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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출하기: 아기의 발달을 위해 더 넓은 사회로 나아가기

글 : 이소영(한국영아발달조기개입협회)

외출은 단순히 생활의 공간을 넓혀가는 것만이 아니라, 아기에게는 처음 만난 낯선 세상을 탐색하며 감각, 운동, 언어, 인지, 사회성을 키워가는 아주 중요한 일과입니다.하지만 연령별 발달 특성과 생활리듬, 안전 요소를 함께 고려하지 않으면 외출이 오히려 피로하거나 스트레스로 작용할 수도 있습니다.
이 칼럼에서는 생후 0~36개월을 다섯 시기로 나누어 각 시기별로 외출이 갖는 발달적 의미, 발달을 돕는 포인트, 일반적인 유의사항, 그리고 발달이 느린 아기를 위해 생각해 볼 점들을 제시합니다. 아직 걸음마를 못하는 어린 아기라도 세상과 연결될 수 있도록, 말이 늦는 아기라도 언어 자극을 충분히 받을 수 있도록, 우리 아기에게 ‘세상을 만나는 즐거움’이 될 수 있는 외출을 매일의 일상 속에서 천천히 만들어가 보세요.

‘외출하기’는 단순히 문 밖을 나서는 행위를 넘어, 아기에게는 환경을 탐색하고 세상과 연결되는 매우 중요한 경험입니다. 생후 0~3세 시기는 감각, 운동, 인지, 언어, 사회정서 등 전반적인 발달이 급격히 이루어지는 시기로, 외출을 통해 다양한 감각 자극을 받고, 물리적·사회적 환경과 상호작용하며, 발달의 기회를 얻습니다.

영아기에 외출은 신체 발달 수준과 생활 리듬을 고려해 조절되어야 합니다. 수유와 낮잠 주기를 고려하고, 무리하지 않은 거리와 시간의 외출부터 시작하여 점차 안정감을 느끼며 활동의 폭을 넓혀가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때 유모차, 아기띠, 카시트 등은 아기의 자세를 보호하고 안전하게 이동할 수 있도록 돕는 필수 도구입니다.

또한 외출은 생태학적 접근(ecological approach)에서 볼 때, 아기가 생활하는 환경을 점차 넓혀가는 과정입니다. 처음에는 집 주변 골목이나 놀이터, 공원처럼 가까운 물리적 공간에서 시작하여, 점차 도서관, 편의점, 시장, 키즈카페, 놀이공원 등 지역사회 자원과 연결됩니다. 이러한 장소는 단순히 공간이 아니라, 아기의 인지적 호기심을 자극하고 사회적 관계를 학습할 수 있는 무대가 됩니다.

특히 만 18개월 이후에는 또래와의 만남, 타인과의 상호작용 기회를 갖는 것이 중요하며, 이를 위해 지역사회 내 적절한 시설(작은 놀이터, 개방형 북카페, 영유아 프로그램 운영 기관 등)을 이용해볼 수도 있습니다. 부모와 함께 하는 외출은 아기에게 정서적 안정감을 제공하며, 낯선 환경에서도 탐색하고 주도적으로 행동하는 능력을 기를 수 있도록 돕습니다.

외출은 아기의 발달적 성취를 이끌어내는 동시에, 아기가 살아갈 사회의 일원으로 한 걸음씩 나아가는 시작점이 됩니다.

0~6개월: 꼭 필요한 만큼만 천천히 시작해요

0~6개월 아기에게 외출은 아직 익숙한 일상이 아니에요. 이 시기의 외출은 대부분 병원에 예방접종을 맞으러 가는 경우가 많고, 그 외에는 집 주변을 아주 잠깐 산책하는 정도로 충분합니다. 아기의 몸은 아직 외부 환경에 적응하는 중이기 때문에, 외출 자체가 피로할 수 있어요. 그렇지만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부모님의 품에서 처음 느끼는 바람, 햇살, 주변 소리와 같은 감각 자극은 아기에게 아주 귀중한 첫 경험이 된답니다. 외출은 우리 아기가 세상을 만나기 시작하는 중요한 통로예요. 처음엔 짧게, 아기의 컨디션이 괜찮을 때 잠깐 바깥공기를 쐬어보는 것부터 시작해 보세요.

발달 포인트

✔️이 시기 외출의 핵심은, 아기가 안전하게 다양한 감각 자극을 경험하고 부모님과의 안정된 상호작용을 통해 세상을 인식해가는 것이에요.
✔️유모차나 아기띠 안에서도 아기는 바람, 햇살, 주변 소리, 움직이는 풍경 등 다양한 감각 자극을 자연스럽게 경험하게 돼요.
✔️“해가 쨍쨍하네~”, “새가 짹짹하네~”와 같은 짧은 언어 자극은 아기의 귀와 마음에 언어의 리듬과 정서를 심어줍니다.
✔️부모님의 목소리, 표정, 눈맞춤은 아기에게 정서적 안정감을 주며 애착 형성에도 중요한 역할을 해요.
✔️유모차나 아기띠를 사용할 때는 좋은 자세로 아기의 몸을 지지해 주는 것이 중요해요. 특히 머리와 목의 안정성은 발달 초기 아기에게 꼭 필요한 조건이랍니다.

유의사항

✔️아직 수면과 수유 리듬이 불안정한 시기이기 때문에, 외출 전에는 반드시 아기의 상태를 확인해 주세요. 수유 직후나 졸릴 때는 외출을 피하고, 컨디션이 좋은 시간대를 골라 짧게 나가보는 것이 좋아요.
✔️외출 시에는 반드시 아기띠나 유모차를 사용해 주세요. 아기를 안고 다니다가 넘어지는 사고는 실제로 자주 발생하며, 특히 계단이나 미끄러운 길에서는 매우 위험해요.
✔️아기띠 착용 시에는 머리와 목이 잘 지지되고 있는지 꼭 확인해 주세요.
✔️날씨가 좋아도 햇볕이 강한 날엔 모자나 차양막으로 보호해 주시고, 바람이 센 날이나 기온이 급격히 낮은 날에는 외출을 미루는 것도 좋습니다.

우리 아이가 발달이 늦다면

✅만약 우리 아기가 목을 잘 가누지 못하거나 감각에 민감한 편이라면, 외출은 더 조심스럽게 접근해야 해요. 머리나 목 지지가 더 필요한 경우라면 유모차보다는 아기띠가 안정감을 줄 수 있고, 짧은 시간만 바람을 쐬는 것으로도 충분합니다.
✅감각 과민이 있는 아기라면 소음이 적고 사람이 많지 않은 시간대를 골라 조용한 길을 산책해보세요. 아기가 불편해하는 신호를 보인다면 바로 집으로 돌아오는 것도 괜찮아요. 외출 자체보다 중요한 건 아기의 감정을 존중하고 안정감을 유지해주는 것이거든요.
✅무엇보다도, 발달이 느린 아기라고 해서 외출을 포기할 필요는 없어요. 단지 우리 아기에게 맞는 방법과 속도를 찾는 게 중요하답니다. 짧은 외출도 아기의 세상을 넓혀주는 소중한 기회가 될 수 있어요.

6~12개월: 좀 더 넓은 세상을 만나볼 시간

아기가 어느덧 뒤집고, 앉고, 기기 시작했나요? 이제는 아기와 함께 조금 더 자주 바깥세상을 마주해 볼 수 있는 시기예요. 생후 6개월이 지나면 아기의 신체도 한결 탄탄해지고, 주변 환경에 대한 관심도 훨씬 더 많아지죠. 눈으로 보고, 손으로 만지고, 귀로 듣고, 표정으로 반응하면서 아기는 세상을 배워나가요. 그래서 이 시기의 외출은 단순히 새로운 경험 그 이상의 의미를 가져요. 아기에게는 감각과 탐색, 사람과의 관계를 배워가는 중요한 발달 기회랍니다.

발달 포인트

✔️이 시기의 아기들은 비언어적 의사소통이 활발해지는 시기예요. 무엇인가를 가리키거나, 손을 뻗거나, 눈으로 따라보는 행동들이 많아지죠. 외출을 하며 아기의 시선과 손짓을 잘 따라가 주세요. “저거 가리킨 거야? 그건 풍선이야~” 이렇게 반응해 주는 것이 아기의 표현 능력을 자라게 해요.
✔️또한 아기띠에 안겨 있을 때도, 유모차에 앉아 있을 때도 계속해서 눈맞춤을 하고 말을 걸어 주세요. 걷는 길에 있는 나무, 자동차, 새소리 등 모든 것이 아기에게는 새로운 자극이니까요. 짧게라도 “빠방 지나간다~”, “시원한 바람이 부네~” 같은 표현을 자주 해 주세요. 이러한 일상 언어 자극이 나중에 말이 트이는 데 큰 도움이 된답니다.

