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유아기에는 각 발달 영역이 개별적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서로 밀접하게 상호작용하며 통합적으로 발달합니다. 이것을 통합적 발달 혹은 전인적 발달이라는 표현을 쓰곤 하며, 전반적 발달이 고르게 일어나는 것을 강조하곤 합니다. 이 글에서는 전인적 발달이 어떻게 일어날 수 있는가를 <블록쌓기놀이>를 예로 들어 살펴보겠습니다.
영유아기의 다양한 발달 영역을 모두 포함되어 있는 <블록쌓기>
발달검사나 체크리스트의 항목 중에 블록쌓기와 관련된 항목을 자주 보게 됩니다. 그래서인지 많은 양육자들은 블록쌓기를 무척 중요하게 생각하고 발달목표에 넣기를 원하곤 하십니다. 아마 대부분은 인지영역이나 소근육운동 영역에서 이 항목을 보셨을 거예요. 블록의 위치를 알고 블록이 무너지지 않게 위치를 조절하여 쌓고 큰 블록을 아래에 놓고 작은 블록을 그 위에 놓는다는 블록쌓기에 필요한 기술만을 본다면 인지나 소근육운동과 가장 관련이 깊어 보입니다.
시행착오를 거쳐 자기조절이 발달해요.
하지만 블록을 쌓다가 무너지는 상황을 가정해 보죠. 이때도 인지와 소근육운동 기술만이 요구될까요? 이때는 블록이 무너져 당황스럽지만 좌절하지 않고 다시 한 번 쌓아보려고 시도하고 이러한 과정이 반복되면서 블록을 무너지지 않게 쌓으려는 문제 해결력을 길러갈 뿐만 아니라, 자신의 감정을 조절하고 행동을 조절함으로써 자기조절력이 발휘될 수 있을 것입니다. 즉, 아이는 좌절할 수 있지만, 그때마다 자기조절력을 통해 다시 도전하고자 마음먹고 방법을 찾고 실행에 옮기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 자기조절력은 단순한 놀이가 아니라 인지적 발달을 촉진하고, 나아가 사회적 상호작용에도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친구들과 함께라면 사회성과 의사소통능력이 발달해요.
친구들과 소통하거나 협동하는 과정에서 사회성과 의사소통 능력이 자연스럽게 발달합니다. 친구에게 내가 필요한 블록을 빌려달라고 할 수도 있고, 친구가 요구하는 것을 듣고 이해하고 건네줄 수도 있습니다. 또래들과 놀이를 할 때는 블록으로 멋진 구조물을 만드는 것보다도 이처럼 친구들과 협동하고 소통하는 영유아들이 더욱 친구들간의 유대감을 형성해 가고 구성원으로 인정받으며 안정적으로 적응하며 생활할 수 있습니다.
자조 기술도 향상시킬 수 있어요.
가정에서도 블록놀이를 많이 하시죠? 다 놀고 난 다음엔 어떻게 하시나요? 이때 양육자가 놀잇감을 정리해 주는 것이 아니라 아이 스스로 정리하게 해보세요. 블록을 통에 담고 원래 있었던 위치를 기억하고 그 곳에 가져다 놓는 과정에서 자립심과 자조기술을 키워줄 수 있어요. 이렇게 해서 배운 기술들은 또 다른 실생활에서 적용되고 적응력을 향상시켜 주지요.
쌓기 기술 자체만을 강조하는 블록쌓기가 아니라, 그 과정을 통해 다양한 영역의 전인적 발달이 이루어짐을 이해한다면 블록을 쌓으며 또래나 형제, 양육자와 함께 놀이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생각을 자연스럽게 떠올리게 됩니다. 오늘 우리 아이에게 하나의 기술을 가르치려고 노력하셨나요? 아니면 일상과 놀이를 통해 전인적 발달을 이룰 수 있도록 기회를 주셨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