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경다양성’이 뭐예요?

글 : 컬러풀브레인친구 대표 차예진

“당신의 최애(愛)다람쥐 스탬프 찍고 가세요~! 신경다양성 다람쥐들입니다.”
“Stamp your favorite squirrel! They are neurodivergent squirrels!”

8월 27일부터 29일까지 코엑스에서 개최되었던 올해 24회차를 맞이한 국제방송영상마켓(BCWW)은 전 세계 다양한 국가의 방송·영상 제작사, 미디어사, OTT플랫폼, 바이어 등 산업계 관계자들의 B2B마켓이다. 참여자 중 방송영상 관계자분들이 대다수이지만 행사 주체 공공기관 및 관련학과 대학생, 트랜드 파악을 위한 투자자분들도 꽤 많이 부스에 다녀가셨다.
부스 운영을 하며 가장 많이 들었던 질문은 ‘신경다양성‘이 무엇인지에 대한 것이었다. 신경다양성(Neurodiverstiy)이란 뇌신경의 다양한 연결로 다른 방법으로 생각하고 세상과 소통하는 특성을 말한다. 부정적 혹은 결핍의 의미를 뜻하는 장애(disability)로만 바라보는 것이 아닌 개개인이 가진 개별성을 존중하는 사회적 운동이다. 신경다양성을 가진 사람들은 ASD, ADHD, 지적장애, 학습장애, 뇌전증, 틱, 뚜렛증후군 등이 중복적으로 나타날 수 있다. 상대적으로 해외 미디어 종사자의 이해가 더 높았으며 한국에서 ’신경다양성‘이 많이 알려질 수 있도록 더욱 활동을 열심히 해야겠다고 다짐하게 된 행사였다.

신경다양인, 거스 월즈 (the neurodivergent Gus Walz)

평소에 미국의 정치에 큰 관심은 없었지만 지난달 열렸던 미국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눈길을 사로잡는 장면이 있었다. 바로 팀 월즈 부통령 후보 연설 중 가족을 소개를 하는 순간이었는데 한 청년이 벌떡 일어나 가슴 벅찬 듯 눈물을 흘리며 “That’s my dad!”이라고 외치며 꾸밈없는 기쁨의 감동으로 박수를 치는 장면이었다. 바로 팀 월즈의 아들 거스 월즈였다. 그리고 Washington Post, CBSNews, Times 등 유수의 언론사는 거스를 한결같이 ‘신경다양인’으로 소개했다. 안타깝게도 아직도 장애를 ‘앓고’있다라는 표현을 우리나라 기사와 미디어에서 접하게 된다. 신경다양성의 특징을 가지고 있는 발달장애는 질병이 아닌 정체성 그 자체이므로 ‘앓다’가 아닌 개인을 소개할 수 있는 하나의 MBTI와 같은 특징인것이다. 장애를 ‘앓는’ 거스월즈가 아닌, 장애 명(名)이 한 사람의 전부를 규정짓는 소개가 아니라 ‘신경다양적’ 정체성을 가진 사람으로 묘사하는 헤드라인에 미국의 신경다양성 인식에 대한 현주소를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었다.

영화 ‘그녀에게’

발달장애 자녀를 가진 엄마의 삶을 그린 영화 ‘그녀에게’를 개봉일에 관람하고 영화의 원작자인 류승연 작가님, 이상철 감독님, 김재화 배우님, 성도현 배우님이 함께 하는 GV(관객과의 소통의 시간)도 참석하며 영화의 감동을 고스란히 가진 채 이어진 이야기를 경청하였다. 사실 장애 그 자체보다는 장애로 인한 사회적 낙인, 괴롭힘, 따돌림이 장애를 가진 당사자와 가족으로 하여금 힘든 시간을 보내게 한다. 영화에서도 지나가는 사람들의 수군거림, 이상하게 바라보는 시선들에 영화를 관람하는 중 사지를 베인 듯한 몰입감을 느낄 수 있었다. 장애가 한 사람에게 한 가정의 구성원에게 지게 하는 짐의 무게를 내보이며 무지에서 비롯한 몰이해가 더욱 버겁게 느껴질 수밖에 없는 현실 또한 공감이 갔던 순간순간이었다.
영화 '그녀에게' GV / 류승연 작가님과 / 김재화 배우님과
영국의 케임브릿지 대학의 교수이자 오티즘 연구 센터 소장인 사이먼 배런 코헨(Simon Baren-Cohen)은 신경다양인은 5명 중 1명, 많게는 4명 중 1명이라고 저서 『패턴시커』에서 말한다. 남들과 조금 다르게 생각하고 반응하고 소통하는 신경다양성에 대한 사회적 관용도가 높아진 미래에는 상연(극중 주인공)씨가 느끼는 벽이 낮아져 있기를 간절히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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