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특수교육 대상자 진단배치 과연 개별화 맞나?

글 : 윤승아

먼저 저와는 다른 경험을 가지신 부모님도 있을것 같지만 이것은 저의 개인적인 경험임을 밝힙니다.
올해로 14살인 저희 아이는 만3세 무렵 특수교육 대상자로 선정되어 치료지원과 혜택을 받기 위해서 처음으로 특수교육지원센터를 통해 일반학교 병설 유치원에 입학했습니다.
취학을 앞두고 1년간 유예를 하기 위해 다시 어린이집에 다니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다시 두 번째로 특수교육지원센터를 통해 일반학교에 배치받아 특수학급과 통합학급 수업을 병행했습니다.
그러다가 아이의 기능적 시각의 어려움 때문에 시각장애 특수학교로 전학을 가려고 했지만 기존의 진단평가로는 갈 수 없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세 번째 진단평가 및 재배치를 받았습니다. 어렵게 전학한 학교는 시각장애만을 위한 학교가 아닌 발달장애 영역과 같이 있어서 교육과정은 따로 운영하지만 방과후 활동이나 학교 큰 행사는 시각장애 학생들과 발달장애 학생들이 함께 하기 때문에 참여하기가 어려웠습니다. 이 때문에 많은 고민을 한 끝에 2027년 예정인 시각장애 특수학교가 설립되기 전까지 지체장애 학교를 보내고자 다시 특수교육지원센터에 전학을 의뢰하게 되었습니다.

이렇게 저는 총 네 번의 특수교육 대상자 진단배치를 위한 과정을 경험했습니다.

처음 특수교육 배치를 의뢰한 경험

만 5~6세 무렵 학교 진학을 고민 중일 때 강남의 특수교육지원센터의 선생님께 상담을 받았습니다. 막막한 저에게 좋은 조언을 많이 해주셨고 학교 선택에 있어서 고려해야 할 것들을 잘 알려주셨어요.
이때 저는 특수교육지원센터는 우리 아이들과 부모에게 적합한 교육에 대한 지원과 교육과정에서 어려운 점들에 대해 지원을 해주는 곳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제가 변한 걸까요? 상담해 주시는 선생님에 따라 다른 걸까요?

우리 아이를 위한 최선의 진단평가를 한 것일까?

처음엔 이처럼 긍정적인 경험을 했지만
최근 3년의 제 경험에 비추면 . . .“아이에 대해서 잘 모르고 있다” 입니다.

무척 당황스러웠습니다. 평가를 담당하는 교사를 비롯해 지원팀 내에 전문가가 있는가 있는가 하는 의구심이 들었습니다. 당시 우리 아이가 학업전 단계이고 2~3세의 발달연령임을 사전에 말씀드렸지만 평가자는 아이에게 덧셈을 물어봤습니다. 더군다나 시각적 어려움이 있다고까지 했으나. . . 평가 도구와 방법이 아이들의 발달 정도에 따라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 일반적인 학령기 아이들에 맞추어 획일화되어 있기 때문에 학업전 단계의 아이에게 맞는 평가가 안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게다가 아이들을 1시간 남짓 평가하고 진단하는 것이 가능할까요? 이런 평가를 통해 아이에게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알 수 있을까요? 특수교육 지원센터가 단순히 평가 후 배치를 하는 기능만 가지고 있는 건가요? 혹 단순히 평가 및 배치만 한다 하더라도 적절한 평가도구와 방법을 적용할 수 있는 전문가가 배치되어야 하는 것 아닌가요?

치료가 배제된 학교 환경

게다가 학교 안에는 치료가 배제되어 있습니다. <장애인 등에 대한 특수교육법>에는 '특수교육 대상자에게 필요한 경우 물리치료, 작업치료 등 치료지원을 제공하여야 한다.' 라고 제 28조에 특수교육 관련서비스를 명시하고 있습니다. 특수교육 관련 서비스란 특수교육대상자의 교육을 효율적으로 실시하기 위하여 필요한 인적·물적 자원을 제공하는 서비스입니다. 그렇다면 치료사와 교사가 협력하여 학교 안에서 어떻게 지원을 해주어야 하는가를 결정해야 할텐데 현실은 전혀 그렇지 못합니다. 아이들은 각자 학교 밖에서 알아서 필요한 치료를 알아보고 여기저기 돌아다니며서 치료를 받고 있습니다. 이때문에 특수교사는 각 아이의 치료 영역별 전문가들과 협력을 할 수가 없습니다. 정작 부모는 각 개별 치료사들로부터 아이의 발달과 지원 방법에 대한 조언을 수년간 들으며 아이의 상황에 대한 이해가 점점 높아집니다. 서당개도 3년이면 풍월을 읊는다는데, 부모는 최소한 우리 아이에 대해서는 전문가에 가까운 수준이 됩니다. 이처럼 아이에 대한 전반적인 이해도가 높은 부모가 지닌 교육에 대한 욕구와 실제로 제공 받는 실제 교육 사이에는 큰 괴리가 생깁니다.

개별화된 교육이 이루어지고 있나?

특수교육은 개별화된 지원을 하기 위해 IEP(개별화교육계획서)가 있습니다. 그런데 이 IEP의 목표는 과연 우리 아이의 현재와 가까운 미래, 그리고 좀 더 먼 미래를 위한 계획인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또한 당장의 목표를 성취하기 위해서도 실제로 교육하고 평가하는 과정도 개별 아이에 맞게 이루어져야 할텐데, 실제로 이러한 개별화가 잘 이루어지고 있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 것은 제가 너무 원하는 게 많은 부모이기 때문일까요? 그렇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단편적이며 주먹구구식의 시스템과 실제

장애를 바라보는 인식과 시선이 너무 단편적입니다.
중복장애가 있는 아이들은 그 양상이 아이들마다 매우 다양하고 복잡하며, 상황과 시간에 따라 아이들이 표현하는 방법과 능력이 달라집니다. 위에 언급한 치료가 교육과 분리된 것도 이와 같은 단편적인 접근이 그 원인 같습니다.
미국에 체류하면서 공립학교에서 1년간 특수교육을 경험하고 온 한 부모님과 이야기할 기회가 있었습니다. IEP를 작성하기 위해 언제 했는지도 모르게 5번의 평가를 했다고 합니다. 그 평가를 통해 계획을 세우고, 이 과정에서 치료영역의 전문가들의 의견도 통합됩니다. 이 과정에 부모나 아이가 평가를 위해 시간 맞춰서 오고 가는 등의 별도의 부담은 없었다고 합니다.
미국의 한 시각장애 학교에서는 뇌성시각장애(CVI) 아동을 평가하기 위해서 며칠을 관찰하고 평가를 한다고 합니다. 적어도 1시간도 채 되지 않는 시간의 검사는 아니라고 합니다.

