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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출 준비, 전인적 발달을 이끄는 루틴

글 : 이소영(한국영아발달조기개입협회)

0~3세 영아에게는 하루하루의 일상이 곧 발달의 장이 됩니다. 특히 치료실보다 집 안에서 반복되는 외출 준비와 같은 일상 활동이 더 효과적인 배움의 기회가 될 수 있습니다. 아침에 옷을 입고, 신발을 신으며, 외출 전후의 행동을 반복하는 과정에서 영아는 소근육과 대근육, 인지와 자조 능력을 자연스럽게 통합적으로 키워갑니다. 이 글에서는 외출 준비라는 일상을 통해 아기가 발달할 수 있는 다양한 기회를 0~36개월의 시기별로 소개하고, 발달지연이나 장애가 있는 영아를 위한 고려사항도 함께 제시합니다. 일상 속에서 아이의 자율성과 자신감을 키우는 방법을 부모와 함께 고민해보려 합니다.

0~3세 영아에게는 하루의 모든 일과가 발달의 기회가 됩니다. 특히 발달에 어려움이 있는 아기에게는 치료실에서의 시간이 아닌, 집 안에서 반복되는 일상 속 활동이 진짜 배움의 시간이 될 수 있어요.

예를 들어 손의 힘이나 조작 능력이 약한 아기들은 작업치료실에서 옷 입고 벗는 연습을 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옷을 입고 벗는 건 매일 아침 외출 준비를 하면서 실제로 경험할 수 있는 활동이지요. 걷기나 기기와 같은 이동 능력을 키우기 위한 물리치료 역시, 외출할 때 신발을 챙겨 신거나 유모차까지 걸어가는 순간에 자연스럽게 실천할 수 있습니다. 인지적인 발달도 마찬가지예요. 외출 전에 어떤 일이 일어날지 예측하고, 순서를 기억하고, 가족의 행동을 관찰하며 따라 하는 과정을 통해 아기는 주변 환경에 집중하고 스스로 판단하는 힘을 키우게 됩니다.

어떤 아기들은 하루에도 여러 번 치료실을 다니며 발달 자극을 받기도 하고, 낮병동에 입원해서 하루 종일 치료를 받는 경우도 있어요. 아침 일찍 물리치료 2회기, 작업치료 2회기, 언어치료 1회기를 받고 늦은 오후에야 집에 돌아오는 일상도 드물지 않습니다. 하지만 이런 치료의 궁극적인 목표는 결국 ‘일상을 살아가는 기술’을 갖추는 데 있습니다.

아침에 외출을 준비하면서 옷을 고르고, 신발을 신는 활동, 외출 후 돌아와 신발을 벗고 외투를 정리하고 손을 씻는 일들은 모두 아기의 소근육, 대근육, 인지, 자조 능력이 통합적으로 발달하는 시간이에요. 무엇보다도 이런 활동은 매일 반복되기 때문에 치료실보다 훨씬 더 자주, 자연스럽게 연습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준답니다.

외출 준비는 단순히 ‘밖에 나가기 위한 절차’가 아니에요. 아이가 스스로 움직이고, 선택하고, 기다리고, 도전하면서 자율성과 자신감을 키우는 귀한 시간입니다. 또한 부모님이 아기의 능력을 발견하고 도와줄 수 있는 소중한 기회이기도 하지요.

이 글에서는 외출 준비라는 일상을 통해 각 연령대의 아기들이 어떤 발달을 경험할 수 있는지, 그리고 부모님이 어떤 점을 고려해주시면 좋을지 함께 살펴보려고 합니다. 0~6개월부터 36개월까지 다섯 시기로 나누어 구체적으로 안내해드릴게요. 특히 발달이 느리거나 장애가 있는 아기들에게는 어떤 점에 더 주의해주셔야 하는지도 함께 담았습니다.

치료실보다 더 효과적인 발달 기회가 바로 여러분의 일상 속에 있다는 사실을 기억해주세요.

0~6개월: 새로운 감각을 경험할 수 있는 외출 준비

아직 외출을 자주 하지는 않지만, 가끔 외출을 준비하며 옷을 갈아입히거나 모자를 씌우고, 유모차에 앉히는 모든 과정이 아기에게는 새로운 감각 자극과 양육자와의 상호작용 기회입니다. 몸에 닿는 옷의 감촉, 모자의 눌림, 유모차에 눕는 자세의 변화 등을 통해 신체 감각이 다양하게 자극됩니다.

발달 포인트

✔️외출 전에 수유와 기저귀 갈이를 통해 아기의 상태를 편안하게 만들어 주세요.
✔️외출복을 입히며 부위 이름을 말해주고 부드럽게 만져주세요.
✔️모자나 양말을 신길 때는 "이건 발, 이건 머리"처럼 말로 짚어주세요.
✔️유모차에 눕히기 전 "이제 나갈 거야~" 같은 예고 말을 해주세요.

유의사항

✔️사람이 많은 장소는 피해주세요. 0~6개월은 면역 체계가 아직 완전히 형성되지 않은 시기입니다. 실제로 세계보건기구(WHO)와 미국소아과학회(AAP)에서는 생후 6개월 미만 아기의 경우 호흡기 바이러스 및 감염성 질환에 취약하므로, 붐비는 장소 방문을 피하도록 권장하고 있습니다. 특히 겨울철 감기나 RSV, 독감이 유행하는 시기에는 더 주의가 필요합니다.
✔️장시간 외출은 피해주세요. 신체 리듬이 불안정한 이 시기에는 긴 시간 외출이 수면과 수유, 배변 등의 루틴을 흐트러뜨릴 수 있어요. 외출은 짧고 간단하게, 아기가 깨어 있고 기분이 좋은 시간에 시도하는 것이 좋아요.
✔️차를 탈 땐 꼭 카시트를 이용해주세요. 생후 12개월 미만 아기와 몸무게 9kg 이하인 경우, 뒤보기(Rear-facing) 전용 카시트를 사용해야 합니다. 카시트는 차량의 뒷좌석 중앙에 설치하는 것이 가장 안전합니다. 시트벨트 또는 ISOFIX로 단단히 고정되었는지 꼭 확인해 주세요.

우리 아이가 발달이 늦다면

✅'많은 자극을 경험하게 해줘야 한다'는 이유로 너무 이른 시기부터 잦은 외출을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발달을 자극하려는 의도로 다양한 프로그램에 노출시키는 경우가 있지만, 이 시기의 아기에게는 가장 중요한 발달 과제는 안정된 애착 형성과 루틴의 형성입니다.
✅과도하게 외부 활동에 과도하게 노출될 경우, 아기들은 적절한 생활 루틴(수유-수면-놀이-상호작용) 형성이 어려워질 수 있어요.
✅꼭 필요한 외출인지 아닌지 한 번 생각해 보세요.

6~12개월: 더 넓은 세상을 향해

이 시기의 아기들은 혼자 앉을 수 있고, 혼자 앉고 기기 시작하면서 아기는 세상을 능동적으로 탐색하기 시작합니다. 외출 준비 과정도 단순히 입히는 시간이 아니라, 몸짓과 소리를 따라하고 주변을 인식하는 연습의 시간이 됩니다.

발달 포인트

✔️외출 준비 시 모자나 양말을 신기며 아기의 신체 부위를 짚어주고 이름을 알려주세요.
✔️유모차에 앉기 전 “앉자”, “안전벨트 찼어~” 등 간단한 말로 상황을 예고해 주세요.
✔️거울 앞에서 외출 복장을 보여주며 자기 인식 기회를 주세요.
✔️유모차에 타기 전 아기에게 손을 뻗게 하여 잡고 일어서기, 잡고 걷기 같은 동작을 유도해 보세요.

유의사항

✔️외출 시 아이가 편안함을 느끼는 물건(장난감, 천 등)을 준비해 주세요.
✔️외출 시간은 아기가 깨어 있는 시간대로 조절해 주세요. 활동 전후 수유와 기저귀 확인도 잊지 마세요.

우리 아이가 발달이 늦다면

앉기나 기기 어려움이 있다면 유모차에 오래 태우기보단 짧은 외출 위주로 계획해 주세요.
✅유모차나 카시트에 안정감 있게 앉기 어려운 아기라면 아기의 신체를 잘 고정해 주면서도 편안한 보조도구를 준비해 보세요.

12~18개월: 한 걸음씩 나아가는 독립의 시작

이제 아기는 걷거나 손잡고 걷는 등 이동 능력이 생기면서 외출 준비에 직접 참여하고 싶어합니다. 아직 능숙하지는 않지만, 행동을 모방하고 간단한 말에 반응하는 능력이 활발해지는 시기입니다.

발달 포인트

✔️“신발 가져와 볼까?”라고 말하면 신발을 가져오는 시도를 하기도 해요.
✔️신발을 발에 대보며 신어 보려고 하면 지켜보면서 기다려 주세요.
✔️“모자 쓰고, 가방 들고 나가자” 같은 순서 지시를 반복해주세요.
✔️유모차까지 혼자 걷기와 같이 짧은 거리를 혼자 걷게 해보세요.✔️계단 앞에서 잠깐 발을 올려보기도 하고, 계단의 마지막 단에서 손을 잡고 내려오기도 시켜보세요. ✔️"가방 줘", "이리 와"와 같이 짧은 지시에 반응하도록 도와주세요.

유의사항

✔️“내가 할래요!”가 시작되는 시기입니다. 스스로 하려는 의욕은 존중하되, 시간 여유를 두고 기다려주세요.
✔️예상치 못한 상황에 대한 감정 폭발도 있을 수 있으니, 준비 시간이 길어질 수 있음을 고려해 주세요.

우리 아이가 발달이 늦다면

✅언어적 지시를 이해해서 준비하는 과정에 참여하는 것이 어렵다면, 준비 과정에 필요한 것들을 사진이나 그림으로 보여줘 보세요. 실제 가정에서 쓰고 있는 물건의 사진을 보여준다면 더 잘 이해할 수 있겠지요.
여러 가지를 한꺼번에 수행하기 어렵다면 한 가지 준비 동작(예: 모자 쓰기)에 집중하여 충분히 연습할 수 있도록 해주세요.

18~24개월: 아이 스스로 준비하기

외출의 의미

이 시기의 아기들은 외출의 의미를 이해하기 시작하며, 스스로 무언가를 하려는 욕구가 강해집니다. 준비 과정 자체가 자율성과 자신감을 키우는 시간이 될 수 있어요.

발달 포인트

✔️“어디 갈까?”, “무슨 신발 신을까?”와 같이 선택할 수 있는 질문을 던져보세요.
✔️외출 준비물(물병, 간식 등)을 아기 가방에 직접 넣게 해 주세요.
✔️외투를 입고 벗는 데 도전해보게 하며, 팔을 넣는 방향 등을 말로 알려주세요.
✔️정리 루틴(신발 벗기, 물건 제자리 두기, 손 씻기)을 간단히 함께 해보세요.

유의사항

✔️준비 시간이 오래 걸려도 끝까지 기다려주는 태도가 중요해요.
✔️외출 후 돌아왔을 때도 정리까지 마무리할 수 있도록, 일과 전체를 하나의 루틴으로 연결해 주세요.

우리 아이가 발달이 늦다면

✅순서를 기억하거나 따라 하는 데 어려움이 있는 경우, 외출 전 그림카드를 보여주어 시각적으로 확인할 수 있게 해보세요. 짧은 노래를 함으로써 외출에 대해 상기시켜 주어도 좋아요.
✅아직 옷 입기가 어렵다면, 옷을 반쯤 입혀 놓고 '마무리만' 아기가 하게 도와주는 식으로 약간의 도움을 줘보세요. 하지만 마무리를 아기가 하게 되면서 성취감을 느낄 수 있답니다.
✅감각적으로 민감한 아기는 옷의 재질이나 압박 정도에 따라 거부반응을 보일 수도 있어요. 아기가 거부할 수 있는 재질의 의복은 피하고 피부에 자극을 주지 않는 소재의 옷을 준비해 주세요.