유의사항

✔️가끔 아기를 그냥 안고 외출하시는 분들이 계신데요, 넘어짐 사고는 생각보다 자주 일어납니다. 특히 비가 오거나 미끄러운 길이 많을 때는 아기띠나 유모차를 사용하셔야 아기의 안전이 보장돼요.
✔️유모차를 사용할 땐 반드시 안전벨트를 채워주시고, 아기의 자세가 흐트러지지 않도록 자주 확인해 주세요. 또 외출은 아기의 컨디션에 따라 조절해 주세요.
✔️수유 직후, 낮잠 시간이 임박했을 땐 외출을 잠시 미뤄보시는 것도 좋아요. 아직은 긴 외출을 자주 하는 것은 피하고, 집 가까운 곳을 짧게 산책해 보세요.

우리 아이가 발달이 늦다면

✅아직 고개를 잘 가누지 못하거나, 감각에 민감한 아이라면 외출 자체가 스트레스가 될 수 있어요. 이럴 땐 아기의 신호를 세심하게 관찰하면서 조용하고 예측 가능한 장소를 선택해 주세요. 사람이 많고 소음이 큰 곳보다는, 나무나 바람소리를 들을 수 있는 조용한 공간이 더 좋아요.
✅또한 아기가 주변에 관심을 보이지 않더라도, 양육자께서 먼저 손가락으로 가리키고 “저기 나무 있네~”라고 말해주며 모델링을 자주 해 주세요.
✅아기가 주변 환경에 관심이 없는 것처럼 보이더라도, 얼굴 가까이에서 말을 걸고 반응을 기다려 주세요. ‘내 아기는 아직 반응이 없으니까 효과 없겠지’라고 포기하지 마시고, 천천히 반복적으로 상호작용하는 경험을 계속 쌓아가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해요.

12~18개월: 아기와 함께 '걸어서' 외출해 보세요

아기가 한두 걸음 걷기 시작했나요? 어느새 유모차에만 있던 아기가 스스로 바닥을 디디고 ‘내가 직접 가보겠다!’는 의지를 보이는 시기가 바로 이때예요. 12~18개월은 아기의 움직임이 확장되고, 외출이 자기 주도적인 탐색으로 이어지는 아주 중요한 시기랍니다.
처음엔 아기가 가고 싶은 곳으로 막 걷고 싶어 하고, 안전하게 잡아주던 손을 뿌리치기도 해요. 당황스러울 수 있지만, 이건 아기가 세상과 상호작용하고자 하는 적극적인 표현이에요. 하지만 안전이 가장 우선이겠죠. 이제는 아기와 함께 걷고 멈추며 느긋한 ‘탐험’을 즐기는 시간이 필요해요.
이제 외출은 ‘부모가 데려가는 시간’에서 ‘아기와 함께 움직이는 시간’으로 변하고 있어요. 아기의 걷는 발걸음에 맞춰 잠시 멈추고, 앉아보고, 눈맞춤을 나누며 세상을 함께 경험해 보세요.

발달 포인트

✔️12~18개월은 신체적 이동이 가능해지면서 주의 집중력이 함께 자라나는 시기예요. 아기가 한 방향으로 계속 가려고 하거나 자꾸 멈춰서 뭔가를 쳐다보는 건 ‘흥미’와 ‘탐색’의 시작이에요.
✔️아기 이름을 불러서 반응을 유도해보세요. “○○야, 이쪽으로 와볼래?”, “여기 나비 봐봐~” 아기와 눈을 마주치며 말 걸고 따라 하게 유도하면 언어 발달에도 큰 도움이 됩니다.
✔️또한 “저기 나무!”, “강아지 멍멍이!” 같이 단어 중심의 짧은 문장을 반복해 주세요. 아기가 말하지 않아도 머릿속에서 단어와 장면을 연결하며 자신의 언어를 준비하고 있어요.

유의사항

✔️이제는 유모차 없이 걷는 외출이 늘어나지만, 모든 장소에서 아기가 걷도록 할 필요는 없어요. 사람이 많은 곳, 차가 다니는 길, 낯선 환경에서는 손을 잡거나 유모차를 병행해 사용하는 것이 좋아요.
✔️또 아기가 방향을 마음대로 바꾸거나 앉아서 무언가에 집중하는 경우도 많기 때문에 한 장소에 충분히 머무를 수 있도록 시간적 여유를 가져보세요.
✔️무엇보다 중요한 건 아기 속도에 맞춰 걷고 멈추며 함께 바라보는 자세예요. 빨리 목적지에 가는 것보다 “저건 뭐지?”, “이건 왜 저렇게 생겼지?” 하고 궁금해하는 순간을 놓치지 않는 것이 더 중요하답니다.

우리 아이가 발달이 늦다면

✅아직 걷지 못하는 아기라도 유모차나 아기띠를 활용해 바깥세상과 만나게 해주세요. 손 흔들기, 사물 가리키기, 눈맞춤과 말소리 듣기 등 다양한 상호작용 기회를 만들 수 있어요.
✅몸통을 가누는 힘이 약하거나 자세 유지가 어려운 아기라면 등받이가 몸통을 안정되게 지탱할 수 있는 유모차를 선택하고, 외출 시간도 짧게 조절해 주세요. 또한 외출 전후 아기의 피로 신호를 잘 살펴주셔야 해요.
✅언어 표현이 늦더라도 아기에게 말을 걸고, 손짓으로 표현해주는 경험은 언어를 받아들이는 힘을 키우는 기반이 됩니다. “우리 아기는 반응이 없어서 소용없어요…” 하지 마시고, 부모님이 먼저 다가가주는 외출을 이어가 주세요.

18~24개월: 아이가 주도적으로 환경을 탐색해요

아기가 이제 제법 걷고, 자기가 원하는 방향으로 가고 싶어 하죠? 손을 잡아도 손을 빼고 도망가려 하고, 가야 할 길과는 전혀 다른 곳으로 가버리기도 해요. 당황스러울 수 있지만, 바로 이 시기가 아기의 자율성과 탐색 욕구가 폭발적으로 커지는 시기랍니다. 18~24개월은 아기가 외출을 단순한 산책이 아닌 '원하는 것을 스스로 하는 시간’으로 인식하기 시작하는 전환점이에요. "공원 가요", "계단 올라가요", "할머니 집 가요" 이런 표현을 스스로 하기도 하고, 반복된 외출 경로와 장소를 기억하며 기대하고 준비하는 모습도 보이죠. 이제 외출은 아기에게 기억, 예측, 선택, 감정 표현이 담긴 활동이 됩니다. "공원에 간다"는 말을 들으면 신발을 가지러 가고, 모자를 들고 오는 행동도 하게 돼요. 이건 단순한 모방이 아니라, '외출'이 예측 가능한 일과로 자리 잡았다는 의미예요.

발달 포인트

✔️반복된 장소와 경로를 통해 아기는 ✅ 계획 세우기 ✅ 역할 인식 ✅ 기억력 ✅ 사회적 규칙 이해를 배워가기 시작합니다.버스를 기다리며 줄을 서고, 신호등 앞에서 멈추고, 엘리베이터 버튼을 누르며 기다리는 상황 하나하나가 아기에게는 사회적 맥락과 규칙을 경험하는 학습 기회가 됩니다.
✔️또한 이 시기의 아기들은 이름을 부르면 반응하고, 부모가 가리키는 방향으로 이동하며, 짧은 말이나 지시에 점점 잘 반응하게 돼요. “○○야, 엄마 손잡고 건너자”, “이쪽으로 와볼래?” 이런 간단한 안내와 상호작용을 통해 아기는 사회적 행동과 관계 속에서 움직이는 경험을 쌓게 됩니다.
✔️외출 중에는 주변의 사물이나 사람을 가리키며 “멍멍이!”, “차!”, “안녕~”처럼 단어를 따라 말하거나 흉내내는 표현도 많아져요. 이때 부모님이 아기의 반응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짧고 구체적인 단어를 반복해서 들려주는 것이 언어 발달에 큰 도움이 됩니다.
✔️가끔 아기가 멈추고, 돌아서고, 갑자기 앉아버리는 행동이 당황스럽게 느껴질 수도 있어요. 하지만 이는 “나는 이렇게 하고 싶어요”라는 자율적 의사 표현이에요. 이제 외출은 부모가 데리고 나가는 시간이 아니라, 아기와 함께 만들어가는 의미 있는 활동으로 바뀌는 시기랍니다.

유의사항

✔️아기와 외출하다 보면 가려고 했던 곳엔 도착도 못 하고 길가 풀잎만 만지다 올 때도 있죠. 하지만 그게 바로 이 시기 외출의 핵심이에요. 결과보다 과정, 속도보다 관심, 효율보다 관계가 중요한 시기거든요.
✔️다만, 아직 교통 규칙이나 위험 인식을 완전히 하지 못하므로 🚫 차도 근처에서는 반드시 손을 잡고 🚦신호등 보기, 엘리베이터 버튼 누르기 등은 🎯 간단한 규칙놀이처럼 반복해서 알려주는 것이 좋아요.
✔️또한 한꺼번에 너무 다양한 장소를 방문하기보다 한 장소에서 오래 머무르며 충분히 탐색하게 해 주는 외출을 추천드려요.

