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동 발달은 민감기(sensitive periods) 동안의 경험의 폭과 질에 달렸다 – 몬테소리 교육 영유아 발달의 민감기

이찬승 (교육을 바꾸는 사람들 대표)

아동 발달의 민감기에 대한 연구와 임상의 역사가 깊은 몬테소리 교육은 아동 발달에 대해 위 <도표 2>와는 좀 다른, 12가지 기능에 따른 기능별 민감기를 제시하고 있다. 이는 흥미롭고 참고할 만한 내용이기에 여기에 소개한다.
위 <도표 3>은 총 12가지의 기능에 대한 민감기를 소개하고 있다.

음악(3-6세)

리듬, 소리의 고저, 멜로디 등을 감지할 수 있도록 아동 발달에 맞는 다양한 음에 노출시켜줄 필요가 있다. 음악을 다루는 일은 다른 인지 발달을 가속한다는 연구도 있다.

감각의 세련(2.5-6.5세)

5감을 이용하며 주변 환경을 탐구하게 함으로써 여러 감각을 세련시킬 수 있다.

읽기 흥미(4.5-6세)

영유아는 생후 6개월부터 쓰기에 관심을 보이고 동시에 읽기에도 관심을 갖게 된다고 한다. 읽기를 위해서는 음운 인식(phonemic awareness)14이 선행되어야 하므로 소리를 통한 게임도 하고 흥미로운 이야기를 들려준다. 알파벳 이름을 노래로 암기하기보다는 각 철자의 소리에 익숙해지는 파닉스를 중요시한다.

쓰기 흥미(3.5-5세)

몬테소리에서는 쓰기를 읽기보다 먼저 발달시키는 것이 특이하다. 쓰기를 근육을 사용하는 활동이고 읽기는 더 고차적인 발달을 요구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쓰기를 통해 손과 손목 근육을 발달시키는 것도 성과로 본다. 사포(sandpaper)15 위에 그리거나 쓰게 하고, 또 움직일 수 있는 한글 자모음을 활용하여 쓰기에 흥미를 갖게 하는 것도 중요하다.

언어(출생-6세)

언어 발달은 후일 인지발달에 직결되므로 더욱 중요하다. 아기의 언어 습득은 엄마의 뱃속에 있을 때부터 시작된다. 생후 첫 몇 개월부터는 소리 나는 곳으로 고개를 돌리기 시작한다. 6개월이 되면 옹알이를 시작하기도 한다. 2세가 되면 언어를 문법에 맞게 구사하기 시작한다. 3세와 6세 사이에는 어휘와 의미에 큰 관심을 보인다. 언어 발달을 돕기 위해서는 발달 단계에 맞는 언어 자극을 제공해야 한다. 3세까지는 제2 외국어에 노출되기에 적기다. 사회적으로는 계층 간의 언어 노출 빈도차이가 큰 것에 대한 대응책이 필요하다.

예의범절(2-6세)

몸 움직임을 과격하게 하지 않기, 타인에게 예의바르고 친절하기 등은 일찍이 몸에 익힐 필요가 있다. 이는 타인과의 사회적 관계를 맺을 때 매우 중요하기 때문이다.

작은 물건에 끌림(1-3.5세)

한 살이 되면 아기는 작은 물건이나 미세한 것에 이끌리고 주목하며 무엇이든 가까이 가져와 파악하려고 한다. 이를 통해 소근육과 집중력을 발달시킨다. 이 시기에는 이런 목적에 맞는 물건들이 풍부한 환경을 제공할 필요가 있다.

질서(0.5-3.5세)

영유아기 때이지만 아기는 예측 가능한 일상의 과정(routine)과 안정을 원한다. 심리적으로 안정되어 있어야 주변 환경을 탐구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외적 질서는 내적 질서에도 도움을 준다. 따라서 질서 민감기에는 특히 더 주위 환경을 깨끗이 치우고 정돈해 둘 필요가 있다.

