸습니다. 그런데 그렇게 찾아낸 정보들이 우리 아이에게 진짜 도움이 될까? 늘 반신반의했던 기억이 납니다. 정보를 읽은 후에도 오히려 더 혼란스러워졌고, 더 신중해져야겠다는 생각에 밤늦게까지 자료를 검토했던 날도 많았습니다.
그래서일까요. 시간이 흐른 지금도 “이 정보를 믿어도 될까?” “어디서부터 알아봐야 하지?” 이런 고민을 하는 부모님들을 보면 그때의 제 모습이 떠오릅니다. 그래서 더더욱, 신뢰할 수 있는 정보 출처의 중요성을 절감하게 됩니다.
얼마 전 어린이집 관련 글을 준비하면서, 장애 아동 관련 기관 정보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사이트가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찾아보던 중에 꽤 유용한 사이트를 발견하게 되어 소개드리고자 합니다.
온맘(Onmom) 사이트는 국립특수교육원에서 운영하는 공식 플랫폼으로, 전국의 특수학교, 특수학급, 장애통합 어린이집과 유치원 등 장애 아동을 위한 교육기관 정보를 한눈에 볼 수 있는 공공 포털입니다. https://www.nise.go.kr 상단 메뉴의 ‘기관정보’에서 원하는 교육기관 유형과 지역을 선택하면, 우리 아이에게 맞는 기관을 보다 쉽게 찾을 수 있습니다.
1. 온맘(https://www.nise.go.kr/) 사이트에 접속합니다.
2. 맨위 '기관정보'에서 '교육기관'을 클릭합니다.
3. 찾고자 하는 교육기관을 클릭하고, 해당지역을 클릭합니다.
이 사이트 하나만으로 모든 것이 해결되지는 않겠지만,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몰라 막막한 부모님들께 적어도 ‘신뢰할 수 있는 첫걸음’이 되어줄 수는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물론, 어떤 정보든 단순히 읽는 것으로 끝나지 않고, 그 정보가 우리 아이에게 실제로 어떻게 적용될 수 있을지 다시 한 번 따져보고 확인하는 부모님의 노력이 더해진다면 그 자체로 큰 힘이 될 것입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아이를 위해 검색하고, 또 검색하며 더 나은 길을 찾고 있는 모든 부모님들께 조금이나마 실질적인 도움이 되길 진심으로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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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걷느냐’보다 중요한 질문은 ‘무엇을 하기 위해 걷느냐’입니다

글 : 김장곤(유원대학교 물리치료학과 교수)

이른둥이로 태어나서 백질연화증으로 인한 뇌병변장애를 지니고 있는 24개월 별님이는 현재 잡고 서기가 가능합니다. 다음은 별님이 부모님께 드렸던 자문 내용을 바탕으로 작성한 것으로, 별님이 뿐만 아니라 현재 자녀의 운동발달에 대해 염려하고 계시는 부모님들께 도움이 될 수 있는 조언을 담아보았습니다.

많은 부모님들께서 “우리 아이도 언젠가 걷게 될까요?”라는 질문을 많이 하십니다. 이 질문은 아이의 미래에 대한 간절한 기대를 담고 있어 충분히 공감됩니다. 그러나 그보다 ‘걷는다는 것이 아이의 삶에서 어떤 의미를 가지는가’, ‘걷기를 통해 무엇을 하게 될 수 있는가’를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아이들이 치료실에서 혼자 몇 걸음을 떼는 것도 의미 있지만, 친구들과 어울려 놀이터에서 걷고 뛰는 모습이야말로 진짜 발달입니다. 그러니 걷느냐, 못 걷느냐보다는 ‘아이 스스로 움직일 수 있는 기회를 어떻게 마련할 수 있을까’를 함께 고민해 보시기를 권합니다.

집 안에서 걷기 연습을 시키고 싶다면, 가구를 ‘섬’처럼 배치해 보세요

아이가 움직이도록 돕고 싶으시다면, 억지 연습보다 ‘움직이고 싶은 환경’을 만들어 주세요. 식탁 의자, 피아노 의자처럼 잡고 설 수 있는 가구들을 집 안에 섬처럼 배치해 보세요. 아이가 이 섬들을 하나씩 건너가며 자연스럽게 이동을 연습할 수 있습니다. 또한 장난감을 바닥에 두지 말고, 아이가 서서 잡고 놀 수 있는 위치에 올려 두면 훨씬 더 활동적인 환경이 됩니다. 작은 매트나 쿠션을 넘는 놀이, 가벼운 가구나 카트를 밀어보는 활동도 매우 좋습니다.

치료 시간이 길다고 꼭 좋은 것은 아닙니다

요즘은 한 번 치료실에 가면 2회기 치료를 연속으로 받는 아이들도 있습니다. 하지만 저는 너무 긴 치료 시간이 오히려 아이의 자율적인 탐색 기회를 제한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1회기만 치료를 받고 좀 더 자연스러운 환경에서 놀 수 있는 기회를 주거나, 회기를 나누어 중간에 쉬는 시간을 주는 방식도 충분히 고려할 수 있습니다. 아이가 병원 바깥에서도 움직이고 경험할 수 있는 시간이 꼭 필요합니다. 치료실보다 더 큰 배움은 일상 속에 있습니다.

보조기보다 먼저 고려할 것은 ‘움직임’입니다

보조기 착용을 고민하시는 부모님도 많습니다. 보조기가 도움이 되기도 하지만, 아이가 자유롭게 움직이고 다양한 자세를 시도하는 기회를 줄일 수도 있습니다. 움직임의 질보다 양이 먼저입니다. 지금은 가능한 한 몸을 다양하게 써보는 것이 우선입니다. 필요하다면 깔창처럼 간단한 도구부터 시작해 보시기를 권합니다.

아이가 궁금해할 때, 도와주세요

부모님이 먼저 나서서 도와주기보다, 아이가 스스로 궁금해하고 시도해볼 때 옆에서 응원하고 필요한 만큼만 도와주는 것이 좋습니다.
저는 부모님의 역할을 ‘문제 출제자’라고 설명합니다. 문제를 푸는 사람은 아이입니다. 부모님은 상황을 설정해 주고, 아이가 그 상황 속에서 스스로 움직이고 탐색하도록 유도해 주세요. 그게 진짜 발달을 이끄는 개입입니다.

치료만큼 중요한 건 또래와의 상호작용입니다

아이의 발달은 치료실에서만 이루어지지 않습니다. 오히려 또래 친구들과의 놀이와 일상 속 상호작용에서 더 많은 것을 배우고 익힙니다. 가능하다면 오전에는 어린이집이나 놀이 모임 등에서 친구들과 시간을 보내고, 오후에는 치료를 받는 방식도 고려해 보세요. 병원에서 배운 기술을 일상에서 직접 써보는 경험이 필요합니다. 실전이 없는 연습은 한계가 있습니다.

무엇이 문제인지보다, 지금 필요한 환경을 찾아주세요

아이의 앉는 자세(W자세)가 걱정되실 수 있습니다. 무조건 막기보다는, 자연스럽게 다른 자세를 유도해 보세요. 예를 들어 무릎 꿇기나 한쪽 다리 뻗기 등 다양한 자세로 앉도록 기회를 주는 것입니다. W자세를 하고 있을 때 엉덩이에 쿠션을 받쳐주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감각 반응이 민감하거나 둔감하게 보인다고 해도, 그것이 반드시 나쁜 것만은 아닙니다. 지금까지 경험한 환경과 익숙해진 자극의 영향일 수 있습니다. 중요한 건 지금 이 아이에게 어떤 환경과 자극이 필요한지를 세심하게 관찰하는 것입니다.

