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달촉진
가족과 함께 먹는 시간은 아기의 몸과 마음을 모두 자라게 해요
아기가 태어나 처음 맞이하는 식사 시간은 단순히 배를 채우는 시간이 아닙니다. 숟가락이 입으로 들어가고, 물이 목을 넘어가는 매 순간이 바로 관계와 발달의 시간입니다.
미국과 유럽의 여러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온라인 플랫폼 Dysphagia Café는 이러한 시각을 적극적으로 전합니다. Dysphagia Café는 연하장애(dysphagia), 식사 지원, 구강·삼킴 기능, 그리고 발달적 식사 지원 전략에 관한 다양한 전문가 칼럼을 제공하는 사이트입니다. 이곳에는 언어재활, 특수교육 전문가, 작업치료사 등이 각자의 임상 경험과 연구를 바탕으로 식사 장면을 어떻게 ‘발달과 즐거움의 장’으로 만들 수 있는지를 나누고 있습니다.
노르웨이 Statped의 수석 고문인 에나 하임달(Ena Heimdahl) 역시 Dysphagia Café 필진으로 활동하며, ‘Eating together is an act of love(함께 먹는 것은 사랑의 표현이다)’라는 주제로 글을 연재했습니다. 그녀는 중증·복합장애 아동을 포함한 모든 영아에게 식사 시간은 사회적 포함과 상호작용의 기회라고 강조합니다.
아기와 함께하는 즐거운 식사, 이렇게 시작해보세요.
눈을 맞추고 시작하기
아기 앞에 앉아 눈을 바라보며 “이제 먹자”라는 신호를 주세요. 이는 식사의 시작을 예측하게 하고, 심리적 안정감을 줍니다.
속도를 맞추기
숟가락을 빠르게 연이어 넣기보다, 한 숟갈 후 잠시 멈춰 아기가 씹고 삼키는 과정을 기다려 주세요. 이 ‘페이싱’이 아기의 자율성을 존중하는 첫걸음입니다.
함께 맛보기
가능하다면 부모도 같은 음식(또는 비슷한 질감의 음식)을 함께 먹어 보세요. 이는 ‘먹여주는 시간’을 ‘함께 먹는 시간’으로 바꿉니다.
작은 신호 읽기
아기의 표정, 손짓, 몸의 움직임은 “더 주세요” 혹은 “잠깐 쉬어요”라는 중요한 메시지입니다. 말을 하지 않아도 아기의 의사소통을 존중해 주세요.
또래·가족과의 식사 기회 만들기
형제나 다른 가족이 함께 식사에 참여하면, 아기는 자연스럽게 사회적 식사 문화를 경험하게 됩니다.
‘함께 먹기’가 주는 힘
하임달은 식사를 영양 공급이 아니라 관계 형성·참여·의사소통의 장으로 봅니다. 부모와 아기가 함께 웃고, 기다리고, 반응하는 식사 시간은 아기의 신체 발달뿐 아니라 정서 발달, 사회성, 의사소통 능력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줍니다.
Dysphagia Café가 전하는 메시지는 분명합니다.
"Eating together is an act of love."
함께 먹는 것은 사랑을 표현하는 행동이며, 그 사랑은 아기의 하루와 평생을 지탱하는 힘이 됩니다.
오늘 저녁, 아기와 함께하는 식사 자리에 조금 더 눈을 맞추고, 속도를 맞추며, 웃음을 나눠보세요. 그것이 바로 아기 발달의 든든한 밑거름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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움직임이 두뇌를 깨운다 4 - 긍정적인 발달을 위한 초기 아동 경험
움직임은 단순한 신체 활동을 넘어, 언어·인지·정서·사회성 발달과 깊이 연결되어 있습니다. 아이가 스스로 움직이며 세상을 탐험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은 두뇌를 자극하고, 자신감을 키우며, 건강한 몸과 마음이 함께 자라도록 이끄는 중요한 과정입니다. 이 시리즈를 통해 양육자는 움직임의 힘을 이해하고, 일상 속에서 아이의 발달을 돕는 구체적인 방법과 시각을 얻을 수 있습니다.
아이가 처음 기어가거나, 스스로 몸을 움직이는 순간을 떠올려 보세요. 그때 아이의 표정이 얼마나 반짝였는지 기억하시나요? 이 ‘움직임’은 단순히 몸을 쓰는 것이 아니라, 두뇌를 깨우고 세상과 연결되는 중요한 시작입니다.
초기의 운동 경험은 언어 발달과도 깊이 연결되어 있습니다. 몸을 움직이며 아이는 사물을 더 잘 보고, 소리를 더 잘 듣고, 주변과 더 많이 상호작용하게 됩니다. 이러한 경험들이 서로 맞물리면서, 인지·언어·정서 발달이 함께 이루어집니다. 이를 ‘통합적 발달’이라고 부릅니다.
연구에 따르면, 운동 발달은 추후 언어 능력, 읽기 능력과도 관련이 있습니다. 단순히 ‘몸을 잘 쓰게 된다’는 차원을 넘어, 아이의 사고와 학습에까지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는 것이죠.
또한, ‘건강한 신체에 건강한 정신이 깃든다’는 말처럼, 움직임은 아이의 정신 건강에도 큰 힘이 됩니다. 몸과 마음은 따로가 아니라 하나로 연결되어, 함께 성장해 나갑니다.
아이가 스스로 움직일 수 있도록 돕는 것은 단순한 신체 발달 지원이 아닙니다. 아이의 두뇌와 마음, 그리고 미래의 학습 능력까지 키워주는 가장 자연스럽고 효과적인 방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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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달의 어려움이 있는 아기에게는 안정적인 수면 패턴이 더욱 중요해요
글 : 이소영(한국영아발달조기개입협회)
아기들은 출생 후 짧은 시간 안에 눈부신 변화를 겪으며 하루가 다르게 성장합니다.
성장 과정에서 수면 패턴 또한 빠르게 변하기 때문에, 양육자들은 변화에 맞춰 아기를 돌보는 데 어려움을 겪기도 합니다.
수면은 뇌와 신체의 성장을 촉진하고 정서 안정과 면역력 향상에 기여하며, 전반적인 발달과 건강을 지탱하는 핵심 요소입니다. 그러나 발달이 늦은 아기들은 편안하게 잠드는 데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 글은 초보 양육자도 아기의 수면 리듬을 안정적으로 형성할 수 있도록, 시기별 수면 특징과 안전하고 편안한 잠자리 환경을 만드는 방법을 구체적으로 안내합니다.
아기는 엄마의 뱃속에서 양수 소리를 들으며 어머니의 심장 박동과 움직임에 맞춰 생활하던 환경에서 벗어나, 빛과 소리, 다양한 감각적 자극이 존재하는 세상으로 나옵니다. 자궁 속은 완전한 어둠이 아니지만, 시각 체계가 아직 미숙해 빛을 인식하지 못하던 상태였습니다. 세상에 나온 아기는 처음에는 수면과 수유를 반복하다가 점차 깨어 있는 시간이 늘어납니다. 이 시간 동안 먹기, 양육자와의 상호작용, 놀이 등을 통해 발달이 이루어집니다.
많은 보호자들은 ‘깨어 있는 시간’을 어떻게 보내느냐가 발달의 핵심이라고 생각하곤 합니다. 특히 발달이 늦은 아기의 경우 이 시간을 최대한 활용해야 한다고 여기며 치료나 자극 제공에 집중합니다. 그러나 깨어 있는 시간의 질은 충분하고 안정적인 수면이 전제되어야 합니다. 아기가 편안하게 잠을 자야만 깨어 있을 때 집중하고 적극적으로 상호작용하며 놀이에 참여할 수 있습니다.
발달의 어려움을 가진 영아들은 감각 정보를 적절히 처리하는 데 어려움이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작은 빛이나 소리에도 쉽게 놀라거나, 주변 환경 변화에 예민하게 반응해 잠들기까지 시간이 오래 걸리고, 잠든 후에도 자주 깨거나 얕은 잠을 자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로 인해 낮 시간 활동에서 피로, 집중력 저하, 짜증, 참여 의욕 감소가 나타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24개월 된 한 아기는 낮잠을 거의 자지 못하고, 밤에도 머리를 바닥에 부딪히는 행동을 반복한 뒤에야 잠이 듭니다. 이 아기는 감각적으로 매우 민감하며, 생후 초기부터 재활치료실을 이용해왔는데, 유모차에서 낮잠을 자다 치료실 근처의 소리에 깨어 울곤 했습니다. 그 결과 안아서 재우는 습관이 형성되었고, 지금까지도 등을 대고 눕는 수면 자세를 거부합니다. 이처럼 초기의 수면 경험과 환경은 장기적으로 수면 습관과 안정감 형성에 큰 영향을 미칩니다.
재활치료를 받는 영아들의 일과를 살펴보면, 하루에 여러 차례 치료실을 오가며 낮잠이 끊기거나 생략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동과 치료로 인한 과도한 자극은 발달을 촉진하기보다 수면과 회복을 방해해 오히려 발달을 저해할 수 있습니다. 수면은 단순한 휴식이 아니라 뇌 발달, 기억 정리, 감각 통합, 성장 호르몬 분비 등 아기의 발달 과정 전반을 뒷받침하는 필수 요소입니다. 따라서 발달의 어려움이 있는 영아일수록 치료 계획과 더불어 수면 리듬과 환경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수면 관리는 발달을 위한 기초 체력을 만드는 일이며, 치료만큼이나 반드시 고려해야 할 핵심 요소입니다.
0~6개월: 수면 리듬에 적응해 가요
이 시기 아기는 하루에 14~17시간 이상 자요. 아직 낮과 밤의 구분이 없어서 짧게 자고 자주 깹니다. 아기가 자는 동안 뇌와 몸이 빠르게 발달하고, 감각을 처리하는 능력과 면역력도 함께 자랍니다. 그래서 깨어있는 시간보다 자는 시간이 훨씬 많아요.
발달 포인트
아기는 잠이 오면 몸으로 신호를 보내요. 하품을 하거나, 눈을 비비거나, 멍하니 한 곳을 바라보거나, 얼굴이 붉어지고, 손을 꼭 쥐는 행동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이런 행동이 보이면 바로 ‘졸음 신호’예요. 이 신호를 놓치고 재우지 않으면 아기는 쉽게 잠들지 못하고 울거나 몸부림을 치기도 합니다. 그러면 마치 괴로워하는 것처럼 보일 수 있죠. 아기의 졸음 신호를 잘 읽고, 빠르게 재워 보세요. 그러려면 아기가 보내는 작은 변화에 민감해져야 합니다. 또한, 아기를 재울 때는 반드시 등을 대고 눕혀야 해요. 머리 한쪽으로만 자주 돌리지 않도록, 하루는 왼쪽, 다음 날은 오른쪽으로 번갈아 눕혀 주면 머리 모양이 고르게 자라고 목 근육 발달에도 좋아요. 아직 구르지 않는 시기에는 속싸개를 활용해 몸을 감싸 주면 안정감을 느끼지만, 구르기 시작하면 질식 위험이 있으니 중단하고 수면조끼로 바꿔주세요.
속싸개를 얼마나 오래 사용해야 할까요?
속싸개는 신생아가 편안하게 잠들 수 있도록 몸을 부드럽게 감싸주는 용품입니다. 신생아에게서 나타나는 대표적인 반사 운동 중 하나인 모로 반사는, 자궁 속과 다른 환경에서 놀랐을 때 팔과 다리를 갑자기 움츠리며 무언가를 잡으려는 듯 움직이는 반응을 말합니다. 이 반사는 수면 중에도 나타나 아기가 잠에서 깨게 할 수 있는데, 속싸개를 사용하면 마치 엄마 자궁 속에 있는 것처럼 안정감을 느끼게 해주어 충분한 숙면을 돕습니다. 또한 심리적 안정과 정서 발달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줍니다. 모로 반사는 생후 2개월까지 가장 강하게 나타나며, 보통 3~4개월 무렵에 사라집니다.
출생 후 한 달이 지나면 아기의 움직임이 점차 활발해지므로, 깨어 있을 때는 속싸개를 잠시 풀어주고 잠잘 때만 사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아기가 몸을 옆으로 틀려 하거나 반쯤 돌아누워 뒤집기 징후가 보이면 속싸개에 의한 질식 위험이 있으므로 사용을 중단해야 합니다. 또한 가슴 부분이 너무 꽉 조이지 않도록 하고, 엉덩이와 다리 움직임이 가능하도록 감싸야 고관절 발달에 문제가 없습니다.
유의사항
수유를 하면서 매번 잠드는 습관이 들면 스스로 잠드는 법을 배우기 어렵습니다. 가끔은 먹고 난 뒤에도 아기가 깬 상태라면, 기저귀를 갈아 주거나 잠시 책을 함께 보거나, 바닥에 눕혀 발차기 놀이를 하거나, 부드럽게 노래를 불러주는 등 간단한 활동을 한 뒤 재워 주세요.
그리고 낮잠 시간을 일부러 줄이려고 깨우는 것은 좋지 않습니다. 또 밤잠 전에 신나게 놀게 해서 피곤하게 만들면 더 잘 잘 거라 생각할 수 있지만, 아기는 과도하게 피곤해지면 스트레스 호르몬(코르티솔)이 높아져 몸이 각성 상태가 되어 오히려 잠들기 힘들어집니다.
