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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arly intervention service coordination models and service coordinator practices

조기개입(Part C) 체계에서 서비스 코디네이터(SC)의 역할이 단순한 행정적 지원을 넘어, 서비스의 질과 가족 중심 실천의 실현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핵심 요소이다.

조기개입은 다양한 분야(교육, 의료, 복지 등)의 전문가와 서비스가 유기적으로 연결되어야 효과를 발휘할 수 있는 복합적인 시스템이다. 그러나 현실에서는 각 분야 간의 단절, 정보의 누락, 중복 서비스 등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이러한 복잡성과 단절의 문제를 해소하고, 가족 중심의 통합된 개입을 가능하게 하는 인물이 바로 서비스 코디네이터이다.

따라서 SC의 역할이 구체적으로 어떻게 정의되고 실행되는지를 이해하는 것은 조기개입의 질을 높이고, 가족과 아동에게 더 효과적인 지원을 제공하는 데 있어 핵심적인 출발점이다.

서비스 코디네이터의 핵심 역할

1. 정보 제공 및 가족 교육

아동과 가족이 받을 수 있는 조기개입 서비스와 지역사회 자원에 대해 정보를 제공함.

2. 서비스 연계 및 조정

다양한 서비스 제공자 간의 일정을 조율하고, 중복이나 누락 없이 통합적인 서비스가 제공되도록 함.

3. 평가 및 IFSP 개발 참여

아동의 평가 과정에 참여하고, 가족과 함께 개별화 가족서비스계획(IFSP) 수립에 관여함.

4. 가족 중심 접근 실현

가족의 우선순위, 가치, 문화적 배경을 존중하며, 가족이 의사결정에 능동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지원함.

5. 지속적 모니터링 및 서비스 조정

아동의 발달과 가족의 요구 변화에 따라 계획을 조정하고, 필요한 경우 서비스 내용을 수정함.

6. 전이(Transition) 지원

조기개입 종료 시, 다음 교육 단계(예: 유아특수교육)로의 원활한 전이가 이루어지도록 준비하고 조정함.

Dunst와 Bruder의 연구는 서비스 코디네이터가 단순한 행정 조율자가 아니라, 가족 중심 실천과 조기개입의 통합성을 실현하는 데 핵심적인 전문 인력임을 분명히 보여준다. SC의 역할을 명확히 이해하고, 이를 지원할 수 있는 모델과 환경을 갖추는 것은 조기개입 서비스 전반의 질을 높이는 데 필수적인 전제 조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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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proposed framework for enhancing collaboration in early intervention/early childhood special education

영유아 조기개입(EI) 및 유아특수교육(ECSE) 분야에서 협력은 단순한 가치가 아닌, 효과적 개입을 위한 ‘수단’이며, 법적으로도 요구되는 핵심 요소입니다. 개별 전문가의 역량만으로는 장애를 지닌 영유아와 가족이 직면한 복합적인 요구를 충족시킬 수 없기에,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와 양육자가 협력하는 팀 접근이 필수적입니다. 특히 유전적, 신체적, 학습적 또는 환경적 도전에 직면한 아동일수록 이 같은 협력적 접근이 더 절실합니다.

하지만 협력은 단순히 ‘좋은 의도’만으로는 성립되지 않습니다. 실제로 협력은 복잡한 원칙과 실행 전략, 조직 구조의 조율이 함께 이루어져야 지속가능하고 효과적인 변화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이러한 맥락에서 Bricker 등은 조기개입 현장에서 협력의 실행력을 높이고 지속 가능성을 확보할 수 있는 체계적인 틀을 제시합니다.

협력적 팀 접근이 잘 작동하기 위해 필요한 요소들

1. 협력을 가능하게 하는 ‘인프라(infrastructure)’ 구축

정책(policy): 기관과 시스템 운영을 이끄는 규칙과 지침이 협력을 장려하고 뒷받침할 수 있어야 한다. 교육, 보건, 복지 시스템 간 정책 불일치가 협력을 방해하는 경우가 많다.

전문 표준(professional standards): 각 직종의 전문성과 윤리를 기반으로 공동의 목표를 위해 협력할 수 있는 기준이 필요하다.

행정 리더십(administrative leadership): 협력을 장려하는 비전과 자원을 확보하고, 협력적 문화 형성을 지원하는 리더십이 중요하다.

교육과 훈련(training): 대부분의 전문가 양성 과정은 단일 전공 중심으로 이루어지며, 실제 협업 능력은 훈련되지 않은 경우가 많습니다. 협력을 위한 사전·현직 교육이 필수적이다.

자원(resources) 및 공동 평가 시스템(assessment/evaluation): 반복적이거나 중복된 평가를 줄이고, 정보와 자원을 효율적으로 공유하기 위한 시스템 구축이 필요하다.

