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숲에서 다람쥐 찾기

글 : 컬러풀브레인친구 대표 차예진

아이 필 프리티(I Feel Pretty)

절대 업히지도, 안기지도 않으려는 아이가 어딘가 다른 점이 하나둘씩 눈에 쌓여갈 때 ‘정상발달’을 기준으로 두고 벌어진 차이만큼을 눈물로 쏟아내던 시절이 있었다. 그리고 어느 날, 언제 크게 웃어봤는지 기억이 나지 않아 일부러 코미디 영화를 찾아 보게 되었다.
에이미 슈머(Amy Schumer) 주연의 아이 필 프리티(I Feel Pretty)라는 영화에서 주인공인 르넷은 뛰어난 패션 센스와 사랑스러운 성격을 가지고 있지만 외모지상주의 현실에서 통통한 몸매가 늘 고민이고 불만이어서 체중감량을 위해 헬스클럽을 찾는다. 스피닝 클래스에서 과한 열정으로 페달을 밟다 떨어져서 머리를 부딪히게 되는데 정신이 든 후 거울을 보니 자신이 원하던 날씬한 아름다운 모습으로 보이게 되며 자존감의 회복과 함께 하고 싶었던 일을 거침없이 실행하게 된다.
주인공의 열연이 인상 깊어 에이미 슈머를 구글링하였고 인터뷰 클립을 유튜브에서 보게 되었다. 영상에서 에이미슈머가 “남편이 스펙트럼이거든요”이라고 답을 하며 이야기를 이어가는데 내가 들은게 맞는지 다시 확인하기 위해 그 부분을 돌려 반복재생하였다. 내가 놀라움을 느꼈던 지점은 자폐를 논하는 데에서 절망, 우울, 부정이 아닌 캐주얼하고 일상의 행복감이 전해져서였다. 나는 아이의 ‘정상’에서 벗어난 상태가 주는 도태됨, 차별을 미리 확정 지은 후 체념하고 내일이 없는 것 같은 낙담하는 시간을 보내고 있는데 에이미 슈머의 남편이 거짓말을 못 해서 생기는 에피소드들을 시청하며 자폐를 가지고 있는 사람과 함께하면서 웃을 수도, 재미있는 일이 생길 수도 있겠다는 일말의 희망을 발견했던 순간이었다.
그리고 아이는 변하지 않았고, 주어진 환경의 변화도 없었지만 ‘신경다양성’을 인지하고 인정함으로써 차츰 아이의 진정한 모습이 보이기 시작했다. 마치 ‘아이 필 프리티’ 영화에서 주인공 르네가 자신의 모습이 변하진 않았지만 머리를 바닥에 부딪히는 해프닝 후에 변화된 인식의 관점과도 비슷한 일이었기에 오늘의 글에서 이야기를 꺼내본다.

정상성의 제국(Empire of Normality)

도대체 ‘정상’이 무엇이길래 이 개념에 대해 그토록 많은 시간과 에너지를 쏟아부었을까. 영국 Durham 대학에서 비평적 신경다양성 연구를 진행하는 교수이자 신경다양적 철학자인 로버트 채프먼(Robert Chapman)은 작년에 출판된 그의 저서인 『정상성의 제국』(Empire of Normality)에서 ‘정상성’의 개념이 자본주의의 배경에서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사회학적으로 분석하였다. 저자는 정상성 개념의 출발이 자본주의적 생산양식과 산업혁명으로 사람의 몸과 마음이 생산하는 기계로 인식되고 기계의 작동 여부를 판단하는 데에서부터 시작되었다고 보았다. 그리고 현재 시점에서 가장 큰 문제는 이미 지배적으로 퍼져있는 신경정상적 헤게모니라고 설명한다.
18세기부터 이어온 사회적 배경에서 파생된 ‘정상’을 위한 사회적 체계, 문화, 교육과정, 인식은 거대하고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여지는 현실에서 신경다양성의 특징이 일상에서 편안히 안착할 수가 없다. 이는 ‘정상’만이 정답이 아닌 사회가 되기 위해서 추구해야 할 사회적 가치가 필요하고 신경다양성 운동이 그 답을 찾아가는 여정이 되고 있다는 것이다.

서울숲에서 열리는 ESG박람회

한국에 아시아 최대 ESG플랫폼이 있다는 것을 알고 계십니까? 핫플레이스 성수에 자리한 언더스탠드에비뉴는 사회적가치를 추구하는 민∙관∙기업간 상생협력의 공간으로 116개의 컨테이너박스가 특징이다. 환경보호(Environment)·사회공헌(Social)·윤리경영(Governance)의 ESG활동은 자본주의에서 경시될수 있는 영리적 추구만을 위함이 아닌 모두를 위한 사회적 선의가 함께 존재할 수 있도록 현실화하는 움직임이라고 할 수 있다.
신경다양성을 논하는 컬러풀브레인친구는 10월 31일부터 11월 3일까지 개최되는 ‘ESG박람회’에 플리마켓 셀러로서 참가한다. 치열한 경쟁을 뚫고 선발된 10개팀의 셀러와 함께 박람회에 참가하시는 관람객분들에게 쉽고 재미있게 시각화된 신경다양성 굿즈로 찾아갈 예정이다. 미국, 유럽 등에서는 신경다양성 운동이 다양성(Diversity), 형평성(Equity), 포용성(Inclusion)의 DEI 키워드와 함께 진행되고 있다. 다양성(Diversity)의 축에서 신경학적 차이로 인한 다양한 사람들을 포함하는 내용으로 신경다양성이 대두되고 있다. 컬러풀브레인친구의 10마리 다람쥐들의 에피소드가 12월 책으로 출판될 예정으로 한국에서 다양성을 인정하고 포용하는 사회가 되기 위한 디딤돌이 되길 바라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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