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과 함께 할 때 더욱 성장하는 식사 시간

글 : 이소영(특수교육학 박사, 한국영아발달조기개입협회)

발달이 느린 영유아를 키우는 부모님들께서 가장 많이 호소하는 어려움 중 하나는 바로 식사와 관련된 것입니다.

“아이가 음식을 잘 삼키지 못해요.”
“밥을 먹이면 사레가 걸려 기침을 하고 토할 때도 있어요.”
“편식이 심해서 특정 음식만 먹으려고 해요.”
“자리에 앉아 있지 못하고, 부모가 쫓아다니며 먹여야만 해요.”

이처럼 식사와 관련된 고민은 단순히 영양 문제를 넘어, 아기의 건강, 발달 및 가족의 일상 전반에까지 영향을 주기 때문에 만약 이런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 그 이유와 해결 방법을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식사란 단순한 영양 섭취가 아닙니다.

많은 부모님들은 아이가 잘 못 삼키거나 사레가 잦을 때, 아이를 먹이는 데 온 신경을 집중하느라 자신은 식사하지 못하고, 가족 모두가 식사 시간을 긴장된 상태에서 보내곤 합니다. 하지만 식사는 단순히 영양 섭취만을 위한 시간이 아닙니다. 가족이 함께 둘러 앉아 이야기를 나누고 정서적 연결을 확인하면서 가족으로서의 토대를 든든하게 다지는 시간이기도 합니다.

‘식구(食口)’라는 표현이 있지요. “밥을 함께 먹는 사람”이 곧 가족이라는 뜻입니다. 이는 먹는 행위가 단순한 생리적 활동이 아니라, 가족 관계를 맺고 유지하는 중요한 문화적 경험임을 보여줍니다. 따라서 자녀가 발달에 어려움을 지니고 있고 특히 섭식에 어려움이 있더라도 가족이 함께 식탁에 앉아 분위기를 공유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가족들이 식사 자리에 함께하는 경험 자체가 큰 의미가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발달이 느린 영유아들이 겪는 다양한 섭식 문제의 양상을 살펴보고, 가정에서 부모가 실천할 수 있는 현실적이고 구체적인 대처 방법을 제시하고자 합니다. 아이와 가족이 함께하는 식사 시간이 다시금 즐겁고 의미 있는 시간이 될 수 있도록 하려면 어떤 변화를 모색해야 하는지 알아보겠습니다.

잘 삼키기 못하거나 먹다가 자주 기침을 하거나 토할 때

왜 이런 어려움이 생길까요?

🟣발달적 요인: 발달이 느린 아동은 삼키기(연하) 동작을 조절하는 신경·근육이 아직 미숙하여, 음식이 목을 넘어가는 과정에서 원활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호흡–삼키기 조절의 어려움: 먹는 도중 호흡 조절이 잘 되지 않아 음식이 기도로 잘못 들어가 사레가 걸릴 수 있습니다.

🟣구강·인두의 감각 민감성 차이: 어떤 아동은 입안이 과도하게 예민해 조금만 이물감이 있어도 쉽게 기침을 하거나 토하려고 할 수 있습니다. 반대로 감각이 둔감해 충분히 삼키지 못하고 음식이 남아 있어도 기침 반사가 잘 일어나지 않는 경우도 있습니다.

🟣자세와 환경: 등을 구부리거나 머리를 뒤로 젖힌 상태로 먹이면 음식이 쉽게 기도로 흘러 들어갑니다.

가정에서 도와줄 수 있는 방법

🟣느린 속도: 한 숟갈 먹인 후 반드시 잠시 멈추고 음식을 삼켰는지를 확인하세요. “꿀꺽~ 잘 삼켰네!” 같은 말을 해주면 아이가 자신의 행동의 결과를 인식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안정적인 자세: 먹기 좋은 자세는 매우 중요합니다. 등받이가 있는 의자에 앉히고, 발은 바닥이나 발판에 닿도록 하세요. 고개가 뒤로 젖혀지지 않게 하고, 턱이 살짝 당겨진 상태가 삼키기에 안전합니다.

🟣적절한 양: 아이의 숟가락이 너무 크거나 작지 않은지 확인해 보세요. 많이 먹이고 싶은 마음에 큰 숟가락을 사용하면 오히려 아이가 스스로 씹고 삼키는 데 방해가 될 수 있습니다. 그리고 한 숟가락 가득 담아서 먹이기보다는 소량을 나누어서 주는 것이 안전합니다.

🟣적절한 온도와 질감: 너무 차갑거나 뜨거운 음식은 삼키기 어렵습니다. 체온과 비슷한 정도의 미지근하고 부드러운 질감의 음식부터 시도해보세요.

🟣액체의 묽기 고려: 액체 음료는 목으로 빠르게 넘어가면서 오히려 사레가 잘 들릴 수 있습니다. 이런 경우에는 수분 보충을 위해 묽은 물 대신 되직한 질감의 요거트, 죽, 퓨레 형태의 음식을 활용하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사전 준비: 식사 전 코를 닦거나, 충분히 휴식을 취해 안정된 상태에서 먹도록 합니다.

섭식의 어려움이 있을 때 도움을 줄 수 있는 전문가들

만약 삼키기 어려움이나 사레가 매번 반복되거나, 폐렴·체중 정체 등 건강 문제로 이어진다면 반드시 전문가와 상담해야 합니다. 도움을 줄 수 있는 전문가는 다음과 같습니다.

🟣소아청소년과 의사: 전반적인 성장과 건강 상태 확인.

🟣이비인후과 의사: 기도·후두·구강 구조의 이상 여부 확인.

🟣재활의학과 의사: 신경·근육 발달 평가 및 치료 방향 제시.

🟣조기개입 전문가: 자세 조정, 먹기·삼키기 훈련, 먹기 관련 감각·운동 조절 지원, 부모 교육.
위로 스크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