우리 아이가 발달이 늦다면

✅아직 말을 하지 않거나 이동이 미숙한 아기라고 해도 이 시기 외출은 꼭 필요한 활동이에요. 다만 조금 더 계획적으로, 반복적으로, 예측 가능하게 구성해 주세요. 예를 들어, 외출 전 "지금 ○○ 가자"라고 알려주고, 사진이나 사물로 예고해주고, 익숙한 경로를 반복적으로 가는 것이 아기에게 안정감을 줘요.
✅또 아기가 아기가 길거리에서 갑자기 멈추거나,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가려 할 때가 많을 수 있어요. 발달이 느린 아기의 경우, 주의 전환이 어렵거나 익숙하지 않은 환경에 불안을 느껴서 그런 반응을 보일 수 있습니다. 이럴 때는 단순히 “이리 와”라고 재촉하기보다는, 사진이나 그림 카드를 보여주며 “지금 놀이터 가는 길이야”, “여기 지나가면 ○○를 볼 수 있어”라고 시각적인 단서와 함께 말로 설명해 주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짧은 문장이나 특정 문구를 반복적으로 말해주는 방식도 좋습니다. 예를 들어 “이제 오른쪽으로 가요~ 오른쪽~”처럼 리듬 있게, 천천히 말하며 안내하면 아기가 불안감을 덜 느끼고 상황을 받아들이는 데 도움이 됩니다.
✅그리고 가능하다면 아기와 함께 항상 같은 경로, 같은 순서로 외출을 반복해보세요. 예측 가능한 외출 루틴은 아기에게 안정감을 주고 외부 자극에 대한 적응력을 높여줄 수 있습니다.
✅걷지 못하는 아기라면 유모차에서 주변을 관찰하고 양육자와 짧은 문장으로 대화를 나누면서 외부 환경에 대한 이해력과 언어적 자극을 충분히 받을 수 있도록 해주세요.

24~36개월: 익숙한 지역사회 공간과의 연결이 시작돼요

이제 아이가 먼저 어디 가자고 말하진 않나요? "놀이터 가자!", "버스 타고 시장 가요!" 이 시기의 아기들은 외출을 단순한 움직임이 아닌 의미 있는 활동, 기대되는 사건으로 인식해요. 외출 장소를 미리 기억하고, 거기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도 어느 정도 알고 있어요. 더불어 “내 가방 가져갈래요!”, “내가 먼저 걸을 거예요!” 같은 표현이 늘면서 외출에 자율성과 자기표현이 본격적으로 드러나기 시작합니다. 24~36개월은 아기가 자신의 세계를 사회와 연결해 가는 시기예요. 외출하는 이유를 알고 어디로 가는지, 무엇을 할지 미리 예상하며 타인과의 관계 속에서 경험을 쌓아가는 ‘사회생활’이 시작되는 시기랍니다.

발달 포인트

✔️24~36개월은 역할 놀이가 시작되는 시기예요. 외출은 역할 놀이의 살아 있는 배경이 되어줄 수 있어요. 마트에 가면 계산대 앞에서 “이거 주세요” 흉내를 내고, 엘리베이터 거울 앞에선 자기 얼굴을 보며 포즈를 잡아요. 이러한 행동은 단순한 장난이 아니라 자신이 보고 들은 것을 기억하고 모방하며 사회적 역할을 이해해가는 과정이에요. ✔️또한 신호등을 기다리거나, 버스를 타기 위해 줄을 서는 경험은 아기에게 사회적 규칙을 자연스럽게 배우는 기회를 줍니다. “기다려야 해요”, “한 사람씩 타야 해요” 같은 설명을 상황 속에서 짧게 반복적으로 말해주는 것이 효과적이에요. ✔️외출 중 감정 표현도 풍부해져요. “무서워요”, “싫어요”, “재밌었어!”처럼 경험을 말로 표현하고, 감정을 공유하는 능력이 자라나요. 이때 부모님이 아기의 말을 잘 들어주고 “아, 무서웠구나”, “정말 재미있었겠다~” 하고 공감해주는 것이 정서 발달과 언어 확장에 큰 도움이 됩니다.
✔️또래 아이들을 만나 “안녕~” 하며 인사해보기도 하고, 같은 놀이터의 모래놀이 친구와 함께 장난감을 나누기도 해요. 아직 사회적 기술은 미숙하지만, 이런 순간들이 바로 사회성의 씨앗이 되는 거예요. ✔️또한 이 시기 아기들은 스스로 방향을 정하고 싶어 하고 걸음도 빨라져 활동 반경이 확 넓어지죠. “이 길로 갈래요!”, “오늘은 엘리베이터 안 타고 계단으로 갈래요!” 이런 말 속에는 탐색, 선택, 통제감, 독립성이 담겨 있어요.

유의사항

✔️이 시기의 아이는 스스로 해보려는 욕구가 아주 강합니다. “내가 먼저 가!”, “내가 문 열 거야!” 같은 표현이 자주 들리죠. 그럴 때는 가능한 한 아이의 선택을 존중해 주세요.
✔️ 단, 차도나 낯선 공간에서는 ❗손잡기 ❗약속한 선 넘지 않기 ❗부모님의 음성 지시에 반응하기 같은 안전 규칙은 반복적으로 연습하고, 무너졌을 때는 즉시 중단해 ‘일관된 기준’을 보여주는 것이 중요해요.
✔️또한 아기의 속도에 맞춰 외출 경로와 시간을 조절해 주세요. 여러 장소를 연달아 방문하기보다는 하나의 장소에서 충분히 놀고 관찰하고 표현할 수 있는 시간을 주는 것이 좋아요. 특히 낮잠 시간과 간식 시간 등 하루 리듬과 외출을 잘 조율하는 것이 아기의 감정 조절에도 큰 영향을 미쳐요.

우리 아이가 발달이 늦다면

✅아직 언어 표현이 미숙하거나 낯선 환경에 불안을 느끼는 아기에게는 예고된 외출, 반복된 경로, 역할 나누기가 도움이 됩니다.
✅예를 들어, 📷 외출 전에 사진으로 목적지 보여주기 🗣 “오늘은 공원 가자. 미끄럼틀 탈 수 있어.”라고 미리 말해주기 👜 아이가 자신의 외출가방 직접 챙기기 🎟“우리 ○○가 엘리베이터 1층 버튼 눌러줄래?” 이런 작은 준비와 역할 분담은 아기에게 예측 가능성과 참여감을 동시에 줄 수 있어요. ✅걷는 것이 어렵거나 낯선 장소에서 멈춰 서기 쉬운 아기라면 차분하고 조용한 장소부터 시작하고, 유모차 안에서도 손짓, 눈맞춤, 말 걸기를 꾸준히 해주세요. 그 자체로 외출은 여전히 세상과 연결되는 발달의 기회가 된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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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출 준비, 새로운 세상과의 만남을 준비하는 시간

글 : 이소영(한국영아발달조기개입협회)

0~3세 영아에게는 하루하루의 일상이 곧 발달의 장이 됩니다. 특히 치료실보다 집 안에서 반복되는 외출 준비와 같은 일상 활동이 더 효과적인 배움의 기회가 될 수 있습니다. 아침에 옷을 입고, 신발을 신으며, 외출 전후의 행동을 반복하는 과정에서 영아는 소근육과 대근육, 인지와 자조 능력을 자연스럽게 통합적으로 키워갑니다. 이 글에서는 외출 준비라는 일상을 통해 아기가 발달할 수 있는 다양한 기회를 0~36개월의 시기별로 소개하고, 발달지연이나 장애가 있는 영아를 위한 고려사항도 함께 제시합니다. 일상 속에서 아이의 자율성과 자신감을 키우는 방법을 부모와 함께 고민해보려 합니다.

0~3세 영아에게는 하루의 모든 일과가 발달의 기회가 됩니다. 특히 발달에 어려움이 있는 아기에게는 치료실에서의 시간이 아닌, 집 안에서 반복되는 일상 속 활동이 진짜 배움의 시간이 될 수 있어요.

예를 들어 손의 힘이나 조작 능력이 약한 아기들은 작업치료실에서 옷 입고 벗는 연습을 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옷을 입고 벗는 건 매일 아침 외출 준비를 하면서 실제로 경험할 수 있는 활동이지요. 걷기나 기기와 같은 이동 능력을 키우기 위한 물리치료 역시, 외출할 때 신발을 챙겨 신거나 유모차까지 걸어가는 순간에 자연스럽게 실천할 수 있습니다. 인지적인 발달도 마찬가지예요. 외출 전에 어떤 일이 일어날지 예측하고, 순서를 기억하고, 가족의 행동을 관찰하며 따라 하는 과정을 통해 아기는 주변 환경에 집중하고 스스로 판단하는 힘을 키우게 됩니다.

