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아동 발달은 민감기(sensitive periods) 동안의 경험의 폭과 질에 달렸다 – 아동 발달에 있어서의 민감기

이찬승 (교육을 바꾸는 사람들 대표)

시냅스 생성과 제거가 활발히 일어난다는 것은 뇌가 새로운 경험이나 자극에 의해 민감하게 잘 변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를 시냅스 가소성(synaptic plasticity)이라고 하는데 시냅스 가소성이 특별히 높은 영유아기를 아동 발달에 있어서 민감기(sensitive periods) 혹은 결정적 시기(critical periods)라고 부른다. 이는 새로운 경험에 따른 영향을 민감하게 잘 받아들이고 신경세포의 연결과 강화가 매우 용이한 시기를 말한다. 민감기는 2세에 시작되어 대략 만 6-7세경에 끝난다. 시각 기능 같은 것은 이 시기를 놓치면 영원히 발달시킬 수 없다. 학자에 따라 결정적 시기를 민감기의 특수한 예로 보기도 하고, 또 어떤 학자들은 민감기를 ‘약한 결정적 시기(weak critical period)’라고 부르기도 한다. 또한 이런 시기를 기회의 창(window of opportunities)이라고 하기도 하는데 이 시기에 적절한 경험이 제공되면 이로 인한 변화의 기회가 활짝 열려 있기 때문이다.
결정적 시기 가설(critical period hypothesis)을 주장하는 사람들은 한 예로, 결정적 시기가 끝나면 제2언어(외국어)를 원어민만큼 유창하게 습득할 수 없다는 점을 든다. 하지만 이에 대한 비판적 견해도 있는데, 이들은 결정적 시기를 놓친 사람이라도 외국어를 배워서 능숙하게 구사하는 사례는 얼마든지 있으며 외국어 학습에서 중요한 요인은 나이보다는 학습 동기와 주변 환경이 더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한다. 따라서 외국어 습득에 있어서 결정적 시기는 없지만 민감기(sensitive periods)가 존재한다는 주장이 더 널리 받아들여지고 있다. 사춘기를 지나서 배우려면 더 어렵고 시간이 더 오래 걸릴 뿐이다. 그리고 사춘기를 지나서 배운 외국어의 경우 발음과 문법이 교육 받은 원어민만큼 정확하기는 어렵다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시각(vision) 같은 것은 특정 시기에 발달시키지 않으면 평생 정상인의 시력(visual acuity)을 가질 수 없기 때문에 특정 기능의 발달에 있어서는 결정적 시기가 실제로 존재한다.
아동 발달에 있어서 취학 전 시기는 향후 학습과 미래 성공을 위한 기본 바탕(foundation)을 마련하는 시기라 할 수 있다. 이때 바탕이 튼튼하게 마련되면 학령기의 학습, 건강 등에 문제가 없지만 이때 열악한 환경에서 뇌의 발달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경우에는 학교생활에서도 어려움을 겪게 된다. 이런 점을 고려할 때 취학 전 프로그램에 더 많은 투자와 함께 신경을 쓸 필요가 있다. 학습과학 ‘<원리 26> 아동 발달은 민감기(sensitive periods) 동안의 경험의 폭과 질에 달렸다.’가 밝히고 있듯이 영유아 시기에는 깊이(depth) 있는 경험보다는 폭(breadth)이 넓고 질이 높은 경험의 제공이 중요하다.
아래 <도표 2>는 사람의 주요 기능 발달에 있어서 뇌의 민감도가 연령에 따라 어떻게 변하는지를 보여준다.
위 도표를 보면 어떤 기능에 관한 것이든 아동 발달의 민감도는 취학 전 4세가 되기 이전에 정점을 찍은 후 각 기능에 따라 서로 다른 속도로 민감도가 감소하기 시작한다. 아동에게 출생 후 최초 1,000일은 기회의 창이 활짝 열려 있는 시기며, 이 시기는 집짓기로 말하면 집터를 다지는 기초 공사를 하는 시기다. 감정조절, 청각, 시각 등은 3세를 기점으로 민감도가 급격히 감소하는 것에 비해 수(numbers)에 관한 감각, 사회적 기술(peer social skills), 언어(language) 등과 같은 높은 수준의 인지기능(higher cognitive functions)에 속하는 기능들은 취학 후에도 민감도가 일정 수준 유지되면서 완만히 감소한다는 점을 알 수 있다.
기회의 창이 특별히 빨리 닫히는 즉 민감기가 빨리 끝나는 감정조절, 청각, 시각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살펴보기로 한다.

감정조절(emotional regulation)

감정조절은 자신의 감정을 모니터하고 조절하는 능력을 말한다. 이는 아동 발달에서 매우 중요하다. 이것이 사회적 관계의 형성, 학업 성취도, 정신 건강과 장기적 웰빙에 미치는 영향이 매우 크기 때문이다. 루마니아의 한 고아원 아동들에 대한 연구(McLaughlin, Sheridan, Tibu, Fox, Zeanah, & Nelson, 2015)에 따르면 2세 전에 입양이 되어 수양가족과 정상적인 돌봄을 받으며 자란 아동의 경우는 감정과 정서의 조절 능력이 고아원 시설 생활을 하지 않은 아동들과 비슷했다. 그러나 고아원에서 부모의 돌봄도 받지 못하고 건강한 사회적 관계도 제대로 맺지 못한 아동의 경우는 나중에 자라서 사회생활을 할 때 정서조절에 어려움을 보였다. 이를 통해 감정조절의 민감기는 출생부터 2세까지로 추정된다. 이 기간에 감정조절 스킬을 배우지 못하면 그 이후 감정 조절이 쉽지 않다는 것은 가히 충격적이다. 감정조절의 중요성을 고려하면 아동청소년기의 사회적·정의적 학습(social and emotional learning: SEL)을 통해 정서지능(emotional intelligence)을 높일 필요성은 그 어떤 교육보다도 크다고 하겠다.(

절대음감(absolute pitch)

절대음감(absolute pitch in music listening)은 어떤 음을 들었을 때 음의 높낮이를 구분하여 인지하고 소리 낼 수 있는 능력을 말한다. 관련 연구(Gervain et. al., 2013)에 따르면 4-6세 사이에 음악 훈련을 시작한 아동은 절대음감을 갖출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그런 훈련이 9세 이후에 이루어진 경우에는 절대음감에 도달하기가 어렵다고 한다.
또 청각의 처리에 관한 한 연구(Kral & Sharma, 2012)에 따르면 태어날 때부터 청각장애인 아동의 경우 그대로 두면 외부로부터 청각 자극의 입력이 없어서 나중에 말할 수 있는 능력에 심각한 영향을 받게 된다. 하지만 3.5세 전에 인공와우이식 수술(cochlear implantation)을 통해 청각 정보를 지각할 수 있고 풍부한 청각 정보에 노출된 경우에는 나중에 커서 말을 할 수 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한다.