시스템에 우리 아이를 맞추지 말라

우리 아이에 맞는 전문적이고 개별적인 접근에 대한 요구에 부응하여 시스템을 변화시키려는 노력은 그 어디에서도 볼 수가 없습니다. 오히려 이를 요구하는 부모의 민원을 막고자 근거리 우선이라던가 차상위라던가 다른 이유를 찾고 그에 대한 행정 편의적인 이유와 규정을 만듭니다. 최종 결정을 하는 특수교육위원회 또한 우리 아이를 위한 최적의 전문가들로 구성되는 것이 아닙니다. 공정성을 강조해 변호사, 일반 학부모 등등 특수교육과 관련 없는 사람들로 구성됩니다. 국민 배심원단도 아니고 부모의 민원을 막기 위한 제도로밖에 보이지 않습니다. 전문성이 부족함에도 불구하고 결과에 타당성을 부여해야 하기 때문에 더욱더 이러한 제도를 공고히 합니다.

시스템에 우리 아이를 맞추지 말라

이 과정에서 특수교육을 받아야 하는 아이보다는 부모의 태도에 더욱 신경을 쓰는 것 같다고 느낄 때가 있습니다.
최근 전학을 위한 심사에선 총 5명의 특수교사가 들어왔습니다. 한 분은 전체를 진행하는 듯 했고 한 분은 아이를 평가했고 3분은 부모에게 이미 제출한 서면 평가서와 같은 내용을 질문했습니다. 이와 같은 형태의 심사는 특수교육지원센터가 누구에게 집중하고 있는가를 보여주는 한 단면이라고 생각합니다.
경기도에는 지체장애 특수학교가 없습니다. 서울 외곽에 있는 지체장애 특수학교는 서울의 어떤 지역보다 인접한 경기도의 한 지역이 더 가까울 수 있지만 갈 수 없습니다. 아이를 위해 이사까지 할 결심을 해도, 자리가 있어도, 배치가 안될 수 있습니다. 일단 이사부터 하라구요? 배치가 보장되지 않는 상태에서 어떻게 무턱대고 이사부터 할 수 있을까요? 배치가 확정되고 이사하면 안됩니까? 이것이 우리 아이들을 위한 합리적인 제도일까요? 가고 싶어도 갈 수 없는 특수학교. 거기에 시스템의 변화가 아닌 공정성을 내세우며 부모민원을 막기에 급급한 상황들.
지난 2022년 시각장애 학교를 가기 위해 진단평가를 할 때 CVI에 대한 인식이 전무한 우리나라 상황에서 평가하는 선생님도 과정을 지원해주시던 지원센터의 선생님도 어려워 하는 상황이였습니다. 저는 너무도 막막하고 답답한 상황들에 결국 울음이 터졌고 선생님들은 저를 위로해 주셨습니다. 그때 저는 말하고 싶었어요.
“여러분들이 정말 관심을 두어야 할 대상은 울고있는 제가 아니라 표현도 못하고 도움이 간절한 특수교육대상자인 아이들이라고.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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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아이가 장난감을 잘 갖고 놀지 못할 때 어떻게 해야 할까요?

글 : 이소영(한국영아발달조기개입협회)

영아가 장난감놀이를 하는 것은 전반적인 발달에 많은 영향을 미치지만, 모든 아동들이 동일하게 장난감을 잘 가지고 노는 것은 아닙니다. 장난감에 대한 흥미는 아동마다 다르며, 적절한 장난감을 제공하지 못하면 놀이가 아동의 발달에 충분히 기여하지 못할 수 있습니다. 아동이 장난감을 적절히 갖고 놀지 못하는 경우, 다음과 같은 이유와 해결책을 고려할 수 있습니다.

아동의 수준에 적절하지 않은 장난감을 제공한 경우

아동의 발달 단계에 맞지 않는 장난감은 놀이의 흥미를 저하시킬 수 있습니다. 너무 쉬운 장난감은 금방 지루해지고, 너무 어려운 장난감은 아동이 포기하게 만듭니다. 따라서 아동의 현재 발달 수준에 맞춘 장난감을 제공해야 하며, 이를 통해 아동이 스스로 성취감을 느끼고 놀이에 더 몰입할 수 있습니다.

장난감의 종류가 너무 많을 때

장난감의 종류가 지나치게 많으면 아동이 하나의 장난감에 집중하지 못하게 됩니다. 특히, 장난감을 조작할 수 있는 능력을 충분히 발달하지 않은 어린 어린 아동의 경우, 여러 장난감에 시선을 분산시켜 하나에 집중하는 시간이 짧아질 수 있습니다. 이러한 경우, 적절한 장난감 수를 제공해 아동이 더 깊이 있는 놀이를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장난감의 갯수가 너무 적을 때

반면에, 장난감이 너무 적을 경우에도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블록과 같이 여러 조각이 필요한 장난감은 충분한 개수가 제공되지 않으면 아동이 원하는 바를 만들기 어려워 흥미를 잃을 수 있습니다. 필요한 양의 장난감을 제공해 아동이 창의적으로 놀이를 확장할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주위 환경이 산만할 때

주변 환경이 지나치게 산만하면, 아무리 흥미로운 장난감을 주더라도 아동이 집중하기 어렵습니다. 놀이에 방해가 되는 외부 자극을 최소화하고, 아동이 장난감에 몰입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장난감 놀이 공간이 적절하지 않을 때

장난감 놀이는 그 특성에 따라 필요한 공간이 다를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책 보기나 노래를 듣는 것은 공간의 크기보다는 소음이 많지 않은 곳에서 하는 것이 좋겠지요. 그에 반해 블록 놀이와 같은 활동적인 놀이는 넓은 공간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장난감에 맞는 적절한 놀이 공간을 마련해 주는 것이 아동의 집중과 흥미를 높이는 데 도움이 됩니다.