치료 계획, 장비 선택, 어린이집 진학… 부모님이 매일같이 고민하고 선택해야 하는 일이 많을 겁니다.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건, 아이가 ‘스스로 해보는 경험’을 얼마나 자주 갖는가입니다.
많이 걷고, 많이 실패해보고, 많이 놀 수 있도록 해주세요. 그것이 아이에게는 가장 좋은 치료가 될 수 있습니다.
이 칼럼은 별님이의 사례를 바탕으로 한 것이지만, 유사한 발달 지연을 겪고 있는 많은 아이들의 양육자에게도 충분히 해당되는 이야기입니다. 치료에만 의존하기보다, 아이가 일상에서 주도적으로 움직이고, 놀이하고, 참여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는 것이야말로 진짜 조기개입이고, 양육의 힘입니다.

“많이 걷고, 많이 실패해보고, 많이 놀게 하자.”
그게 아이에게 가장 좋은 치료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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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저귀 갈기 및 배변: 청결 이상의 의미

글 : 이소영(한국영아발달조기개입협회)

하루에도 몇 번씩 반복되는 기저귀 갈기와 배변 관리.
많은 양육자에게는 이 시간이 단지 아기의 위생을 책임지는 일상의 돌봄으로만 여겨질 수 있습니다. 그러나 특히 발달이 느린 영아를 키우는 양육자라면, 이 시간을 그저 지나치는 순간으로 보기에는 너무나도 많은 기회와 가능성이 담겨 있다는 사실을 알고 계신가요?

기저귀를 갈아주는 시간은 단순히 지저분하고 냄새나는 기저귀를 벗겨내는 과정이 아니라, 아기에게 감각 자극을 제공하고, 자신의 몸을 인식하게 하며, 양육자와 상호작용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입니다. 부드러운 손길로 몸을 닦아주며 따뜻한 목소리로 말을 건네는 이 순간은, 아기에게 신뢰감과 애착을 쌓는 작은 시간이자 반복되는 학습의 순간이기도 합니다.

특히 배변은 아기가 자신의 몸을 처음으로 인식하고 조절하는 기회가 되며, 점차 자율성과 독립성으로 나아가는 첫 출발점이 됩니다. 배에 힘이 들어가는 느낌, 속이 불편한 감각, 기저귀가 축축해지는 경험, 그리고 배변을 하고 난 후의 시원한 느낌.
이 모든 경험을 통해 아기는 신체의 감각 신호를 인지하고 조절하는 법을 배워갑니다.
하지만 많은 양육자들은 이 중요한 시간들을 놓치곤 합니다. 특히 “언제 기저귀를 떼야 하나요?”, “유치원 가기 전에는 기저귀 떼야 하죠?” 같은 사회적 기대와 압박은 양육자로 하여금 아이의 준비 상태와 무관하게 서둘러 기저귀를 떼게 만들기도 합니다. 이로 인해 아이가 배변 시간에 불안이나 저항감을 갖게 되는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발달이 느린 아이들에게는 이러한 접근이 오히려 두려움과 위축을 불러오며, 기저귀 떼기 자체가 발달을 방해하는 경험이 될 수도 있습니다.

기저귀 갈기와 배변은 ‘가르쳐야 하는 것’이기 이전에, 아이의 신체와 마음이 준비될 때까지 기다리고, 그 안에서 일어나는 작은 변화들을 읽어주는 민감한 돌봄이 우선되어야 합니다.

0~6개월: 배변 신호를 읽고, 안정감 주기

하루에도 여러 번, 불규칙한 배변

생후 6개월까지의 아기는 소화기관이 아직 미숙하기 때문에 하루에도 여러 번 대소변을 봅니다. 특히 모유 수유를 하는 아기일수록 대변 횟수가 잦고 묽은 편이며, 하루 6~10회의 배변도 흔합니다. 대변은 노란빛 또는 초록빛, 연한 질감으로 나타나는 것이 일반적이고, 소변은 5~8회 이상 나올 수 있습니다. 하루 기저귀 사용량은 보통 6~10장이며, 수유 직후나 수면 중에도 교체가 필요한 경우가 많습니다.

기저귀 갈기 = 감각 자극과 상호작용의 시간

기저귀를 가는 동안은 단순한 위생 관리 시간이 아니라, 아기에게 다양한 감각 자극을 제공할 수 있는 좋은 기회입니다. 두 다리를 번쩍 들어올리는 방식 대신, 양 다리를 좌우로 가볍게 움직이며 기저귀를 교환해 주세요. 배를 부드럽게 마사지하거나, 따뜻한 손으로 몸을 닦아주는 것은 아기에게 신체 인식과 안정감을 동시에 제공합니다. 이 과정은 감각 자극뿐 아니라 양육자와의 애착 형성에도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말 걸기와 눈맞춤으로 언어 자극 주기

기저귀를 갈 때마다 “기저귀 갈자~”, “깨끗해졌다~”처럼 반복적인 말을 들려주면 아기는 자신의 상태와 언어를 연결짓기 시작합니다. 양육자의 얼굴을 보며 눈을 맞추고, 말의 억양을 듣는 경험은 언어 발달의 기초를 형성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이처럼 짧고 반복적인 말 걸기는 신체를 돌보는 동시에 의사소통 능력의 씨앗을 심는 활동이 될 수 있습니다.

간단한 놀이로 즐거운 기저귀 가는 시간 만들기

기저귀를 가는 시간에 작은 놀이를 곁들여 보세요. 예를 들어, 깨끗한 기저귀로 얼굴을 가렸다가 “짜잔!” 하며 얼굴을 드러내면, 아기는 사라졌다가 다시 나타나는 상황을 즐기며 예측력과 사회적 반응을 기릅니다. 발바닥을 가볍게 톡톡 두드리며 “누가 건드렸지?” 놀이나, 몸의 부위를 하나하나 짚으며 “여기는 발~ 여기는 배꼽~” 하듯 말과 터치를 연결해주는 놀이도 좋습니다. 이러한 간단한 상호작용은 아기의 감각 통합과 애착 형성에 긍정적인 자극이 됩니다.

민감한 피부와 감각에 대한 배려 필요

0~6개월 아기의 피부는 매우 민감하므로, 기저귀 발진 예방을 위해 자주 교체하고 통풍을 잘 시켜야 합니다. 특히 장시간 젖은 기저귀를 착용하거나 대변이 오래 피부에 닿아 있을 경우 발진 위험이 높아집니다. 또한 감각에 민감한 아기일수록 기저귀 갈기 자체를 불쾌하게 느낄 수 있습니다. 이럴 때는 부드럽고 예측 가능한 손길과 말로 아기의 불안감을 줄이고, 갑작스러운 동작이나 차가운 물티슈 사용은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일상 속 반복이 곧 발달의 기회

0~6개월은 말로 가르치기보다는 감각과 신체를 통해 배워가는 시기입니다. 하루에도 여러 번 반복되는 기저귀 갈기 시간을 아기의 발달을 돕는 일상 속 배움의 시간으로 만들어 주세요. 신체를 인식하고, 감각에 익숙해지며, 양육자와 상호작용하는 이 시간이 아기의 전반적인 발달을 이끄는 든든한 기반이 됩니다.

6~12개월: 변화하는 리듬에 맞춰주기

생리적 리듬이 자리를 잡아가는 시기

6~12개월은 아기의 생리적 리듬이 점차 자리를 잡아가며, 배변과 수면, 수유 등의 패턴이 조금씩 예측 가능해지는 시기입니다. 하루 평균 1~2회의 대변과 5~7회 이상의 소변을 보게 되며, 배변 시간이나 횟수에 일정한 경향이 생기기도 합니다. 하지만 여전히 개인차가 크기 때문에, 횟수보다는 아기의 전반적인 기분과 활력, 성장 곡선을 함께 살펴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유식에 따라 달라지는 배변의 질감과 빈도

대변은 이유식의 도입에 따라 점차 질감이 단단해지고, 색과 냄새도 뚜렷해지며 성인의 변에 가까워집니다. 그로 인해 기저귀 발진이나 피부 자극이 증가할 수 있으므로, 이전보다 더 세심한 기저귀 교환과 위생 관리가 필요합니다. 하루 기저귀 사용량은 평균 6~8장 정도이며, 대변 후 즉시 교환하는 것이 기본 원칙입니다.