24~36개월: 아이가 계획하고 참여하기

외출의 의미

이제 외출은 아기에게 스스로 계획하고 참여하는 활동이 됩니다. 옷을 고르고, 신발을 신으며, 필요한 물건을 챙기는 모든 과정이 자조 기술과 인지 발달의 통합적인 장이 됩니다.

발달 포인트

✔️날씨나 목적지에 따라 옷을 고르게 해보세요.
✔️외출 후 돌아왔을 때 스스로 신발 벗고 정리하고, 손 씻기를 시도할 수 있도록 유도해주세요.
✔️“준비 완료” 같은 단어를 사용하며 자신감을 북돋아 주세요.
✔️엘리베이터 거울에서 표정 흉내내기, 계단 오르기 등 외출 환경 자체를 놀이로 활용할 수 있어요.

유의사항

✔️스스로 하려는 의지가 강해지는 만큼, 실패하거나 좌절했을 때의 감정 조절도 도와주셔야 해요.
✔️충분한 연습과 반복이 필요합니다. 특히 집에 돌아와서 정리 루틴(외투 벗기, 물건 제자리, 손 씻기 등)도 외출 준비만큼 중요하게 여겨 주세요.

우리 아이가 발달이 늦다면

복잡한 준비 동작은 단계별로 나누어 도와주시고, 가능하다면 같은 순서로 진행되도록 루틴을 일관되게 유지해 주세요.
자기 옷이나 신발을 스스로 찾기 어려워 한다면 라벨, 색깔 표시, 좋아하는 캐릭터 부착 등으로 시각적 단서를 제공해 주세요.
✅모든 것을 말로만 지시하기보다는, 몸짓과 함께 말하거나, 준비된 그림 순서표를 손가락으로 짚으며 설명하는 방식이 효과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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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보통합 시대, 발달지체 영아를 위한 교사 지원, 어떻게 변화해야 할까?

글 : 이소영(한국영아발달조기개입협회)

유보통합이 추진되면서, 보육과 유아교육이 하나의 체계로 통합된 ‘유아학교(또는 영유아학교)’ 체제가 점차 구체화되고 있다. 이는 단순히 기관 명칭을 바꾸는 것이 아니라, 교사 자격과 역할, 장애영유아 교육의 방식까지 전반적인 재구조화를 의미한다. 이 글에서는 필자가 어린이집을 순회하며 교사를 지원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실제로 어떻게 교사를 도왔는지 소개하고자 한다. 그리고 그 경험을 바탕으로, 앞으로 달라지는 영유아 교육 체계 안에서 발달지체 영아를 위한 교사를 위한 지원 방향도 함께 제안하고자 한다.

기존에는 보육교사와 유치원교사라는 이원화된 체계 아래, 장애영유아는 일반 어린이집, 통합어린이집, 장애전문 어린이집 또는 유치원 특수학급, 특수학교 유치부, 순회교육 등을 통해 다양한 방식으로 교육을 받아왔다. 이제 유보통합 이후의 체계에서는 ‘영유아정교사’(명칭은 아직 확정 전이나, 현장에서는 이와 유사한 통합 자격체계가 유력하게 논의되고 있음)가 0~5세 모든 영유아를 통합적으로 교육하고 지원하게 된다. 특히, 장애 또는 발달지체 영유아가 유아학교에서 또래와 함께 하루 일과를 보내게 되는 상황에서는, 교사에게 더 높은 전문성과 실천 역량이 요구된다. 따라서 교사 1인이 모든 것을 책임지는 방식이 아니라, 전문가의 정기적이고 실질적인 현장 지원이 병행되어야 하며, 가정과의 협력 역시 핵심이 된다.

또한, 이 변화는 영유아 교사에게만 해당되는 것이 아니다. 유아특수교사 역시 이 변화의 중심에 있다. 현실적으로 많은 특수교사가 대학에서 0~2세 영아에 대한 체계적인 교육과 임상경험 없이 졸업하고, 현장 연수 또한 미비한 상황에서 발달지체 영아와 가족을 만나는 현장에 투입되고 있다.

특히 영아가 기관을 이용한다는 것은 유아의 기관 이용과는 성격이 다름을 이해해야 한다. 유아는 놀이 중심의 교육과정을 기반으로 다양한 집단활동과 교재교구 중심의 수업에 참여하는 반면, 영아는 기관을 이용하더라도 일과를 중심으로 교육과정이 운영된다. 영아에게는 하루의 반복되는 일과(예: 식사, 기저귀 갈이, 낮잠, 놀이 등) 자체가 중요한 교육의 틀이며, 이 일과에 자연스럽게 참여하는 과정에서 발달이 촉진된다. 따라서 대략적으로 정해진 운영의 틀이 있다 하더라도 일과 자체가 교육과정이 되며, 자연스러운 학습의 기회를 놓치지 않고 활용해야 한다. 우연히 발생하는 상황 속에서의 상호작용이 교육으로 연결되며, 현재의 수행을 바탕으로 한 활동의 확장과 변화가 핵심적이다. 그렇기에 특수교사들에게도 단순한 교과 지식 전달이 아닌, 영유아 발달과 가족 중심 실천, 일상 속 통합 전략에 대한 체계적인 현장 기반 연수와 코칭이 반드시 병행되어야 한다.

발달지체 영아 담당 교사 지원 경험

필자는 다양한 어린이집을 순회하며 발달지체 영아를 담당하는 교사들을 지원해왔다. 지원의 시작은 기관장 및 담임교사와의 사전 협의였다. 교실 상황, 아동의 특성, 교사의 고민을 함께 나눈 뒤, 일정을 조율하여 정기적으로 기관을 방문했다. 방문 시에는 하루 1시간 내외로 진행되었으며, 일과 중 자연스러운 장면(놀이, 식사, 산책, 낮잠 등)을 중심으로 약 30분간 아동과 교사를 관찰했고, 이후 30분은 교사와 대화를 나누며 실질적인 피드백과 전략을 함께 도출했다. 때로는 부모와의 상담이 필요할 때도 있었고, 방문 후에는 요약 보고와 후속 계획을 문서나 전화, 온라인 회의 등으로 공유하기도 했다.

현장에서의 관찰은 단순히 아동의 행동을 기록하는 것이 아니라, 교사의 개입 방식, 또래와의 상호작용, 일과 흐름에 따라 발현되는 아동의 능력을 함께 파악하는 것이었다. 교사와의 대화에서는 아동의 강점을 중심으로 접근하되, 교사의 어려움을 깊이 있게 경청하고, 실현 가능한 작은 전략부터 함께 실천해보는 과정을 중시했다.

영아 통합보육교사 지원 사례

한 통합 어린이집 반에서는 21개월, 24개월, 27개월의 발달지체 영아가 함께 지내고 있었고, 담임교사는 초임 통합보육교사였다. 일과 안에서 영아를 관찰하는 방법과 적절한 도구의 탐색 및 어떤 시점에 어떤 항목을 자연스럽게 관찰할 수 있는지 등을 설명했다.

일과 중 식사, 자유놀이, 산책 시간에 아동의 참여 수준과 적절한 개입 방식에 대해 교사와 논의하였다. 부모가 인식하는 발달 수준과 교사의 관찰이 다른 경우가 종종 있었는데, 두 관점을 모두 존중하면서 발달단계와 목표에 대한 이해를 조율했고, IFSP 목표를 어떻게 하루 일과 속에서 실천할 수 있을지 함께 구체화했다.
교사와 논의할 충분한 시간 확보가 어려워 산책 중 혹은 낮잠 직후의 짧은 틈을 활용하는 등 유연하게 운영했고, 일반교사와의 협력 방식도 조정하여 교실 안의 지원이 특정 교사에게만 집중되지 않도록 조율했다.

발달지체 영아 담당 교원에게 필요한 지원 체계 제안

이제 유아학교 체계 안에서 장애영유아와 발달지체 영아를 담당하게 될 영유아교사는 실질적인 현장 지지와 팀 기반 접근을 경험할 수 있도록 다음과 같은 방식의 지원 체계가 필요하다.

1. 정기적이고 지속적인 현장 중심의 지원: 일회성 연수나 자문이 아니라, 실제 현장을 이해하고 실천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정기 방문 체계가 필수적이다.

2. 팀 기반 접근의 구조화: 교사와 관련전문가, 그리고 가족이 함께 목표를 수립하고, 실행하며 평가하는 순환적 구조가 필요하며, 이는 IFSP 중심의 협력 구조를 통해 실현될 수 있다.

3. 양육자를 팀의 핵심 구성원으로 포함: 유아학교 체계에서도 가족은 아동 발달의 중요한 주체이다. 교사가 가족을 단순한 정보 제공 대상이 아니라, 영아발달을 위해 함께 개입하는 팀의 구성원으로 인식하도록 도와야 한다.

4. 교사의 성찰 지원: 실천적 역량과 더불어, 이에 대한 성찰을 통해 자신의 수행에 대해 점검하고 이후의 실행에 반영할 수 있어야 한다. 이를 위해 정기적 피드백, 동료 코칭, 사례 회의 시간을 정기적으로 갖되 아래와 같은 역량을 가진 전문가의 슈퍼비전 제공이 필수적이다.

교사를 지원하는 슈퍼바이저에게 필요한 역량

이러한 현장 지원을 효과적으로 수행하기 위해, 교사를 지원하는 전문가가 갖추어야 할 역량은 다음과 같다.

1. 발달지체 및 영유아 발달에 대한 전문지식: 연령별 전형 발달과 비전형 발달의 차이를 이해하고, 이를 실제 사례에 적용할 수 있는 능력. 2. 일과 기반 관찰 및 평가 도구 활용 능력: 일과 안에서 다양한 도구를 교사와 함께 활용하고, 해석할 수 있는 능력.

3. IFSP 수립 및 실행 전략 구성 능력: 가정에서도 수행할 수 있는 일과 기반의 기능 중심 목표 수립 경험과 이를 일상 속에 통합시키는 실천력.

4. 교사와의 신뢰 기반 코칭 기술: 존중과 협력을 바탕으로 한 관계 형성 및 성찰을 유도할 수 있는 대화 기술. 5. 기관 특성과 교사 역량에 따른 융통성 있는 개입 전략: 다양한 경력, 배경, 문화, 리더십 수준에 따라 유연하게 조정하는 전략적 사고.

유보통합 체계는 단순한 행정적 통합을 넘어서, 현장의 구조와 교사의 역할, 아동의 발달을 바라보는 방식까지 모두 새롭게 설계하는 일이다. 발달지체 영유아를 담당하게 될 ‘영아 교사’에게는 지속 가능한 지원이 필요하다. 이러한 지원 체계 안에서 교사를 지원하는 전문가의 역할은 지시자가 아닌 동료이자 조력자여야 하며, 가정과 함께하는 팀 기반 접근이 그 중심에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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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걷느냐’보다 중요한 질문은 ‘무엇을 하기 위해 걷느냐’입니다

글 : 김장곤(유원대학교 물리치료학과 교수)

이른둥이로 태어나서 백질연화증으로 인한 뇌병변장애를 지니고 있는 24개월 별님이는 현재 잡고 서기가 가능합니다. 다음은 별님이 부모님께 드렸던 자문 내용을 바탕으로 작성한 것으로, 별님이 뿐만 아니라 현재 자녀의 운동발달에 대해 염려하고 계시는 부모님들께 도움이 될 수 있는 조언을 담아보았습니다.

