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폐 스펙트럼 장애에 대한 또다른 관점

남용현 (재활의학과 전문의)

생의학적 관점에서의 접근

자폐 스펙트럼 장애 발생 현황

자폐 스펙트럼 장애는 2013년 개정된 DSM-5에 따르면 사회적 의사소통기술의 결함및 행동 관심 활동의 반복적 상동적 양상이 특징인 아동발달기에 나타나는 발달장애입니다. 그 유병률은 계속 증가하고 있는 중이며 2011년 한국의 특정지역 에서 조사한 결과는2.64%입니다. 원인에 대한 연구도  진행되고 있지만 주로 유전적인 경향에 대해서입니다. 유전적 경향이 강한 영향을 미치지만 반드시 유전적인 면으로 설명할 수 없는 부분들이 있는데 예를 들자면 일란성 쌍둥이 경우에도 자폐 발생 빈도가 100%로 일치하지 않고 자폐의 유병율은 아주 가파르게 증가되고 있다는 것입니다. 같은 유전자라도 그 발현여부에 따라 차이가 나는 후성유전학적 특성도 고려해봐야 합니다.  자폐뿐 아니라  ADHD등의 기타 뇌기능, 발달문제도 증가추세입니다. 이 모두 뇌의 신경생물학적 이상입니다. 자폐아동이 보이는 양상은 매우 개별적입니다.

생물학적 요인 측면을 강조한 책들

부모교육을 준비하며 요즘에 읽은 책과 논문들에서 자폐의 여러 원인이 될 수도 있는 유전이외의 각기 다른 생물학적 요인이 있는 것들을 읽게 되어 그 내용을 간략히 소개해드리고자 합니다. 이 책들은 학자들이 쓴것도 있고1) 자폐 손녀를 키운 신경정신과 의사의 저서와2) 자폐인 딸을 치료한 소아과 의사3), 또 자폐 자녀를 회복시켰다고 공언하는 자연치유 의사(한국에서는 이 학위가 인정되지 않으므로 그냥 자연치유전문가라고 하는 것이 좋겠습니다)가4) 쓴 부모교육서도 있습니다.

산화스트레스의 영향

여기서 자폐의 원인에 대한 논의를 하려는 것은 아닙니다. 우리는 자폐스펙트럼 장애 치료에 대해 ABA를 가장 근거있는 치료라고 배웠지만 그 이전에 먼저 아동의 전체적인 생의학적 상태를 주시해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자폐행동이외에 아동이 겪고있는 의학적 문제를 잘 모르고 지나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 모두 신체적인 고통이나 문제들을 등한시하면서 교육이나 훈련을 하지는 않습니다. 아직 여러 생의학적인 특성이 자폐의 원인으로 작동하는지 아니면 자폐아의 고유특성에 해당되는지는 정설이  없지만 많은 동물실험에서는 해당하는 요인을 발생시켰을 때 자폐와 똑같은 행동양상의 발생을 보고하는 논문들을 많이 있어 소위 회복이 가능한 어떤 형태의 자폐가 있지 않을까 생각해볼 수 있겠습니다. 이것은 뇌발달기에 발병하며 그 원인이 매우 다층적이고 그 결과 보이는 형태도 매우” heterogenous(균질하지 않음)”하므로 보이는 양상도 핵심증상 이외에 다양한 스펙트럼을 보입니다. 일단 유전적으로 관련이 확실하다고 하는 유전자들이 계속 보고되고 있는 중입니다. 대부분 신경세포의 발달과 이동, 신경세포간의 연결 즉 시냅스 형성 그리고 신경전달물질의 전달과 관련되는 유전자 들인데 앞선 언급과 같이 유전자들만으로는 자폐스펙트럼장애의 발생을 다 설명할 수는 없습니다. 유전적 취약성 유무를 떠나 자폐발생의 기전으로 의심되는 것은 산화스트레스이며 다양한 독소에의 노출, 산전 엄마의 스트레스및 감염, 미토콘드리아 기능저하, 해독능력의 감소등이 이와 관련된다고 합니다.