침대 용품에 의한 질식 위험
0~6개월 아기는 뒤집기나 머리 들기 같은 운동 기능이 아직 충분히 발달하지 않아, 호흡이 막히는 상황에서 스스로 자세를 바꿀 수 없습니다. 이 시기에 아기를 엎드려 재우면 얼굴이 매트리스나 침구에 파묻혀 질식 위험이 커집니다. 또한 너무 푹 꺼지는 매트리스, 두꺼운 이불, 큰 베개, 부드러운 범퍼 패드, 인형 같은 물건도 아기의 얼굴을 덮거나 코와 입을 막을 수 있어 위험합니다. 안전을 위해 아기 침대에는 단단한 매트리스와 맞는 크기의 침대 시트 외에는 아무것도 두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신생아가 어른과 함께 자는 것은 위험해요
아직 몸이 작은 영아를 어른과 같은 침대에서 재우면, 어른의 몸이나 팔, 이불에 눌려 호흡이 막히는 질식 사고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특히 깊이 자는 동안 무의식적으로 몸을 움직이거나, 베개·이불이 아기 얼굴을 덮는 상황이 생길 수 있습니다. 또한 어른 침대는 높이가 있어 아기가 옆으로 구르거나 움직이다 떨어질 위험도 있습니다. 안전을 위해 0~6개월 아기는 보호자와 같은 방에서 아기 전용 침대나 요를 사용해 재우는 것이 권장됩니다.
6~12개월: 낮과 밤을 점차 구분해요
이 시기에는 밤에 자는 시간이 길어지고, 낮잠은 2~3번 정도로 줄어듭니다. 주·야간의 리듬이 잡히기 시작하고, 아기가 스스로 잠드는 능력도 조금씩 발달합니다.
발달 포인트
이 시기 아기는 눈을 비비거나 귀를 잡아당기고, 하품을 자주 하거나 시선이 멍해지는 등의 졸음 신호를 보입니다. 놀이 반응이 줄거나 칭얼거리는 것도 졸렸다는 신호일 수 있습니다. 이런 신호를 놓치지 않고 바로 재우면, 아기가 스스로 잠드는 연습을 하면서도 보다 쉽게 숙면에 들 수 있습니다. 따라서 ‘졸리지만 깨어있는 상태’에서 침대에 눕히고, 규칙적인 취침·기상 시간과 예측 가능한 수면 루틴을 유지하는 것이 좋습니다. 낮에는 햇빛을 쬐게 하고, 밤에는 조명을 어둡게 하여 낮과 밤의 차이를 확실히 알려주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유의사항
이 시기에는 분리불안이 심해질 수 있어요. 방을 나가기 전에 짧고 반복적인 안심 신호(토닥토닥, “잘 자”)를 주면 도움이 됩니다. 또, 낮잠을 유모차나 차 안에서만 자는 습관이 생기면 집에서는 잘 못 자게 될 수 있으니 주의하세요. 밤중 수유는 필요에 따라 점차 줄이되, 수면 퇴행 시(46개월, 810개월)에 새로운 습관을 만들지 않고 기존 루틴을 유지하는 것이 좋습니다.
영아의 침대 낙상 문제
영아를 낮잠이나 잠시 돌볼 때 어른 침대에 그냥 올려두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6~12개월 아기는 뒤집기, 구르기, 배밀이 등 이동 능력이 빠르게 발달하는 시기이기 때문에, 잠깐 한눈을 파는 사이에도 침대 끝까지 이동해 떨어질 위험이 큽니다.
미국의 연구에 따르면, 영아가 침대에서 떨어지는 사고는 비교적 흔하게 발생하며, 대부분은 타박상이나 찰과상 같은 경미한 부상으로 끝납니다. 그러나 약 5~10%의 경우에는 두개골 골절이나 뇌손상과 같은 중대한 부상으로 이어졌습니다. 한 조사에서는 영아 낙상 사고 1,449건 중 56.4%가 경미한 부상, 9.4%가 중증 부상, 4.1%가 두개골 골절, 2.1%가 뇌손상이었습니다. 이러한 통계는 전체적으로 비율이 높지는 않지만, 소수라도 심각한 부상 위험이 있다는 점에서 침대 전환 시 낙상 방지용 안전가드 설치와 주변 환경 점검이 필수적임을 보여줍니다.
12~18개월: 수면 패턴이 자리잡아가요
낮잠이 하루 1~2회로 줄어드는 시기예요. 아기의 활동량이 늘어나면서 숙면이 더 필요해집니다. 밤에 깨는 일이 줄고, 수면 패턴이 안정됩니다.
발달 포인트
이 시기 아기는 하루 일과와 반복되는 행동을 기억하고, 특정 신호와 수면을 연결하는 능력이 발달합니다.
따라서 항상 같은 순서와 방식의 ‘수면 신호’를 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예를 들어,
“잘 시간이에요” 같은 짧고 일관된 말
취침 전에 부르는 특정 자장가나 잔잔한 음악
조명 끄기 또는 수면등 켜기
좋아하는 인형이나 담요 안기
이렇게 매일 반복되는 동일한 패턴이 있으면, 아기는 그 신호를 듣거나 보는 순간 “이제 잘 시간”임을 인식하게 됩니다.
또한 밤잠 전에는 아기의 신체 리듬을 안정시켜 자연스럽게 수면으로 전환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좋습니다.
예를 들어,
따뜻한 물로 목욕: 체온이 일시적으로 올라갔다가 서서히 떨어질 때 졸음이 유도됩니다.
간단한 스트레칭 놀이: 팔·다리 가볍게 주물러주거나, 온몸을 부드럽게 쓰다듬어 주면 근육 긴장이 완화됩니다.
조명 점진적으로 낮추기: 잠들기 30분 전부터 조도를 줄여 멜라토닌 분비를 돕습니다.
차분한 대화나 책 읽기: 낮의 자극을 마무리하고, 심리적 안정을 주어 수면으로 넘어가는 다리가 됩니다.
중요한 점은 이 모든 과정이 항상 같은 순서로 진행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순서가 바뀌거나 빠지면 아기가 혼란을 느껴 잠자리 전환이 어려워질 수 있습니다.
유의사항
낮잠이 오후 늦게 시작되면 밤에 잠드는 시간이 밀려 수면 리듬이 흐트러집니다. 예를 들어, 오후 4시 이후에 낮잠을 시작하면 밤 10시가 넘어야 잠이 드는 경우도 있습니다. 따라서 낮잠은 가능하면 오후 1~2시 이전에 마무리되도록 하고, 늦게 깬 날에는 밤잠 시간을 조금 당겨 전체 수면 시간을 맞춰 주세요.
침대나 아기 침대에서 장난을 오래 치면, 아기가 그 공간을 ‘노는 곳’으로 인식하게 됩니다. 이렇게 되면 잠자리로 옮겨도 바로 잠에 들지 못하고, 침대에 올라가면 놀고 싶은 마음이 먼저 들 수 있습니다. 잠자리는 오직 자는 곳이라는 인식을 주기 위해, 깨어 있는 동안에는 가능한 한 다른 공간에서 놀이를 하고, 침대에서는 책 읽기나 수면 준비 외의 활동은 최소화하세요.
12~18개월은 유치가 나는 시기라 잇몸이 간지럽거나 아플 수 있습니다. 이런 불편감이 밤잠과 낮잠을 방해해 잦은 깸이나 뒤척임이 생깁니다. 이를 완화하기 위해 잠들기 전 차갑게 식힌 치발기나 의사의 권고에 따른 진통 완화 젤을 사용해 주면 도움이 됩니다. 또, 치아가 나는 동안은 아기가 더 예민해질 수 있으므로 평소보다 더 차분하고 일관된 수면 루틴을 유지하는 것이 좋습니다.
18~24개월: 자기 주도적 수면 습관이 형성돼요
낮잠이 하루 1번으로 굳어지고, 자기 주도성이 강해져 잠자리를 거부할 수 있는 시기입니다. 말이 늘어나면서 루틴을 이해하고 참여할 수 있습니다.
발달 포인트
잠자리에 들기 전 잠잘기 루틴을 그림으로 보여주면 좋아요. 예를 들어 ‘양치하기 → 책 읽기 → 인형 안기 → 불 끄기’ 순서를 그림으로 보여주는 거죠. 낮잠 전에는 흥분된 활동 대신 조용한 놀이로 마음을 가라앉히고, 잠옷이나 인형을 스스로 고르게 해 참여 의욕을 높이세요.
유의사항
더이상 아기침대를 사용하지 않고 침대를 사용한다면 낙상 방지용 안전 가드를 설치해 주는 것이 좋습니다. 아이가 자다가 뒤척이거나 일어나더라도 침대 밖으로 떨어지는 위험을 줄일 수 있습니다.
또, 잠자리에 들기 전에 아이에게 너무 많은 선택권을 주면 오히려 잠들기까지 시간이 길어질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어떤 책 읽을래?”, “어떤 잠옷 입을래?”를 계속 물어보면 아이는 더 고르고 싶어 하거나, 시간을 끌며 잠자리를 거부하게 됩니다. 따라서 선택은 미리 2~3가지로 정해주고, 그 안에서 고르게 하는 것이 좋습니다. 그리고 낮잠이 너무 늦게 시작되면 밤에 잠드는 시간이 밀려 수면 리듬이 깨질 수 있으니, 낮잠은 오후 초반에 끝낼 수 있도록 조율해 주세요.
24~36개월: 낮잠이 줄고 잠자리 준비를 스스로 해요
낮잠 시간이 줄거나, 아예 낮잠을 자지 않는 아기도 있지만, 낮잠을 자거나 조용히 휴식을 취하는 것은 여전히 발달과 정서 안정에 도움이 됩니다. 아기가 스스로 잠자리 준비를 할 수 있고, 사회성과 언어 발달이 빠릅니다.
발달 포인트
잠자리 준비를 아기가 주도하도록 해 주세요. 스스로 불을 끄거나, 읽을 책을 고르고, 인사를 하며 잘 준비를 하는 겁니다. 낮잠을 없애더라도 조용히 책을 보거나 음악을 듣는 시간을 주면 좋습니다. 잠자기 전 마사지를 하거나 잔잔한 음악을 틀어주면 심리적으로 안정됩니다.
유의사항
아이가 낮잠을 자지 않으면 오후에 피곤하거나 짜증을 낼 수 있으니, 이런 변화를 관찰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피곤함이 심하면 저녁 시간에 사소한 일에도 감정이 폭발하거나, 잠자리에 드는 것을 더 힘들어할 수 있습니다. 또, 잠들기 전에 부모와 논쟁하거나 협상을 하는 상황은 아이의 마음을 각성 상태로 만들고, 오히려 잠드는 시간을 늦춥니다. 예를 들어 “조금만 더 놀고 잘래” 같은 대화를 반복하다 보면 수면 루틴이 무너질 수 있습니다.
또한 이 시기 아기들은 어둠이나 낯선 소리에 불안을 느끼기 쉽습니다. 이런 불안은 잠드는 데 방해가 되므로, 수면등을 켜주거나 부드러운 음악을 틀어 주는 등 안심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하는 것이 좋습니다. 마지막으로, 잠자리에서 TV나 휴대폰을 보는 것은 화면 빛이 뇌를 각성 상태로 만들어 멜라토닌 분비를 방해하고, 화면 속 빠른 장면 전환이 아이의 마음을 흥분시켜 쉽게 잠들지 못하게 합니다. 따라서 잠자기 전에는 화면 대신 조용하고 차분한 활동으로 하루를 마무리하는 것이 좋습니다.
아이가 낮잠을 안자려고 해요
24~36개월 시기의 아기는 성장과 발달 속도, 생활 환경에 따라 낮잠 시간이 줄어들 수 있습니다. 일부 아기는 낮잠을 완전히 건너뛰기도 하지만, 그렇다고 하루 일정에서 휴식을 없애는 것은 좋지 않습니다. 낮잠을 자지 않더라도 조용하고 차분한 환경에서 몸과 마음을 쉬게 하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특히 어린이집처럼 단체생활을 하는 곳에서는 낮잠 시간이 공통으로 정해져 있어, 아기가 잠을 자지 않더라도 다른 아이들과 함께 누워서 휴식을 취하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이렇게 하면 단체생활 리듬에 맞추는 연습이 되고, 다른 아이들의 수면도 방해하지 않게 됩니다. 만약 낮잠 시간에 소란을 피워 친구들의 잠을 깨운다면, 분리된 공간에서 그림책 보기, 그림 그리기 같은 정적인 활동을 할 수 있도록 해 주세요.
만약 교사의 수가 적거나 별도의 공간이 없어 정적 활동이나 조용한 휴식을 제공하기 어렵다면, 아이가 충분히 점심을 먹은 후 하원하는 것이 아이의 컨디션을 위해 더 나은 선택이 될 수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아이가 낮잠을 자든 안 자든, 하루 중 일정 시간은 몸과 마음을 쉬게 하는 환경을 만들어 주는 것입니다.