어떤 아기들은 하루에도 여러 번 치료실을 다니며 발달 자극을 받기도 하고, 낮병동에 입원해서 하루 종일 치료를 받는 경우도 있어요. 아침 일찍 물리치료 2회기, 작업치료 2회기, 언어치료 1회기를 받고 늦은 오후에야 집에 돌아오는 일상도 드물지 않습니다. 하지만 이런 치료의 궁극적인 목표는 결국 ‘일상을 살아가는 기술’을 갖추는 데 있습니다.

아침에 외출을 준비하면서 옷을 고르고, 신발을 신는 활동, 외출 후 돌아와 신발을 벗고 외투를 정리하고 손을 씻는 일들은 모두 아기의 소근육, 대근육, 인지, 자조 능력이 통합적으로 발달하는 시간이에요. 무엇보다도 이런 활동은 매일 반복되기 때문에 치료실보다 훨씬 더 자주, 자연스럽게 연습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준답니다.

외출 준비는 단순히 ‘밖에 나가기 위한 절차’가 아니에요. 아이가 스스로 움직이고, 선택하고, 기다리고, 도전하면서 자율성과 자신감을 키우는 귀한 시간입니다. 또한 부모님이 아기의 능력을 발견하고 도와줄 수 있는 소중한 기회이기도 하지요.

이 글에서는 외출 준비라는 일상을 통해 각 연령대의 아기들이 어떤 발달을 경험할 수 있는지, 그리고 부모님이 어떤 점을 고려해주시면 좋을지 함께 살펴보려고 합니다. 0~6개월부터 36개월까지 다섯 시기로 나누어 구체적으로 안내해드릴게요. 특히 발달이 느리거나 장애가 있는 아기들에게는 어떤 점에 더 주의해주셔야 하는지도 함께 담았습니다.

치료실보다 더 효과적인 발달 기회가 바로 여러분의 일상 속에 있다는 사실을 기억해주세요.

0~6개월: 새로운 감각을 경험할 수 있는 외출 준비

외출의 의미

아직 외출을 자주 하지는 않지만, 가끔 외출을 준비하며 옷을 갈아입히거나 모자를 씌우고, 유모차에 앉히는 모든 과정이 아기에게는 새로운 감각 자극과 양육자와의 상호작용 기회입니다. 몸에 닿는 옷의 감촉, 모자의 눌림, 유모차에 눕는 자세의 변화 등을 통해 신체 감각이 다양하게 자극됩니다.

발달 포인트

✔️외출 전에 수유와 기저귀 갈이를 통해 아기의 상태를 편안하게 만들어 주세요.
✔️외출복을 입히며 부위 이름을 말해주고 부드럽게 만져주세요.
✔️모자나 양말을 신길 때는 "이건 발, 이건 머리"처럼 말로 짚어주세요.
✔️유모차에 눕히기 전 "이제 나갈 거야~" 같은 예고 말을 해주세요.

유의사항

✔️사람이 많은 장소는 피해주세요. 0~6개월은 면역 체계가 아직 완전히 형성되지 않은 시기입니다. 실제로 세계보건기구(WHO)와 미국소아과학회(AAP)에서는 생후 6개월 미만 아기의 경우 호흡기 바이러스 및 감염성 질환에 취약하므로, 붐비는 장소 방문을 피하도록 권장하고 있습니다. 특히 겨울철 감기나 RSV, 독감이 유행하는 시기에는 더 주의가 필요합니다.
✔️장시간 외출은 피해주세요. 신체 리듬이 불안정한 이 시기에는 긴 시간 외출이 수면과 수유, 배변 등의 루틴을 흐트러뜨릴 수 있어요. 외출은 짧고 간단하게, 아기가 깨어 있고 기분이 좋은 시간에 시도하는 것이 좋아요.
✔️차를 탈 땐 꼭 카시트를 이용해주세요. 생후 12개월 미만 아기와 몸무게 9kg 이하인 경우, 뒤보기(Rear-facing) 전용 카시트를 사용해야 합니다. 카시트는 차량의 뒷좌석 중앙에 설치하는 것이 가장 안전합니다. 시트벨트 또는 ISOFIX로 단단히 고정되었는지 꼭 확인해 주세요.

우리 아이가 발달이 늦다면

✅'많은 자극을 경험하게 해줘야 한다'는 이유로 너무 이른 시기부터 수업이나 활동에 참여시키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아요. 발달을 자극하려는 의도로 다양한 프로그램에 노출시키는 경우가 있지만, 이 시기의 아기에게는 가장 중요한 발달 과제는 안정된 애착 형성과 루틴의 형성입니다.
✅아직 양육자와의 애착이 충분히 형성되지 않은 상태에서 치료나 외부 활동에 과도하게 노출될 경우, 아기들은 어른의 지시에만 반응하는 습관이 형성되기 쉽고, 이후 각 시기에 적절한 생활 루틴(수유-수면-놀이-상호작용) 형성이 어려워질 수 있어요.
✅그 결과로 단체 생활에 필요한 자기조절 능력이나 또래와의 상호작용 발달이 늦어지는 경우도 자주 발생합니다. 아기에게는 치료보다 더 중요한 것이 보호자와의 안정적인 관계 안에서의 반복된 일상 경험임을 기억해주세요.

6~12개월: 더 넓은 세상을 향해

외출의 의미

이 시기의 아기들은 혼자 앉을 수 있고, 기기 시작하면서 주변 환경에 대한 관심이 점점 커집니다. 외출은 단순한 감각 자극을 넘어, 직접 몸을 움직이며 세상을 탐색하는 첫 경험이 됩니다.

발달 포인트

✔️외출 준비 시 모자나 양말을 신기며 아기의 신체 부위를 짚어주고 이름을 알려주세요.
✔️유모차에 앉기 전 “앉자”, “안전벨트 찼어~” 등 간단한 말로 상황을 예고해 주세요.
✔️거울 앞에서 외출 복장을 보여주며 자기 인식 기회를 주세요.
✔️유모차에 타기 전 아기에게 손을 뻗게 하여 잡고 일어서기, 잡고 걷기 같은 동작을 유도해 보세요.

유의사항

✔️이동 중 장난감이나 물티슈처럼 익숙한 물건을 챙기면 낯선 환경에서도 아기가 안정감을 느낄 수 있어요.
✔️외출 시간은 아기가 잘 깨어 있는 시간대로 조절해 주세요. 활동 전후 수유와 기저귀 확인도 잊지 마세요.
✔️유모차에만 오래 앉아 있는 것은 피하고, 외출지에서 아기가 바닥에서 기어볼 수 있는 기회를 주세요.

우리 아이가 발달이 늦다면

아직 앉기나 기기가 미숙한 아기에게는 무리한 외출보다는, 짧고 익숙한 장소 위주로 외출 계획을 잡아주세요. 외출이 너무 자주 반복되면 일상의 리듬이 흐트러질 수 있어요.
외출 후 피로가 과도하게 누적되지는 않는지 살펴보고, 필요하다면 낮잠 루틴을 조정해 주세요.

12~18개월: 한 걸음씩 나아가는 독립의 시작

외출의 의미

아기 스스로 걷기 시작하거나, 손을 잡고 걷는 시기로 접어듭니다. 외출은 단순한 동반 활동이 아닌, 아기가 능동적으로 참여하는 시간으로 변합니다.

발달 포인트

✔️신발을 스스로 가져오게 하거나, 한쪽 신발을 직접 신어보도록 격려해 주세요.
✔️외출 순서를 간단히 말로 설명해 주세요. “모자 쓰고, 가방 들고, 나가자!”
✔️유모차까지 혼자 걸어가 보거나, 계단 앞에서 잠깐 발을 올려보는 시도를 함께 해보세요.
✔️짧은 지시(“가방 줘볼까?”, “이리 와”)에 반응하도록 도와주세요.

유의사항

✔️“내가 할래요!”가 시작되는 시기입니다. 스스로 하려는 의욕은 존중하되, 시간 여유를 두고 기다려주세요.
✔️예상치 못한 상황에 대한 감정 폭발도 있을 수 있으니, 준비 시간이 길어질 수 있음을 고려해 주세요.

우리 아이가 발달이 늦다면

✅걷는 속도가 느리거나 균형 잡기가 어려운 아기는 유모차에 태우기 전 짧은 거리라도 걷는 경험을 넣어주세요.
준비 과정이 어렵다면 사진이나 그림으로 준비 순서를 보여주는 시각적 구조화가 도움이 될 수 있어요.
여러 가지를 한꺼번에 수행하기 어렵다면 한 가지 준비 동작(예: 모자 쓰기)에 집중하여 충분히 연습할 수 있도록 해주세요.

18~24개월: 아이 스스로 준비하기

외출의 의미

이 시기의 아기들은 외출의 의미를 이해하기 시작하며, 스스로 무언가를 하려는 욕구가 강해집니다. 준비 과정 자체가 자율성과 자신감을 키우는 시간이 될 수 있어요.

발달 포인트

✔️“어디 갈까?”, “무슨 신발 신을까?”와 같이 선택할 수 있는 질문을 던져보세요.
✔️외출 준비물(물병, 간식 등)을 아기 가방에 직접 넣게 해 주세요.
✔️외투를 입고 벗는 데 도전해보게 하며, 팔을 넣는 방향 등을 말로 알려주세요.
✔️정리 루틴(신발 벗기, 물건 제자리 두기, 손 씻기)을 간단히 함께 해보세요.

