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보통합 시대, 발달지체 영아를 위한 교사 지원, 어떻게 변화해야 할까?

글 : 이소영(한국영아발달조기개입협회)

유보통합이 추진되면서, 보육과 유아교육이 하나의 체계로 통합된 ‘유아학교(또는 영유아학교)’ 체제가 점차 구체화되고 있다. 이는 단순히 기관 명칭을 바꾸는 것이 아니라, 교사 자격과 역할, 장애영유아 교육의 방식까지 전반적인 재구조화를 의미한다. 이 글에서는 필자가 어린이집을 순회하며 교사를 지원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실제로 어떻게 교사를 도왔는지 소개하고자 한다. 그리고 그 경험을 바탕으로, 앞으로 달라지는 영유아 교육 체계 안에서 발달지체 영아를 위한 교사를 위한 지원 방향도 함께 제안하고자 한다.

기존에는 보육교사와 유치원교사라는 이원화된 체계 아래, 장애영유아는 일반 어린이집, 통합어린이집, 장애전문 어린이집 또는 유치원 특수학급, 특수학교 유치부, 순회교육 등을 통해 다양한 방식으로 교육을 받아왔다. 이제 유보통합 이후의 체계에서는 ‘영유아정교사’(명칭은 아직 확정 전이나, 현장에서는 이와 유사한 통합 자격체계가 유력하게 논의되고 있음)가 0~5세 모든 영유아를 통합적으로 교육하고 지원하게 된다. 특히, 장애 또는 발달지체 영유아가 유아학교에서 또래와 함께 하루 일과를 보내게 되는 상황에서는, 교사에게 더 높은 전문성과 실천 역량이 요구된다. 따라서 교사 1인이 모든 것을 책임지는 방식이 아니라, 전문가의 정기적이고 실질적인 현장 지원이 병행되어야 하며, 가정과의 협력 역시 핵심이 된다.

또한, 이 변화는 영유아 교사에게만 해당되는 것이 아니다. 유아특수교사 역시 이 변화의 중심에 있다. 현실적으로 많은 특수교사가 대학에서 0~2세 영아에 대한 체계적인 교육과 임상경험 없이 졸업하고, 현장 연수 또한 미비한 상황에서 발달지체 영아와 가족을 만나는 현장에 투입되고 있다.

특히 영아가 기관을 이용한다는 것은 유아의 기관 이용과는 성격이 다름을 이해해야 한다. 유아는 놀이 중심의 교육과정을 기반으로 다양한 집단활동과 교재교구 중심의 수업에 참여하는 반면, 영아는 기관을 이용하더라도 일과를 중심으로 교육과정이 운영된다. 영아에게는 하루의 반복되는 일과(예: 식사, 기저귀 갈이, 낮잠, 놀이 등) 자체가 중요한 교육의 틀이며, 이 일과에 자연스럽게 참여하는 과정에서 발달이 촉진된다. 따라서 대략적으로 정해진 운영의 틀이 있다 하더라도 일과 자체가 교육과정이 되며, 자연스러운 학습의 기회를 놓치지 않고 활용해야 한다. 우연히 발생하는 상황 속에서의 상호작용이 교육으로 연결되며, 현재의 수행을 바탕으로 한 활동의 확장과 변화가 핵심적이다. 그렇기에 특수교사들에게도 단순한 교과 지식 전달이 아닌, 영유아 발달과 가족 중심 실천, 일상 속 통합 전략에 대한 체계적인 현장 기반 연수와 코칭이 반드시 병행되어야 한다.

발달지체 영아 담당 교사 지원 경험

필자는 다양한 어린이집을 순회하며 발달지체 영아를 담당하는 교사들을 지원해왔다. 지원의 시작은 기관장 및 담임교사와의 사전 협의였다. 교실 상황, 아동의 특성, 교사의 고민을 함께 나눈 뒤, 일정을 조율하여 정기적으로 기관을 방문했다. 방문 시에는 하루 1시간 내외로 진행되었으며, 일과 중 자연스러운 장면(놀이, 식사, 산책, 낮잠 등)을 중심으로 약 30분간 아동과 교사를 관찰했고, 이후 30분은 교사와 대화를 나누며 실질적인 피드백과 전략을 함께 도출했다. 때로는 부모와의 상담이 필요할 때도 있었고, 방문 후에는 요약 보고와 후속 계획을 문서나 전화, 온라인 회의 등으로 공유하기도 했다.