발달의 어려움이 있는 아기에게는 안정적인 수면 패턴이 더욱 중요해요 더 읽기"
책 보기: 디지털 시대지만 책보기는 여전히 아기 발달에 중요해요
글 : 이소영(한국영아발달조기개입협회)
부모가 아기에게 책을 읽어주는 장면은 언뜻 보면 단순한 놀이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이 짧은 순간은 아기의 전인적 발달을 촘촘히 도와주는 강력한 계기가 됩니다. 특히 발달이 느리거나 지연된 0–3세 영아에게 책읽기는 언어 표현뿐 아니라 이해력, 감정 조절, 사회적 상호작용, 소근육 운동에 이르기까지 다면적인 자극을 줍니다. 아기가 스스로 단어를 말하지 못해도, 책 속 그림과 목소리로 세상을 이해해나갈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이러한 상호작용이 전문가가 아닌 바로 ‘부모’와의 관계 안에서 이루어진다는 점입니다.
요즘 많은 부모들은 아이가 발달이 늦어지면 먼저 치료실을 떠올립니다. 작업치료, 인지치료, 언어치료… 그렇게 하루 종일 병원과 센터를 오가며 아이의 발달을 채우려 합니다. 하지만 아이가 스스로 양말을 신고, 필요한 물건을 찾고, 질문에 반응하고, 사람과 연결되기를 바란다면, 치료실만이 답은 아닙니다. 바로 집 안에서, 그리고 책을 함께 보는 일상 속에서 아이의 성장은 시작될 수 있습니다.
책읽기는 글자를 아는 아이만이 하는 활동이 아닙니다. 생후 몇 개월 된 아기에게도 ‘책’은 훌륭한 감각 자극 도구가 됩니다. 두꺼운 보드북, 부드러운 천 책, 촉감이 다른 페이지가 있는 플랩북 등은 만지고, 입에 넣고, 흔들어보며 탐색하기에 더없이 좋습니다. 부모는 페이지를 넘기며 소리를 들려주고, 그림을 짚으며 말을 걸고, 아기와 눈을 맞춥니다. 그 시간 동안 아기는 비로소 사람의 목소리와 감정, 상징과 대상, 말과 의미 사이의 연결을 배우기 시작합니다. 이것이 바로 '영아기의 문해(literacy)'입니다.
이 시기의 문해란, 글자를 읽는 능력이 아니라 세상을 이해하고, 그림과 실제 경험을 연결짓는 기초 능력을 말합니다. 예를 들어, 책 속 그림에서 강아지를 보고 실제 산책길에서 강아지를 떠올릴 수 있다면, 아기의 머릿속에서는 ‘상징을 통한 이해’가 자라고 있는 것입니다. 그 기초는 책이라는 매체를 통해, 반복되는 부모의 말과 반응을 통해 차곡차곡 쌓여갑니다.
디지털 시대, 부모들이 흔히 하는 오해 중 하나는 스마트기기나 영상 콘텐츠를 통해서도 문해력이 충분히 발달할 수 있다는 믿음입니다. 하지만 0~2세의 영아기는 '감각운동기'에 속하며, 이 시기의 아기들은 오감으로 직접 탐색한 경험을 통해서만 대상의 본질을 이해할 수 있습니다. 플래시카드에서 사과 그림을 보여준다고 해서 실제 사과의 냄새나 질감, 무게, 맛까지 파악할 수 없는 것처럼, 스마트폰 화면 속 영상이나 그림 또한 현실의 대상을 완전히 대체할 수는 없습니다. 오히려 영상은 지나치게 빠르고 복잡한 자극을 제공하여, 아기가 주의집중이나 상징 이해 능력을 충분히 키우기도 전에 피로하게 만들 수 있습니다.
하지만 많은 부모들이 여전히 오해를 갖고 있습니다.
“이 시기에는 책보다는 플래시카드가 더 도움이 되지 않나요?”
“아직 아기가 집중을 못하는데 책은 너무 어려운 것 같아요.”
“책은 교육용으로 보여줘야지, 놀이처럼 하면 안 되는 거 아닌가요?”
그렇지 않습니다. 플래시카드는 정보를 빠르게 반복 제시하긴 하지만, 아기에게 중요한 것은 경험을 통해 체득하는 과정입니다. 아기에게 언어는 외워서 익히는 정보가 아니라, 함께 나누고 소통하는 관계 속에서 익히는 것입니다. 플래시카드나 영상은 일방적 자극을 줄 수 있지만, 부모와의 책읽기는 아기의 반응을 기다리고, 존중하며, 감정을 함께 주고받는 시간입니다.
책은 문해의 발달 뿐만 아니라, 관계 형성에도 중요한 매체입니다. 책을 가지고 놀이를 하고, 대화를 하고, 정서 조절을 할 수 있으며, 하루를 마무리하는 시간에 편안한 안정감을 느끼면서 양육자와의 상호작용을 하며 잠에 들기 위한 루틴으로도 활용할 수 있습니다. 그뿐 아니라, 책 속 장면을 따라 역할놀이를 하고, 좋아하는 책을 스스로 골라 오게 하고, 읽은 후 책을 정리하며 분류를 익히는 활동까지… 책의 역할을 확장해 나갈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부모가 ‘전문가’가 되어야 한다는 부담을 내려놓는 것입니다. 전문가의 책읽기도 좋지만, 아이에게 가장 익숙하고 편안한 목소리는 바로 부모의 목소리입니다. 부모의 말투, 웃음, 억양, 제스처, 눈빛이야말로 아기에게는 가장 살아 있는 언어 자극이 됩니다.
위와 같은 내용들을 기억한다면 발달이 지연되는 아기들에게도 책은 멀고 어려운 존재가 아닙니다. 오히려 자신의 속도대로 세상과 연결되는 첫 통로로 활용할 수 있습니다. 아기의 눈높이에서 책과 만나는 순간, 그 자체로 이미 좋은 시작입니다.
지금, 책을 한 권 꺼내서 아기와 마주 앉아보세요.
0~6개월: 아기도 책을 통해 세상을 봐요
생후 6개월 이전의 아기에게 책읽기는 이야기의 내용을 이해하기보다는, 감각적 자극과 정서적 안정이 중심이 됩니다. 아기는 부모의 목소리를 들으며 리듬과 억양에 반응하고, 책 속 단순한 그림이나 대비가 강한 패턴을 따라보며 시각 자극을 받습니다. 책을 보는 시간은 양육자와의 스킨십과 눈맞춤 속에서 이루어지며, 안정된 애착 형성에 긍정적인 역할을 합니다. 이 시기 책읽기는 ‘의미를 배우는 것’보다는 ‘세상을 안전하게 경험하는 방법’을 배우는 기회입니다.
발달 포인트
부모의 목소리 억양과 리듬을 들으며 청각 자극을 받습니다.
흑백 대비 그림, 얼굴 그림 등을 따라보며 시각 집중력과 추적 시선이 발달합니다.
품에 안겨 책을 보며 정서적 안정과 애착 형성에 기여합니다.
책장을 만지거나 넘겨보며 초기 소근육과 촉각 경험이 이루어집니다.
간단한 상호작용(예: 미소, 옹알이)을 유도해 첫 사회적 반응을 연습합니다.
유의사항
찢어지지 않는 보드북, 천 책, 목욕책을 활용하세요.
아기의 집중 시간은 매우 짧아요. 아기가 집중을 못한다고 생각하기보다는 아기의 집중 시간에 맞춰서 짧게 읽어주는 것이 좋아요.
글을 읽기보다는 그림을 함께 보며 "여기 강아지가 있네"처럼 이야기하듯 들려주세요.
책에 흥미를 두지 않는 아기들도 있어요. 그렇다면 과하게 책 읽기를 유도하기보다는 잠시 책을 내려두고 아기와 얼굴을 마주보고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우리 아이가 발달이 늦다면
아기가 시각에 어려움이 있다면 흰 바탕에 빨강이나 주황 계열의 그림, 혹은 검은 바탕에 노랑 계열의 그림처럼 대비가 큰 그림이 있는 책을 보여주세요.
아기가 소리에 잘 반응하지 않는다면 부모의 표정을 풍부하게 사용해 주세요. 놀람, 기쁨, 슬픔 같은 감정을 얼굴로 드러내면 아기가 상황을 더 쉽게 이해할 수 있어요.
말과 함께 간단한 베이비사인(예: 손을 흔들며 “안녕”, 손가락으로 먹는 시늉 등)을 반복해서 보여주는 것도 좋아요. 아직 아기가 직접 따라 하지는 못해도, 동작의 의미는 조금씩 익혀갈 수 있답니다.
6~12개월: 책을 스스로 탐색하면서 경험을 확장해 가요
6개월이 지나면서 아기는 주변 사물에 더 많은 관심을 보이며 책을 장난감처럼 대하게 됩니다. 입에 넣고 흔들며 탐색하고, 책장을 넘기려는 시도를 하기도 합니다. 이 시기에는 책을 통해 소리와 그림을 연결해보는 것이 중요하며, 단어와 사물 개념의 기초가 쌓입니다. 반복적인 구절과 의성어에 반응하며 옹알이를 따라하고, 부모의 언어를 모방하려는 행동도 시작됩니다.
발달 포인트
“또 또 또~”처럼 반복되거나 “쿵짝 쿵짝”처럼 리듬 있는 말은 아기가 귀 기울이고 흉내 내기 좋은 언어 자극이 됩니다.
동물 그림을 보며 “멍멍!”, “꿀꿀~” 같은 소리를 반복해주면, 아기는 그림과 소리를 함께 기억하게 돼요. 이런 경험이 말의 의미를 이해하는 첫걸음이 됩니다.
책장을 넘기거나 책을 잡으며 소근육과 신체 협응력이 발달합니다.
숨겨진 그림을 열어보는 “까꿍 책”이나 “플랩북”은 아기가 열고 닫는 동작을 반복하며 즐길 수 있어요. 사라졌다가 나타나는 그림에 놀라며 웃기도 하고, 손으로 조작하면서 놀이하듯 책을 경험할 수 있습니다.
부모가 책을 보며 웃거나 놀라는 표정을 지으면, 아기도 그 표정을 따라 하거나 반응을 보여요. 이렇게 서로 눈을 마주치고 감정을 주고받는 경험을 통해 아기는 사람과 소통하는 방법을 배워요.
책을 함께 보다 보면 자연스럽게 집중하는 시간도 조금씩 늘어날 수 있어요.
유의사항
사진처럼 생긴 그림이나 집에서 자주 보는 컵, 신발, 강아지 같은 익숙한 물건이 나오는 책을 선택해 주세요.
아기가 책을 입에 넣거나 흔드는 것은 책을 탐색하는 자연스러운 행동이에요. 무조건 못하게 말리지 말고 입에 넣어도 괜찮은 재질의 책을 주세요.
아기가 책장을 잡고 넘기려 하면, 부모가 함께 넘기면서 이름을 불러주는 식으로 격려해 주세요.
한 번에 길게 읽기보다 짧은 책을 하루에도 몇 번씩 반복해서 읽어주는 것이 효과적이에요.
우리 아이가 발달이 늦다면
말이 늦더라도 ‘멍멍’, ‘빵빵’ 같은 소리나 반복 문장이 나오는 책을 자주 읽어주면, 아기가 소리를 익히고 따라 할 기회를 가질 수 있어요.
촉각적 탐색을 위해 천으로 된 책, 오돌토돌한 부분이 있는 책처럼 다양한 질감을 손으로 느낄 수 있는 책을 보여 주세요.
주의 집중 시간이 짧은 아기에게는 책 전체를 다 읽으려고 하지 말고, 한 장면이나 그림만 천천히 함께 보는 것으로 시작해도 괜찮아요.
12~18개월: 그림의 의미와 상징을 이해하기 시작해요
이제 아이는 그림 속 사물 이름을 말하거나 가리키며, 책을 통해 언어를 표현하기 시작합니다. “멍멍!”, “까까!” 등 의미 있는 소리를 내며, 책 속 주인공의 행동을 따라 하기도 하고, 같은 책을 반복해서 보며 익숙함 속에서 안정감을 얻습니다. 책읽기는 단순한 수동적 듣기에서 양방향 상호작용으로 변하고, 아이는 점차 책 속 이야기의 흐름도 따라가려 합니다.
발달 포인트
아기가 **“멍멍”, “빠빠”**처럼 단어를 말하려는 시도가 많아지고, 부모가 말하는 단어의 뜻도 점점 더 잘 알아듣게 됩니다.
같은 책을 반복해서 읽다 보면, 다음 장면을 미리 떠올리거나 다음에 어떤 말이 나올지 예측하려고 하며 기억력과 예측 능력이 자랍니다.
책 속 등장인물이 하는 행동을 몸으로 따라 하거나, 감정에 맞춰 웃거나 놀라는 반응을 보이며 역할 놀이와 감정 표현이 시작됩니다.
책장을 직접 넘기거나 손가락으로 그림을 짚어가며 읽는 행동을 통해 손가락 사용과 조작 능력이 발달합니다.
유의사항
같은 말이 반복되고 말소리에 리듬이 있는 책을 고르면 아기가 듣고 따라 하기 쉬워요. “곰 세 마리”처럼 반복되는 문장이 있는 책이 잘 맞습니다.
아기가 그림을 가리키거나 말하려는 듯한 반응을 보일 때는 바로 다음 페이지로 넘어가지 말고, 잠시 기다려 주면서 반응을 유도해 주세요.
아기가 자꾸 앞뒤로 책장을 넘기거나 중간부터 보려고 해도 괜찮아요. 책을 읽는 순서보다는 아이의 흥미를 따라가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책을 부모가 고르기보다는 아기가 스스로 고르게 해보는 경험을 자주 주세요. 책장 앞에서 손을 뻗고 골라보는 것만으로도 주도성이 자라납니다.