많은 부모님들께서 “우리 아이도 언젠가 걷게 될까요?”라는 질문을 많이 하십니다. 이 질문은 아이의 미래에 대한 간절한 기대를 담고 있어 충분히 공감됩니다. 그러나 그보다 ‘걷는다는 것이 아이의 삶에서 어떤 의미를 가지는가’, ‘걷기를 통해 무엇을 하게 될 수 있는가’를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아이들이 치료실에서 혼자 몇 걸음을 떼는 것도 의미 있지만, 친구들과 어울려 놀이터에서 걷고 뛰는 모습이야말로 진짜 발달입니다. 그러니 걷느냐, 못 걷느냐보다는 ‘아이 스스로 움직일 수 있는 기회를 어떻게 마련할 수 있을까’를 함께 고민해 보시기를 권합니다.

집 안에서 걷기 연습을 시키고 싶다면, 가구를 ‘섬’처럼 배치해 보세요

아이가 움직이도록 돕고 싶으시다면, 억지 연습보다 ‘움직이고 싶은 환경’을 만들어 주세요. 식탁 의자, 피아노 의자처럼 잡고 설 수 있는 가구들을 집 안에 섬처럼 배치해 보세요. 아이가 이 섬들을 하나씩 건너가며 자연스럽게 이동을 연습할 수 있습니다. 또한 장난감을 바닥에 두지 말고, 아이가 서서 잡고 놀 수 있는 위치에 올려 두면 훨씬 더 활동적인 환경이 됩니다. 작은 매트나 쿠션을 넘는 놀이, 가벼운 가구나 카트를 밀어보는 활동도 매우 좋습니다.

치료 시간이 길다고 꼭 좋은 것은 아닙니다

요즘은 한 번 치료실에 가면 2회기 치료를 연속으로 받는 아이들도 있습니다. 하지만 저는 너무 긴 치료 시간이 오히려 아이의 자율적인 탐색 기회를 제한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1회기만 치료를 받고 좀 더 자연스러운 환경에서 놀 수 있는 기회를 주거나, 회기를 나누어 중간에 쉬는 시간을 주는 방식도 충분히 고려할 수 있습니다. 아이가 병원 바깥에서도 움직이고 경험할 수 있는 시간이 꼭 필요합니다. 치료실보다 더 큰 배움은 일상 속에 있습니다.

보조기보다 먼저 고려할 것은 ‘움직임’입니다

보조기 착용을 고민하시는 부모님도 많습니다. 보조기가 도움이 되기도 하지만, 아이가 자유롭게 움직이고 다양한 자세를 시도하는 기회를 줄일 수도 있습니다. 움직임의 질보다 양이 먼저입니다. 지금은 가능한 한 몸을 다양하게 써보는 것이 우선입니다. 필요하다면 깔창처럼 간단한 도구부터 시작해 보시기를 권합니다.

아이가 궁금해할 때, 도와주세요

부모님이 먼저 나서서 도와주기보다, 아이가 스스로 궁금해하고 시도해볼 때 옆에서 응원하고 필요한 만큼만 도와주는 것이 좋습니다.
저는 부모님의 역할을 ‘문제 출제자’라고 설명합니다. 문제를 푸는 사람은 아이입니다. 부모님은 상황을 설정해 주고, 아이가 그 상황 속에서 스스로 움직이고 탐색하도록 유도해 주세요. 그게 진짜 발달을 이끄는 개입입니다.

치료만큼 중요한 건 또래와의 상호작용입니다

아이의 발달은 치료실에서만 이루어지지 않습니다. 오히려 또래 친구들과의 놀이와 일상 속 상호작용에서 더 많은 것을 배우고 익힙니다. 가능하다면 오전에는 어린이집이나 놀이 모임 등에서 친구들과 시간을 보내고, 오후에는 치료를 받는 방식도 고려해 보세요. 병원에서 배운 기술을 일상에서 직접 써보는 경험이 필요합니다. 실전이 없는 연습은 한계가 있습니다.

무엇이 문제인지보다, 지금 필요한 환경을 찾아주세요

아이의 앉는 자세(W자세)가 걱정되실 수 있습니다. 무조건 막기보다는, 자연스럽게 다른 자세를 유도해 보세요. 예를 들어 무릎 꿇기나 한쪽 다리 뻗기 등 다양한 자세로 앉도록 기회를 주는 것입니다. W자세를 하고 있을 때 엉덩이에 쿠션을 받쳐주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감각 반응이 민감하거나 둔감하게 보인다고 해도, 그것이 반드시 나쁜 것만은 아닙니다. 지금까지 경험한 환경과 익숙해진 자극의 영향일 수 있습니다. 중요한 건 지금 이 아이에게 어떤 환경과 자극이 필요한지를 세심하게 관찰하는 것입니다.

치료 계획, 장비 선택, 어린이집 진학… 부모님이 매일같이 고민하고 선택해야 하는 일이 많을 겁니다.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건, 아이가 ‘스스로 해보는 경험’을 얼마나 자주 갖는가입니다.
많이 걷고, 많이 실패해보고, 많이 놀 수 있도록 해주세요. 그것이 아이에게는 가장 좋은 치료가 될 수 있습니다.
이 칼럼은 별님이의 사례를 바탕으로 한 것이지만, 유사한 발달 지연을 겪고 있는 많은 아이들의 양육자에게도 충분히 해당되는 이야기입니다. 치료에만 의존하기보다, 아이가 일상에서 주도적으로 움직이고, 놀이하고, 참여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는 것이야말로 진짜 조기개입이고, 양육의 힘입니다.

“많이 걷고, 많이 실패해보고, 많이 놀게 하자.”
그게 아이에게 가장 좋은 치료일 수 있습니다.

‘어떻게 걷느냐’보다 중요한 질문은 ‘무엇을 하기 위해 걷느냐’입니다 더 읽기"

기저귀 갈기 및 배변: 청결 이상의 의미

글 : 이소영(한국영아발달조기개입협회)

하루에도 몇 번씩 반복되는 기저귀 갈기와 배변 관리.
많은 양육자에게는 이 시간이 단지 아기의 위생을 책임지는 일상의 돌봄으로만 여겨질 수 있습니다. 그러나 특히 발달이 느린 영아를 키우는 양육자라면, 이 시간을 그저 지나치는 순간으로 보기에는 너무나도 많은 기회와 가능성이 담겨 있다는 사실을 알고 계신가요?

기저귀를 갈아주는 시간은 단순히 지저분하고 냄새나는 기저귀를 벗겨내는 과정이 아니라, 아기에게 감각 자극을 제공하고, 자신의 몸을 인식하게 하며, 양육자와 상호작용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입니다. 부드러운 손길로 몸을 닦아주며 따뜻한 목소리로 말을 건네는 이 순간은, 아기에게 신뢰감과 애착을 쌓는 작은 시간이자 반복되는 학습의 순간이기도 합니다.

특히 배변은 아기가 자신의 몸을 처음으로 인식하고 조절하는 기회가 되며, 점차 자율성과 독립성으로 나아가는 첫 출발점이 됩니다. 배에 힘이 들어가는 느낌, 속이 불편한 감각, 기저귀가 축축해지는 경험, 그리고 배변을 하고 난 후의 시원한 느낌.
이 모든 경험을 통해 아기는 신체의 감각 신호를 인지하고 조절하는 법을 배워갑니다.
하지만 많은 양육자들은 이 중요한 시간들을 놓치곤 합니다. 특히 “언제 기저귀를 떼야 하나요?”, “유치원 가기 전에는 기저귀 떼야 하죠?” 같은 사회적 기대와 압박은 양육자로 하여금 아이의 준비 상태와 무관하게 서둘러 기저귀를 떼게 만들기도 합니다. 이로 인해 아이가 배변 시간에 불안이나 저항감을 갖게 되는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발달이 느린 아이들에게는 이러한 접근이 오히려 두려움과 위축을 불러오며, 기저귀 떼기 자체가 발달을 방해하는 경험이 될 수도 있습니다.

기저귀 갈기와 배변은 ‘가르쳐야 하는 것’이기 이전에, 아이의 신체와 마음이 준비될 때까지 기다리고, 그 안에서 일어나는 작은 변화들을 읽어주는 민감한 돌봄이 우선되어야 합니다.

0~6개월: 배변 신호를 읽고, 안정감 주기

하루에도 여러 번, 불규칙한 배변

생후 6개월까지의 아기는 소화기관이 아직 미숙하기 때문에 하루에도 여러 번 대소변을 봅니다. 특히 모유 수유를 하는 아기일수록 대변 횟수가 잦고 묽은 편이며, 하루 6~10회의 배변도 흔합니다. 대변은 노란빛 또는 초록빛, 연한 질감으로 나타나는 것이 일반적이고, 소변은 5~8회 이상 나올 수 있습니다. 하루 기저귀 사용량은 보통 6~10장이며, 수유 직후나 수면 중에도 교체가 필요한 경우가 많습니다.

기저귀 갈기 = 감각 자극과 상호작용의 시간

기저귀를 가는 동안은 단순한 위생 관리 시간이 아니라, 아기에게 다양한 감각 자극을 제공할 수 있는 좋은 기회입니다. 두 다리를 번쩍 들어올리는 방식 대신, 양 다리를 좌우로 가볍게 움직이며 기저귀를 교환해 주세요. 배를 부드럽게 마사지하거나, 따뜻한 손으로 몸을 닦아주는 것은 아기에게 신체 인식과 안정감을 동시에 제공합니다. 이 과정은 감각 자극뿐 아니라 양육자와의 애착 형성에도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말 걸기와 눈맞춤으로 언어 자극 주기

기저귀를 갈 때마다 “기저귀 갈자~”, “깨끗해졌다~”처럼 반복적인 말을 들려주면 아기는 자신의 상태와 언어를 연결짓기 시작합니다. 양육자의 얼굴을 보며 눈을 맞추고, 말의 억양을 듣는 경험은 언어 발달의 기초를 형성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이처럼 짧고 반복적인 말 걸기는 신체를 돌보는 동시에 의사소통 능력의 씨앗을 심는 활동이 될 수 있습니다.

간단한 놀이로 즐거운 기저귀 가는 시간 만들기

기저귀를 가는 시간에 작은 놀이를 곁들여 보세요. 예를 들어, 깨끗한 기저귀로 얼굴을 가렸다가 “짜잔!” 하며 얼굴을 드러내면, 아기는 사라졌다가 다시 나타나는 상황을 즐기며 예측력과 사회적 반응을 기릅니다. 발바닥을 가볍게 톡톡 두드리며 “누가 건드렸지?” 놀이나, 몸의 부위를 하나하나 짚으며 “여기는 발~ 여기는 배꼽~” 하듯 말과 터치를 연결해주는 놀이도 좋습니다. 이러한 간단한 상호작용은 아기의 감각 통합과 애착 형성에 긍정적인 자극이 됩니다.

민감한 피부와 감각에 대한 배려 필요

0~6개월 아기의 피부는 매우 민감하므로, 기저귀 발진 예방을 위해 자주 교체하고 통풍을 잘 시켜야 합니다. 특히 장시간 젖은 기저귀를 착용하거나 대변이 오래 피부에 닿아 있을 경우 발진 위험이 높아집니다. 또한 감각에 민감한 아기일수록 기저귀 갈기 자체를 불쾌하게 느낄 수 있습니다. 이럴 때는 부드럽고 예측 가능한 손길과 말로 아기의 불안감을 줄이고, 갑작스러운 동작이나 차가운 물티슈 사용은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일상 속 반복이 곧 발달의 기회

0~6개월은 말로 가르치기보다는 감각과 신체를 통해 배워가는 시기입니다. 하루에도 여러 번 반복되는 기저귀 갈기 시간을 아기의 발달을 돕는 일상 속 배움의 시간으로 만들어 주세요. 신체를 인식하고, 감각에 익숙해지며, 양육자와 상호작용하는 이 시간이 아기의 전반적인 발달을 이끄는 든든한 기반이 됩니다.