시각 시스템(vision system)

시각 시스템에는 대상의 세부를 명료하게 볼 수 있는 시력(visual acuity), 또 입체시(stereopsis)10나 약시(amblyopia)11와 같은 시기능 장애는 각 장애별로 결정적 시기가 다르다. 시력은 출생부터 5세 사이에 발달하여 3-5세 사이에 가장 많이 발달한다. 한편 입체시는 결정적 시기가 2세에 끝난다. 즉 개선될 수 있는 가능성인 기회의 창이 2세에 닫힌다. 한편 약시는 생후 몇 개월부터 7-8세 사이가 민감기이며 그 이후에는 완치가 어렵다. 만 4세에 발견한 약시의 완치율은 95%에 이르지만 만 8세에 발견하여 치료할 경우 완치율이 23%로 급감한다고 한다. 이렇게 시력의 발달은 10세 이전에 완성되며, 그 이후에는 치료를 해도 시력 발달이 되지 않는다고 한다.
또 다른 예로, 관련 연구(Hensch, 2005)에 따르면 출생 직후 영아의 한쪽 눈을 일정 기간만 가려도 시력을 완전히 상실하게 된다고 한다. 결정적 시기 동안 외부 자극의 부재로 인해 시신경 회로가 제대로 형성되지 못하기 때문이다.

참고문헌

Gervain, J., Vines, B. W. Chen, L.M., Seo, R. J., Hensch, T. K., Werker, J. F., & Young, A. H. (2013). Valproate reopens critical-period learning of absolute pitch. Frontiers in Systems Neuroscience. 7(102). 1-11.
Hensch, T. K. (2005). Critical period plasticity in local cortical circuits. Neruroscience. 6. 877-888.
Kral, A. & Sharma, A.(2012). Developmental neuroplasticity after cochlear implantation. Trends in Neurosciences. 35(2). 111--122.
McLaughlin, K. A., Sheridan, M. A., Tibu, F., Fox, N. A., Zeanah, C. H., & Nelson, C. A. (2015). Causal effects of the early caregiving environment of development of stress response systems in children. Phychological and Cognitive Sciences. 112(8). 5637-5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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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동 발달은 민감기(sensitive periods) 동안의 경험의 폭과 질에 달렸다 – 아동의 뇌발달과 가지치기

이찬승 (교육을 바꾸는 사람들 대표)

사람의 뇌에는 약 1,000억 개의 신경세포가 있고, 하나의 신경세포가 약 10,000여 개 이상의 다른 신경세포와 연결을 맺을 수 있기 때문에 인간의 뇌는 총 1,000조 개 이상의 신경연결이 가능할 정도이기에 학습의 가능성은 무한하다.
신경과학의 연구에 따르면 아동의 뇌는 그 발달의 90%가 5세 전에 이루어지고, 아동의 뇌는 이 시기에 외부 환경의 영향을 가장 민감하게 받는다고 한다. 출생 이후 3세까지는 매초 백만 개의 새로운 신경세포 연결이 일어날 정도로 연결이 활발하다(Center on the Developing Child, Harvard University). 신경세포 간의 연결부위를 시냅스(synapse)라고 하는데 이 연결부위로 전기화학적 신호가 오가고 이런 시냅스 형성을 통해 학습이 일어난다. 시냅스 형성은 신경세포의 성숙과 함께 더 활발해지는데 출생 시기에는 신경세포 하나가 약 2,500개의 시냅스를 형성하지만 2-3세가 되면 하나의 신경세포가 만드는 시냅스 수는 15,000개까지 증가한다(Judith Graham, 2011).
그런데 시냅스 수가 많다고 좋기만 한 것은 아니다. 적정한 수를 초과하는 신경 연결은 뇌의 에너지만 많이 소비하게 하고 장기기억에서 원하는 정보를 찾는데 시간만 오래 걸리게 한다. 그래서 아동 뇌의 급속한 발달에는 가지치기(pruning)라는 과정이 뒤따른다. 가지치기는 과잉생산된 신경회로나 사용되지 않는 신경회로를 나뭇가지를 전지하듯이 잘라 없애는 것을 말한다. 이런 가지치기는 상시적으로 일어나지만 대규모의 집중적인 가지치기는 아래 <도표 1>에서 보듯이 2세를 전후한 1차 가지치기와 청소년기(adolescence: 10-19세)의 2차 가지치기처럼 두 번이 있다(Sriram, 2020).
신경세포의 연결이 폭발적으로 늘어난 직후에(혹은 동시에) 가지치기가 뒤따르는 것에는 이유가 있다. 영유아 뇌의 급속한 성장은 빠르고 확장된 학습을 위해 필요하지만 학습한 것(늘어난 신경연결)을 효율적으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가지치기가 필요한 것이다. 이는 짧은 시간에 산만하고 복잡하게 학습한 것을 나중에 읽을 때 알기 쉽고 찾기 쉽게 간명하게 정리하는 과정이라 할 수 있다.
영유아기의 가지치기는 주로 유전적 영향에 의해 일어나고 그 이후의 가지치기는 경험의 부재로(신경회로망을 사용하지 않음으로) 인해 일어난다. 즉 새로운 학습이나 경험에 의해 자주 사용되는 회로는 유지되지만 사용되지 않는 회로는 가지치기를 통해 소멸된다. 이는 집에서 사용하지 않는 전기 플러그를 뽑아 두는 것과 같은 이치다. 그래서 “사용하지 않으면 소멸된다(Use it or Lose it)”는 격언은 신경과학의 주요 원리의 하나다. 영유아기에 긍정적인 경험을 많이 하면(자극을 받으면) 그만큼 신경연결이 증가하고 반대로 충분한 자극을 받지 못하면 신경연결은 그만큼 적게 이루어진다.
시냅스 가지치기는 뇌의 영역에 따라 그 시기가 다르다. 어떤 시냅스 가지치기는 발달의 초기단계에 일어나지만 빠른 속도의 대규모 가지치기(rapid pruning)는 대부분 2-16세 사이에 일어난다. 시각을 담당하는 뇌의 시각피질(visual cortex)에서의 시냅스 생성(synapse production)은 생후 8개월 시기에 최고조에 이르고, 행위, 사고, 계획, 성격 등을 담당하는 전두피질(prefrontal cortex)에서의 시냅스 생성은 생후 1년 동안에 정점을 이룬다. 하지만 2세 이후에는 뇌의 시냅스 숫자가 급격히 감소한다. 시냅스 가지치기가 2-10세 사이에 매우 빠르게 진행되기 때문이다. 이 시기에는 초과 생산된 시냅스의 약 50%가 가지치기에 의해 소멸된다. 한편 청소년기가 되면 가지치기의 속도가 줄어들면서 그 숫자도 안정화된다. 종전의 연구로는 청소년기 전반까지만 대규모 가지치기가 일어난다고 알려졌었는데 최근의 연구에 따르면 이것이 20대 후반에 이르러서야 중단된다는 것으로 밝혀졌다(www.healthline.com).
흥미로운 사실은 영유아기의 1차 가지치기는 주로 시각, 청각, 촉각과 같은 감각과 관련된 뇌의 영역에서 일어나는 반면에, 청소년기에는 주로 의사결정을 담당하고 성격의 발달, 비판적 사고 등을 관장하는 전전두 피질(prefrontal cortex)에서 일어난다는 점이다. 이는 뇌의 일차적 기능이 발달한 후 이를 바탕으로 2차적으로 고등사고 기능이 발달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참고문헌

