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나는 매일 택시를 탄다, 장애인 콜택시

글 : 김지영

나는 거의 매일 택시를 탄다.

재활치료나 병원 진료 등으로 거의 매일 아이와 함께 외출하는데
버스나 지하철은 이용이 어렵기 때문이다.

중증장애인에게 버스와 지하철은 대중교통이 아니다

장애인 이동권 보장을 위해 2023년 1월 저상버스 도입이 의무화됐다.
저상버스는 장애인이 쉽게 버스를 탈 수 있도록, 계단을 없애고 바닥을 낮게 만든 버스다. 그런데 정작 장애인은 잘 이용하지 않는다. 승하차를 위한 경사판을 설치하려면 버스를 보도에 바짝 대야 하고, 버스 기사가 내려서 도와줘야 하고, 교통약자석에 휠체어를 고정하는 등 걷지 못하는 장애인 한 명이 올라타고 다시 출발하는 데 아무리 빨라도 5분 이상 걸린다. 바쁜 시간에는 버스에 휠체어가 들어갈 공간도 없거니와 다른 승객들에게 민폐를 끼치는 것 같다. 기사도 경험이 많지 않으니 승하차에 애를 먹기도 하고 정류소 자체가 저상버스에 적합하지 않은 곳이 많다.
지하철은 몇 번 타봤는데 출발, 도착할 때 나는 특유의 기계음 때문에 제하가 땀을 흘릴 정도로 온몸에 힘을 주며 울어서 더 이상 시도할 수가 없었다. 휠체어 전용 공간에 서 있으면 굳이 와서 제하를 들여다 보며 쯧쯧 혀를 차고 참견하는 어르신들의 시선도 한몫했다.

장애인 콜택시, 이래서 좋다

장애인콜택시(이하 장콜)는 내가 가장 자주 이용하는 장애인 복지 혜택으로, 보행상 장애가 있는 장애 정도가 심한 장애인 등이 이용할 수 있다.
가장 큰 장점은 저렴한 요금이다.
우리가 이용하는 서울시장애인콜택시의 경우 기본요금은 2024년 6월 기준 5km까지 1,500원이며 5km 초과 시 10km까지는 2,900원(km당 280원), 10km 초과 시 km당 70원이다. 시간이나 지역 할증도 없다. 집에서 25분 거리의 치료실까지 1,700원정도 나온다. 한 달 이용료로 따져봤더니 일반택시 대비 10배 이상 절약할 수 있다.
두 번째 장점은 편안하게 이동할 수 있다는 점이다.
휠체어 이용 승객에게는 슬로프를 장착한 차가 배차된다. 유모차나 휠체어를 접지 않고, 아이를 태운 상태 그대로 승차할 수 있다.
처음엔 제하를 뒷자리에 혼자 두는 게 어색해서 유모차만 뒤에 싣고 아이를 안고 탔는데, 안았을 때 아이 머리가 내 머리를 넘어설 정도로 자라나니 나도 힘들고 아이의 자세도 흐트러지는 데다 안전벨트도 제대로 할 수가 없어 위험하게 느껴졌다. 장애인 유모차를 들인 뒤로는 흔들리는 차에서도 안정감 있을 것 같아서 제하를 유모차에 태운 상태로 탑승했는데 그렇게 편할 수가 없었다.
제하도 편안해 보였다.
세 번째, 온 가족이 이용할 수 있다는 것.
장애 당사자는 물론 보호자나 동반가족도 최대 3명까지 탈 수 있어서 주말에는 우리 가족 넷이 장콜을 타고 나들이를 가기도 한다. 제하를 안고 유모차에서 카시트로, 카시트에서 유모차로 이동하지 않아도, 무거운 유모차를 접었다 폈다 하지 않아도, 주차장을 찾아 돌아다니지 않아도 돼서 너무 좋다.

택시 기사님과 에피소드

마지막 장점은 승하차 시 경험 많은 기사님이 친절하게 도와준다는 것이다.
일반 택시 기사는 장애인 승객을 태운 경험이 별로 없기도 하고 딱히 도와줄 필요성을 못 느끼는지 트렁크 열림 버튼만 눌러줄 뿐, 대부분 운전석에서 내리지 않았다. 장콜 대기가 너무 길어서 어쩌다 일반택시를 탈 때면 나 혼자 제하를 안아 올려서 차 안에 눕혀놓고, 유모차를 접어서 트렁크에 넣는다. 내가 혼자 땀을 뻘뻘 흘리는 동안 도움이 필요하냐고 물어보지도 않는 경우가 많았다.
반면 장콜은 기본적으로 기사님이 다 해주신다.
매일 같이 장콜을 이용한 만큼 그동안 많은 기사님을 만났다. 할아버지, 청년, 아주머니 등 성별도 연령도 다양하고 에피소드도 많이 쌓였다. 같은 기사님을 두 번 이상 만난 적도 더러 있는데 제하가 아기일 때 본 분은 몇 년 만에 만난 제하의 이름이 기억난다며 많이 컸다고 놀랐다. 빌라에서 아파트로 이사한 것을 알고 축하해준 기사님도 있었다.
처음 만난 장콜 기사님의 말을 아직 잊지 못한다.
이렇게 어리고 예쁜 아기가 어디가 아프냐고. 사정을 이야기했더니 왜 소송 안 했냐, 남편은 가만히 있었냐는 둥 기사가 나 대신 진심으로 화를 내주었다. 그때까진 모든 걸 아이를 작고 약하게 낳은 내 탓으로 여겼는데 우습게도 그 기사님 덕분에 그런 생각을 상당 부분 덜어낼 수 있었다.
자신의 아이도 장애가 있는데 성인으로 키워놓고 이 일을 하게 됐다던 할아버지 기사님.
옛날엔 장애인 복지가 없다시피 해서 아픈 아이 키우는 데 아파트 몇 채는 해 먹었다고 했다.
지금은 복지가 비교적 잘 되어있으니 젊은 엄마는 힘내라며 응원의 말을 해주었다. 남편과 일찍 사별하고 혼자 고생 고생하며 두 딸을 키웠다는 아주머니는 다들 평범해 보여도 힘들게 산다고, 그러니 나만 힘들다는 생각 하지 말라며 용기를 주셨다.
장콜을 운행해 보니 세상에 아픈 아이가 너무 많아서 마음이 아프다던 아저씨 기사님.
한편으로는 요즘 택시는 길에서 잡기보다 전화나 앱을 통해 불러서 이용하는 경우가 많은데, 휴대전화 사용이 어려워서 길에서 하염없이 기다리는 어르신이 많아 마음이 짠하다며, 또 다른 교통약자의 입장을 생각해보게 했다.
치료실 다니다 보면 시간을 놓쳐서 굶고 다니기가 부지기수다.
그런 나에게 밥 먹었냐며 간식을 주던 아주머니 기사님.
운전하다 보면 입이 심심해서 주전부리를 늘 챙겨 다니는데 넉넉하게 가져와서 나눠 먹곤 한다며 자꾸 더 먹으라고 권하던 고마운 손길에 마음이 종일 따뜻했다.
택시 안에 갖가지 조화를 달아 예쁘게 꾸며놓은 아저씨 기사님도 있었다.
탑승 후 스위치를 누르니 줄전구까지 반짝반짝 빛났는데 순간 아저씨가 마술사처럼 보였다. 달리는 내내 아이들이 좋아하는 동요도 틀어줬다. 치료실에 가는 길이었지만 마치 놀이공원으로 나들이 가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장애인 콜택시 이용 팁

