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로젠바움의 관점을 통해 바라본 <가족과 삶을 중심에 둔 조기개입>

글 : 이소영(특수교육학 박사, 한국영아발달조기개입협회)

한국의 조기개입은 여전히 조기진단과 치료를 통한 ‘결함 중심 고치기’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는 아이의 기능을 향상시키기보다 결함을 교정하려는 접근이며, 가족의 삶은 그 과정에서 중심이 되지 못한다. 캐나다 소아과 의사 피터 로젠바움은 이러한 기존 관점을 비판하며, ‘재활’의 본질을 삶의 가능성 확장으로 재정의할 것을 제안한다. 그는 조기개입의 핵심은 아이뿐 아니라 가족 전체의 발달과 웰빙을 중심에 두는 것이라 강조한다. ICF와 F-words는 이 전환을 위한 실천적 틀이며, ‘결함 중심 고치기’가 아닌 ‘참여와 의미 있는 삶’을 목표로 삼아야 한다. 본 칼럼은 로젠바움의 관점을 바탕으로 우리나라 조기개입의 방향을 성찰하고 재구성할 필요성을 제기해 보고자 한다.

한국의 조기개입: '장애 치료'에 치우친 현실

우리나라의 장애아 조기개입은 장애를 조기에 발견하고 치료하여 정상 발달에 최대한 가까워지게 만드는 것에 무게를 두고 있습니다. 조기에 치료하면 발달의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고 장애 정도를 줄일 수 있다는 믿음 아래, 부모들은 아이를 하루가 멀다 하고 병원과 치료실로 데려갑니다. 실제로 병에 의한 입원이 아닌 발달 지연 문제로 재활병원에 장기간 입원하는 아이들도 있고, 가정에서보다 의료 기관에서 보내는 시간이 상당한 경우도 흔합니다. 이러한 현실은 조기개입 본연의 목적이 무엇인지 다시 생각해보게 만듭니다. 장애아동의 발달을 돕는다는 명목으로 혹시 아동과 가족이 누려야 할 일상의 시간마저 병원 중심의 치료가 빼앗고 있는 것은 아닌지 고민해볼 때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발달에 있어서만은 골든타임을 놓쳐선 안 된다”는 구호 아래 어린이 재활병원의 확대 설립이 당연한 방향처럼 여겨지고 있기도 합니다.

'재활'의 의미 재고: 로젠바움 철학이 말하는 것

이 지점에서 장애 아동에게 ‘재활’이란 무엇인지 그 의미를 되짚어 볼 필요가 있습니다. 국제적으로 저명한 소아 재활 전문가인 피터 로젠바움 박사도 2025년 국제조기개입학회(ISEI)에서 기존의 재활 패러다임을 근본적으로 재고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로젠바움 박사는 아이의 장애를 ‘고쳐 정상으로 만들어주는 것’에 급급한 접근에서 벗어나, 가족을 중심에 두고 아이의 전반적인 발달과 기능 향상을 돕는 것이 조기개입의 핵심이라고 지적합니다.

특히 그는 다음과 같은 변화를 촉구하고 있습니다.

✅전통적인 의학·재활 모델처럼 진단명 규명과 기능 결손 교정에만 집착하지 말고, 대신 아동과 가족의 발달 및 일상적 기능 향상에 더 많은 노력을 기울일 것.

✅아이 한 명만을 바라보던 관점을 버리고 가족을 지원의 중심에 놓아, 부모에게도 ‘조기개입’을 제공할 것.

✅장애아동을 ‘정상’으로 고쳐주는 것을 목표로 삼지 말고, 아이가 있는 그대로의 모습으로 삶에 최대한 참여하고 즐길 수 있도록 돕는 것을 목표로 할 것.

✅조기개입 단계부터 아이의 일생을 내다보는 긴 호흡으로 접근할 것 (즉, 눈앞의 치료 성과만이 아니라 평생의 발달과 웰빙을 염두에 둘 것).

로젠바움 박사의 이러한 철학은 우리에게 조기개입의 본질이 무엇인지 일깨워줍니다. 흥미롭게도, 그는 이번 컨퍼런스뿐 아니라 과거부터 일관되게 같은 메시지를 전해왔습니다. 이미 10여 년 전 로젠바움 박사는 “장애아동에 대한 현대적 접근은 기존의 ‘고치기’와 ‘정상화’에 대한 집착을 넘어서야 하며, 아이들이 무엇을 할 수 있는지 그 강점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습니다. 이는 캐나다의 CanChild 연구진이 제안한 이른바 ‘F-words’ 개념(아이의 성장과 발달을 지원하는 여섯 가지 F 단어: Function, Family, Fitness, Fun, Friends, Future)으로도 잘 알려진 패러다임입니다. 다시 말해 장애 그 자체보다 아이의 삶과 능력, 그리고 그 아이를 둘러싼 환경에 주목하자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왜 이런 가족 중심, 기능 중심 접근이 중요한 것일까요? 부모와 가족을 지원하는 일이 곧 아이를 돕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연구에 따르면 발달장애 아동을 키우는 부모는 일반 아동을 키우는 부모보다 신체적·정신적 건강 부담이 상당히 큰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아이의 상태가 부모에게 미치는 영향이 큰 만큼 부모의 안녕이 아이의 발달에 미치는 영향 역시 무시할 수 없습니다. 로젠바움 박사는 “아이의 발달을 돕기 위해서는 부모와 가족의 웰빙을 목표로 삼아야 하며, 아이에게 제공되는 서비스 못지않게 부모와 형제자매를 위한 지원 서비스가 함께 마련되어야 한다”고 역설합니다. 결국 아이와 부모는 떼려야 뗄 수 없는 한 공동체이며, 부모가 건강하고 역량을 갖출 때 아이도 온전히 성장할 수 있다는 뜻입니다.