유의사항

✔️준비 시간이 오래 걸려도 끝까지 기다려주는 태도가 중요해요.
✔️외출 후 돌아왔을 때도 정리까지 마무리할 수 있도록, 일과 전체를 하나의 루틴으로 연결해 주세요.

우리 아이가 발달이 늦다면

순서를 기억하거나 따라 하는 데 어려움이 있는 경우, 외출 전 그림카드나 짧은 노래로 준비 순서를 시각화해 주세요.
아직 옷 입기가 어렵다면, 옷을 “반쯤 입혀 놓고 마무리만 아기가 하게” 도와주는 식의 단계적 지원이 효과적입니다.
감각 민감성이 있는 아기는 옷의 재질, 모자의 압박감 등에 민감할 수 있으니, 거부 반응이 있는 경우 무리하지 말고 대안을 찾아주세요.

24~36개월: 아이가 계획하고 참여하기

외출의 의미

이제 외출은 아기에게 스스로 계획하고 참여하는 활동이 됩니다. 옷을 고르고, 신발을 신으며, 필요한 물건을 챙기는 모든 과정이 자조 기술과 인지 발달의 통합적인 장이 됩니다.

발달 포인트

✔️날씨나 목적지에 따라 옷을 고르게 해보세요.
✔️외출 후 돌아왔을 때 스스로 신발 벗고 정리하고, 손 씻기를 시도할 수 있도록 유도해주세요.
✔️“준비 완료” 같은 단어를 사용하며 자신감을 북돋아 주세요.
✔️엘리베이터 거울에서 표정 흉내내기, 계단 오르기 등 외출 환경 자체를 놀이로 활용할 수 있어요.

유의사항

✔️스스로 하려는 의지가 강해지는 만큼, 실패하거나 좌절했을 때의 감정 조절도 도와주셔야 해요.
✔️충분한 연습과 반복이 필요합니다. 특히 집에 돌아와서 정리 루틴(외투 벗기, 물건 제자리, 손 씻기 등)도 외출 준비만큼 중요하게 여겨 주세요.

우리 아이가 발달이 늦다면

복잡한 준비 동작은 단계별로 나누어 도와주시고, 가능하다면 같은 순서로 진행되도록 루틴을 일관되게 유지해 주세요.
자기 옷이나 신발을 스스로 찾기 어려운 아기는 라벨, 색깔 표시, 사진 등으로 시각적 단서를 제공해 주세요.
✅모든 것을 말로만 지시하기보다는, 몸짓과 함께 말하거나, 준비된 그림 순서표를 손가락으로 짚으며 설명하는 방식이 효과적입니다.

외출 준비, 새로운 세상과의 만남을 준비하는 시간 더 읽기"

발달지체 영아를 위한 언어 및 의사소통 조기개입 관련 국외 문헌 연구

의사소통은 생애 초기부터 발달하며 다른 영역과 상호 영향을 미치는 핵심적인 기능이다. 특히 발달지체 영아는 언어 및 의사소통 발달이 또래보다 현저히 지연될 수 있으며, 이러한 지연은 이후 인지, 학습, 사회성 등 다양한 영역에서 2차적인 어려움을 초래할 수 있다. 초기 개입을 통해 언어 및 의사소통 지연을 줄이고 발달을 촉진함으로써, 아동의 삶의 질을 향상시킬 수 있으므로 조기개입의 중요성이 매우 크다. 그러나 국내외 모두 발달지체 ‘영아’를 대상으로 한 언어 및 의사소통 개입 연구는 상대적으로 부족한 실정이어서 본 연구가 갖는 의의가 크다.

연구 방법

1. 연구 설계


🔹체계적 문헌 고찰(Systematic Review)

🔹분석 대상: 2023년까지 발표된 국외 연구 중 0~36개월 발달지체 영아를 대상으로 한 언어 및 의사소통 중재 관련 실험연구 12편

2. 논문 선정 기준

🔹발달지체 영아(0-3세) 대상

🔹언어/의사소통 중재 포함

🔹중재 기술이 명확한 실험연구

🔹영어로 발표된 동료심사 논문

3. 분석 도구 및 절차

🔹연구 동향(연도, 설계, 참여자)

🔹중재 특성(방법, 환경, 실행자 등)

🔹중재 성과(성과 측정 도구 및 결과)

결과

🔹연구 동향 : 58.3%가 단일대상연구였으며, 영아의 연령은 24~36개월이 대부분이었음

🔹중재 특성 : 58.3%의 연구에서 부모 및 교사교육과 영아 대상 중재를 병행하였음

🔹중재 방법 : 환경교수가 83.3%로 가장 많았으며, 반응적 상호작용과 응용행동분석을 적용한 연구도 있음

🔹주요 전략 : 시범, 발화 반복/확장, 촉진, 강화

🔹중재자 : 대부분 부모*58.3%)가 가정에서 시행함

🔹부모 및 교사 교육 방법 : 강의, 토론, 시범, 연습 등 다양한 방식

🔹연구에 나타난 성과 : 의사소통 시작행동 및 반응행동 증가, 보완대체의사소통 행동 향상, 발화단어 수 증가, 발화복잡성 및 언어발달지수 등에서 유의미한 향상, 사회적 타당도는 5편의 연구에서 측정함

논의

🔹연구 수는 적고 특히 24개월 미만 영아 대상 연구는 극히 적음

🔹일상 환경에서 부모나 교사가 실행하는 중재가 효과적이며 현실적임

🔹자연적 교수 전략의 활용이 많았으며 이는 언어의 일반화를 도울 수 있음

🔹측정 지표의 조작적 정의와 수집 절차의 명확화 필요

🔹양적 자료에 더해 질적 자료 수집 병행의 필요성 제기

🔹향후 연구는 더욱 엄격하고 다양한 중재 전략에 대한 검증이 필요함

조기개입에 대한 시사점

🔹조기발견과 서비스 연계 체계 구축 필요: 발달지체가 의심되는 영아의 조기발견 후 조기개입으로의 자연스러운 연계가 중요하며, 이를 위한 행정적·정책적 기반 마련이 시급하다.

🔹24개월 이전의 중재 강조: 중재 시기에 따라 발달 성과의 차이가 크므로, 24개월 이전 개입의 활성화가 요구된다.

🔹자연적 환경 중심 중재 권장: 가정, 보육기관 등 익숙한 환경에서 부모나 교사가 주체가 되어 중재를 실행하는 접근이 효과적이다.

🔹초학문적 협력 필요: 다양한 전문가들이 가족 중심으로 협력하는 조기개입팀 구성이 강조되며, 역할 방출을 통한 부모·교사 교육 및 실행 지원이 필요하다.

🔹양적 + 질적 자료의 병행: 중재 성과를 더욱 깊이 있게 이해하고 평가하기 위해 수량적 자료와 함께 질적 자료 수집도 병행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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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숙한 공간에서의 적응과 변화

글 : 솔잎이 엄마

솔잎이가 처음 유전자 질환 진단을 받기까지 1년이 넘게 걸렸어요. 병이 바뀌기도 하고 검사를 반복하면서 마음이 참 복잡했죠. 돌 무렵부터 이상하다고 느꼈고, 복지관 수업을 알아봤지만 대기 시간이 너무 길고 수업이 없어지기도 하니까 답답했어요. 그러던 중에 지인의 추천으로 가정방문 프로그램을 신청하게 됐는데, 솔직히 저는 오히려 너무 좋다고 생각했어요.

센터는 엄마가 수업을 직접 보기가 어렵잖아요. 그런데 집에서는 선생님이 솔잎이 장난감이나 환경을 직접 보면서 알려주시니까 바로바로 적용이 되고, 저는 선생님이 어떻게 하시는지도 눈으로 보고 배울 수 있어서 정말 좋았어요.

아이와 진정한 소통으로 연결되는 시간

선생님이 오실 때마다 솔잎이는 정말 좋아했어요. 말은 못하지만 “음~” 하면서 계속 얘기하듯 소리를 내고, 선생님만 보면 밝아지는 모습이 신기했죠. 시각장애 때문에 처음엔 아이가 보는 건지조차 몰랐는데, 선생님이 CVI라는 걸 알려주시면서 그에 맞는 놀이를 해주신 게 정말 도움이 됐어요. 집에서도 그 방식대로 반복하다 보니 솔잎이의 반응도 조금씩 달라졌고, 유대감도 깊어졌어요.
특히 ‘선택하게 하기’ 같은 활동은 예전엔 오래 걸렸는데, 지금은 확실히 손으로 ‘이거!’ 하고 잡아요. 자기가 뭘 원하는지를 알고, 표현도 할 수 있게 된 거죠. 이게 가장 큰 변화라고 생각해요.

