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달이 느린 우리 아이 행동 이해하기 – ‘안돼’ 보다는 ‘이렇게 하자’

글 : 이소영(특수교육학 박사, 한국영아발달조기개입협회)

앞선 칼럼에서 살펴보았듯, 아기의 행동은 감정과 필요를 표현하는 하나의 신호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행동을 단순히 멈추게 하는 것만으로는 아기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를 배우기 어렵습니다.

특히 발달이 느린 영아는 “하지 마”라는 말만 듣게 되면 대신 무엇을 해야 할지 떠올리기 어렵고, 결국 같은 행동을 반복하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안 돼”만으로는 행동이 바뀌지 않아요

“안 돼!”, “하지 마!”, “그만!” 같은 제지는 그 순간 행동을 멈출 수는 있습니다.
하지만 아이가 대신 무엇을 해야 할지 모른다면 다음에 또 비슷한 상황이 왔을 때 다시 같은 행동을 나타낼 수밖에 없습니다. 예를 들어, 아기가 벽에 크레파스를 가져다 대며 그리려고 할 때 “안 돼!”라고만 하면 아이는 왜 안 되는지, 그럼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알기 어렵습니다.

“이렇게 하자”는 아이에게 길을 보여줍니다

“안 돼” 대신 다음처럼 제안해보세요.
“벽에 그리면 안 돼. 종이에 그려보자.”
“던지는 건 위험해. 이 바구니 안으로 던져볼까?”
“소리 지르고 싶을 땐 쿠션에 ‘아~~’ 해볼까?”

즉, 금지하는 말보다 아이에게 가능한 행동을 알려주는 대체 행동 제시가 더 효과적입니다.

발달이 늦은 영아일수록 “무엇을 하면 되는지”가 분명할수록 행동이 더 빨리 바뀝니다.

대체 행동은 자기조절을 배우는 시작점

아기는 하면 안되는 행동을 대체할 수 있는 행동을 반복하면서 “내가 원하는 걸 이렇게 표현할 수 있구나” 하는 경험을 하게 됩니다. 이러한 경험은 감정 조절, 일과 참여, 사회적 상호작용까지 아기의 전반적인 발달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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