장난감을 제시하는 속도가 너무 빠를 때


어른들은 아동이 장난감에 빠르게 반응하기를 기대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발달의 어려움을 지닌 아동들은 장난감에 대한 흥미를 느끼고 놀이를 시도하는 데 시간이 더 걸릴 수 있습니다. 충분한 시간을 주어 아동이 장난감에 자연스럽게 흥미를 가지도록 유도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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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달이 늦은 아이들을 위한 장난감을 어떻게 선택하시나요?

글 : 이소영(한국영아발달조기개입협회)

장난감은 아이의 발달을 돕는 중요한 도구입니다.
특히 발달이 늦은 아이들에게는 적절한 장난감을 통해 전반적인 발달을 촉진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혹시 우리 아이가 다니고 있는 치료실에서 사용하는 장난감과 비슷한 장난감들을 일부러 구매하지는 않으셨나요? 물론 이런 장난감들을 가지고도 즐겁게 놀이할 수 있지만, 가정에서 놀이를 위한 장난감이 아닌 발달 촉진만을 목적으로 이러한 장난감을 제시했을 때 생길 수 있는 문제를 고려해야 합니다. 가정에서 아이가 스스로 탐색하고 창의적으로 놀기보다는 배운 대로만 조작하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로 인해 장난감이 단순한 조작 도구에 머물고, 놀이 자체에서 오는 즐거움과 창의성을 잃게 됩니다.

발달 촉진 목적으로 장난감을 구매하는 것이 문제가 되는 이유

치료실에서 사용하는 장난감은 특정 발달 목표를 가지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소근육 발달을 위해 고안된 도구들은 그 목적에 따라 특정 행동을 반복하게 됩니다. 하지만 이처럼 반복적으로 특정 행동을 반복하는 것을 아이들이 집에서도 하고 싶어할까요? 그리고 특정 행동을 반복하는 것을 통해 놀이의 즐거움을 얻을 수 있을까요? 게다가 새로운 방법으로 장난감을 탐색하거나, 창의적으로 활용할 기회를 얻지 못하게 될 수도 있습니다.
아이들이 장난감을 탐색하고 놀이를 통해 스스로 배우는 경험은 매우 중요합니다. 자기 주도적인 놀이는 아이의 상상력과 문제 해결 능력을 길러줍니다. 그러나 치료실에서 배운 방식으로만 장난감을 사용하는 것은 아이의 놀이를 제한하게 되고, 놀이 자체의 자유로움과 재미를 경험할 기회를 놓치게 됩니다.

장난감을 통해 이루어지는 상호작용의 중요성

어떤 장난감을 선택하고 구입하느냐보다 더 중요한 것은 그 장난감으로 어떻게 상호작용하며 노는가입니다. 부모와 아이가 함께 놀이하면서 상호작용하는 경험은 아이의 발달에 큰 영향을 미칩니다. 부모가 아이와 함께 놀면서 새로운 놀이 방법을 제안하고, 장난감을 다양한 방식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은 아이의 창의력과 사고력을 키우는 데 매우 중요합니다.
예를 들어, 블록을 단순히 쌓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블록으로 길을 만들어 자동차를 주행하게 하거나, 블록을 캐릭터로 상상해 이야기를 만들어 보는 등의 놀이를 통해 아이는 다양한 발달 경험을 할 수 있습니다. 이처럼 창의적이고 상상력을 자극하는 놀이는 아이가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고, 새로운 방법을 탐구하게 만듭니다.

양육자의 역할

따라서 우리는 장난감 그 자체보다 놀이에 집중할 필요가 있습니다. 아이와 함께 상호작용하며 놀이하는 시간은 단순한 장난감 사용을 넘어서 아이의 정서적, 인지적 발달에 중요한 기회를 제공합니다. 아이가 장난감을 다양한 방식으로 탐색할 수 있도록 격려하고, 새로운 놀이 방법을 제안하는 것은 중요한 양육자의 역할입니다.
또한, 장난감을 사용하는 방법만을 가르치기 위해 노력하기보다는 아이가 실수를 하거나 장난감 사용에 어려움을 겪을 때 도전할 기회를 제공해야 합니다. 이를 통해 아이는 문제 해결 능력을 키우고, 스스로 성취감을 느끼게 됩니다. 이러한 과정은 아이의 자존감을 높여주고, 놀이를 더욱 즐겁게 만들어 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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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VI 영아의 시각 활용 기회 마련하기

글 : 이소영(한국영아발달조기개입협회)

CVI(뇌성/피질시각장애) 영아들은 여느 시각장애 아동들과는 다른 방식의 시각적 자극을 처리에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그 특성을 파악하고 그에 따른 시각 사용 환경 제공이 필요합니다.
시각을 사용할 수 있는 치료 시간을 집중적으로 갖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것은 오히려 시각을 사용하는 것을 회피하게 만들 수 있습니다. 그보다는 일상적인 환경에서 영아가 시각을 사용할 수 있는 환경을 구성해 주세요.

시각적 피로 줄이기

CVI를 가진 사람들이 시각 정보를 처리하기 위해서는 상당한 에너지가 소모됩니다. 영아의 경우에는 이러한 시각적 사용에 따른 피로감을 적절한 방법으로 표현하기 어렵기 때문에 칭얼거리거나 아예 눈을 감고 있는다거나, 그러다가 잠이 든다든가 하는 형태의 시각적 자극을 회피하려는 행동으로 연결되기도 합니다. 이때문에 오히려 시각적 학습에 방해가 되고, 영아가 시각을 사용하는 것을 꺼리게 만들 수 있습니다. 반면, 일과 중에 분산된 시각적 자극을 제공하면, 영아는 피로하지 않은 상태에서 짧은 시간 동안 여러 번 시각적 경험을 할 수 있어, 더 자연스럽고 지속적으로 시각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일상적인 상황에서의 시각 사용 촉진

일상적인 환경에서의 시각적 경험은 영아가 자연스럽게 시각을 사용하는 방법을 배우는 데 도움이 됩니다. CVI를 치료하겠다는 목적으로 수행되는 집중치료 시간 동안 제공되는 인위적인 환경보다, 영아가 일상생활에서 시각적 정보를 접하고 이를 처리하는 능력을 개발하는 것이 더 효과적입니다. 이는 시각적 사용을 의미있는 실생활에서 실질적으로 적용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며, 영아가 일상적인 환경에서 시각을 더 적극적으로 활용하게 만듭니다. 또한 더 많은 시간 동안 시각적 자극을 줄 수 있습니다.