가족 모두에게 열린 수업

저도 직장을 다니다 보니 수업에 참여 못 하는 경우도 있었어요. 그럴 땐 아빠나 할머니, 시터 이모가 함께했고, 저는 들은 내용을 다시 가족에게 전달했죠. 그러면서 가족 모두가 솔잎이 발달에 대해 더 알게 되고, 같이 고민하게 됐어요.

예전엔 어떤 장난감을 줘도 반응이 없으니까 그냥 방치되던 순간도 있었을 텐데, 지금은 ‘아, 이렇게 놀면 되겠구나’ 하고 접근하니까 모두가 더 적극적으로 참여하게 되더라고요. 선생님 오신다고 하면 온 가족이 기다리고, 수업이 끝나면 “이번엔 뭘 배웠어?” 하고 서로 이야기하는 시간이 생겼어요.

정확한 정보의 유무가 좌우하는 것

솔잎이 병은 너무 희귀해서 환우회도 없고, 의사 선생님들도 잘 모르시는 경우가 많아요. 그래서 저는 미국 환우회에 연결해서 정보를 얻기도 했고, 하상복지관 단톡방에서 정부지원 프로그램이나 유용한 정보를 많이 얻었어요.

그런데 이 모든 건 제가 발품 팔고 귀동냥해서 얻은 거예요. 조기개입 프로그램도 복지관에서 추천 안 해줬다면 몰랐을 거고요. 그래서 이 프로그램이 더 널리 알려졌으면 좋겠어요. 특히 엄마들이 아이를 돌보며 무엇을 해야 할지 플랜을 짤 수 있도록, 체계적이고 단계적인 정보가 제공되면 정말 큰 도움이 될 거예요. 무엇보다 조기개입 선생님이 우리 집에 오신 건, 저희에겐 정말 큰 행운이에요. 엄마가 외롭지 않고 의논할 사람이 있다는 게 얼마나 큰 위로가 되는지 몰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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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다림을 배우는 시간, 함께 크는 기쁨

글 : 물결이 엄마

처음엔 학습지처럼 공부를 가르쳐주는 거라고 생각했어요. 집에 선생님이 오신다니까, 당연히 책이나 연필 챙겨야 하나 싶었죠. 근데 막상 시작해보니 상담처럼 진행되더라고요. 아이한테 무언가를 억지로 시키는 게 아니라, 저와 아이를 이해하려는 분위기였어요. 물결이가 공부를 워낙 싫어하거든요. 억지로 뭘 시키면 도망가고, 강압적인 분위기도 싫어하고요. 그래서 오히려 이 방식이 결이한테는 더 잘 맞았던 것 같아요. 저도 덜 부담스럽고요.

아이의 언어와 정서적 변화

물결이는 폐렴을 앓고 난 뒤로 외부 사람을 무서워했어요. 선생님도 피하고, 나가는 것도 무서워하고요. 처음 몇 주는 물결이가 아침마다 일어나질 못해서 선생님이랑 얼굴도 못 보고, 저랑만 계속 이야기 나눴어요. 그런데 조금씩 변하더라고요. 기다리는 연습도 하고, 좋아하는 장난감을 챙겨 오시면 그걸 집에서 스스로 가지고 놀았어요.

무엇보다 언어 표현이 다양해졌어요. “이건 젤리 같아”, “솜사탕 같아” 하며 비유도 하고요. 날짜나 시간도 종종 이야기해요. “몇 시에 할 거야” 하고 계획도 세우고요. 선생님이 안 오시면 “왜 안 와?” 하고 묻고, 전에 가지고 놀았던 장난감을 기억해서 “그건 선생님한테 물어보자” 하기도 해요.

엄마도 변했다

물결이는 옷 입는 걸 극도로 싫어해요. 감기에 걸려도 안 입으려고 하니, 저도 자주 화를 냈죠. 그런데 선생님이 기다려주라고 하셔서, 요즘은 그냥 놔둬요. 자기가 추울 때까지 기다리면, 언젠가는 “엄마 나 옷 입을래” 하더라고요. 병원에서 짜증 낼 때도 예전엔 소리 지르고 혼냈는데, 이제는 왜 그런지 살펴보고 대처하려 해요. 이런 변화가 제일 커요.

처음에는 화부터 내고, 아이를 어떻게 대해야 할지 몰랐는데, 이젠 조금 더 아이를 지켜보고 기다릴 수 있게 됐어요. 민결이도 전보다 훨씬 더 저에게 “도와줘”, “안아줘” 하면서 표현을 많이 해요. 예전엔 손길 닿는 것도 싫어하던 아이가 이렇게 변하니까, 저도 마음이 많이 녹아요.

집에서의 개입, 더 자연스럽게 다가왔어요

센터에서 치료를 받을 땐, 끝나고 10분 정도만 상담할 수 있었어요. 근데 가정방문은 궁금한 게 생기면 바로 물어볼 수 있고, 물결이도 집에서는 거부감이 훨씬 적어요. 시간은 조금 아쉬웠어요. 기간이 짧기도 했고, 너무 이른 아침이라 아이가 잠든 상태일 때도 있었거든요. 그래도 전체적으로 보면, 아이에게 맞춰서 접근해 주시고, 제가 모르는 부분도 잘 설명해 주셔서 많은 도움이 됐어요.

이런 프로그램을 주변에도 꼭 추천하고 싶어요. 아이의 특성이나 기질에 맞춰서 도와주니까, 그게 제일 좋았던 것 같아요. 사실 저도 이런 게 있다는 걸 몰라서 늦게 알게 된 게 제일 아쉬워요. 조금만 더 일찍 알았더라면 더 많은 걸 시도해볼 수 있었을 텐데요. 그래도 지금이라도 이렇게 변화를 겪고 있다는 게 참 감사해요. 저도, 물결이도 함께 배우고 자라고 있는 중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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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와 함께하는 삶을 배워가는 중입니다

글 : 여울이 아버지

처음엔 막막했습니다. 아이가 또래보다 느리다는 말을 듣고 병원에 가서 검사를 했지만, 나이가 어리다 보니 할 수 있는 게 별로 없다는 이야기만 들었어요. 아무리 상태가 안 좋다 해도, 부모로서 뭘 어떻게 해야 할지 전혀 알 수 없는 상황이었죠. 그러다 재활의학과 의사선생님을 통해 조기개입이라는 걸 알게 되었고, ‘부모가 개입해야 한다’는 말을 처음 들었어요. 그 길로 가정방문 프로그램에 참여하게 됐습니다.

부모가 해야 한다는 건 몰랐어요

처음엔 선생님이 아이를 직접 치료해 주시는 줄 알았어요. 몇 번만 받으면 좋아질 거라고 단순하게 생각했죠. 그런데 선생님은 아이보다 저희를 먼저 보셨어요. 우리가 아이에게 어떻게 반응해야 하는지, 어떤 환경을 만들어야 하는지 하나하나 코칭해 주셨어요. 그때는 좀 어색했지만, 나중에 돌아보니 그게 가장 이상적인 방법이었더라고요.

조기개입을 시작하고 한두 달 지나니까 아이가 조금씩 변하기 시작했어요. 눈을 마주치고, 부르면 돌아보고, 자기 의사를 표현하려고 하고. 예전엔 외출도 어려웠는데, 이제는 같이 식당도 가고, 여행도 갈 수 있게 됐습니다. 그게 다 아이의 행동만 바뀌어서가 아니라, 저희가 아이를 대하는 태도가 달라졌기 때문이에요.

하루 24시간, 아이와 함께 눈높이를 맞추는 연습

가정방문 선생님이 하신 말씀이 아직도 기억나요. "지금 아이에게는 눈높이를 낮추고, 즉각적으로 반응해 주는 게 가장 큰 교육입니다." 그 말을 듣고 나서부터는 아이의 표정, 몸짓, 소리에 더 귀를 기울였어요. “물 줘”, “불 꺼줘” 같은 말에도 바로바로 반응하려고 했고, 아이가 뭘 표현하려고 할 때마다 최대한 도와주려 했어요.

식당에서도 연습했어요. 예전에는 아이가 뺏는 줄 알고 울었는데, “아빠 차례야, 하나 둘 셋” 하고 바로 돌려주는 걸 반복했어요. 그렇게 조금씩 나눔도 배우고, 기다리는 것도 배우더라고요. 씻기, 옷 입기, 인사하기 같은 사소한 일상도 기회라고 생각하게 됐어요. 일부러 더 일찍 일어나 아이와 옷 입기 연습을 하고, 숟가락 쥐는 것도 같이 해 봤죠. 그 시간이 결국 아이를 키우는 시간이었어요.

아이는 달라졌고, 나도 변했습니다

처음엔 자신감보다는 혼란이 컸어요. 그런데 아이를 이해하게 되고, 함께 살아가는 삶을 조금씩 배워가면서 내가 이 아이의 부모로서 할 수 있는 역할이 있다는 걸 알게 됐어요. 지금도 모든 게 잘 풀리는 건 아니지만, 최소한 아이를 이해하고 함께 갈 수 있는 힘은 생긴 것 같아요.