신체 신호에 반응하며 언어로 연결하기

이 시기의 아기들은 배변 전에 찡그리거나 몸을 뒤틀거나 소리를 내는 등, 다양한 신체 표현을 통해 불편함을 알리려는 시도를 시작합니다. 양육자는 이러한 신호를 민감하게 받아들이고, “쉬 마려웠어?”, “응가 나왔구나~” 같은 언어 표현을 통해 아기의 감각과 말 사이의 연결을 도와줄 수 있습니다. 이러한 반복적인 언어 자극은 아기가 자신의 몸을 인식하고 조절하는 기초를 다지는 데 도움이 됩니다.

기저귀 갈기 시간은 발달의 기회

기저귀를 갈아주는 시간은 단지 위생을 위한 절차를 넘어, 아기와 상호작용할 수 있는 중요한 발달 기회이기도 합니다. 기저귀를 갈기 전후에 “기저귀 갈자~”, “깨끗해졌네~” 같은 짧고 반복적인 말을 해주는 것은 아기에게 예측 가능성과 안정감을 줄 수 있으며, 초기 의사소통의 기반을 형성합니다. 또한 배변 후 냄새나 느낌에 대해 아기와 이야기하는 것은 몸의 상태와 감각을 인식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감각 자극과 놀이를 통한 발달 지원

이 시기에는 간단한 놀이나 감각 자극을 기저귀 갈이 시간에 함께 시도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소리 나는 패브릭 장난감을 손에 쥐여주면 기분 전환이 되고, 발바닥을 가볍게 두드리며 “누가 톡 건드렸지?”라고 말해주는 놀이는 감각 반응을 길러주며 양육자와의 교감도 유도합니다. 거울을 머리맡에 두어 아기와 양육자의 얼굴을 함께 보게 하거나, “이건 발, 이건 배꼽~” 하고 몸의 부위를 말해주며 터치하는 것도 신체 인식과 언어 발달에 긍정적인 영향을 줍니다. 촉감 천이나 깃털을 이용해 피부를 살짝살짝 간지럽히는 것도 감각 경험을 확장시켜주는 좋은 자극입니다.

주의해야 할 신호와 배려

이 시기의 아기 중 일부는 배변 후 불쾌한 느낌을 잘 표현하지 않거나, 냄새나 축축함에 반응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이런 경우 감각 민감도가 낮을 수 있으므로, 양육자가 의도적으로 더 주의를 기울여 아기의 기저귀 상태를 확인해줄 필요가 있습니다. 또한 몸의 움직임이 아직 느리고 협응력이 부족한 아기들은 기저귀를 갈 때 자세를 바꾸기 어려워 불편함을 느낄 수 있습니다. 이럴 때는 충분히 안정된 자세에서 여유 있게 갈아주는 것이 중요하며, 가능한 한 아기가 놀라거나 불쾌감을 느끼지 않도록 부드럽고 예측 가능한 방식으로 접근하는 것이 좋습니다.

12~18개월: 의사 표현과 배변 연결하기

배변 감각을 인식하고 표현하기 시작하는 시기

12~18개월은 아기가 점차 자신의 상태를 인식하고, 그것을 표현하려는 시도가 본격적으로 나타나는 시기입니다. 이 시기의 아이들은 "응가", "쉬" 같은 단어나 몸짓, 특정한 표정이나 행동 등을 통해 배변 욕구를 표현하기 시작합니다. 비록 명확한 말로 표현하지는 못하더라도, 양육자는 아기의 신호를 민감하게 읽고 즉각적으로 반응해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자율성과 의사소통의 시작점

배변 전후의 느낌을 표현하거나, 기저귀 갈이를 예고하려는 시도는 자율성과 의사소통 발달의 중요한 출발점이 됩니다. 이 과정에서 양육자가 아이의 신호를 기다려주고, 말과 행동으로 함께 반응해주는 경험이 쌓이면서 아이는 자신의 감각과 표현 사이에 연결고리를 만들어갑니다.

기저귀 가는 시간에 스스로 하는 독립성 키우기

기저귀를 갈아주는 과정에서도 아이의 자율성을 존중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기저귀 갈자”는 말과 함께 “어떤 기저귀를 쓸까?”, “누가 스티커 떼줄래?” 같은 간단한 선택권을 제시하면, 아이는 점차 자신의 몸에 대한 결정에 참여하게 됩니다. 이는 자조 행동의 시작이자, 독립적인 자아의 성장 과정입니다.

놀이처럼 기저귀를 갈며 발달 자극 주기

기저귀 갈이 시간을 활용해 간단한 놀이를 해보는 것도 좋습니다. 손바닥과 발바닥에 재미있는 이름을 붙이며 노래하듯 말해주거나, 기저귀 스티커를 아기 손으로 직접 떼어보게 하면, 감각 자극과 손 조절 능력을 기를 수 있습니다. 관련된 그림책을 짧게 함께 보고, 아기 손으로 크림을 살짝 발라보는 협동 동작도 자기 몸을 돌보는 감각을 익히는 좋은 연습이 됩니다.

민감한 신호를 놓치지 않도록

주의할 점도 있습니다. 언어 발달이 늦은 아기들은 배변 욕구를 말로 표현하지 못할 수 있으므로, 말보다는 몸짓이나 특정한 행동 패턴에 주의를 기울여야 합니다. 또한 감각 회피가 있는 아기들은 배변 후의 냄새나 질감에 강한 거부감을 보일 수 있으므로, 빠르고 부드럽게 청결을 유지하고, 긍정적인 피드백을 주는 방식으로 경험을 정리해주는 것이 필요합니다.

반복되는 일상을 발달 기회로 바꾸기

12~18개월의 기저귀 갈기와 배변 시간은 단순한 돌봄을 넘어, 아이의 감각, 언어, 자율성, 사회성 발달이 동시에 일어나는 중요한 순간입니다. 반복되는 일상의 한 장면을 양육자와 함께하는 의미 있는 성장의 시간으로 만들어보세요.

18~24개월: 배변 독립을 향한 첫걸음

신호를 표현하고 스스로 해보려는 시기

18~24개월은 아기가 배변 욕구를 인식하고 표현하는 능력이 점차 발달하는 시기입니다. “응가”, “쉬” 같은 말을 하거나, 기저귀를 벗으려 하거나, 변기 근처를 기웃거리는 행동이 나타나기도 합니다. 아직 완전한 배변 훈련을 시작하지 않더라도, 이러한 초기 표현을 격려하고 존중해주는 태도가 중요합니다.

배변에 대한 자연스러운 인식 돕기

이 시기에는 변기에 앉는 놀이, 배변 관련 그림책 보기 등을 통해 아이 스스로 배변이라는 개념을 부담 없이 받아들이도록 도와줄 수 있습니다. 기저귀를 정리하거나, 버릴 기저귀를 쓰레기통에 넣는 활동을 함께 하는 것도 좋습니다. “쉬~”, “응가~” 같은 의성어를 사용하며 배변과 언어, 감각을 연결하는 놀이도 유익합니다.

자율성과 자기 조절 능력 키우기

아이에게 작은 역할을 부여해 보세요. “이번엔 ○○가 직접 기저귀 줄래?”, “누가 물 내릴까?” 같은 말은 아이의 자율성을 북돋고 자기 몸에 대한 주인의식을 키워줍니다. 기저귀를 갈고 다시 옷을 입을 때 “이제 바지! 발 쏙~”처럼 단계별로 말해주는 것도 언어 자극과 협동 행동의 기회를 줍니다.

무리한 훈련보다 준비를 기다리는 태도

배변 훈련을 시도하는 가정도 있지만, 모든 아이가 이 시기에 준비되는 것은 아닙니다. 특히 발달이 늦은 아기에게는 너무 이른 훈련이 오히려 실패감과 거부감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아이의 발달 속도에 맞춰 조급하지 않게 접근해야 하며, 훈련 자체보다 배변에 대한 긍정적인 경험을 쌓는 것이 우선입니다.