2. 협력적 실천(coraborative practices)의 내면화

① 의사소통(communicating)② 공유(sharing) ③ 공동 계획(joint planning)
④ 기여(contributing) ⑤ 타협(compromising) ⑥ 모델링(modeling)
⑦ 인정(acknowledging)

3. 다층적 실행 수준(action levels)의 고려

-팀 수준: 전문가와 보호자 간의 협력
-프로그램 수준: 다양한 서비스 기관 간 협력
-주(State) 수준: 주 차원의 제도적 지원 및 조정
-연방(Federal) 수준: 법과 자금, 국가 정책을 통한 협력 촉진

지속 가능한 협력을 위한 실행 전략

탐색 단계: 조직의 문화, 정책, 인프라를 점검하고 협력적 틀과의 적합성을 탐색
설치 단계: 필요한 구조적 변화(예: 정책 조정, 교육 프로그램 개발 등) 실행
초기 실행 단계: 현장 적용 및 시행착오를 통한 조정
완전 실행 단계: 정착 후, 효과성과 충실도 평가
지속 가능 단계: 예산·정책·인력 변화에도 지속 가능한 구조 유지

Bricker 등은 이 논문을 통해 조기개입과 유아특수교육에서 협력은 단순한 이상이 아닌, 구조적으로 준비하고 실천해야 하는 ‘체계적 실행 과제’임을 분명히 하고 있다. 협력은 모든 인간 서비스의 근간이며, 팀 구성원 간의 전문성뿐 아니라 인간적 신뢰를 바탕으로 해야 한다. 이를 위해 우리는 각 구성 요소를 세심하게 구축하고, 실행하고, 평가하며, 지속 가능한 시스템으로 만들어야 한다. 이 프레임워크는 그러한 여정의 출발점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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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달지연 아동을 위한 어린이집 선택

글 : 김선희
아이를 키우면서 늘 마음 한편에 불안이 있었습니다.
남들보다 느린 걸음, 느린 말투를 보며 스스로를 다독이기도 했지만, 한편으로는 어떤 길을 선택해야 할지 막막했습니다.
처음에는 '조금만 기다리면 괜찮아질 거야'라는 기대도 있었고, '남들과 똑같이 해보자'는 마음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아이가 자라는 모습을 지켜보면서 깨달았습니다.
남들과 같아지는 것이 중요한 게 아니라, '내 아이에게 맞는 환경을 찾아주는 것'이 더 소중하다는 것을요. 이 글은 같은 고민을 하고 있을 많은 부모님들께 작은 참고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썼습니다.
아이를 키우면서 발달이 늦다고 느꼈을 때, 저도 한때 아이를 ‘일반 어린이집에 보내면 일반 아동의 자극을 받는 게 좋지 않을까?’, ‘아이들끼리 서로 통하는 무언가가 있을 테니 더 잘 적응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래서 어린이집 대기를 걸기도 했습니다.

장애 진단을 받지 않았던 상황이라, 그 사실을 말하지 않고 그냥 입소를 확정 지은 뒤 배짱을 부려볼까 하는 생각도 했습니다. 하지만 그렇게 하는 것은 예의가 아니라고 느껴져 마음을 바꿨습니다.

아이의 나이가 28개월이 되어 가고, 아직 제대로 걷지 못하는 만 2세였기 때문에, 그렇게 무리하는 건 양심상 옳지 않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아이의 발달 지연에 대해 사전에 고지하고, 여러 어린이집에 상담을 요청했습니다. 그런데 대부분 입소가 어렵다는 답변을 들었습니다.

그렇다면 장애어린이집을 고려해 보아야 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장애어린이집과 장애아 통합 어린이집의 차이점에 대해서도 알아보게 되었습니다. 장애 관련 어린이집은 학교 유예 후 최대 만 12세까지 다닐 수 있습니다.

또한 장애어린이집에서는 특수교육 관련 서비스 영역의 치료사를 채용하거나, 어린이집을 순회하면서 치료 지원을 제공합니다. 주변 어린이집들을 알아보고 비교해 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발달지연 아동을 위한 어린이집 종류

장애아 전문 어린이집

- 법적 근거 : 『장애아동복지지원법』 제32조
- 지정 요건 : 상시 12명 이상의 장애아동(단, 미취학 장애아 9명 이상 포함) 보육 / 지방자치단체 지정 시설
- 운영 특징 : 장애아동 중심 보육 / 장애 유형과 발달 수준에 따라 세분화된 반 편성 및 전문 인력 배치

장애아 통합 어린이집

- 법적 근거 :『영유아보육법』 제30조 및 『영유아보육법 시행규칙』 제25조
- 지정 기준 : 정원의 20% 이내에서 장애아 종일반을 편성·운영하거나 / 미취학 장애아 3명 이상을 일반 영유아와 함께 통합 보육 / 시·군·구 지정 시설
- 운영 특징 : 장애아와 비장애아가 함께 어울리며 성장할 수 있는 통합 보육 환경 제공

일반 어린이집

- 이용 가능 대상 : 발달지연 아동도 이용 가능 / 보호자 요청에 따라 하위 연령 반 배치 - 운영 특징 : 일반 영유아와 함께 생활하며 또래 상호작용 경험

반 편성 및 교사 배치 기준

장애아 전문 어린이집 / 장애아 통합 어린이집

  • 반편성 : 장애영유아의 연령, 장애 유형 정도를 함께 고려해서 반 편성이 됩니다.
  • 교사비율 : 장애아 3인당 1인, 3인 초과할 때마다 1인씩 증원됩니다.
  • 교사는 영유아보육법에 따라 교사 3인 중 1명은 특수교사 자격 소지자로 배치가 됩니다.
  • 장애아동 복지지원법에 따라 취학하지 아니한 3세 이상 장애아반의 특수교사 및 장애영유아를 위한 보육교사 2명당 1명 이상은 유치원 과정 특수교사로 배치됩니다. 하지만 장애영유아의 수가 2명 이하인 경우 장애영유아를 위한 보육교사나 특수교사를 배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 장애아반 담당 특수학교(유치원)정교사 자격 소지자는 3세 이상 장애아반에 우선 배치됩니다.
  • 장애아 기본반 : 일반장애아반(0-2세 장애영아, 6-12세 취학유예 장애아동) + 누리장애아반(3-5세 장애유아)