Sriram, R. (2020). Why Ages 2-7 Matter So Much for Brain Developm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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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동 발달은 민감기(sensitive periods) 동안의 경험의 폭과 질에 달렸다.

이찬승 (교육을 바꾸는 사람들 대표)

‘학습과학의 이해와 적용’에 관한 칼럼은 ‘뇌에서 학습이 어떻게 일어나는가?’와 ‘뇌에 대한 이해를 통해 학습을 어떻게 최적화할 수 있는가?’에 대한 과학적 이해를 돕기 위한 것들이다. 이러한 원리의 이해와 적용은 모든 학생들에게 도움이 되지만 관련 연구에 따르면 특히 기초학력이 부족한 학생들에게 적용할 때 그 효과가 더 큰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번 칼럼에서는 ‘<원리 26> 아동 발달은 민감기(sensitive periods) 동안의 경험의 폭과 질에 달렸다.’를 소개하고 이 원리를 수업에 활용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해 알아보기로 한다.
아인슈타인이 어렸을 때 그가 유명한 과학자가 되리라고는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다고 한다. 언어 발달이 너무 느려 앞으로 학교에서 공부를 제대로 하지 못할 것을 우려하며 의사의 진단을 받기까지 했던 아인슈타인은 어떻게 세계적인 과학자가 될 수 있었을까? 이에 대한 설명으로 그가 받은 두 가지 선물이 언급되곤 한다. 하나는 다섯 살 때 아파서 침상에 하루 종일 누워 있어야만 했던 그에게 아버지가 준 나침반(compass)이고, 다른 하나는 재능 있는 피아니스트였던 그의 어머니가 그가 바이올린 교습을 받도록 등록해 준 것이다. 나침반 선물은 호기심을 촉발하였고 바이올린 연주는 언어 발달을 도왔다. 관련 연구에 따르면 악기의 연주는 집중력을 높이고 언어와 추론을 담당하는 좌뇌 발달을 돕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편 아인슈타인의 아버지는 아들을 큰 관심을 가졌던 물리학을 배우게 하지 않고 자신이 하는 일의 엔지니어로 일하도록 끌어들였다고 한다. 이것이 특정 부문의 발달이 아닌 전체적(holistic) 발달을 이끌었고, 이것이 후일 세계적인 과학자를 탄생시킨 주요 요인의 하나일 것으로 보고 있다(Rishi Sriram, 2020). 아인슈타인의 부모는 아들의 기회의 창이 활짝 열렸을 때 양질의 다양한 경험을 제공했던 것이다. 아마 아인슈타인의 경우 그 두 가지 선물이 그의 두뇌 발달에 중요한 기폭제가 되었을 것이다.
이번 칼럼에서는 아동의 뇌 발달이 어떻게 일어나고 취학 전 영유아기가 왜 중요한지에 대해 살펴본 후 아동의 발달을 돕기 위해 교사와 부모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해 알아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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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들은 어떻게 배우고 발달할까? 2

이소영 (한국영아발달조기개입협회, 특수교육학 박사)

일상생활에 관심을 갖고 참여하기

무언가에 참여했을 때 필요한 기술을 배울 수 있어요.

일과 활동(routine activities)에서 다양한 학습 기회를 갖게 되었을 때 그 활동에 참여함으로써 기술을 배울 수 있습니다. 참여는 그저 무언가를 지켜보는 것이 아닙니다. 사물과 다른 사람과 상호작용이 이루어졌을 때 비로소 참여한다고 할 수 있지요. 아기들이 일과 활동 중에 참여하는 것이 발달에 결정적인데도, 어른들은 이를 간과하곤 하지요. 예를 들어 엄마와 함께 쇼핑을 하면서 여러 가지 물건들을 보고 만져볼 수 있습니다. 엄마가 아기가 관심을 갖는 주변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에 대해 묘사해 주는 것만으로도 발달을 증진시킬 수 있어요. 엄마가 과일을 골라 담을 수 있도록 봉지를 벌리고 있거나, 여러 개의 과일 중 큰 과일만 골라서 봉지에 담을 수도 있구요. 자신이 좋아하는 것과 엄마가 좋아하는 것을 고를 수도 있지요. 기저귀를 갈 때도 무엇을 하고 있는지 이야기하고, 엄마가 요구하는 대로 다리를 움직이게 하고 기저귀를 잡고 있게 할 수 있어요. 기저귀를 가져오거나 쓰레기통에 버리기를 하면서 아이가 참여할 수 있답니다.

아기 스스로 시도해볼 수 있는 기회를 주세요.