반복적이고 일관된 자극 제공

시각적 자극이 반복적으로 일관되게 제공되면, 영아는 그 자극에 점진적으로 익숙해지면서 시각적 처리 능력을 향상시킬 수 있습니다. 일과 중심 개입은 다양한 시간과 상황에서 일관된 시각적 자극을 제공함으로써, 영아가 점차적으로 그 자극을 인식하고 처리하는 능력을 키울 수 있도록 돕습니다. 또한 영아가 일과에 따른 반응을 즉각적으로 관찰하여 필요한 경우에 자극의 변화를 모색하고 바로 적용할 수 있습니다.

자연스러운 동기 부여와 흥미 유발

영아에게 있어 자연스럽고 친숙한 환경에서의 시각적 경험은 시각 사용에 대한 흥미를 유발할 수 있습니다. 일상적인 일과 중에 시각적 자극을 접하면, 영아는 자신이 좋아하는 활동이나 장난감과 연관지어 시각을 사용하게 되어, 시각 사용에 대한 긍정적인 경험을 쌓을 수 있습니다. 이는 영아가 시각적 자극에 대해 더 큰 관심을 갖게 하며, 자발적으로 시각을 사용하는 동기를 부여할 수 있습니다.

일상에서의 시각적 경험 제공 예시


아침에 일어나서 소리를 내지 않고 아이에게 다가갑니다. 양육자를 보지 않는다면 앞에서 영아가 볼 수 있는 색의 놀잇감을 내밀거나 흔들어 봅니다. 이때 소리를 내지 않고 다가가는 이유는 청각적 자극에 따른 반응이 아닌 시각적 자극에 대한 반응을 보기 위해서입니다.

식사 시간에는 명암 대비가 분명한 접시나 컵, 수저 등의 식사도구를 사용합니다. 여러 가지 도구를 한꺼번에 제시하지 않고 하나씩 제시하는 것이 효과적입니다. 수저나 포크와 같은 식사도구를 아직 사용하기 어렵다면 손으로 잡고 먹을 수 있는 핑거푸드를 줘보세요. 예를 들어 하얀 바탕의 접시에 까만 김밥이나 주먹밥을 놓아줘 보세요. 스스로 잡고 먹기를 잘 한다면 포크로 찍어서 놓아줘 보세요.

놀이 시간이라면 매우 다양한 시각 사용 기회를 줄 수 있는데요. 라이트 박스 위에 모양 올려 놓고 잡기, 크리스마스 장식과 같은 반짝거리는 용품들을 보고 손을 뻗어 잡아보고 흔들어보기 등이 있습니다.

평소에 양육자가 진한 색(까만 색) 옷을 착용하여 이를 배경삼아 높은 명도의 장난감이나 용품을 제시해 보세요.

외출했다가 귀가하는 가족들이 가구 등이 없거나 단순한 배경을 뒤로 하고 아이를 바라보며 인사해 보세요. CVI 영아들이 목소리를 듣지 않고 상대방이 누구인지 구분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인데요. 분명히 구분되는 실루엣으로 구분할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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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달지연 영유아 기관(어린이집) 선택시 고려사항

글 : 이소영 (한국영아발달조기개입협회)

발달이 늦은 우리 아이가 성장해 가면서 가정에서만 머물지 않고 좀 더 큰 사회로 나갈 준비를 하면서 양육자들은 많은 고민을 하게 됩니다. 우리 아이가 잘 적응하고 원하는 발달목표도 성취할 수 있는 환경을 찾는 것이 쉽지 않습니다. 아래의 참고할 만한 몇 가지 사항을 살펴보세요

개별화된 교육(돌봄) 계획

각 아이의 특성과 필요에 맞춘 개별화된 교육과 돌봄을 제공할 수 있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이는 IEP(개별화교육계획)를 통해 확인할 수 있습니다. IEP는 교사 혼자 작성하는 것이 아니라, 부모의 의견을 반영하고 부모 뿐만 아니라 관련 전문가들과 공유할 필요가 있습니다.

교사의 전문성

발달이 늦은 영유아를 교육하고 돌보기 위한 전문성을 가진 교사는 IEP 수립을 잘 합니다. IEP에는 아이의 발달 특성과 현재 할 수 있는 것, 앞으로 성취할 목표 등이 제시되어 있습니다. 이와 같은 내용을 잘 정리해 놓는 것은 발달이 늦은 우리 아이를 위한 가장 중요하며 기본적인 것입니다. 교사가 우리 아이의 특성과 요구를 잘 파악하는지, 아이의 적응과 발달을 위한 구체적인 목표와 계획을 수립할 수 있는지, 그 계획을 실현할 방법을 알고 실행하는지를 통해 전문성이 있는지를 알 수 있습니다.

부모와의 의사소통

아이의 일상과 발달 진행 상황에 대해 부모와 원활하게 소통할 수 있는 체계가 마련되어 있는지 확인해 보세요.
많은 부모님들이 선생님과의 소통시간을 중요하게 여기고 있지만, 선생님 입장에서는 여러 아이들을 돌보면서 긴 시간을 직접 소통하기는 어려워요. 키즈노트와 같은 어플을 통해 사진을 올려서 우리 아이가 어떻게 지내고 있는지 확인할 수도 있지만 사진으로 보여지는 것은 찰나에 불과할 때가 있어요.
중요한 것은 짧더라도 의미 있는 소통이예요. 그리고 정기적으로 기관 내에서 혹은 가정방문을 통해 좀 더 시간을 여유있게 가지면서 우리 아이의 성장과 발달을 위해 의견을 나눌 수 있는 기회가 있는지 확인해 보세요.

적절한 환경


어린이집 환경이 영유아의 필요를 충족시키도록 설계되었는지 확인합니다. 이는 안전한 놀이 공간, 접근성을 고려한 시설, 아이의 성장과 발달을 돕는 교육 자료의 사용을 포함합니다. 또한 아이가 정서적으로 안정감을 느낄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해야 합니다. 정서적 안정을 위해서는 물리적 환경 뿐만 아니라 기관 내의 구성원들과의 긍정적인 상호작용이 가장 중요합니다.