앞으로 나아갈 방향: 가족과 함께하는 조기개입

이제 우리나라의 조기개입도 이러한 가족 중심 철학으로의 전환을 모색해야 합니다. 발달의 골든타임을 지킨다는 명분으로 아이를 치료실에만 붙들어두는 사이에, 정작 아이가 가정과 사회에서 배우고 즐길 기회를 놓치고 있지는 않은지 돌아볼 때입니다. 조기개입의 목적은 장애를 단기간에 '없애는' 데 있지 않습니다. 오히려 초기의 개입을 통해 장애아동과 그 가족이 앞으로의 삶을 보다 풍요롭게 준비하도록 돕는 것이 궁극적인 지향이어야 합니다. 치료실에서의 연습만큼이나 아이의 일상 속에서 실제로 이루어지는 참여와 성취가 중요합니다. 이제는 병원 중심의 접근에서 벗어나, 아이의 삶의 현장인 가정과 지역사회 속에서 이루어지는 ‘가활(habilitation)’을 고민해야 할 때입니다. 로젠바움 박사가 강조했듯, 이제는 ‘re-habilitation’이 아닌 ‘habilitation’을 중심에 두어야 합니다. 이는 이미 잃은 기능의 회복이 아니라, 아직 갖추지 못한 기능을 획득하고 확장하는 과정입니다.

결국 조기개입의 성공은 아이와 가족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함께 성장하도록 돕는 데 달려 있습니다. 장애를 지닌 아이를 ‘정상 아이’로 바꾸는 것이 아니라, 그 아이가 자신의 환경 속에서 최선을 발휘하며 살아갈 수 있도록 가족과 전문인이 파트너가 되는 것—로젠바움 박사의 철학이 가리키는 방향이자, 우리가 지향해야 할 조기개입의 미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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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과 속에 놀이 루틴을 끼워넣어 보세요

글 : 이소영(특수교육학 박사, 한국영아발달조기개입협회)

아침 먹기, 기저귀 갈기, 목욕, 잠자리처럼 하루에는 반복되는 장면이 많습니다. 이 순간들을 “놀이 시간”으로 살짝 바꿔 주면, 특별한 준비를 하지 않아도 즐거움 가운데에서 성장의 기회를 가질 수 있습니다.
길고 특별한 놀이가 아니라, 1–3분짜리 짧은 주고받기를 하는 거예요. 반복되는 비슷한 상황에서 자주 반복될수록 양육자는 잊지 않고 상호작용과 놀이의 기회를 줄 수 있고, 아기도 아기도 거부감 없이 더 쉽게 참여합니다.

아이를 키우다 보면 “오늘도 같이 제대로 못 놀아줬네” 하고 미안한 마음이 들 때가 많습니다. 하지만 너무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사실 아기에게는 하루 종일 일어나는 모든 순간이 배움의 시간입니다. 부모가 하는 모든 활동이 아기가 배우는 데 도움이 되기 때문에, 아기를 가르치기 위해 따로 시간을 내야 한다는 압박감을 가질 필요가 없습니다. 다시 말해 기저귀 갈기, 식사, 목욕, 외출 준비 같은 일상적인 돌봄 순간들이 그대로 놀이와 학습의 장이 될 수 있는 것이죠.

놀이 시간을 따로 만들기 어려운 바쁜 부모님들도 일과 자체를 놀이로 전환함으로써 아이의 발달을 도울 수 있습니다. 오히려 매일 반복되는 루틴에 놀이 요소를 넣어주면, 아기는 예측 가능한 흐름 속에서 안정감을 느끼고 더 잘 배우게 됩니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규칙적인 일상 루틴을 가진 아이들은 인지, 자기조절, 사회정서 등 여러 발달 영역에서 긍정적인 효과를 보인다고 합니다. 익숙한 순서와 틀이 있으면 “다음엔 무엇을 하게 될지” 아기가 짐작할 수 있어 몸과 마음이 준비되고, 새로운 기술을 습득할 수 있는 안정적인 기반이 마련됩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일과 중에 자연스럽게 놀이를 끼워넣을지, 하루를 보내며 만나는 몇 가지 상황별로 살펴보겠습니다. 여기에는 양육자가 바로 활용할 수 있는 구체적인 방법들도 함께 소개하겠습니다. 중요한 것은 거창한 준비나 특별한 장난감이 아니라, 아이의 반응에 귀 기울이며 짧은 순간이라도 함께 즐거워하는 것입니다.

식사 시간: 선택하고 기다리고 반응하기

식사나 간식 시간에 놀이 요소를 살짝 더해보세요. 예를 들어 아기에게 “바나나 먹을까, 아니면 사과 먹을까?” 하고 두 가지 중 하나를 선택할 기회를 주세요. 아기가 손짓을 하거나 이름을 말하기를 기다렸다가, 아이의 선택에 즉각 반응하며 “바나나! 우리 아기가 바나나를 고른 거구나? 노란 바나나 맛있겠다!” 하고 웃어줍니다. 이렇게 ‘선택–기다림–반응’의 과정을 통해 아기는 자신의 의사를 표현하는 법을 배우고, 의사소통이 즐겁다는 걸 느낄 수 있습니다. 또한 식사 시간 자체를 작은 놀이로 만들 수 있습니다. 한 입 먹을 때마다 “냠냠, 맛있어!” 하고 의성어를 써 보거나, 숟가락으로 음식물을 퍼 올리면서 “슝~ 비행기야!” 하고 재밌는 소리를 내보세요. 아이가 음식을 손가락으로 집으면 “어디 갔지? 우리 아기 입속에 쏙 들어갔네!”처럼 상황을 재미있게 말로 표현해 주는 거죠. 이런 놀이 대화를 통해 아기는 언어와 개념을 자연스럽게 배우게 됩니다. 실제로 식사 시간은 새로운 기술을 익힐 좋은 기회입니다.

스스로 손으로 음식을 집어 먹거나 숟가락을 사용하는 연습을 하면서 소근육 운동 능력이 발달하고, 음식 이름이나 “주세요” 같은 단어를 따라 하며 언어 능력도 키울 수 있지요. 밥 먹는 시간이 이렇게 학습과 놀이로 바뀌면, 따로 놀이 시간을 못 가져도 일상 속에서 충분한 자극을 주고 있다는 안심이 될 것입니다.