일반 어린이집

  • 반편성 및 교사 비율 : 일반아동의 경우 0세-3명, 1세-5명, 2세-7명, 3세-15명, 4세반 이상-20명, 장애아반 3명이 한반으로 각 담임교사 1명 입니다.
  • 장애아가 있는 경우에는 장애아만으로 구성된 반을 운영할 수 있습니다.
  • 또한 발달차이를 고려하여 보호자의 신청으로 하위반 배치를 받을 수도 있습니다.
실제로 저는 보육교사, 그리고 어린이집 간호조무사로 약 4년 정도 근무한 경험이 있습니다. 발달이 늦는 아이들이 생각보다 일반 어린이집에서도 종종 보이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부모님이 아이의 다름을 받아들이지 못해 일반 어린이집에 다니는 경우도 있었던 것이 사실입니다.

특히 손이 많이 필요한 영아기 시기에는 교사 대 아동 비율이 높아, 일반 어린이집의 일반반에 있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어 보였습니다. 장애 관련 어린이집이라면 개별화 교육이 이루어지고, 아이에게 조금 더 맞는 교육이 제공될 수 있었을 텐데 하는 아쉬움도 들었습니다.

부모로서 어린이집을 선택할 때, 각 어린이집 유형의 차이를 알고 선택한다면 조금이라도 아이에게 더 좋은 환경을 제공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내 아이의 발달 정도를 객관적으로 바라보고, 계획을 세워 나아간다면 분명 좋은 선택을 할 수 있으리라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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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뇌발달의 골든 타임, 언제까지일까요?

글 : 이소영(한국영아발달조기개입협회)

“선생님, 우리 아이는 지금 5살인데요. 두뇌 발달의 골든타임이 3세라고 하던데… 그럼 우리 아이는 이미 늦은 건가요? 이제 더는 발달하지 않는 건가요?”

한 어머니의 이 질문은 영유아의 발달에 대해서 다시 생각해볼 계기가 되었습니다.
물론 태어난 지 얼마 되지 않아 세상을 알아가는 갓난아기와 이미 자신만의 생활 패턴이 생긴 다섯 살 유아는 발달의 모습이 다릅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세 돌이 지나면 두뇌 발달이 멈춘다고 말할 수는 없습니다.

아이의 뇌는 계속해서 환경과 경험에 따라 계속해서 변화하고 성장할 수 있습니다.
그 이야기를, 지금 이 글을 통해 함께 나누고 싶습니다.

두뇌 발달의 골든타임은 0~3세?

“0~3세는 두뇌 발달의 골든타임입니다.” 많은 전문가들이 이렇게 말합니다. 실제로 이 시기는 신경 연결이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감각과 운동, 언어와 사회성의 기초가 빠르게 다져지는 시기이기에 ‘결정적 시기(critical period)’라고 불리기도 하지요. 그래서 부모들은 이 시기를 놓치지 않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입니다.

하지만 혹시 아이가 3세가 넘어서 발달의 어려움을 발견하게 된 경우라면 어떨까요? 3세가 넘어 진단을 받았거나, 그 이전까지 아이의 발달에 충분히 신경 쓰지 못했던 상황이라면 부모는 자책하게 됩니다. ‘우리 아이는 이제 골든타임을 놓쳐버린 걸까?’라는 절망감이 밀려오기도 하지요.

하지만 여기서 꼭 전하고 싶은 말이 있습니다. 아이의 발달은 멈추지 않습니다. 0~3세가 분명 빠른 변화의 시기인 것은 맞지만, 그것이 기회의 끝을 의미하지는 않습니다. 3세 이후에도 뇌는 계속 변화하고 성장하며, 환경에 따라 놀랍도록 적응합니다.

경험에 따라 계속 뇌의 변화가 일어납니다

이러한 주장의 근거는 바로 신경가소성(Neuroplasticity)이라는 과학적 개념입니다. 이는 뇌가 경험과 환경에 반응해 스스로 구조를 바꾸고 기능을 조정하는 능력을 말합니다.

과거에는 결정적 시기 이후에는 변화가 어렵다고 여겨졌지만, 현대 뇌과학은 이러한 생각을 바꾸고 있습니다. 뇌 영상 연구(MRI) 결과, 청소년기까지 시냅스의 제거와 재구성이 계속 일어나며, 이러한 뇌의 변화는 새로운 경험, 훈련, 상호작용에 의해 촉진된다는 것이 확인되었습니다.
예를 들어, Tymofiyeva와 Gaschler(2021)는 아동과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71개의 연구를 분석하여, 특정 훈련이나 개입이 뇌의 구조와 기능을 변화시킨다는 사실을 입증했습니다.
또한 Hyde et al.(2009)의 연구에서는 6세 아동에게 15개월간 음악 훈련을 제공한 결과, 운동 및 청각 관련 뇌 영역에서 구조적 변화가 나타났습니다.

이처럼 3세 이후에도 아이의 뇌는 새로운 자극과 경험에 반응하며 유의미한 발달을 이끌 수 있습니다.