장콜을 부를 때도 요령이 필요하다.
전체 대기, 주변 대기 숫자를 고려해야 한다. 주변 대기 인원이 많아도 전체 대기가 적으면 비교적 빨리 배차되고, 반대로 주변 대기 인원이 적어도 전체 대기가 많으면 배차 시간이 오래 걸린다. 평균 배차시간은 최근 이용객이 갑자기 늘어나는 시간대에는 실시간 반영이 잘되지 않아 무시하는 게 낫다.
장콜은 아침 출근 시간, 그리고 기사 교대 시간인 3시부터 퇴근 시간까지 이용객이 가장 많다.
또, 주말에는 대기 인원이 얼마 없더라도 운행하는 차량 대수 자체가 적기 때문에 평일보다 일찍 신청해야 한다. 처음에는 이런 자잘한 것들을 잘 몰라서 택시가 너무 일찍, 혹은 너무 늦게 배차되어 콜을 취소하고 일반 택시를 이용한 적이 많았다. 직접 이용해 보면서 감을 잡는 수밖에 없다.
장콜 초보 시절, 대기가 길어 도저히 제시간에 이용할 수 없을 것 같아 일반택시를 한 달에 세 번은 탔다. 편하지도 않은데 제 돈 주고 타는 게 어찌나 아깝던지. 이런 경우에는 바우처택시를 이용하면 가까운 거리의 일반 택시(티머니 온다택시)를 장애인콜택시와 동일한 요금으로 이용할 수 있다. 이용자 대비 차량 부족으로 생기는 문제로 지난해 10월 바우처택시가 확대 운영된 것이다. 다만 비휠체어 장애인을 위한 것이므로 휠체어나 유모차를 이용할 경우 접어서 탈 수 있어야 한다.
서울장애인콜택시 이동지원센터(1588-4388)를 통한 전화 접수만 가능하고, 상담원에게 '바우처택시'를 이용하겠다고 말하면 된다.
아이 낳기 전에는 택시를 타면 기사가 말을 걸까 봐 바로 눈을 감아버리거나 휴대전화만 쳐다봤다. 정치나 종교, 듣고 싶지 않은 불편한 이야기를 하는 사람이 종종 있어서 아예 대화를 차단한 것이다.
그런데 장애인콜택시는 달랐다.
오히려 내가 먼저 말을 건네기도 하고, 기사와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며 그들의 말에 하루의 시름을 털어버리기도 하고, 위로받기도 한다.
오늘도 나는 어떤 이야기를 하게 될까 기대하며 택시를 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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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집이나 유치원이 우선인가요? 치료실이 우선인가요?

이소영 (한국영아발달조기개입협회)

어디를 더 우선순위를 두어서 이용해야 한다고 생각하시나요? 치료의 목적이 무엇인가를 생각해 보면 이 질문에 대한 답을 간단하게 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치료의 목적은 무엇일까요? 바로 지금 우리 아이가 생활하고 있는 일상의 삶에 안정적으로 적응하고 중요한 전환점을 맞았을 때 그 시기를 큰 어려움 없이 넘어서서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기 위해서입니다.

잘 못하는 것을 할 수 있게 만드는 것은 어른도 어려워요.

하지만 현재 치료는 우리 아이들이 겪고 있는 발달의 격차를 좁히고 지금 하지 못하는 것을 할 수 있게 하기 위한 것에 초점을 두고 있습니다. “우리 아이가 소근육 운동이 약해서 그림 그리기를 시켜보려고 하는데 너무 싫어해요.”라는 이야기를 듣곤 합니다.
어른의 입장에서 한 번 생각해볼까요? 내가 무언가를 잘 못하는데, 그걸 잘 하게 만들기 위해서 반복적으로 그 행동을 하는 것이 얼마나 힘든지를요. 제가 겪은 경험인데요. 근력을 향상시키기 위해 다리를 올렸다 내리기를 20번씩 천천히 하라고 하는데, 근력이 없는 제게 이 동작은 매우 어려운 것이고 너무 힘들어서 더이상은 운동을 하러 가기 싫었습니다. 잘 못하는 것을 반복적으로 해야 하는 상황은 어른에게도 매우 고통스럽습니다. 그런데 아이들은 어떨까요?

이렇게 어렵게 향상시킨 기술들은 어디에 쓸모가 있는 걸까요?

왜 소근육 운동을 향상시키려고 하는 걸까요? 그림을 잘 그리기 위해서? 블록을 잘 쌓기 위해서? 퍼즐을 잘 끼우기 위해서? 물론 영유아들에게는 이런 기술들이 즐거운 놀이를 위한 것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잘 못하는 것을 반복해서 하는 것이 과연 놀이가 될까요? 오히려 스스로 숟가락으로 밥을 떠서 먹고, 과자의 포장을 뜯고, 신발을 신고 벗고, 세수를 한다거나 할 때 소근육이 훨씬 더 유용하지 않을까요? 이런 행동을 스스로 했을 때 양육자도 아이를 돌보기 훨씬 수월하고요.