목욕 시간: 관찰하고 말 걸고 확장하기

하루 일과 중 목욕 시간은 아기에게 작은 '놀이 파티'와 같아요. 그만큼 재미가 가득한 시간이라는 거죠. 따뜻한 물, 보글보글 거품, 동동 뜨는 장난감 등 감각이 풍부하게 자극되는 순간이기 때문입니다. 이때 “관찰–말 걸기–확장” 전략을 활용해보세요. 먼저 아기의 행동을 관찰합니다. 아기가 물을 첨벙거리면 그 흥미와 시도를 눈여겨보고, “첨벙첨벙 물 튀긴다!” 하고 말을 걸어주세요. 이때 억양과 표정을 재미있게 지으며 아이와 눈을 맞추면 더욱 좋습니다. 그러면 아기도 양육자를 바라보며 방긋 웃거나 다시 손으로 물을 칠 수 있어요. 이제 한 발 더 나아가 경험을 확장시켜 줍니다. “우와, 물방울도 통통 튀네! 물이 춤추는 것 같아!” 이렇게 아이가 하고 있는 행동에 살짝 새로운 묘사를 보태는 거죠. 아이는 자신의 놀이에 부모가 관심을 보이고 반응한다는 것을 느끼며 더욱 신이 납니다. 이러한 상호작용은 사실 거창해 보이지만, 아이가 하고 싶은 대로 놔두고(관찰) → 양육자가 함께 즐기며 말을 걸고 → 거기에 조금 더 재미 요소를 추가하는(확장) 간단한 과정입니다.

목욕 시간에는 이 외에도 할 수 있는 놀이가 많습니다. 작은 통이나 컵을 하나 줘 보세요. 아이는 물을 퍼서 붓거나, 빈 통을 물에 “풍덩” 뒤집으며 논답니다. 부모도 옆에서 “이쪽 컵에 물을 다 부었네? 한 번 더 해볼까!” 하며 호응해주면 좋습니다. 물의 따뜻한 온도나 장난감의 촉감에 대해 말로 표현해 주는 것도 아이의 감각 언어 발달에 도움을 줍니다. 예를 들어 “물은 따뜻하네, 기분 좋지?”, “미끌미끌 비누 거품 나왔다!” 등 짧은 문장으로 이야기를 하며 말을 걸어보세요. 목욕 중에는 노래도 훌륭한 놀이 도구입니다. “머리, 어깨, 무릎, 발” 같은 동요를 불러주며 신체 부위를 씻겨 보세요. “자, 이제 팔 쓱싹! 다리 쓱싹!” 하며 노래에 맞춰 신체 이름을 말하면 아기도 즐거워하며 따라 할 수도 있어요. 목욕 시간은 이렇게 온몸을 쓰는 감각 놀이이자 언어 놀이이고, 동시에 부모와 친밀하게 교감하는 시간입니다.

잠자리 준비: 차분한 놀이로 하루를 마무리

바쁜 하루를 마치고 잠자리에 들기 전, 아이의 몸과 마음을 편안하게 가라앉히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이때 잠자리 준비 과정을 놀이처럼 구성해보면, 아이도 거부감 없이 참여할 수 있고 하루의 마무리가 더 편안하게 느껴져요.

예를 들어 잠옷을 입는 과정을 작은 놀이로 바꿔볼 수 있어요. “잠옷아, 어디 있지?” 하며 숨바꼭질을 해보세요. 옷을 보여주지 않고 이불 아래, 베개 뒤에 살짝 숨겨두고 “찾았다!” 하고 보여주면 아이는 자연스럽게 집중하게 되고, 분위기도 차분하게 유지할 수 있습니다. 옷을 다 입은 후에는 “오늘도 스스로 잠옷 입었네, 참 잘했어” 하고 조용한 칭찬으로 마무리해 주세요.

그 다음엔 불을 끄고 손전등이나 작은 조명을 천장에 비추면서 그림자 놀이를 해보는 것도 좋아요. 손으로 토끼, 오리 모양을 만들어 벽에 비추며 “이건 뭐게?” 하고 아이의 관심을 끌어보세요. 아이가 손으로 따라 해보거나 그림자 움직임을 가만히 관찰하며 차분한 정서를 느낄 수 있습니다.

또는 불을 끈 채로 그날 하루 있었던 일을 간단히 이야기해보는 것도 추천해요. “오늘 공원에서 무슨 놀이 했었지?”, “누구랑 비눗방울 불었지?” 하고 아이의 기억을 떠올릴 수 있게 도와주세요. 아이가 몇 마디라도 떠올리면 “맞아, ○○가 ‘풍풍’ 하고 불었지!” 하며 말해준 내용을 살짝 확장해 들려주는 것도 좋습니다.

잠자리에서 책 읽기도 빠질 수 없죠. 아기와 함께 좋아하는 그림책을 골라 잠자리에서 읽어주세요. 말투는 조용하고 부드럽게, 그림을 손가락으로 짚으며 천천히 이야기하듯 읽어주는 게 포인트예요. 책을 읽는 그대로 읽어주지 않아도 돼요. “이 곰돌이는 어디 가고 있지?”, “아기 오리가 엄마를 따라가네~” 같은 말을 더해 주기도 해보세요. 이렇게 잠자기 전 잠깐의 시간이라도 아이와 함께 조용히 눈을 마주치고, 말을 나누고, 포근히 안아주는 순간들이 하루를 따뜻하게 마무리해줍니다.

반복되는 일상 속에서 피어나는 성장

결국 가장 중요한 것은 아이의 작은 신호에도 사랑으로 반응하는 부모의 태도입니다. 아이가 옹알이하거나 몸짓을 보일 때 바로 눈을 보고 웃어주거나 대꾸해주는 것. 즉, '반응적'이 될 필요가 있어요. 이와 같이 민감하고 따뜻한 상호작용을 하는 것이야말로 아이 두뇌 발달의 열쇠라는 사실이 여러 연구를 통해 밝혀졌습니다. 하버드대 아동발달센터의 보고에 따르면, 아기가 옹알이하거나 손짓(서브)하면 어른이 이에 맞춰 말을 건네거나 안아주는 반응(리턴)을 주고받는 경험이 영유아의 두뇌 구조를 튼튼히 형성한다고 합니다(developingchild.harvard.edu) . 반대로 이런 상호작용이 부족한 환경에서는 아이의 뇌 발달이 방해받고 스트레스 호르몬이 상승할 수 있다는 경고도 있지요. 다행히도 일상 속 놀이는 거창한 것이 아니라 이처럼 아이의 행동에 눈맞춤하고 맞장구치는 사소한 시작에서 출발합니다. 매일 반복되는 기저귀 교환, 식사, 목욕, 잠자리 준비의 순간순간에 이런 따뜻한 상호작용을 심어주는 접근법이 바로 조기개입 분야에서 말하는 ‘일과틴 기반 개입(RBI)’ 원리이기도 합니다. 낯설고 특별한 무언가를 할 필요 없이, 아이가 편안해하는 일상 환경에서 놀이와 학습을 이어갈 때 가장 효과적이라는 것입니다. 익숙한 루틴에 재미를 더하면 아이도 거부감이 덜하고 능동적으로 참여하게 되어 전문가의 치료 세션보다도 더 큰 발달 자극을 줄 수 있습니다. 게다가 가정에서 자연스럽게 이루어지니 부모에게도 부담이 적어 꾸준히 실천하기 좋고, 놀이를 함께 하며 웃고 공감하는 순간들이 쌓이면 아이와의 안정적 애착이 형성되고, 하루가 한결 편안하고 즐겁게 흘러가요.