개별 발달 특성에 따른 환경 조정

근긴장 저하나 운동 지연이 있는 아기의 경우, 변기에 앉는 것 자체가 힘들 수 있기 때문에 보조 의자, 발 받침대, 손잡이 등 환경적 조정이 필요합니다. 아이의 신체 조건에 맞게 안전하고 안정적인 자세를 마련해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기저귀 가는 시간을 스스로 ‘연습’하는 시으로

기저귀를 단순히 갈아주는 시간을 넘어, 아이에게 역할을 주고, 감각을 자극하고, 표현을 도와주는 기회로 활용해보세요. 작은 행동 하나하나가 아이의 독립성과 자존감을 키우는 성장의 기초가 됩니다.

24~36개월: 이제는 변기를 사용해 보자!

기저귀를 떼야 할까? 부모의 고민이 시작되는 시기

24~36개월은 많은 부모가 “이제 기저귀를 떼야 하지 않을까?” 고민하게 되는 시기입니다. 하지만 모든 아이가 24개월이 되었다고 해서 당장 배변 훈련을 시작할 준비가 된 것은 아닙니다. 배변 훈련은 ‘발달 시계’가 아니라, 아이가 보내는 ‘준비 신호’를 기준으로 시작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부모의 기대보다 더 중요한 것은 아이의 신체적·정서적 준비입니다.

훈련 시작 여부를 판단하는 ‘준비 신호’

다음과 같은 신호가 2~3가지 이상 보인다면, 훈련을 가볍게 시도해볼 수 있습니다
몇 시간 동안 기저귀가 마른 상태로 유지됨
배변 전후에 표정, 말, 행동으로 신호를 보냄
변기에 관심을 보이거나, 앉는 것을 거부하지 않음
스스로 해보려는 의지를 보임
신호가 거의 없다면 조금 더 기다려 주세요
억지로 시작하면 실패감과 저항감을 남길 수 있습니다

배변 훈련, 어떻게 시작하면 좋을까?

✅아이 전용 변기나 보조 변기를 마련해 안정된 자세를 만들어 주세요.
✅아침마다 1분씩 변기에 앉는 ‘일상화’부터 시작해 보세요
✅“기저귀 벗고 변기에 앉았구나~” 같은 말로 시도 자체를 칭찬해 주세요.
기상 직후, 식사 후 등 일정한 시간대에 훈련하면 루틴이 형성됩니다.
실수는 당연한 일입니다. 실망하거나 눈치 주지 말고, 다시 해볼 기회를 주세요.

발달지연 또는 장애가 있는 아동이라면

모든 아이가 같은 방식으로 배변 훈련을 받아들이는 것은 아닙니다. 특히 언어 표현, 감각 처리, 신체 조절에 어려움이 있는 아동의 경우 다음을 고려해 주세요:
언어 표현이 어려운 아동이라면 그림카드, 타이머, 제스처 등 시각적 도구를 사용해 변기 사용을 알려주세요. 감각에 민감한 아동이라면 변기 소리, 냄새, 촉감에 예민할 수 있으므로 아동이 좋아하는 그림책, 장난감 등으로 편안한 환경을 만들어 주세요.
근육 조절이 어려운 아동이라면 오래 앉기 어려우므로 짧은 시간부터 시작하고, 손잡이를 잡고 안정감 있게 앉아있게 해보세요.

배변 훈련을 발달의 기회로 전환하는 놀이

배변 활동은 자율성과 자기 인식, 사회적 역할 감각을 기르는 기회가 됩니다. 다음과 같은 활동을 함께 해보세요
기저귀 대신 팬티 입히기 인형 놀이
변기 앞에 그림 스티커 붙이기
“응가 다녀왔어요~” 손 씻기 놀이
“쉬하고 나니까 기분이 어때?” 감정 표현 연습
기저귀 접어 정리함에 넣기 → 자조 행동과 질서 의식 발달

기다림과 지지가 성장의 밑바탕

기저귀를 떼는 과정은 단지 화장실을 가리는 기술이 아니라 아이의 신체 조절, 자율성, 감정 표현이 함께 자라는 경험입니다. 성공보다 중요한 것은 아이가 자신의 리듬과 감각을 이해하고 조절해가는 과정을 믿고 기다려주는 양육자의 태도입니다.
기저귀 갈기와 배변 시간은 단순한 위생 활동을 넘어, 아기의 신체 인식과 감각 조절, 양육자와의 상호작용, 자율성 발달을 함께 이끌어내는 소중한 일상의 기회입니다. 특히 발달이 느리거나 준비 속도가 다른 아이들에게는 이 시간이 더욱 중요한 의미를 갖습니다.
기저귀를 벗고, 변기에 앉아보며, 실패와 성공을 오가고, 손을 씻고, 기분을 말해보는 모든 과정은 아이가 자신의 몸과 감정을 이해하고 조절해가는 ‘작은 훈련’이며, ‘큰 성장’으로 이어지는 시작점입니다.
발달의 빠르기보다 더 중요한 것은 아이의 신호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그것을 긍정적인 경험으로 연결해주는 양육자의 태도입니다. 억지로 가르치려 하기보다는 아이의 리듬을 존중하며, 준비된 순간을 따뜻하게 맞이해 주세요.
기저귀를 갈며 눈을 맞추는 순간, 변기에 앉아보는 작은 시도, 스스로 기저귀를 정리해보는 경험 하나하나가 아이에게는 자기 몸을 이해하고, 표현하고, 조절하는 법을 배우는 기회가 됩니다.
우리 아이가 자신을 알아가고, 점점 더 스스로의 삶에 참여할 수 있도록, 매일의 ‘작은 기회’를 놓치지 마세요. 그 일상이 바로 아이의 발달을 키우는 가장 큰 기반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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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sing peer coaches as community-based competency drivers in Part C early intervention

조기개입(Early Intervention)에서는 가족의 역량을 강화하고 일상생활 속에서 아동 발달을 촉진하기 위해 제공자가 보호자 코칭 전략을 사용할 것이 권장된다.

그러나 실제 현장에서는 코칭 실행이 낮은 비율로만 나타나며, 대부분의 제공자는 FGRBI(Family-Guided Routines-Based Intervention: 가족주도 일과기반중재))와 같은 모델을 체계적으로 배우지 못한 채 현장에 투입되고 있다.

따라서 본 연구는 교육과 코칭을 받은 동료 제공자(peer coach)가 다른 제공자에게 FGRBI 실행을 지원하는 '내부 실행 역량 강화자'로서 효과적인지 실험적으로 검토하고자 하였다.

연구 방법

1. 참가자

미국 중서부의 Part C 지역 프로그램에 소속된 조기개입 제공자 9명과 이들의 사례 가정 18가족.
동료 코치는 3명으로, 사전 FGRBI 훈련을 받고 고충실도(coaching fidelity)를 충족한 전문가들임

2. 설계

3개 지역에서 다중 기초선 단일사례설계를 사용하여 반복 실험 실시.
세션은 Zoom을 활용한 온라인 연수, 동영상 피드백, 코칭 세션 등으로 구성

3. 측정

FGRBI의 핵심 지표 실행 수준(12개 항목 기준)
아동의 의사소통 능력(IGDI-ECI)
코칭 충실도 등 다양한 양적 자료 수집 및 분석

주요 결과

모든 동료 코치는 연수와 코칭을 높은 충실도로 실행했으며, 모든 제공자는 FGRBI 실행 수준이 기초선 대비 유의하게 향상됨.
온라인 모듈만으로는 변화가 제한적이었으나, 코칭 단계 진입 후 제공자들의 실행률이 급상승하였음.
모든 지역에서 아동의 의사소통 점수도 평균적으로 유의한 향상을 보였음.
참여자 간 실행 수준의 차이는 있었으나, 모든 제공자가 기초선 수준 이상으로 개선됨.