치료나 교육의 목적은

아이들의 IFSP/IEP를 작성할 때 중요한 것은 목표가 얼마나 기능적이고 일상생활에서 반복적인 기회를 줄 수 있고, 아동의 독립적인 참여를 촉진하는가입니다.
이러한 치료와 교육의 목적과 목표를 생각해 본다면 아이들은 또래가 접하는 것과 비슷한 자연스러운 환경인 어린이집과 유치원을 우선해서 다니고, ‘치료’는 영유아의 일과가 잘 유지되도록 지원해주는 역할을 해야 하겠습니다. 아직 어린이집을 다니지 않는 0-2세의 영아라면 가정에서의 일상 영위가 우선이고, 치료는 가정에서의 일상을 지원해야 하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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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다람쥐인가요?

글 : 컬러풀브레인친구 대표 차예진

아기 다람쥐 노래
산골짝에 다람쥐 아기 다람쥐
도토리 점심 가지고 소풍을 간다
다람쥐야 다람쥐야 재주나 한번 넘으렴
팔닥 팔닥 팔닥 날도 참말 좋구나
‘다람쥐’하면 대부분의 한국 사람이 떠올리는 노래의 가사이다. 귀여운 갈색의 줄무늬 다람쥐가 볼 가득 먹이를 물고 쪼르르 뛰어가는 모습이 떠오른다.
그렇다면 미국에서 사람들에게 ‘다람쥐’에 대해 묻는다면 어떤 다람쥐를 떠올릴까? ‘squirrel’이라고 구글링을 하면 우리가 흔히 청설모라고 부르는 회색 다람쥐가 대표 이미지로 출력된다.
‘다람쥐’는 Sciuridae 과(科)로 278종류가 존재하며 크기, 서식지, 분포지, 식성, 천적, 활동 시간, 특징 등이 모두 다 다르다.
우리가 떠올리는 ‘다람쥐’의 스트레오 타입인 갈색 줄무늬 다람쥐, 북미 거주자들이 떠올리는 회색 청설모도 결국 고정관념인 것이다.

다르지만 같음, #다 같음

기존의 다양성을 설명하는 콘텐츠는 동물원의 여러 종류의 동물들을 비유하며 설명하는 등 복수의 종(種)을 차용하여 보여주는 것이 많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하지만 우리는 모두 같은 사람이고 사람들이 가지는 다양성을 직관적으로 보여줄 수 있는 콘텐츠의 부재에 대해 끊임없이 고민하였다. 그리고 278종류의 다람쥐에 대해 공부하며 다람쥐마다 다 다른 특징을 가진 다양성을 신경 다양성의 특징과 결부시킨 세계관을 설계하였다.
전 세계에서 전학을 오는 다람쥐들의 이야기로 신경 다양성에 대해 자연스레 보여주고 이해를 돕는 10개의 에피소드를 창작하였다.
신경 다양성 친구인 컬러풀브레인 다람쥐들의 특성을 이겨내야 할, 극복해야 할, 없애야 할 부정적인 것으로 다루지 않았으며 다람쥐, 하나의 종(種) 내에서 비유하여 설명함으로 포용의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이는 세계적인 DEI(Diversity, Equity, and Inclusion)의 어젠다와 일맥상통하며 한국장애인재단의 인식개선 캠페인은 다르지만 같은, 모두 다 같은 세상을 만들어가고자 하는 ’다 같음‘ 캠페인과도 같은 곳을 바라보는 콘텐츠라고 말할 수 있다.

는 우리 사회의 축소판

조금 전 다람쥐 노래로 돌아가서 ’재주나 한번 넘으렴‘의 가사를 불러보자.
신나게 달리다가 앞구르기, 옆 구르기 등을 하는 다람쥐들의 모습이 연상된다.
그런데 한 다람쥐는 아무리 노력을 해봐도 달리기가 쉽지 않으며 넘어지고 또 넘어진다.
우직한 이 다람쥐는 자신이 세운 원칙을 지키려고 계속 노력을 한다.
촉각 감각의 과잉반응이 있어 불편하게 입고 있던 체육복을 벗고 힘차게 팔다리를 뻗어내는 순간, 익막이 펼쳐지며 하늘을 비행한다.
바로 첫 번째 주인공인 ’하늘다람쥐 도도’이다. 하늘다람쥐인 도도를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바라봐 준 선생님과 친구들의 눈빛에 자신에 대한 긍정 에너지를 한 겹 쌓을 수 있었던 에피소드이다.
신경 다양성 를 소개한다. 모두 다 다르지만, 같은 다람쥐로, 같은 사람으로서 서로가 서로를 이해하고 안아줄 수 있는 사회가 되기를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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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와 함께 하는 즐거움을 찾는 놀이중심 NDBI(자연적 발달 행동 중재) 참여 후기

글 : 박수진

저는 이제 7월이 되면 4돌이 되는 발달장애를 가진 남자 아이를 키우는 엄마 입니다.
제 아들은요~무발화에서 조금 벗어나 서툰 발음으로 소통하려고 하고,반짝 반짝 빛나는 눈으로 엄마를 봐주고, 사랑이 너무 많은 이쁜 아들입니다.
처음 발달이 늦은걸 알았을 때 아이와 지금은 너무 많은 발전을 해줘서 너무 기특해 하며 행복한 하루하루를 지내고 있어요~
아이와 제가 애착을 형성하고 성장할수 있었던 이야기를 해볼려고 해요.

다른아이들과 조금 다른 우리아이

18개월쯤 내 아이가 다른아이들과 조금 다르다고 느끼게 됐어요.
그때의 저는, 신랑과 아이 이야기만 나와도 참을 수 없는 눈물이 계속 흘렀고, 발달센터에서는 아이 수업이 끝나고 상담시간에 대부분을 울면서 상담을 했고, 아무런 방법을 모르던 그땐 선생님들께 매달리며 내 아이가 빨리 좋아질 수 있게 해달라고 매달렸던 것 같아요.
집에선 아이 혼자 놀고 있는 모습을 보면 불안함이 밀려와 "이거 해보자" "이거 해봐!" 반응이 없는 아이와 씨름했고, 몰아치는 우울감에 아이와 있는 시간이 전혀 즐겁지 않았어요.
그렇다고 힘들고 슬퍼만 하고 있을수는 없죠. 난 엄마니까요

발달장애는요

발달 장애는 센터 선생님도 의사도 아닌 하루 중 아이와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부모가 해야 한다는 거걸 잘 알고 있었거든요!
우연한 기회로 저는 놀이중심 NDBI 연구참여를 하게됬습니다.
반응이 낮은 아이와 놀이 란 정말 너무 재미없고 힘들었던 저는 망설임 없이 참여했죠!
그렇게 발달장애를 가진 다른 아이들의 부모님들, 선생님과의 첫 수업!
"내 아이의 장점을 10가지 써보고 자랑해주세요~" 이 질문에 머리가 멍해지면서 고민을 엄청 했어요
단점은 줄줄 써내려 갈텐데 말이죠..
아이가 무엇을 잘 하는지 뭘 좋아하는지 생각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고
내 스스로 아이를 넓게 봐주지 못했구나...
모르는게 더 많았던 엄마였구나... 등 많은 생각이 드는 첫 수업이었어요.