마지막으로, 놀이란 꼭 특별한 시간이 있어야만 가능한 게 아니다라는 것을 기억하세요. 아이에게 세상에서 제일 재미있는 놀잇감은 다름 아닌 엄마 아빠입니다. 하루 종일 반복되는 평범한 일과도 부모의 아이디어와 관심이 더해지면 어느새 즐거운 놀이로 바뀝니다. 따로 비싼 장난감이나 교육 프로그램이 없어도 괜찮습니다. 기저귀 갈면서 얼굴을 내밀고 “까꿍!” 하는 순간, 식탁에서 서로 웃음짓는 순간, 욕조에서 첨벙거리며 노는 순간, 잠자기 전에 포근히 안아주는 순간… 이러한 짧지만 반짝이는 순간들이 쌓여 아이의 세상을 풍요롭게 하고 있습니다. 그러니 오늘도 부담을 내려놓고, 일상 속 작은 놀이들을 마음껏 즐겨보세요. 그 속에서 아이는 하루하루 자라고, 부모와 아이의 소중한 추억도 차곡차곡 쌓여갈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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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달이 늦은 우리 아이의 놀이에 대해 알아보아요

글 : 이소영(특수교육학 박사, 한국영아발달조기개입협회)

발달이 느린 영아들은 또래와 비교했을 때 놀이가 다소 단순하고 짧게 끊기거나, 새로운 방식으로 확장되는 데 시간이 더 걸릴 수 있어요. 그렇다고 '놀지 못하는 아이'로 생각하지는 마세요. 아이가 편하게 손을 뻗을 수 있는 자리, 복잡하지 않은 재료, 몸을 다양하게 써 볼 수 있는 기회를 조금씩 마련하면 놀이가 자연히 길어지고 풍성해질 가능성이 커집니다. 발달이 느리다고 해서 발달을 따라잡기 위해 노력하다 보면 아주 중요한 것을 놓치게 돼요. 바로 '즐거움'이지요. 그보다는 먼저 아이의 놀이 특성을 이해할 필요가 있지요. 발달이 지체되는 영아의 놀이는 어떠한지를 알아봄으로써, 그 특성에 맞춰 환경을 어떻게 정리하고, 어떤 상호작용을 더해 주면 일상이 한결 수월해지는지 알아보려 합니다.

여러 연구에서 공통적으로, 발달지체가 있는 영아는 놀이의 복잡성, 상징성, 통합 수준 등이 또래보다 낮게 관찰됩니다. 예를 들어 자폐 스펙트럼이나 발달지연이 있는 영유아의 놀이는 또래 대비 놀이 주제가 단순하고 반복적이며, 여러 가지 놀잇감을 조합하거나 역할 놀이로 확장하는 통합적 놀이는 적게 나타난다는 보고가 있습니다. 다만 연구마다 놀이를 분류하는 용어나 평가 방법이 달라 결과를 직접 비교하기에는 어려움이 있습니다.

영아의 발달 지연 정도와 지연되는 발달 영역에 따라 놀이 양상도 다르게 나타납니다. 예를 들어 운동 발달이 늦은 아이는 물건에 손을 뻗거나 옮기고 조작하는 행동이 적어지고, 의사소통 발달이 늦으면 또래와 주고받기 놀이를 시작하거나 공동주의를 형성하는 상호작용이 약해질 수 있습니다. 어느 한 발달 영역의 지연에 의한 영향이 분명하게 드러나는 경우도 있지만, 몸으로 하는 활동과 인지·의사소통 능력은 서로 영향을 주고받기 때문에 어느 한 영역에 국한하지 않고 통합적인 발달을 바라볼 필요가 있습니다. 실제로 운동 능력과 인지 문제해결을 한꺼번에 자극하는 개입을 통해 아이의 여러 발달 영역이 함께 향상될 수 있음이 연구에서 확인되었습니다. 즉 놀이를 볼 때도 신체 놀이와 사회적·인지적 놀이를 따로 떼어서 보는 것이 아니라, 아이의 전반적인 발달 맥락에서 통합적으로 접근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와 같이 발달이 늦은 영아의 놀이를 위하여 가장 먼저 생각해 볼 것은 바로 아이를 둘러썬 '환경'입니다. 아이의 놀이 능력을 키우려면 집에서 아이 스스로 놀기 좋은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다음은 가정에서 실천할 수 있는 놀이 환경 조정 원칙입니다:

가깝게 (Reachable): 아이가 쉽게 닿을 수 있는 높이와 거리에 놀잇감을 두세요. 예를 들어 바닥이나 소파 옆, 낮은 탁자 위에 장난감을 놓으면 좋습니다. 처음에는 통이나 장난감을 바로 눈앞에 두고, 다음에는 좀 더 거리를 두어 5~10cm 정도를 멀리 두어보세요. 이렇게 아주 작은 거리 차이만 주어도 아이는 스스로 몸을 움직여 도전하게 되고, 참여도가 늘어납니다. 실제 치료 프로그램에서도 장난감을 닿지 않는 곳에 두고 아이가 천이나 끈을 잡아당겨 가져가도록 유도하는 등, 아이가 한 걸음 노력하면 성취를 맛볼 수 있게 환경을 세팅합니다.