변화를 이끌어내는 것은 '풍부한 경험'

뇌는 단순한 자극보다도, 아이가 즐겁게 몰입하고, 감정을 담아 반복하며, 의미 있는 상호작용을 경험할 때 더욱 활발하게 변화합니다. Kolb와 Gibb(2011)의 연구에서도, 반복된 감각-운동 경험이나 부모와의 감정적 교류, 일상에서의 도전적 활동들이 시냅스 연결을 새롭게 만들고 뇌 영역 간 연결성을 향상시킨다고 보고하고 있습니다. 이는 곧 아이가 지금 무엇을 즐기고, 어떤 활동에 참여하려는지를 잘 살피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두뇌 발달 자극’이라는 뜻이기도 합니다.
단순히 치료실에서 무언가를 ‘시키는 것’보다도, 아이가 주도적으로 움직이고, 반응하고, 반복하고, 몰입할 수 있는 환경이 뇌 발달에 더욱 효과적입니다.

하버드대 발달과학센터의 관점

하버드대학교 발달과학센터(Center on the Developing Child at Harvard University) 역시 이와 같은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습니다.
센터는 “뇌의 기본 구조는 유전적 설계도와 경험의 상호작용을 통해 형성되며, 이러한 과정은 생후 초기뿐만 아니라 그 이후에도 계속된다”고 설명합니다. 또한 “뇌는 특정 시기 이후에도 환경적 요인에 민감하게 반응하며, 적절한 개입과 경험이 신경 발달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정리하자면, 뇌는 초기 몇 년 동안 매우 빠르게 변화하지만, 그 이후에도 발달이 멈추는 것은 아닙니다. 뇌의 유연성은 3세 이후에도 유지되며, 환경의 영향에 따라 지속적으로 조절되고 성장할 수 있습니다.

지금도 늦지 않았습니다

우리는 때로 발달의 지연, 차이, 어려움에만 초점을 맞추곤 합니다. 하지만 정말 중요한 것은 아이의 현재입니다. 아이가 지금 무엇을 할 수 있는지, 무엇을 좋아하고 즐기는지를 바라봐 주세요. 이미 할 수 있는 것을 충분히 반복하며 자신감을 얻도록 도와주세요. 그리고 아주 조금만 도전적인 상황을 함께 나누며 아이의 세계를 넓혀 주세요. 치료나 교육이 단지 ‘두뇌에 자극을 주기 위한 수단’이 되기보다는, 아이가 즐겁게 참여하고 몰입할 수 있는 일상적 경험으로 녹아들 수 있도록 함께 고민해 주세요. 뇌는 그 안에서 자라고, 아이는 그 안에서 자랍니다.

결국 우리가 지켜야 할 것은 지금 이 순간 아이와 함께 호흡하며 만들어가는 '지속적인 성장의 환경'입니다. 기회는 아직 끝나지 않았습니다. 아니, 지금 이 순간에도 기회는 자라고 있습니다. 지금부터 우리 아이에게 좋은 환경을 제공하기 시작해도 충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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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표 몬테소리 홈스쿨

장애아동의 부모인 김선희님이 추천해 주신 『엄마표 몬테소리 홈스쿨』을 소개합니다.

아이와 함께 보내는 하루하루, 어떻게 하면 더 의미 있고 즐거운 시간을 만들 수 있을까 고민해본 적 있으신가요? 이 책은 그런 고민을 가진 부모님들께 소개하고 싶은 책입니다.

이 책의 저자인 마자 피타믹(Maja Pitamic)은 미술사와 몬테소리 교육을 전공하고, 15년 이상 다양한 배경과 연령의 아이들을 가르쳐 온 유아교육 전문가입니다. 특히 특수교육이 필요한 아이들에게도 춤, 동작, 놀이, 체조 등 신체활동을 통해 다양한 기술을 발달시키는 교육을 실천해왔죠. 교육 현장에서 학부모들과 나눈 수많은 대화 끝에, 부모와 아이가 함께할 수 있는 실제적인 놀이학습 안내서가 필요하다는 것을 깨닫고 이 책을 집필하게 되었다고 해요.

『엄마표 몬테소리 홈스쿨』은 총 2권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그중 이번에 소개할 2권은 만 1세부터 3세 사이의 아이들을 위한 활동을 담고 있습니다. 이 시기 아이들은 오감을 통해 세상을 배우고, 손으로 만지고 몸으로 부딪히며 경험을 쌓아가죠. 책은 바로 이런 ‘경험을 통한 학습’이라는 몬테소리 교육의 원리를 바탕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집 안에 몬테소리 교실을 따로 만들라는 이야기는 아닙니다. 오히려 이 책은, 부모님이 집 안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재료들로도 충분히 의미 있는 놀이를 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합니다. 유아교육에 대한 전문적인 지식이 없어도 괜찮아요. 이미 많은 부모님들이 아이와 놀아주며 훌륭한 경험을 쌓고 있고, 이 책은 그런 일상 속 놀이에 조금 더 다양한 아이디어와 영감을 보태줄 수 있는 도구가 되어줍니다.

아쉽게도 현재 이 책은 한국판이 절판되어 일반 서점에서는 만나기 어렵습니다. 하지만 중고 서점이나 온라인 마켓에서는 아직도 구할 수 있으니, 관심 있는 분들은 한 번 찾아보셔도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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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마다 다른 발달 속도와 여정

글 : 이소영(한국영아발달조기개입협회)

아이들의 발달은 마치 각기 다른 꽃이 피는 시간과 모양이 다른 것처럼, 속도도 다르고 방향도 다양합니다. 하지만 우리는 흔히 ‘전형적인 발달’이라는 기준을 가지고 아이들을 바라보곤 합니다. 말이 빠른 아이를 보면 “우리 아이는 왜 아직 말을 못하지?” 하고 걱정하고, 친구 아이가 숫자를 세면 “이제 우리 아이도 숫자 공부를 시켜야 하나?”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하지요.