친구들과 상호작용할 수 있는 기회가 충분한가

어린이집을 가는 가장 중요한 이유는 또래들과의 사회적 상호작용을 위해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예요. 단순히 같은 장소에 머무는 것 뿐만 아니라 의미 있는 즐거운 상호작용 경험을 교사가 의도적으로 제공할 필요가 있어요.

가정의 가치관과 상황

어떤 부모님은 아이가 난관에 부딪치더라도 이를 헤쳐갈 기회를 갖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비장애 또래들과 함께 하는 기관을 선호하기도 하고 어떤 부모님은 개별화된 발달 목표 성취를 위한 지원을 제공할 수 있는 기관을 선호하기도 해요. 이러한 가치관이 기관 선택에 있어 가장 결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어요.
아무리 좋은 기관이라고 해도 너무 먼 곳에 있어서 등하원 시간이 길게 소요된다면 다니기가 어려워요.
형제자매가 있다면 모든 자녀를 돌볼 수 있는 충분한 시간이 필요해요. 대부분의 가정은 형제자매의 연령 차이가 크게 나지 않아요. 모두 돌봄이 필요한 나이이고 이 시기는 모든 자녀들에게 중요한 시기예요. 그러기 때문에 발달이 늦은 아이에게 모든 시간과 노력을 기울이는 것은 때로 형제자매의 희생을 요구할 때가 있어요.
국가의 지원을 통해 운영되는 어린이집이 아닌 비용이 많이 들어가는 기관을 선택할 경우에는 그만큼의 비용을 들일 가치가 있는지 생각해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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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장난감을 주세요.

장난감은 아이들에게 즐거움을 주는 도구일 뿐만 아니라,
놀이를 통해 아이들의 신체적, 인지적, 사회적 발달을 촉진하는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장난감의 종류에 따라 아이들은 손과 눈의 협응력, 문제 해결 능력, 창의력 등을 키울 수 있으며, 놀이를 통해 자연스럽게 세상을 배우고 탐험합니다. 어떤 장난감이 아이들의 발달에 도움이 될지 알아볼까요?

손으로 조작하는 장난감

딸랑이, 눌러서 소리 나는 장난감, 공, 퍼즐, 구슬 꿰기, 카드나 보드게임은 아이들의 손과 눈의 협응력을 키우는 데 탁월한 장난감입니다. 집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플라스틱 통, 병, 계량컵, 숟가락, 냄비, 뚜껑 등도 훌륭한 도구가 될 수 있습니다. 이런 장난감은 아이들이 물체가 어떻게 작동하는지 생각하게 하고, 집중력과 문제 해결 능력을 길러줍니다.
발달적 효과: 손과 눈의 협응력 향상, 물체의 작동 원리에 대한 이해, 문제 해결 능력 및 집중력 강화

책과 인쇄물

동물 그림이나 우스꽝스러운 단어가 담긴 책, 손유희와 짧은 동시를 함께 읽는 활동은 아이들이 언어를 이해하고 글과 음악을 좋아하게 만듭니다. 사진, 잡지 그림, 또는 아이가 그린 그림을 이용해 만든 나만의 책도 훌륭한 자극이 됩니다. 도서관을 이용하여 다양한 책을 접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발달적 효과: 언어 이해 및 표현 능력 발달, 창의력과 상상력 자극, 독서에 대한 흥미와 긍정적인 독서 습관 형성

미술 재료

색칠하기, 오리기, 붙이기와 같은 활동은 아이들의 창의력을 극대화시키고, 손의 조작 능력과 상상력을 자극합니다. 중요한 것은 결과보다 과정을 즐기게 하여 아이가 스스로 창작의 즐거움을 느끼도록 돕는 것입니다. 아이의 작품에 대해 함께 이야기하며 긍정적인 피드백을 주는 것도 중요합니다.
발달적 효과: 창의력 증진, 소근육운동의 발달, 읽기와 쓰기 같은 학업전기술 발달 보조, 미적 감각 발달

구성 놀이 아이템

블록, 만들기 세트, 모래나 물놀이 도구, 찰흙 등은 아이들이 수학적 개념이나 과학적 원리를 자연스럽게 배울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또한, 이런 놀이를 통해 근육의 힘과 신체 협응력도 함께 발달시킬 수 있습니다.
발달적 효과: 수개념 및 과학적 사고력 발달, 소근육 및 대근육 발달 및 신체 협응력 향상, 창의적 문제 해결 능력 강화

활동적 놀이 기구

공원이나 놀이터의 그네, 미끄럼틀, 타는 장난감은 아이들이 신체 활동을 하면서 강한 근육을 발달시키고, 육체적인 도전에 대한 자신감을 키우는 데 도움을 줍니다. 이런 장난감은 다른 아이들과 함께 놀 수 있는 기회도 제공하여 사회성을 발달시키는 데 큰 역할을 합니다. 다만, 항상 안전에 주의하면서도 과보호하지 않도록 신경 써야 합니다.
발달적 효과: 신체 발달 및 대근육운동 발달, 도전에 대한 자신감 고취, 사회적 상호작용 능력 증진

역할 놀이 재료

인형, 동물 인형, 만화 캐릭터 피규어, 모자, 악세서리 같은 역할 놀이 도구는 아이들이 상상력을 발휘하며 새로운 행동을 시도해 볼 수 있도록 돕습니다. 이러한 놀이를 통해 아이들은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사람들이 어떻게 협력하는지에 대해 자연스럽게 배우게 됩니다.
발달적 효과: 상상력 및 창의적 사고 발달, 사회적 역할 이해 및 협력 능력 강화, 감정 표현 및 공감 능력 향상
아이들의 놀이 속에서 우리는 그들이 성장하고 배우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각기 다른 장난감들은 다양한 방식으로 아이들의 발달을 돕고, 즐거움과 배움을 동시에 제공합니다. 양육자의 아이들에게 제공하는 장난감의 선택은 곧 그들의 발달을 돕는 중요한 기회가 될 수 있습니다.

이런 장난감을 주세요. 더 읽기"

발달지연 영유아를 어린이집에서 지원하기

글 : 이소영 (한국영아발달조기개입협회)

발달이 늦더라도 일반적으로 두 돌 이후에는 또래와의 상호작용을 통해서 사회성이 증진되고 단체 생활에서 필요한 규칙을 배워 나가고, 다양한 놀이 경험 안에서 통합적 발달이 일어날 수 있어요.