우리 아이가 발달이 늦다면
“이건 뭐야?”처럼 질문을 하기보다는 “여기 토끼가 있네~ 토끼가 점프하네~”처럼 자연스럽게 말해주며 언어를 들려주세요.
특정 주제에만 관심이 많은 아기는, 예를 들어 자동차를 좋아한다면 자동차가 나오는 책부터 시작해서 흥미를 확장해보세요.
인지 발달이 늦은 아기는 글자가 많고 복잡한 책보다는, 한 장에 하나의 그림이 크고 분명하게 있는 책으로 시작하는 것이 좋습니다. 색깔도 단순한 것이 더 효과적입니다.
18~24개월: 언어와 행동으로 이야기에 참여해요
이 시기의 아이는 책 속 줄거리를 이해하고 기억하는 능력이 생기며, 이야기 전개를 예측하거나 자신의 언어로 반응을 보이기 시작합니다. 문장의 끝을 이어 말하거나 다음 장면을 기다렸다가 스스로 책장을 넘기는 등의 행동이 나타납니다. 책은 아이가 스스로 참여하고, 감정과 사회 규범을 배우는 장으로 확장됩니다.
발달 포인트
아기가 “엄마 와요”, “토끼 간다”처럼 두 단어를 연결해서 말하는 경우가 많아지며, 점점 더 자신 있게 의사 표현을 하려 합니다.
반복해서 읽은 이야기의 흐름을 기억하고, 다음에 어떤 일이 일어날지 예상하며 생각을 이어가는 힘과 시간 개념이 자라납니다.
책 속 주인공이 하는 행동을 따라 하거나 “토끼처럼 뛰자~” 하고 말하며 몸을 움직이는 상상 놀이로 이어지기도 합니다.
주인공이 슬퍼하거나 화내는 장면에 반응하며, 아기도 감정을 드러내고 조절하는 방법을 배워 갑니다.
유의사항
줄거리가 간단하면서도 사건이 이어지는 이야기책이나 웃긴 상황이 나오는 책이 아기의 흥미를 끌기 좋아요.
책을 고르고 펼치고 다시 꽂는 과정을 아기 스스로 해보게 하면, 이야기뿐 아니라 자기 주도성도 함께 키울 수 있어요.
아기가 듣고 바로 반응하지 않더라도 **“이건 누구였지?”, “무슨 일이 있었지?”**처럼 정답을 묻지 않는 열린 질문을 해보세요. 생각하는 시간을 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우리 아이가 발달이 늦다면
사람과의 상호작용에 관심이 적은 아기는, 동물 그림이 나오는 책을 보며 같이 움직이거나 소리를 흉내 내며 읽어주는 방식이 도움이 됩니다.
말하기가 느린 아기는 “이건 뭐야?”처럼 답을 요구하는 질문보다는, 부모가 먼저 “이건 사자야~ 으르렁~” 하고 말해주는 방식으로 언어를 보여주는 게 언어발달에 더 긍정적 영향을 줍니다.
감정을 표현하는 게 서툰 아기에게는 기쁘거나 속상한 표정이 잘 그려진 그림책을 반복해서 읽고, “이 친구는 속상했대” 같이 감정을 말로 풀어주는 연습이 도움이 됩니다.
24~36개월: 책을 통해 현실과 상상을 연결해요
말이 트이고 문장 사용이 자연스러워지며, 이제 아이는 책을 통해 정보를 배우고 자신의 경험과 연결할 수 있게 됩니다. 공룡, 동물, 탈것, 직업 등 다양한 주제의 책에 관심을 가지며, 이야기를 창작하거나 인형과 함께 극놀이를 하기도 합니다. 책읽기는 아이가 세상과 연결되고, 사고를 확장하며, 독립적인 학습자로 자라나는 밑거름이 됩니다.
발달 포인트
아기가 “커다란 사자가 빨리 달려가요”처럼 형용사, 동사, 연결어를 자연스럽게 사용하며 문장이 길어지고 복잡해집니다.
책 속 내용을 보며 “이건 왜 그래?”, “저건 어떻게 됐지?” 하고 질문하거나, 서로 다른 장면을 비교하려는 생각하는 말이 늘어납니다.
책을 다 읽은 뒤 “이제 내 이야기 해볼까?” 하며, 자신만의 이야기를 지어보려는 창의적인 표현이 시작됩니다.
✔️등장인물 간의 다툼이나 해결 과정을 보며, 아기도 감정을 표현하거나 갈등을 푸는 방법을 배워갑니다.
유의사항
문장이 많아도 아이가 좋아하는 주제나 등장인물이 나오는 책이라면 끝까지 관심을 갖고 보려는 힘이 생깁니다.
“왜 그랬을까?”, “그다음엔 어떻게 됐을까?” 같은 질문을 던지며 대화를 이어가는 방식의 책읽기가 아이의 사고력과 언어 발달에 도움이 됩니다.
아이가 엉뚱한 상상을 하거나 다른 결말을 말해도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겠다~” 하며 반응을 긍정적으로 받아주세요.
책을 읽고 난 뒤, 도서관에 가보거나 책을 크기나 주제별로 정리해보는 활동을 함께 하면 책에 대한 흥미와 자기 주도성도 함께 자랍니다.
우리 아이가 발달이 늦다면
이야기를 따라가는 것이 어려운 아기에게는, 같은 책을 반복해서 읽고 이야기의 흐름을 간단한 그림으로 그려보는 방식이 도움이 됩니다.
청각 자극에 민감한 아기는 빠르고 높은 목소리보다, 일정한 속도와 부드러운 리듬으로 읽어주는 방식이 더 편안할 수 있습니다.
자폐 성향이 있는 아기의 경우, 관심이 높은 주제(예: 기차, 동물 등)의 책을 반복해서 읽는 루틴을 만들면 안정감을 느끼고 몰입도가 높아집니다.
책 보기: 디지털 시대지만 책보기는 여전히 아기 발달에 중요해요 더 읽기"
외출하기: 아기의 발달을 위해 더 넓은 사회로 나아가기
글 : 이소영(한국영아발달조기개입협회)
외출은 단순히 생활의 공간을 넓혀가는 것만이 아니라, 아기에게는 처음 만난 낯선 세상을 탐색하며 감각, 운동, 언어, 인지, 사회성을 키워가는 아주 중요한 일과입니다.하지만 연령별 발달 특성과 생활리듬, 안전 요소를 함께 고려하지 않으면 외출이 오히려 피로하거나 스트레스로 작용할 수도 있습니다.
이 칼럼에서는 생후 0~36개월을 다섯 시기로 나누어 각 시기별로 외출이 갖는 발달적 의미,
발달을 돕는 포인트, 일반적인 유의사항, 그리고 발달이 느린 아기를 위해 생각해 볼 점들을 제시합니다.
아직 걸음마를 못하는 어린 아기라도 세상과 연결될 수 있도록, 말이 늦는 아기라도 언어 자극을 충분히 받을 수 있도록, 우리 아기에게 ‘세상을 만나는 즐거움’이 될 수 있는 외출을
매일의 일상 속에서 천천히 만들어가 보세요.
‘외출하기’는 단순히 문 밖을 나서는 행위를 넘어, 아기에게는 환경을 탐색하고 세상과 연결되는 매우 중요한 경험입니다. 생후 0~3세 시기는 감각, 운동, 인지, 언어, 사회정서 등 전반적인 발달이 급격히 이루어지는 시기로, 외출을 통해 다양한 감각 자극을 받고, 물리적·사회적 환경과 상호작용하며, 발달의 기회를 얻습니다.
영아기에 외출은 신체 발달 수준과 생활 리듬을 고려해 조절되어야 합니다. 수유와 낮잠 주기를 고려하고, 무리하지 않은 거리와 시간의 외출부터 시작하여 점차 안정감을 느끼며 활동의 폭을 넓혀가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때 유모차, 아기띠, 카시트 등은 아기의 자세를 보호하고 안전하게 이동할 수 있도록 돕는 필수 도구입니다.
또한 외출은 생태학적 접근(ecological approach)에서 볼 때, 아기가 생활하는 환경을 점차 넓혀가는 과정입니다. 처음에는 집 주변 골목이나 놀이터, 공원처럼 가까운 물리적 공간에서 시작하여, 점차 도서관, 편의점, 시장, 키즈카페, 놀이공원 등 지역사회 자원과 연결됩니다. 이러한 장소는 단순히 공간이 아니라, 아기의 인지적 호기심을 자극하고 사회적 관계를 학습할 수 있는 무대가 됩니다.
특히 만 18개월 이후에는 또래와의 만남, 타인과의 상호작용 기회를 갖는 것이 중요하며, 이를 위해 지역사회 내 적절한 시설(작은 놀이터, 개방형 북카페, 영유아 프로그램 운영 기관 등)을 이용해볼 수도 있습니다. 부모와 함께 하는 외출은 아기에게 정서적 안정감을 제공하며, 낯선 환경에서도 탐색하고 주도적으로 행동하는 능력을 기를 수 있도록 돕습니다.
외출은 아기의 발달적 성취를 이끌어내는 동시에, 아기가 살아갈 사회의 일원으로 한 걸음씩 나아가는 시작점이 됩니다.
0~6개월: 꼭 필요한 만큼만 천천히 시작해요
0~6개월 아기에게 외출은 아직 익숙한 일상이 아니에요. 이 시기의 외출은 대부분 병원에 예방접종을 맞으러 가는 경우가 많고, 그 외에는 집 주변을 아주 잠깐 산책하는 정도로 충분합니다. 아기의 몸은 아직 외부 환경에 적응하는 중이기 때문에, 외출 자체가 피로할 수 있어요. 그렇지만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부모님의 품에서 처음 느끼는 바람, 햇살, 주변 소리와 같은 감각 자극은 아기에게 아주 귀중한 첫 경험이 된답니다. 외출은 우리 아기가 세상을 만나기 시작하는 중요한 통로예요. 처음엔 짧게, 아기의 컨디션이 괜찮을 때 잠깐 바깥공기를 쐬어보는 것부터 시작해 보세요.
발달 포인트
이 시기 외출의 핵심은, 아기가 안전하게 다양한 감각 자극을 경험하고 부모님과의 안정된 상호작용을 통해 세상을 인식해가는 것이에요.
유모차나 아기띠 안에서도 아기는 바람, 햇살, 주변 소리, 움직이는 풍경 등 다양한 감각 자극을 자연스럽게 경험하게 돼요.
“해가 쨍쨍하네~”, “새가 짹짹하네~”와 같은 짧은 언어 자극은 아기의 귀와 마음에 언어의 리듬과 정서를 심어줍니다.
부모님의 목소리, 표정, 눈맞춤은 아기에게 정서적 안정감을 주며 애착 형성에도 중요한 역할을 해요.
유모차나 아기띠를 사용할 때는 좋은 자세로 아기의 몸을 지지해 주는 것이 중요해요. 특히 머리와 목의 안정성은 발달 초기 아기에게 꼭 필요한 조건이랍니다.
유의사항
아직 수면과 수유 리듬이 불안정한 시기이기 때문에, 외출 전에는 반드시 아기의 상태를 확인해 주세요. 수유 직후나 졸릴 때는 외출을 피하고, 컨디션이 좋은 시간대를 골라 짧게 나가보는 것이 좋아요.
외출 시에는 반드시 아기띠나 유모차를 사용해 주세요. 아기를 안고 다니다가 넘어지는 사고는 실제로 자주 발생하며, 특히 계단이나 미끄러운 길에서는 매우 위험해요.
아기띠 착용 시에는 머리와 목이 잘 지지되고 있는지 꼭 확인해 주세요.
날씨가 좋아도 햇볕이 강한 날엔 모자나 차양막으로 보호해 주시고, 바람이 센 날이나 기온이 급격히 낮은 날에는 외출을 미루는 것도 좋습니다.
우리 아이가 발달이 늦다면
만약 우리 아기가 목을 잘 가누지 못하거나 감각에 민감한 편이라면, 외출은 더 조심스럽게 접근해야 해요. 머리나 목 지지가 더 필요한 경우라면 유모차보다는 아기띠가 안정감을 줄 수 있고, 짧은 시간만 바람을 쐬는 것으로도 충분합니다.
감각 과민이 있는 아기라면 소음이 적고 사람이 많지 않은 시간대를 골라 조용한 길을 산책해보세요. 아기가 불편해하는 신호를 보인다면 바로 집으로 돌아오는 것도 괜찮아요. 외출 자체보다 중요한 건 아기의 감정을 존중하고 안정감을 유지해주는 것이거든요.
무엇보다도, 발달이 느린 아기라고 해서 외출을 포기할 필요는 없어요. 단지 우리 아기에게 맞는 방법과 속도를 찾는 게 중요하답니다. 짧은 외출도 아기의 세상을 넓혀주는 소중한 기회가 될 수 있어요.
6~12개월: 좀 더 넓은 세상을 만나볼 시간
아기가 어느덧 뒤집고, 앉고, 기기 시작했나요? 이제는 아기와 함께 조금 더 자주 바깥세상을 마주해 볼 수 있는 시기예요. 생후 6개월이 지나면 아기의 신체도 한결 탄탄해지고, 주변 환경에 대한 관심도 훨씬 더 많아지죠. 눈으로 보고, 손으로 만지고, 귀로 듣고, 표정으로 반응하면서 아기는 세상을 배워나가요. 그래서 이 시기의 외출은 단순히 새로운 경험 그 이상의 의미를 가져요. 아기에게는 감각과 탐색, 사람과의 관계를 배워가는 중요한 발달 기회랍니다.