논의

본 연구는 동료 코치를 활용한 다요소 연수(PD)가 실제 지역 기반 조기개입 환경에서도 실행 역량을 높일 수 있음을 실험적으로 입증하였다. 특히 온라인 콘텐츠만으로는 부족하며, 동료와의 상호작용을 통한 반영적 피드백과 실행 목표 설정이 변화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는 점을 보여준. 이는 조기개입 제공자들이 보다 효과적으로 보호자를 코칭하여 아동의 발달을 촉진할 수 있도록, '지속가능한 연수 체계'와 '내부 실행 역량 강화자(peer coach)' 양성이 중요함을 시사한다.

조기개입에 대한 시사점

● 지속가능한 연수 체계 구축이 필요하다
단발성 교육이 아닌, 반복적이고 실천 중심의 연수가 조기개입 제공자의 실행 역량 강화를 위해 중요하다.

● 동료 코치(peer coach)의 역할이 핵심적이다
현장에서 함께 일하는 동료 간의 피드백과 실행 점검이, 단순 온라인 콘텐츠보다 더 실질적인 변화를 이끈다.

● 반영적 피드백(reflective feedback)이 실행 변화의 촉매가 된다
피드백은 단순한 평가를 넘어서, 제공자가 자신의 실천을 성찰하고 조정할 수 있도록 돕는 전략으로 활용되어야 한다.

● 실행 목표 설정이 학습 전이를 촉진한다
학습한 내용을 실제 환경에 적용하기 위한 명확한 목표 설정은 제공자의 변화 의지를 강화하고 실천 지속성을 높인다.

● 온라인 연수는 보조적 수단으로 한정해야 한다
콘텐츠 기반 연수만으로는 실행 역량 향상에 한계가 있으므로, 반드시 상호작용 기반의 코칭과 병행되어야 한다.

● 현장 중심의 실행 지원 전략이 요구된다
연수 내용이 실제 가정방문이나 보호자와의 상호작용에 적용될 수 있도록, 현장 적용 가능성을 고려한 설계가 필요하다.

● 제공자의 역량 강화는 곧 보호자 코칭의 질 향상으로 이어진다
제공자의 실행 역량이 높아질수록 보호자와의 코칭이 효과적으로 이루어지고, 이는 아동 발달 촉진으로 연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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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 exploration of reflective conversations in early intervention caregiver coaching sessions

조기개입(EI)에서 코칭은 보호자의 역량 강화를 위한 핵심 전략이다.

그 중에서도 '성찰(reflection)'은 개입의 질을 높이는 요소로 간주되지만, 실제 현장에서의 실행 방식은 잘 알려져 있지 않다. 기존 연구는 대부분 아동의 발달 성과나 코칭 충실도에 초점을 맞추었기 때문에, 성찰이 코칭 대화 속에서 어떻게 나타나는지에 대한 실증적 분석이 필요하다.

본 연구는 보호자와 제공자 간의 성찰적 대화를 질적으로 분석하여, 효과적인 코칭 실행을 위한 기초 자료를 제공하고자 한다.

연구 방법

1. 참가자

제공자–보호자 31쌍(dyads)
-EPIC 그룹: 18쌍 (Embedded Practices with Intervention and Caregivers, 보호자 참여형 일과기반 중재)
-BAU 그룹: 13쌍 (Business-As-Usual, 통상적인 서비스)

아동: 생후 24개월 미만의 발달장애 아동, IFSP 작성됨
제공자: 최소 2년 경력, 가족 중심 개입 경험, 사전 코칭 훈련 이수

2. 개입 및 절차

EPIC 그룹: FGRBI 기반의 SOOPR 프레임워크 + 5Q 질문 전략을 포함한 전문성 개발(PD) 이수
BAU 그룹: 기존 코칭 실천 유지
각 다이어드는 3회(초기, 중간, 종료) 가정방문 세션 영상 녹화 → 총 93개의 전사본 확보

3. 측정 및 분석

대화 전사본을 **‘성찰 유형(객관적, 해석적, 비판적)’, ‘질문 유형’, ‘자발성’, ‘화제(5Q 관련 vs 기타)’**로 코딩
반영적 발화율, 질문 수, 화제 유형 등 정량 분석 실시

주요 결과 요약

논의

반영적 대화는 코칭의 핵심이지만, 실제 실천에서는 제공자의 주도로만 이루어지고 보호자의 능동적 참여가 제한적임.
성찰 대화를 통해 보호자는 자신의 개입 전략을 되돌아보고 일반화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음.
EPIC 모델은 성찰을 구조화된 틀(SOOPR, 5Q) 속에서 체계적으로 포함함으로써 반영 대화의 질과 범위를 향상시킴.

조기개입에 대한 시사

●성찰은 단순한 ‘회상’이 아닌, 보호자의 학습과 역량 구축을 위한 핵심 전략임.
●제공자는 성찰을 유도하는 질문 기술과 언어 사용 능력을 지속적으로 개발해야 함.
●보호자가 자신의 행동과 전략을 평가하고 개선하는 메타인지 기회를 갖게 하는 것이야말로 지속 가능한 조기개입의 핵심임.
●향후 훈련에서는 단순 기술 전수가 아닌, ‘성찰 중심 코칭 대화’를 중심으로 한 실습 기반 훈련이 포함되어야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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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기: 우리 아이의 발달을 위한 시간

글 : 이소영(한국영아발달조기개입협회)

먹는 시간은 단순한 생존을 위한 활동을 넘어서, 영아에게는 양육자와의 상호작용, 애착 형성, 그리고 새로운 기술을 익히는 중요한 시간입니다. 특히 발달이 늦거나 장애가 있는 영아에게는 ‘먹는 순간’ 하나하나가 학습의 기회가 되기도 합니다.

이 칼럼에서는 0~36개월을 다섯 시기로 나누어, 각각의 시기에서 무엇을, 어떻게, 얼마나 먹이는 것이 좋은지, 그리고 그 시간이 아이의 발달에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 안내합니다.

아기에게 먹는 시간은 단순히 배를 채우는 시간이 아닙니다. 하루에 최소 세 번, 그보다 더 자주 반복되는 이 시간은 아기의 발달을 도울 수 있는 가장 자연스럽고 강력한 순간이 될 수 있습니다. 특히 발달이 느린 아기들에게는 ‘먹는 순간’ 하나하나가 학습의 기회가 됩니다.

그런데 많은 양육자들은 이 시간을 ‘그저 반복되는 일상’으로 여깁니다. 아이가 배불리 먹기만 하면 된다고 생각하기 쉽지요. 그래서일까요? 발달이 늦은 아기들 중에는 스스로 먹으려는 시도를 거의 하지 못하고, 양육자가 주는 음식을 그대로 받아먹기만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마치 먹는 시간의 주체가 아니라 관객처럼 말이에요.

예전에 만났던 12개월 된 다운증후군 아기의 어머니가 떠오릅니다. 아이가 젖병을 혼자 잡지 못해 매번 손으로 잡아줘야 한다고 하소연하셨죠. 혹시 젖병을 잡아주지 않으면 어떻게 되는지 여쭤보니, “그렇게 해본 적이 없어요”라고 하셨어요. 그다음 주, 어머니의 얼굴에는 놀라움과 기쁨이 가득했습니다. “이제 아이가 스스로 젖병을 잡고 먹어요. 그냥 안 잡아줬더니 자기가 잡더라고요.”

또 어떤 18개월 아기는 전반적인 발달이 많이 느렸지만 먹는 걸 무척 좋아했습니다. 다양한 간식통 뚜껑을 붙잡고 열어보려는 모습은 놀라울 만큼 집중력이 있었죠. 결국 스스로 뚜껑을 열고 간식을 꺼내 먹는 데 성공했어요. 그 아이에게는 ‘간식 먹기’가 단순한 간식 시간이 아니라 손 쓰는 방법을 익히고, 문제를 해결하고, 성취감을 맛보는 훈련의 장이었던 셈입니다.

