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 이소영 (서초아이발달센터장, 특수교육학 박사)
「장애인 등에 대한 특수교육법」은 특수교육대상자의 교육을 효율적으로 실시하기 위해 필요한 인적·물적 자원을 제공하는 서비스를 '특수교육 관련서비스'로 정의하고 있다. 법률 제2조 제2호에 따르면, 이 서비스에는 상담지원·가족지원·치료지원·지원인력배치·보조공학기기지원·학습보조기기지원·통학지원 및 정보접근지원 등이 포함된다(장애인 등에 대한 특수교육법, 2007).
이 가운데 실제 현장에서 가장 많은 수요가 집중되고, 보호자와 정책 입안자 모두의 관심이 쏠려 있는 것은 단연 치료지원이다. 특수교육대상자의 중증·중복화 현상이 심화됨에 따라 교육과정과 더불어 특수교육 관련서비스의 비중 역시 점차 높아지고 있으며(김기룡, 김삼섭, 2018), 치료지원은 그 핵심에 자리하고 있다.
현재 치료지원은 주로 바우처(전자카드) 방식으로 운영된다. 물리치료·작업치료·언어치료·청능치료·음악치료·미술치료·인지치료·놀이치료·특수체육·감각통합·심리치료 등 다양한 영역에 걸쳐 매월 1인당 16만 원 범위 내에서 지원이 이루어지며, 해당 금액은 익월로 이월되지 않는다 (인천광역시교육청 특수교육지원센터, 2024). 사설 치료실의 회당 단가와 주 1~2회의 이용 빈도를 감안하면, 이 금액은 한 가지 치료를 일주일에 한 번 받는 수준을 간신히 감당하는 정도에 불과하다. 더 많은 치료를 원할 경우 그 비용은 온전히 보호자의 몫이 된다.
그 배경을 서울시교육청 사례에서 확인할 수 있다. 서울시교육청은 2022년 1월, 치료지원 바우처 금액을 기존 월 12만 원에서 월 16만 원으로 올렸다. 4만 원, 인상률로는 약 33%의 상향이었다. 그런데 이 조정이 뉴스가 된 이유가 있다. 공식 보도자료는 이 금액이 "지난 11년간 동결"되어 왔다고 밝히고 있다(서울특별시 교육청, 2022). 2011년 무렵부터 2021년까지, 10년이 넘도록 물가와 치료비가 오르는 동안 바우처 금액은 제자리였던 것이다.
이 때문에 바우처 금액을 더 늘려야 한다는 요구가 끊임없이 제기된다. 선행 연구에 따르면, 치료지원 서비스를 이용하는 보호자들은 가계의 경제적 부담 경감에 가장 높은 관심을 보이며, 현행 지원 정책이 부담을 다소 완화해 주고 있다고 인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이종덕, 박경옥, 2014). 이는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현실적 호소이다.
그런데 이 지점에서 한 가지 묘한 표현이 눈에 걸린다. 서울시교육청은 당시 보도자료에서 이번 증액이 "학부모에게 사교육비 경감의 효과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서울특별시교육청, 2022). 특수교육 관련서비스로서 제공되는 치료지원이 '사교육비'와 같은 범주로 언급된다는 것. 이 표현은 무심코 지나치기 쉽지만, 사실 현재 치료지원이 어떻게 인식되고 운용되고 있는지를 적나라하게 드러낸다. 그리고 이 표현이야말로 우리가 이 글에서 묻고자 하는 질문을 고스란히 담고 있다. 과연 지금 제공되고 있는 치료지원은, 그 이름이 말하는 것처럼 정말 '특수교육 관련서비스'인가?
장애는 고쳐야 할 병이 아니다
장애를 바라보는 시각에는 크게 두 가지 관점이 존재한다. 의료적 모델(medical model)은 장애를 개인이 극복해야 할 문제로 보며, 전문가에 의한 치료와 재활을 기본 방향으로 삼는다(조한진, 2011). 반면 사회적 모델(social model)은 장애인이 성취를 이루는 데 방해가 되는 요소로 개인의 손상이 아닌 구조적 장벽, 사회적 배제 등을 지목한다. 사회가 장애인의 처지를 고려하고 필요한 사항을 제공한다면, 그들도 충분히 기능적으로 활동할 수 있다고 보는 것이다(Oliver, 1990). 한국을 비롯한 국제사회에서 장애 정책의 흐름은 대체로 의료적 모델에서 사회적 모델로의 전환을 지향하고 있다(이지수, 2014; 충청신문, 2021) 「장애인 등에 대한 특수교육법」의 제정 목적은 ‘장애인 및 특별한 교육적 요구가 있는 사람에게 통합된 교육환경을 제공하고, 이들이 자아를 실현하며 사회통합을 이루도록 하는 것’이라고 명시함으로써 이러한 방향을 반영하고 있다. 이 법의 지향점은 아이를 '고치는' 것이 아니라, 아이가 사회 속에서 함께 살아갈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다. 이 점에서 치료지원이 '치료'라는 명칭을 달고 있다는 사실 자체가 이미 하나의 물음을 내포한다.
