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의 발달을 위해 ‘시간을 들인다’는 것

글 : 이소영 (서초아이발달센터장) 조아라 (서초아이발달센터 물리치료사)

조기개입이나 재활치료를 받는 아이를 키우는 부모님들에게서 자주 듣는 말이 있습니다. “주말에 치료를 못 받으면 아이 상태가 더 나빠지는 것 같아요.” 치료를 통해 아이가 변화된 모습을 보였는데, 그래서 어린이집을 가기보다는 치료를 더 많이 받기 위해 스케줄을 짜고, 어떤 경우엔 주말에도 집에서 치료를 받기도 합니다.

걱정에는 분명한 근거가 있습니다

“치료를 쉬면 나빠지는 것 같다”는 부모님들의 직관은 완전히 틀린 것은 아닙니다.
이런 관찰은 한 가족만의 경험이 아닙니다. 코로나19로 재활치료가 장기간 중단되었던 시기, 여러 나라에서 비슷한 패턴이 보고되었습니다. 터키의 한 소아재활클리닉에서는 봉쇄 기간 동안 집에만 머물렀던 아동들의 기능과 통증 상태가 유의하게 나빠졌다고 보고했고, 인도의 한 연구는 재활과 보조기 지원이 끊긴 기간 동안 아동의 절반 이상에서 신체기능이 악화되었다고 밝혔습니다. 일본의 한 사례 보고에서는, 넉 달간 치료가 중단된 한 아동이 앉은 자세를 유지하는 능력과 하지로 체중을 지지하는 능력이 줄었고, 치료를 다시 시작한 뒤 이전 수준으로 회복되기까지 중단 기간의 거의 두 배에 달하는 시간이 걸렸습니다.
이 사례 보고는 사실 가정기반 원격재활의 필요성을 강조하기 위해 작성된 것으로, 토론에서는 대근육 운동 기능을 향상시키기 위해서는 더 빈번한 중재가 필요하다는 선행 연구를 인용하며, 가정기반 원격재활이 중재 빈도를 높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효과적인 도구가 될 수 있다고 결론지었습니다.
하지만, 이 시기에 줄어든 것은 치료만이 아니었습니다. 아이들은 바깥 활동도, 또래와의 놀이도, 일상적으로 몸을 움직일 기회 자체도 함께 줄었습니다. 그러니 이 결과를 “치료를 못 받아서”로만 이해하기보다는, “몸을 움직일 기회 전체가 줄어서”로 이해하는 것이 더 정확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 해석은, 뒤에서 이야기할 내용과 함께 생각해 보아야 합니다.

그렇다면, 치료를 더 많이 받을수록 좋은가?

“그러니 치료를 더 자주, 더 길게 받아야 한다”는 결론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은데, 여기서부터는 보다 신중하게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2020년 발표된 한 리뷰 논문은 뇌성마비 아동에게 관절가동범위를 유지하거나 증가시키기 위해 사용하는 스트레칭의 효과를 종합적으로 검토하였습니다. 결론은 다소 의외였습니다. 스트레칭이 일시적으로 관절 가동범위를 늘릴 수는 있지만, 걷고, 앉고, 손을 쓰는 능력과 같은 아이의 실제 기능을 끌어올리는 효과는 분명하지 않다는 것입니다.
관절을 부드럽게 만드는 것과, 아이가 그 몸으로 무언가를 할 수 있게 되는 것은 서로 다른 문제라는 뜻입니다.
더 나아가 2022년 미국 소아과학회 학술지(Pediatrics)에 발표된 메타분석은 더 직접적인 질문을 다뤘습니다. 치료사가 아이의 자세와 움직임을 직접 다루고 잡아주는 핸들링 중심 치료(신경발달치료, NDT)가, 아이가 스스로 몸을 움직이고 시도하게 하는 활동·놀이 중심 치료보다 더 효과적인지를 본 것입니다. 결과는 오히려 반대였습니다. 활동기반 접근이 핸들링 중심 접근보다 운동 기능 향상에 더 효과적이었고, 핸들링의 빈도와 강도를 높인다고 해서 더 나은 결과가 나오는 것도 아니었습니다.
이 연구를 둘러싸고 핸들링 중심 치료를 지지하는 학회 쪽에서 방법론적 반론을 제기하기도 했다는 점은 균형을 위해 함께 언급해 둡니다. 다만 적어도 “더 많은 핸들링이 좋다”는 단순한 가정에는 의문을 제기할 만한 근거가 쌓이고 있다는 것은 분명합니다.