6~12개월: 변화하는 리듬에 맞춰주기

생리적 리듬이 자리를 잡아가는 시기

6~12개월은 아기의 생리적 리듬이 점차 자리를 잡아가며, 배변과 수면, 수유 등의 패턴이 조금씩 예측 가능해지는 시기입니다. 하루 평균 1~2회의 대변과 5~7회 이상의 소변을 보게 되며, 배변 시간이나 횟수에 일정한 경향이 생기기도 합니다. 하지만 여전히 개인차가 크기 때문에, 횟수보다는 아기의 전반적인 기분과 활력, 성장 곡선을 함께 살펴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유식에 따라 달라지는 배변의 질감과 빈도

대변은 이유식의 도입에 따라 점차 질감이 단단해지고, 색과 냄새도 뚜렷해지며 성인의 변에 가까워집니다. 그로 인해 기저귀 발진이나 피부 자극이 증가할 수 있으므로, 이전보다 더 세심한 기저귀 교환과 위생 관리가 필요합니다. 하루 기저귀 사용량은 평균 6~8장 정도이며, 대변 후 즉시 교환하는 것이 기본 원칙입니다.

신체 신호에 반응하며 언어로 연결하기

이 시기의 아기들은 배변 전에 찡그리거나 몸을 뒤틀거나 소리를 내는 등, 다양한 신체 표현을 통해 불편함을 알리려는 시도를 시작합니다. 양육자는 이러한 신호를 민감하게 받아들이고, “쉬 마려웠어?”, “응가 나왔구나~” 같은 언어 표현을 통해 아기의 감각과 말 사이의 연결을 도와줄 수 있습니다. 이러한 반복적인 언어 자극은 아기가 자신의 몸을 인식하고 조절하는 기초를 다지는 데 도움이 됩니다.

기저귀 갈기 시간은 발달의 기회

기저귀를 갈아주는 시간은 단지 위생을 위한 절차를 넘어, 아기와 상호작용할 수 있는 중요한 발달 기회이기도 합니다. 0~6개월에 했던 까꿍놀이와 신체부위 짚어보기, 맛사지를 계속해서 해주세요. 기저귀를 가는 동안 양육자와 얼굴을 마주보고 상호작용을 하면서 다양한 표정 짓기 놀이를 해보세요. 기저귀를 갈기 전후에 “기저귀 갈자~”, “깨끗해졌네~” 같은 짧고 반복적인 말을 해주는 것은 아기에게 예측 가능성과 안정감을 줄 수 있으며, 초기 의사소통의 기반을 형성합니다. 또한 배변 후 냄새나 느낌에 대해 아기와 이야기하는 것은 몸의 상태와 감각을 인식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기저귀를 갈고 나서 아기가 스스로 몸을 뒤집고 스스로 일어나 앉을 수 있도록 기다려 주세요. 아직 뒤집기를 못한다면 장난감을 손을 뻗어 잡을 수 있는 곳에 두고 뒤집기를 유도해 보세요.

주의해야 할 신호와 배려

이 시기의 아기 중 일부는 배변 후 불쾌한 느낌을 잘 표현하지 않거나, 냄새나 축축함에 반응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이런 경우 감각 민감도가 낮을 수 있으므로, 양육자가 의도적으로 더 주의를 기울여 아기의 기저귀 상태를 확인해줄 필요가 있습니다. 또한 몸의 움직임이 아직 느리고 협응력이 부족한 아기들은 기저귀를 갈 때 자세를 바꾸기 어려워 불편함을 느낄 수 있습니다. 이럴 때는 충분히 안정된 자세에서 여유 있게 갈아주는 것이 중요하며, 가능한 한 아기가 놀라거나 불쾌감을 느끼지 않도록 부드럽고 예측 가능한 방식으로 접근하는 것이 좋습니다.

12~18개월: 의사 표현과 배변 연결하기

배변 감각을 인식하고 표현하기 시작하는 시기

12~18개월은 아기가 점차 자신의 상태를 인식하고, 그것을 표현하려는 시도가 본격적으로 나타나는 시기입니다. 이 시기의 아이들은 "응가", "쉬" 같은 단어나 몸짓, 특정한 표정이나 행동 등을 통해 배변 욕구를 표현하기 시작합니다. 비록 명확한 말로 표현하지는 못하더라도, 양육자는 아기의 신호를 민감하게 읽고 즉각적으로 반응해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자율성과 의사소통의 시작점

배변 전후의 느낌을 표현하거나, 기저귀 갈이를 예고하려는 시도는 자율성과 의사소통 발달의 중요한 출발점이 됩니다. 이 과정에서 양육자가 아이의 신호를 기다려주고, 말과 행동으로 함께 반응해주는 경험이 쌓이면서 아이는 자신의 감각과 표현 사이에 연결고리를 만들어갑니다.

기저귀 가는 시간에 스스로 하는 독립성 키우기

기저귀를 갈아주는 과정에서도 아이의 자율성을 존중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기저귀 갈자”는 말과 함께 “어떤 기저귀를 쓸까?”, “누가 스티커 떼줄래?” 같은 간단한 선택권을 제시하면, 아이는 점차 자신의 몸에 대한 결정에 참여하게 됩니다. 이는 자조 행동의 시작이자, 독립적인 자아의 성장 과정입니다.

놀이처럼 기저귀를 갈며 발달 자극 주기

기저귀 갈이 시간을 활용해 간단한 놀이를 해보는 것도 좋습니다. 손바닥과 발바닥에 재미있는 이름을 붙이며 노래하듯 말해주거나, 기저귀 벨크로 테잎을 아기 손으로 직접 떼어보게 하면, 감각 자극과 손 조절 능력을 기를 수 있습니다. 관련된 그림책을 짧게 함께 보고, 아기 손으로 크림을 살짝 발라보는 동작도 자신의 신체를 조절하고 협응력을 키우며 자기 몸을 돌보는 감각을 익히는 좋은 연습이 됩니다.

민감한 신호를 놓치지 않도록

주의할 점도 있습니다. 언어 발달이 늦은 아기들은 배변 욕구를 말로 표현하지 못할 수 있으므로, 말보다는 몸짓이나 특정한 행동 패턴에 주의를 기울여야 합니다. 또한 감각 회피가 있는 아기들은 배변 후의 냄새나 질감에 강한 거부감을 보일 수 있으므로, 빠르고 부드럽게 청결을 유지하고, 긍정적인 피드백을 주는 방식으로 경험을 정리해주는 것이 필요합니다.

반복되는 일상을 발달 기회로 바꾸기

12~18개월의 기저귀 갈기와 배변 시간은 단순한 돌봄을 넘어, 아이의 감각, 언어, 자율성, 사회성 발달이 동시에 일어나는 중요한 순간입니다. 반복되는 일상의 한 장면을 양육자와 함께하는 의미 있는 성장의 시간으로 만들어보세요.

18~24개월: 배변 독립을 향한 첫걸음

신호를 표현하고 스스로 해보려는 시기

18~24개월은 아기가 배변 욕구를 인식하고 표현하는 능력이 점차 발달하는 시기입니다. “응가”, “쉬” 같은 말을 하거나, 기저귀를 벗으려 하거나, 변기 근처를 기웃거리는 행동이 나타나기도 합니다. 아직 완전한 배변 훈련을 시작하지 않더라도, 이러한 초기 표현을 격려하고 존중해주는 태도가 중요합니다.

배변에 대한 자연스러운 인식 돕기

이 시기에는 변기에 앉는 놀이, 배변 관련 그림책 보기 등을 통해 아이 스스로 배변이라는 개념을 부담 없이 받아들이도록 도와줄 수 있습니다. 기저귀를 정리하거나, 버릴 기저귀를 쓰레기통에 넣는 활동을 함께 하는 것도 좋습니다. “쉬~”, “응가~” 같은 의성어를 사용하며 배변과 언어, 감각을 연결하는 놀이도 유익합니다.

자율성과 자기 조절 능력 키우기

아이에게 작은 역할을 부여해 보세요. “이번엔 ○○가 직접 기저귀 줄래?”, “누가 물 내릴까?” 같은 말은 아이의 자율성을 북돋고 자기 몸에 대한 주인의식을 키워줍니다. 기저귀를 갈고 다시 옷을 입을 때 “이제 바지! 발 쏙~”처럼 단계별로 말해주는 것도 언어 자극과 협동 행동의 기회를 줍니다.

무리한 훈련보다 준비를 기다리는 태도

배변 훈련을 시도하는 가정도 있지만, 모든 아이가 이 시기에 준비되는 것은 아닙니다. 특히 발달이 늦은 아기에게는 너무 이른 훈련이 오히려 실패감과 거부감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아이의 발달 속도에 맞춰 조급하지 않게 접근해야 하며, 훈련 자체보다 배변에 대한 긍정적인 경험을 쌓는 것이 우선입니다.

개별 발달 특성에 따른 환경 조정

근긴장 저하나 운동 지연이 있는 아기의 경우, 변기에 앉는 것 자체가 힘들 수 있기 때문에 보조 의자, 발 받침대, 손잡이 등 환경적 조정이 필요합니다. 아이의 신체 조건에 맞게 안전하고 안정적인 자세를 마련해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기저귀 가는 시간을 스스로 ‘연습’하는 시으로

기저귀를 단순히 갈아주는 시간을 넘어, 아이에게 역할을 주고, 감각을 자극하고, 표현을 도와주는 기회로 활용해보세요. 작은 행동 하나하나가 아이의 독립성과 자존감을 키우는 성장의 기초가 됩니다.

24~36개월: 이제는 변기를 사용해 보자!

기저귀를 떼야 할까? 부모의 고민이 시작되는 시기

24~36개월은 많은 부모가 “이제 기저귀를 떼야 하지 않을까?” 고민하게 되는 시기입니다. 하지만 모든 아이가 24개월이 되었다고 해서 당장 배변 훈련을 시작할 준비가 된 것은 아닙니다. 배변 훈련은 ‘발달 시계’가 아니라, 아이가 보내는 ‘준비 신호’를 기준으로 시작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부모의 기대보다 더 중요한 것은 아이의 신체적·정서적 준비입니다.

훈련 시작 여부를 판단하는 ‘준비 신호’

다음과 같은 신호가 2~3가지 이상 보인다면, 훈련을 가볍게 시도해볼 수 있습니다
몇 시간 동안 기저귀가 마른 상태로 유지됨
배변 전후에 표정, 말, 행동으로 신호를 보냄
변기에 관심을 보이거나, 앉는 것을 거부하지 않음
스스로 해보려는 의지를 보임
신호가 거의 없다면 조금 더 기다려 주세요
억지로 시작하면 실패감과 저항감을 남길 수 있습니다

배변 훈련, 어떻게 시작하면 좋을까?

✅아이 전용 변기나 보조 변기를 마련해 안정된 자세를 만들어 주세요.
✅아침마다 1분씩 변기에 앉는 ‘일상화’부터 시작해 보세요
✅“기저귀 벗고 변기에 앉았구나~” 같은 말로 시도 자체를 칭찬해 주세요.
기상 직후, 식사 후 등 일정한 시간대에 훈련하면 루틴이 형성됩니다.
실수는 당연한 일입니다. 실망하거나 눈치 주지 말고, 다시 해볼 기회를 주세요.

발달지연 또는 장애가 있는 아동이라면

모든 아이가 같은 방식으로 배변 훈련을 받아들이는 것은 아닙니다. 특히 언어 표현, 감각 처리, 신체 조절에 어려움이 있는 아동의 경우 다음을 고려해 주세요:
언어 표현이 어려운 아동이라면 그림카드, 타이머, 제스처 등 시각적 도구를 사용해 변기 사용을 알려주세요. 감각에 민감한 아동이라면 변기 소리, 냄새, 촉감에 예민할 수 있으므로 아동이 좋아하는 그림책, 장난감 등으로 편안한 환경을 만들어 주세요.
근육 조절이 어려운 아동이라면 오래 앉기 어려우므로 짧은 시간부터 시작하고, 손잡이를 잡고 안정감 있게 앉아있게 해보세요.