발달 포인트
이 시기의 아기들은 비언어적 의사소통이 활발해지는 시기예요. 무엇인가를 가리키거나, 손을 뻗거나, 눈으로 따라보는 행동들이 많아지죠. 외출을 하며 아기의 시선과 손짓을 잘 따라가 주세요. “저거 가리킨 거야? 그건 풍선이야~” 이렇게 반응해 주는 것이 아기의 표현 능력을 자라게 해요.
또한 아기띠에 안겨 있을 때도, 유모차에 앉아 있을 때도 계속해서 눈맞춤을 하고 말을 걸어 주세요. 걷는 길에 있는 나무, 자동차, 새소리 등 모든 것이 아기에게는 새로운 자극이니까요. 짧게라도 “빠방 지나간다~”, “시원한 바람이 부네~” 같은 표현을 자주 해 주세요. 이러한 일상 언어 자극이 나중에 말이 트이는 데 큰 도움이 된답니다.
유의사항
가끔 아기를 그냥 안고 외출하시는 분들이 계신데요, 넘어짐 사고는 생각보다 자주 일어납니다. 특히 비가 오거나 미끄러운 길이 많을 때는 아기띠나 유모차를 사용하셔야 아기의 안전이 보장돼요.
유모차를 사용할 땐 반드시 안전벨트를 채워주시고, 아기의 자세가 흐트러지지 않도록 자주 확인해 주세요. 또 외출은 아기의 컨디션에 따라 조절해 주세요.
수유 직후, 낮잠 시간이 임박했을 땐 외출을 잠시 미뤄보시는 것도 좋아요. 아직은 긴 외출을 자주 하는 것은 피하고, 집 가까운 곳을 짧게 산책해 보세요.
우리 아이가 발달이 늦다면
아직 고개를 잘 가누지 못하거나, 감각에 민감한 아이라면 외출 자체가 스트레스가 될 수 있어요. 이럴 땐 아기의 신호를 세심하게 관찰하면서 조용하고 예측 가능한 장소를 선택해 주세요. 사람이 많고 소음이 큰 곳보다는, 나무나 바람소리를 들을 수 있는 조용한 공간이 더 좋아요.
또한 아기가 주변에 관심을 보이지 않더라도, 양육자께서 먼저 손가락으로 가리키고 “저기 나무 있네~”라고 말해주며 모델링을 자주 해 주세요.
아기가 주변 환경에 관심이 없는 것처럼 보이더라도, 얼굴 가까이에서 말을 걸고 반응을 기다려 주세요. ‘내 아기는 아직 반응이 없으니까 효과 없겠지’라고 포기하지 마시고, 천천히 반복적으로 상호작용하는 경험을 계속 쌓아가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해요.
12~18개월: 아기와 함께 '걸어서' 외출해 보세요
아기가 한두 걸음 걷기 시작했나요? 어느새 유모차에만 있던 아기가 스스로 바닥을 디디고 ‘내가 직접 가보겠다!’는 의지를 보이는 시기가 바로 이때예요. 12~18개월은 아기의 움직임이 확장되고, 외출이 자기 주도적인 탐색으로 이어지는 아주 중요한 시기랍니다.
처음엔 아기가 가고 싶은 곳으로 막 걷고 싶어 하고, 안전하게 잡아주던 손을 뿌리치기도 해요. 당황스러울 수 있지만, 이건 아기가 세상과 상호작용하고자 하는 적극적인 표현이에요. 하지만 안전이 가장 우선이겠죠. 이제는 아기와 함께 걷고 멈추며 느긋한 ‘탐험’을 즐기는 시간이 필요해요.
이제 외출은 ‘부모가 데려가는 시간’에서 ‘아기와 함께 움직이는 시간’으로 변하고 있어요. 아기의 걷는 발걸음에 맞춰 잠시 멈추고, 앉아보고, 눈맞춤을 나누며 세상을 함께 경험해 보세요.
발달 포인트
12~18개월은 신체적 이동이 가능해지면서 주의 집중력이 함께 자라나는 시기예요. 아기가 한 방향으로 계속 가려고 하거나 자꾸 멈춰서 뭔가를 쳐다보는 건 ‘흥미’와 ‘탐색’의 시작이에요.
아기 이름을 불러서 반응을 유도해보세요. “○○야, 이쪽으로 와볼래?”, “여기 나비 봐봐~” 아기와 눈을 마주치며 말 걸고 따라 하게 유도하면 언어 발달에도 큰 도움이 됩니다.
또한 “저기 나무!”, “강아지 멍멍이!” 같이 단어 중심의 짧은 문장을 반복해 주세요. 아기가 말하지 않아도
머릿속에서 단어와 장면을 연결하며 자신의 언어를 준비하고 있어요.
유의사항
이제는 유모차 없이 걷는 외출이 늘어나지만, 모든 장소에서 아기가 걷도록 할 필요는 없어요. 사람이 많은 곳, 차가 다니는 길, 낯선 환경에서는 손을 잡거나 유모차를 병행해 사용하는 것이 좋아요.
또 아기가 방향을 마음대로 바꾸거나 앉아서 무언가에 집중하는 경우도 많기 때문에 한 장소에 충분히 머무를 수 있도록 시간적 여유를 가져보세요.
무엇보다 중요한 건 아기 속도에 맞춰 걷고 멈추며 함께 바라보는 자세예요. 빨리 목적지에 가는 것보다 “저건 뭐지?”, “이건 왜 저렇게 생겼지?” 하고 궁금해하는 순간을 놓치지 않는 것이 더 중요하답니다.
우리 아이가 발달이 늦다면
아직 걷지 못하는 아기라도 유모차나 아기띠를 활용해 바깥세상과 만나게 해주세요. 손 흔들기, 사물 가리키기, 눈맞춤과 말소리 듣기 등 다양한 상호작용 기회를 만들 수 있어요.
몸통을 가누는 힘이 약하거나 자세 유지가 어려운 아기라면 등받이가 몸통을 안정되게 지탱할 수 있는 유모차를 선택하고, 외출 시간도 짧게 조절해 주세요. 또한 외출 전후 아기의 피로 신호를 잘 살펴주셔야 해요.
언어 표현이 늦더라도 아기에게 말을 걸고, 손짓으로 표현해주는 경험은 언어를 받아들이는 힘을 키우는 기반이 됩니다. “우리 아기는 반응이 없어서 소용없어요…” 하지 마시고, 부모님이 먼저 다가가주는 외출을 이어가 주세요.
18~24개월: 아이가 주도적으로 환경을 탐색해요
아기가 이제 제법 걷고, 자기가 원하는 방향으로 가고 싶어 하죠? 손을 잡아도 손을 빼고 도망가려 하고, 가야 할 길과는 전혀 다른 곳으로 가버리기도 해요. 당황스러울 수 있지만, 바로 이 시기가 아기의 자율성과 탐색 욕구가 폭발적으로 커지는 시기랍니다. 18~24개월은 아기가 외출을 단순한 산책이 아닌 '원하는 것을 스스로 하는 시간’으로 인식하기 시작하는 전환점이에요. "공원 가요", "계단 올라가요", "할머니 집 가요" 이런 표현을 스스로 하기도 하고, 반복된 외출 경로와 장소를 기억하며 기대하고 준비하는 모습도 보이죠. 이제 외출은 아기에게 기억, 예측, 선택, 감정 표현이 담긴 활동이 됩니다. "공원에 간다"는 말을 들으면 신발을 가지러 가고, 모자를 들고 오는 행동도 하게 돼요. 이건 단순한 모방이 아니라, '외출'이 예측 가능한 일과로 자리 잡았다는 의미예요.
발달 포인트
반복된 장소와 경로를 통해 아기는
계획 세우기
역할 인식
기억력
사회적 규칙 이해를 배워가기 시작합니다.버스를 기다리며 줄을 서고, 신호등 앞에서 멈추고, 엘리베이터 버튼을 누르며 기다리는 상황 하나하나가 아기에게는 사회적 맥락과 규칙을 경험하는 학습 기회가 됩니다.
또한 이 시기의 아기들은 이름을 부르면 반응하고, 부모가 가리키는 방향으로 이동하며, 짧은 말이나 지시에 점점 잘 반응하게 돼요. “○○야, 엄마 손잡고 건너자”, “이쪽으로 와볼래?” 이런 간단한 안내와 상호작용을 통해
아기는 사회적 행동과 관계 속에서 움직이는 경험을 쌓게 됩니다.
외출 중에는 주변의 사물이나 사람을 가리키며 “멍멍이!”, “차!”, “안녕~”처럼 단어를 따라 말하거나 흉내내는 표현도 많아져요. 이때 부모님이 아기의 반응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짧고 구체적인 단어를 반복해서 들려주는 것이
언어 발달에 큰 도움이 됩니다.
가끔 아기가 멈추고, 돌아서고, 갑자기 앉아버리는 행동이 당황스럽게 느껴질 수도 있어요. 하지만 이는 “나는 이렇게 하고 싶어요”라는 자율적 의사 표현이에요. 이제 외출은 부모가 데리고 나가는 시간이 아니라, 아기와 함께 만들어가는 의미 있는 활동으로 바뀌는 시기랍니다.
유의사항
아기와 외출하다 보면 가려고 했던 곳엔 도착도 못 하고 길가 풀잎만 만지다 올 때도 있죠. 하지만 그게 바로 이 시기 외출의 핵심이에요. 결과보다 과정, 속도보다 관심, 효율보다 관계가 중요한 시기거든요.
다만, 아직 교통 규칙이나 위험 인식을 완전히 하지 못하므로
차도 근처에서는 반드시 손을 잡고
신호등 보기, 엘리베이터 버튼 누르기 등은
간단한 규칙놀이처럼 반복해서 알려주는 것이 좋아요.
또한 한꺼번에 너무 다양한 장소를 방문하기보다 한 장소에서 오래 머무르며 충분히 탐색하게 해 주는 외출을 추천드려요.
우리 아이가 발달이 늦다면
아직 말을 하지 않거나 이동이 미숙한 아기라고 해도 이 시기 외출은 꼭 필요한 활동이에요. 다만 조금 더 계획적으로, 반복적으로, 예측 가능하게 구성해 주세요. 예를 들어, 외출 전 "지금 ○○ 가자"라고 알려주고, 사진이나 사물로 예고해주고, 익숙한 경로를 반복적으로 가는 것이 아기에게 안정감을 줘요.
또 아기가 아기가 길거리에서 갑자기 멈추거나,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가려 할 때가 많을 수 있어요. 발달이 느린 아기의 경우, 주의 전환이 어렵거나 익숙하지 않은 환경에 불안을 느껴서 그런 반응을 보일 수 있습니다. 이럴 때는 단순히 “이리 와”라고 재촉하기보다는, 사진이나 그림 카드를 보여주며 “지금 놀이터 가는 길이야”, “여기 지나가면 ○○를 볼 수 있어”라고 시각적인 단서와 함께 말로 설명해 주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짧은 문장이나 특정 문구를 반복적으로 말해주는 방식도 좋습니다. 예를 들어 “이제 오른쪽으로 가요~ 오른쪽~”처럼 리듬 있게, 천천히 말하며 안내하면 아기가 불안감을 덜 느끼고 상황을 받아들이는 데 도움이 됩니다.
그리고 가능하다면 아기와 함께 항상 같은 경로, 같은 순서로 외출을 반복해보세요. 예측 가능한 외출 루틴은 아기에게 안정감을 주고 외부 자극에 대한 적응력을 높여줄 수 있습니다.
걷지 못하는 아기라면 유모차에서 주변을 관찰하고 양육자와 짧은 문장으로 대화를 나누면서 외부 환경에 대한 이해력과 언어적 자극을 충분히 받을 수 있도록 해주세요.
24~36개월: 익숙한 지역사회 공간과의 연결이 시작돼요
이제 아이가 먼저 어디 가자고 말하진 않나요? "놀이터 가자!", "버스 타고 시장 가요!" 이 시기의 아기들은 외출을 단순한 움직임이 아닌 의미 있는 활동, 기대되는 사건으로 인식해요. 외출 장소를 미리 기억하고, 거기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도 어느 정도 알고 있어요. 더불어 “내 가방 가져갈래요!”, “내가 먼저 걸을 거예요!” 같은 표현이 늘면서 외출에 자율성과 자기표현이 본격적으로 드러나기 시작합니다. 24~36개월은 아기가 자신의 세계를 사회와 연결해 가는 시기예요. 외출하는 이유를 알고 어디로 가는지, 무엇을 할지 미리 예상하며 타인과의 관계 속에서 경험을 쌓아가는 ‘사회생활’이 시작되는 시기랍니다.
발달 포인트
24~36개월은 역할 놀이가 시작되는 시기예요. 외출은 역할 놀이의 살아 있는 배경이 되어줄 수 있어요.
마트에 가면 계산대 앞에서 “이거 주세요” 흉내를 내고, 엘리베이터 거울 앞에선 자기 얼굴을 보며 포즈를 잡아요.
이러한 행동은 단순한 장난이 아니라 자신이 보고 들은 것을 기억하고 모방하며 사회적 역할을 이해해가는 과정이에요.