그러나 정말로 모든 아이가 같은 나이에, 같은 방식으로, 같은 단계를 거쳐야만 ‘정상’인 걸까요?

‘전형적’이라는 기준이 주는 무거운 마음

‘전형적’이라는 말은 자연스럽게 ‘비전형적’이라는 말과 연결됩니다. 아이가 남들과 조금 다르다는 이유로 걱정이 시작되고, 부모는 아이가 기준에 맞도록 따라가게 하려 애쓰게 됩니다. 하지만 이런 기준은 때로는 아이의 발달을 돕기보다 아이를 스트레스 속에 놓이게 하기도 합니다. 어린 아이들이 마땅히 누려야 할 즐거운 일상을 영위하고 특히 놀이를 할 시간에 억지로 학습을 시키거나, 아이의 속도를 무시한 채 조급해하는 어른의 마음은 결국 아이에게도 그대로 전달되기 마련이지요.

발달의 양상이 다르다는 것

어떤 아이는 말보다 몸으로 표현하는 게 익숙하고, 어떤 아이는 걷기보단 기어 다니는 게 더 편할 수 있어요. 또래보다 조금 늦는 것처럼 보여도, 그 속에는 그 아이만의 리듬과 방식이 있는 거예요. 그리고 아무리 노력해도 걷기 어렵고 말하기 어렵고 사람들이 많은 곳에서 불안함을 느끼는 아이도 있어요. 하지만 발달의 양상이 다름을 이해한다는 것은 ‘지금 늦지만 언젠가는 따라가겠지’ 하며 무작정 기다리는 것도 아니고, ‘어차피 따라가지 못하니까 그냥 두어야지’ 하며 방치하는 것도 아닙니다. 중요한 것은, 왜 발달이 필요한가, 무엇을 위해 발달을 돕고 싶은가를 생각해 보는 것입니다.

발달의 목적은 ‘함께 살아가기 위한 준비’

아이들이 발달하는 이유는 어른들이 바라는 모습에 가까워지기 위해서가 아니라, 가정과 어린이집, 지역사회에서 다른 사람들과 더불어 살아가기 위한 준비를 하기 위함입니다. 발달이 느릴 수도 있고, 다른 방향으로 자라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아이들이 생활 속에서 자신의 잠재력을 펼치고, 다양한 상황에 적응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야말로 진짜 의미 있는 개입이라고 할 수 있어요.

오늘의 일상과 즐거운 놀이를 통해 발달을 이끌어 보세요

영유아기에는 대부분의 발달이 ‘놀이’를 통해 이루어집니다. 그리고 이 ‘놀이’는 따로 시간을 내거나 특별한 공간에서만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아이의 일상 자체가 바로 놀이의 시간입니다. 아이에게는 식사 중 숟가락을 잡아보는 것도, 세탁기 돌아가는 소리를 관찰하는 것도, 바닥에 떨어진 물건을 주워보는 것도 모두 놀이예요. 놀이와 일상이 분리되어 있지 않고, 오히려 일상 속의 자연스러운 경험들이 가장 깊고 지속적인 발달을 이끌어냅니다. 아이와 눈을 맞추고, 같이 웃고, 아이가 관심 보이는 것에 함께 호기심을 가지는 시간들—그것이 곧 ‘발달을 돕는 시간’입니다. 거창한 교구나 특별한 교육보다도, 부모가 일상에서 아이와 함께 머물며 놀아주는 순간들이 아이의 발달에 더 깊은 의미를 만들어줍니다.

우리 아이가 남들과 다르다고 해서, 걱정으로 가득한 하루를 보내기보다는 다름을 인정하고, 아이의 속도에 맞춰 천천히 함께 걸어가보세요. 발달은 비교와 경쟁을 통해 이루어지지 않습니다. 아이와 함께 눈을 맞추고, 손을 잡고, 즐겁게 놀아주세요. 그것이 바로 아이의 발달을 돕는 가장 확실한 방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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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달장애 아이를 키우는 엄마의 전문 소아청소년정신과 찾기 팁

글 : 김선희
발달장애 아이를 키우면서 가장 마지막에 장애 판정을 위해 갔던 곳은 소아정신건강의학과였습니다. 다른 진료 과목들을 먼저 찾아보다가, 결국 마지막에 가게 된 곳이었죠. 그런데 정신건강의학과에 대한 정보는 많지 않았고, 특히 소아청소년을 전문으로 하는 병원이 많지 않아서 찾기가 매우 어려웠습니다. 발달 장애 관련 커뮤니티에서도 정보가 주관적이라 병원을 고르는 데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우리가 흔히 듣는 유명한 전문가들, 예를 들어 김붕년 교수님이나 오은영 박사님을 만나려면 대기도 길고, 물리적으로도 거리가 멀어 접근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습니다. 또한, 제가 개인적으로 여러 정신건강의학과를 알아보면서, "유명한 교수님과 함께 일했던 원장"이라며 예약부터 검사비용을 과도하게 부르는 병원도 있었는데, 그런 곳에서는 부모들이 상처를 받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아이를 어떻게든 키워보겠다는 부모에게 "돈이 없으면 검사도 받지 말라"는 식의 태도는 참으로 마음이 아팠습니다.