NDBI를 통해 배운 방법

NDBI를 통해 배운 방법을 아이와 놀이에서 조금씩 적용해보고 아이와 소통하는 방법을 알아가는 것도 재미있었고. 간단한 놀이지만 같이 할 수 있게 됐고, 엄마를 보고 이것저것 따라 하고, 느리지만 조금씩 자라는 아이를 보면서 대견하고 너무 사랑스러웠어요.
제가 놀이중심 NDBI를 통해 느낀 것은
아이를 사랑의 눈으로 관심있게 바라보면 아이가 원하는게 보이고, 마음을 알아주려 노력한다면 아이와 더 가까워 질 수 있고, 그런 환경 속에서 일상의 간단한 행동도 재미있는 놀이가 될 수 있고, 자연스럽게 학습하고 익히며 타인과 소통하는 즐거움을 얻을 수 있는 것 같아요.
매주 해야 하는 미션이 힘들기도 하고 귀찮기도 했지만, 저에게는 아이를 알아가고 더 가까워지는 계기가 되어 아이도 성장했지만 저도 많이 성장할 수 있는 좋은 경험이었습니다.
많은 발달장애 아이들을 키우는 다른 부모님들도 거창한 놀이가 아닌 아이의 관심사로 같이 놀며 아이와 친해져보세요.

아이와 함께 하는 즐거움을 찾는 놀이중심 NDBI(자연적 발달 행동 중재) 참여 후기 더 읽기"

“어디야?” “응 나 치활 왔어”

글 : 컬러풀브레인친구 대표 차예진

우리는 전화 통화를 하면 대부분 “어디야?”를 묻고 그에 대한 답을 한다. 오후 시간대에 영유아, 학령기 자녀가 있는 양육자가 듣고, 말했던 몇 가지 답변을 모아보자면,
① 어디야? 응 나 문센 (문화센터) ② 어디야? 응 나 애프터 (영어유치원의 방과후를 뜻한다) 끝나서 데리러 왔어~ ③ 어디야? 응 나 학원 (피아노, 미술, 줄넘기 등등) ④ 어디야? 응 나 센터 (여러 가지 치료를 한 곳에서 받을 수 있는 발달센터를 뜻한다.) ⑤ 어디야? 응 나 언치(언어치료), 놀치(놀이치료), 감통(감각통합치료) 왔어.
어느 날 나는 ⑤번 행선지를 말했을 뿐인데 해리포터에 나오는 온갖 맛이 나는 젤리를 먹은 듯 생경하고 이질적이고 느낌이 입 속에 남아 쉽사리 지울 수가 없었다. 자폐를 비롯한 발달 장애는 치료한다고 ‘낫는’ 병이 아닌데 모두 다 ‘치료’라고 하니 나도 덩달아 ‘치료’라고 지칭하게 된 것이다.

‘치료’라는 말이 주는 희망 고문

한번은 언어치료실에서 아이의 보호자로 뵈었던 할머니께서 분통을 터트리며 치료사 선생님께 말씀하시는 것을 본 적이 있다. 6개월 동안 치료를 했는데 왜 애가 말을 못 하냐고 선생님께 속상한 마음을 토로하고 계셨는데 당황한 치료사 선생님도 마음이 쓰이고 할머니의 답답한 마음도 이해가 되었다.
나는 ‘치료’라는 말에 어폐가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나라에서 ‘치료(治療)’의 의미는 병을 낫게 하는, 병이 없어지게 하는 완치의 의미에서의 행위를 뜻한다. 외국에서의 발달 장애 아이들을 위한 치료는 ‘Cure’의 병이 낫게 하는 치료가 아닌 오늘보다 나은 내일, 조금씩 나아지게 하는 완화와 재활의 의미를 담은 ‘Therapy’의 용어로 사용되고 있다. 치료사 선생님들의 직함도 ‘Curer’가 아닌 ‘Therapist’이다. 발달 장애는 사람의 생애 전반에 걸쳐 나타나는 어려움이 계속해서 나타나는 것을 의미한다. 하지만 실제로 언어가 사고를 지배하는 부분이 크기 때문에 우리가 사용하는 ‘치료’의 뉘앙스가 완치, 즉 정상을 지향하고 있다는 것, ‘치료’해서 ‘낫게’ 하여 장애를 없앤다는 의미가 발달 장애 가족, 사회구성원의 무의식에 자리 잡고 있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오티즘은 4D(Difference, Disability, Disorder, Disease)

『패턴시커(Pattern Seeker)』 의 저자인 사이먼 배런코언은 ‘자폐’는 4D에 모두 해당한다고 보았다. 자폐는 즉, 다름(Difference)이자 장애(Disability)이며, 이상(Disorder)이자 질병(Disease)이라고 설명한다. 책을 이 부분을 읽으며 아이를 양육하며 발달 장애를 바라보는 시선과 관점에서 간지럽던 등을 효자손으로 긁는 듯한 시원한 느낌이 들었다. 다음은 4D에 관해 설명한 부분을 발췌하였다. (p. 280-281, 『패턴시커』, 사이먼배런코언, 강병철옮김, 디플롯)
■ 다름(Difference) - 어느 쪽이 정상이고 어느 쪽이 비정상이라 할 수 없다. ex) 덴마크의 한 자폐인은 민물고기, 바닷고기를 예로 들었다.
■ 장애(Disability) – 특정한 능력이 평균 이하이거나, 일상 생활 능력에 영향을 미치는 조건이 있어서 지원이 필요한 경우를 말한다.
■ 이상(Disorder) –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지만 다름으로 인해 한 가지 이상의 측면에서 고통을 받는다는 뜻이다.
■ 질병(Disease) – 증상이 고통을 일으키며 원인이 분명히 밝혀진 경우이다.

