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료보다 더 중요한 것, ‘일상 속 목표’입니다

글 : 이소영(한국영아발달조기개입협회)

우리 아이를 위해 적절한 '일상의 목표'를 갖는 것은 매우 중요하며 치료나 훈련에 앞서는 출발점일 수 있습니다. 반복적인 기회를 통해 아이가 실제로 그 목표에 가까워질 수 있도록 돕는 도구가 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막상 일상의 목표를 세우는 일은 생각보다 쉽지 않습니다. 그렇다면, 일상의 목표는 어떻게 세워야 할까요?

막연한 바람을 구체적인 계획으로

먼저, 6개월 후 우리 아이가 어떤 모습으로 자라 있기를 바라는지를 구체적으로 생각해보는 것이 출발점입니다. 많은 양육자들이 다음과 같은 기대를 갖곤 합니다. 우리 아이가 말을 했으면 좋겠다. 부모와 상호작용 했으면 좋겠다. 하고 싶은 것을 자유롭게 했으면 좋겠다. 행복했으면 좋겠다.
하지만 기대만으로는 아이의 변화가 이루어지지는 않습니다. 중요한 것은 아이의 일상 속에서 구체적이고 반복 가능한 목표를 세우고, 그 기회를 만들어주는 것입니다.
구체적인 목표는 우리 가족 모두가 그 방향을 알고 함께 노력할 수 있습니다. 만약 목표가 추상적이라면, 좀 더 구체적으로 바꿔보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우리 아이가 행복했으면 좋겠다”는 목표는 너무 막연하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아이가 언제 행복해하는지를 관찰해보세요. 산책하면서 주변을 둘러보고 미소 짓는 모습, 친척들과 함께 있을 때 즐거워하는 모습 등에서 아이의 행복을 구체적으로 발견할 수 있습니다.
이 경우, 아이의 목표가 아니라 가족이 실천할 수 있는 목표로 삼을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매일 짧은 산책 시간을 갖는다', '한 달에 한 번 친척 집을 방문한다'와 같이요.

현실적인 목표가 아이의 자신감을 키워요

부모는 종종 아이가 빨리 따라잡기를 바라며 “걸었으면 좋겠다”와 같은 목표를 세웁니다. 이러한 바람은 충분히 이해할 수 있고, 구체적인 표현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목표는 아이의 현재 발달 수준을 바탕으로 세워야 실제로 도달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6개월 후 우리 아이가 혼자 걷기를 바란다”는 말은 얼핏 구체적인 목표처럼 보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지금 아이가 12개월이고 겨우 앉을 수 있는 정도라면, 이는 아이에게 무리한 목표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현재 벽을 잡고 걷는 18개월 아기라면 6개월 안에 혼자 걷기를 기대해볼 수 있는 충분한 가능성이 있습니다.

아이의 지금을 정확히 바라보고, 지금 할 수 있는 것에서 조금만 더 도전할 수 있는 수준으로 목표를 조정해보세요. 그래야 아이도, 양육자도 지치지 않고 즐겁게 도전할 수 있습니다.

구체적인 목표라도 일상 속 의미와 함께

예를 들어, 18개월 아기에게 혼자 걷기를 목표로 두고 단순히 반복 연습만 한다면 아이는 지루해할 수 있습니다. 걸을 이유를 이해하지 못한 채 억지로 연습만 시키는 것이죠.

아이들은 왜 걷기 시작할까요? 엄마에게 가기 위해, 원하는 물건을 가지기 위해, 재미있는 장소를 탐색하기 위해.

이처럼 아이의 동기와 목적이 있을 때, 걷기는 더 자연스럽고 즐거운 활동이 됩니다. 그래서 목표를 이렇게 바꿔볼 수 있습니다:
엄마가 부르면 걸어서 다가간다, 놀이터에서 좋아하는 놀이기구로 걸어간다, 아빠가 부르면 소리를 따라 걷는다.

이렇게 구체적인 상황을 포함하면, 걷기는 단순한 연습이 아니라 의미 있는 경험이 됩니다.

일상의 목표를 위한 자연스러운 기회 만들기

‘일상의 목표’란, 아이가 일상생활 속에서 실천할 수 있는 작고 구체적인 행동 목표입니다.
치료는 일주일에 몇 시간뿐이지만, 일상은 매일 반복됩니다. 치료실에서의 1시간보다, 가정에서의 하루 24시간이 더 많은 기회를 줄 수 있기 때문에, 일상의 목표는 아이의 성장을 이끄는 핵심 열쇠가 됩니다.
그러니 목표도 일상 속에서 실현 가능한 것이어야 합니다.아기에게 목표를 성취할 기회를 주려면, 일과 속에서 자연스럽게 활동을 연결해주는 것이 좋습니다. 어른은 목표 달성을 위해 지루함을 참을 수 있지만, 아기에게는 재미와 목적이 함께 있어야 합니다.

예를 들어,
-벽에 휴지심을 붙이고 작은 공을 넣게 하여 걷기 유도
-공이 굴러가면 기어가거나 걸어서 가져오기
-소파에 기대 서 있다가 옆 장난감을 가지기 위해 옆으로 걷기
-엄마와 아빠가 서로 떨어져 서 있고 아이가 양쪽으로 걸어가기
-소파에 서 있다가 앞에 서 있는 어른을 향해 걸어가기
-큰 상자나 의자를 밀며 걷기

이처럼 일상 속 놀이와 연결된 목표 활동은 아이의 흥미를 끌고, 반복적인 연습도 즐겁게 만듭니다.

온 가족이 함께 하는 일상 속 실천

마지막으로, 세운 목표를 가족 모두가 공유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예를 들어 냉장고에 아이의 목표를 적어 붙여두면, 엄마가 없을 때 다른 가족이 아이에게 필요한 기회를 줄 수 있습니다.
“오늘도 우리 아이가 목표에 한 걸음 가까워졌구나.”
이렇게 온 가족이 함께 아이의 성장을 도울 수 있을 때, 그 목표는 아이에게도 가족에게도 더욱 의미 있는 시간이 됩니다.

작고 구체적인 목표는 아이의 가능성을 현실로 바꾸는 힘이 됩니다. 매일 반복되는 일상 속에서 기회를 만들고, 가족 모두가 함께 그 길을 걸어간다면 그 어떤 치료보다 큰 변화를 만들어낼 수 있습니다. 우리 아이의 성장을 믿고, 오늘도 작은 목표 하나를 실천해보세요.

위로 스크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