병원을 고를 때 부모들은 가격이나 명성만 보고 결정할 수 있지만, 저는 객관적으로 검증된 병원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대한소아청소년정신의학회 홈페이지에서 전문 정회원으로 등록된 병원을 찾아 방문할 수 있었습니다. 집에서 가까운 병원을 방문해 아이의 검사와 진단을 신속하게 받을 수 있었고, 약물 처방도 편리하게 받을 수 있었습니다.

큰아이는 ADHD 진단을 받고 약을 복용하면서 평범한 삶을 살아갈 수 있게 되었고, 둘째 아이는 4년 전 지적장애 진단을 받았습니다. 그동안 수면장애로 어려움을 겪었지만, 고민 끝에 치료를 시작하고 처방을 받아 복용하면서 조금씩 생활 패턴을 잡아가고 있습니다. 우리 가족의 삶은 아이들이 치료를 받기 전과 후로 나뉠 정도로 많은 변화를 겪었습니다.

신뢰할 수 있는 병원을 방문하는 것은 지적장애나 ADHD뿐만 아니라 자폐 스펙트럼 장애(ASD)를 지닌 아동들에게도 매우 중요하다고 해요. 특히 ASD는 진단을 위해서는 전문지식과 임상경험이 중요하고, 개입 시기나 방식에 따라 아이의 발달 경로에 큰 차이를 보일 수 있기 때문에 더욱 전문적인 접근이 필요합니다. 어떤 선생님을 만나느냐에 따라 개입의 방향이 달라질 수 있고, 부모가 느끼는 신뢰와 안정감도 크게 달라집니다. 부모가 불안한 상태에서 치료를 시작하면 일관된 양육이나 개입이 어려워질 수 있기 때문에, 심리적 안정감은 결코 부수적인 요소가 아닙니다. 아이에게 적절한 진단과 개입이 이뤄지기 위해서는 전문가에 대한 신뢰가 선행되어야 하며, 이는 곧 가족 전체의 회복력과도 연결됩니다. 믿을 수 있는 병원을 찾는 과정이 다소 어렵더라도, 그 선택이 이후의 여정을 바꾸는 중요한 시작점이 될 수 있습니다.

정신건강의학과에 대한 접근은 아직도 많은 부모들에게 낯설고 두려운 길입니다. 하지만 용기를 내어 문을 두드려 보면, 우리 아이들에게 필요한 지원을 만날 수 있습니다. 전문가와의 상담, 진단, 그리고 치료는 아이의 삶뿐 아니라 가족 전체의 일상에 긍정적인 변화를 가져올 수 있습니다. 같은 길을 걸어가는 부모님들께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기를 바랍니다.

전문 정회원과 일반 정회원의 차이점

전문 정회원은 소아청소년정신의학 전문의 자격을 가진 신경정신과/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입니다.
일반 정회원은 소아청소년정신의학 분야에서 종사하거나 관심을 가진 신경정신과/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입니다.

병원 검색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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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학교에 간다는 것, 그 이상의 의미

글 : 김지영

제하가 2년 간의 순회 학급 생활을 뒤로 하고 특수학교 유치부로 통학을 시작했다. 입학식 날 학교 강당에서 아픈 아이들 틈에 앉아 있으니 내 아이에게 장애가 있다는 것이 문득 실감이 나서 기뻐해야 할지, 슬퍼해야 할지 분간이 가지 않았다. 다른 엄마들은 꽃다발을 들고 왔는데 나는 아무것도 준비하지 않았던 것도 서글펐다. 행사가 끝나고 교실로 향할 때 진행자의 안내로 강당 중앙에 마련된 꽃길로 퇴장했다. 꽃길 입구에서 교장선생님이 나눠주는 꽃다발을 제하 손에 쥐여주고 유모차를 미는데 코끝이 찡했다. 제하의 학교생활만큼은 꽃길만 같기를, 눈물을 겨우 삼키며 마음속으로 소망했다.