'이상'과 '질병', '다름'과 '장애'

‘이상’과 ‘질병’은 치료해서 고통을 없애는 것이지만 ‘다름’과 ‘장애’는 치료해서 부정적인 면을 없앨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다름’을 인정하고 ‘장애’는 지원해야 하는 것이다. 4가지의 특성을 모두 가지는 오티즘의 지원 방법에 대해 좀 더 포괄적인 용어가 있다면 이상적일 것으로 생각한다. 자폐 및 발달장애를 바라보는 관점이 시대를 걸쳐 진화하였듯이 신경 다양성의 특징과 함께 매일을 살아가는 구성원들이 사용할 수 있는 일상적인 단어가 언젠가 등장하리라 믿는다.
컬러풀브레인친구는 신경 다양성의 개념을 이야기를 통해 전하고 있다. 뇌 신경의 연결이 다양하게 이루어짐으로써 나타나는 신경 다양성을 남녀노소 누구나 알기 쉽게 뇌의 다채로움이라는 의미인 ‘컬러풀브레인친구’라고 명명하였다. 우리 아이들의 지원을 Cure의 치료가 아닌 새로운 용어로 표현하는 하나의 제안을 해보려고 한다. 치료(治療)의 한자어는 다스릴 ‘치’에 고칠 ‘료’이다. 발달 장애는 일상적인 ‘활동(活動)’을 보조하고 지원하는 것이 궁극적으로 필요하다. 이에 다스릴 ‘치’와 살 ‘활’을 조합한, 사는 것을 다스리는 ‘치활’이라고 표현하고 싶다.
“어디야?” “응! 나 치활 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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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련 후, 다시 일상으로

글 : 김지영

제하의 경련으로 새벽에 일어나서인지 점심시간 전인데도 하루가 다 간 것처럼 길게 느껴졌다. 늦었지만 이제 첫째를 유치원에 보내야 했다. 응급실에 동행한 탓에 피곤해하는 모습을 보니 마음 같아서는 집에서 쉬게 하고 싶었지만 해야 할 일이 있어 어쩔 수 없었다. 세수를 시키는데 아빠랑 씻던 게 생각났는지 눈물을 뚝뚝 흘렸다. 옷을 입다가도 울었다. 아이는 도살장에 끌려가는 소처럼 내 손에 이끌려 꾸역꾸역 걸었다. “집에 가면 아빠랑 제하 없으니까 신나지 않아.” 아이가 울먹이면서 말했다.
유치원이 가까워질수록 왁자지껄한 소리가 점점 크게 들려왔다. 마침 바깥놀이 시간인지 같은 반 친구들이 유치원 놀이터에서 놀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아이의 발걸음이 빨라졌다. 친구들도 우리를 발견하고 큰소리로 이름을 부르며 우르르 달려와 아이를 에워쌌다. 한 친구가 우리 아이를 꼭 안아주었다. 너무나 해맑은 표정으로 뒤도 돌아보지 않고 무리 속에 섞여 놀이터로 향하는 첫째. “엄마한테 인사해야지~” 선생님의 말씀에 그제야 하는 둥 마는 둥 “엄마 안녕!”하고 인사한다. 너는 너의 세상에서 나름대로 잘 지내고 있구나, 마음이 놓였다.

퇴원시켜 주세요

다시 집으로 가면서 남편에게 전화를 걸어보니 제하는 그 사이 응급실에서 나와 일반 병동으로 이동한 상황이었다. 서둘러 입원 짐을 싸서 병원으로 갔다. 도착해서 보니 제하의 의식이 완벽하진 않지만 아까보다는 돌아와 있었다. 웃기면 살짝 웃어주는 정도. 이름만 불러도 활짝활짝 잘 웃는 아이라 우리 부부는 웃음의 유무나 크기로 제하의 컨디션을 파악한다. 어딘가 아프거나 기분이 좋지 않으면 웃지 않거나 대충 웃어서 알아차리기가 쉽다.
남편을 회사로 보내고 내가 보호자로 들어갔다. 전공의 파업의 영향인지 병실은 제하를 포함해 단 두 명뿐이었다. 같은 병동 내 다른 병실도 비슷했다. 병실이 꽉 찼을 때도 답답했지만 텅 빈 병실은 또 이것대로 숨이 막혔다. 이틀이든 석 달이든 입원은 정말 힘들다. 커튼으로 사방이 둘러싸인 작은 공간에 몇 시간 있다 보면 없던 폐소공포증까지 생길 것 같다. 한밤중에 석션이나 네블라이저를 하게 되면 사람들의 눈치가 보이고, 반대로 자야 할 시간에 누군가 큰 소리로 동영상을 보거나 대화를 하면 신경이 곤두선다.
제하의 의식이 완전히 돌아올 때까지는 시간이 조금 걸렸다. 하루를 꼬박 굶기고 컨디션을 확인하며 조금씩 먹이기 시작했다. 일단 먹이기 시작하니 토하지 않고 소화도 잘 해서 굳이 병원에 더 있을 필요가 없을 것 같았다. 예전 같으면 의사의 퇴원 지시를 마냥 기다렸겠지만, 그런 식으로 병실에서 무의미한 시간을 보냈던 숱한 과거의 경험들이 떠올랐다. 제하의 상태를 간호사실에 먼저 이야기하고 퇴원하고 싶다고 했고 잠시 후 퇴원 오더가 떨어졌다. 남편이 데리러 올 때까지는 너무 오래 기다려야 할 것 같고 짐도 그리 많지 않아서 그냥 장애인콜택시를 불러 퇴원했다. 예전엔 입원과 퇴원 자체가 아주아주 큰일처럼 느껴져서 남편 연차 쓰게 하고 난리법석을 떨었는데 몇 번 겪고 나니 혼자서도 할 수 있게 되었다.