현장에서의 관찰은 단순히 아동의 행동을 기록하는 것이 아니라, 교사의 개입 방식, 또래와의 상호작용, 일과 흐름에 따라 발현되는 아동의 능력을 함께 파악하는 것이었다. 교사와의 대화에서는 아동의 강점을 중심으로 접근하되, 교사의 어려움을 깊이 있게 경청하고, 실현 가능한 작은 전략부터 함께 실천해보는 과정을 중시했다.

영아 통합보육교사 지원 사례

한 통합 어린이집 반에서는 21개월, 24개월, 27개월의 발달지체 영아가 함께 지내고 있었고, 담임교사는 초임 통합보육교사였다. 일과 안에서 영아를 관찰하는 방법과 적절한 도구의 탐색 및 어떤 시점에 어떤 항목을 자연스럽게 관찰할 수 있는지 등을 설명했다.

일과 중 식사, 자유놀이, 산책 시간에 아동의 참여 수준과 적절한 개입 방식에 대해 교사와 논의하였다. 부모가 인식하는 발달 수준과 교사의 관찰이 다른 경우가 종종 있었는데, 두 관점을 모두 존중하면서 발달단계와 목표에 대한 이해를 조율했고, IFSP 목표를 어떻게 하루 일과 속에서 실천할 수 있을지 함께 구체화했다.
교사와 논의할 충분한 시간 확보가 어려워 산책 중 혹은 낮잠 직후의 짧은 틈을 활용하는 등 유연하게 운영했고, 일반교사와의 협력 방식도 조정하여 교실 안의 지원이 특정 교사에게만 집중되지 않도록 조율했다.

발달지체 영아 담당 교원에게 필요한 지원 체계 제안

이제 유아학교 체계 안에서 장애영유아와 발달지체 영아를 담당하게 될 영유아교사는 실질적인 현장 지지와 팀 기반 접근을 경험할 수 있도록 다음과 같은 방식의 지원 체계가 필요하다.

1. 정기적이고 지속적인 현장 중심의 지원: 일회성 연수나 자문이 아니라, 실제 현장을 이해하고 실천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정기 방문 체계가 필수적이다.

2. 팀 기반 접근의 구조화: 교사와 관련전문가, 그리고 가족이 함께 목표를 수립하고, 실행하며 평가하는 순환적 구조가 필요하며, 이는 IFSP 중심의 협력 구조를 통해 실현될 수 있다.

3. 양육자를 팀의 핵심 구성원으로 포함: 유아학교 체계에서도 가족은 아동 발달의 중요한 주체이다. 교사가 가족을 단순한 정보 제공 대상이 아니라, 영아발달을 위해 함께 개입하는 팀의 구성원으로 인식하도록 도와야 한다.

4. 교사의 성찰 지원: 실천적 역량과 더불어, 이에 대한 성찰을 통해 자신의 수행에 대해 점검하고 이후의 실행에 반영할 수 있어야 한다. 이를 위해 정기적 피드백, 동료 코칭, 사례 회의 시간을 정기적으로 갖되 아래와 같은 역량을 가진 전문가의 슈퍼비전 제공이 필수적이다.

교사를 지원하는 슈퍼바이저에게 필요한 역량

이러한 현장 지원을 효과적으로 수행하기 위해, 교사를 지원하는 전문가가 갖추어야 할 역량은 다음과 같다.

1. 발달지체 및 영유아 발달에 대한 전문지식: 연령별 전형 발달과 비전형 발달의 차이를 이해하고, 이를 실제 사례에 적용할 수 있는 능력. 2. 일과 기반 관찰 및 평가 도구 활용 능력: 일과 안에서 다양한 도구를 교사와 함께 활용하고, 해석할 수 있는 능력.

3. IFSP 수립 및 실행 전략 구성 능력: 가정에서도 수행할 수 있는 일과 기반의 기능 중심 목표 수립 경험과 이를 일상 속에 통합시키는 실천력.

4. 교사와의 신뢰 기반 코칭 기술: 존중과 협력을 바탕으로 한 관계 형성 및 성찰을 유도할 수 있는 대화 기술. 5. 기관 특성과 교사 역량에 따른 융통성 있는 개입 전략: 다양한 경력, 배경, 문화, 리더십 수준에 따라 유연하게 조정하는 전략적 사고.

유보통합 체계는 단순한 행정적 통합을 넘어서, 현장의 구조와 교사의 역할, 아동의 발달을 바라보는 방식까지 모두 새롭게 설계하는 일이다. 발달지체 영유아를 담당하게 될 ‘영아 교사’에게는 지속 가능한 지원이 필요하다. 이러한 지원 체계 안에서 교사를 지원하는 전문가의 역할은 지시자가 아닌 동료이자 조력자여야 하며, 가정과 함께하는 팀 기반 접근이 그 중심에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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