또한 신호등을 기다리거나, 버스를 타기 위해 줄을 서는 경험은 아기에게 사회적 규칙을 자연스럽게 배우는 기회를 줍니다. “기다려야 해요”, “한 사람씩 타야 해요” 같은 설명을 상황 속에서 짧게 반복적으로 말해주는 것이 효과적이에요.
외출 중 감정 표현도 풍부해져요. “무서워요”, “싫어요”, “재밌었어!”처럼 경험을 말로 표현하고, 감정을 공유하는 능력이 자라나요. 이때 부모님이 아기의 말을 잘 들어주고 “아, 무서웠구나”, “정말 재미있었겠다~” 하고
공감해주는 것이 정서 발달과 언어 확장에 큰 도움이 됩니다.
또래 아이들을 만나 “안녕~” 하며 인사해보기도 하고, 같은 놀이터의 모래놀이 친구와 함께 장난감을 나누기도 해요. 아직 사회적 기술은 미숙하지만, 이런 순간들이 바로 사회성의 씨앗이 되는 거예요.
또한 이 시기 아기들은 스스로 방향을 정하고 싶어 하고 걸음도 빨라져 활동 반경이 확 넓어지죠. “이 길로 갈래요!”, “오늘은 엘리베이터 안 타고 계단으로 갈래요!” 이런 말 속에는 탐색, 선택, 통제감, 독립성이 담겨 있어요.
유의사항
이 시기의 아이는 스스로 해보려는 욕구가 아주 강합니다. “내가 먼저 가!”, “내가 문 열 거야!” 같은 표현이 자주 들리죠. 그럴 때는 가능한 한 아이의 선택을 존중해 주세요.
단, 차도나 낯선 공간에서는
손잡기
약속한 선 넘지 않기
부모님의 음성 지시에 반응하기 같은 안전 규칙은 반복적으로 연습하고, 무너졌을 때는 즉시 중단해 ‘일관된 기준’을 보여주는 것이 중요해요.
또한 아기의 속도에 맞춰 외출 경로와 시간을 조절해 주세요. 여러 장소를 연달아 방문하기보다는 하나의 장소에서 충분히 놀고 관찰하고 표현할 수 있는 시간을 주는 것이 좋아요. 특히 낮잠 시간과 간식 시간 등 하루 리듬과 외출을 잘 조율하는 것이 아기의 감정 조절에도 큰 영향을 미쳐요.
우리 아이가 발달이 늦다면
아직 언어 표현이 미숙하거나 낯선 환경에 불안을 느끼는 아기에게는 예고된 외출, 반복된 경로, 역할 나누기가 도움이 됩니다.
예를 들어,
외출 전에 사진으로 목적지 보여주기
“오늘은 공원 가자. 미끄럼틀 탈 수 있어.”라고 미리 말해주기
아이가 자신의 외출가방 직접 챙기기
“우리 ○○가 엘리베이터 1층 버튼 눌러줄래?” 이런 작은 준비와 역할 분담은 아기에게 예측 가능성과 참여감을 동시에 줄 수 있어요.
걷는 것이 어렵거나 낯선 장소에서 멈춰 서기 쉬운 아기라면 차분하고 조용한 장소부터 시작하고, 유모차 안에서도 손짓, 눈맞춤, 말 걸기를 꾸준히 해주세요. 그 자체로 외출은 여전히 세상과 연결되는 발달의 기회가 된답니다.
외출하기: 아기의 발달을 위해 더 넓은 사회로 나아가기 더 읽기"
외출 준비, 새로운 세상과의 만남을 준비하는 시간
글 : 이소영(한국영아발달조기개입협회)
0~3세 영아에게는 하루하루의 일상이 곧 발달의 장이 됩니다. 특히 치료실보다 집 안에서 반복되는 외출 준비와 같은 일상 활동이 더 효과적인 배움의 기회가 될 수 있습니다. 아침에 옷을 입고, 신발을 신으며, 외출 전후의 행동을 반복하는 과정에서 영아는 소근육과 대근육, 인지와 자조 능력을 자연스럽게 통합적으로 키워갑니다. 이 글에서는 외출 준비라는 일상을 통해 아기가 발달할 수 있는 다양한 기회를 0~36개월의 시기별로 소개하고, 발달지연이나 장애가 있는 영아를 위한 고려사항도 함께 제시합니다. 일상 속에서 아이의 자율성과 자신감을 키우는 방법을 부모와 함께 고민해보려 합니다.
0~3세 영아에게는 하루의 모든 일과가 발달의 기회가 됩니다. 특히 발달에 어려움이 있는 아기에게는 치료실에서의 시간이 아닌, 집 안에서 반복되는 일상 속 활동이 진짜 배움의 시간이 될 수 있어요.
예를 들어 손의 힘이나 조작 능력이 약한 아기들은 작업치료실에서 옷 입고 벗는 연습을 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옷을 입고 벗는 건 매일 아침 외출 준비를 하면서 실제로 경험할 수 있는 활동이지요. 걷기나 기기와 같은 이동 능력을 키우기 위한 물리치료 역시, 외출할 때 신발을 챙겨 신거나 유모차까지 걸어가는 순간에 자연스럽게 실천할 수 있습니다. 인지적인 발달도 마찬가지예요. 외출 전에 어떤 일이 일어날지 예측하고, 순서를 기억하고, 가족의 행동을 관찰하며 따라 하는 과정을 통해 아기는 주변 환경에 집중하고 스스로 판단하는 힘을 키우게 됩니다.
어떤 아기들은 하루에도 여러 번 치료실을 다니며 발달 자극을 받기도 하고, 낮병동에 입원해서 하루 종일 치료를 받는 경우도 있어요. 아침 일찍 물리치료 2회기, 작업치료 2회기, 언어치료 1회기를 받고 늦은 오후에야 집에 돌아오는 일상도 드물지 않습니다. 하지만 이런 치료의 궁극적인 목표는 결국 ‘일상을 살아가는 기술’을 갖추는 데 있습니다.
아침에 외출을 준비하면서 옷을 고르고, 신발을 신는 활동, 외출 후 돌아와 신발을 벗고 외투를 정리하고 손을 씻는 일들은 모두 아기의 소근육, 대근육, 인지, 자조 능력이 통합적으로 발달하는 시간이에요. 무엇보다도 이런 활동은 매일 반복되기 때문에 치료실보다 훨씬 더 자주, 자연스럽게 연습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준답니다.
외출 준비는 단순히 ‘밖에 나가기 위한 절차’가 아니에요. 아이가 스스로 움직이고, 선택하고, 기다리고, 도전하면서 자율성과 자신감을 키우는 귀한 시간입니다. 또한 부모님이 아기의 능력을 발견하고 도와줄 수 있는 소중한 기회이기도 하지요.
이 글에서는 외출 준비라는 일상을 통해 각 연령대의 아기들이 어떤 발달을 경험할 수 있는지, 그리고 부모님이 어떤 점을 고려해주시면 좋을지 함께 살펴보려고 합니다. 0~6개월부터 36개월까지 다섯 시기로 나누어 구체적으로 안내해드릴게요. 특히 발달이 느리거나 장애가 있는 아기들에게는 어떤 점에 더 주의해주셔야 하는지도 함께 담았습니다.
치료실보다 더 효과적인 발달 기회가 바로 여러분의 일상 속에 있다는 사실을 기억해주세요.
0~6개월: 새로운 감각을 경험할 수 있는 외출 준비
외출의 의미
아직 외출을 자주 하지는 않지만, 가끔 외출을 준비하며 옷을 갈아입히거나 모자를 씌우고, 유모차에 앉히는 모든 과정이 아기에게는 새로운 감각 자극과 양육자와의 상호작용 기회입니다. 몸에 닿는 옷의 감촉, 모자의 눌림, 유모차에 눕는 자세의 변화 등을 통해 신체 감각이 다양하게 자극됩니다.
발달 포인트
✔️외출 전에 수유와 기저귀 갈이를 통해 아기의 상태를 편안하게 만들어 주세요.
✔️외출복을 입히며 부위 이름을 말해주고 부드럽게 만져주세요.
✔️모자나 양말을 신길 때는 "이건 발, 이건 머리"처럼 말로 짚어주세요.
✔️유모차에 눕히기 전 "이제 나갈 거야~" 같은 예고 말을 해주세요.
유의사항
✔️사람이 많은 장소는 피해주세요. 0~6개월은 면역 체계가 아직 완전히 형성되지 않은 시기입니다. 실제로 세계보건기구(WHO)와 미국소아과학회(AAP)에서는 생후 6개월 미만 아기의 경우 호흡기 바이러스 및 감염성 질환에 취약하므로, 붐비는 장소 방문을 피하도록 권장하고 있습니다. 특히 겨울철 감기나 RSV, 독감이 유행하는 시기에는 더 주의가 필요합니다.
✔️장시간 외출은 피해주세요. 신체 리듬이 불안정한 이 시기에는 긴 시간 외출이 수면과 수유, 배변 등의 루틴을 흐트러뜨릴 수 있어요. 외출은 짧고 간단하게, 아기가 깨어 있고 기분이 좋은 시간에 시도하는 것이 좋아요.
✔️차를 탈 땐 꼭 카시트를 이용해주세요. 생후 12개월 미만 아기와 몸무게 9kg 이하인 경우, 뒤보기(Rear-facing) 전용 카시트를 사용해야 합니다. 카시트는 차량의 뒷좌석 중앙에 설치하는 것이 가장 안전합니다. 시트벨트 또는 ISOFIX로 단단히 고정되었는지 꼭 확인해 주세요.
우리 아이가 발달이 늦다면
✅'많은 자극을 경험하게 해줘야 한다'는 이유로 너무 이른 시기부터 수업이나 활동에 참여시키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아요. 발달을 자극하려는 의도로 다양한 프로그램에 노출시키는 경우가 있지만, 이 시기의 아기에게는 가장 중요한 발달 과제는 안정된 애착 형성과 루틴의 형성입니다.
✅아직 양육자와의 애착이 충분히 형성되지 않은 상태에서 치료나 외부 활동에 과도하게 노출될 경우, 아기들은 어른의 지시에만 반응하는 습관이 형성되기 쉽고, 이후 각 시기에 적절한 생활 루틴(수유-수면-놀이-상호작용) 형성이 어려워질 수 있어요.
✅그 결과로 단체 생활에 필요한 자기조절 능력이나 또래와의 상호작용 발달이 늦어지는 경우도 자주 발생합니다. 아기에게는 치료보다 더 중요한 것이 보호자와의 안정적인 관계 안에서의 반복된 일상 경험임을 기억해주세요.
6~12개월: 더 넓은 세상을 향해
외출의 의미
이 시기의 아기들은 혼자 앉을 수 있고, 기기 시작하면서 주변 환경에 대한 관심이 점점 커집니다. 외출은 단순한 감각 자극을 넘어, 직접 몸을 움직이며 세상을 탐색하는 첫 경험이 됩니다.
발달 포인트
✔️외출 준비 시 모자나 양말을 신기며 아기의 신체 부위를 짚어주고 이름을 알려주세요.
✔️유모차에 앉기 전 “앉자”, “안전벨트 찼어~” 등 간단한 말로 상황을 예고해 주세요.
✔️거울 앞에서 외출 복장을 보여주며 자기 인식 기회를 주세요.
✔️유모차에 타기 전 아기에게 손을 뻗게 하여 잡고 일어서기, 잡고 걷기 같은 동작을 유도해 보세요.
유의사항
✔️이동 중 장난감이나 물티슈처럼 익숙한 물건을 챙기면 낯선 환경에서도 아기가 안정감을 느낄 수 있어요.
✔️외출 시간은 아기가 잘 깨어 있는 시간대로 조절해 주세요. 활동 전후 수유와 기저귀 확인도 잊지 마세요.
✔️유모차에만 오래 앉아 있는 것은 피하고, 외출지에서 아기가 바닥에서 기어볼 수 있는 기회를 주세요.
우리 아이가 발달이 늦다면
✅아직 앉기나 기기가 미숙한 아기에게는 무리한 외출보다는, 짧고 익숙한 장소 위주로 외출 계획을 잡아주세요.
✅외출이 너무 자주 반복되면 일상의 리듬이 흐트러질 수 있어요.
✅외출 후 피로가 과도하게 누적되지는 않는지 살펴보고, 필요하다면 낮잠 루틴을 조정해 주세요.
12~18개월: 한 걸음씩 나아가는 독립의 시작
외출의 의미
아기 스스로 걷기 시작하거나, 손을 잡고 걷는 시기로 접어듭니다. 외출은 단순한 동반 활동이 아닌, 아기가 능동적으로 참여하는 시간으로 변합니다.
발달 포인트
✔️신발을 스스로 가져오게 하거나, 한쪽 신발을 직접 신어보도록 격려해 주세요.
✔️외출 순서를 간단히 말로 설명해 주세요. “모자 쓰고, 가방 들고, 나가자!”
✔️유모차까지 혼자 걸어가 보거나, 계단 앞에서 잠깐 발을 올려보는 시도를 함께 해보세요.
✔️짧은 지시(“가방 줘볼까?”, “이리 와”)에 반응하도록 도와주세요.
유의사항
✔️“내가 할래요!”가 시작되는 시기입니다. 스스로 하려는 의욕은 존중하되, 시간 여유를 두고 기다려주세요.
✔️예상치 못한 상황에 대한 감정 폭발도 있을 수 있으니, 준비 시간이 길어질 수 있음을 고려해 주세요.