평범한 일상의 소중함

일찍 귀가한 남편에게 제하를 맡기고 유치원에 있는 첫째를 데리러 갔다. 평소 첫째가 하원하면 집에 가기에 바빴지만, 오늘만큼은 바로 귀가하지 않고 놀이터에서 한참을 놀게 해줬다. 마트 구경 갔다가 호기롭게 외식도 하고 아이가 졸라야만 사주었던 아이스크림도 선뜻 사주었다. 하원길이 이렇게 여유로운 것이었구나. 돌봄 선생님 퇴근 시간이 다가오는 걸 보고 종종걸음치며 아이를 채근하지 않아도 되고, 아이가 밖에서 더 놀다 가고 싶다고 떼쓰면 10분쯤은 더 기다려줄 수 있구나. 일반적인 가정의 아이들은 이렇게 지내겠구나. 이런 생각하는 나를 보며 제하에겐 죄책감을, 일상을 맘껏 누리지 못하는 제하 형에게는 안쓰러움을 느꼈다.
“어제 놀라기도 하고 마음이 힘들었지? 그래도 좋은 일도 많이 있었잖아.” 여기까지 말했을 뿐인데 아이가 줄줄 읊기 시작했다. “응! 구급차도 타보고, 초코빵도 먹고 소시지도 두 개나 사고~ 놀이터도 가고 회전초밥도 먹고 아이스크림도 먹고. 와~ 좋은 일도 많았다!”, “그치~ 제욱이 유치원에서 인기도 많더라? 살다 보면 좋은 일도, 안 좋은 일도 생겨. 안 좋은 일이 있을 땐 오늘처럼 좋은 일을 많이 집어넣으면 돼. 그럼 기분이 좋아져.” 나에게 하는 말인지, 아이에게 하는 말인지 모를 그런 말을 했다.
“구급대원 어땠어? 멋있었지? 엄마가 정신없어서 구급차에서 내릴 때 인사도 못했네.” 소방서가 집 바로 옆이니 내일은 구급대원 아저씨들한테 인사하러 가자고 아이와 약속했다. 특별히 좋은 일이 없어도 괜찮다. 우린 그저 아무 일 없는 일상의 소중함을 온몸으로, 알알이 느끼면서 그렇게 살아가자.

경련 후, 다시 일상으로 더 읽기"

조금 느리고 다르지만 더 사랑스러운 우리 아이

글 : 주안이 아빠 김건우

우리 주안이를 소개합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현재 만15개월, 교정 11개월 이른둥이 아빠입니다.
우리 주안이는 23년 2월 16일. 25주 0일 720g으로 태어나 왼쪽뇌실내출혈 4기로 인한 션트수술, 미숙아망막증으로 인한 레이저수술, 탈장으로 인한 탈장수술을 받고 신생아중환자실에서 126일간 입원 후 퇴원하였습니다. 이로 인해 교정 나이로도 11개월이지만 이제 배밀이를 시작하고 재활평가에서도 발달이 3~4개월 느리고 왼쪽 뇌손상 때문인지 오른손을 계속 주먹을 쥐고 사용도 많이 제한적입니다.
지금도 주6회 재활병원, 사설발달센터, 특수교육 순회교육을 주기적으로 받고 수술에 대한 팔로우업으로 인해 서울과 대구에도 병원을 다니고 있습니다.

아이에 대한 신뢰와 사랑이 중요해요

현재 우리 아이에 대한 상황과 배경을 설명 드린 이유는 이 시간 동안 우리도 엄청 힘들고 낯설고 어려웠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발달지연과 느림이 언제 끝날지 모른다는 점이 가끔 무섭기도 두렵기도 합니다. 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 건 이러한 현실을 받아들이고 어떻게, 그리고 얼마나 강한 아이에 대한 신뢰와 사랑을 주냐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깨달았습니다.
보통 아이들과 비교하고 나만 왜 이럴까, 왜 이런일이 우리에게 일어났나 하는 후회와 자책은 도움이 되지 않았습니다. 제가 느껴보고 그러한 부정적인 생각을 해보니 그렇더라구요.
그런 생각을 하는 시간에 오히려 더욱 아이와 눈맞춤을 하고 안아주고 사랑한다고 말하고 나니 하루하루가 더 감사하고 행복해졌습니다..
그리고 아이는 우리가 걱정하는 것보다, 일반적인 상식과 병리학적인 지식으로도 설명할 수 없을 만큼 강하고 씩씩해요.

내 인생의 Hero

우리 주안이가 처음 태어났을 때 의사선생님이 저에게 처음 한 이야기가 25주 0일에 태어난 아이의 생존확률은 50%이고 그 말은 50% 죽을 수도 있다는 상황이고 일주일이 제일 고비라고 한 말이었습니다.
흘러내리는 눈물을 겨우 참고 병실에 누워있는 주안이 엄마, 혼자 사투를 벌이는 우리 주안이를 위해 저는 처음으로 저희 가족을 살려달라고 기도하였고 출생신고도 살꺼라는 믿음으로 신청하였습니다.
아이는 그렇게 126일간 3번의 수술과 여러 가지 약물투여, 호흡기 탈착 등을 혼자 견디며 이겨냈습니다. 그래서 저는 우리 아들을 제 인생의 Hero라고 불러요!

오늘도 이겨내고 성장하고

2023년이 제 인생의 가장 슬프고 힘든 시기였다면 2023년 6월부터 현재까지는 제 인생의 가장 행복하고 즐거운 시절이라 감히 단언 할 수 있습니다. 더 이상 걱정과 불안은 제 마음속에 거의 사라지고 하루하루 아이가 느리지만 커가는 모습을 보며 말로 형언 할 수 없는 사랑과 행복을 느끼고 있습니다.
세상의 모든 아이의 성장과 발달은 다르고 미래를 예단하고 미리 발견할 수도 없습니다.
물론 아이가 오른손을 잘 사용하지 못하는 모습과 매번 병원에 가서 진료받고 검사하는 모습을 보면 가슴이 아프고 목이 메어지는건 사실입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하나하나씩 진료과를 졸업하고 우리가 걱정했던 모습들을 이겨내는 아들의 모습을 보며 저 또한 성장하고 배우고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오늘도 힘이되는 공감과 따뜻한 격려

