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활의학과 의사 관점의 가족중심 조기개입

남용현 (재활의학과 전문의)

조기개입의 정착을 위한 제언

'조기개입'에 대한 이해의 다양함

저는 서초 한우리정보문화센터 촉탁의로 있는 재활의학과 남용현입니다. 저는 [가족중심 초영역 조기개입]의 팀원은 아니지만 2014년 첫 발을 뗄 때부터 지금까지의 과정을 지켜보았습니다. 지난 3월 정기 총회에서 의사 선생님들의 다양한 이야기를 듣던 중, '조기개입'이라는 공통 개념은 있지만 조기개입 제공 모델에 대하여는 생각의 차이가 있음을 알 수 있었습니다. 우리 모두 조기개입의 필요성은 알고 있지만 어떻게 할지에 대해서는 다양한 의견이 있을 수 있습니다.

초영역적 접근

서초에서 시작한 조기개입 모델은 제가 알기에 한국에서 처음으로 도입된 초영역 팀에 의한 가족중심의 모델입니다.​ ​ 이것은 이제까지 우리가 해오던 다영역팀(multidisciplinary Team)에 의한 병원에서의 조기개입과는 조금 차이가 있는바, 초영역(transdisciplinary approach)적 접근과 가족중심이 특징입니다.​ ​ 다영역은 여러 치료파트에서 한 아이의 정보를 공유하면서 치료시에는 자기 영역을 각자 제공하는 모델입니다.(현실적으로는 정보 공유가 쉽지도 않습니다.)​ ​ 초영역은 타 영역 선생님들이 각자의 전문성을 위임하여 주된 서비스 제공자가 통합적인 발달을 지원합니다. 제공하는 장소는 자연스러운 상황. 즉, 가정이나 어린이집 등입니다.​

가정중심 접근

이론적으로 본인의 전문영역을 타 치료사와 그 역할을 공유하는 것에는 대단히 전문적인 과정이 필요하고, 이 모델이 6년째 한국에서 시도되고 있지만 전문가간의 역할 공유에 대하여는 부족한 점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 서초한우리에서 전문성을 위임하는 과정은 먼저 병원이나 지역 어린이집, 보육센터 등에서 의뢰된 영아에 대하여 가정에서 다영역팀이 동시 방문하여 평가를 한 후 주 서비스제공자를 정해 방문하게 됩니다.​ ​ 그 후, 영아에 대하여 주 1회씩 정기적으로 다영역팀이 모여 개입 상황을 공유하고 전문 역량을 서비스제공자에게 토론과 의견개진등을 통한 목표설정, 과정 모니터링 등에 대하여 위임하는 과정을 거치고 있습니다. 이를 위하여 가정에서의 상황을 동영상으로 공유하기도 합니다.​ ​ 예를 들어 운동성이 주 문제이면 물리치료사가 주 서비스제공자가 되고 언어치료사나 특수교사가 전문성을 위임합니다. 인지나 전반적 발달지연의 경우 언어치료사나 특수교사가 주 서비스제공자가 되고 물리치료사와 작업치료사가 전문성을 위임하여 촉진을 합니다.​ ​ 또 하나 중요한 것은 자연스러운 환경에서 주 양육자인 엄마가 참여하면서 서비스가 제공이 되고, 엄마에 대한 교육과 함께 가정에 있는 도구를 활용하여 엄마가 직접 영유아를 다루어 보는 경험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 이 개입에서 그동안 보아왔던 중도 탈락하는 경우는 대부분 부모의 불안감으로 인해 타 기관에서 강조하는 개별치료로 선택에 의한 경우였습니다.​ ​ 이상적으로는 기타 치료를 받으며 주 1회는 가족중심 조기개입을 받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사실 제가 재활의학과 의사로서의 경험에 비추어 어떤 서비스제공모델이 추후 발달의 결과에 가장 좋을 것이라는 근거는 없습니다만 한국의 현실상 영아가 익숙한 가정에서 편안한 상태로 발달 촉진을 받는 것이 좋다고 생각해 왔습니다.​ ​ 주 1회의 조기개입 제공과 타 치료간의 상충성은 없으며 전반적 영아의 발달관찰, 적절한 휴식, 적절한 자문 등이 도움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조기개입 수행 기관

지난 6년여의 과정에서 협약기관으로 조기개입을 수행하는 기관은 [여주시장애인복지관] [김포시장애인복지관] [안산시장애인복지관] [청주혜원장애인복지관] [도봉장애인복지관] [서천군장애인복지관] [포항시장애인복지관] [대구달구벌장애인복지관] [통영시장애인복지관] [부산시장애인복지관] 등이고 그 외 준비하고 있는 제주 외 서울 지역 기관들이 있습니다. 각 지역의 선생님들께서 만약 그 기관들과 연계를 맺어 아이들을 모니터링을 해 주신다면 전국에 있는 발달지연 아이와 그 부모들이 많은 도움을 받을 것이라 생각됩니다. 대도시에 집중되어 있는 병원과 치료실로 가족의 삶의 터전을 바꿔야 하고, 30분 치료를 위하여 1시간 넘는 시간을 이동하고 있는 한국의 현실이 개선되길 희망합니다.

영아와 가족을 위한 조기개입의 정착을 위하여

협회 명칭에 ‘초영역’과 ‘가족중심’ 용어가 들어가지 않았는데, 한국에서의 다양한 상황을 고려하다보니 토론을 거쳐 지금의 명칭으로 정해지게 되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제가 이 모델이 한국에 정착하기에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은 발달지연 영아와 가족을 제일 처음 만나게 되는 의사들의 치료 방향 설정과 조기개입을 수행하는 치료사들의 전문성에 달려 있다고 생각합니다. 전문가 연수도 해오고 있지만 많이 부족한 상황입니다. 이 편지는 가족중심 조기개입과 협회의 창립 과정을 지켜본 재활의학과 의사의 관점입니다. 긴 글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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