우리 아이가 발달이 늦다면
✅걷는 속도가 느리거나 균형 잡기가 어려운 아기는 유모차에 태우기 전 짧은 거리라도 걷는 경험을 넣어주세요.
✅준비 과정이 어렵다면 사진이나 그림으로 준비 순서를 보여주는 시각적 구조화가 도움이 될 수 있어요.
✅여러 가지를 한꺼번에 수행하기 어렵다면 한 가지 준비 동작(예: 모자 쓰기)에 집중하여 충분히 연습할 수 있도록 해주세요.
18~24개월: 아이 스스로 준비하기
외출의 의미
이 시기의 아기들은 외출의 의미를 이해하기 시작하며, 스스로 무언가를 하려는 욕구가 강해집니다. 준비 과정 자체가 자율성과 자신감을 키우는 시간이 될 수 있어요.
발달 포인트
✔️“어디 갈까?”, “무슨 신발 신을까?”와 같이 선택할 수 있는 질문을 던져보세요.
✔️외출 준비물(물병, 간식 등)을 아기 가방에 직접 넣게 해 주세요.
✔️외투를 입고 벗는 데 도전해보게 하며, 팔을 넣는 방향 등을 말로 알려주세요.
✔️정리 루틴(신발 벗기, 물건 제자리 두기, 손 씻기)을 간단히 함께 해보세요.
유의사항
✔️준비 시간이 오래 걸려도 끝까지 기다려주는 태도가 중요해요.
✔️외출 후 돌아왔을 때도 정리까지 마무리할 수 있도록, 일과 전체를 하나의 루틴으로 연결해 주세요.
우리 아이가 발달이 늦다면
✅순서를 기억하거나 따라 하는 데 어려움이 있는 경우, 외출 전 그림카드나 짧은 노래로 준비 순서를 시각화해 주세요.
✅아직 옷 입기가 어렵다면, 옷을 “반쯤 입혀 놓고 마무리만 아기가 하게” 도와주는 식의 단계적 지원이 효과적입니다.
✅감각 민감성이 있는 아기는 옷의 재질, 모자의 압박감 등에 민감할 수 있으니, 거부 반응이 있는 경우 무리하지 말고 대안을 찾아주세요.
24~36개월: 아이가 계획하고 참여하기
외출의 의미
이제 외출은 아기에게 스스로 계획하고 참여하는 활동이 됩니다. 옷을 고르고, 신발을 신으며, 필요한 물건을 챙기는 모든 과정이 자조 기술과 인지 발달의 통합적인 장이 됩니다.
발달 포인트
✔️날씨나 목적지에 따라 옷을 고르게 해보세요.
✔️외출 후 돌아왔을 때 스스로 신발 벗고 정리하고, 손 씻기를 시도할 수 있도록 유도해주세요.
✔️“준비 완료” 같은 단어를 사용하며 자신감을 북돋아 주세요.
✔️엘리베이터 거울에서 표정 흉내내기, 계단 오르기 등 외출 환경 자체를 놀이로 활용할 수 있어요.
유의사항
✔️스스로 하려는 의지가 강해지는 만큼, 실패하거나 좌절했을 때의 감정 조절도 도와주셔야 해요.
✔️충분한 연습과 반복이 필요합니다. 특히 집에 돌아와서 정리 루틴(외투 벗기, 물건 제자리, 손 씻기 등)도 외출 준비만큼 중요하게 여겨 주세요.
우리 아이가 발달이 늦다면
✅복잡한 준비 동작은 단계별로 나누어 도와주시고, 가능하다면 같은 순서로 진행되도록 루틴을 일관되게 유지해 주세요.
✅자기 옷이나 신발을 스스로 찾기 어려운 아기는 라벨, 색깔 표시, 사진 등으로 시각적 단서를 제공해 주세요.
✅모든 것을 말로만 지시하기보다는, 몸짓과 함께 말하거나, 준비된 그림 순서표를 손가락으로 짚으며 설명하는 방식이 효과적입니다.
외출 준비, 새로운 세상과의 만남을 준비하는 시간 더 읽기"
외출 준비, 전인적 발달을 이끄는 루틴
글 : 이소영(한국영아발달조기개입협회)
0~3세 영아에게는 하루하루의 일상이 곧 발달의 장이 됩니다. 특히 치료실보다 집 안에서 반복되는 외출 준비와 같은 일상 활동이 더 효과적인 배움의 기회가 될 수 있습니다. 아침에 옷을 입고, 신발을 신으며, 외출 전후의 행동을 반복하는 과정에서 영아는 소근육과 대근육, 인지와 자조 능력을 자연스럽게 통합적으로 키워갑니다. 이 글에서는 외출 준비라는 일상을 통해 아기가 발달할 수 있는 다양한 기회를 0~36개월의 시기별로 소개하고, 발달지연이나 장애가 있는 영아를 위한 고려사항도 함께 제시합니다. 일상 속에서 아이의 자율성과 자신감을 키우는 방법을 부모와 함께 고민해보려 합니다.
0~3세 영아에게는 하루의 모든 일과가 발달의 기회가 됩니다. 특히 발달에 어려움이 있는 아기에게는 치료실에서의 시간이 아닌, 집 안에서 반복되는 일상 속 활동이 진짜 배움의 시간이 될 수 있어요.
예를 들어 손의 힘이나 조작 능력이 약한 아기들은 작업치료실에서 옷 입고 벗는 연습을 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옷을 입고 벗는 건 매일 아침 외출 준비를 하면서 실제로 경험할 수 있는 활동이지요. 걷기나 기기와 같은 이동 능력을 키우기 위한 물리치료 역시, 외출할 때 신발을 챙겨 신거나 유모차까지 걸어가는 순간에 자연스럽게 실천할 수 있습니다. 인지적인 발달도 마찬가지예요. 외출 전에 어떤 일이 일어날지 예측하고, 순서를 기억하고, 가족의 행동을 관찰하며 따라 하는 과정을 통해 아기는 주변 환경에 집중하고 스스로 판단하는 힘을 키우게 됩니다.
어떤 아기들은 하루에도 여러 번 치료실을 다니며 발달 자극을 받기도 하고, 낮병동에 입원해서 하루 종일 치료를 받는 경우도 있어요. 아침 일찍 물리치료 2회기, 작업치료 2회기, 언어치료 1회기를 받고 늦은 오후에야 집에 돌아오는 일상도 드물지 않습니다. 하지만 이런 치료의 궁극적인 목표는 결국 ‘일상을 살아가는 기술’을 갖추는 데 있습니다.
아침에 외출을 준비하면서 옷을 고르고, 신발을 신는 활동, 외출 후 돌아와 신발을 벗고 외투를 정리하고 손을 씻는 일들은 모두 아기의 소근육, 대근육, 인지, 자조 능력이 통합적으로 발달하는 시간이에요. 무엇보다도 이런 활동은 매일 반복되기 때문에 치료실보다 훨씬 더 자주, 자연스럽게 연습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준답니다.
외출 준비는 단순히 ‘밖에 나가기 위한 절차’가 아니에요. 아이가 스스로 움직이고, 선택하고, 기다리고, 도전하면서 자율성과 자신감을 키우는 귀한 시간입니다. 또한 부모님이 아기의 능력을 발견하고 도와줄 수 있는 소중한 기회이기도 하지요.
이 글에서는 외출 준비라는 일상을 통해 각 연령대의 아기들이 어떤 발달을 경험할 수 있는지, 그리고 부모님이 어떤 점을 고려해주시면 좋을지 함께 살펴보려고 합니다. 0~6개월부터 36개월까지 다섯 시기로 나누어 구체적으로 안내해드릴게요. 특히 발달이 느리거나 장애가 있는 아기들에게는 어떤 점에 더 주의해주셔야 하는지도 함께 담았습니다.
치료실보다 더 효과적인 발달 기회가 바로 여러분의 일상 속에 있다는 사실을 기억해주세요.
0~6개월: 새로운 감각을 경험할 수 있는 외출 준비
아직 외출을 자주 하지는 않지만, 가끔 외출을 준비하며 옷을 갈아입히거나 모자를 씌우고, 유모차에 앉히는 모든 과정이 아기에게는 새로운 감각 자극과 양육자와의 상호작용 기회입니다. 몸에 닿는 옷의 감촉, 모자의 눌림, 유모차에 눕는 자세의 변화 등을 통해 신체 감각이 다양하게 자극됩니다.
발달 포인트
✔️외출 전에 수유와 기저귀 갈이를 통해 아기의 상태를 편안하게 만들어 주세요.
✔️외출복을 입히며 부위 이름을 말해주고 부드럽게 만져주세요.
✔️모자나 양말을 신길 때는 "이건 발, 이건 머리"처럼 말로 짚어주세요.
✔️유모차에 눕히기 전 "이제 나갈 거야~" 같은 예고 말을 해주세요.
유의사항
✔️사람이 많은 장소는 피해주세요. 0~6개월은 면역 체계가 아직 완전히 형성되지 않은 시기입니다. 실제로 세계보건기구(WHO)와 미국소아과학회(AAP)에서는 생후 6개월 미만 아기의 경우 호흡기 바이러스 및 감염성 질환에 취약하므로, 붐비는 장소 방문을 피하도록 권장하고 있습니다. 특히 겨울철 감기나 RSV, 독감이 유행하는 시기에는 더 주의가 필요합니다.
✔️장시간 외출은 피해주세요. 신체 리듬이 불안정한 이 시기에는 긴 시간 외출이 수면과 수유, 배변 등의 루틴을 흐트러뜨릴 수 있어요. 외출은 짧고 간단하게, 아기가 깨어 있고 기분이 좋은 시간에 시도하는 것이 좋아요.
✔️차를 탈 땐 꼭 카시트를 이용해주세요. 생후 12개월 미만 아기와 몸무게 9kg 이하인 경우, 뒤보기(Rear-facing) 전용 카시트를 사용해야 합니다. 카시트는 차량의 뒷좌석 중앙에 설치하는 것이 가장 안전합니다. 시트벨트 또는 ISOFIX로 단단히 고정되었는지 꼭 확인해 주세요.
우리 아이가 발달이 늦다면
✅'많은 자극을 경험하게 해줘야 한다'는 이유로 너무 이른 시기부터 잦은 외출을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발달을 자극하려는 의도로 다양한 프로그램에 노출시키는 경우가 있지만, 이 시기의 아기에게는 가장 중요한 발달 과제는 안정된 애착 형성과 루틴의 형성입니다.
✅과도하게 외부 활동에 과도하게 노출될 경우, 아기들은 적절한 생활 루틴(수유-수면-놀이-상호작용) 형성이 어려워질 수 있어요.
✅꼭 필요한 외출인지 아닌지 한 번 생각해 보세요.
6~12개월: 더 넓은 세상을 향해
이 시기의 아기들은 혼자 앉을 수 있고, 혼자 앉고 기기 시작하면서 아기는 세상을 능동적으로 탐색하기 시작합니다. 외출 준비 과정도 단순히 입히는 시간이 아니라, 몸짓과 소리를 따라하고 주변을 인식하는 연습의 시간이 됩니다.
발달 포인트
✔️외출 준비 시 모자나 양말을 신기며 아기의 신체 부위를 짚어주고 이름을 알려주세요.
✔️유모차에 앉기 전 “앉자”, “안전벨트 찼어~” 등 간단한 말로 상황을 예고해 주세요.
✔️거울 앞에서 외출 복장을 보여주며 자기 인식 기회를 주세요.
✔️유모차에 타기 전 아기에게 손을 뻗게 하여 잡고 일어서기, 잡고 걷기 같은 동작을 유도해 보세요.
유의사항
✔️외출 시 아이가 편안함을 느끼는 물건(장난감, 천 등)을 준비해 주세요.
✔️외출 시간은 아기가 깨어 있는 시간대로 조절해 주세요. 활동 전후 수유와 기저귀 확인도 잊지 마세요.
우리 아이가 발달이 늦다면
✅앉기나 기기 어려움이 있다면 유모차에 오래 태우기보단 짧은 외출 위주로 계획해 주세요.
✅유모차나 카시트에 안정감 있게 앉기 어려운 아기라면 아기의 신체를 잘 고정해 주면서도 편안한 보조도구를 준비해 보세요.
12~18개월: 한 걸음씩 나아가는 독립의 시작
이제 아기는 걷거나 손잡고 걷는 등 이동 능력이 생기면서 외출 준비에 직접 참여하고 싶어합니다. 아직 능숙하지는 않지만, 행동을 모방하고 간단한 말에 반응하는 능력이 활발해지는 시기입니다.
발달 포인트
✔️“신발 가져와 볼까?”라고 말하면 신발을 가져오는 시도를 하기도 해요.
✔️신발을 발에 대보며 신어 보려고 하면 지켜보면서 기다려 주세요.
✔️“모자 쓰고, 가방 들고 나가자” 같은 순서 지시를 반복해주세요.
✔️유모차까지 혼자 걷기와 같이 짧은 거리를 혼자 걷게 해보세요.✔️계단 앞에서 잠깐 발을 올려보기도 하고, 계단의 마지막 단에서 손을 잡고 내려오기도 시켜보세요.
✔️"가방 줘", "이리 와"와 같이 짧은 지시에 반응하도록 도와주세요.
유의사항
✔️“내가 할래요!”가 시작되는 시기입니다. 스스로 하려는 의욕은 존중하되, 시간 여유를 두고 기다려주세요.