아기가 하나의 기술을 완전히 배우게 되면 보다 어려운 새로운 것을 학습할 기회를 가질 필요가 있어요. 하지만, 발달이 늦는 아기들은 새로운 것을 시도하기보다는 이미 할 수 있는 것에 머무는 경우가 많이 있지요. 이미 할 수 있는 것만 계속 경험하게 하는 것은 아이에게는 더 이상 흥미롭지 않고 지루할 수도 있어요. 지금 할 수 있는 것보다는 조금 더 흥미롭고 성취를 느낄 수 있는 것이 필요해요. 아이에게 새로운 도구나 물건을 주고 그것을 탐색하고 다뤄보고 학습할 수 있도록 해주세요. 이미 갖고 있는 도구나 물건들을 새로운 방법으로 탐색하고 사용하는 것도 보여주세요. 물건을 다루는 것 뿐 아니라, 주변의 어른이나 아이들과 새로운 경험을 할 수 있게도 해주세요.

아기들은 흥미로운 것을 통해 배워요.

매우 당연한 말이지만, 아기들은 관심을 잡아끄는 흥미로운 것을 통해 배웁니다. 아이가 무엇에 흥미를 보이고 있는지를 알아보세요. 주변의 사람, 특정 사물, 음식, 음악, 장소, 움직임 등 매우 다양한 것들을 생각해볼 수 있어요. 아이가 흥미를 보이는 것이 있다면 그것을 앞으로 배워야 할 것과 함께 제공해 주세요. 아이가 현재 할 수 있는 것은 다음 단계의 것을 배우기 위한 발판이 될 수 있기 때문에 그 자체가 아이의 강점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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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들은 어떻게 배우고 발달할까? 1

이소영 (한국영아발달조기개입협회, 특수교육학 박사)

연습 또 연습!!!

아기들은 같은 행동을 얼마나 많이 반복할까요?

아기들이 “엄마”라는 말을 하기 위해 얼마나 많이 “엄마”라는 말을 듣고 엄마와 비슷한 옹알이를 하는지 보세요. 말 뿐이 아니랍니다. 아기들은 새로운 기술을 숙달할 때까지 반복 또 반복해서 연습을 합니다. 아기들이 무언가를 저절로 하는 것 같아 보일 때가 많지요? 하지만 이것은 절대 저절로 하게 된 것이 아니랍니다. 연습을 매우 많이 반복해서 한 결과이지요. 아이가 관련된 물건을 서로 연결시키는 것을 학습해 보는 것을 생각해 볼까요. 엄마가 바구니에 물건을 담는 것을 지켜보던 아이는 바구니에 물건 담기를 시도하기 시작할 것입니다. 때로는 바구니에 정확히 담지 못하고 그 앞에 떨어뜨리기도 할 거예요. 몇 번 시도한 다음 물건을 바구니에 담을 수 있게 되는데, 때로는 단 한 번의 시도만에 성공할 수도 있고, 혹은 여러번 시도한 다음에 성공할 수도 있습니다. 일단 물건을 바구니에 담게 되면 그것들을 부어놓고 다시 시도하지요. 이런 반복놀이를 매우 흥미진진해 하며 집중하여 반복할 때가 있습니다.

일상에서 흥미로운 것을 반복할 수 있는 기회를 줄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아기들이 기술을 반복해서 연습할 수 있는 기회를 주어야겠지요? 우리가 매일 겪는 반복되는 일상생활 속에서 학습할 수 있는 기회를 많이 가질 수 있답니다. 예를 들어, 숟가락을 사용해서 음식 먹기를 한다면, 하루에 최소한 3번의 기회를 갖게 되고 일 주일이면 21번의 기회를 갖게 되겠지요? 우리의 일상생활은 연습할 수 있는 많은 기회들을 제공해 주기도 하지만, 습득한 기술을 다른 상황에서도 사용할 수 있게 해준답니다. 이것을 일반화라고 합니다. 아기들은 새롭게 배운 행동을 다양한 활동과 사람, 사물들에 적용해보려는 의도가 적기 때문에 다양한 사람들과 사물로 연습할 기회를 줄 필요가 있습니다. 그 행동을 해야 할 필요가 있는 상황에서 보다 잘 학습할 수 있는데, 일상생활이 그런 기회를 자연스럽게 줄 수가 있습니다. 아기들이 일상생활 중에 반복해서 연습할 수 있는 기회를 주세요.

반복되는 일상의 일과를 충분히 활용해서 아기가 배울 수 있도록 해주세요.

아이와 가족은 저마다의 일상의 일과를 지니고 있지요. 이러한 일과 속에서 아이와 가족들 모두 자연스러운 참여를 통해 반복해서 연습하고 도전하며 자신의 강점을 이용하여 배울 수 있어요. 아기들에게 일과 활동이란 무언가를 배우기 위한 가장 좋은 시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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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폐 스펙트럼 장애에 대한 또다른 관점

남용현 (재활의학과 전문의)

생의학적 관점에서의 접근

자폐 스펙트럼 장애 발생 현황

자폐 스펙트럼 장애는 2013년 개정된 DSM-5에 따르면 사회적 의사소통기술의 결함및 행동 관심 활동의 반복적 상동적 양상이 특징인 아동발달기에 나타나는 발달장애입니다. 그 유병률은 계속 증가하고 있는 중이며 2011년 한국의 특정지역 에서 조사한 결과는2.64%입니다. 원인에 대한 연구도  진행되고 있지만 주로 유전적인 경향에 대해서입니다. 유전적 경향이 강한 영향을 미치지만 반드시 유전적인 면으로 설명할 수 없는 부분들이 있는데 예를 들자면 일란성 쌍둥이 경우에도 자폐 발생 빈도가 100%로 일치하지 않고 자폐의 유병율은 아주 가파르게 증가되고 있다는 것입니다. 같은 유전자라도 그 발현여부에 따라 차이가 나는 후성유전학적 특성도 고려해봐야 합니다.  자폐뿐 아니라  ADHD등의 기타 뇌기능, 발달문제도 증가추세입니다. 이 모두 뇌의 신경생물학적 이상입니다. 자폐아동이 보이는 양상은 매우 개별적입니다.