물론 모든 아기가 이런 모습을 보이는 것은 아닙니다. 먹는 것에 대한 흥미도, 환경도 모두 다르니까요. 하지만 분명한 건, 먹는 시간은 어떤 아기에게나 발달의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스스로 젖병을 잡아보는 것, 숟가락을 쥐어보는 것, 간식 통을 열어보는 것—이 모든 시도는 아기에게 새로운 기술을 익히고 성취감을 느낄 수 있는 순간입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건, 이런 순간들이 아기와 양육자 모두에게 즐겁고 의미 있는 시간이 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아이가 한 입 먹을 때마다 보여주는 표정, 자신이 해냈을 때의 반짝이는 눈빛은 양육자에게도 큰 기쁨과 보람이 됩니다.

아이가 지금 무엇을 할 수 있는지에만 초점을 맞추기보다, 먹는 시간을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아기의 가능성은 얼마든지 넓어질 수 있습니다. 다음 식사 시간에는 아이에게 조금 더 주도권을 줘보세요. 새로운 성장을 발견하게 될지도 모릅니다.

0~6개월: 수유를 통해 세상과 만나는 시기

출생 직후 신생아기에는 2~3시간마다 한 번씩 수유를 하게 되어 하루 8~12회에 이를 수 있습니다. 이후 시간이 지나면서 아기의 위 용량이 늘어나고, 수유 리듬이 자리 잡으며 간격이 점차 길어지게 됩니다. 생후 6개월 무렵에는 하루 5~6회 정도로 수유 횟수가 감소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이 시기에 많은 양육자들이 아기가 반드시 일정량을 먹어야 하며, 그보다 적게 먹으면 발달에 문제가 생기지 않을까 염려하곤 합니다. 하지만 사실 아기마다 먹는 양은 다르고, 배고픔과 포만의 표현도 다르기 때문에 아기가 먹기를 멈출 때까지 충분히 먹게 하고, 너무 적게 먹는다고 느껴진다면 수유 간격을 줄여보는 것이 더 효과적일 수 있습니다.

분유 수유는 계량이 가능하여 먹는 양을 쉽게 확인할 수 있지만, 모유 수유의 경우에는 ‘내가 충분히 먹이고 있는가’에 대한 걱정을 자주 하게 됩니다. 이때는 아래와 같은 기준을 참고하면 됩니다:
-아기가 젖을 잘 빨고, 먹은 뒤 편안히 잠들며 -하루에 5~6회 이상 충분히 젖은 기저귀를 갈아줄 만큼 소변을 보고 -체중이 꾸준히 증가한다면 잘 먹고 있는 것입니다.

*참고: 미국소아과학회(AAP), WHO, UNICEF 등에서는 생후 6주까지는 하루 6회 이상 젖은 기저귀, 그 이후는 5회 이상을 정상 범위로 안내하고 있습니다.

발달 포인트

✅아기는 수유 전에 양육자의 행동(젖병 들기, 가슴 노출 등)을 관찰하며 ‘이제 먹는 시간’이라는 예측 능력을 키웁니다.
✅수유 중에 양육자의 눈을 바라보며 정서적 교류를 하고, 신체적 접촉을 통한 애착을 형성합니다.
✅젖병을 향해 손을 뻗고 양 손으로 젖병을 잡아봄으로써 감각적 탐색을 하고 손을 사용합니다.
✅먹는 행위는 단순히 영양 섭취를 넘어서, 자기조절의 기초를 형성하는 첫걸음입니다.

주의사항

✅억지로 먹이기보다 아기가 보내는 배부르다는 신호(고개 돌리기, 입 닫기 등)를 존중해야 합니다
수유 중 아기가 자주 보채거나 삼킴에 어려움을 보인다면 자세나 환경 조절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트림이나 역류가 심한 경우, 수유 후 상체를 세우고 안아주는 자세 유지가 도움이 됩니다.

6~12개월: 이유식 시작, 세상을 입으로 탐색하는 시기

생후 6개월 무렵부터 아기는 모유 또는 분유 외의 음식을 경험할 준비가 되며, 이를 ‘이유식 시작기’라고 부릅니다. 초기에는 하루 한 끼 정도로 시작하여 서서히 두 끼, 세 끼로 늘려가게 됩니다.

음식의 형태는 부드러운 미음이나 퓨레부터 시작하고, 점차 덩어리가 있는 고형식으로 넘어갑니다. 이 과정에서 아기는 혀로 밀어내던 반사가 사라지고, 삼키기, 턱 움직이기, 손으로 집어먹기 같은 섭식 기술을 새롭게 익혀 갑니다.

이 시기의 식사 시간은 영양 섭취뿐 아니라 감각 자극, 운동 연습, 애착 형성 등 다양한 의미를 가집니다. 아기가 먹으면서 음식의 색, 냄새, 질감 등을 탐색하고, 숟가락을 잡거나 손가락으로 만지는 경험이 모두 발달로 이어지게 됩니다.

발달 포인트

✅음식을 먹기 전 양육자의 동작을 보고 입을 벌리거나 손을 뻗는 등 기대 행동이 나타납니다. 아기가 이런 행동을 보이는지를 살펴보고 이런 행동을 보일 때까지 잠시 기다려 보세요.
감각 탐색과 자기 조절의 시작으로, 손으로 만지고 얼굴에 묻히며 먹는 과정 자체가 학습입니다. 어지르며 먹는 것은 매우 자연스러운 행동이니 제한하지 마시고 자유로운 탐색을 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해 주세요.
숟가락을 잡고 입으로 가져가려는 시도, 컵에 입 대보기 등의 초기 자율성도 중요한 신호입니다. 매번 떠먹여주기보다 아기도 숟가락을 잡고 먹기를 시도해볼 기회를 주세요.

주의사항

✅먹는 양보다는 경험과 노출이 중요합니다.
새로운 음식은 한꺼번에 주지 말고, 알레르기 반응 여부를 살피며 도입하세요. 하루에 하나의 새로운 식품을 주되, 최소 2~3일 간격을 두어 아기의 반응을 관찰해 보세요. 6~8개월에는 3일 정도의 간격으로 새로운 음식을 주고, 9~11개월 정도에는 이미 경험한 식품이 많아지면서 간격을 좁힐 수 있어요.
억지로 먹이거나 입에 밀어 넣는 것은 먹기에 대한 부정적 경험을 남길 수 있으니 피해야 합니다.
이 시기에는 여전히 수유가 주된 영양 공급원이며, 이유식은 보조적임을 기억하세요.

12~18개월: '내가 할래!' 자율성 폭발 시기

돌이 지나면 아기는 본격적으로 하루 세 끼 식사와 1~2회의 간식으로 하루 식사 리듬이 자리를 잡기 시작합니다. 양육자와 같은 음식을 먹기 시작하면서 식탁에 함께 앉고, 식사 분위기를 경험하는 것이 가능해집니다.

아기는 이 시기부터 스스로 먹고자 하는 의지가 강해집니다. 숟가락을 들고 입에 가져가려 하며, 손으로 음식을 집어먹기도 합니다. 흘리거나 바닥에 떨어뜨리는 일도 많지만, 그것은 모두 자율성과 조작 능력의 발달 과정입니다.

또한 “더”, “싫어” 같은 간단한 말을 통해 요구와 거절을 말로 표현하며, 간식을 담은 상자를 열거나 원하는 음식을 손가락으로 가리키는 등의 자기표현 행동도 나타납니다.

발달 포인트

숟가락, 포크를 스스로 사용하려는 시도가 나타나며, 눈과 손의 협응력이 발달합니다.
식사를 통해 선호 표현, 감정 조절, 사회적 규칙(기다리기, 함께 앉기) 등을 자연스럽게 배웁니다.
“내가 할래!”라는 태도는 독립적인 자아가 자라는 긍정적인 신호입니다.

주의사항

깔끔함보다 시도 자체를 격려하세요. 아직은 눈손 협응력이 부족하기 때문에 흘리면서 먹을 수도 있어요. 흘린다고 해서 떠먹여준다면 스스로 식사도구를 사용할 수 있는 기회와 독립적 자아의 성장을 방해할 수 있어요.
편식이 나타나기 시작할 수 있으나, 반복 노출과 다양한 조리 방식으로 흥미를 유도하세요.
간식은 건강한 식사 리듬을 방해하지 않는 선에서 제공해야 합니다.

