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달이 느린 우리 아이 행동 이해하기 – ‘관심 끌기’ 행동의 숨은 의미
글 : 이소영(특수교육학 박사, 한국영아발달조기개입협회)
아기들은 아직 스스로 주의를 조절하거나,
“이제 엄마가 나를 볼 차례야”라고 말로 표현하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관심을 받고 싶을 때는 행동으로 신호를 보냅니다.
이 신호는 “나를 좀 봐줘요.”, “같이 놀아요.”라는 메시지일 때가 많습니다.
관심이 필요한 순간의 행동
발달이 늦은 아기일수록 의사소통 신호가 모호하거나 늦게 나타나기 때문에, 양육자가 이를 놓치면 아기는 점점 더 강한 방식으로 표현하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예를 들어, 엄마가 전화를 받는 동안 아기가 장난감을 바닥에 던지거나,
아빠가 동생에게 밥을 먹이는 동안 옆에서 울음을 터뜨리거나,
TV를 보는 부모 앞에서 몸으로 밀치며 주의를 끌려는 행동을 보이기도 하지요.
이런 행동은 ‘문제’라기보다, “지금 나에게 집중해줘.”라는 관심의 요청일 수 있습니다.
행동을 멈추게 하기보다, 메시지를 읽기
이때 “안 돼.” “그만해.”라고만 하면 아이는 ‘이렇게 해야 그래도 나를 본다’고 배우게 됩니다.
즉, 부정적인 반응이라도 관심을 받는 경험이 그 행동을 유지시키는 결과로 이어집니다.
따라서 행동을 멈추게 하기보다, 먼저 그 속의 메시지를 읽는 것이 중요합니다.
예를 들어, 아이가 던지며 관심을 끌 때 “던지면 위험해”라고 말한 뒤, “이제 엄마랑 같이 볼까?”라고 말하며
짧게라도 관심을 나누는 시간을 만들어 주세요.
양육자의 현실적인 어려움도 고려하기
양육자가 바쁜데 아이가 자꾸 관심을 달라고 요구할 때, 많은 부모들이 갈등과 부담감을 느낍니다.
예를 들어, 재택근무를 하면서 동시에 아기를 돌봐야 하는 상황에서는 업무에도 집중하기 어렵고, 아기의 요구도 충분히 채워주기 힘듭니다. 이럴 때는 아기를 잠시 다른 가족이나 신뢰할 수 있는 사람에게 돌봐달라고 부탁하는 것이 아기의 긍정적인 정서 발달을 위해서도 훨씬 유리합니다.
집안일을 해야 하는데 아기가 놀아달라고 하는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 위생적인 환경은 아기에게 중요하지만,
모든 일을 완벽히 해내려는 부담을 줄이고 정리가 용이하고 안전한 수준으로만 집안일을 단순화해보세요.
양육자의 여유가 생기면, 그만큼 아기에게 집중할 수 있는 시간과 에너지도 늘어납니다.
‘관심 채우기 시간’을 미리 주기
아이는 하루 중 일정한 시간에 부모의 눈맞춤, 스킨십, 놀이를 경험하면 그 외의 시간에는 비교적 안정된 모습을 보입니다. 즉, 양육자와의 즐거운 상호작용 시간을 가지게 되면 불안감이 줄고, 관심을 요구하는 행동도 감소합니다.
예를 들어, 아침에 일어나서 아이와 눈을 마주보며 간단한 몸놀이하기,
저녁 목욕 후 로션을 발라주며 마사지해주면서 대화하기,
외출시 손을 잡고 걸으며 함께 노래 부르기.
이런 짧고 규칙적인 상호작용은 아기에게 “나는 언제든 주목받을 수 있는 존재야.”라는 기본적 안정감을 줍니다.
관심 끌기는 발달의 지표
아기의 ‘관심끌기 행동’은 단순히 주목을 끌기 위한 것이 아닙니다.
함께 웃고, 바라보고, 반응을 주고받는 이 경험 속에서 사회적 관계, 의사소통, 자아감이 자라납니다.
따라서 관심을 요구하는 행동을 부정적으로 보기보다 “우리 아이가 지금 나와 연결되고 싶어 하는구나.”라고 바라봐 주세요. 그 시선 하나가, 아기에게는 세상에서 가장 큰 보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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