하지만 단지 같은 장소에 있다고 해서 이러한 기대가 저절로 충족될 수 있을까요?

어린이집에서 발달이 늦은 영유아를 지원하기 위한 몇 가지 고려사항을 살펴보세요.

규칙적으로 등원하고 하원해요

어린이집에는 일과가 있고 모든 일과가 영유아들의 발달에 영향을 미쳐요. 불규칙적인 등하원은 매일의 일과에 대해 예상하지 못하게 하고 불안감을 줄 수 있어요. 그리고 아동에 대한 지원계획 수립을 어렵게 만들어요.

일과에 대해 미리 알려줘요

오늘 일어날 일을 예상하지 못하면 불안감을 갖게 되요. 오늘 일어날 일을 미리 알게 해주면 정서적으로 안정될 수 있어요. 어린이집에서는 재미있는 놀이를 많이 하게 되지요. 하지만 모든 어린이들이 모든 놀이를 좋아하지는 않을 수도 있어요. 때로 좋아하지 않는 놀이가 있더라도 좋아하는 활동이 훨씬 더 많다는 것을 알 수 있어요.

사진이나 그림 자료를 이용해요

말로만 지시하고 이야기하면 발달이 늦은 어린이들은 충분히 이해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아요. 사진이나 그림자료를 함께 이용한다면 어떤 놀이시간인지 어떤 행동을 해야 하는지 더 잘 이해할 수 있어요. 그리고 언어 발달에도 도움이 되요.

시계를 사용해요

언제까지 이 놀이를 하고 언제까지 밥을 먹고 언제까지 쉴 수 있는지 알게 해주기 위해 시계를 사용해 보세요. 어린이들이 발달 수준에 따라 모래시계, 초침이나 분침시계, 숫자 시계를 사용해 보세요. 일과를 예상하고 자신이 어떤 행동을 해야 할지 경계를 만들어줄 수 있어요.

어린이가 좋아하는 활동을 파악하고 준비해요

발달이 늦은 어린이가 무엇을 좋아하는지 파악하는 것은 매우 중요해요. 모든 활동을 한 어린이에게 맞출 수는 없지만, 가능한 많은 활동에 즐겁게 참여할 수 있도록 좋아하는 활동을 계획하고 미리 알려줘서 기대감을 갖게 해주세요.

친구들과 상호작용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주세요.

어른이 의도하지 않아도 상호작용이 일어나기도 하지만, 발달이 늦은 어린이의 경우 그냥 함께 있는다고만 해서 저절로 상호작용이 일어나지 않는 경우가 많아요. 친구의 이야기를 듣고 친구에게 말을하고, 친구가 건네는 장난감을 받고 친구에게 장난감을 건네고, 친구가 가리키는 것을 보고 친구에게 재미있는 것을 보여주고 놀이할 수 있도록 기회를 주세요.

안정을 취하고 싶을 때 쉴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 주세요.

체력이 유독 약하거나 일상의 자극에 과민해서 지속적으로 활동에 참여하기 어려운 어린이들이 휴식을 취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 주세요. 이 공간은 휴식을 취하고 싶은 모든 어린이들이 쉬는 곳이고, 아프다면 가정에서 쉬어야 하겠지요.
어린이들의 다양한 개별적 요구에 맞는 지원이 필요하지만, 위의 사항들은 모든 어린이들에게 적용될 수 있는 기본적인 사항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어린이들의 독특한 요구를 수용할 수 있는 양육 및 효과적인 학습 환경을 만들어줌으로써 의미 있는 사회적 맥락에서의 전인적 발달을 촉진할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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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경다양성’이 뭐예요?

글 : 컬러풀브레인친구 대표 차예진

“당신의 최애(愛)다람쥐 스탬프 찍고 가세요~! 신경다양성 다람쥐들입니다.”
“Stamp your favorite squirrel! They are neurodivergent squirrels!”

8월 27일부터 29일까지 코엑스에서 개최되었던 올해 24회차를 맞이한 국제방송영상마켓(BCWW)은 전 세계 다양한 국가의 방송·영상 제작사, 미디어사, OTT플랫폼, 바이어 등 산업계 관계자들의 B2B마켓이다. 참여자 중 방송영상 관계자분들이 대다수이지만 행사 주체 공공기관 및 관련학과 대학생, 트랜드 파악을 위한 투자자분들도 꽤 많이 부스에 다녀가셨다.
부스 운영을 하며 가장 많이 들었던 질문은 ‘신경다양성‘이 무엇인지에 대한 것이었다. 신경다양성(Neurodiverstiy)이란 뇌신경의 다양한 연결로 다른 방법으로 생각하고 세상과 소통하는 특성을 말한다. 부정적 혹은 결핍의 의미를 뜻하는 장애(disability)로만 바라보는 것이 아닌 개개인이 가진 개별성을 존중하는 사회적 운동이다. 신경다양성을 가진 사람들은 ASD, ADHD, 지적장애, 학습장애, 뇌전증, 틱, 뚜렛증후군 등이 중복적으로 나타날 수 있다. 상대적으로 해외 미디어 종사자의 이해가 더 높았으며 한국에서 ’신경다양성‘이 많이 알려질 수 있도록 더욱 활동을 열심히 해야겠다고 다짐하게 된 행사였다.

신경다양인, 거스 월즈 (the neurodivergent Gus Walz)

평소에 미국의 정치에 큰 관심은 없었지만 지난달 열렸던 미국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눈길을 사로잡는 장면이 있었다. 바로 팀 월즈 부통령 후보 연설 중 가족을 소개를 하는 순간이었는데 한 청년이 벌떡 일어나 가슴 벅찬 듯 눈물을 흘리며 “That’s my dad!”이라고 외치며 꾸밈없는 기쁨의 감동으로 박수를 치는 장면이었다. 바로 팀 월즈의 아들 거스 월즈였다. 그리고 Washington Post, CBSNews, Times 등 유수의 언론사는 거스를 한결같이 ‘신경다양인’으로 소개했다. 안타깝게도 아직도 장애를 ‘앓고’있다라는 표현을 우리나라 기사와 미디어에서 접하게 된다. 신경다양성의 특징을 가지고 있는 발달장애는 질병이 아닌 정체성 그 자체이므로 ‘앓다’가 아닌 개인을 소개할 수 있는 하나의 MBTI와 같은 특징인것이다. 장애를 ‘앓는’ 거스월즈가 아닌, 장애 명(名)이 한 사람의 전부를 규정짓는 소개가 아니라 ‘신경다양적’ 정체성을 가진 사람으로 묘사하는 헤드라인에 미국의 신경다양성 인식에 대한 현주소를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었다.

