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동 발달은 민감기(sensitive periods) 동안의 경험의 폭과 질에 달렸다 – 아동의 뇌발달과 가지치기

이찬승 (교육을 바꾸는 사람들 대표)

사람의 뇌에는 약 1,000억 개의 신경세포가 있고, 하나의 신경세포가 약 10,000여 개 이상의 다른 신경세포와 연결을 맺을 수 있기 때문에 인간의 뇌는 총 1,000조 개 이상의 신경연결이 가능할 정도이기에 학습의 가능성은 무한하다.
신경과학의 연구에 따르면 아동의 뇌는 그 발달의 90%가 5세 전에 이루어지고, 아동의 뇌는 이 시기에 외부 환경의 영향을 가장 민감하게 받는다고 한다. 출생 이후 3세까지는 매초 백만 개의 새로운 신경세포 연결이 일어날 정도로 연결이 활발하다(Center on the Developing Child, Harvard University). 신경세포 간의 연결부위를 시냅스(synapse)라고 하는데 이 연결부위로 전기화학적 신호가 오가고 이런 시냅스 형성을 통해 학습이 일어난다. 시냅스 형성은 신경세포의 성숙과 함께 더 활발해지는데 출생 시기에는 신경세포 하나가 약 2,500개의 시냅스를 형성하지만 2-3세가 되면 하나의 신경세포가 만드는 시냅스 수는 15,000개까지 증가한다(Judith Graham, 2011).
그런데 시냅스 수가 많다고 좋기만 한 것은 아니다. 적정한 수를 초과하는 신경 연결은 뇌의 에너지만 많이 소비하게 하고 장기기억에서 원하는 정보를 찾는데 시간만 오래 걸리게 한다. 그래서 아동 뇌의 급속한 발달에는 가지치기(pruning)라는 과정이 뒤따른다. 가지치기는 과잉생산된 신경회로나 사용되지 않는 신경회로를 나뭇가지를 전지하듯이 잘라 없애는 것을 말한다. 이런 가지치기는 상시적으로 일어나지만 대규모의 집중적인 가지치기는 아래 <도표 1>에서 보듯이 2세를 전후한 1차 가지치기와 청소년기(adolescence: 10-19세)의 2차 가지치기처럼 두 번이 있다(Sriram, 2020).
신경세포의 연결이 폭발적으로 늘어난 직후에(혹은 동시에) 가지치기가 뒤따르는 것에는 이유가 있다. 영유아 뇌의 급속한 성장은 빠르고 확장된 학습을 위해 필요하지만 학습한 것(늘어난 신경연결)을 효율적으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가지치기가 필요한 것이다. 이는 짧은 시간에 산만하고 복잡하게 학습한 것을 나중에 읽을 때 알기 쉽고 찾기 쉽게 간명하게 정리하는 과정이라 할 수 있다.
영유아기의 가지치기는 주로 유전적 영향에 의해 일어나고 그 이후의 가지치기는 경험의 부재로(신경회로망을 사용하지 않음으로) 인해 일어난다. 즉 새로운 학습이나 경험에 의해 자주 사용되는 회로는 유지되지만 사용되지 않는 회로는 가지치기를 통해 소멸된다. 이는 집에서 사용하지 않는 전기 플러그를 뽑아 두는 것과 같은 이치다. 그래서 “사용하지 않으면 소멸된다(Use it or Lose it)”는 격언은 신경과학의 주요 원리의 하나다. 영유아기에 긍정적인 경험을 많이 하면(자극을 받으면) 그만큼 신경연결이 증가하고 반대로 충분한 자극을 받지 못하면 신경연결은 그만큼 적게 이루어진다.
시냅스 가지치기는 뇌의 영역에 따라 그 시기가 다르다. 어떤 시냅스 가지치기는 발달의 초기단계에 일어나지만 빠른 속도의 대규모 가지치기(rapid pruning)는 대부분 2-16세 사이에 일어난다. 시각을 담당하는 뇌의 시각피질(visual cortex)에서의 시냅스 생성(synapse production)은 생후 8개월 시기에 최고조에 이르고, 행위, 사고, 계획, 성격 등을 담당하는 전두피질(prefrontal cortex)에서의 시냅스 생성은 생후 1년 동안에 정점을 이룬다. 하지만 2세 이후에는 뇌의 시냅스 숫자가 급격히 감소한다. 시냅스 가지치기가 2-10세 사이에 매우 빠르게 진행되기 때문이다. 이 시기에는 초과 생산된 시냅스의 약 50%가 가지치기에 의해 소멸된다. 한편 청소년기가 되면 가지치기의 속도가 줄어들면서 그 숫자도 안정화된다. 종전의 연구로는 청소년기 전반까지만 대규모 가지치기가 일어난다고 알려졌었는데 최근의 연구에 따르면 이것이 20대 후반에 이르러서야 중단된다는 것으로 밝혀졌다(www.healthline.com).
흥미로운 사실은 영유아기의 1차 가지치기는 주로 시각, 청각, 촉각과 같은 감각과 관련된 뇌의 영역에서 일어나는 반면에, 청소년기에는 주로 의사결정을 담당하고 성격의 발달, 비판적 사고 등을 관장하는 전전두 피질(prefrontal cortex)에서 일어난다는 점이다. 이는 뇌의 일차적 기능이 발달한 후 이를 바탕으로 2차적으로 고등사고 기능이 발달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참고문헌

Sriram, R. (2020). Why Ages 2-7 Matter So Much for Brain Development.
KICI 홈페이지에 6회로 나누어 실었습니다. 전체 내용을 보고 싶으신 분들은 아래 칼럼 제목을 클릭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