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 김선희
발달장애 아이를 키우면서 가장 마지막에 장애 판정을 위해 갔던 곳은 소아정신건강의학과였습니다. 다른 진료 과목들을 먼저 찾아보다가, 결국 마지막에 가게 된 곳이었죠. 그런데 정신건강의학과에 대한 정보는 많지 않았고, 특히 소아청소년을 전문으로 하는 병원이 많지 않아서 찾기가 매우 어려웠습니다. 발달 장애 관련 커뮤니티에서도 정보가 주관적이라 병원을 고르는 데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우리가 흔히 듣는 유명한 전문가들, 예를 들어 김붕년 교수님이나 오은영 박사님을 만나려면 대기도 길고, 물리적으로도 거리가 멀어 접근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습니다. 또한, 제가 개인적으로 여러 정신건강의학과를 알아보면서, "유명한 교수님과 함께 일했던 원장"이라며 예약부터 검사비용을 과도하게 부르는 병원도 있었는데, 그런 곳에서는 부모들이 상처를 받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아이를 어떻게든 키워보겠다는 부모에게 "돈이 없으면 검사도 받지 말라"는 식의 태도는 참으로 마음이 아팠습니다.
병원을 고를 때 부모들은 가격이나 명성만 보고 결정할 수 있지만, 저는 객관적으로 검증된 병원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대한소아청소년정신의학회 홈페이지에서 전문 정회원으로 등록된 병원을 찾아 방문할 수 있었습니다. 집에서 가까운 병원을 방문해 아이의 검사와 진단을 신속하게 받을 수 있었고, 약물 처방도 편리하게 받을 수 있었습니다.
큰아이는 ADHD 진단을 받고 약을 복용하면서 평범한 삶을 살아갈 수 있게 되었고, 둘째 아이는 4년 전 지적장애 진단을 받았습니다. 그동안 수면장애로 어려움을 겪었지만, 고민 끝에 치료를 시작하고 처방을 받아 복용하면서 조금씩 생활 패턴을 잡아가고 있습니다. 우리 가족의 삶은 아이들이 치료를 받기 전과 후로 나뉠 정도로 많은 변화를 겪었습니다.
신뢰할 수 있는 병원을 방문하는 것은 지적장애나 ADHD뿐만 아니라 자폐 스펙트럼 장애(ASD)를 지닌 아동들에게도 매우 중요하다고 해요. 특히 ASD는 진단을 위해서는 전문지식과 임상경험이 중요하고, 개입 시기나 방식에 따라 아이의 발달 경로에 큰 차이를 보일 수 있기 때문에 더욱 전문적인 접근이 필요합니다. 어떤 선생님을 만나느냐에 따라 개입의 방향이 달라질 수 있고, 부모가 느끼는 신뢰와 안정감도 크게 달라집니다. 부모가 불안한 상태에서 치료를 시작하면 일관된 양육이나 개입이 어려워질 수 있기 때문에, 심리적 안정감은 결코 부수적인 요소가 아닙니다. 아이에게 적절한 진단과 개입이 이뤄지기 위해서는 전문가에 대한 신뢰가 선행되어야 하며, 이는 곧 가족 전체의 회복력과도 연결됩니다. 믿을 수 있는 병원을 찾는 과정이 다소 어렵더라도, 그 선택이 이후의 여정을 바꾸는 중요한 시작점이 될 수 있습니다.
정신건강의학과에 대한 접근은 아직도 많은 부모들에게 낯설고 두려운 길입니다. 하지만 용기를 내어 문을 두드려 보면, 우리 아이들에게 필요한 지원을 만날 수 있습니다. 전문가와의 상담, 진단, 그리고 치료는 아이의 삶뿐 아니라 가족 전체의 일상에 긍정적인 변화를 가져올 수 있습니다. 같은 길을 걸어가는 부모님들께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기를 바랍니다.
전문 정회원과 일반 정회원의 차이점
전문 정회원은 소아청소년정신의학 전문의 자격을 가진 신경정신과/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입니다.
일반 정회원은 소아청소년정신의학 분야에서 종사하거나 관심을 가진 신경정신과/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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