영화 ‘그녀에게’

발달장애 자녀를 가진 엄마의 삶을 그린 영화 ‘그녀에게’를 개봉일에 관람하고 영화의 원작자인 류승연 작가님, 이상철 감독님, 김재화 배우님, 성도현 배우님이 함께 하는 GV(관객과의 소통의 시간)도 참석하며 영화의 감동을 고스란히 가진 채 이어진 이야기를 경청하였다. 사실 장애 그 자체보다는 장애로 인한 사회적 낙인, 괴롭힘, 따돌림이 장애를 가진 당사자와 가족으로 하여금 힘든 시간을 보내게 한다. 영화에서도 지나가는 사람들의 수군거림, 이상하게 바라보는 시선들에 영화를 관람하는 중 사지를 베인 듯한 몰입감을 느낄 수 있었다. 장애가 한 사람에게 한 가정의 구성원에게 지게 하는 짐의 무게를 내보이며 무지에서 비롯한 몰이해가 더욱 버겁게 느껴질 수밖에 없는 현실 또한 공감이 갔던 순간순간이었다.
영화 '그녀에게' GV / 류승연 작가님과 / 김재화 배우님과
영국의 케임브릿지 대학의 교수이자 오티즘 연구 센터 소장인 사이먼 배런 코헨(Simon Baren-Cohen)은 신경다양인은 5명 중 1명, 많게는 4명 중 1명이라고 저서 『패턴시커』에서 말한다. 남들과 조금 다르게 생각하고 반응하고 소통하는 신경다양성에 대한 사회적 관용도가 높아진 미래에는 상연(극중 주인공)씨가 느끼는 벽이 낮아져 있기를 간절히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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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유아들은 발달영역이 상호 연결되어 통합적으로 발달해요

글 : 이소영 (한국영아발달조기개입협회)

영유아기에는 각 발달 영역이 개별적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서로 밀접하게 상호작용하며 통합적으로 발달합니다. 이것을 통합적 발달 혹은 전인적 발달이라는 표현을 쓰곤 하며, 전반적 발달이 고르게 일어나는 것을 강조하곤 합니다.
이 글에서는 전인적 발달이 어떻게 일어날 수 있는가를 <블록쌓기놀이>를 예로 들어 살펴보겠습니다.

영유아기의 다양한 발달 영역을 모두 포함되어 있는 <블록쌓기>

발달검사나 체크리스트의 항목 중에 블록쌓기와 관련된 항목을 자주 보게 됩니다. 그래서인지 많은 양육자들은 블록쌓기를 무척 중요하게 생각하고 발달목표에 넣기를 원하곤 하십니다. 아마 대부분은 인지영역이나 소근육운동 영역에서 이 항목을 보셨을 거예요. 블록의 위치를 알고 블록이 무너지지 않게 위치를 조절하여 쌓고 큰 블록을 아래에 놓고 작은 블록을 그 위에 놓는다는 블록쌓기에 필요한 기술만을 본다면 인지나 소근육운동과 가장 관련이 깊어 보입니다.

시행착오를 거쳐 자기조절이 발달해요.

하지만 블록을 쌓다가 무너지는 상황을 가정해 보죠. 이때도 인지와 소근육운동 기술만이 요구될까요? 이때는 블록이 무너져 당황스럽지만 좌절하지 않고 다시 한 번 쌓아보려고 시도하고 이러한 과정이 반복되면서 블록을 무너지지 않게 쌓으려는 문제 해결력을 길러갈 뿐만 아니라, 자신의 감정을 조절하고 행동을 조절함으로써 자기조절력이 발휘될 수 있을 것입니다.
즉, 아이는 좌절할 수 있지만, 그때마다 자기조절력을 통해 다시 도전하고자 마음먹고 방법을 찾고 실행에 옮기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 자기조절력은 단순한 놀이가 아니라 인지적 발달을 촉진하고, 나아가 사회적 상호작용에도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친구들과 함께라면 사회성과 의사소통능력이 발달해요.

친구들과 소통하거나 협동하는 과정에서 사회성과 의사소통 능력이 자연스럽게 발달합니다. 친구에게 내가 필요한 블록을 빌려달라고 할 수도 있고, 친구가 요구하는 것을 듣고 이해하고 건네줄 수도 있습니다. 또래들과 놀이를 할 때는 블록으로 멋진 구조물을 만드는 것보다도 이처럼 친구들과 협동하고 소통하는 영유아들이 더욱 친구들간의 유대감을 형성해 가고 구성원으로 인정받으며 안정적으로 적응하며 생활할 수 있습니다.

자조 기술도 향상시킬 수 있어요.

가정에서도 블록놀이를 많이 하시죠? 다 놀고 난 다음엔 어떻게 하시나요? 이때 양육자가 놀잇감을 정리해 주는 것이 아니라 아이 스스로 정리하게 해보세요. 블록을 통에 담고 원래 있었던 위치를 기억하고 그 곳에 가져다 놓는 과정에서 자립심과 자조기술을 키워줄 수 있어요. 이렇게 해서 배운 기술들은 또 다른 실생활에서 적용되고 적응력을 향상시켜 주지요.
쌓기 기술 자체만을 강조하는 블록쌓기가 아니라, 그 과정을 통해 다양한 영역의 전인적 발달이 이루어짐을 이해한다면 블록을 쌓으며 또래나 형제, 양육자와 함께 놀이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생각을 자연스럽게 떠올리게 됩니다.
오늘 우리 아이에게 하나의 기술을 가르치려고 노력하셨나요? 아니면 일상과 놀이를 통해 전인적 발달을 이룰 수 있도록 기회를 주셨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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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원에 나가보자. 마음을 환기하자.