생물학적 요인 측면을 강조한 책들

부모교육을 준비하며 요즘에 읽은 책과 논문들에서 자폐의 여러 원인이 될 수도 있는 유전이외의 각기 다른 생물학적 요인이 있는 것들을 읽게 되어 그 내용을 간략히 소개해드리고자 합니다. 이 책들은 학자들이 쓴것도 있고1) 자폐 손녀를 키운 신경정신과 의사의 저서와2) 자폐인 딸을 치료한 소아과 의사3), 또 자폐 자녀를 회복시켰다고 공언하는 자연치유 의사(한국에서는 이 학위가 인정되지 않으므로 그냥 자연치유전문가라고 하는 것이 좋겠습니다)가4) 쓴 부모교육서도 있습니다.

산화스트레스의 영향

여기서 자폐의 원인에 대한 논의를 하려는 것은 아닙니다. 우리는 자폐스펙트럼 장애 치료에 대해 ABA를 가장 근거있는 치료라고 배웠지만 그 이전에 먼저 아동의 전체적인 생의학적 상태를 주시해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자폐행동이외에 아동이 겪고있는 의학적 문제를 잘 모르고 지나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 모두 신체적인 고통이나 문제들을 등한시하면서 교육이나 훈련을 하지는 않습니다. 아직 여러 생의학적인 특성이 자폐의 원인으로 작동하는지 아니면 자폐아의 고유특성에 해당되는지는 정설이  없지만 많은 동물실험에서는 해당하는 요인을 발생시켰을 때 자폐와 똑같은 행동양상의 발생을 보고하는 논문들을 많이 있어 소위 회복이 가능한 어떤 형태의 자폐가 있지 않을까 생각해볼 수 있겠습니다. 이것은 뇌발달기에 발병하며 그 원인이 매우 다층적이고 그 결과 보이는 형태도 매우” heterogenous(균질하지 않음)”하므로 보이는 양상도 핵심증상 이외에 다양한 스펙트럼을 보입니다. 일단 유전적으로 관련이 확실하다고 하는 유전자들이 계속 보고되고 있는 중입니다. 대부분 신경세포의 발달과 이동, 신경세포간의 연결 즉 시냅스 형성 그리고 신경전달물질의 전달과 관련되는 유전자 들인데 앞선 언급과 같이 유전자들만으로는 자폐스펙트럼장애의 발생을 다 설명할 수는 없습니다. 유전적 취약성 유무를 떠나 자폐발생의 기전으로 의심되는 것은 산화스트레스이며 다양한 독소에의 노출, 산전 엄마의 스트레스및 감염, 미토콘드리아 기능저하, 해독능력의 감소등이 이와 관련된다고 합니다.

장내세균과 뇌의 관련성

영유아시기 자폐 진단을 받은 부모님들의 30- 40%는 아이가  정상발달 하다가 퇴행한 아주 당황할 수밖에 없는 경과를 보고 하는 분들이 있습니다. 이와 관련하여 연구된 뇌간의 병리소견은 중요합니다. 뇌에는 뇌-혈류장벽(brain-blood barrier:BBB)이 발달하여 우리 뇌가 보호받고 있다고는 하지만 뇌간주위에 이 BBB가 완전치 않은 부위(CVO:circumferential ventricular organ)가 존재하고 있어 감염이나 독소에 취약하다는 점은 흥미롭습니다. 뇌간의 병리는 자율신경계 조절과도 연관이 많습니다. 뇌염증 또한  주의해볼 기전으로 우리가 흔히 염증이라고 생각하는 뇌염같은 것이 아니라 자가 면역상태와 같이 일반적이지 않은 과도한 공격으로 오히려 손상을 일으키는 것으로, 말하자면 뇌면역상태의 이상인 셈입니다.요즘 가장 많은 연구결과의 논문이 나오는 부분은 장내세균과 뇌에 대한 관련성입니다. 자폐스펙트럼 아동들의 많은 수가  소화기계에 문제를 가지고 있으며 소화기계 문제가 악화되면서 정상발달 중에 퇴행하였다거나  또는 그 증상이 좋아지면서 자폐 증상도 호전되었다는 보고들을  볼 수 있습니다. 결론적으로 자폐는 동일한 장애의 범주가 아니며 그 하위 분류가 필요한 장애라는 점을 시사합니다. 

자폐와 관련된 연구의 변화와 검증

2000년대에 우리나라에서 출판된 스펙트럼장애란 책은(양문봉 저)는 매우 두꺼운 책으로 그당시까지의 자폐스펙트럼을 다루는 매우 방대한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그 책의 후반부에 그 당시 미국에서 행해져온 여러 대체 보완 요법들을 간단히 소개정도가 있는데 20여년이 지난 지금  현재는 더 자세히 그 근거들을 알 수 있게 되었습니다. 물론 일관된 결과를 보여주는 대규모 연구들은 없지만 소규모 임상 결과들은 매우 뚜렷합니다. 또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자폐 스펙트럼 장애라는 핵심 증상들에는 매우 다양한 하부 그룹이 있을 것이므로 동일한 요인 검증을 적용하는 연구 결과들은 일치하지 않을 가능성도 많습니다. 발달에 문제가 있을 때 기존에 하던 검사들이 모두 정상 범위에 있다고 하여서 이 아동의 모든  생의학적 지표가 정상이라고 말할 수 있는지 의문입니다. 개별화된 기준이 필요하다는 생각입니다. 그 개체의 완전한 건강에 필요 할만큼 확실히 정상 범위란 무엇인가를 의심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우리가 의학적으로 진단을 내리는 어떤 컷 오프 범위를 벗어나 있을 때  발달의 문제가 없을 때에는 이것은 받아들일 수 있지만 발달에 문제가 있을 때는 정상범주 안이라도 컷오프에 근접한 수준의 저하는 의미를 둘 수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미토콘드리아 병증이란 것과는 별개로 정도의 차이가 있는 미토콘드리아 기능이상을 생각해 볼 수 있다는 뜻입니다. 이제까지 우리가 의학적으로 배우고 치료해온 과정은 정상적 검사소견이라면 더이상의 이유를 알 수도 없고 치료하려고 하지도 않습니다. 하지만 비정상 소견이 어느 날 갑자기 일어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참고 도서

1) Chauhan, A., Chauhan, V., & Brown, T.(2009). Ausism: Oxidative Stress, Inflammation, and Immune Abnormality. Boca Raton.
2) McCandless, J. (2016). 의료에서 찾은 희망(정영선 역). 파주:바람서적. (원서출판 2009).
3) Buckley, J. A. (201). 자폐증의 해독치료(서경란 역). 서울:시그마프레스. (원서출판 2010).
4)Doherty, S. (2020). Autism Recovery: A  Manual for Par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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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를 웃게 하면 더 많은 것을 가르칠 수 있다

