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VI 영아의 시각 활용 기회 마련하기

글 : 이소영(한국영아발달조기개입협회)

CVI(뇌성/피질시각장애) 영아들은 여느 시각장애 아동들과는 다른 방식의 시각적 자극을 처리에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그 특성을 파악하고 그에 따른 시각 사용 환경 제공이 필요합니다.
시각을 사용할 수 있는 치료 시간을 집중적으로 갖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것은 오히려 시각을 사용하는 것을 회피하게 만들 수 있습니다. 그보다는 일상적인 환경에서 영아가 시각을 사용할 수 있는 환경을 구성해 주세요.

시각적 피로 줄이기

CVI를 가진 사람들이 시각 정보를 처리하기 위해서는 상당한 에너지가 소모됩니다. 영아의 경우에는 이러한 시각적 사용에 따른 피로감을 적절한 방법으로 표현하기 어렵기 때문에 칭얼거리거나 아예 눈을 감고 있는다거나, 그러다가 잠이 든다든가 하는 형태의 시각적 자극을 회피하려는 행동으로 연결되기도 합니다. 이때문에 오히려 시각적 학습에 방해가 되고, 영아가 시각을 사용하는 것을 꺼리게 만들 수 있습니다. 반면, 일과 중에 분산된 시각적 자극을 제공하면, 영아는 피로하지 않은 상태에서 짧은 시간 동안 여러 번 시각적 경험을 할 수 있어, 더 자연스럽고 지속적으로 시각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일상적인 상황에서의 시각 사용 촉진

일상적인 환경에서의 시각적 경험은 영아가 자연스럽게 시각을 사용하는 방법을 배우는 데 도움이 됩니다. CVI를 치료하겠다는 목적으로 수행되는 집중치료 시간 동안 제공되는 인위적인 환경보다, 영아가 일상생활에서 시각적 정보를 접하고 이를 처리하는 능력을 개발하는 것이 더 효과적입니다. 이는 시각적 사용을 의미있는 실생활에서 실질적으로 적용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며, 영아가 일상적인 환경에서 시각을 더 적극적으로 활용하게 만듭니다. 또한 더 많은 시간 동안 시각적 자극을 줄 수 있습니다.

반복적이고 일관된 자극 제공

시각적 자극이 반복적으로 일관되게 제공되면, 영아는 그 자극에 점진적으로 익숙해지면서 시각적 처리 능력을 향상시킬 수 있습니다. 일과 중심 개입은 다양한 시간과 상황에서 일관된 시각적 자극을 제공함으로써, 영아가 점차적으로 그 자극을 인식하고 처리하는 능력을 키울 수 있도록 돕습니다. 또한 영아가 일과에 따른 반응을 즉각적으로 관찰하여 필요한 경우에 자극의 변화를 모색하고 바로 적용할 수 있습니다.

자연스러운 동기 부여와 흥미 유발

영아에게 있어 자연스럽고 친숙한 환경에서의 시각적 경험은 시각 사용에 대한 흥미를 유발할 수 있습니다. 일상적인 일과 중에 시각적 자극을 접하면, 영아는 자신이 좋아하는 활동이나 장난감과 연관지어 시각을 사용하게 되어, 시각 사용에 대한 긍정적인 경험을 쌓을 수 있습니다. 이는 영아가 시각적 자극에 대해 더 큰 관심을 갖게 하며, 자발적으로 시각을 사용하는 동기를 부여할 수 있습니다.

일상에서의 시각적 경험 제공 예시


아침에 일어나서 소리를 내지 않고 아이에게 다가갑니다. 양육자를 보지 않는다면 앞에서 영아가 볼 수 있는 색의 놀잇감을 내밀거나 흔들어 봅니다. 이때 소리를 내지 않고 다가가는 이유는 청각적 자극에 따른 반응이 아닌 시각적 자극에 대한 반응을 보기 위해서입니다.

식사 시간에는 명암 대비가 분명한 접시나 컵, 수저 등의 식사도구를 사용합니다. 여러 가지 도구를 한꺼번에 제시하지 않고 하나씩 제시하는 것이 효과적입니다. 수저나 포크와 같은 식사도구를 아직 사용하기 어렵다면 손으로 잡고 먹을 수 있는 핑거푸드를 줘보세요. 예를 들어 하얀 바탕의 접시에 까만 김밥이나 주먹밥을 놓아줘 보세요. 스스로 잡고 먹기를 잘 한다면 포크로 찍어서 놓아줘 보세요.

놀이 시간이라면 매우 다양한 시각 사용 기회를 줄 수 있는데요. 라이트 박스 위에 모양 올려 놓고 잡기, 크리스마스 장식과 같은 반짝거리는 용품들을 보고 손을 뻗어 잡아보고 흔들어보기 등이 있습니다.

평소에 양육자가 진한 색(까만 색) 옷을 착용하여 이를 배경삼아 높은 명도의 장난감이나 용품을 제시해 보세요.

외출했다가 귀가하는 가족들이 가구 등이 없거나 단순한 배경을 뒤로 하고 아이를 바라보며 인사해 보세요. CVI 영아들이 목소리를 듣지 않고 상대방이 누구인지 구분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인데요. 분명히 구분되는 실루엣으로 구분할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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