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의 자폐가 의심될 때, 불안 대신 ‘지금’을 선택하는 방법

글 : 최진희 (한국영아발달조기개입협회장 유아특수교육 박사)

아이를 키우다 보면 어느 순간 마음이 멈추는 순간이 있습니다. 이름을 불러도 잘 돌아보지 않는 것 같고, 눈을 마주치는 시간이 짧은 것 같고, 혼자서 같은 행동을 계속하는 모습을 보일 때입니다. 그럴 때 부모는 자연스럽게 생각합니다. “혹시 우리 아이가 자폐가 아닐까?” 이 질문은 두려운 질문이지만, 사실은 매우 중요한 시작이기도 합니다. 이렇게 알아차린 것 자체가 이미 아이를 위한 첫걸음입니다. 어린 아이에게서 다음과 같은 모습이 반복적으로 보일 수 있습니다. 눈을 잘 마주치지 않거나, 이름을 불러도 반응이 적거나, 가리키기 또는 보여주기 같은 행동이 거의 없거나, 혼자 노는 시간이 많거나, 같은 행동을 반복하거나, 소리나 촉감에 예민하거나 반응이 적거나. . . 하지만 이 몇 가지로 아이를 판단할 수는 없습니다.진료를 봐야 할까요? 의심이 지속된다면 전문의 진료를 보는 것이 좋습니다. 그런데, 현실에서는 병원 예약을 하고 몇 주, 몇 달, 몇 년을 기다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 시간 동안 부모는 인터넷을 계속 찾아보고, 다른 아이와 비교하고, 점점 더 불안해집니다. “지금 뭘 해야 하지?” “이대로 괜찮을까?”

기다리는 시간은 ‘멈춘 시간’이 아닙니다.

아이 발달은 지금 이 순간에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그리고 더 중요한 사실이 있습니다. 아이에게 가장 큰 영향을 주는 사람은 부모입니다. 최근 연구들도 계속해서 이야기합니다. 부모와 아이가 함께하는 일상 속 상호작용이 아이 발달에 매우 중요하다고 합니다(WHO, 2022; Reichow et al., 2024; Gulsrud et al., 2024).

부모가 “지금” 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것

특별한 치료가 아니어도 괜찮습니다. 집에서, 지금 바로 할 수 있는 것들이 있습니다.
1. 아이를 따라 해 주세요 아이가 “우~” 소리를 내면, 똑같이 따라 해 주세요. 아이가 장난감을 흔들면, 같이 흔들어 주세요. 이 간단한 행동이 아이에게 이렇게 느껴집니다. “엄마가 나를 보고 있어”, “내 행동이 의미가 있구나” 이 경험이 관계의 시작입니다. 뇌의 거울뇌신경이 연결되고 있습니다. 2. 눈을 맞추고 크게 반응해 주세요 아이를 보며 크게 웃어주고, “우와!” 하고 놀라는 표정을 지어보세요. 재미있는 목소리로 아이를 웃게 해 주세요. 이렇게 하면 아이는 사람을 더 흥미있는 대상으로 느끼게 됩니다. “재미있는 순간=엄마/아빠”의 연결이 만들어집니다. 이 과정은 공동주의(joint attention: 함께 관심을 나누는 능력)와 사회적 이해력을 키웁니다. 3. “아이를 따라가세요” — 놀이의 정답은 아이입니다. 놀이를 가르치려고 하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블록을 제대로 쌓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자동차를 굴리지 않아도 됩니다. 자동차를 줄 세우면 옆에서 자동차를 하나씩 주세요. 중요한 건 “잘 노는 것”이 아니라 “같이 노는 것”입니다. 또한 아이에게는 이것이 대화의 시작입니다. 4. 일상에 노래를 넣어보세요 노래와 리듬은 언어 발달을 촉진하는 강력한 도구입니다. 옷 입을 때, “머리 쑥, 팔 쑥, 발 쑥~”, 밥 먹을 때 “맛있게도 냠냠~” 특히 일상 활동(기저귀 갈기, 식사, 목욕, 외출하기 등) 속에서 노래와 말을 함께 사용하는 것은 자연스럽고 반복적인 학습 환경을 제공합니다. 중요한 것은 ‘많이’가 아니라 ‘자주’입니다. 길게 하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하루에 여러 번, 짧게, 즐겁게, 반복하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이런 경험들이 쌓이면서 아이와 소통 관계가 조금씩 자라납니다.

“지금 내가 하는 것이 아이를 바꿉니다”

부모는 이미 아이에게 가장 중요한 환경이고, 가장 영향력 있는 존재입니다. 아이의 발달은 치료실에서만 이루어지지 않습니다. 집에서, 부모와 함께하는 시간이 가장 중요합니다. 기다리는 동안 아무것도 하지 못하는 것이 아니라, 이미 할 수 있는 중요한 일을 하고 계신 것입니다.
* Gulsrud, A. C., Shih, W., Paparella, T., & Kasari, C. (2024). The efficacy of caregiver-mediated early social communication intervention for infants at risk for autism (Baby JASPER). Infant Behavior and Development, 76, 101952. * Mundy, P., & Newell, L. (2007).Attention, joint attention, and social cognition.Current Directions in Psychological Science, 16(5), 269–274. * Reichow, B., Barton, E. E., Boyd, B. A., & Hume, K. (2024).Early intensive behavioral intervention (EIBI) for young children with autism spectrum disorders (ASD): Updated systematic review. Journal of Autism and Developmental Disorders. * World Health Organization. (2022).Caregiver skills training for families of children with developmental delays or disabilities. Geneva: WH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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