✔️예상치 못한 상황에 대한 감정 폭발도 있을 수 있으니, 준비 시간이 길어질 수 있음을 고려해 주세요.
우리 아이가 발달이 늦다면
✅언어적 지시를 이해해서 준비하는 과정에 참여하는 것이 어렵다면, 준비 과정에 필요한 것들을 사진이나 그림으로 보여줘 보세요. 실제 가정에서 쓰고 있는 물건의 사진을 보여준다면 더 잘 이해할 수 있겠지요.
✅여러 가지를 한꺼번에 수행하기 어렵다면 한 가지 준비 동작(예: 모자 쓰기)에 집중하여 충분히 연습할 수 있도록 해주세요.
18~24개월: 아이 스스로 준비하기
외출의 의미
이 시기의 아기들은 외출의 의미를 이해하기 시작하며, 스스로 무언가를 하려는 욕구가 강해집니다. 준비 과정 자체가 자율성과 자신감을 키우는 시간이 될 수 있어요.
발달 포인트
✔️“어디 갈까?”, “무슨 신발 신을까?”와 같이 선택할 수 있는 질문을 던져보세요.
✔️외출 준비물(물병, 간식 등)을 아기 가방에 직접 넣게 해 주세요.
✔️외투를 입고 벗는 데 도전해보게 하며, 팔을 넣는 방향 등을 말로 알려주세요.
✔️정리 루틴(신발 벗기, 물건 제자리 두기, 손 씻기)을 간단히 함께 해보세요.
유의사항
✔️준비 시간이 오래 걸려도 끝까지 기다려주는 태도가 중요해요.
✔️외출 후 돌아왔을 때도 정리까지 마무리할 수 있도록, 일과 전체를 하나의 루틴으로 연결해 주세요.
우리 아이가 발달이 늦다면
✅순서를 기억하거나 따라 하는 데 어려움이 있는 경우, 외출 전 그림카드를 보여주어 시각적으로 확인할 수 있게 해보세요. 짧은 노래를 함으로써 외출에 대해 상기시켜 주어도 좋아요.
✅아직 옷 입기가 어렵다면, 옷을 반쯤 입혀 놓고 '마무리만' 아기가 하게 도와주는 식으로 약간의 도움을 줘보세요. 하지만 마무리를 아기가 하게 되면서 성취감을 느낄 수 있답니다.
✅감각적으로 민감한 아기는 옷의 재질이나 압박 정도에 따라 거부반응을 보일 수도 있어요. 아기가 거부할 수 있는 재질의 의복은 피하고 피부에 자극을 주지 않는 소재의 옷을 준비해 주세요.
24~36개월: 아이가 계획하고 참여하기
외출의 의미
이제 외출은 아기에게 스스로 계획하고 참여하는 활동이 됩니다. 옷을 고르고, 신발을 신으며, 필요한 물건을 챙기는 모든 과정이 자조 기술과 인지 발달의 통합적인 장이 됩니다.
발달 포인트
✔️날씨나 목적지에 따라 옷을 고르게 해보세요.
✔️외출 후 돌아왔을 때 스스로 신발 벗고 정리하고, 손 씻기를 시도할 수 있도록 유도해주세요.
✔️“준비 완료” 같은 단어를 사용하며 자신감을 북돋아 주세요.
✔️엘리베이터 거울에서 표정 흉내내기, 계단 오르기 등 외출 환경 자체를 놀이로 활용할 수 있어요.
유의사항
✔️스스로 하려는 의지가 강해지는 만큼, 실패하거나 좌절했을 때의 감정 조절도 도와주셔야 해요.
✔️충분한 연습과 반복이 필요합니다. 특히 집에 돌아와서 정리 루틴(외투 벗기, 물건 제자리, 손 씻기 등)도 외출 준비만큼 중요하게 여겨 주세요.
우리 아이가 발달이 늦다면
✅복잡한 준비 동작은 단계별로 나누어 도와주시고, 가능하다면 같은 순서로 진행되도록 루틴을 일관되게 유지해 주세요.
✅자기 옷이나 신발을 스스로 찾기 어려워 한다면 라벨, 색깔 표시, 좋아하는 캐릭터 부착 등으로 시각적 단서를 제공해 주세요.
✅모든 것을 말로만 지시하기보다는, 몸짓과 함께 말하거나, 준비된 그림 순서표를 손가락으로 짚으며 설명하는 방식이 효과적입니다.
유보통합 시대, 발달지체 영아를 위한 교사 지원, 어떻게 변화해야 할까?
글 : 이소영(한국영아발달조기개입협회)
유보통합이 추진되면서, 보육과 유아교육이 하나의 체계로 통합된 ‘유아학교(또는 영유아학교)’ 체제가 점차 구체화되고 있다. 이는 단순히 기관 명칭을 바꾸는 것이 아니라, 교사 자격과 역할, 장애영유아 교육의 방식까지 전반적인 재구조화를 의미한다. 이 글에서는 필자가 어린이집을 순회하며 교사를 지원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실제로 어떻게 교사를 도왔는지 소개하고자 한다. 그리고 그 경험을 바탕으로, 앞으로 달라지는 영유아 교육 체계 안에서 발달지체 영아를 위한 교사를 위한 지원 방향도 함께 제안하고자 한다.
기존에는 보육교사와 유치원교사라는 이원화된 체계 아래, 장애영유아는 일반 어린이집, 통합어린이집, 장애전문 어린이집 또는 유치원 특수학급, 특수학교 유치부, 순회교육 등을 통해 다양한 방식으로 교육을 받아왔다. 이제 유보통합 이후의 체계에서는 ‘영유아정교사’(명칭은 아직 확정 전이나, 현장에서는 이와 유사한 통합 자격체계가 유력하게 논의되고 있음)가 0~5세 모든 영유아를 통합적으로 교육하고 지원하게 된다. 특히, 장애 또는 발달지체 영유아가 유아학교에서 또래와 함께 하루 일과를 보내게 되는 상황에서는, 교사에게 더 높은 전문성과 실천 역량이 요구된다. 따라서 교사 1인이 모든 것을 책임지는 방식이 아니라, 전문가의 정기적이고 실질적인 현장 지원이 병행되어야 하며, 가정과의 협력 역시 핵심이 된다.
또한, 이 변화는 영유아 교사에게만 해당되는 것이 아니다. 유아특수교사 역시 이 변화의 중심에 있다. 현실적으로 많은 특수교사가 대학에서 0~2세 영아에 대한 체계적인 교육과 임상경험 없이 졸업하고, 현장 연수 또한 미비한 상황에서 발달지체 영아와 가족을 만나는 현장에 투입되고 있다.
특히 영아가 기관을 이용한다는 것은 유아의 기관 이용과는 성격이 다름을 이해해야 한다. 유아는 놀이 중심의 교육과정을 기반으로 다양한 집단활동과 교재교구 중심의 수업에 참여하는 반면, 영아는 기관을 이용하더라도 일과를 중심으로 교육과정이 운영된다. 영아에게는 하루의 반복되는 일과(예: 식사, 기저귀 갈이, 낮잠, 놀이 등) 자체가 중요한 교육의 틀이며, 이 일과에 자연스럽게 참여하는 과정에서 발달이 촉진된다. 따라서 대략적으로 정해진 운영의 틀이 있다 하더라도 일과 자체가 교육과정이 되며, 자연스러운 학습의 기회를 놓치지 않고 활용해야 한다. 우연히 발생하는 상황 속에서의 상호작용이 교육으로 연결되며, 현재의 수행을 바탕으로 한 활동의 확장과 변화가 핵심적이다. 그렇기에 특수교사들에게도 단순한 교과 지식 전달이 아닌, 영유아 발달과 가족 중심 실천, 일상 속 통합 전략에 대한 체계적인 현장 기반 연수와 코칭이 반드시 병행되어야 한다.
발달지체 영아 담당 교사 지원 경험
필자는 다양한 어린이집을 순회하며 발달지체 영아를 담당하는 교사들을 지원해왔다. 지원의 시작은 기관장 및 담임교사와의 사전 협의였다. 교실 상황, 아동의 특성, 교사의 고민을 함께 나눈 뒤, 일정을 조율하여 정기적으로 기관을 방문했다. 방문 시에는 하루 1시간 내외로 진행되었으며, 일과 중 자연스러운 장면(놀이, 식사, 산책, 낮잠 등)을 중심으로 약 30분간 아동과 교사를 관찰했고, 이후 30분은 교사와 대화를 나누며 실질적인 피드백과 전략을 함께 도출했다. 때로는 부모와의 상담이 필요할 때도 있었고, 방문 후에는 요약 보고와 후속 계획을 문서나 전화, 온라인 회의 등으로 공유하기도 했다.
현장에서의 관찰은 단순히 아동의 행동을 기록하는 것이 아니라, 교사의 개입 방식, 또래와의 상호작용, 일과 흐름에 따라 발현되는 아동의 능력을 함께 파악하는 것이었다. 교사와의 대화에서는 아동의 강점을 중심으로 접근하되, 교사의 어려움을 깊이 있게 경청하고, 실현 가능한 작은 전략부터 함께 실천해보는 과정을 중시했다.
영아 통합보육교사 지원 사례
한 통합 어린이집 반에서는 21개월, 24개월, 27개월의 발달지체 영아가 함께 지내고 있었고, 담임교사는 초임 통합보육교사였다. 일과 안에서 영아를 관찰하는 방법과 적절한 도구의 탐색 및 어떤 시점에 어떤 항목을 자연스럽게 관찰할 수 있는지 등을 설명했다.
일과 중 식사, 자유놀이, 산책 시간에 아동의 참여 수준과 적절한 개입 방식에 대해 교사와 논의하였다. 부모가 인식하는 발달 수준과 교사의 관찰이 다른 경우가 종종 있었는데, 두 관점을 모두 존중하면서 발달단계와 목표에 대한 이해를 조율했고, IFSP 목표를 어떻게 하루 일과 속에서 실천할 수 있을지 함께 구체화했다.
교사와 논의할 충분한 시간 확보가 어려워 산책 중 혹은 낮잠 직후의 짧은 틈을 활용하는 등 유연하게 운영했고, 일반교사와의 협력 방식도 조정하여 교실 안의 지원이 특정 교사에게만 집중되지 않도록 조율했다.
발달지체 영아 담당 교원에게 필요한 지원 체계 제안
이제 유아학교 체계 안에서 장애영유아와 발달지체 영아를 담당하게 될 영유아교사는 실질적인 현장 지지와 팀 기반 접근을 경험할 수 있도록 다음과 같은 방식의 지원 체계가 필요하다.
1. 정기적이고 지속적인 현장 중심의 지원: 일회성 연수나 자문이 아니라, 실제 현장을 이해하고 실천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정기 방문 체계가 필수적이다.
2. 팀 기반 접근의 구조화: 교사와 관련전문가, 그리고 가족이 함께 목표를 수립하고, 실행하며 평가하는 순환적 구조가 필요하며, 이는 IFSP 중심의 협력 구조를 통해 실현될 수 있다.
3. 양육자를 팀의 핵심 구성원으로 포함: 유아학교 체계에서도 가족은 아동 발달의 중요한 주체이다. 교사가 가족을 단순한 정보 제공 대상이 아니라, 영아발달을 위해 함께 개입하는 팀의 구성원으로 인식하도록 도와야 한다.
4. 교사의 성찰 지원: 실천적 역량과 더불어, 이에 대한 성찰을 통해 자신의 수행에 대해 점검하고 이후의 실행에 반영할 수 있어야 한다. 이를 위해 정기적 피드백, 동료 코칭, 사례 회의 시간을 정기적으로 갖되 아래와 같은 역량을 가진 전문가의 슈퍼비전 제공이 필수적이다.
교사를 지원하는 슈퍼바이저에게 필요한 역량
이러한 현장 지원을 효과적으로 수행하기 위해, 교사를 지원하는 전문가가 갖추어야 할 역량은 다음과 같다.
1. 발달지체 및 영유아 발달에 대한 전문지식: 연령별 전형 발달과 비전형 발달의 차이를 이해하고, 이를 실제 사례에 적용할 수 있는 능력.
2. 일과 기반 관찰 및 평가 도구 활용 능력: 일과 안에서 다양한 도구를 교사와 함께 활용하고, 해석할 수 있는 능력.
3. IFSP 수립 및 실행 전략 구성 능력: 가정에서도 수행할 수 있는 일과 기반의 기능 중심 목표 수립 경험과 이를 일상 속에 통합시키는 실천력.
4. 교사와의 신뢰 기반 코칭 기술: 존중과 협력을 바탕으로 한 관계 형성 및 성찰을 유도할 수 있는 대화 기술.
5. 기관 특성과 교사 역량에 따른 융통성 있는 개입 전략: 다양한 경력, 배경, 문화, 리더십 수준에 따라 유연하게 조정하는 전략적 사고.
유보통합 체계는 단순한 행정적 통합을 넘어서, 현장의 구조와 교사의 역할, 아동의 발달을 바라보는 방식까지 모두 새롭게 설계하는 일이다. 발달지체 영유아를 담당하게 될 ‘영아 교사’에게는 지속 가능한 지원이 필요하다. 이러한 지원 체계 안에서 교사를 지원하는 전문가의 역할은 지시자가 아닌 동료이자 조력자여야 하며, 가정과 함께하는 팀 기반 접근이 그 중심에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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