배변 훈련을 발달의 기회로 전환하는 놀이

배변 활동은 자율성과 자기 인식, 사회적 역할 감각을 기르는 기회가 됩니다. 다음과 같은 활동을 함께 해보세요
기저귀 대신 팬티 입히기 인형 놀이
변기 앞에 그림 스티커 붙이기
“응가 다녀왔어요~” 손 씻기 놀이
“쉬하고 나니까 기분이 어때?” 감정 표현 연습
기저귀 접어 정리함에 넣기 → 자조 행동과 질서 의식 발달

기다림과 지지가 성장의 밑바탕

기저귀를 떼는 과정은 단지 화장실을 가리는 기술이 아니라 아이의 신체 조절, 자율성, 감정 표현이 함께 자라는 경험입니다. 성공보다 중요한 것은 아이가 자신의 리듬과 감각을 이해하고 조절해가는 과정을 믿고 기다려주는 양육자의 태도입니다.
기저귀 갈기와 배변 시간은 단순한 위생 활동을 넘어, 아기의 신체 인식과 감각 조절, 양육자와의 상호작용, 자율성 발달을 함께 이끌어내는 소중한 일상의 기회입니다. 특히 발달이 느리거나 준비 속도가 다른 아이들에게는 이 시간이 더욱 중요한 의미를 갖습니다.
기저귀를 벗고, 변기에 앉아보며, 실패와 성공을 오가고, 손을 씻고, 기분을 말해보는 모든 과정은 아이가 자신의 몸과 감정을 이해하고 조절해가는 ‘작은 훈련’이며, ‘큰 성장’으로 이어지는 시작점입니다.
발달의 빠르기보다 더 중요한 것은 아이의 신호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그것을 긍정적인 경험으로 연결해주는 양육자의 태도입니다. 억지로 가르치려 하기보다는 아이의 리듬을 존중하며, 준비된 순간을 따뜻하게 맞이해 주세요.
기저귀를 갈며 눈을 맞추는 순간, 변기에 앉아보는 작은 시도, 스스로 기저귀를 정리해보는 경험 하나하나가 아이에게는 자기 몸을 이해하고, 표현하고, 조절하는 법을 배우는 기회가 됩니다.
우리 아이가 자신을 알아가고, 점점 더 스스로의 삶에 참여할 수 있도록, 매일의 ‘작은 기회’를 놓치지 마세요. 그 일상이 바로 아이의 발달을 키우는 가장 큰 기반이 됩니다.

기저귀 갈기 및 배변: 청결 이상의 의미 더 읽기"

먹기: 우리 아이의 발달을 위한 시간

글 : 이소영(한국영아발달조기개입협회)

먹는 시간은 단순한 생존을 위한 활동을 넘어서, 영아에게는 양육자와의 상호작용, 애착 형성, 그리고 새로운 기술을 익히는 중요한 시간입니다. 특히 발달이 늦거나 장애가 있는 영아에게는 ‘먹는 순간’ 하나하나가 학습의 기회가 되기도 합니다.

이 칼럼에서는 0~36개월을 다섯 시기로 나누어, 각각의 시기에서 무엇을, 어떻게, 얼마나 먹이는 것이 좋은지, 그리고 그 시간이 아이의 발달에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 안내합니다.

아기에게 먹는 시간은 단순히 배를 채우는 시간이 아닙니다. 하루에 최소 세 번, 그보다 더 자주 반복되는 이 시간은 아기의 발달을 도울 수 있는 가장 자연스럽고 강력한 순간이 될 수 있습니다. 특히 발달이 느린 아기들에게는 ‘먹는 순간’ 하나하나가 학습의 기회가 됩니다.

그런데 많은 양육자들은 이 시간을 ‘그저 반복되는 일상’으로 여깁니다. 아이가 배불리 먹기만 하면 된다고 생각하기 쉽지요. 그래서일까요? 발달이 늦은 아기들 중에는 스스로 먹으려는 시도를 거의 하지 못하고, 양육자가 주는 음식을 그대로 받아먹기만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마치 먹는 시간의 주체가 아니라 관객처럼 말이에요.

예전에 만났던 12개월 된 다운증후군 아기의 어머니가 떠오릅니다. 아이가 젖병을 혼자 잡지 못해 매번 손으로 잡아줘야 한다고 하소연하셨죠. 혹시 젖병을 잡아주지 않으면 어떻게 되는지 여쭤보니, “그렇게 해본 적이 없어요”라고 하셨어요. 그다음 주, 어머니의 얼굴에는 놀라움과 기쁨이 가득했습니다. “이제 아이가 스스로 젖병을 잡고 먹어요. 그냥 안 잡아줬더니 자기가 잡더라고요.”

또 어떤 18개월 아기는 전반적인 발달이 많이 느렸지만 먹는 걸 무척 좋아했습니다. 다양한 간식통 뚜껑을 붙잡고 열어보려는 모습은 놀라울 만큼 집중력이 있었죠. 결국 스스로 뚜껑을 열고 간식을 꺼내 먹는 데 성공했어요. 그 아이에게는 ‘간식 먹기’가 단순한 간식 시간이 아니라 손 쓰는 방법을 익히고, 문제를 해결하고, 성취감을 맛보는 훈련의 장이었던 셈입니다.

물론 모든 아기가 이런 모습을 보이는 것은 아닙니다. 먹는 것에 대한 흥미도, 환경도 모두 다르니까요. 하지만 분명한 건, 먹는 시간은 어떤 아기에게나 발달의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스스로 젖병을 잡아보는 것, 숟가락을 쥐어보는 것, 간식 통을 열어보는 것—이 모든 시도는 아기에게 새로운 기술을 익히고 성취감을 느낄 수 있는 순간입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건, 이런 순간들이 아기와 양육자 모두에게 즐겁고 의미 있는 시간이 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아이가 한 입 먹을 때마다 보여주는 표정, 자신이 해냈을 때의 반짝이는 눈빛은 양육자에게도 큰 기쁨과 보람이 됩니다.

아이가 지금 무엇을 할 수 있는지에만 초점을 맞추기보다, 먹는 시간을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아기의 가능성은 얼마든지 넓어질 수 있습니다. 다음 식사 시간에는 아이에게 조금 더 주도권을 줘보세요. 새로운 성장을 발견하게 될지도 모릅니다.

0~6개월: 수유를 통해 세상과 만나는 시기

출생 직후 신생아기에는 2~3시간마다 한 번씩 수유를 하게 되어 하루 8~12회에 이를 수 있습니다. 이후 시간이 지나면서 아기의 위 용량이 늘어나고, 수유 리듬이 자리 잡으며 간격이 점차 길어지게 됩니다. 생후 6개월 무렵에는 하루 5~6회 정도로 수유 횟수가 감소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이 시기에 많은 양육자들이 아기가 반드시 일정량을 먹어야 하며, 그보다 적게 먹으면 발달에 문제가 생기지 않을까 염려하곤 합니다. 하지만 사실 아기마다 먹는 양은 다르고, 배고픔과 포만의 표현도 다르기 때문에 아기가 먹기를 멈출 때까지 충분히 먹게 하고, 너무 적게 먹는다고 느껴진다면 수유 간격을 줄여보는 것이 더 효과적일 수 있습니다.

분유 수유는 계량이 가능하여 먹는 양을 쉽게 확인할 수 있지만, 모유 수유의 경우에는 ‘내가 충분히 먹이고 있는가’에 대한 걱정을 자주 하게 됩니다. 이때는 아래와 같은 기준을 참고하면 됩니다:
-아기가 젖을 잘 빨고, 먹은 뒤 편안히 잠들며 -하루에 5~6회 이상 충분히 젖은 기저귀를 갈아줄 만큼 소변을 보고 -체중이 꾸준히 증가한다면 잘 먹고 있는 것입니다.

*참고: 미국소아과학회(AAP), WHO, UNICEF 등에서는 생후 6주까지는 하루 6회 이상 젖은 기저귀, 그 이후는 5회 이상을 정상 범위로 안내하고 있습니다.

발달 포인트

✅아기는 수유 전에 양육자의 행동(젖병 들기, 가슴 노출 등)을 관찰하며 ‘이제 먹는 시간’이라는 예측 능력을 키웁니다.
✅수유 중에 양육자의 눈을 바라보며 정서적 교류를 하고, 신체적 접촉을 통한 애착을 형성합니다.
✅젖병을 향해 손을 뻗고 양 손으로 젖병을 잡아봄으로써 감각적 탐색을 하고 손을 사용합니다.
✅먹는 행위는 단순히 영양 섭취를 넘어서, 자기조절의 기초를 형성하는 첫걸음입니다.

주의사항

✅억지로 먹이기보다 아기가 보내는 배부르다는 신호(고개 돌리기, 입 닫기 등)를 존중해야 합니다
수유 중 아기가 자주 보채거나 삼킴에 어려움을 보인다면 자세나 환경 조절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트림이나 역류가 심한 경우, 수유 후 상체를 세우고 안아주는 자세 유지가 도움이 됩니다.

6~12개월: 이유식 시작, 세상을 입으로 탐색하는 시기

생후 6개월 무렵부터 아기는 모유 또는 분유 외의 음식을 경험할 준비가 되며, 이를 ‘이유식 시작기’라고 부릅니다. 초기에는 하루 한 끼 정도로 시작하여 서서히 두 끼, 세 끼로 늘려가게 됩니다.

음식의 형태는 부드러운 미음이나 퓨레부터 시작하고, 점차 덩어리가 있는 고형식으로 넘어갑니다. 이 과정에서 아기는 혀로 밀어내던 반사가 사라지고, 삼키기, 턱 움직이기, 손으로 집어먹기 같은 섭식 기술을 새롭게 익혀 갑니다.

이 시기의 식사 시간은 영양 섭취뿐 아니라 감각 자극, 운동 연습, 애착 형성 등 다양한 의미를 가집니다. 아기가 먹으면서 음식의 색, 냄새, 질감 등을 탐색하고, 숟가락을 잡거나 손가락으로 만지는 경험이 모두 발달로 이어지게 됩니다.

발달 포인트

✅음식을 먹기 전 양육자의 동작을 보고 입을 벌리거나 손을 뻗는 등 기대 행동이 나타납니다. 아기가 이런 행동을 보이는지를 살펴보고 이런 행동을 보일 때까지 잠시 기다려 보세요.
감각 탐색과 자기 조절의 시작으로, 손으로 만지고 얼굴에 묻히며 먹는 과정 자체가 학습입니다. 어지르며 먹는 것은 매우 자연스러운 행동이니 제한하지 마시고 자유로운 탐색을 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해 주세요.
숟가락을 잡고 입으로 가져가려는 시도, 컵에 입 대보기 등의 초기 자율성도 중요한 신호입니다. 매번 떠먹여주기보다 아기도 숟가락을 잡고 먹기를 시도해볼 기회를 주세요.

주의사항

✅먹는 양보다는 경험과 노출이 중요합니다.
새로운 음식은 한꺼번에 주지 말고, 알레르기 반응 여부를 살피며 도입하세요. 하루에 하나의 새로운 식품을 주되, 최소 2~3일 간격을 두어 아기의 반응을 관찰해 보세요. 6~8개월에는 3일 정도의 간격으로 새로운 음식을 주고, 9~11개월 정도에는 이미 경험한 식품이 많아지면서 간격을 좁힐 수 있어요.
억지로 먹이거나 입에 밀어 넣는 것은 먹기에 대한 부정적 경험을 남길 수 있으니 피해야 합니다.
이 시기에는 여전히 수유가 주된 영양 공급원이며, 이유식은 보조적임을 기억하세요.