글 : 김지영

일, 취미, 평범한 일상... 우리가 아이를 키우면서 손에서 놓게 된 것이 얼마나 많을까.
횟수는 줄었지만 내가 여전히 하는 것은 한두 달에 한 번 전시를 보러 다니는 것이다.
최근에는 여운이 길게 남아 처음으로 두 번 방문한 전시가 있다.

‘이 땅에 숨 쉬는 모든 것을 위하여’
한국 최초의 여성 조경가 정영선의 작품 세계를 조명하는 전시다.

정영선: 이 땅에 숨 쉬는 모든 것을 위하여

‘조경’이라고 하면 단순히 나무나 꽃을 심는 정도로 생각할 수 있지만, 알고 보면 건축 못지않다. 건축처럼 설계 도면으로 작업하며 터를 읽어내는 감각과 식물의 생육환경, 주변 경관과의 어우러짐 등 고려해야 할 것이 많다. 조경은 그 자체로, 또는 건축과 어우러져 건물의 안팎과 주변의 분위기까지 바꿀 수 있다.
<전시장 전경>
1973년 서울대학교 환경대학원 조경학과 1기로 입학해 대한민국 1세대 조경가로 활동한 정영선은 국가 주도 사업부터 기업 프로젝트 등 지금까지 수많은 프로젝트를 해냈다. 여든이 넘은 지금도 현장에서 일하는 정영선의 작업은 곧 한국 조경의 역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청계천, 선유도 공원, 경춘선 숲길, 국립수목원, 아모레퍼시픽 사옥, 크리스찬디올 성수, 올림픽공원, 예술의 전당, 설화수의 집… 그녀의 손을 거친 곳 중 내가 가본 곳만 해도 열 곳은 넘는 것 같다.
<전시가 열리고 있는 국립현대미술관에서 가까운 북촌 설회수의 집>
<아이들과 함께 한 청계천>
<이사 오기를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을 정도의 경춘선 숲길. 전시를 보고 나서 가보니 감회가 새롭다>
정영선은 뻔한 잔디밭에 나무, 벤치, 분수가 늘어서 있는 정원은 지양했다. 어린 초목이 자라나 숲이 우거질 모습과 물의 흐름을 그리고 풀벌레와 동물, 사람들을 위한 쉼터… 정원 그 너머를 상상하며 땅에 한 편의 시를 쓰듯 작업을 했다. 때로는 생태학자들과 머리를 맞대고 죽어가는 강을 살리기도 하고, 폐정수장을 그대로 살려서 공원으로 만들고, 주차장이 될 뻔한 곳을 살아 숨 쉬는 생태 정원으로 가꾸기도 했다. 정영선은 정원이란 아름다운 자연이 주는 감동과 계절의 변화를 느낄 수 있어야 하는 곳, 장소의 과거를 지우는 게 아니라 기억하게 하는 곳이라 말한다. 그래서인지 그녀의 정원은 원래 그 자리에 있었던 것처럼 자연스럽다.

위로와 행복을 주는 공간, 정원

이번 전시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전시장 초입에서 상영하고 있는 인터뷰 영상이었다.
<서울아산병원 녹지화 스케치>
“환자도 보호자도 가슴이 뻥 뚫리게 숨 쉴 수 있는 곳, 비록 병상에 있어도 창 너머로 계절의 감각을 느낄 수 있는 곳, 환자 앞에서 슬픈 내색을 할 수 없는 가족들이 나와서 펑펑 울 수 있는 곳. 병원의 정원은 그런 따뜻한 위로의 정원이 돼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정영선이 서울아산병원 정원 리노베이션에 대한 이야기를 했다. 정말 그렇다. 아이들을 신생아 중환자실에서 처음 만난 날, 제하의 장에 문제가 생겼다고 한 날, 뇌 손상이 왔다고 한 날, 아무것도 모르는 아이를 수술실에 혼자 들여보내 놓은 날... 사람들의 눈을 달리 피할 곳이 없어서 병원 복도 구석이나 화장실에 숨어서 몇 번이나 목 놓아 울었다. 가족이 다 같이 병원에 방문한 날은 병동 앞 나무 그늘에 돗자리를 펴놓고 도시락을 먹기도 했다. 그곳이 병원의 정원이었다.
“선유도 공원을 만든 지 며칠 안 됐을 때였어요. 젊은 여인이 기둥에 기대서 울고 있더라고요. 왜 그러냐고 했더니 자살하려고 왔는데 공원이 위로를 준다고, 살아야겠다고 생각했다는 거예요. 그래서 내가 고맙다고 둘이 같이 울고 그랬어요. 공원이라는 곳이 행복한 사람이 와서 노는 장소이기도 하지만, 정말 외롭고 고통스러운 사람이 어디 가서 하소연하지 못할 때, 혹은 울고 싶을 때, 살아가다 보면 위로가 필요한 순간이 너무나 많아요. 공원이 그런 것을 잘 새겨내 줄 수 있어야 해요.”
<우리 가족이 가장 많이 찾았던 서울숲>
나의 신혼집이자 아이를 낳아 키우기 시작한 우리 가족의 첫 집은 서울숲 바로 옆으로 이른바 ‘숲세권'이었다. 비록 집은 햇빛도 잘 들지 않는 좁디좁은 빌라였지만 마음먹고 소풍 가지 않아도 아침저녁으로 산책 삼아 넓은 정원을 거닐 수 있었다. 아이들이 태어나고 나서는 유모차를 끌고 나갔고, 나무 아래에서 가족사진을 찍기도 했다. 속상함에 눈물을 흘리거나 기쁨에 웃음이 터지거나, 내가 어떤 상황에 있든 계절의 흐름에 따라 꽃들은 피고 지고, 새들은 지저귀고, 나뭇잎은 바람에 흔들렸다. 정원은 가장 가까운 안식처였다.
전시장이나 정원을 거니는 것은, 일상과 동떨어진 공간에서 머리와 마음에 다른 것을 들여 환기해준다는 점에서 비슷한 것 같다. 전시 기간이 얼마 남지 않았지만 정원을 거닐듯 전시를 보며 지친 마음을 달래고, 감탄하고, 다시 일상에서 힘을 낼 수 있는 영감을 얻었으면 좋겠다. 전시를 볼 여유가 없다면 온라인에 상당히 많은 영상이 있으니 정영선의 인터뷰를 찾아보는 것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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