이와 별개로, 우리 사회는 일반적으로 저희가 알고 있는 것보다 훨씬 더 발달장애와 성장지연 아이들을 위한 체계와 지원이 잘 되어 있다는 사실에 또 한번 감사함을 느낍니다.
저희 아들도 지자체 발달바우처 및 특수교육 짱짱카드를 지원받아 재활병원 및 사설발달센터를 다니면서 사용하고 있고 외래비경감 5%로 인해 일반 외래 병원비 (검사비, 수술비는 제외)는 5%만 지출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교정돌인 올해 6월이 되면 중증장애인 평가를 통해 장애인증명서도 발급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저희는 장애인이라는 사실이나 일반적인 사람들의 경시나 무시, 또는 부정적인 편견을 생각하기 보다는 아이를 태우기 편한 장애인 주차구역이나 아이가 앞으로 놀이공원이나 구경하고 싶은 관광장소에 할인도 받을 수 있겠다며 오히려 기대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지원과 혜택들이 많기에 경제적인 부담을 조금이나마 덜고 아이의 재활과 치료에 전념할 수 있다는 점도 현실적으로 중요한 부분이었습니다.
또한, 우리나라에 유명한 포털사이트의 이른둥이카페와 발달장애카페를 가입하여 저와 유사한 상황에 놓여있는 부모님들과 정보공유도 하고 물품 나눔도 함으로 이웃의 따뜻한 정도 느끼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이러한 감정들에 대해 가족구성원들보다 더 공감해주고 따뜻한 격려의 말을 들으면 힘이 나기도 합니다.
이처럼 저희 주위에는 걱정과 달리 많은 면에서 인적, 물적 지원과 나눔이 있기에 절대 외롭거나 혼자서 감내할 필요는 없는 것 같습니다.

기억하세요! 확실한 정보, 출처가 분명한 치료법

한 가지 주의할 점은 인터넷검색이나 카페글들을 통해 확실하지 않은 정보나 출처가 불분명한 치료방법이나 판단은 절대 금물이니 담당 의사선생님과 재활병원 물리치료사분들과 상의하시길 권유 드립니다.
영아발달의 어려움을 겪는 부모님들과 가족분들의 상황과 처지는 모두 다르지만 제가 느끼는 긍정적이고 행복한 마음을 전달하고 싶었습니다.
누군가 이 글을 읽고 조금이나마 공감되고 격려가 되고 아이와 함께 한걸음 한걸음 걸어가는데 지치지 않는 힘이 되었으면 합니다.
우리 모두 생각과 감정과 아이의 상태는 다르지만 아이를 얼마나 사랑하고 아끼고 지켜주고 싶은 마음은 같다고 확신합니다.
우리 모두 오늘 하루, 지금 당장 아이와 눈맞춤을 하고 꼬옥 안아주고, 사랑한다는 말을, 혹시나 사랑한다고 대답을 할 수 있는 아이라면, 더욱 더 서로 사랑하고 칭찬해주고 이 순간을 감사히 즐기라고 말해주고 싶습니다.
발달장애나 지체라는 말보다는 저는 그냥 느리고 조금 다르다는 말을 좋아하는데요, 우리 조금 느리고 다른 아이를 키우는 모든 부모님들과 가족분들 항상 건강하고 행복하게 아이와 함께 성장하길 기도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조금 느리고 다르지만 더 사랑스러운 우리 아이 더 읽기"

안녕? 나는 다람쥐 도도야!

글 : 컬러풀브레인친구

도도와 컬러풀브레인친구

머리를 어느 각도에서 봐도 동글동글한 밤톨이 도도는 메아리 요정이다. 엄마가 "이 거 줄까?"라고 말하면 "이거 줄까?"라고 메아리로 답하고, "사랑해"라고 하면 "사랑해"라고 똑같이 메아리치는 작고 귀여운 요정이다. 오랜 시간 엄마, 아빠를 애태우며 완행버스를 탄 듯 천천히 찾아와 준 도도는 자라면서 뚜렷한 개성을 보이기 시작했다. 소파에서 물구나무서기를 하고 보이는 모든 것을 다 숫자로 만들곤 했다. 도도의 발달 속도를 평균과 비교하며 자책하기도 속상해 하기도 했었던 때가 있었다. 아이를 이해해 보려고 사이버대학교 언어재활학과에 편입하여 치료실에서 아이를 기다리며 자투리 시간에 공부를 하고, 복지관에서 진행하는 장애 인식 개선 강사 양성 프로그램을 이수하였다. 프로그램의 수료 요건 중 하나인 최종 발표 시연에서 신경다양성을 아이들에게 쉽게 다가갈 수 있도록 컬러풀브레인친구'라는 단어를 만들어 보았다.

신경다양성

신경다양성이란 뇌신경의 다양한 연결로 인해 발생하는 자폐, 지적장애, 학습장애, 틱, 뚜렛증후군, 뇌전증, 뇌성마비 등의 양상을 다양성으로 인식하는 관점이다. 의료적인 개입 이 필요하다면 반드시 도움을 받아야 하지만 이를 질병으로만 국한하지 않고 사람이 가진 다 양성으로도 존중하자는 미국, 유럽 등에서 이미 시작된 사회적인 움직임이다. 사실 발달장애는 "낫는 병이 아니라 일생 동안 생애주기별로 나타나는 여러 가지 어려움을 중재하며 당사자, 가족 그리고 사회가 함께 지내는 것이다. 신경다양성에 대해 조금 더 많은 사람이 접하고 이 해하는 폭이 넓어진다면 포용적인 사회에 한 발짝 다가갈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신경다양성은 개인의 특성일 뿐

지난 3월 셋째주가 전 세계에서 신경다양성의 특징을 인정하고 축하하는 '신경다양성 기념주간' 이었다. 올해는 한국도 139개의 참여국 중 하나의 국가로 신경다양성을 선보이는 시간을 가졌다. 컬러풀브레인친구는 '신경다양성기념주간 초대 캠페인을 기획하여 서초 한우리정보문화센터, 반포복지관과 함께 287명의 남녀노소 많은 분들이 오시는 행사를 진행할 수 있었다. 해리포터의 주인공인 다니엘 래드클리프는 실행장애를, 엠마왓슨은 ADHD를, 월트 디즈니는 난독증을, 포켓몬을 만든 타지리 사토시는 오티즘이며 팝가수 빌리아일리쉬는 뚜렛증후군을 가지고 있다는 포스터에 투표를 진행하기도 했다. 얼마 전에 밤양갱 노래로 음악차트를 석권 한 가수 비비도 ADHD를 가지고 있어 약의 도움을 받기도 한다고 밝히기도 했었다. 이렇게 신경다양성 특징도 MBTI같은 개개인별로 나타나는 개성으로 인정받고 존중되는 다채로운 공 동체가 되었으면 한다.