12~18개월: '내가 할래!' 자율성 폭발 시기

돌이 지나면 아기는 본격적으로 하루 세 끼 식사와 1~2회의 간식으로 하루 식사 리듬이 자리를 잡기 시작합니다. 양육자와 같은 음식을 먹기 시작하면서 식탁에 함께 앉고, 식사 분위기를 경험하는 것이 가능해집니다.

아기는 이 시기부터 스스로 먹고자 하는 의지가 강해집니다. 숟가락을 들고 입에 가져가려 하며, 손으로 음식을 집어먹기도 합니다. 흘리거나 바닥에 떨어뜨리는 일도 많지만, 그것은 모두 자율성과 조작 능력의 발달 과정입니다.

또한 “더”, “싫어” 같은 간단한 말을 통해 요구와 거절을 말로 표현하며, 간식을 담은 상자를 열거나 원하는 음식을 손가락으로 가리키는 등의 자기표현 행동도 나타납니다.

발달 포인트

숟가락, 포크를 스스로 사용하려는 시도가 나타나며, 눈과 손의 협응력이 발달합니다.
식사를 통해 선호 표현, 감정 조절, 사회적 규칙(기다리기, 함께 앉기) 등을 자연스럽게 배웁니다.
“내가 할래!”라는 태도는 독립적인 자아가 자라는 긍정적인 신호입니다.

주의사항

깔끔함보다 시도 자체를 격려하세요. 아직은 눈손 협응력이 부족하기 때문에 흘리면서 먹을 수도 있어요. 흘린다고 해서 떠먹여준다면 스스로 식사도구를 사용할 수 있는 기회와 독립적 자아의 성장을 방해할 수 있어요.
편식이 나타나기 시작할 수 있으나, 반복 노출과 다양한 조리 방식으로 흥미를 유도하세요.
간식은 건강한 식사 리듬을 방해하지 않는 선에서 제공해야 합니다.

18~24개월: 식사습관이 자리잡히는 시기

이 시기의 아기는 대부분 하루 세 번의 식사와 1~2회의 간식을 먹으며, 성인과 비슷한 식사 패턴에 적응합니다.

스스로 음식을 골라 집어 먹고, 숟가락과 포크를 능숙하게 사용하려는 시도가 더욱 활발해집니다. 컵을 사용하여 물이나 음료를 마시는 기술도 점점 안정화되며, 좌석에 앉아 있는 시간도 늘어나게 됩니다.

음식 이름을 말하거나, 좋아하는 것을 먼저 선택하려고 하며, 좋고 싫음을 분명히 표현하게 됩니다. 동시에, 자율성이 강해지는 만큼 식사 거부나 편식, 주의 산만 등의 어려움이 늘어날 수 있는 시기이기도 합니다.

발달 포인트

✅식사도구를 보다 능숙하게 사용하게 되면서 식사 시간에 거의 도움을 주지 않아도 스스로 먹을 수 있게 됩니다.
음식의 맛, 질감, 온도에 대한 개인 취향이 나타납니다.
간단한 식사 규칙(식탁에 앉기, 기다리기 등)을 자연스럽게 익히는 시기입니다.

주의사항

✅강요보다 선택권 부여가 효과적입니다. “당근 먹을래? 오이나 먹을래?”
식사 시간 중 TV, 스마트폰 사용은 주의 집중에 방해가 될 뿐만 아니라, 식사 시간을 통해 가질 수 있는 다양한 발달의 기회를 제한하게 됩니다.
먹는 속도, 양, 집중 시간은 개인차가 크므로 아이의 리듬을 존중하세요.

24~36개월: 독립성과 사회성이 함께 자라는 식사 시간

이 시기의 아이는 혼자서 먹는 능력이 상당히 발달하며, 식사를 둘러싼 사회적 상황에도 더욱 민감해집니다. 가족과 함께 식탁에 앉고, 식사 전 손 씻기, 음식 나누기, 인사하기 등의 식사 규칙을 자연스럽게 배워갑니다.

음식 선택과 준비에 관심을 가지기도 하며, 요리에 참여하거나 장보기 놀이 등을 통해 자기 결정권을 경험하려고 합니다. 하지만 동시에 편식, 기호 식품 고집, 간식 선호 등으로 인해 갈등이 생기기도 합니다.

발달 포인트

✅혼자 먹는 기술이 완성 단계에 접어들며, 숟가락과 포크 사용이 능숙해지고 컵도 안정적으로 사용할 수 있습니다.
좋고 싫은 음식에 대한 취향 표현이 또렷해지고, 식사 선택 과정에 참여하려는 욕구가 강해집니다.
식탁에 앉고, 먹기 전 손을 씻는 등의 식사 전후 규칙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수 있습니다.
식사 준비(수저 놓기, 음식 나르기)나 정리(휴지 버리기, 식탁 닦기)에 참여하면서 가족의 구성원으로서 자신의 역할을 인식하고, 자아 개념이 더 넓어지는 시기입니다.
이러한 활동은 자율성, 책임감, 소속감을 기르는 중요한 발달 경험이 됩니다.

주의사항

✅부모의 식사 태도는 곧 아이의 거울입니다. 함께 식사하며 긍정적인 본보기를 보여주세요.
지나친 간식 섭취는 식사량을 줄이므로, 규칙적인 시간과 양 조절이 필요합니다.
편식은 자연스러운 발달 과정이지만, 강요는 역효과를 낳을 수 있습니다.

편식이 있다면

✅충분한 영양을 섭취하고 있는지 먼저 살펴보세요
→ 편식이 있어도 성장 곡선이 잘 유지되고, 에너지가 넘치고, 배변 활동이 원활하다면 큰 문제는 아닐 수 있어요.
같은 영양소를 가진 대체 식품을 활용해보세요
→ 예: 당근을 싫어한다면 고구마, 단호박, 감 등을 통해 비타민 A를 보충할 수 있어요.
→ 브로콜리를 싫어해도 시금치, 청경채 같은 유사 채소를 시도해 볼 수 있어요.
조리 방법을 다양하게 바꿔보세요
→ 익힌 채소 대신 생채소, 찜 대신 구이나 볶음, 국에 넣기 등 → 모양을 바꾸거나 음식 안에 섞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에요. (예: 채소전, 김밥, 주먹밥)
아이의 참여를 유도하세요
→ 장보기, 재료 고르기, 간단한 요리 참여(채소 넣기, 비비기 등)는 음식에 대한 흥미를 높여줘요.
반복 노출을 시도하세요
→ 처음엔 거부하더라도, 자주 보여주는 것만으로도 익숙해지고 점차 관심을 가질 수 있어요. 억지로 먹이기보다는 옆에 놓아두는 것만으로도 충분할 수 있습니다.

먹기: 우리 아이의 발달을 위한 시간 더 읽기"

무엇을 가르칠지보다, 왜 가르치는지를 먼저 생각해요

글 : 이소영(한국영아발달조기개입협회)

발달이 늦는 아이들을 키우는 양육자들은 아이의 발달을 도와주기 위해 치료나 교육 프로그램에 참여하곤 합니다. 못 걷는 아이가 걷게 되길 바라고, 말을 하지 않는 아이가 말을 하게 되길 바라며, 또래보다 언어 표현이 느린 아이가 좀 더 말을 잘 하게 되길 바라죠. 인지 발달이 늦다고 느껴지면 인지를 '끌어올릴' 수 있는 프로그램을 찾기도 합니다.

그런데 이 모든 행동들—걷는 것, 말하는 것, 학습하는 것—은 왜 해야 하는 걸까요? 우리가 정말 그 목적을 충분히 고민해보았는지 되묻게 됩니다.

‘기술’이 아니라 ‘삶’이 목적이어야 합니다

많은 경우 치료나 교육의 목표가 “걷게 하기”, “말하게 하기” 등 특정 행동의 ‘성취’에만 초점이 맞춰져 있습니다. 하지만 아이가 걷게 되면 그 다음은 무엇일까요? 아이가 말을 하게 되면 그 말로 무엇을 해야 할까요?

사실 걷는 것도, 말하는 것도, 인지 능력을 키우는 것도 모두 ‘일상을 살아가기 위해’, ‘사람들과 관계 맺기 위해’, ‘자신의 욕구를 표현하고 사회 안에서 소통하기 위해’ 필요한 것들입니다. 단순한 기술 자체가 목표가 되어선 안 됩니다.

말을 배우는 이유는 ‘소통’하기 위해서

예를 들어, 어떤 아이가 말을 하지 못한다고 했을 때, 그 아이가 보호자에게 “우유”라는 말을 하는 것이 목표가 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보다 더 근본적인 목표는 **‘내가 원하는 것이 있을 때, 그것을 표현할 수 있는 힘을 갖게 하는 것’**이어야 합니다. 그 방법은 꼭 말이 아니어도 좋습니다. 손짓일 수도 있고, 사진을 가리키는 것일 수도 있죠.

걷는다는 것은, 목적을 향해 나아갈 수 있다는 뜻

또 다른 예를 들어볼까요? 아이가 아직 걷지 못한다고 가정해보죠. 그래서 열심히 물리치료를 받고, 근육을 자극하고, 자세를 교정하면서 걷는 연습을 합니다. 하지만 아이가 걷는 이유는 단지 ‘걷는 행동’을 해내기 위해서가 아니라, 내가 가고 싶은 곳에 가기 위해서, 갖고 싶은 장난감을 가지기 위해서, 엄마에게 달려가기 위해서인 것이죠.

만약 걷는 것이 너무 어렵다면, 그 목적을 이룰 수 있는 다른 방법은 없는지 고민해보는 게 더 먼저입니다. 기거나, 휠체어를 타거나, 도움을 요청하는 것 역시 모두 중요한 이동 방식입니다.

반복 훈련보다 중요한 것

많은 치료나 교육에서 이런 ‘의미 있는 목적’은 뒷전이 되고, 맥락에 관계 없는 특정 행동 자체만을 반복하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아이 입장에서 보면 이건 굉장히 지루하고, 때로는 억지스러운 경험이 될 수 있습니다. 창의적인 놀이의 기회도, 스스로 발견하고 시도해보는 기회도 줄어들죠.

‘왜’라는 질문을 해봐요

치료든 교육이든, 그 출발점은 반드시 “왜 이 행동을 하게 하고 싶은가?”에서부터 시작해야 합니다.

이 질문에 대한 대답을 할 수 없다면 우리는 아이의 삶에서 의미 있는 행동만을 반복하게 만들고 있는 것일 수도 있습니다. 아이를 도우려 시작했지만 오히려 아이를 힘들게 하는 것이 될 수도 있습니다. 아이의 삶을 더 풍부하게 만들 수 있는 기회를 놓치게 되는 거죠.

때로는 아이가 해내는 것보다, 아이가 하고 싶어 하는 것을 발견하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그리고 그 목적을 이룰 수 있도록 돕는 것이 바로 양육자와 조기개입 전문가의 역할이 아닐까요?

아이가 ‘무엇을 할 수 있느냐’보다 더 중요한 건,
아이가 ‘무엇을 하고 싶어 하느냐’입니다.
그 마음을 발견하고, 함께 그 길을 찾아가는 것.
그것이야말로 우리가 아이를 위해 내딛는 진짜 첫걸음입니다.

무엇을 가르칠지보다, 왜 가르치는지를 먼저 생각해요 더 읽기"

치료보다 더 중요한 것, ‘일상 속 목표’입니다

글 : 이소영(한국영아발달조기개입협회)

우리 아이를 위해 적절한 '일상의 목표'를 갖는 것은 매우 중요하며 치료나 훈련에 앞서는 출발점일 수 있습니다. 반복적인 기회를 통해 아이가 실제로 그 목표에 가까워질 수 있도록 돕는 도구가 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막상 일상의 목표를 세우는 일은 생각보다 쉽지 않습니다. 그렇다면, 일상의 목표는 어떻게 세워야 할까요?

