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달이 느린 우리 아이 행동 이해하기 – 변화를 힘들어 하는 아이

글 : 이소영(특수교육학 박사, 한국영아발달조기개입협회)

아기들은 모두 어느 정도의 예측 가능성을 필요로 합니다.

하지만 발달이 느린 영아는 변화에 대한 적응력이 더 느릴 수 있고,
작은 변화도 불안이나 거부 행동으로 이어지기 쉽습니다.

변화는 아기에게 감당하기 어려운 큰 자극이 됩니다

어린이집 처음 등원하는 날,
아기가 문에 매달려 울거나 집에서 가던 길과 다르게 이동하려 할 때 화를 내는 모습을 본 적 있을 것입니다.

이런 행동은 고집이나 떼쓰기가 아니라, “지금 상황이 낯설어서 불안해요.”라는 신호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발달이 느린 영아는 새로운 장소, 새로운 사람, 갑작스러운 일정 변화에 대해 조금 더 강하게 반응할 수 있습니다.

변화를 미리 알려주세요

갑자기 바뀐 상황보다, 미리 예고된 변화가 훨씬 받아들이기 쉽습니다.

예를 들어,
“이제 잠깐 놀고, 그 다음에 기저귀 갈 거야.”
“어린이집에 가면 ○○ 선생님이 기다리고 있어.”
이동하기 전, 사진이나 간단한 그림을 보여주기

이렇게 예고해주면 아기는 “아, 이제 곧 이런 일이 생기는구나.” 하고 상황을 준비할 수 있습니다.

익숙한 것으로 연결하기

변화를 완전히 새로운 사건으로 받아들이지 않도록 아기가 좋아하는 익숙한 물건이나 활동과 연결해보세요.

예를 들어,
어린이집 첫날: 집에서 쓰던 작은 담요나 인형 가져가기
새로운 장소 방문: 집에서 보던 책 한 권 들고 가기
병원 진료: “끝나고 이것(작은 스티커)을 받을 거야.”

‘익숙한 것’은 아기에게 편안하게 새로운 환경에 적응할 수 있게 도와줍니다.

왜 이렇게 해야 할까요?

아기는 아직 감정 조절 능력이 성숙하지 않습니다.
변화 앞에서 불안이 커지면 울음, 매달림, 바닥에 눕기 같은 행동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따라서 “왜 저래?”라고 보기보다 “이 변화가 아이에게 어떤 감정일까?”라고 이해하는 것이 아기의 행동을 이해하는 첫걸음입니다.

변화를 예고해주고, 익숙한 경험으로 연결해주면 아기의 불안이 줄어들고 새로운 환경에서도 조금씩 안정감을 찾아갑니다.

변화에 적응하는 힘은 평생 필요합니다

영아기에 변화를 받아들이는 경험이 쌓이면 어린이집·유치원·학교 생활에서도 일정 변화나 새로운 활동에 더 잘 적응할 수 있습니다.

변화를 힘들어하는 행동 또한 아기가 보내는 도움 요청의 신호입니다.
이 신호를 이해하고 지원해주는 경험이 쌓일수록 아기는 새로운 세계를 만나도 자신감 있게 적응하는 힘을 키워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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