18~24개월: 식사습관이 자리잡히는 시기

이 시기의 아기는 대부분 하루 세 번의 식사와 1~2회의 간식을 먹으며, 성인과 비슷한 식사 패턴에 적응합니다.

스스로 음식을 골라 집어 먹고, 숟가락과 포크를 능숙하게 사용하려는 시도가 더욱 활발해집니다. 컵을 사용하여 물이나 음료를 마시는 기술도 점점 안정화되며, 좌석에 앉아 있는 시간도 늘어나게 됩니다.

음식 이름을 말하거나, 좋아하는 것을 먼저 선택하려고 하며, 좋고 싫음을 분명히 표현하게 됩니다. 동시에, 자율성이 강해지는 만큼 식사 거부나 편식, 주의 산만 등의 어려움이 늘어날 수 있는 시기이기도 합니다.

발달 포인트

✅식사도구를 보다 능숙하게 사용하게 되면서 식사 시간에 거의 도움을 주지 않아도 스스로 먹을 수 있게 됩니다.
음식의 맛, 질감, 온도에 대한 개인 취향이 나타납니다.
간단한 식사 규칙(식탁에 앉기, 기다리기 등)을 자연스럽게 익히는 시기입니다.

주의사항

✅강요보다 선택권 부여가 효과적입니다. “당근 먹을래? 오이나 먹을래?”
식사 시간 중 TV, 스마트폰 사용은 주의 집중에 방해가 될 뿐만 아니라, 식사 시간을 통해 가질 수 있는 다양한 발달의 기회를 제한하게 됩니다.
먹는 속도, 양, 집중 시간은 개인차가 크므로 아이의 리듬을 존중하세요.

24~36개월: 독립성과 사회성이 함께 자라는 식사 시간

이 시기의 아이는 혼자서 먹는 능력이 상당히 발달하며, 식사를 둘러싼 사회적 상황에도 더욱 민감해집니다. 가족과 함께 식탁에 앉고, 식사 전 손 씻기, 음식 나누기, 인사하기 등의 식사 규칙을 자연스럽게 배워갑니다.

음식 선택과 준비에 관심을 가지기도 하며, 요리에 참여하거나 장보기 놀이 등을 통해 자기 결정권을 경험하려고 합니다. 하지만 동시에 편식, 기호 식품 고집, 간식 선호 등으로 인해 갈등이 생기기도 합니다.

발달 포인트

✅혼자 먹는 기술이 완성 단계에 접어들며, 숟가락과 포크 사용이 능숙해지고 컵도 안정적으로 사용할 수 있습니다.
좋고 싫은 음식에 대한 취향 표현이 또렷해지고, 식사 선택 과정에 참여하려는 욕구가 강해집니다.
식탁에 앉고, 먹기 전 손을 씻는 등의 식사 전후 규칙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수 있습니다.
식사 준비(수저 놓기, 음식 나르기)나 정리(휴지 버리기, 식탁 닦기)에 참여하면서 가족의 구성원으로서 자신의 역할을 인식하고, 자아 개념이 더 넓어지는 시기입니다.
이러한 활동은 자율성, 책임감, 소속감을 기르는 중요한 발달 경험이 됩니다.

주의사항

✅부모의 식사 태도는 곧 아이의 거울입니다. 함께 식사하며 긍정적인 본보기를 보여주세요.
지나친 간식 섭취는 식사량을 줄이므로, 규칙적인 시간과 양 조절이 필요합니다.
편식은 자연스러운 발달 과정이지만, 강요는 역효과를 낳을 수 있습니다.

편식이 있다면

✅충분한 영양을 섭취하고 있는지 먼저 살펴보세요
→ 편식이 있어도 성장 곡선이 잘 유지되고, 에너지가 넘치고, 배변 활동이 원활하다면 큰 문제는 아닐 수 있어요.
같은 영양소를 가진 대체 식품을 활용해보세요
→ 예: 당근을 싫어한다면 고구마, 단호박, 감 등을 통해 비타민 A를 보충할 수 있어요.
→ 브로콜리를 싫어해도 시금치, 청경채 같은 유사 채소를 시도해 볼 수 있어요.
조리 방법을 다양하게 바꿔보세요
→ 익힌 채소 대신 생채소, 찜 대신 구이나 볶음, 국에 넣기 등 → 모양을 바꾸거나 음식 안에 섞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에요. (예: 채소전, 김밥, 주먹밥)
아이의 참여를 유도하세요
→ 장보기, 재료 고르기, 간단한 요리 참여(채소 넣기, 비비기 등)는 음식에 대한 흥미를 높여줘요.
반복 노출을 시도하세요
→ 처음엔 거부하더라도, 자주 보여주는 것만으로도 익숙해지고 점차 관심을 가질 수 있어요. 억지로 먹이기보다는 옆에 놓아두는 것만으로도 충분할 수 있습니다.

먹기: 우리 아이의 발달을 위한 시간 더 읽기"

무엇을 가르칠지보다, 왜 가르치는지를 먼저 생각해요

글 : 이소영(한국영아발달조기개입협회)

발달이 늦는 아이들을 키우는 양육자들은 아이의 발달을 도와주기 위해 치료나 교육 프로그램에 참여하곤 합니다. 못 걷는 아이가 걷게 되길 바라고, 말을 하지 않는 아이가 말을 하게 되길 바라며, 또래보다 언어 표현이 느린 아이가 좀 더 말을 잘 하게 되길 바라죠. 인지 발달이 늦다고 느껴지면 인지를 '끌어올릴' 수 있는 프로그램을 찾기도 합니다.

그런데 이 모든 행동들—걷는 것, 말하는 것, 학습하는 것—은 왜 해야 하는 걸까요? 우리가 정말 그 목적을 충분히 고민해보았는지 되묻게 됩니다.

‘기술’이 아니라 ‘삶’이 목적이어야 합니다

많은 경우 치료나 교육의 목표가 “걷게 하기”, “말하게 하기” 등 특정 행동의 ‘성취’에만 초점이 맞춰져 있습니다. 하지만 아이가 걷게 되면 그 다음은 무엇일까요? 아이가 말을 하게 되면 그 말로 무엇을 해야 할까요?

사실 걷는 것도, 말하는 것도, 인지 능력을 키우는 것도 모두 ‘일상을 살아가기 위해’, ‘사람들과 관계 맺기 위해’, ‘자신의 욕구를 표현하고 사회 안에서 소통하기 위해’ 필요한 것들입니다. 단순한 기술 자체가 목표가 되어선 안 됩니다.

말을 배우는 이유는 ‘소통’하기 위해서

예를 들어, 어떤 아이가 말을 하지 못한다고 했을 때, 그 아이가 보호자에게 “우유”라는 말을 하는 것이 목표가 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보다 더 근본적인 목표는 **‘내가 원하는 것이 있을 때, 그것을 표현할 수 있는 힘을 갖게 하는 것’**이어야 합니다. 그 방법은 꼭 말이 아니어도 좋습니다. 손짓일 수도 있고, 사진을 가리키는 것일 수도 있죠.

걷는다는 것은, 목적을 향해 나아갈 수 있다는 뜻

또 다른 예를 들어볼까요? 아이가 아직 걷지 못한다고 가정해보죠. 그래서 열심히 물리치료를 받고, 근육을 자극하고, 자세를 교정하면서 걷는 연습을 합니다. 하지만 아이가 걷는 이유는 단지 ‘걷는 행동’을 해내기 위해서가 아니라, 내가 가고 싶은 곳에 가기 위해서, 갖고 싶은 장난감을 가지기 위해서, 엄마에게 달려가기 위해서인 것이죠.

만약 걷는 것이 너무 어렵다면, 그 목적을 이룰 수 있는 다른 방법은 없는지 고민해보는 게 더 먼저입니다. 기거나, 휠체어를 타거나, 도움을 요청하는 것 역시 모두 중요한 이동 방식입니다.