막연한 바람을 구체적인 계획으로

먼저, 6개월 후 우리 아이가 어떤 모습으로 자라 있기를 바라는지를 구체적으로 생각해보는 것이 출발점입니다. 많은 양육자들이 다음과 같은 기대를 갖곤 합니다. 우리 아이가 말을 했으면 좋겠다. 부모와 상호작용 했으면 좋겠다. 하고 싶은 것을 자유롭게 했으면 좋겠다. 행복했으면 좋겠다.
하지만 기대만으로는 아이의 변화가 이루어지지는 않습니다. 중요한 것은 아이의 일상 속에서 구체적이고 반복 가능한 목표를 세우고, 그 기회를 만들어주는 것입니다.
구체적인 목표는 우리 가족 모두가 그 방향을 알고 함께 노력할 수 있습니다. 만약 목표가 추상적이라면, 좀 더 구체적으로 바꿔보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우리 아이가 행복했으면 좋겠다”는 목표는 너무 막연하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아이가 언제 행복해하는지를 관찰해보세요. 산책하면서 주변을 둘러보고 미소 짓는 모습, 친척들과 함께 있을 때 즐거워하는 모습 등에서 아이의 행복을 구체적으로 발견할 수 있습니다.
이 경우, 아이의 목표가 아니라 가족이 실천할 수 있는 목표로 삼을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매일 짧은 산책 시간을 갖는다', '한 달에 한 번 친척 집을 방문한다'와 같이요.

현실적인 목표가 아이의 자신감을 키워요

부모는 종종 아이가 빨리 따라잡기를 바라며 “걸었으면 좋겠다”와 같은 목표를 세웁니다. 이러한 바람은 충분히 이해할 수 있고, 구체적인 표현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목표는 아이의 현재 발달 수준을 바탕으로 세워야 실제로 도달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6개월 후 우리 아이가 혼자 걷기를 바란다”는 말은 얼핏 구체적인 목표처럼 보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지금 아이가 12개월이고 겨우 앉을 수 있는 정도라면, 이는 아이에게 무리한 목표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현재 벽을 잡고 걷는 18개월 아기라면 6개월 안에 혼자 걷기를 기대해볼 수 있는 충분한 가능성이 있습니다.

아이의 지금을 정확히 바라보고, 지금 할 수 있는 것에서 조금만 더 도전할 수 있는 수준으로 목표를 조정해보세요. 그래야 아이도, 양육자도 지치지 않고 즐겁게 도전할 수 있습니다.

구체적인 목표라도 일상 속 의미와 함께

예를 들어, 18개월 아기에게 혼자 걷기를 목표로 두고 단순히 반복 연습만 한다면 아이는 지루해할 수 있습니다. 걸을 이유를 이해하지 못한 채 억지로 연습만 시키는 것이죠.

아이들은 왜 걷기 시작할까요? 엄마에게 가기 위해, 원하는 물건을 가지기 위해, 재미있는 장소를 탐색하기 위해.

이처럼 아이의 동기와 목적이 있을 때, 걷기는 더 자연스럽고 즐거운 활동이 됩니다. 그래서 목표를 이렇게 바꿔볼 수 있습니다:
엄마가 부르면 걸어서 다가간다, 놀이터에서 좋아하는 놀이기구로 걸어간다, 아빠가 부르면 소리를 따라 걷는다.

이렇게 구체적인 상황을 포함하면, 걷기는 단순한 연습이 아니라 의미 있는 경험이 됩니다.

일상의 목표를 위한 자연스러운 기회 만들기

‘일상의 목표’란, 아이가 일상생활 속에서 실천할 수 있는 작고 구체적인 행동 목표입니다.
치료는 일주일에 몇 시간뿐이지만, 일상은 매일 반복됩니다. 치료실에서의 1시간보다, 가정에서의 하루 24시간이 더 많은 기회를 줄 수 있기 때문에, 일상의 목표는 아이의 성장을 이끄는 핵심 열쇠가 됩니다.
그러니 목표도 일상 속에서 실현 가능한 것이어야 합니다.아기에게 목표를 성취할 기회를 주려면, 일과 속에서 자연스럽게 활동을 연결해주는 것이 좋습니다. 어른은 목표 달성을 위해 지루함을 참을 수 있지만, 아기에게는 재미와 목적이 함께 있어야 합니다.

예를 들어,
-벽에 휴지심을 붙이고 작은 공을 넣게 하여 걷기 유도
-공이 굴러가면 기어가거나 걸어서 가져오기
-소파에 기대 서 있다가 옆 장난감을 가지기 위해 옆으로 걷기
-엄마와 아빠가 서로 떨어져 서 있고 아이가 양쪽으로 걸어가기
-소파에 서 있다가 앞에 서 있는 어른을 향해 걸어가기
-큰 상자나 의자를 밀며 걷기

이처럼 일상 속 놀이와 연결된 목표 활동은 아이의 흥미를 끌고, 반복적인 연습도 즐겁게 만듭니다.

온 가족이 함께 하는 일상 속 실천

마지막으로, 세운 목표를 가족 모두가 공유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예를 들어 냉장고에 아이의 목표를 적어 붙여두면, 엄마가 없을 때 다른 가족이 아이에게 필요한 기회를 줄 수 있습니다.
“오늘도 우리 아이가 목표에 한 걸음 가까워졌구나.”
이렇게 온 가족이 함께 아이의 성장을 도울 수 있을 때, 그 목표는 아이에게도 가족에게도 더욱 의미 있는 시간이 됩니다.

작고 구체적인 목표는 아이의 가능성을 현실로 바꾸는 힘이 됩니다. 매일 반복되는 일상 속에서 기회를 만들고, 가족 모두가 함께 그 길을 걸어간다면 그 어떤 치료보다 큰 변화를 만들어낼 수 있습니다. 우리 아이의 성장을 믿고, 오늘도 작은 목표 하나를 실천해보세요.

치료보다 더 중요한 것, ‘일상 속 목표’입니다 더 읽기"

두뇌발달의 골든 타임, 언제까지일까요?

글 : 이소영(한국영아발달조기개입협회)

“선생님, 우리 아이는 지금 5살인데요. 두뇌 발달의 골든타임이 3세라고 하던데… 그럼 우리 아이는 이미 늦은 건가요? 이제 더는 발달하지 않는 건가요?”

한 어머니의 이 질문은 영유아의 발달에 대해서 다시 생각해볼 계기가 되었습니다.
물론 태어난 지 얼마 되지 않아 세상을 알아가는 갓난아기와 이미 자신만의 생활 패턴이 생긴 다섯 살 유아는 발달의 모습이 다릅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세 돌이 지나면 두뇌 발달이 멈춘다고 말할 수는 없습니다.

아이의 뇌는 계속해서 환경과 경험에 따라 계속해서 변화하고 성장할 수 있습니다.
그 이야기를, 지금 이 글을 통해 함께 나누고 싶습니다.

두뇌 발달의 골든타임은 0~3세?

“0~3세는 두뇌 발달의 골든타임입니다.” 많은 전문가들이 이렇게 말합니다. 실제로 이 시기는 신경 연결이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감각과 운동, 언어와 사회성의 기초가 빠르게 다져지는 시기이기에 ‘결정적 시기(critical period)’라고 불리기도 하지요. 그래서 부모들은 이 시기를 놓치지 않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입니다.

하지만 혹시 아이가 3세가 넘어서 발달의 어려움을 발견하게 된 경우라면 어떨까요? 3세가 넘어 진단을 받았거나, 그 이전까지 아이의 발달에 충분히 신경 쓰지 못했던 상황이라면 부모는 자책하게 됩니다. ‘우리 아이는 이제 골든타임을 놓쳐버린 걸까?’라는 절망감이 밀려오기도 하지요.

하지만 여기서 꼭 전하고 싶은 말이 있습니다. 아이의 발달은 멈추지 않습니다. 0~3세가 분명 빠른 변화의 시기인 것은 맞지만, 그것이 기회의 끝을 의미하지는 않습니다. 3세 이후에도 뇌는 계속 변화하고 성장하며, 환경에 따라 놀랍도록 적응합니다.

경험에 따라 계속 뇌의 변화가 일어납니다

이러한 주장의 근거는 바로 신경가소성(Neuroplasticity)이라는 과학적 개념입니다. 이는 뇌가 경험과 환경에 반응해 스스로 구조를 바꾸고 기능을 조정하는 능력을 말합니다.

과거에는 결정적 시기 이후에는 변화가 어렵다고 여겨졌지만, 현대 뇌과학은 이러한 생각을 바꾸고 있습니다. 뇌 영상 연구(MRI) 결과, 청소년기까지 시냅스의 제거와 재구성이 계속 일어나며, 이러한 뇌의 변화는 새로운 경험, 훈련, 상호작용에 의해 촉진된다는 것이 확인되었습니다.
예를 들어, Tymofiyeva와 Gaschler(2021)는 아동과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71개의 연구를 분석하여, 특정 훈련이나 개입이 뇌의 구조와 기능을 변화시킨다는 사실을 입증했습니다.
또한 Hyde et al.(2009)의 연구에서는 6세 아동에게 15개월간 음악 훈련을 제공한 결과, 운동 및 청각 관련 뇌 영역에서 구조적 변화가 나타났습니다.

이처럼 3세 이후에도 아이의 뇌는 새로운 자극과 경험에 반응하며 유의미한 발달을 이끌 수 있습니다.

변화를 이끌어내는 것은 '풍부한 경험'

뇌는 단순한 자극보다도, 아이가 즐겁게 몰입하고, 감정을 담아 반복하며, 의미 있는 상호작용을 경험할 때 더욱 활발하게 변화합니다. Kolb와 Gibb(2011)의 연구에서도, 반복된 감각-운동 경험이나 부모와의 감정적 교류, 일상에서의 도전적 활동들이 시냅스 연결을 새롭게 만들고 뇌 영역 간 연결성을 향상시킨다고 보고하고 있습니다. 이는 곧 아이가 지금 무엇을 즐기고, 어떤 활동에 참여하려는지를 잘 살피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두뇌 발달 자극’이라는 뜻이기도 합니다.
단순히 치료실에서 무언가를 ‘시키는 것’보다도, 아이가 주도적으로 움직이고, 반응하고, 반복하고, 몰입할 수 있는 환경이 뇌 발달에 더욱 효과적입니다.

하버드대 발달과학센터의 관점

하버드대학교 발달과학센터(Center on the Developing Child at Harvard University) 역시 이와 같은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습니다.
센터는 “뇌의 기본 구조는 유전적 설계도와 경험의 상호작용을 통해 형성되며, 이러한 과정은 생후 초기뿐만 아니라 그 이후에도 계속된다”고 설명합니다. 또한 “뇌는 특정 시기 이후에도 환경적 요인에 민감하게 반응하며, 적절한 개입과 경험이 신경 발달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정리하자면, 뇌는 초기 몇 년 동안 매우 빠르게 변화하지만, 그 이후에도 발달이 멈추는 것은 아닙니다. 뇌의 유연성은 3세 이후에도 유지되며, 환경의 영향에 따라 지속적으로 조절되고 성장할 수 있습니다.

지금도 늦지 않았습니다

우리는 때로 발달의 지연, 차이, 어려움에만 초점을 맞추곤 합니다. 하지만 정말 중요한 것은 아이의 현재입니다. 아이가 지금 무엇을 할 수 있는지, 무엇을 좋아하고 즐기는지를 바라봐 주세요. 이미 할 수 있는 것을 충분히 반복하며 자신감을 얻도록 도와주세요. 그리고 아주 조금만 도전적인 상황을 함께 나누며 아이의 세계를 넓혀 주세요. 치료나 교육이 단지 ‘두뇌에 자극을 주기 위한 수단’이 되기보다는, 아이가 즐겁게 참여하고 몰입할 수 있는 일상적 경험으로 녹아들 수 있도록 함께 고민해 주세요. 뇌는 그 안에서 자라고, 아이는 그 안에서 자랍니다.