장내세균과 뇌의 관련성

영유아시기 자폐 진단을 받은 부모님들의 30- 40%는 아이가  정상발달 하다가 퇴행한 아주 당황할 수밖에 없는 경과를 보고 하는 분들이 있습니다. 이와 관련하여 연구된 뇌간의 병리소견은 중요합니다. 뇌에는 뇌-혈류장벽(brain-blood barrier:BBB)이 발달하여 우리 뇌가 보호받고 있다고는 하지만 뇌간주위에 이 BBB가 완전치 않은 부위(CVO:circumferential ventricular organ)가 존재하고 있어 감염이나 독소에 취약하다는 점은 흥미롭습니다. 뇌간의 병리는 자율신경계 조절과도 연관이 많습니다. 뇌염증 또한  주의해볼 기전으로 우리가 흔히 염증이라고 생각하는 뇌염같은 것이 아니라 자가 면역상태와 같이 일반적이지 않은 과도한 공격으로 오히려 손상을 일으키는 것으로, 말하자면 뇌면역상태의 이상인 셈입니다.요즘 가장 많은 연구결과의 논문이 나오는 부분은 장내세균과 뇌에 대한 관련성입니다. 자폐스펙트럼 아동들의 많은 수가  소화기계에 문제를 가지고 있으며 소화기계 문제가 악화되면서 정상발달 중에 퇴행하였다거나  또는 그 증상이 좋아지면서 자폐 증상도 호전되었다는 보고들을  볼 수 있습니다. 결론적으로 자폐는 동일한 장애의 범주가 아니며 그 하위 분류가 필요한 장애라는 점을 시사합니다. 

자폐와 관련된 연구의 변화와 검증

2000년대에 우리나라에서 출판된 스펙트럼장애란 책은(양문봉 저)는 매우 두꺼운 책으로 그당시까지의 자폐스펙트럼을 다루는 매우 방대한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그 책의 후반부에 그 당시 미국에서 행해져온 여러 대체 보완 요법들을 간단히 소개정도가 있는데 20여년이 지난 지금  현재는 더 자세히 그 근거들을 알 수 있게 되었습니다. 물론 일관된 결과를 보여주는 대규모 연구들은 없지만 소규모 임상 결과들은 매우 뚜렷합니다. 또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자폐 스펙트럼 장애라는 핵심 증상들에는 매우 다양한 하부 그룹이 있을 것이므로 동일한 요인 검증을 적용하는 연구 결과들은 일치하지 않을 가능성도 많습니다. 발달에 문제가 있을 때 기존에 하던 검사들이 모두 정상 범위에 있다고 하여서 이 아동의 모든  생의학적 지표가 정상이라고 말할 수 있는지 의문입니다. 개별화된 기준이 필요하다는 생각입니다. 그 개체의 완전한 건강에 필요 할만큼 확실히 정상 범위란 무엇인가를 의심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우리가 의학적으로 진단을 내리는 어떤 컷 오프 범위를 벗어나 있을 때  발달의 문제가 없을 때에는 이것은 받아들일 수 있지만 발달에 문제가 있을 때는 정상범주 안이라도 컷오프에 근접한 수준의 저하는 의미를 둘 수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미토콘드리아 병증이란 것과는 별개로 정도의 차이가 있는 미토콘드리아 기능이상을 생각해 볼 수 있다는 뜻입니다. 이제까지 우리가 의학적으로 배우고 치료해온 과정은 정상적 검사소견이라면 더이상의 이유를 알 수도 없고 치료하려고 하지도 않습니다. 하지만 비정상 소견이 어느 날 갑자기 일어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참고 도서

1) Chauhan, A., Chauhan, V., & Brown, T.(2009). Ausism: Oxidative Stress, Inflammation, and Immune Abnormality. Boca Raton.
2) McCandless, J. (2016). 의료에서 찾은 희망(정영선 역). 파주:바람서적. (원서출판 2009).
3) Buckley, J. A. (201). 자폐증의 해독치료(서경란 역). 서울:시그마프레스. (원서출판 2010).
4)Doherty, S. (2020). Autism Recovery: A  Manual for Par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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