변기 사용(1-2.5세)

아기가 한 살쯤 되었을 때부터 자신의 신체 기능을 인지할 수 있도록 도와줄 필요가 있다. 이는 이른 나이에 강제적으로 변기에 앉히라는 의미가 아니다. 장난감 변기를 이용해도 좋다. 변기 사용의 민감기에 변기 사용에 대해 익숙해지면 나중에 실제 변기에 앉아 용변을 보는 나이가 앞당겨진다.

패턴(출생-6세)

인간의 뇌는 생존을 위해 주변 자극(물건, 소리, 동물 등)의 패턴을 읽는 능력이 탁월하다. 간단한 패턴부터 차츰 복잡한 것까지 패턴을 간파할 수 있는 감각을 길러 줄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 사물을 색상, 모양, 크기 등으로 분류해 볼 수도 있을 것이다. 나아가 패턴 만들기의 시범을 보여주고 어린이 스스로 패턴을 만들어보도록 권장할 필요도 있다.

수 패턴 & 수학(출생-6세)

아기들은 수학적 마인드를 가지고 태어난다. 수 패턴을 관찰하고 관계를 관찰하려는 성향이 있다. 3.5세가 되면 비교하고 분류하는 감각이 발달된다. 아주 낮은 수준이지만 추상화된 개념을 수학에 적용하기 시작한다. 수 패턴과 감각에 익숙해질 수 있도록 손으로 만질 수 있고 익숙한 구체물로 각 숫자를 나타내는 기회를 마련해주는 것도 도움이 된다.

동작(출생-6세)

아동이 하는 동작은 큰 동작(large movement)과 미세하고 정밀한 동작(refined movement)으로 나눌 수 있다. 고개를 들고, 뒤집고, 앉고, 기고, 일어서고, 걷기와 같은 큰 동작의 민감기는 출생-2.5세의 기간이다. 한편 옮기고, 닫거나 열고, 잡고 놔주는 등의 정밀한 동작의 민감기는 2.5-6세의 기간이다. 큰 동작의 발달을 위해서는 야외 활동 등이 좋고, 미세하고 정밀한 동작의 발달을 위해서는 생활 속에서 이런 활동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
정리하면, 기회의 창과 민감기가 시사하는 바는 아동 뇌의 발달은 어릴 때일수록 뛰어나고 청소년기를 지나면 변화는 가능하나 여기에는 많은 노력과 시간이 필요하다는 점이다.
민감기와 관련해서 다음과 같은 질문에 대한 답이 궁금한 독자도 있을 것이다. “모국어가 충분히 발달되기 전에 외국어를 동시에 배워도 괜찮은가?”, “아이가 흥미를 보일 경우 일찍부터 학령에 맞지 않는 수준의 수학을 배우게 해도 좋은가?” 등의 질문을 떠올릴 수 있다. 매우 흥미로운 질문이다. 첫 번째 질문은 만 세 살이 넘으면 외국어를 동시에 배워도 괜찮다가 답이다. 이는 한국적 통념과 다르다. 한국에서는 모국어가 완전히 습득되기 전의 외국어 학습은 모국어 습득에도 방해가 되고 과도한 스트레스로 인해 오히려 아동 발달을 저해한다고 많이들 생각한다. 신경과학적 연구 결과에 따르면 피아제나 에릭슨이 주장하는 인지발달 단계가 있지만 이는 평균이 그렇다는 것이고 개인마다 발달의 속도와 정도가 다 다르다. 그리고 모든 학습은 이전 학습(previous learning) 위에서 이를 바탕으로 이루어진다. 나이와 학년을 기준으로 무엇을 배우거나 배우지 말아야 한다는 것은 매우 비과학적이다. 실제의 수행(performance)이 기준이 되어야 한다. 어떤 초등학생이 대학 수준의 수학을 공부할 만큼 이전 학습이 충분히 되어 있다면 대학 수준의 수학을 학습하는 것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 오히려 기존의 나이별 학습 편성은 매우 비과학적이고 비효율적인 방식이다. 학습에는 개인의 성숙도(maturation)와 발달(development) 정도를 고려하는 것이 효과적이다(Willingham, 2008).

참고문헌

Willingham, D. T. (2008). Critical thinking:Why is it so hard to teach?. Arts Education Plicy Review, 109(4), 2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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