결국 우리가 지켜야 할 것은 지금 이 순간 아이와 함께 호흡하며 만들어가는 '지속적인 성장의 환경'입니다. 기회는 아직 끝나지 않았습니다. 아니, 지금 이 순간에도 기회는 자라고 있습니다. 지금부터 우리 아이에게 좋은 환경을 제공하기 시작해도 충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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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마다 다른 발달 속도와 여정

글 : 이소영(한국영아발달조기개입협회)

아이들의 발달은 마치 각기 다른 꽃이 피는 시간과 모양이 다른 것처럼, 속도도 다르고 방향도 다양합니다. 하지만 우리는 흔히 ‘전형적인 발달’이라는 기준을 가지고 아이들을 바라보곤 합니다. 말이 빠른 아이를 보면 “우리 아이는 왜 아직 말을 못하지?” 하고 걱정하고, 친구 아이가 숫자를 세면 “이제 우리 아이도 숫자 공부를 시켜야 하나?”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하지요.

그러나 정말로 모든 아이가 같은 나이에, 같은 방식으로, 같은 단계를 거쳐야만 ‘정상’인 걸까요?

‘전형적’이라는 기준이 주는 무거운 마음

‘전형적’이라는 말은 자연스럽게 ‘비전형적’이라는 말과 연결됩니다. 아이가 남들과 조금 다르다는 이유로 걱정이 시작되고, 부모는 아이가 기준에 맞도록 따라가게 하려 애쓰게 됩니다. 하지만 이런 기준은 때로는 아이의 발달을 돕기보다 아이를 스트레스 속에 놓이게 하기도 합니다. 어린 아이들이 마땅히 누려야 할 즐거운 일상을 영위하고 특히 놀이를 할 시간에 억지로 학습을 시키거나, 아이의 속도를 무시한 채 조급해하는 어른의 마음은 결국 아이에게도 그대로 전달되기 마련이지요.

발달의 양상이 다르다는 것

어떤 아이는 말보다 몸으로 표현하는 게 익숙하고, 어떤 아이는 걷기보단 기어 다니는 게 더 편할 수 있어요. 또래보다 조금 늦는 것처럼 보여도, 그 속에는 그 아이만의 리듬과 방식이 있는 거예요. 그리고 아무리 노력해도 걷기 어렵고 말하기 어렵고 사람들이 많은 곳에서 불안함을 느끼는 아이도 있어요. 하지만 발달의 양상이 다름을 이해한다는 것은 ‘지금 늦지만 언젠가는 따라가겠지’ 하며 무작정 기다리는 것도 아니고, ‘어차피 따라가지 못하니까 그냥 두어야지’ 하며 방치하는 것도 아닙니다. 중요한 것은, 왜 발달이 필요한가, 무엇을 위해 발달을 돕고 싶은가를 생각해 보는 것입니다.

발달의 목적은 ‘함께 살아가기 위한 준비’

아이들이 발달하는 이유는 어른들이 바라는 모습에 가까워지기 위해서가 아니라, 가정과 어린이집, 지역사회에서 다른 사람들과 더불어 살아가기 위한 준비를 하기 위함입니다. 발달이 느릴 수도 있고, 다른 방향으로 자라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아이들이 생활 속에서 자신의 잠재력을 펼치고, 다양한 상황에 적응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야말로 진짜 의미 있는 개입이라고 할 수 있어요.

오늘의 일상과 즐거운 놀이를 통해 발달을 이끌어 보세요

영유아기에는 대부분의 발달이 ‘놀이’를 통해 이루어집니다. 그리고 이 ‘놀이’는 따로 시간을 내거나 특별한 공간에서만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아이의 일상 자체가 바로 놀이의 시간입니다. 아이에게는 식사 중 숟가락을 잡아보는 것도, 세탁기 돌아가는 소리를 관찰하는 것도, 바닥에 떨어진 물건을 주워보는 것도 모두 놀이예요. 놀이와 일상이 분리되어 있지 않고, 오히려 일상 속의 자연스러운 경험들이 가장 깊고 지속적인 발달을 이끌어냅니다. 아이와 눈을 맞추고, 같이 웃고, 아이가 관심 보이는 것에 함께 호기심을 가지는 시간들—그것이 곧 ‘발달을 돕는 시간’입니다. 거창한 교구나 특별한 교육보다도, 부모가 일상에서 아이와 함께 머물며 놀아주는 순간들이 아이의 발달에 더 깊은 의미를 만들어줍니다.

우리 아이가 남들과 다르다고 해서, 걱정으로 가득한 하루를 보내기보다는 다름을 인정하고, 아이의 속도에 맞춰 천천히 함께 걸어가보세요. 발달은 비교와 경쟁을 통해 이루어지지 않습니다. 아이와 함께 눈을 맞추고, 손을 잡고, 즐겁게 놀아주세요. 그것이 바로 아이의 발달을 돕는 가장 확실한 방법입니다.

아이마다 다른 발달 속도와 여정 더 읽기"

발달지체 영유아의 또래관계 형성과 부모의 역할

글 : 이소영(한국영아발달조기개입협회)

영유아기에는 또래와의 관계를 통해 사회적 기술과 상호작용 능력이 발달합니다. 하지만 발달지체가 있는 영유아는 또래와 자연스럽게 어울리거나 적절한 상호작용을 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수 있습니다. 특히 언어 표현이 어려운 경우 또래와 적극적으로 상호작용하기 어렵고, 이로 인해 갈등이 발생하기도 합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부모님께서는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까요?

또래 관계의 중요성 이해하기

또래와의 상호작용은 단순히 함께 노는 것을 넘어, 사회적 기술, 감정 조절, 문제 해결 능력을 키우는 중요한 기회입니다. 친구 관계는 항상 긍정적이기만 한 것이 아니라 다양한 상호작용을 경험하는 과정에서 사회성이 발달한다는 점을 염두에 두어야 합니다. 부모님께서 이러한 과정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지원해 주시는 것이 필요합니다.

가정에서 문제 해결력 키우기

부모님께서는 아이가 사회성을 기를 수 있도록 가정에서 문제 해결력을 키워주실 필요가 있습니다. 가정에서의 일과에 아이를 참여시키고, 자신의 일을 스스로 해볼 수 있는 기회를 충분히 제공해야 합니다. 단순히 치료실에서 배우는 것만으로는 사회적 기술을 익히기 어렵고, 가정에서 경험하는 다양한 일들이 오히려 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아이가 혼자서 작은 문제를 해결할 기회를 가질 때, 또래 관계에서도 적절한 대처 능력을 기를 수 있습니다.

자연스러운 놀이 환경 제공하기

집으로 친구를 초대하는 것도 좋지만 때로는 놀러온 아이들이 장난감을 독점하거나 간식만 먹고 함께 놀지 않거나 다투는 등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이 과정 또한 아이들이 성장해 가는 과정에서 피해갈 수 없다고 생각한다면 오히려 발달의 기회로 여길 수도 있지만, 부모간의 친근감과 긴밀한 유대감이 바탕이 되지 않는다면 상호 마음만 상하기 쉽습니다. 따라서 놀이터나 공원 같은 공동 놀이 공간에서 자연스럽게 상호작용할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 더 효과적입니다.

아이들과의 놀이 상황에서 부모의 역할 조절하기

아이들과의 놀이를 좋아하고 매우 잘 놀아주시는 부모님도 있지만, 모든 부모님이 그러한 역할을 선호하는 것은 아닙니다. 부모님께서 직접 놀이에 참여하는 것이 어렵다면, 가까이에서 지켜보되 개입을 최소화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아이들의 놀이를 지켜보다 보면 우리 아이의 입장에서 판단하고 개입하게 될 수 있고, 이는 오히려 아이의 독립적인 상호작용을 방해하고 부모에게 의존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아이가 또래와 스스로 문제를 해결할 기회를 갖도록 지원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부모의 개입이 필요한 상황

지나친 개입도 문제이지만 지나친 방관은 더욱 큰 문제를 일으키곤 합니다. 때로 부모님께서 개입해야 할 필요가 있는데도 방관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우리 아이가 다른 아이에게 피해를 주거나 반대로 피해를 당하는 경우에는 부모님의 개입이 필요합니다. 예를 들어, 다른 아이의 장난감을 빼앗거나 밀치는 행동을 보인다면 부모님께서 즉각적으로 중재하고 적절한 사회적 행동을 가르쳐 주셔야 합니다. 반대로, 아이가 또래에게 지속적으로 무시당하거나 배제되는 경우에도 부모님께서 개입하여 아이가 상호작용을 시도할 수 있도록 도와주세요.

부모의 부적절한 개입 피하기

또래 관계에서 부모님께서 적절한 개입을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하지만 다른 아이들에게 "우리 아이랑 놀아줘." "사이좋게 지내야지." "왜 우리 아이만 따돌리니?"와 같은 요구나 언행을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이러한 개입 방식은 아이가 스스로 관계를 형성하고 조정하는 기회를 방해할 수 있으며, 다른 아이들과의 관계를 오히려 불편하게 만들 수도 있습니다. 또한, 또래 관계는 자연스럽게 형성되는 것이 중요하며, 강요한다고 해서 긍정적인 관계가 만들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대신 부모님께서는 아이가 또래와 원활하게 어울릴 수 있도록 적절한 환경을 제공하고, 갈등 상황에서 아이 스스로 해결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더 효과적입니다.

부모의 개입 예시

예를 들어, 놀이터에서 우리 아이가 다른 아이의 장난감을 빼앗았을 때 "이건 친구 장난감이야. 같이 놀고 싶다면 어떻게 말하면 좋을까?"라고 질문하며 적절한 대화를 유도할 수 있습니다. 반대로, 우리 아이가 친구에게 맞거나 밀렸을 때 "지금 친구가 너를 밀었어. 어떻게 하면 기분을 표현할 수 있을까?"라고 하며 감정을 표현하는 방법을 가르치는 것도 중요합니다. 이렇게 부모님께서 상황에 맞는 개입을 통해 아이가 또래 관계에서 다양한 경험을 쌓고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을 기를 수 있도록 도울 수 있습니다

또래와 만날 기회를 피하지 않기

일부 부모님들께서는 발달이 늦은 자녀가 또래들과의 만남에서 어려움을 겪을까 봐 걱정하여 의도적으로 또래와의 만남을 피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또는 치료나 프로그램 일정으로 인해 놀이터 등에 나갈 시간이 제한적인 경우도 있습니다. 하지만 아이가 앞으로 성장하여 학교와 지역사회에서 잘 적응하며 생활하기 위해서는 또래와의 적절한 관계 형성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따라서 부모님께서는 아이가 자연스럽게 또래를 만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고, 다양한 경험을 통해 사회적 기술을 익힐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발달지체 영유아의 또래 관계 형성은 단기간에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꾸준한 경험과 반복적인 상호작용을 통해 점진적으로 발전하는 과정입니다. 부모님의 적절한 지원과 인내가 있다면, 아이는 또래와의 관계 속에서 점점 더 능동적으로 반응하고 사회적 기술을 익힐 수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아이의 속도에 맞춰 자연스럽게 상호작용할 기회를 지속적으로 제공하는 것입니다. 또한, 또래 관계에서 발생하는 작은 갈등이나 어려움도 성장의 일부임을 이해하고, 이를 해결해 나가는 과정이 아이에게 소중한 경험이 될 수 있도록 격려해 주는 것이 필요합니다. 부모님의 긍정적인 태도와 꾸준한 관심이 아이의 사회적 발달을 촉진하는 데 큰 힘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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