최진희 (한국영아발달조기개입협회 회장)

웃음이 보약이라고 한다. 신체적 건강에만 해당되는 것이 아니라 영아의 두뇌발달에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한다. 부모가 웃기는 표정, 소리, 행동을 했을 때, 영아들이 소리 내어 웃고 다시 하라고 요구하기도 한다. 엄마가 “까꿍”하고 문 뒤에서 얼굴을 내밀거나, 아빠가 강아지 흉내를 내면서 아이한테 다가갈 때 아이가 큰 소리를 내어 깔깔대고 웃는다. 이때 아이 두뇌에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을까?
올해 6월에 발표된 18개월 된 영아를 대상으로 한 연구는 이에 대한 한 가지 답을 제시하였다. 아이가 웃을 때에 집중하고 새로운 과제를 배운다는 것이다. 부모 무릎에 앉아 있는 영아 앞 테이블에 손이 닿지 않는 거리에 장난감과 바로 앞에는 종이 갈퀴가 놓여졌다. 굳은 얼굴을 한 낯선 어른과 유머 있는 행동을 하여 아이를 웃게 한 어른이 갈퀴를 사용하여 장난감을 끌어 오는 것을 시범 보였다. 어른의 유머 있는 행동에 웃는 반응을 한 대부분의 영아가 집중하여 종이 갈퀴를 사용하여 장난감을 가지올 수 있었다. 다른 영아들은 도구를 사용하여 문제해결을 하는 이 과제에서 성공한 확률이 낮았다.
웃음 같은 긍정적인 감정은 두뇌에 도파민과 엔돌핀을 나오게 만들고, 이는 기쁨을 느끼고 성취감을 느끼게 한다. 도파민은 기억을 돕고 미래에 이런 행동이 다시 일어나게 한다. 유모는 스트레스 호르몬을 줄이고 두뇌의 해마영역의 기억 신경세포 연결을 쉽게 한다. 간단하다. 덜 스트레스 받고 많이 즐거워하면, 더 기억을 많이 하게 된다.
부모, 교사, 치료사는 발달지체 영아의 발달을 촉진하기 위해 많은 시간을 보낸다. 영아가 무엇을 재미있어 하는지, 언제 웃는지, 어디에 관심 있는 지를 안다면 더 효과적인 학습기회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다. 영아는 같이 있어 즐겁고 웃게 만드는 어른에게서 더 많은 것을 배우게 된다. 영아가 성인처럼 앞으로의 발달과 보상을 생각하면서 어려움을 견디고 스트레스를 참아가면서 학습하지는 않는다. 즐거움 속에서 새로운 것을 배우면 두뇌의 긍정적인 신경연결을 많이 만들게 된다. 성취감와 자아감이 발달한다. 이는 향후 좀 어려워도 참고 더 큰 보상을 이해하면서 자기조절을 하는 능력의 기초가 된다. 어른이 아이를 위해서 자주 크라운이 되어도 좋다. 충분한 이유가 있다.

참고자료

Esseily, R., Rat-Fischer, L., Somogyi, E., O'Reagan, K. J. & Fagard, J. (2016). Humour production may enhance observational learning of a new tool-use action in 18-month-old infants. Cognition and Emotion, 30(4), 817-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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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숙아 분유

김희섭 (동국대병원 소아과)

미숙아 분유 어떻게 먹여야 할까

미숙아 분유는 소화기능이 성장이 아직 성숙하지 않은 미숙아가 섭취하고 소화시키기 좋게 당과 지질 등의 성분을 조절하고 유기질, 비타민, 단백의 함유량이 일반 분유보다 많이 있습니다. 칼로리도 일반 분유가 66이라면 70 정도로 더 높습니다. 언제까지 미숙아 분유를 먹이는가에 대해서는 논란이 있지만 먹는 양이 상대적으로 적고 몸무게가 하루에 20그램 미만으로 증가하면 미숙아 분유를 먹입니다. 아기의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나, 제가 오랜 기간 소아과 의사를 하면서 많은 미숙아들을 보아 왔는데, 이때 미숙아 분유에서 일반 분유로 바꾸는 기준은 몸무게가 2키로그램이 넘는 것입니다. 즉, 몸무게가 2키로그램이 넘으면 일반분유로 바꾸고 있습니다. 미숙아인 아기도 건강 상태가 양호하다면 영양적인 면에서 문제가 된 경우는 지금까지 거의 없었습니다. 따라서 기준이 되는 정확한 시기를 지키지 않는다 해도 대부분 문제는 되지 않습니다. 하지만, 영양적인 측면에 좀 더 주의를 기울여야 하는 미숙아들은 임신기간이 28주 미만에 태어난 아기들입니다. 이 아기들의 경우에는 아직 소화기관이 충분히 발달하지 않아 소화기능에 문제가 많이 있습니다. 이것은 대부분 출생 후 몇 주간 거의 모든 미숙아에서 나타나는데 퇴원 전에 해결이 대부분 되기 때문에, 퇴원한 후 가정에서 소화기능의 문제를 계속 가지고 있는 경우는 많지 않습니다. 단 호흡기(기관지 이형성증 등), 심장 등에 문제가 있으면 소화기능에도 영향을 주는데 병원에서 관리에 대한 내용을 알려 드립니다. 그리고 아기들은 자기가 먹어야 할 양을 자기가 결정한다는 점도 생각해 보아야 합니다. 아기가 먹지 못하는데, 너무 무리해서 많은 양을 먹일 필요는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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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생아 호흡곤란증후군

김희섭 (동국대병원 소아과)

이른둥이에게 많이 나타나는 증상

이른둥이 치료와 관리 중 신생아 호흡곤란증후군(RDS)에 대해 설명하고, 이로 인해 나타날 수 있는 다양한 치료과정의 문제점을 알아봅니다.

신생아 호흡곤란증후군(RDS)이란?