그리고 조기개입을 하며 한 가지 더 크게 바뀐 게 있어요. 세상을 보는 눈이에요. 예전엔 ‘장애’ 하면 그냥 불쌍하다, 안타깝다 생각했어요. 그런데 직접 겪어보니 이건 전혀 다른 세계였어요. 그리고 그 안에서 묵묵히 애써주시는 선생님들을 보면서 많이 위로받고, 힘도 얻었어요. 내가 낳은 아이도 감당이 안 돼서 힘든데, 남의 아이를 위해 애쓰는 분들이 있다는 게 정말 큰 울림이었죠.

부모가 키우는 만큼, 부모를 도와주는 제도가 필요합니다

결국에는 부모가 아이를 키워야 한다고 생각해요. 조기개입도 결국 부모가 아이와의 관계 속에서 배워나가는 거고요. 그런데 그러기 위해서는 시간과 경제적인 여유가 필요해요. 맞벌이 부부가 자폐 아이를 24시간 돌보는 건 현실적으로 불가능에 가깝잖아요. 그래서 이건 단순한 선택이 아니라 국가가 책임져야 할 문제라고 생각해요. 재정적인 지원도, 믿고 접근할 수 있는 공공기관도 훨씬 더 많아져야 하고요.

지금도 언어치료나 감각통합치료를 받고 있지만, 여전히 병원과 일상이 단절돼 있는 느낌이 들어요. 치료가 실생활과 연결되지 않으면 결국 큰 도움이 되지 않잖아요. 그래서 가정방문처럼, 아이의 일상을 중심에 둔 개입이 훨씬 더 많아졌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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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을 전전하던 시간에서 일상으로 돌아오기

글 : 바다 어머니

바다가 만 한 살쯤 되었을 때였어요. 병원에서 작업치료를 받던 중, 치료사 선생님이 '가정에서 받는 조기개입 프로그램이 있다'고 소개해주셨어요. 그 전엔 그런 서비스가 있다는 것조차 몰랐거든요. 처음엔 온라인으로, 나중엔 선생님이 집으로 직접 오셔서 아이를 봐주셨어요. 놀라웠던 건 치료만이 아니라, 집 환경 하나하나를 보시고 조언을 주셨다는 거예요. 장난감 위치, 의자에 앉는 자세, 식탁에서의 동선까지… 센터나 병원에서는 받을 수 없는 세심한 조언들이었어요.
저는 이 프로그램이 너무 좋아서, 이 서비스를 계속 받기 위해 이사까지 했어요. 다른 곳에서는 받을 수 없다는 게 아쉬웠지만, 그만큼 간절했던 것 같아요.

치료에서 놀이로, 걱정에서 신뢰로

사실 초반에는 하루라도 더, 누군가 아이를 더 많이 만져주면 좋아질 거라는 마음뿐이었어요. 그런데 가정방문은 그런 ‘치료’의 개념이 아니었어요. 아이 손가락이 잘 안 움직였을 때, 선생님이 과자를 뿌려놓고 주워보게 하라고 하셨어요. 그랬더니 놀랍게도 아이가 처음으로 엄지와 검지를 써서 집더라고요. 놀이를 통해 아이가 움직이는 모습을 보면서 저도 자연스럽게 따라하게 되었어요.

제가 아이에게 무심코 던지던 말들도 돌아보게 되었어요. “이 책 읽자” 대신 “이 책이 좋아, 저 책이 좋아?”라고 물어보는 것만으로도 아이가 더 적극적으로 표현하기 시작했어요. 이런 작은 변화들이 아이의 주도성을 키워줬고, 저 역시 아이의 잘하는 점을 더 많이 보게 되었어요.

아이의 행복, 나의 행복

예전에는 치료에 대한 조급함, 불안함이 너무 컸어요. “내가 뭘 잘못하고 있는 걸까?”라는 생각에 밤마다 괴롭기도 했고요. 그런데 조기개입 선생님과의 대화를 통해 기준이 바뀌었어요. ‘남들처럼 걷게 하자’가 아니라, ‘이 아이가 행복하게 살아가려면 무엇이 필요할까’를 생각하게 된 거예요. 그렇게 생각이 달라지니, 제 마음도 훨씬 편해졌고, 바다도 더 밝아졌어요.

무엇보다 집에서 남편과 함께 선생님 조언을 들으면서 아이를 함께 돌보게 된 것도 큰 변화였어요. 예전엔 제가 혼자 다 떠맡았는데, 이젠 우리 둘 다 아이를 잘 이해하고 같은 방향으로 가고 있다는 안정감이 생겼어요.

더 많은 부모님들이 알았으면

조기개입을 받으면서 가장 크게 느꼈던 건, 정보가 정말 생명이구나 하는 거였어요. 아이가 조금 느리다는 걸 느꼈을 때, 어디에 가야 하는지도 몰랐고, 병원에서도 몇 마디로 단정 지어버리니 너무 막막했어요. 그래서 육아 카페에서 검색하고, 엄마들 후기를 보고, 그렇게 하나하나 찾아가야 했어요. 지금도 많은 부모님들이 그럴 거예요.

그래서 이런 서비스가 있다는 걸 더 많은 사람이 알 수 있게 홍보가 되었으면 좋겠어요. 특히 지금처럼 특정 지역에만 있는 게 아니라, 전국 어디서나 받을 수 있도록요. 무엇보다, 아이를 잘 키운다는 건 결국 부모가 잘 알고 있어야 가능한 일인 것 같아요. 그 첫 걸음을 도와주는 게 바로 조기개입 프로그램이었어요. 저는 너무 늦기 전에 이 정보를 더 많은 부모님이 알 수 있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병원을 전전하던 시간에서 일상으로 돌아오기 더 읽기"

양육코칭을 통해 우리 아이가 달라졌어요

글 : 하늘이 엄마

처음엔 아무런 기대도 없었어요. 선생님이 우리 집에 온다고 했을 때, 그냥 아이랑 놀아주는 시간이겠거니 생각했죠. 그런데 알고 보니, 이건 아이보다 ‘부모’인 저를 위한 프로그램이었어요. 놀이치료가 아니라 부모를 코칭해주는 가정방문 프로그램이라는 걸 나중에야 알게 되었어요.
사실 저는 남자아이를 어떻게 놀아줘야 할지 잘 몰랐어요. 저도 남동생이 있지만 나이 차이가 많이 나서 함께 논 적도 거의 없고요. 그래서 그런지 우리 아이들과도 친구처럼 지내면서 놀아주는 게 전부였어요. 그러다 보니 아이들이 제 말을 잘 듣지 않았고, 저는 점점 지치고 있었죠. 그런데 조기개입 선생님을 만나고부터 많이 달라졌어요.

아이와의 놀이가 달라졌어요

선생님이 우리 아이의 행동을 함께 살펴보시고, 훈육은 단호하게 해야 효과가 있다고 알려주셨어요. 처음엔 익숙하지 않아서 어색했지만, 조언해주신 대로 몇 번 해보니까 정말 효과가 있더라고요. 그렇게 아이들과의 관계가 조금씩 달라지기 시작했어요. 이제는 아이들도 엄마를 ‘장난치는 친구’가 아니라, ‘이끌어주는 엄마’로 보는 것 같아요. 가장 큰 변화는 놀이였어요. 우리 둘째, 하늘이는 곤충을 정말 좋아하는 아이예요. 처음엔 곤충 얘기만 해서 저도 스트레스를 받았는데, 선생님이 차라리 그 관심사를 활용해보자고 하시더라고요. 그래서 곤충 이름을 활용해서 단어 공부도 하고, 그림자극장도 만들고, 점토놀이도 해봤어요. 요즘에는 하늘이랑 함께 곤충이 나오는 영화를 찍고 있어요. 아이가 너무 신나서 카메라 앞에서 연기도 하고, 편집해서 다시 보여주면 온몸으로 좋아해요. 요즘엔 유튜브 채널도 만들어볼까 생각 중이에요.

나에게 맞는 방식, 자신감을 찾아줬어요

이 가정방문 프로그램이 저에게는 정말 큰 도움이 되었어요. 특히 외국인 엄마인 저에게는 더욱 그랬죠. 한국에 온 지는 오래됐지만, 여전히 낯선 부분이 많고, 아이를 어떻게 키워야 할지 막막할 때가 많았어요. 특히 한국어가 서툴다 보니 정보도 잘 못 얻고, 센터 같은 곳은 너무 멀거나 익숙하지 않았어요. 그런데 가정에서 직접 선생님과 상담을 나누고, 궁금한 게 있을 때마다 바로바로 물어볼 수 있었던 게 큰 힘이 되었어요.
센터에 가서 받는 언어치료나 놀이치료도 좋지만, 아이가 집에서는 집중을 잘 못하더라고요. 그래서 치료는 센터에서, 상담은 집에서 받는 게 저희에게는 가장 좋았던 조합이었어요.
이사 온 지 얼마 안 돼서, 모든 게 낯설고 힘들었던 시기에 이 프로그램을 시작하게 되었어요. 그땐 자신감도 없고, 하루하루가 버거웠는데, 지금은 제 하루가 아주 계획적으로 돌아가요. 아이들도 정리 정돈을 잘하고, 저도 예전처럼 스트레스 받는 일이 많이 줄었어요.