반복 훈련보다 중요한 것

많은 치료나 교육에서 이런 ‘의미 있는 목적’은 뒷전이 되고, 맥락에 관계 없는 특정 행동 자체만을 반복하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아이 입장에서 보면 이건 굉장히 지루하고, 때로는 억지스러운 경험이 될 수 있습니다. 창의적인 놀이의 기회도, 스스로 발견하고 시도해보는 기회도 줄어들죠.

‘왜’라는 질문을 해봐요

치료든 교육이든, 그 출발점은 반드시 “왜 이 행동을 하게 하고 싶은가?”에서부터 시작해야 합니다.

이 질문에 대한 대답을 할 수 없다면 우리는 아이의 삶에서 의미 있는 행동만을 반복하게 만들고 있는 것일 수도 있습니다. 아이를 도우려 시작했지만 오히려 아이를 힘들게 하는 것이 될 수도 있습니다. 아이의 삶을 더 풍부하게 만들 수 있는 기회를 놓치게 되는 거죠.

때로는 아이가 해내는 것보다, 아이가 하고 싶어 하는 것을 발견하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그리고 그 목적을 이룰 수 있도록 돕는 것이 바로 양육자와 조기개입 전문가의 역할이 아닐까요?

아이가 ‘무엇을 할 수 있느냐’보다 더 중요한 건,
아이가 ‘무엇을 하고 싶어 하느냐’입니다.
그 마음을 발견하고, 함께 그 길을 찾아가는 것.
그것이야말로 우리가 아이를 위해 내딛는 진짜 첫걸음입니다.

무엇을 가르칠지보다, 왜 가르치는지를 먼저 생각해요 더 읽기"

치료보다 더 중요한 것, ‘일상 속 목표’입니다

글 : 이소영(한국영아발달조기개입협회)

우리 아이를 위해 적절한 '일상의 목표'를 갖는 것은 매우 중요하며 치료나 훈련에 앞서는 출발점일 수 있습니다. 반복적인 기회를 통해 아이가 실제로 그 목표에 가까워질 수 있도록 돕는 도구가 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막상 일상의 목표를 세우는 일은 생각보다 쉽지 않습니다. 그렇다면, 일상의 목표는 어떻게 세워야 할까요?

막연한 바람을 구체적인 계획으로

먼저, 6개월 후 우리 아이가 어떤 모습으로 자라 있기를 바라는지를 구체적으로 생각해보는 것이 출발점입니다. 많은 양육자들이 다음과 같은 기대를 갖곤 합니다. 우리 아이가 말을 했으면 좋겠다. 부모와 상호작용 했으면 좋겠다. 하고 싶은 것을 자유롭게 했으면 좋겠다. 행복했으면 좋겠다.
하지만 기대만으로는 아이의 변화가 이루어지지는 않습니다. 중요한 것은 아이의 일상 속에서 구체적이고 반복 가능한 목표를 세우고, 그 기회를 만들어주는 것입니다.
구체적인 목표는 우리 가족 모두가 그 방향을 알고 함께 노력할 수 있습니다. 만약 목표가 추상적이라면, 좀 더 구체적으로 바꿔보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우리 아이가 행복했으면 좋겠다”는 목표는 너무 막연하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아이가 언제 행복해하는지를 관찰해보세요. 산책하면서 주변을 둘러보고 미소 짓는 모습, 친척들과 함께 있을 때 즐거워하는 모습 등에서 아이의 행복을 구체적으로 발견할 수 있습니다.
이 경우, 아이의 목표가 아니라 가족이 실천할 수 있는 목표로 삼을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매일 짧은 산책 시간을 갖는다', '한 달에 한 번 친척 집을 방문한다'와 같이요.

현실적인 목표가 아이의 자신감을 키워요

부모는 종종 아이가 빨리 따라잡기를 바라며 “걸었으면 좋겠다”와 같은 목표를 세웁니다. 이러한 바람은 충분히 이해할 수 있고, 구체적인 표현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목표는 아이의 현재 발달 수준을 바탕으로 세워야 실제로 도달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6개월 후 우리 아이가 혼자 걷기를 바란다”는 말은 얼핏 구체적인 목표처럼 보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지금 아이가 12개월이고 겨우 앉을 수 있는 정도라면, 이는 아이에게 무리한 목표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현재 벽을 잡고 걷는 18개월 아기라면 6개월 안에 혼자 걷기를 기대해볼 수 있는 충분한 가능성이 있습니다.

아이의 지금을 정확히 바라보고, 지금 할 수 있는 것에서 조금만 더 도전할 수 있는 수준으로 목표를 조정해보세요. 그래야 아이도, 양육자도 지치지 않고 즐겁게 도전할 수 있습니다.

구체적인 목표라도 일상 속 의미와 함께

예를 들어, 18개월 아기에게 혼자 걷기를 목표로 두고 단순히 반복 연습만 한다면 아이는 지루해할 수 있습니다. 걸을 이유를 이해하지 못한 채 억지로 연습만 시키는 것이죠.

아이들은 왜 걷기 시작할까요? 엄마에게 가기 위해, 원하는 물건을 가지기 위해, 재미있는 장소를 탐색하기 위해.

이처럼 아이의 동기와 목적이 있을 때, 걷기는 더 자연스럽고 즐거운 활동이 됩니다. 그래서 목표를 이렇게 바꿔볼 수 있습니다:
엄마가 부르면 걸어서 다가간다, 놀이터에서 좋아하는 놀이기구로 걸어간다, 아빠가 부르면 소리를 따라 걷는다.

이렇게 구체적인 상황을 포함하면, 걷기는 단순한 연습이 아니라 의미 있는 경험이 됩니다.

일상의 목표를 위한 자연스러운 기회 만들기

‘일상의 목표’란, 아이가 일상생활 속에서 실천할 수 있는 작고 구체적인 행동 목표입니다.
치료는 일주일에 몇 시간뿐이지만, 일상은 매일 반복됩니다. 치료실에서의 1시간보다, 가정에서의 하루 24시간이 더 많은 기회를 줄 수 있기 때문에, 일상의 목표는 아이의 성장을 이끄는 핵심 열쇠가 됩니다.
그러니 목표도 일상 속에서 실현 가능한 것이어야 합니다.아기에게 목표를 성취할 기회를 주려면, 일과 속에서 자연스럽게 활동을 연결해주는 것이 좋습니다. 어른은 목표 달성을 위해 지루함을 참을 수 있지만, 아기에게는 재미와 목적이 함께 있어야 합니다.

예를 들어,
-벽에 휴지심을 붙이고 작은 공을 넣게 하여 걷기 유도
-공이 굴러가면 기어가거나 걸어서 가져오기
-소파에 기대 서 있다가 옆 장난감을 가지기 위해 옆으로 걷기
-엄마와 아빠가 서로 떨어져 서 있고 아이가 양쪽으로 걸어가기
-소파에 서 있다가 앞에 서 있는 어른을 향해 걸어가기
-큰 상자나 의자를 밀며 걷기

이처럼 일상 속 놀이와 연결된 목표 활동은 아이의 흥미를 끌고, 반복적인 연습도 즐겁게 만듭니다.

온 가족이 함께 하는 일상 속 실천

마지막으로, 세운 목표를 가족 모두가 공유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예를 들어 냉장고에 아이의 목표를 적어 붙여두면, 엄마가 없을 때 다른 가족이 아이에게 필요한 기회를 줄 수 있습니다.
“오늘도 우리 아이가 목표에 한 걸음 가까워졌구나.”
이렇게 온 가족이 함께 아이의 성장을 도울 수 있을 때, 그 목표는 아이에게도 가족에게도 더욱 의미 있는 시간이 됩니다.

작고 구체적인 목표는 아이의 가능성을 현실로 바꾸는 힘이 됩니다. 매일 반복되는 일상 속에서 기회를 만들고, 가족 모두가 함께 그 길을 걸어간다면 그 어떤 치료보다 큰 변화를 만들어낼 수 있습니다. 우리 아이의 성장을 믿고, 오늘도 작은 목표 하나를 실천해보세요.

치료보다 더 중요한 것, ‘일상 속 목표’입니다 더 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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