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 조성연 (청각장애인생애지원센터 대표, 언어재활사)
조기개입의 중요성을 절감하며 서초구립 한우리정보문화센터에서
가족중심 조기개입의 기본을 다졌던 2017년으로부터 9년이 흘렀습니다.
현장에서 수많은 난청 영유아 가정을 만나며 쌓아온 고민을 안고
다시 마주한 사단법인 한국영아발달조기개입협회의
영아발달 평가 및 IFSP 작성 심화 과정은
전문가의 관점을 치료에서 삶의 설계로 확장시키는 시간이 되었습니다.
아이의 오늘을 데이터로 읽다
심화 과정에서 가장 집중했던 부분은 아동의 현행 수준을 다각도에서 분석하는 역량이었습니다. 단순히 발달이 늦다는 추상적인 판단을 넘어 대근육, 소근육, 의사소통(수용·표현), 인지, 사회성, 자조기술을 영역별로 평가하는 과정입니다. 가정방문을 통해 아이가 가장 편안한 일상 환경에서 수행되는 이 평가는 아이의 생활연령, 교정연령, 듣기연령과 대비되는 영역별 발달연령을 명확히 도출해냅니다. 특히 의사소통 영역에서 수용언어와 표현언어를 세분화하여 분석하는 것은 난청 영아가 현재 어느 정도의 언어 자극을 소화하고 있는지 파악하는 핵심 지표가 됩니다. 이는 전문가의 주관적 견해가 아닌 객관적 데이터에 기반해 가족과 함께 다음 단계의 목표를 설정하는 근거가 됩니다.
재활 팀의 리더인 부모를 위한 전략적 로드맵
이번 과정의 핵심인 개별화가족서비스계획(IFSP)은 단순한 계획이 아닌 한 가족의 자원과 욕구를 결합한 성장 지도입니다. 저는 리더십을 조기 개입에 접목하여 주양육자를 서비스의 수혜자가 아닌 재활팀의 리더로 정의합니다. IFSP 작성의 고도화는 전문가가 세운 목표를 가족에게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리더인 부모가 아이의 현행 수준을 정확히 확인하고 팀원(가족 및 전문가)들과 공유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데 있습니다. 부모가 리더로서 팀을 진두지휘하며 일상의 모든 순간, 수유하거나 아이를 돌보는 짧은 시간을 전략적인 언어 자극의 기회로 전환할 때 진정한 의미의 가족 중심 조기 개입이 완성됩니다.
고위험군 사례를 위한 정교한 서비스 코디네이션
심화 과정을 통해 더욱 정교해진 IFSP 수립 역량은 저체중아 및 이른둥이의 경우 홈벤트와 콧줄을 사용하는 의학적 취약 아동들에게 더욱 빛을 발합니다. 이러한 고위험군 사례일수록 유전자 진단 데이터와 ‘1-2-3 골든타임’(1개월 내 진단-2개월 내 보청기 착용-3개월 내 조기개입) 원칙이 IFSP 내에 유기적으로 녹아들어야 합니다. 유전적 정보를 지도로 삼아 향후 발생할 수 있는 진행성 난청이나 인공와우 수술 적기를 예측하고 이를 바탕으로 초개인화된 목표를 설정하는 과정은 재활의 불확실성을 확신으로 바꿉니다.
주체적인 선택이 만드는 미래
영아발달 평가와 IFSP 작성은 결국 난청 영유아 가정이 전문가에게 의존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삶을 결정하고 이끌어갈 수 있는 힘을 길러주는 과정입니다.
영아발달 평가와 IFSP 작성은 단순히 난청 영유아 가정이 전문가에게 의존하도록 하는 과정이 아닙니다.
오히려 부모가 스스로 삶의 방향을 결정하고 아이의 성장을 이끌어 갈 수 있는 힘을 기르는 과정입니다.
이번 심화 과정을 통해 익힌 평가 도구 활용과 전략적인 IFSP 수립 역량을 현장에 적극적으로 적용하고자 합니다. 책임감을 바탕으로 전문적인 해결책을 제안하며, 모든 난청 영유아가 자신의 가능성을 충분히 펼치고 사회의 한 구성원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가장 든든하고 전문적인 조력자가 되겠습니다.
부모가 아이의 삶을 설계하는 리더로 설 수 있도록, 우리는 오늘도 그 가정의 문을 두드립니다.
2026년 2월에 이루진 전문가 교육 심화과정의 참여 후 경험을 나눠주셔서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