비슷한 엄마들에게 꼭 추천하고 싶어요

이 프로그램을 추천하고 싶냐고 물으신다면, 정말 꼭 추천드리고 싶어요. 특히 저처럼 외국인 엄마이거나, 남자아이를 어떻게 놀아줘야 할지 고민하시는 분들에게요. 저는 여자아이를 키웠다면 예전에 내가 놀던 방식으로 놀아줄 수 있었을 것 같아요. 그런데 남자아이들은 너무 다르더라고요. 몸으로 노는 것도 많고, 활동적인 놀이를 제가 잘 몰랐거든요. 그럴 때 가정방문 선생님의 조언이 정말 도움이 많이 됐어요.

무엇보다 이 프로그램은 우리 둘째뿐 아니라 첫째 아이에게도 긍정적인 영향을 줬어요. 선생님이 아이 둘을 함께 봐주시고, 첫째의 학교 생활이나 교과서에 대해서도 알려주셔서 도움이 많이 되었어요. 아이가 둘이다 보니 매일매일 상황이 다르고, 형제끼리 성격도 달라서 저도 늘 고민이 많았는데, 그런 부분까지 세심하게 함께 해주셨어요.

이제 프로그램이 끝났지만, 여전히 아이들도 선생님을 그리워해요. 매주 토요일 선생님이 오시는 시간이 얼마나 기다려졌는지 몰라요. 문 두드리는 소리만 나도 달려나가던 아이들 모습이 아직도 생생해요. 너무 아쉬운 마음이 크지만, 그동안 배운 걸 바탕으로 앞으로도 잘 해나가 보려고 해요. 가정방문 프로그램은 저희 가족에게 정말 소중한 시간이었고, ‘잘 놀아주는 엄마’에서 ‘아이를 이끄는 엄마’로 한 걸음 나아가게 해 준 고마운 경험이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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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발화 장애아동 소통을 위한 노력, PECS로 시작한 AAC

글 : 김선희
장애아동을 키우면서 시간이 지날수록 가장 힘든 점은 ‘소통의 부재’가 아닐까 싶습니다. 저희 아이는 현재 초등학교 4학년이지만, 여전히 무발화 상태입니다. 만 9세가 되는 시점에도 여전히 말을 통해 의사표현을 하지 못하자, 언어치료의 방향을 달리해야겠다고 결심했고, 그 결과 PECS(그림 교환 의사소통 시스템)를 배우게 되었습니다.
처음 PECS 그림카드를 접했을 때, 아이가 자신의 요구나 감정을 그림으로 표현하는 모습을 보고 큰 감동을 받았습니다. 말 대신 그림으로 표현할 수 있다는 사실이 저에게는 새로운 가능성처럼 느껴졌습니다. 아이와 자주 지나다니는 장소마다 직접 만든 그림카드를 붙여두었고, 카드 속 그림에는 아이가 좋아하는 캐릭터를 활용해 친숙함을 더했습니다. 그 덕분에 아이도 조금씩 카드를 인식하고 활용하는 모습을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물론 처음부터 모든 그림카드를 한꺼번에 익히는 것은 어렵습니다. 하지만 물건에 대한 인식과 간단한 반응이 가능한 시점이라면, PECS는 충분히 시작할 수 있습니다. 저희 아이 역시 바로 그 시점에서 그림카드를 활용하기 시작했고, 의사소통에 대한 첫 걸음을 내디딜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서 또 다른 고민이 생겼습니다. 카드의 양이 급격히 늘어난 것입니다. 예를 들어 ‘과자’라고만 표현하던 것이, 이제는 ‘초코파이’, ‘새우깡’, ‘오징어칩’처럼 구체적인 종류를 선택해야 하는 상황이 되면서 수십 장의 카드가 필요해졌습니다. 집에서는 괜찮았지만, 외출 시에는 많은 카드를 들고 다니기가 현실적으로 어렵고, 아이가 원하는 것을 정확하게 표현하는 데에도 한계가 있었습니다.
이 어플은 기존의 그림카드와도 연계가 가능하며, 다양한 편집 기능을 제공합니다. 직접 사진을 찍어 카드를 만들 수 있고, 부모의 목소리로 음성을 녹음해 아이가 더 친숙하게 받아들일 수 있도록 할 수도 있습니다. 또한 여러 장의 카드를 연속으로 클릭한 후 음성 재생 버튼을 누르면, 마치 문장처럼 이어지는 효과를 낼 수 있어 보다 풍부한 표현이 가능합니다.
지난달에는 카이스트에서 AI 소통앱을 개발했다는 뉴스를 접했습니다.
아직은 MYAAC처럼 상용화되지는 않았지만, 마치 AI가 접목된 형태의 AAC처럼 느껴졌습니다. 사용자의 대화를 인식하고 상황에 맞는 카드를 자동으로 제시해 준다는 점에서, 훨씬 더 자연스럽고 유연한 소통이 가능할 것 같아 저 역시 큰 기대를 갖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기술이 점차 실생활에 널리 활용되어, 말로 표현하지 못하는 아이들도 자유롭게 소통할 수 있는 세상이 오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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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aching coaches to guide classroom implementation of Pyramid Model practices

유아기의 사회정서 발달은 이후 학업 및 사회적 성공과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으며, 부적절한 행동 문제는 조기 중재로 예방할 수 있다. 그러나 많은 보육 교사들은 문제행동에 대처할 역량이나 자원이 부족하다고 느끼며, 실제로 보육기관에서 퇴소나 정학 조치가 빈번히 발생한다. 피라미드 모델(Pyramid Model)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체계적 접근이며, 그 실천이 교사들에게 효과적으로 전달되려면 코칭이 중요하다. 본 연구는 프로그램 내부 코치들이 피라미드 모델 기반 실천(PBC)을 충실히 실행할 수 있도록 외부 코칭을 제공함으로써, 현장 기반의 전문성 개발 방안을 제시한다.

연구 방법

1. 연구 설계


참여자와 기술의 단계에 걸친 중다 기초선 단일대상 연구(multiple probe across participants and behaviors)

2. 참가자

🔹보육 프로그램 2곳

🔹코치 2명 (프로그램 내부 직원), 각각 2명의 교사(주 교사, 일반화 교사)를 코칭

🔹아동 연령: 6주~5세

3. 도구 및 절차

🔹외부 코치가 제공한 코칭 훈련 및 주기적 피드백

🔹PBC 전략: 협력 및 계획(Collaboration & Planning), 반성 및 피드백(Reflection & Feedback)

🔹교사 행동은 Pyramid Model 관찰 도구(TPOT, TPITOS) 및 행동 체크리스트로 평가

🔹교사는 아동 행동과 수업 참여도에 대한 일일 보고 작성

결과 정리

🔹PBC 실행 증가: 외부 코칭 후 두 코치 모두 PBC 실행률이 유의미하게 증가

🔹일반화 가능성 확인: 코치들은 비중재 교사(일반화 교사)에게도 향상된 PBC 전략을 적용하기 시작함

🔹교사 실천 결과: 일부 교사의 피라미드 모델 실천이 향상되었으나 전반적으로 변화 폭은 크지 않았고 일관성 부족

🔹아동 행동 및 수업 참여: 교사 평가 데이터는 제한적이며, 행동 변화에 대한 명확한 경향은 확인되지 않음

논의

🔹의의: 외부 코칭을 통해 내부 코치들이 PBC 전략을 실제 교실에서 적용할 수 있도록 지원 가능함을 실증함

🔹도전 과제:
-보육 현장에서 시간 부족, 행정 부담 등으로 코칭 세션이 불규칙하게 이루어짐
-낮은 코칭 빈도는 교사 실천 및 아동 행동 변화에 제한적 영향을 미침

🔹한계:
-일부 조건 간 독립성 결여(협력 전략이 도입되었을 때 반성 전략도 함께 증가)
-외부 코칭 충실도는 측정했으나, 전반적 실험 절차의 충실도 측정은 부족
-사회적 타당도 측정 부재

조기개입에 대한 시사점

🔹현장 기반 코치 양성이 중요: 효과적인 교사 지원을 위해 프로그램 내부 코치를 훈련시키는 것이 지속 가능하고 확산 가능한 전략임

🔹단순한 훈련만으로는 부족: 초기 워크숍 후 지속적이고 체계적인 외부 코칭이 병행되어야 PBC 전략이 실제로 실행됨

🔹프로그램 수준의 지원 필요: 시간과 자원을 확보하여 교사와 코치가 정기적으로 만날 수 있는 구조 마련이 필요함

🔹조기개입 확대를 위한 기반 마련: PBC 전략을 교사에게 전달할 수 있는 코치 양성과정을 포함한 인프라 구축이 필수적이며, 이는 장애위험 아동의 사회정서적 역량을 효과적으로 키우는 핵심 수단이 될 수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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