몸으로 (다양한 자세): 놀이 표면과 아이의 자세를 다양화해보세요. 딱딱한 마룻바닥, 미끄럼 방지 매트 등 느낌이 다른 바닥을 제공하고, 눕기(옆으로 눕기/엎드리기)와 앉기를 번갈아 시도합니다. 아이에게 자세를 바꾸는 순간 자체를 하나의 놀이로 만들어주세요. 예를 들어 옆으로 누워 있다가 장난감을 따라 고개를 들며 엎드려보고, 다시 일어나 앉아보기까지가 하나의 놀이 시퀀스가 됩니다. 이러한 자세 전환 연습은 아이의 운동능력과 공간인지 발달을 함께 도와주며, 실제 START-Play 같은 전문 개입에서도 핵심 원리로 활용됩니다.

쉽게 (재료 단순화): 아이의 주의를 끌기 위해 장난감을 과하게 많이 제공할 필요는 없습니다. 오히려 한 번에 적은 수의 물건을 주는 편이 좋습니다. '바구니 1개와 작은 장난감 3개' 정도로 환경을 단순화해 보세요. 선택지가 너무 많으면 오히려 산만해지기 쉽고, 아이가 한 가지 물건에 집중하는 시간이 짧아질 수 있습니다. 또한 시판 장난감만 고집하기보다는 실제 생활 물건(예: 플라스틱 통 뚜껑, 작은 그릇, 깨끗한 나무 숟가락 등)을 활용해보세요. 이러한 일상 물건은 색다른 촉감과 소리를 제공하여 아이의 탐색 놀이를 오래 유지시키고, 다양한 방식으로 가지고 놀기에도 좋습니다.

이처럼 적절한 물리적 환경을 제공하면서도 양육자의 적절한 상호작용 또한 중요하겠지요? 상호작용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아이의 관심을 파악하고 즉각적으로 반응해 주는 거예요. 아이가 손가락으로 가리키거나, 물건을 내밀거나, 소리를 내는 모든 신호에 최대한 즉각적으로 반응해 주세요. 예를 들어 아이가 무언가를 가리키면 “아, 공이 여기 있네! 공 굴릴까?” 하고 바로 말로 받아주고, 아이가 장난감을 내밀면 “고마워, ○○가 블록을 줬어요” 하고 응답합니다. 이렇게 아이의 몸짓과 소리를 “말로 되받아주는” 상호작용을 반복하면, 아이는 자기 행동이 엄마아빠에게서 의미 있는 반응을 끌어낸다는 걸 학습합니다.

자녀의 발달이 지연될 경우 양육자의 반응성이 낮고, 놀이를 이끄는 행동 빈도가 낮다는 연구 결과가 있습니다. 하지만, 발달이 지연될수록 양육자의 즉각적이고 일관된 놀이 유도와 반응성은 아이를 놀이에 참여시키는 지름길임을 꼭 기억해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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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조건 도와주는 것은 아이를 위한 최선이 아닙니다

아이를 키우다 보면 이런 순간이 자주 찾아옵니다.

“손만 뻗으면 금방 도와줄 수 있는데…
혼자 해보게 놔두는 게 맞을까?”

특히 발달이 느린 아이를 키우는 부모라면 더 그렇습니다. 도움을 받으면 잘할 수 있고, 자꾸 실패하면 자존감이 낮아질까 걱정됩니다. 그래서 우리는 자꾸 손을 뻗고 싶어집니다.

그런데 『적절한 좌절』이라는 책은 우리에게 이렇게 말해줍니다.

“도움을 덜 받는 경험이 오히려 독립을 키웁니다.”
“적절한 좌절이야말로 아이가 자기 힘을 키우는 첫걸음입니다.”

💥 적절한 좌절이란 무엇인가요?

책에서 말하는 **적절한 좌절(optimal frustration)**이란,
아이가 성장 과정에서 겪는 작은 실패, 실수, 시행착오를 말합니다.
조금 불편하고, 낯설고, 뜻대로 되지 않는 그 상황들 속에서
아이들은 감정을 조절하고, 스스로 방법을 찾는 연습을 합니다.

너무 좌절하게 해서는 안 되지만,
모든 걸 미리 막아주는 것도 발달의 기회를 빼앗는 일입니다.
적절한 좌절은 아이를 혼내는 게 아니라,
일부러 실패를 허락하는 지지적 환경입니다.

🔄 시행착오 없이 자라는 아이는 없습니다

특히 0–2세는 세상을 처음 탐색하는 시기입니다.
모서리에 부딪히고, 블록을 잘못 끼우고, 신발을 거꾸로 신고,
숟가락을 반대로 쥐는 과정은 모두 필요한 경험입니다.

부모가 바로 잡아주면 더 빨리 할 수 있지만,
실패를 통해 배운 아이는 더 오래 기억하고, 더 단단해집니다.

그리고 중요한 건, 아이가 혼자 좌절할 때
부모가 그 곁에서 “괜찮아, 해보는 거야”라고 말해주는 존재가 되어주는 것입니다.
결국 아이가 믿고 도전할 수 있는 안전기지는 바로 부모입니다.

📉 지나친 보호는 정서적 비만을 부릅니다

책에서는 ‘정서적 비만’이라는 개념도 이야기합니다.
부모가 아이의 감정, 행동, 선택에 지나치게 개입하거나 도와줄 때,
아이는 스스로 감정을 조절하거나 결정을 내릴 기회를 잃습니다.

아이는 사랑을 필요로 하지만,
모든 감정을 부모가 대신 안아줄 필요는 없습니다.
적절한 실망과 실패를 겪을 때, 아이는 회복 탄력성을 배웁니다.

🧠 뇌 발달도 실패 속에서 일어납니다

실제로 뇌과학에서도 **오류 기반 학습(error-based learning)**이
가장 효과적인 학습 메커니즘 중 하나라고 합니다.
시도와 실패를 반복하며 뇌의 시냅스가 연결되고,
아이의 ‘생각하는 힘’이 자라납니다.

즉, 좌절은 뇌 발달의 자극제입니다.
너무 많은 도움은 뇌가 일할 기회를 줄이고,
적절한 도전은 뇌를 더 활발하게 만듭니다.

🧩 아이가 느리더라도, 기다려주세요

발달지체 영아는 또래보다 시행착오의 시간이 더 길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것은 더 많이 좌절하게 만들라는 뜻이 아닙니다.
작은 성공과 작은 실패가 번갈아 있는 균형 잡힌 환경이 중요합니다.