'관련'이란 무엇을 의미하는가
법률의 정의에 따르면 특수교육 관련서비스는 특수교육을 효율적으로 실시하기 위한 지원이다. 관련서비스는 특수교육의 목표를 달성하는 데 필요한 보조적 수단이어야 한다. 그렇다면 특수교육의 목표는 무엇인가? 법이 말하는 바는 분명하다. 장애학생이 가정·어린이집·유치원·학교·지역사회라는 자연스러운 환경에서 또래와 함께, 자신의 잠재력을 발휘하며 살아가도록 하는 것이다. 관련서비스도 이 목표에 부합해야 마땅하다. 미국의 장애인교육법(IDEA)은 장애학생이 최소제한환경(LRE: Least Restrictive Environment)에서 비장애학생과 함께 교육받아야 함을 의무화하고 있다(IDEA, 2004). LRE 원칙에 따라, 관련서비스 역시 아동이 실제로 생활하는 환경 안에서 제공될 때 비로소 그 취지에 부합한다. 그런데 현재의 치료지원 운영 방식은 어떠한가? 보호자가 바우처를 들고 아이를 학교 밖 사설 기관으로 데려가 치료를 받는 방식이 주를 이루고 있다. 어떤 경우에는 유치원이나 특수교육지원센터의 영아학급을 이용하지 않고 치료실만을 전전하기도 한다. 이 경우 치료는 아이의 일상적인 교육 환경과 분리된 채, 독립적인 목적으로 이루어지는 셈이다. 2007년 법 제정 이후 치료지원은 기존의 교육환경 기반 치료교육에서 외부 주도형 바우처 방식으로 전환되었다. 이러한 변화로 치료지원서비스에 대한 실태 조사, 만족도 조사 및 개선방안 연구들이 활발히 이루어졌으나, 치료지원의 궁극적인 목적 즉 '그것이 특수교육과 어떻게 연결되어야 하는가.'를 근본적으로 성찰하는 연구는 매우 한정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박신영, 2018).
진정한 관련서비스를 위한 방향
물론 치료적 개입이 불필요하다는 것이 아니다. 언어·작업·감각통합 등의 전문적 지원은 아동의 발달과 생활 기능에 분명 의미 있는 역할을 할 수 있다. 문제는 그 지원이 어디서, 어떤 방식으로 이루어지느냐이다. 현행 특수교육 정책의 핵심 방향은 장애학생이 지역사회에서 일상적인 교육 기회를 균등하게 누리는 것이며, 통합교육 역량 강화가 지속적으로 강조되고 있다(국가기록원, 2024). 그러나 일반학교에 배치된 특수교육대상자의 상당수가 여전히 통합학급과 분리된 형태로 교육을 받고 있으며, 치료지원 역시 아동의 일상과 분리된 방식으로 제공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러한 방향과의 정합성을 갖추기 위해서는, 치료지원도 아동이 실제로 생활하는 공간—유치원의 교실, 학교의 특수학급, 통합학급, 지역사회의 생활환경을 중심으로 제공되어야 하지 않을까. 언어치료사가 치료실에서 아이를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아이가 있는 학교와 유치원 현장에 찾아와 교사와 협력하고, 아이의 실제 활동과 연계된 지원을 하는 방식이 보다 '특수교육과 관련된' 서비스의 모습에 가깝지 않을까. 바우처 금액을 늘리는 것이 유일한 대안인가에 대해서도 함께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지원금을 올리면 보호자의 경제적 부담은 줄어들 수 있다. 그러나 지원 방식 자체가 바뀌지 않는다면, 치료는 여전히 아동의 일상과 분리된 채로 남을 것이다. 지금 필요한 논의는 재원의 규모를 얼마나 늘릴 것인가가 아니라, 어떠한 방식의 지원이 아동의 교육적 성장과 사회참여에 더 실질적으로 기여할 수 있는가에 있을지 모른다. 통합교육의 이념은 장애학생이 언젠가 학교와 시설에서 나와야 할 때, 지역사회의 도움을 받으며 스스로 할 수 있는 부분을 스스로 해 나가며 살 수 있도록 준비시키는 데 있다(정주영, 2015). 특수교육 관련서비스—특히 치료지원도 이 철학 위에서 재설계될 때, 비로소 그 이름에 걸맞은 서비스가 될 수 있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