답변 : 김장곤 (유원대학교 물리치료학과 교수)

손뻗기는 가리키기보다 조금 먼저 나타나는 동작이고, 움직임이 구조적으로 가리키기와 비슷합니다. 그래서 손뻗기를 계속하면 가리키기도 자연스럽게 나올 수 있다고 생각하기 쉬우나 사실 뻗기와 가리키기는 질적으로 다른 심리적 기능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손을 뻗는 것은 물체를 만지거나 잡고자 하는 바람을 표현하는 것인 반면에 가리키기는 다른 사람과 어떤 사물이나 내용을 공유하려는 의도를 표현합니다.
뻗기와 가리키기는 물리적으로 유사한 동작이지만 발달적으로는 불연속성을 보여주는 것입니다. 물건을 향해 손을 뻗는 동작을 계속하는 것은 가리키기의 기초가 되는 심리적 메커니즘을 만드는데 거의 도움이 되지 않는다. 가리키기를 위해서는 누군가와 상호작용하며 정보를 교환하는 행위가 학습되어야만 가능한 동작입니다.

결론적으로 손뻗기와 가리키기는 비슷한 시기에 나타나는 동작이고 물리적인 구조도 비슷하여 서로 연관된 동작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두 동작 사이의 연관성은 거의 없으며 발달을 위한 환경조건도 다릅니다. 가리키기 동작은 전형적인 의사소통의 동작이기 때문에 혼자 있을 때 가리키기 동작이 나올 가능성은 거의 없습니다. 반면 뻗기 동작은 사물을 만지거나 잡으려는 목표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사물에 대한 호기심으로 나타날 수 있다. 영아가 가리키기 동작을 했을 때 다른 사람이 이에 대해 특정 반응을 하면 만족도가 높아진다는 연구가 있습니다. 또한 가리키기 동작 후에 이미 알고 있는 친숙한 정보로 반응하면 가리키기를 계속 지속하고, 새로운 정보를 받은 후에는 가리키기를 멈춘다고 합니다. 즉 영아의 가리키기 동작은 의사소통 대상자의 반응에 의해 조절된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아이의 가리키기를 유도할 수 있도록 아이와 잘 소통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보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