지금 아이가 실패하더라도 괜찮습니다.
실패해도 괜찮다는 경험이 쌓이면,
아이의 마음 안에 '스스로 해보려는 힘'이 자리잡게 됩니다.

🌱 부모의 한 걸음 물러남이, 아이에겐 한 걸음 전진입니다

『적절한 좌절』은 이렇게 말합니다.

“아이의 독립은 좌절을 통해 완성됩니다.”
“도와주는 부모가 아니라, 기다려주는 부모가 아이를 자라게 합니다.”

아이의 실패를 함께 지켜봐 줄 수 있는 용기.
지금 우리 부모가 아이에게 줄 수 있는 가장 성숙한 사랑입니다.

무조건 도와주는 것은 아이를 위한 최선이 아닙니다 더 읽기"

놀이가 어떻게 발달에 영향을 미칠까요?

글 : 이소영(특수교육학 박사, 한국영아발달조기개입협회)

영아기의 놀이가 발달에 영향을 미치는 매커니즘은 크게 두 가지로 설명될 수 있습니다. 하나는 직접 몸을 움직여 구체물을 가지고 놀이하는 경험과 양육자와의 주고 받기입니다. 이를 통해 뇌의 신경망 연결이 촉진되고 강화됩니다. 영아기는 추상적 학습보다 만지고, 두드리고, 굴리고, 맛보고, 냄새 맡는 경험이 먼저입니다. 이런 경험은 어느 한 영역의 발달이 아닌, 언어·인지·운동·사회정서 등 전반적 영역의 발달을 이끕니다.

영아기는 아직 추상적으로 배우기보다 구체물을 다루며 배웁니다. 사물의 모양, 색, 크기, 질감, 소리를 직접 경험하면, 감각–운동 정보가 반복 통합되고(주의·작업기억 작동), 통합된 정보를 기억에 붙잡아 둡니다. 그런 다음 아기는 실행 계획을 세워 시도하고, 시행착오를 겪으며 결과를 비교해 놀이 방법을 수정합니다). 부모가 “굴렸네”, “쏙 들어갔다”, “소리가 크네”처럼 짧게 말을 해주면 그 상황의 의미를 파악하게 되면서 언어 발달에도 영향을 미칩니다.

컵 끼우기 놀이를 떠올려 보세요. 처음에는 컵을 두드리고 굴리며 소리와 움직임을 익힙니다. 조금 지나면 큰 컵에 작은 컵을 넣어 보며 크기 비교와 손가락 조절을 배웁니다. 처음부터 여러 개를 순서대로 끼우는 일은 쉽지 않습니다. 빼고, 다시 끼우고, 실패하고, 또 해 봅니다. 이 시행착오가 문제해결과 자기조절, 끈기를 키웁니다. 끝내 맞췄을 때의 만족감은 자존감을 키울 뿐만 아니라, 다음에 좀 더 어려운 것을 시도해 보고자 하는 의지를 키워줍니다. 이 한 가지 놀이 안에 소근육, 인지, 대근육, 사회정서가 함께 들어 있습니다.

연령에 따라 아기들이 자주 하는 놀이를 통해 몇 가지 더 설명을 해보겠습니다.

6개월 정도에는 딸랑이를 흔들며 손과 눈이 같이 움직이고, 소리의 원인과 결과를 배웁니다.
12개월 무렵에는 카트나 유모차를 밀며 균형을 잡고 목표 지점까지 가는 계획을 수정합니다.
18개월에는 공을 굴리고 차며 속도와 방향을 예측하고, “왔다–간다”의 차례를 익힙니다.
24개월 정도가 되면 블록을 쌓다 무너지면 다시 시도하면서 시공간 감각이 발달하고, 놀이의 틀이 더 확대됩니다. 약 30개월에는 끄적이기에서 그리기로 넘어가며 선의 길이와 방향을 조절합니다. 이때 부모님이 말해주는 "동글동글”, “길게”, “위로”와 같은 말들이 도움이 됩니다.

발달이 느린 아기일수록 이 원리가 더 중요합니다. 아직 못하는 기술만 반복시키면 스스로 탐색할 시간이 줄어듭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첫번째 목표는 아이의 자발적 참여와 즐거움입니다. 작은 성공과 실패를 오가며 자신감과 끈기가 생기고, 이것은 다시 다음 발달 단계로 나가는 토대가 됩니다. 최근 인지나 소근육 발달을 위해 스마트기기를 사용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하지만 0-2세의 아기들에게도 과연 효과가 있을까요? 꼭 기억해야 합니다. 0–2세는 실물 탐색과 양육자와의 주고받기가 먼저입니다. 스마트기기는 이 둘을 대신할 수 없습니다. 3세 이후에도 필요할 때만 짧은 시간 활용하되, 꼭 양육자와 함께 보며 이야기 나누며 수행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세요. 오늘 우리 아이는 어떻게 놀았나요? 혹시 장난감이 없어서 놀지 못했다고 생각하시나요? 집에 있는 컵, 통, 뚜껑, 숟가락 등을 줘보세요. 손이 닿는 높이에 재료를 두고 혼자 놀게도 해보시고, 지켜보며 아이가 무엇을 하고 있는지 묘사하기도 하고, 아이와 마주앉아 주고 받으며 놀아보기도 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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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기 ‘이동성’ 경험의 중요함

전동이동장치는 최후의 선택이 아니라 가능한 초기에 제공할 필요가 있습니다. 조기에 이동성을 보장하면 인지, 사회성, 정서 발달 전반에서 더 큰 성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능동적 이동은 아이를 학습과 참여의 주체로 세우며, 평생 발달을 이어갈 중요한 토대가 됩니다.

전동이동장치 사용을 망설이지 마세요

오랫동안 전동이동장치는 ‘마지막 수단’으로 여겨졌습니다. 그러나 최근 연구들은 이를 가장 먼저 고려해야 하는 ‘첫 번째 수단’으로 제안합니다.