영유아는 치료를 통해 습득한 것을 일상 속에서 연습하고 확장함으로써 발달합니다

미국에서 진행된 다기관 무작위 대조 연구인 START-Play 프로그램은, 운동발달이 늦은 7~16개월 영아들에게 ‘앉기’와 ‘뻗기’라는 운동 기술을, 스트레칭이 아니라 놀이를 통한 문제해결의 형태로 끌어냈습니다.
치료사가 아이의 몸을 늘려주는 것이 아니라, 아이가 흥미를 느끼는 장난감을 향해 스스로 손을 뻗고, 앉은 자세를 유지하려 애쓰는 과정 자체를 운동발달의 핵심 경로로 본 것입니다. 특히 발달지연이 심한 영아들에게서는 이 효과가 일시적이지 않았습니다. 중재가 끝난 3개월 시점뿐 아니라, 1년이 지난 시점까지도 미세운동 기능과 뻗기 빈도에서 유의미한 긍정적 효과가 이어졌습니다.
비슷한 맥락에서 유럽에서는 치료사의 직접적인 핸들링을 줄이고, 부모가 일상 속에서 아이의 자발적인 움직임과 탐색을 길러내도록 돕는 가족중심 프로그램(COPCA)이 시도되었습니다. 이 프로그램을 전통적인 영아 물리치료와 비교한 무작위 대조 연구에서는, 두 접근 사이에 가족 기능과 아이의 운동 기능 모두 유의한 차이가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다시 말해, 놀이와 자발적 탐색에 무게를 둔 접근이 핸들링보다 못하다는 근거는 없었던 것입니다. 가족중심 접근에 대한 근거는 여기서 멈추지 않습니다. 2025년 발표된 한 메타분석은 극소조산아를 대상으로 한 무작위 대조 연구 17건을 종합했는데, 생후 24개월 시점에서 가족중심 돌봄을 받은 아이들이 표준 치료만 받은 아이들보다 운동발달, 인지발달, 행동발달 모두에서 유의하게 더 좋은 결과를 보였습니다. 이는 치료사의 전문적인 지원과 더불어 가족이 일상에서 아이의 움직임과 참여를 지속적으로 도울 때 발달의 기회가 더욱 풍부해질 수 있음을 보여줍니다.

그래서, 무엇을 다르게 해볼 수 있을까요?

부모님께 드리고 싶은 말은 “치료를 그만두세요”가 아닙니다. 오히려 정반대입니다. 치료실 안에서의 정해진 시간만을 ‘치료’로 여기지 말고, 일상 속 짧고 즐거운 순간들을 더 많이 ‘치료’로 끌어들이자는 것입니다.
• 안아주기 전에 아이가 먼저 양손을 뻗어보게 기다려주는 몇 초
• 양손을 자연스럽게 함께 쓰게 되는 놀이 속 시간
• 책을 보며 손가락으로 함께 그림을 가리켜보는 순간
• 가족의 이름을 부르고 찾아보는 놀이
이런 짧은 순간들이 쌓이면 치료실에서 경험하고 배운 움직임을 일상 속에서 반복하고 일반화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다만 부모가 또 다른 치료사가 되어야 한다는 뜻은 아닙니다.
치료사와 상의하여 아이와 가족에게 적절한 활동을 선택하고, 부담스럽지 않은 범위에서 일상에 자연스럽게 포함하는 것이 중요합니다.치료실에서의 경험이 그 시간에만 머물지 않도록, 치료 목표를 아이의 놀이와 식사, 옷 입기, 이동, 가족과의 상호작용 등 실제 생활과 연결할 필요가 있습니다.
치료사는 아이의 상태를 전문적으로 평가하고 적절한 중재 방법을 제시하며, 부모는 일상에서 아이가 스스로 움직이고 참여할 기회를 자연스럽게 마련할 수 있습니다.

참고 문헌 1. Dogruoz Karatekin B, İcagasioglu A, Sahin SN, et al. (2021). How Did the Lockdown Imposed Due to COVID-19 Affect Patients With Cerebral Palsy? Pediatric Physical Therapy, 33(4), 246-249. DOI: 10.1097/PEP.0000000000000818
2. Shin J, Hong MJ, Park JB, Lee YJ. (2024). The impact of the COVID-19 pandemic on the rehabilitation therapy of children and adolescents with cerebral palsy: a nationwide, health insurance data-based study. Frontiers in Public Health, 12, 1374766. DOI: 10.3389/fpubh.2024.1374766
3. Bhaskar AR, Gad MV, Rathod CM. (2022). Impact of COVID Pandemic on the Children with Cerebral Palsy. Indian Journal of Orthopaedics, 56(5), 927-932. DOI: 10.1007/s43465-021-00591-3
4. Asano D, Kikuchi N, Yamakawa T, Morioka S. (2021). Decline in Motor Function during the COVID-19 Pandemic Restrictions and Its Recovery in a Child with Cerebral Palsy: A Case Report. Children, 8(6), 511. DOI: 10.3390/children8060511
5. Kalkman BM, Bar-On L, O’Brien TD, Maganaris CN. (2020). Stretching Interventions in Children With Cerebral Palsy: Why Are They Ineffective in Improving Muscle Function and How Can We Better Their Outcome? Frontiers in Physiology, 11, 131. DOI: 10.3389/fphys.2020.00131
6. te Velde A, Morgan C, Finch-Edmondson M, et al. (2022). Neurodevelopmental Therapy for Cerebral Palsy: A Meta-analysis. Pediatrics, 149(6), e2021055061. DOI: 10.1542/peds.2021-055061
7. Harbourne RT, Dusing SC, Lobo MA, et al. (2021). START-Play Physical Therapy Intervention Impacts Motor and Cognitive Outcomes in Infants With Neuromotor Disorders: A Multisite Randomized Clinical Trial. Physical Therapy, 101(2), pzaa232. DOI: 10.1093/ptj/pzaa232
8. Hielkema T, Boxum AG, Hamer EG, et al. (2020). LEARN2MOVE 0-2 years, a randomized early intervention trial for infants at very high risk of cerebral palsy: family outcome and infant’s functional outcome. Disability and Rehabilitation, 42(26), 3762-3770. DOI: 10.1080/09638288.2019.1610509
9. Raghupathy MK, Parsekar SS, Nayak SR, Karun KM, Khurana S, Spittle AJ, Lewis LES, Rao BK. (2025). Effect of Family-Centered Care Interventions on Motor and Neurobehavior Development of Very Preterm Infants: A Systematic Review and Meta-Analysis. Physical & Occupational Therapy in Pediatrics, 45(3), 257-286. DOI: 10.1080/01942638.2024.2449387

위로 스크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