새로운 경험으로 가득한 학교에서의 하루

유치부는 1개 반이고 5세부터 7세까지 제하를 포함해 총 4명이다. 제하와 직접 마주치는 선생님은 담임, 실무사를 비롯해 음악, 미술(겸 부담임), 수중운동을 담당하는 교과 선생님이다. 또 수시로 교실을 방문해 체온이나 산소포화도 등 아이의 상태를 체크하는 보건교사와 간호사(병원에서 파견)도 있다. 통학 첫날 담임교사에게 돌봄수첩(참조글: https://kici.or.kr/2023/05/10/기록의-쓸모/)을 전달했고 제하를 만나게 될 모든 선생님께 공유를 부탁했다. 제하에 대한 정보를 사전에 공유받은 선생님들은 아무래도 더 눈이 가고 신경을 쓰게 된다고 말해주었다. 특히 간호사 선생님 일부러 제하가 잘 볼 수 있는 빨간 옷을 입고 왔다고 해서 정말 고마웠다. 담임 선생님은 제하가 잘 웃고 반응이 좋아서 수업 피드백을 즉각 받을 수 있어 큰 도움이 된다고 했다.
매주 화요일에는 수중운동을 한다. 제하는 기관절개관과 위루관이 있지만 학교에서 별다른 말 없이 수용해 줬다. 3년째 이용 대기해두었던 복지관에서는 기관절개관 수술 후에는 수중운동을 할 수 없다며 일방적으로 대기를 취소했는데, 다행스러운 일이었다. 수중운동실에는 다양한 튜브가 준비되어 있었다. 제하는 기관절개관에 최대한 물이 들어가지 않도록 상체를 잡아주는 튜브를 착용하고 물에 들어갔다. 물론 아이의 안전을 위해 보호자도 함께 들어간다.
따뜻하고 얕은 물에서 시작해 미지근하고 깊은 물까지 교사의 지도하에 움직이며 근육의 긴장을 풀었다. 누워서 첨벙첨벙 발차기도 해보고, 물속에서 서보기도, 손발로 공을 쳐보기도 했다. 쌍둥이 형이 수영장에서 놀 동안 방에서 기다리기만 했던 제하에게 신선한 경험이었다. 처음에는 넓은 공간에서 울리는 소리와 처음 느끼는 감각 때문인지 표정도 몸도 긴장한 것이 역력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굳었던 얼굴이 점점 펴지며 웃기도 하고 움직임도 많아졌다. 일주일에 한 번 있는 수중운동이 앞으로 제하가 좋아하고 기다려지는 시간이 될 것 같다.
인공호흡기, 경관영양 등 의료적인 케어가 필요한 아이의 경우 매일 보호자가 학교로 동행해서 수업이 끝날 때까지 대기했다. 올해 2월 장애인 등에 대한 특수교육법 시행령 일부 개정으로 학교 내 의료적 지원이 가능해졌지만, 우리 학교는 워낙 중증장애학생이 많고 그에 비해 간호 인력이 부족해서 보호자가 필요하다고 했다. 우리 반에는 엄마가 데리고 오는 아이도 있고 외할머니가 돌보는 아이도 있었는데 학교를 통틀어 보면 활동 보조사가 훨씬 많은 것 같다. 나는 제하를 교실에 들여보내고 학부모 대기실이나 학교 밖 카페에서 대기했다가 두 차례 쉬는 시간에 교실에 들러 기저귀를 갈아주기도 하고 간식을 먹이기도 했다.
간식시간에는 우유나 요플레가 나온다. 보통 아이들이라면 순식간에 꿀꺽 마셔버릴 양이지만 제하에게 쉬는 시간은 너무 짧기에 맛만 본다. 생우유를 처음 맛본 제하는 입을 뻐끔뻐끔하며 잘 먹었다. 점심시간에는 일반식이나 죽 중에서 아이가 먹을 수 있는 형태로 급식이 나왔다. 위루관으로 피딩하는 아이는 유동식 등 기존에 먹던 것을 집에서 가져온다. 교실에서 아이들 점심을 먹이며 엄마들과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공감 가는 부분이 많아 처음 만난 사이인데도 마음이 편했다. 첫날은 선배 엄마가 점심을 사주면서 학교생활과 관련한 이런저런 팁을 많이 알려줬다. 이런 것도 학교생활의 묘미였다.

동생이 학교 가니까 나도 좋아

등교할 때 처음에는 첫째를 먼저 유치원에 등원시킨 뒤 장애인콜택시를 타고 제하와 학교에 갔다. 어떨 땐 콜택시가 너무 빨리 배차돼서 아이와 유치원까지 뛰어야 하고, 어떨 땐 너무 늦게 와서 학교에 지각하기도 했다. 치료실에 지각하는 것은 우리만 손해 보면 되지만 학교는 다른 친구의 수업까지 방해하는 것이 되기에 늦는 날은 마음이 너무 무거웠다. 유치원까지는 걸어서 10분, 학교까지는 차로 10분도 안 걸리지만 콜택시가 언제 배차될지 모르니 아침마다 전전긍긍 1분 1초가 스트레스였다. 그러다 선배 엄마가 아이만 먼저 통학버스에 태워 보낼 수 있다고 해서 시도해 보았다.
<스쿨버스에 타는 동생을 지켜보는 형>
제하가 혼자 버스 타는 것을 처음으로 지켜본 날, 쌍둥이 형이 나보다 더 신이 났다. 리프트를 타고 버스에 오르는 모습이 마치 제하가 계단을 직접 걸어 올라가는 것 같다고 말하며 말로 설명할 수 없는 표정을 지었다. 아이는 자꾸만 뒤를 돌아보며 버스를 향해 손을 흔들고 기사님께 꾸벅 인사까지 했다. “제하가 버스에서 내가 손 흔드는 거 봤겠지?” 버스가 코너를 돌아 우리를 지나가자 그제야 유치원 방향으로 발걸음을 돌릴 수 있었다. 그리고 유치원으로 걸어가는 내내 마음이 간지러운 듯 웃으며 말했다. “엄마, 제하가 버스 타는 모습이 자꾸 생각나.”, “이상하게 기분이 좋아서 자꾸 웃음이 나.”, “제하도 버스에서 친구들이랑 재잘재잘하면서 가겠지?”, “제하가 나처럼 유치원에 가다니.” “제하 좋겠다, 처음으로 버스 탔잖아!”
늘 누워있던, 엄마 아빠나 돌봄 선생님의 도움 없이는 움직일 수 없었던 제하가 (물론 통학버스 실무사 선생님과 기사님이 도와줬지만) 혼자 버스에 오르는 그 모습이 형에겐 낯설기도, 신기하기도 하고, 뿌듯하고 기뻤나 보다. 그 복합적인 감정이 스멀스멀 마음속에서 피어올라 웃음을 멈출 수 없었나 보다. 그 모습을 보니 제하가 학교에 가는 것이 온 가족의 기쁨이 된 것 같았다.
사실 제하 형은 동생의 장애에 대해 나에게 원망의 말을 한 적이 있다. “엄마는 왜 제하를 아프게 낳았어?! 나랑 놀지도 못하게.” 그러다가도 자기 위안을 삼는 것인지, 엄마에게 상처를 준 것 같아 미안해서인지 모르겠지만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이런 말을 덧붙였다. “그래도 세상에서 제하처럼 예쁘게 웃는 사람은 없을걸?” 제하가 울고 웃고 목소리를 내고 뭔가를 할 수 있게 된다는 건 부모인 나에게만 기쁨인 줄 알았는데 이 어린아이도 응원하고 있던 것이다. 제하야, 너의 학교생활을 엄마아빠가, 그리고 형이 함께 응원해!
제하야, 너의 학교생활을 엄마아빠가, 그리고 형이 함께 응원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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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아동 돌봄 서비스: 활동지원 서비스 이용 후기