이동성을 도와주는 다양한 기기들은 영유아의 자기 주도적 이동성을 촉진하고, 이동성은 영유아의 표정과 놀이 행동에서 긍정적 변화를 이끌어 냅니다. 재활공학 전문가들은 도입 시기를 10~14개월로 권고하며, 이동을 단순한 기술이 아니라 아동의 기본 권리로 봐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따라서 기다리지 말고, 아이가 이동 욕구를 보이는 순간부터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몸과 마음을 잇는 능동적 이동 경험

마지막으로 강조할 점은, 움직임이 발달 전반을 연결하는 핵심 경험이라는 것입니다. 자신의 의지와 관계 없이 타인에 의해 행해지는 수동적 이동은 의존성을 강화하지만, 능동적 이동은 학습 경험의 확대를 통해 발달을 촉진합니다.

아이들은 스스로 움직이며 환경을 지각하고, 이를 통해 새로운 문제해결 전략을 세웁니다. 이러한 ‘행동유도성(affordance)’ 경험은 인지, 정서, 사회성 발달의 통합을 가능하게 합니다. 결국 초기 이동 경험은 아이가 자기 세계의 주도자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돕는 중요한 발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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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성’-정체성 성장의 발판

스스로 움직이는 경험은 아이가 자신을 주체로 인식하는 계기가 됩니다. 직접 조작과 탐색을 통해 독립성과 자신감을 얻으며, 이는 곧 정체성과 자존감의 성장으로 이어집니다. 부모와 가족은 이러한 변화를 지켜보며 아이의 능력을 새롭게 인식하고, 함께 성장의 의미를 나눕니다.

스스로 이동하는 경험과 정체성 발달

아이의 이동 경험은 자기 정체성 형성의 기초가 됩니다. 직접 자동차를 조작하며 독립성과 자유를 경험한 아이는 자신이 세상의 주체임을 깨닫습니다. 이는 성취감과 자신감으로 이어집니다.

또한 전동자동차는 장애 유무에 관계없이 아동 간 상호작용을 촉진합니다. 포괄적 놀이 환경에서 이동 기기를 사용했을 때, 또래 간 상호작용이 활발해지고 놀이 참여가 증가했다는 연구가 있습니다.
정체성은 추상적인 개념이지만, 스스로 움직여 본 경험은 이를 구체적으로 체득할 수 있게 해 줍니다.

이동 경험은 자존감을 키웁니다

자존감은 아이가 “내가 할 수 있다”는 경험을 통해 형성됩니다. 전동자동차를 직접 조작해 목표 지점에 도달하는 과정은 단순한 놀이가 아니라 자존감을 키우는 학습입니다.

이동성 도구 사용이 아동의 숙달 동기를 높이고, 환경 탐색과 발달 기회를 확대한다고 보고가 있습니다. 또한 부모는 자녀의 능력을 새롭게 인식하고, 양육 스트레스가 줄어들며, 가족 모두가 아이의 성장을 긍정적으로 바라보게 됩니다.

이동 경험은 아이와 가족 모두에게 변화를 주는, 자존감 성장의 토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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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성’-사회성과 놀이 확장의 기회

스스로 움직이는 경험은 아이가 자신을 주체로 인식하는 계기가 됩니다. 직접 조작과 탐색을 통해 독립성과 자신감을 얻으며, 이는 곧 정체성과 자존감의 성장으로 이어집니다. 부모와 가족은 이러한 변화를 지켜보며 아이의 능력을 새롭게 인식하고, 함께 성장의 의미를 나눕니다.

이동성은 사회성을 향상시킵니다

움직일 수 있는 자유는 사회성 발달의 기회를 넓힙니다. 이동성이 제한된 아동은 주로 보호자의 품에 머물지만, 스스로 이동할 수 있는 아동은 자연스럽게 또래와 마주치고 상호작용할 기회를 얻게 됩니다.

이동은 놀이 행동에도 변화를 일으킵니다. 혼자만의 놀이에서 벗어나 타인과의 상호작용 놀이가 늘어납니다. 연구에서도 전동자동차를 활용한 아동들이 또래와의 상호작용이 증가하고 놀이 행동의 질이 변화한다고 보고되었습니다.

결국 아이가 움직일 수 있는 기회를 갖는다는 것은 참여할 수 있는 공간의 확장과 사회적 기술의 발달과도 깊은 관련이 있습니다.

놀이 속에서 자라는 발달

전동자동차를 이동의 수단일 뿐만 아니라 아이의 발달을 촉진하는 학습 환경을 제공해 주는 도구이기도 합니다. 자동차를 타며 탐색하는 과정에서 아이는 전동차를 조작함으로써 새로운 운동 기술을 시도하고, 균형을 잡으며, 의도적 행동을 합니다.

발달이 느린 영유아를 위해 균형을 잡고 앉아있을 수 있도록 개조함으로써 자세 조절과 균형 능력을 키우는 데 도움을 주며, 전반적인 발달 기능 향상에 긍정적 영향을 미칩니다. 부모는 이러한 변화를 관찰하면서 자녀의 능력을 재발견하고, 전문가와 함께 발달 목표를 설정하게 됩니다.

놀이와 발달은 분리되지 않습니다. 아이가 즐겁게 몰입하는 순간, 발달의 기회도 함께 열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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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성’-두뇌 발달의 기반

움직임은 두뇌를 자극하고, 이를 통해 생각이 커갑니다. 계획하고 도전하는 과정은 인지 기능을 발달시키고, 자세와 눈높이의 변화는 시야 확장과 사회적 상호작용을 촉진합니다. 또한 이동은 숙달 동기를 높이고 다양한 정서를 표현할 기회를 줍니다. 결국 움직임은 학습, 정서 안정, 자기 주도성을 모두 키우는 토대가 됩니다.

이동 경험이 두뇌를 키웁니다

아이가 전동자동차를 타고 “어디로 갈까? 어떻게 출발하고 멈추지?”를 고민하는 순간, 단순한 놀이처럼 보이지만 두뇌 속에서는 복잡한 학습 과정이 일어납니다. 아이는 계획을 세우고, 예상한 결과를 확인하며, 새로운 전략을 스스로 만들어 갑니다. 이는 문제 해결력과 논리적 사고를 발달시키는 과정입니다.

영아의 이동 경험이 환경에 대한 주의 집중, 공간 인식, 시각적 주의력 향상과 관련이 있다는 연구 결과가 있습니다. 또한 이동 기회를 많이 가진 아동은 표현 언어 발달과 자발적 의사소통 빈도가 증가한다는 보고도 있습니다. 결국 움직임은 단순한 신체 기술이 아니라 두뇌를 자극하는 학습 과정입니다.