신생아에서 오는 호흡 곤란 증후군(RDS)는 폐를 지속적으로 확장 시켜주는 물질인 폐 표면 활성제(surfactant)가 부족하여 폐에 공기가 차지 못하고 환기가 되지 못해 나타나는 질환이다. 주로 미숙아에서 나타나는 질환으로 과거에는 가장 흔한 미숙아의 사망원인이었으나 표면활성제(surfactant)가 생산 가능하게 되어 치료에 사용함으로써 이로 인한 사망률은 줄어드는 반면 미숙아 생존율이 호전되면서 신생아 치료와 관리에 다양한 문제가 새로 발생하게 되었다. 이 글에서는 RDS에 대한 설명과 이로 인해 다양한 치료과정에서 나타나는 문제점을 간략하게 적어보기로 한다.

신생아 호흡곤란증후군 발생

RDS는 임신 나이가 적을수록 발생빈도가 높아지는데 28주 미만에서 60-80%, 32-36주에서 15-30%, 37주 이후에서는 드물게 발생하는데 1% 정도에서 온다. 미숙아 외에도 당뇨 임신부, 다태아, 신생아 가사, 과거 RDS 출산력, 분만 진행 전의 제왕절개술에서 위험성이 높아진다. 반대로 산전에 스테로이드를 투여한 임신부, 조기 양막 파수, 임신부의 고혈압, 부당 경량아(매우 작게 태어난 신생아) 등에서는 발생빈도가 줄어든다. RDS에서 호흡곤란이 오는 원인은 표면활성제 부족으로 무기폐(공기가 폐에 차지 못하는 상황)가 되어 폐포에서 공기 교환 부족으로 저산소증, 고탄산혈증 등이 발생하고 장기에 적절한 양의 산소가 공급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여러 장기에 이상과 손상이 올 수 있다.

신생아 호흡곤란증후군의 영향

RDS 환자의 증상은 출생 즉시 또는 수분 이내부터 나타나는데 조산아일수록 더 일찍 심하게 나타난다. 따라서 미숙아의 분만은 출생 시부터 적극적인 치료가 가능한 종합병원에서 하는 것이 필수적인데 이는 심폐소생술 팀이 있는 병원에서 분만을 하여 초기부터 적극적인 치료를 하지 않으면 저산소증으로 인한 위험 가능성이 올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증상이 하루 이상 지나서 서서히 심해지는 경우도 있는데 만삭아에 가까울수록 이러한 경우가 많아진다. 진단은 임상적 호흡 증상과 X-ray 사진 등으로 할 수 있다. 치료는 폐에서 산소와 이산화탄소 교환이 적절히 이루어지게 하는 것이다. 우선 환자의 전반적인 치료로 체온 유지. 혈압 유지, 수액 치료, 호흡 보조 등이 있다. 폐가 펴져 있지 않아 산소 공급으로 호전이 되지 않으면 인공호흡기를 통해 적절한 압력으로 폐포를 펴주는 치료를 하게 된다. 인공호흡기는 압력을 통해 폐를 펴는 것으로 물리적인 힘이 기관지에 가해져서 기관지 손상을 초래한다.

신생아 호흡곤란증후군 치료

호흡기 제작 기술이 지속적으로 발전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1kg 미만의 초극소 미숙아의 생존율이 높아짐에 따라 장기간 인공호흡기 치료가 필요한 경우가 많아져 인공호흡기로 인한 폐손상이 문제가 되고 있다. 또한 표면활성제가 인공적으로 제조가 되면서 표면활성제 보충 요법이 흔히 사용되고 있다. 이 치료는 표면활성제를 인공호흡기 치료를 위해 기도에 삽관된 관을 통해 폐에 직접 투입하여 허탈된 폐포를 펴지게 하는 것이다. 최근에는 작은 미숙아에서 예방적 사용에도 보험이 적용되어 현재 우리나라에서 널리 사용되고 있다. 위에서 언급한 산전 스테로이드, 출생 후 폐 표면활성제 사용, 기계 환기 등으로 미숙아의 생존율은 비약적으로 향상되었다.

신생아 호흡곤란증후군 합병증

1kg 이하의 초극소 미숙아의 생존율이 호전되면서 다양한 합병증과 뇌의 손상 등이 문제가 되고 있다. 인공호흡기를 사용하기 위해 기관지 삽관을 하면 이로 인해 폐외 공기 누출(기흉)이 발생하는데 초극소 미숙아의 경우 생명이 위험해지는 상황이 올 수도 있다. 그 외에 물리적인 기관지 손상에 의해 성문하 협착, 출혈, 콧구멍 손상, 관에 의한 기관지 손상 등이 올 수 있다. 폐 출혈은 주로 1.5kg 미만 극소 미숙아에서 오는데 출혈 정도에 따라 호흡곤란이 심해져 생명이 위험해질 수 있다. 동맥관 열림증은 태아의 산소 공급은 산모로부터 받기 때문에 동맥관으로 혈류가 폐를 통과하지 않고 동맥관으로 지나가나 생후에도 지속적으로 닫히지 않고 남아 있는 경우로 미숙아에서 흔히 있다. 약물 등을 사용하나 지속시 필요에 따라 동맥관을 묶는 시술을 하기도 한다. 미숙아 망막증은 임신 나이가 적을수록 빈도가 높아지는데 심한 경우 실명을 하기도 한다. 안과에서 심한 망막증은 광응요법, 약물주입 등 치료를 한다. 최근 1kg 미만의 미숙아의 생존율이 높아져서 문제가 되는 것은 기관지 이형성증(BPD)이다. 인공호흡기 치료를 오래하면 기관지 손상이 생기면서 폐포 발달이 정상적으로 이루어지지 못해 생기는데 가능한 산소, 인공호흡기 치료 기간 단축 등 시도를 하고 있으나 현재까지 특별한 방법은 없다. 줄기세포 치료는 아직 연구단계에 있다.