글 : 김선희
직장을 다니게 되면 누군가의 돌봄이 필요하게 되는데, 이럴 때 기관에 위탁하거나 돌봄을 맡기게 됩니다. 그런데 장애가 있는 경우, 기관에 맡기기 어려운 상황이 많아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이 되더라고요. 저도 일을 하려고 아이돌보미를 알아보던 중, 장애 아동을 위한 돌보미 서비스가 따로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고, 이 정보가 유용할 것 같아 글을 작성하게 되었습니다.
아이를 다른 사람에게 맡긴다는 것은 불안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아이를 혼자 전적으로 돌봐야 한다는 압박감으로 사회생활에 제약이 생기거나, 아이에게만 전념하면서 생기는 심리적인 고립감은 큰 스트레스가 될 수 있습니다.

아이와 잠시 떨어져 있는 시간을 통해 기분 전환을 할 수 있고, 사회활동을 하면서 자기 효용감을 느낄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면 이는 아이에게도 좋은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저도 처음엔 다른 사람에게 맡길 수 있을지 고민했지만, 나와 맞는 분을 찾기 위해 여러 번 면접을 진행했고, 결국 아이를 맡기게 된 지 3년이 지났습니다.

아이를 맡기기 전에도 일을 하긴 했지만, 누군가가 확실히 아이를 돌봐줄 수 있다는 사실 덕분에 더 안정된 가정생활과 직장생활을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렇기에 아이에게 더 긍정적이고 밝은 모습을 많이 보일 수 있었고, 아이를 그 자체로 바라볼 수 있는 원동력도 생겨났습니다. 아래 안내드리는 서비스를 자기부담금과 지원 시간 등을 잘 비교하셔서, 아이와 부모님에게 맞는 서비스를 선택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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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달장애아를 위한 배변훈련 가이드 <배변 훈련>

발달장애를 지닌 아이를 키우는 많은 부모님들은 아이의 전반적인 발달이 또래보다 느리기 때문에, 배변훈련은 나중에 해도 된다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그래서 유치원이나 학교에 갈 무렵에서야 부랴부랴 배변훈련을 시작하고, 그 과정에서 아이도 부모도 큰 스트레스를 받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반대로, 배변훈련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아이가 준비되었는지 충분히 살피지 않고 너무 이른 시기에 훈련을 시도하다가, 오히려 아이가 배변 자체에 대한 불안과 두려움을 갖게 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처럼 배변훈련은 ‘때’도 중요하고, ‘방법’도 중요합니다.

Frank Cicero 박사의 『발달장애아를 위한 배변훈련 가이드』는 응용행동분석(ABA)에 기반하여, 발달지연이나 자폐스펙트럼장애를 지닌 아이들을 위한 구체적이고 체계적인 배변훈련 방법을 제시합니다.
📚 이 책의 목차

📘 도입 및 평가

💧 소변 훈련

💩대변 훈련

🙋‍♀️ 요구하기 훈련

🔙 퇴행

🌙 야간 훈련

🎯 완전하게 독립적으로 배변하기

자주 묻는 질문들

책 후반부에 실린 자주 묻는 질문 중 하나는 바로 “몇 살에 배변훈련을 시작해야 하나요?”입니다. 저자는 이에 대해, 생물학적인 나이보다 아이가 배변훈련에 필요한 선행기술을 갖추었는지를 기준으로 삼아야 한다고 설명합니다.

구체적으로는,변기에 3분 이상 앉아 있을 수 있는지,
1시간 이상 소변을 참을 수 있을 정도의 방광 조절 능력이 있는지,
몇 가지 기본적인 자조기술을 수행할 수 있는지,
강화 유관을 이해할 수 있는지,
심한 문제 행동이 없는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이 책은 다소 전문적인 내용을 담고 있어, 부모님 혼자서 책만 보고 전면적으로 적용하기는 어려울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배변훈련에 관심이 있다면 한 번쯤 읽어볼 만한 가치가 있습니다. 책을 통해 훈련의 원리를 이해하고,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아이에게 맞는 훈련 계획을 세워나가는 데에도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아이의 자립을 돕는 배변훈련, 이 책을 통해 조금 더 체계적이고 덜 부담스럽게 시작해보는 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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