양육자는 아이가 능동적으로 움직일 수 있는 기회를 꾸준히 제공해야 합니다. 버튼을 스스로 누르거나 핸들을 돌려 자동차를 조작하는 경험이 반복될수록 아이의 두뇌는 더 다양한 연결망을 형성하게 됩니다.

자세와 눈높이가 바꾸는 발달 경험

아이가 세상을 바라보는 눈높이는 발달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칩니다. 아기들이 누워있을 때와 엎드려있을 때, 앉아있을 때, 서있을 때는 시선의 높이와 시야가 매우 차이가 납니다. 이처럼 시각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환경의 범위에 따라 아기는 이동하고자 하는 의지를 발현시키고 다양한 경험을 하게 됩니다. 전동자동차에 앉아있을 때 아기의 시선은 자연스럽게 높아지고 시야가 넓어지게 됩니다. 아기가 전동자동차를 탈 때 공동 주시가 늘어나며, 또래와 시선을 맞추고 상호작용할 기회가 더 많아잔다는 연구 결과도 있습니다.

또한 아이가 직접 스위치를 눌러 자동차를 조작하는 과정은 자기 주도성과 기능적 이동성을 동시에 발달시킵니다. 특히 다운증후군 아동에게는 좌식·입식 전환형 전동자동차가 효과적이라는 보고가 있습니다(. 이렇게 자세와 눈높이의 변화는 신체 발달뿐 아니라 사회성 발달에도 긍정적 영향을 줍니다.

정서적 발달을 이끄는 이동성

아이들은 움직임을 통해 자신의 능력을 새롭게 인식합니다. 전동자동차를 스스로 조작하면서 아이는 “나도 할 수 있다”는 확신을 갖게 되고, 이는 자신에 대한 인식의 확장으로 이어집니다.

이동 경험은 숙달 동기(mastery motivation)를 높이고 탐색 행동을 촉진합니다. 아이가 능동적으로 환경을 탐색할 때 거리 인식, 공간 탐색과 같은 인지적 기능이 함께 발달합니다.

정서적 변화도 뚜렷합니다. 발성이 늘고 표정이 다양해지며, 의사소통 시도도 증가합니다. 이는 단순한 정서 표현이 아니라 발달의 가시적인 지표입니다. 이동 경험은 아이의 행동과 정서 발달을 동시에 변화시키는 강력한 매개체입니다.

이동성과 정서 발달의 연결고리

이동성은 정서 발달에도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아이가 이동성을 얻게 되면서 눈에 띄는 변화는 웃음이나 환호와 같은 즐거움의 표현입니다. 한편 경계심과 같은 정서를 드러내기도 하여 자신을 둘러싼 환경의 변화에 따른 적절한 감정적 반응을 하게 됩니다. 이는 아이가 세상과 상호작용하는 방식이 풍부해지고 있다는 증거입니다. 또한 이동은 자율성과 독립성을 높이며 성취의 즐거움을 제공합니다. 부모는 아이의 변화를 지켜보면서 스트레스가 줄어들고, 자녀의 능력을 새롭게 발견합니다. 정서 발달은 아이 혼자만의 변화가 아니라 가족 전체의 경험과도 연결되어 있습니다.

‘이동성’-두뇌 발달의 기반 더 읽기"

‘움직임’-발달의 출발점

움직임은 아이 발달의 시작점입니다. 자신의 의도에 따른 움직임 경험이 세상을 탐험하는 자유와 독립성으로 이어집니다. 그렇기 때문에 초기의 이동을 돕는 도구는 장난감에 머물지 않고 아이가 “스스로 할 수 있다”는 확신을 주는 매개체입니다. 이 경험은 이후 두뇌, 정서, 사회성 발달로 확장되는 발판이 됩니다.

움직임과 함께 발달이 일어납니다

아이가 의지를 갖고 스스로 움직일 수 있게 되는 순간은 발달에 있어 중요한 전환점입니다. 방 안을 탐색하거나 장난감을 향해 기어가는 단순한 행동 같아 보이지만, 이러한 작은 시도가 쌓여 아이의 발달을 촉진하는 큰 동력이 됩니다. 이러한 움직임을 바탕으로 한 이동성은 세상을 이해하고 배우는 첫걸음입니다.

특히 전동 자동차와 같은 초기 이동성 도구는 단순한 장난감이 아닙니다. 버튼을 누르고 방향을 조절하며 직접 움직이는 경험은 아이에게 자기 행동과 결과를 연결해 보는 학습의 기회를 제공합니다. 아이는 “내가 스스로 움직일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닫고, 이 경험은 독립성과 자율성을 키우는 중요한 기반이 됩니다.

연구에서도 초기 이동 경험이 아동의 독립적 탐색을 촉진하며, 발달 전반에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고 보고됩니다. 즉, 부모가 아이에게 제공할 수 있는 가장 큰 선물 중 하나는 ‘스스로 움직일 수 있는 기회’입니다.

몸과 마음은 함께 자랍니다

움직임은 신체 능력의 발달일 뿐만 아니라 감정과 생각의 반영이기도 합니다. 아이가 기어가고, 서고, 걷고, 도구를 타고 움직이는 과정은 언어, 사회성, 정서 발달과도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습니다. 움직이는 동안 아이는 더 많은 자극을 경험합니다. 눈으로 사물을 보고, 귀로 소리를 듣고, 사람과 상호작용하면서 다양한 발달이 동시에 이루어집니다.

발달심리학의 동적체계이론(Dynamic Systems Theory)은 운동, 언어, 사회성이 서로 영향을 주고받는 통합적 체계라고 설명합니다. 따라서 아이가 움직이는 경험을 충분히 할수록 인지와 정서 발달 또한 촉진됩니다. 또한 “건강한 신체에 건강한 정신이 깃든다”는 오래된 말처럼, 몸과 마음은 분리된 것이 아닙니다. 전동이동장치 사용이 아동의 정서적 안정과 인지 기능 발달 모두에 긍정적 영향을 준다는 연구결과도 있습니다. 아이가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도록 돕는 것은 곧 두뇌 발달과 정서 안정, 학습 능력을 동시에 키워주는 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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