다양한 특성을 지닌 다람쥐 같은 도도

도도는 머리만 밤톨 같은 게 아니라 음식을 먹을 땐 양쪽 볼 가득 넣고 오물거리는 모습이 영락없는 다람쥐이다. 다람취의 귀여운 모습에 담겨져 있는 278종 중 10종의 다양한 다람쥐 종(체)에서 각각의 특징들을 발견했고, 신경다양성적인 특징을 결부시켜 직접 창작한 '신경다양성 다람쥐 학교 인스타툰'을 연재하고 있다. 발달장애, 지적장애, 학습장애, ADHD, 뇌전증, 뇌성마비, 틱, 뚜렛층후군 등의 특징을 가지고 있는 아이들이 다람쥐 이야기를 접하며 궁극적으로 긍정적인 신경다양성 정체성을 가질 수 있도록 희망과 용기를 가졌으면 한다. 또 한 신경다양성 아이들의 주위에 계신 양육자, 친구의 양육자들, 관련 전문가, 의사, 사회복지사들이 아이들을 이해하는 데에도 도움이 되길 바라는 바이다.
컬러풀브레인친구의 다람쥐학교로 모두를 초대합니다! 도도는 어떤 다람쥐일까? 그리고 다람쥐들이 질문한다. “너는 어떤 다람쥐야?”

컬러풀브래인친구 다람쥐들을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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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와 놀아주기? 가르쳐주기?

글 : 윤승아

놀 시간이 부족해요

요즘 아이들은 하는 게 너무 많아서 놀 시간이 정말 부족하죠?
중도중복 장애를 가지고 있는 아이들은 해야 할 것을 정리하다 보면 그걸 다 정리하기가 버거울 정도로 해야 할 것이 많고, 그러다보니 놀 시간은 엄두도 내지 못합니다.
아기때부터 오랜 시간 치료를 데리고 다니다 보면 치료를 해주는 전문가로 부터 많은 재활 정보와 아이에 대해 알게됩니다.
느린 제 아이를 바라볼때 저는 항상 주로 부족한 점이 보였고 재활 치료와 아픈 아이를 캐어하는라 아이와 온전히 노는 시간을 갖기가 물리적으로나 정신적으로 쉽지 않았어요.

놀이가 아닌 놀이

아이가 어릴 때 잠시 시간이 생겨서 놀아주게 되어도 조바심 난 저는 부족한 점이 보이고 어설픈 지식으로 아이를 치료(?)하기 시작합니다. 아이의 부족한 부분을 가르쳐 준다는 명분으로 지적하게 되고 격려한다는 명분으로 강요했어요. 대부분 즐겁게 시작한 놀이가 놀이가 아니게 되었어요.
아기 때는 따라오는 것처럼 보이지만 유아기에 들어서며 '자기 주장'이 생기고 나서는 점점 저항하기 시작했어요. 아이는 제가 사소한 제안을 하더라도 거부하고 저항하기 시작했어요. 혼자 하고 싶어하고 잘 하고 싶어하는 마음이 커질수록 작은 실패에도 지나치게 좌절하고 분노했어요.
어떤 때는 바지를 갈아 입히려고 바지를 내려주려 해도 폭발하고, 뭔가 새로운 시도는 한 번 하고 “한 번 더 해볼까"라는 말에 폭발했어요.
치료나 수업에도 영향을 주어 작은 실패나 지적에도 폭발해서 진정하는 데 시간을 많이 걸렸어요. 그때는 아이의 시각적 어려움을 몰랐고, 부모와 치료사의 생각에는 적절한 과제가 아이에게는 수행하기 어려웠기 때문에 더 많은 실패를 경험하게 되었을 것 같아요.

진짜 놀이가 필요해

그리고 두 번째는 이전 글에서도 썼지만 시각적 어려움이 있는 아이는 상황을 설명해주고 어떤 도움을 줄 지를 알려준 후, 아이가 상황을 인식한 후에 신체적 지원을 해야 하는데 이 과정 없이 신체적 촉진을 하다보니 놀라고 불안함이 반복되었던 이유도 있습니다.
하지만 항상 부족하다고 계속 말이나 몸짓으로 표현하는 것을 아이가 계속 받고 자랐다면 어쩌면 당연한 결과일 수도 있는데 그땐 제가 몰랐습니다.
어떤 특수교사가 얘기해 주셨는데 아이들은 놀면서 스스로 아는 것을 활용하고 자기 것으로 만들어간다고 해요. 그래서 반드시 목적 없이 노는 시간이 필요하다구요.
또 항상 정상발달을 의식해서 그 부족을 채우고 따라가기 바쁜 저에게 “제 아이는 다른 아이들과는 너무도 다른 제 아이만의 발달과정을 만들어가고 있다”고 어느 특수교육 박사님의 말씀도 지금에야 조금씩 알것 같습니다.

못하는 것보다 이미 할 수 있는 잘 하는 것을 바라보기

유치원 무렵 치료전 상담을 하면서 아이가 잘 하는게 뭐냐는 질문에 충격 받았던 기억이 있습니다, 아이의 부족한 점은 10개고 20개고 말할 수 있는데 잘하는 건 그 순간 한 개도 바로 떠오르지가 않았습니다.
어려움이 많은 아이라고 해서 어떻게 잘 하는게 없겠습니까? 제가 아이를 어떻게 보고 있는지를 알게 되었고 그런 취급을 받은 아이가 안쓰럽고 미안했습니다.
지금도 안그래야지 하면서 팔꿈치를 붙이고 숟가락질을 하는 아이를 보면 저도 모르게 팔꿈치를 손으로 살짝 들어줍니다. 자꾸 하지 말아야 할 것, 해야 할 것에 대한 잔소리를 하게 되구요.
아이는 똑같은 지시나 지적도 다른사람이 하면 수용하면서 제가 하면 더 짜증내고 화를 냅니다.
아마 어릴 때 가르치려고 하기보다는 충분히 놀아주고 진심 어린 칭찬과 격려의 시간을 가졌다면 지금 제가 손으로 도와주는 행동에 대해 거부감이 이렇게 크지 않았을 것 같습니다.
잘 하고계신 부모님들도 계시지만 저처럼 성격급하고 맘이 급한 어머님들은 잠시 숨 한번 고르고 아이를 다른 눈으로 바라봐 보세요. 너무도 잘 하고 빛나는 아이가 있습니다.
뭔가 하나 더 가르치기보다 아이와 놀면서 즐거움으로 쌓은 신뢰감에 대한 정서가 이후 성장 하면서 힘든 과제나 더 어려운 것들도 할 수 있는 큰 힘이 된다는 것을 그때는 몰랐습니다.

아이와 놀아주기? 가르쳐주기? 더 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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