신생아 호흡곤란증후군 예방

RDS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미숙아 출산을 줄여야 하는데 이는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다. 임신 나이 34주 이전에 산전 스테로이드를 산모에 투여하여 RDS의 발생과 심한 정도를 줄이는 치료를 하고 있다. 필자의 경험에 따르면 1990년대에서는 심한 RDS가 흔히 발생하였으나, 2000년 이후로는 감소한 경향이 있다. 필자는 30년 넘게 신생아 중환자실에서 근무하며 많은 미숙아 치료를 하면서 한 생명이 태어나서 힘들고 험난한 치료과정을 거쳐 다시 한 생명이 태어나는 것을 경험해 오고 있다. 미숙아는 출생의 힘든 과정만이 아니라 출생 후 치료과정을 거쳐야 비로소 생존하는 두 번째 출생과정이기도 하다. 그리고 세 번째 과정은 퇴원 후 합병증에 대한 치료와 정상 발달을 위한 의학과 가족 그리고 발달 전문가와 함께 하는 과정이다. 어떻게 보면 종합 예술이다. 이 과정을 가장 합리적으로 하는 길을 보호자와 함께 도와주는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것이 큰 힘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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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활의학과 의사 관점의 가족중심 조기개입

남용현 (재활의학과 전문의)

조기개입의 정착을 위한 제언

'조기개입'에 대한 이해의 다양함

저는 서초 한우리정보문화센터 촉탁의로 있는 재활의학과 남용현입니다. 저는 [가족중심 초영역 조기개입]의 팀원은 아니지만 2014년 첫 발을 뗄 때부터 지금까지의 과정을 지켜보았습니다. 지난 3월 정기 총회에서 의사 선생님들의 다양한 이야기를 듣던 중, '조기개입'이라는 공통 개념은 있지만 조기개입 제공 모델에 대하여는 생각의 차이가 있음을 알 수 있었습니다. 우리 모두 조기개입의 필요성은 알고 있지만 어떻게 할지에 대해서는 다양한 의견이 있을 수 있습니다.

초영역적 접근

서초에서 시작한 조기개입 모델은 제가 알기에 한국에서 처음으로 도입된 초영역 팀에 의한 가족중심의 모델입니다.​ ​ 이것은 이제까지 우리가 해오던 다영역팀(multidisciplinary Team)에 의한 병원에서의 조기개입과는 조금 차이가 있는바, 초영역(transdisciplinary approach)적 접근과 가족중심이 특징입니다.​ ​ 다영역은 여러 치료파트에서 한 아이의 정보를 공유하면서 치료시에는 자기 영역을 각자 제공하는 모델입니다.(현실적으로는 정보 공유가 쉽지도 않습니다.)​ ​ 초영역은 타 영역 선생님들이 각자의 전문성을 위임하여 주된 서비스 제공자가 통합적인 발달을 지원합니다. 제공하는 장소는 자연스러운 상황. 즉, 가정이나 어린이집 등입니다.​

가정중심 접근

이론적으로 본인의 전문영역을 타 치료사와 그 역할을 공유하는 것에는 대단히 전문적인 과정이 필요하고, 이 모델이 6년째 한국에서 시도되고 있지만 전문가간의 역할 공유에 대하여는 부족한 점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 서초한우리에서 전문성을 위임하는 과정은 먼저 병원이나 지역 어린이집, 보육센터 등에서 의뢰된 영아에 대하여 가정에서 다영역팀이 동시 방문하여 평가를 한 후 주 서비스제공자를 정해 방문하게 됩니다.​ ​ 그 후, 영아에 대하여 주 1회씩 정기적으로 다영역팀이 모여 개입 상황을 공유하고 전문 역량을 서비스제공자에게 토론과 의견개진등을 통한 목표설정, 과정 모니터링 등에 대하여 위임하는 과정을 거치고 있습니다. 이를 위하여 가정에서의 상황을 동영상으로 공유하기도 합니다.​ ​ 예를 들어 운동성이 주 문제이면 물리치료사가 주 서비스제공자가 되고 언어치료사나 특수교사가 전문성을 위임합니다. 인지나 전반적 발달지연의 경우 언어치료사나 특수교사가 주 서비스제공자가 되고 물리치료사와 작업치료사가 전문성을 위임하여 촉진을 합니다.​ ​ 또 하나 중요한 것은 자연스러운 환경에서 주 양육자인 엄마가 참여하면서 서비스가 제공이 되고, 엄마에 대한 교육과 함께 가정에 있는 도구를 활용하여 엄마가 직접 영유아를 다루어 보는 경험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 이 개입에서 그동안 보아왔던 중도 탈락하는 경우는 대부분 부모의 불안감으로 인해 타 기관에서 강조하는 개별치료로 선택에 의한 경우였습니다.​ ​ 이상적으로는 기타 치료를 받으며 주 1회는 가족중심 조기개입을 받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사실 제가 재활의학과 의사로서의 경험에 비추어 어떤 서비스제공모델이 추후 발달의 결과에 가장 좋을 것이라는 근거는 없습니다만 한국의 현실상 영아가 익숙한 가정에서 편안한 상태로 발달 촉진을 받는 것이 좋다고 생각해 왔습니다.​ ​ 주 1회의 조기개입 제공과 타 치료간의 상충성은 없으며 전반적 영아의 발달관찰, 적절한 휴식, 적절한 자문 등이 도움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조기개입 수행 기관

지난 6년여의 과정에서 협약기관으로 조기개입을 수행하는 기관은 [여주시장애인복지관] [김포시장애인복지관] [안산시장애인복지관] [청주혜원장애인복지관] [도봉장애인복지관] [서천군장애인복지관] [포항시장애인복지관] [대구달구벌장애인복지관] [통영시장애인복지관] [부산시장애인복지관] 등이고 그 외 준비하고 있는 제주 외 서울 지역 기관들이 있습니다. 각 지역의 선생님들께서 만약 그 기관들과 연계를 맺어 아이들을 모니터링을 해 주신다면 전국에 있는 발달지연 아이와 그 부모들이 많은 도움을 받을 것이라 생각됩니다. 대도시에 집중되어 있는 병원과 치료실로 가족의 삶의 터전을 바꿔야 하고, 30분 치료를 위하여 1시간 넘는 시간을 이동하고 있는 한국의 현실이 개선되길 희망합니다.

영아와 가족을 위한 조기개입의 정착을 위하여

협회 명칭에 ‘초영역’과 ‘가족중심’ 용어가 들어가지 않았는데, 한국에서의 다양한 상황을 고려하다보니 토론을 거쳐 지금의 명칭으로 정해지게 되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제가 이 모델이 한국에 정착하기에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은 발달지연 영아와 가족을 제일 처음 만나게 되는 의사들의 치료 방향 설정과 조기개입을 수행하는 치료사들의 전문성에 달려 있다고 생각합니다. 전문가 연수도 해오고 있지만 많이 부족한 상황입니다. 이 편지는 가족중심 조기개입과 협회의 창립 과정을 지켜본 재활의학과 의사의 관점입니다. 긴 글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재활의학과 의사 관점의 가족중심 조기개입 Read More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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